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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 걸린 클래리티법안…장현국 대표 "시장 정화되면 경쟁력 있는 기업 더 강해질 것"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정립하려던 클래리티법안(CLARITY Act)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블록체인·AI 게임 기업 넥써쓰를 이끌고 있는 장현국 대표는 이를 산업의 후퇴라기보다 경쟁력 있는 사업자를 가려내는 시장 재편의 계기로 해석했다. 미국 상원은 지난 15일 클래리티법안을 본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기 위한 토론 종결 표결을 실시했지만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했다. 이번 표결은 법안 자체의 최종 표결이 아닌 본회의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절차로 진행됐으나, 현재 후속 논의 일정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앞서 클래리티법안은 지난해 7월 하원을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통과한 바 있다. 장 대표는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규제는 기술 혁신을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가장 본질적인 조건 중 하나"라며 "이번 결과는 산업에 깊이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단순한 후퇴에 그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 마련이 늦어지는 동안 사업 기반과 실행력이 부족한 업체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오히려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 대표는 "진정한 비전 없이 따라가는 사업자와 의지가 부족한 이들은 도태될 것"이라며 "시장이 정화되면 경쟁력 있는 기업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포괄적인 시장구조 법안은 제동이 걸렸지만 미국 규제당국의 개별 조치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7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업자가 토큰화 주식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규제를 면제하는 '혁신 면제' 방안을 발표했다. 규제 대상과 거래 규모, 공시 및 거래 중단 체계 등에 조건을 붙여 토큰화된 미국 상장 주식의 온체인 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한국도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핵심 기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가상자산위원회에서 가칭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 검토안을 논의했다. 현재까지도 발행과 유통, 거래소 내부통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은 구체적인 제도 설계 과정을 거치고 있다. 장 대표는 제도 정비와 별개로 블록체인 산업이 기존 금융 및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기한 선물 탈중앙화거래소(perp DEX)와 예측시장이 등장했고, 실물연계자산(RWA)과 토큰화 주식은 기존 금융자산을 온체인에서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혔다는 설명이다. 에이전트 프로토콜과 x402 결제 규약, 에이전트 토큰도 AI가 직접 거래하는 경제의 기반으로 제시했다. 넥써쓰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게임과 결제, 콘텐츠 사업을 AI·블록체인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게임 특화 블록체인 원체인의 내장형 지갑과 게임 토큰 거래소,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을 원스토어와 연결해 기존 게임 아이템을 활용 가능한 온체인 자산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원스테이킹을 통해 원체인의 네이티브 토큰 원($ONE) 보유자와 이용자의 생태계 참여를 확대하고, 프로젝트 성장의 성과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구조도 구축하고 있다. 결제와 콘텐츠 분야에서는 기존 결제 서비스 원페이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접목할 방침이다. 원스토리는 웹소설과 웹툰, 숏폼 콘텐츠를 포괄하는 AI 기반 플랫폼으로 개편한다. 이후 AI 캐릭터 채팅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는 가상세계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18일 오전 기준 원($ONE)은 24시간 전보다 35.53% 오른 24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장 대표는 "겨울에는 비전 없는 사람들이 그만두고 팔고 도망친다"며 "협곡을 건널 의지와 전략을 가진 기업만이 혹독한 계절을 견디고 혁신을 산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9.18 11:01진성우 기자

美 SEC, 토큰 주식 거래 허용…5년간 '혁신 면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식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SEC는 17일(현지시간)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관련 성명을 내고 “토큰화증권 거래 플랫폼(TSV)에서 토큰화된 주식을 제한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시적이고 조건부인 혁신 면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TSV는 SEC가 이번 혁신 면제에서 새롭게 정의한 주식 토큰 거래 플랫폼이다. 사업자 지위를 부여하는 라이선스 방식이 아니라 SEC가 정한 일정 요건을 충족하고 절차를 이행하면 향후 5년간 국가증권거래소로 등록하지 않고도 미국 주식을 토큰화해 거래할 수 있다. 기존 주식처럼 의결·배당권 권리 부여해야 TSV는 기존 증권거래소처럼 오더북을 통해 매수·매도 주문을 연결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스마트컨트랙트로 운영되는 블록체인 기반 유동성 풀과 자동화마켓메이커(AMM)를 활용할 수 있다. AMM은 유동성 풀을 기반으로 기존에 설정해둔 조건에 따라 매수자와 매도자가 거래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다만 토큰화가 가능한 주식은 실제 주식과 동일한 권리를 보장하는 토큰으로 제한된다. 단순히 특정 주식 가격만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배당권과 의결권 등 기존 주식과 동일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가령 애플 주식에 의결권과 배당권이 있다면 토큰화된 애플 주식에도 같은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기존 시장에서 애플 주식 거래가 중단될 경우 토큰화 주식 역시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 유동성 등급에 따라 거래 가능한 종목과 거래량에도 제한을 뒀다. 유동성이 가장 높은 주식의 경우 각 플랫폼에서 최대 75개 종목을 토큰화할 수 있으며, 종목별 평균 일일 거래량 0.25%까지만 처리할 수 있다. 두번째 등급에 해당하는 주식은 최대 250개 종목, 평균 일일 거래량 2.5%까지 거래할 수 있다. 공개형 블록체인 활용·안전장치 등 조건 충족해야 TSV가 혁신 면제를 적용 받으려면 ▲공개 고지 ▲거래 투명성 ▲거래정지 연계 ▲장부·기록 보관 ▲기술적 안전장치 등 SEC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반 기술에도 조건이 붙는다.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는 공개돼 감사를 받을 수 있어야 하며 퍼블릭·퍼미션리스 블록체인에 배포돼야 한다. 이에 따라 로빈후드의 '스톡 토큰스(Stock Tokens)', 크라켄의 'xStocks', 온도파이낸스의 역외 상품 등 기존 주식 연계 토큰 상품이 이번 면제 제도를 활용하려면 상품 구조를 바꿔야 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상품은 미국 주식 가격을 추종하지만 투자자가 기업 주식의 실제 주주가 되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이다. 주식 발행사 반대 시 토큰화 불가 토큰화 대상 기업에도 거부권이 주어진다. 발행사와 관계없는 제3자가 특정 기업 주식을 토큰화하려면 거래 플랫폼은 거래를 시작하기 최소 30일 전에 해당 기업에 이를 통지해야 한다. 이 기간 발행사가 반대하면 토큰화 주식을 거래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발행사 거부권을 핵심적인 투자자 보호 장치로 평가하고 있다. 제3자 수탁 방식도 허용된다. 브로커딜러 등 중개기관이 실제 주식을 보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하는 구조다. 다만 이 경우에도 토큰이 기초 주식과 동일한 권리를 제공해야 하며 발행사가 반대하지 않아야 한다. 토큰 주식에 대한 레버리지와 대출은 이번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SEC “거래 효율성 높일 것” 기대…업계선 환영 SEC는 토큰 주식이 증권시장 인프라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크 우예다 SEC 위원은 성명을 통해 “토큰화는 증권의 발행, 거래, 이전, 결제, 소유권 기록과 같은 핵심 시장 인프라 기능을 현대화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투명성을 높이며 유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카를로스 도밍고 시큐리타이즈 최고경영자(CEO)는 한 외신 인터뷰에서 “실제 토큰화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토머스 코완 불리시 글로벌 토큰화 총괄은 “업계가 기대했던 것처럼 토큰화 주식 시장이 즉각 성장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문을 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미래 금융시장과 그 가능성을 위한 훌륭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SEC 발표는 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의 상원 절차표결이 무산된 직후 나왔다. 클래리티법은 지난 15일 상원에서 법안을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 위한 표결에서 찬성 49표를 얻는데 그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다음 날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SEC가 기존 권한 내에서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후 하루 만에 토큰화 주식 거래에 대한 혁신 면제를 발표했다. SEC는 이번 조치를 완성된 규제 체계가 아닌 5년간 규제 실험으로 보고 있다. 제한된 규모에서 토큰화 주식 거래를 허용해 실제 시장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향후 규칙 제정과 입법 논의에 활용할 방침이다.

2026.09.18 09:06홍하나 기자

블록체인 기업 DSRV, 밸리데이터 확장…RWA·무역금융 공략

국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DSRV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새로운 블록을 생성 승인하는 '밸리데이터' 확장에 나섰다. DSRV는 글로벌 레이어1 블록체인 'XDC 네트워크' 기관 마스터노드 밸리데이터로 합류했다고 17일 밝혔다. DSRV는 XDC 네트워크 메인넷에서 거래를 검증하고 네트워크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한다. 무역금융과 실물연계자산(RWA) 분야 온체인 금융 인프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취지다. XDC 네트워크는 기업,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결제, 무역금융, 자산 토큰화 등에 활용하기 위해 설계한 레이어1 블록체인이다. 이더리움 가상머신(EVM)과 호환되며 처리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운영 경험으로 XDC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높이고 국내외 기업 대상 온체인 금융 서비스 구축을 도울 것”이고 밝혔다.

2026.09.17 10:12홍하나 기자

비댁스 '원화 스테이블코인', 서클 메인넷에서 발행

국내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비댁스가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의 메인넷에 합류했다. 비댁스는 서클의 레이어1 블록체인 '아크(Arc)'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아크는 기관과 개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금융 인프라를 지향하고 있으며, 대출, 외환, 토큰화 자산, 스테이블코인 결제 서비스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비댁스가 발행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도 이 시점에 맞춰 연동을 완료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비댁스는 서클의 기관전용 온체인 외환 거래 엔진 '스테이블FX'와 연계해 KRW1의 외환거래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원화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간 외환 서비스를 온체인으로 구현하기 위한 취지다. 비댁스는 “KRW1 관련 국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도, 규제 체계 정비 방향에 발맞춰 발행 등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17 10:05홍하나 기자

디센트 지갑 앱 노린 해킹 발생…1억 5천만원 상당 리플 탈취

국내 디지털자산 월렛 기업 아이오트러스트가 자사 모바일 월렛에서 약 1억 5000만원 상당 비정상적인 자산 이동 정황을 확인하고 이용자들에게 자산 이전을 권고했다. 16일 아이오트러스트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디센트 앱 지갑에서 비정상적인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이용자 신고 약 20건을 접수하고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2건을 제외한 나머지 신고는 해외 이용자로부터 접수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규모는 약 11만 달러(약 1억 5034만원)로, 피해 자산 대부분은 리플(XRP)인 것으로 확인됐다. 탈취된 자산은 해커가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8개 지갑 주소에 분산돼 있다. 아이오트러스트는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 해당 자산에 대한 동결을 요청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아이오트러스트 관계자는 “해커가 탈취한 자산을 거래소로 옮겨야 동결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지갑에 계속 보유하고 있어 온체인상에서 직접 회수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이에 대비해 리플 측에도 자산 회수 가능성을 문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해킹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다만 아이오트러스트는 현재까지 파악한 정황을 토대로 지갑 원본 키 역할을 하는 니모닉 시드 문구 생성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범행 수법이 지난달 캐나다 보안기업 코인카이드가 공개한 공격 사례와 유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공격자는 니모닉 시드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세 차례 공격을 벌여 7300개 주소에서 총 1596개 비트코인을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오트러스트는 이번 사고가 디센트 앱 지갑에만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하드웨어 지갑 자체에는 영향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앱 지갑과 하드웨어 지갑에서 동일한 니모닉 문구를 사용한 경우에는 자산 이전을 권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디센트 앱 지갑에 금액과 관계없이 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하드웨어 지갑에서 동일한 니모닉 구문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자산을 안전한 하드웨어 지갑이나 다른 신뢰할 수 있는 지갑 주소로 전송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2026.09.16 17:04홍하나 기자

넥써쓰 '원체인' 밸리데이터에 엠블록컴퍼니 합류…블록체인 생태계 확장 가속

블록체인 전문 기업 엠블록컴퍼니가 넥써쓰의 메인넷 '원체인' 밸리데이터로 합류해 블록 생성 및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한다. 넥써쓰(대표 장현국)는 원체인 밸리데이터에 매경미디어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엠블록컴퍼니(이하 엠블록)가 합류했다고 16일 밝혔다. 엠블록은 검증 노드 운영과 디지털자산 정보·콘텐츠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으로, 카이아, 콘엑스(CONX, 구 XPLA), 제타체인, 인젝티브 등 다수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밸리데이터로 활동해 왔다. 엠블록은 이번 합류에 따라 자체 노드 인프라를 가동해 원체인 메인넷 2.0 '브레이크포인트'의 블록 생성과 거래 검증, 네트워크 보안 유지 역할을 수행한다. 밸리데이터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 거래 정상 처리 여부를 검증하는 주체로, 다수 검증자의 참여를 통해 특정 주체 의존도를 낮추고 분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원체인 메인넷 2.0은 밸리데이터가 블록 생성을 전담하는 지분증명권한(PoSA) 방식으로 구동된다. 참여 밸리데이터는 일정 기준의 스테이킹 요건을 충족하고 노드를 상시 유지하며 생태계 신뢰도를 지탱하게 된다. 현재 원체인에는 에이치랩(H Lab), 서틱(CertiK), 원스토어(ONE Store) 등이 밸리데이터로 참여하고 있다. 넥써쓰는 다양한 검증 주체를 추가 확보해 네트워크 안정성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2026.09.16 16:16진성우 기자

비트코인 혁명은 실패했나…국가에 흡수된 암호화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앙은행의 무분별한 화폐 발행과 구제금융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심각한 신뢰의 위기를 초래했다. 그 해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개인 대 개인의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논문을 통해 중개자 없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탈중앙화된 개인간개인(P2P) 화폐 시스템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듬해 첫 제네시스 블록이 생성되며 금융 혁명이 시작되는 듯했다. 그러나 오늘날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천문학적인 가격에 거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철저히 기존 제도권 금융 기관의 통제와 영향력 아래 포섭된 신세가 됐다. "금융, 국가의 합법적인 탈취와 다름없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저서 『불평등의 대가』에서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한다"며 미국 금융 시스템의 썩은 민낯을 고발했다. 거대 금융사는 혁신이 아니라 막대한 로비로 정치권을 매수해 '지대(Rent)'를 챙긴다. 이들은 투기적 이익은 독식하면서도, 파산 문턱에 서면 '시스템 붕괴 방지'라는 명분 아래 천문학적인 구제금융, 즉 국민의 세금으로 연명한다. 데이비드 하비는 이를 두고 "금융화는 합법적인 '탈취에 의한 축적'"이라고 일갈했으며, 루돌프 힐퍼딩은 일찍이 『금융자본』에서 "금융자본이 필연적으로 국가를 지배한다"고 통찰했다. 수잔 스트레인지 역시 현대 금융을 국가 방조 아래 굴러가는 '카지노 자본주의'로 명명했다. 요컨대, 국가는 거대 불법 도박장을 개설해 주고 판돈 일부를 챙기며 기득권 딜러 이익을 보호하는 공범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러한 금융과 권력의 결탁을 파고들면, 결국 국가 본질이 조직폭력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서늘한 결론에 도달한다. 찰스 틸리는 "국가 형성은 본질적으로 조직범죄와 같다"고 단언했다. 마피아가 보호비를 명목으로 상인을 옥죄듯, 근대 국가는 외부 위협을 방어한다는 명분으로 세금과 징병을 강요하며 영토 내의 갈취권을 독점한 '거대하고 성공한 조직폭력배'라는 것이다. 막스 베버 또한 국가를 "합법적인 물리적 폭력의 행사를 독점한 유일한 인간 공동체"로 정의했다. 조폭의 폭력은 불법이지만 국가의 폭력은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정당성을 부여받을 뿐 본질적 수단은 동일하다. 각국서 블록체인 혁신 빼고 기술만 채용 이러한 권력과 자본의 견고한 생리 앞에서, 비트코인이 추구했던 화폐적 독립은 절반의 패배를 맞이했다.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블랙록 같은 월스트리트 거대 자본이 가격 결정권을 장악하며 암호화폐는 기득권 '파생 투자 자산'으로 전락했다. 각국 정부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블록체인의 기술만 차용해 오히려 국가 금융 통제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희로애락과 탐욕이라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 기반한 권력 시스템을 비트코인이라는 단일 자산만으로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웹3, 전통 금융 인프라 대체 확산 '속도' 자산으로서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투항한 것과 달리, 그 기저를 이루는 '탈중앙화 인프라(웹3)'는 조용하지만 파괴적으로 전통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며 미래를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기관 코인게코와 다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탈중앙화 거래소(DEX)인 유니스왑은 한 해 수천억 달러 규모 누적 현물 거래량을 기록하며 코인베이스 같은 전통적인 중앙화 거래소의 실적을 턱밑까지 추격하거나 상회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인 이더리움은 단순한 코인을 넘어 글로벌 금융의 '새로운 결제망'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의 폭발적인 활성화는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생태계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중앙 은행 개입 없이 초과 담보와 스마트 컨트랙트만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메이커다오(MakerDAO), 현실 세계 가격 데이터를 블록체인 상으로 위변조 없이 가져오는 체인링크 같은 오라클 네트워크 등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지탱하는 새로운 금융의 뼈대가 되고 있다. 여기에 이지스(Ezys)와 같은 탈중앙화 정산 인프라까지 결합되면서, 국가 허락이나 은행이라는 '중개인' 없이도 알고리즘에 의해 실물 자산(RWA)과 글로벌 자본이 안전하게 이동하고 정산되는 시대가 열렸다. 국가와 전통 금융 시스템이 블록체인을 삼켰다고 믿는 지금, 블록체인 인프라는 오히려 전통 금융 시스템의 장기를 서서히 자신의 코드로 교체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한국, 규제 불확실성 지연...골든타임 잡아야 글로벌 금융 시장이 이처럼 탈중앙화 인프라를 중심으로 숨 가쁘게 재편되고 있는 반면, 한국 현실은 암담하기 그지없다. 현재 한국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선도할 만한 독자적인 퍼블릭 체인이나 핵심 탈중앙화 인프라 기술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 기저에는 낡은 관점에 갇혀 금융 혁신을 가로막는 정부와 국회의 뼈아픈 직무 유기가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주요국이 웹3 패권을 쥐기 위해 발 빠르게 규제 가이드라인을 정비하는 동안, 한국은 국회와 금융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명확한 법제도화가 끝없이 지연되고 있다. 이러한 규제 불확실성은 곧바로 자본 시장 경색으로 이어졌다. 투자 환경이 차갑게 얼어붙으면서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할 한국의 유망한 블록체인, 웹3 스타트업은 자금줄이 마른 채 서서히 고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신생 산업 하나의 붕괴가 아니라, 미래 국가 경쟁력을 담보할 디지털 금융 주권을 글로벌 자본에 고스란히 헌납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조직폭력배의 보호비 갈취와 다를 바 없는 구시대적 규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고사 직전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에 숨을 불어넣을 명확하고 혁신적인 입법과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미래 금융의 인프라 주권을 지켜낼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2023 ~ 현재: 저자 • 2018 ~ 2023: 람다256 대표이사 • 2016 ~ 2018: SK텔레콤 전무이사 (서비스 플랫폼) • 2008 ~ 2016: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이사 (삼성페이, 챗온)

2026.09.14 14:39박재현 컬럼니스트

핀테크 기업 코나아이, 122억 자사주 소각·1주당 0.5주 무상증자

핀테크(금융+테크) 기업 코나아이가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기주식 소각과 무상증자를 동시에 결정했다. 14일 회사에 따르면, 보유 중인 자사주 40만4760주 가운데 32만주(발행주식총수의 약 2.2%)를 이달 30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소각 예정 금액은 평균 취득가액 기준 약 122억 2528만원이다. 이와 함께 보통주 1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결정했다. 신주 배정기준일은 다음달 30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11월 23일이다. 이번 무상증자로 707만 9265주가 신규 발행되며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해 거래 유동성을 높이고 소액주주 접근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코나아이는 배당금 확대와 분기배당 도입, 자사주 취득·소각으로 이어지는 주주환원 정책의 완결성을 높여왔다. 지난 2024년 주당 500원이던 결산배당금을 지난해 680원, 올해 1200원까지 확대했으며, 지난 3월에는 배당성향 기준을 기존 20% 이상에서 25% 이상으로 올렸다. 지난 6월 두 차례에 걸쳐 약 99억 7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이번 소각을 통해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의 자사주 소각 규정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 1610억원, 영업이익 462억원, 당기순이익 459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메탈카드·지역화폐 등 핵심 사업과 알뜰폰(MVNO)·블록체인·증권형 토큰(STO)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바탕으로 올해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정일 코나아이 회장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은 기업의 성장 동력 기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이익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근본"이라며 "이런 기반 위에서 시장에서 코나아이 주식의 가치를 높이고 유동성을 확보해 시장의 많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 사업 펀더멘털이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대한 자신감의 배경"이라면서 "앞으로도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꾸준히 키워나가고, 주주 여러분과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26.09.14 11:19백봉삼 기자

스마트 컨트랙트로 자격 없으면 거래 막는다…신한운용 'K-비들' 밑그림

“기존 금융상품과 달리 온체인에서는 자산이 블록체인에서 직접 이동하기 때문에 통제 대상이 토큰 이동으로 확대됩니다. 따라서 토큰화 금융 상품은 사후 점검이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내부통제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이진혁 신한자산운용 이사는 11일 여의도 2IFC에서 딜로이트와 타이거리서치가 주최한 '원화 기반 실물자산 토큰화의 시작과 자본시장의 기회'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국형 '비들(BUIDL)'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블랙록은 미국 국채와 레포(환매조건부채권), 현금 등 단기 현금성 자산에 투자하는 토큰화 펀드 비들을 운용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토큰증권(ST)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가운데, 신한자산운용 역시 플룸네트워크와 손잡고 국채 등 원화 자산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K-비들'을 준비 중이다. 핵심은 국채 등 기존 금융자산을 단순히 디지털 토큰으로 바꾸는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 확인부터 토큰 발행·이전·환매까지 주요 과정을 블록체인과 연결하는 것이다. K-비들, 달러로 투자하고 원화 국채 운용 신한자산운용이 그리는 K-비들 특징은 해외 기관투자자의 달러 자금을 원화 자산과 연결한다는 점이다.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해외 기관투자자가 달러로 투자하면 해당 자금이 국내로 유입된다. 이후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국채나 단기금융상품 등 원화 표시 단기자산에 투자한다. 즉 투자자는 달러로 자금을 넣지만 실제 펀드가 운용하는 기초자산은 원화 국채 등 국내 단기자산인 셈이다. 여기에 펀드 지분을 토큰화해 글로벌 온체인 시장과 연결하는 구조다. 신한자산운용은 상품 설계와 자산운용, 내부통제 및 규제 준수 등을 담당하고 파트너사는 실물연계자산(RWA) 플랫폼과 온체인 인프라, 토큰 유통을 담당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기관투자자와 연결될 수 있도록 온체인 유통망을 확대하면서도 국내에서는 투자자 자격과 거래 제한 등 규제를 상품과 시스템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진혁 이사는 “글로벌 유통이 확대되더라도 국내 거주자에 대한 제한이나 고객확인(KYC) 같은 국내 기준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규제를 완화해서 글로벌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국내 규제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면서 유통 경로와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큰 이전·거래, 사전 통제 특히 신한자산운용은 블랙록 비들의 핵심이 '토큰' 자체보다 토큰을 누가 보유하고 누구에게 이전할 수 있는지 통제하는 구조에 있다고 봤다. 블랙록 비들은 적격투자자를 대상으로 운용되며 사전에 승인된 투자자 간 토큰 이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 과정에서 발행사인 시큐리타이즈가 투자자와 토큰화 펀드 지분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신한자산운용은 이같은 방식을 국내 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트러스트 레이어' 개념을 제시했다. 기존 금융회사 내부통제가 거래가 발생한 이후에 이뤄졌다면, 온체인 금융에서는 거래가 발생하기 전 단계부터 스마트컨트랙트와 시스템을 이용해 허용되지 않은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 A의 지갑은 사전에 본인확인(KYC)과 투자자 자격 검증을 거쳐 화이트리스트에 등록한다. 이후 A가 토큰화된 국채 상품을 투자자 B에게 보내려고 할 때 B의 지갑 역시 허용된 지갑인지 확인이 이뤄진다. B가 화이트리스트에 없다면 스마트컨트랙트가 토큰 전송을 허용하지 않는 식이다. 플랫폼 가입 단계에서도 통제가 이뤄진다. 블록체인 밖인 오프체인 영역에서는 KYC 등을 통해 투자자 자격을 확인하고,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상품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한다. 오프체인에서 누가 투자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온체인에서는 누구에게 토큰을 보낼 수 있는지 코드로 통제하는 이중 구조인 셈이다. 이진혁 이사는 “신한자산운용은 현지 규제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변화하는 규제 환경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이 구조를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09.11 17:01홍하나 기자

AI의 '뱅크런 버튼'…인간이 누르기도 전에 끝난다

지난 2010년 5월 6일 오후. 뉴욕 증시가 단 5분 만에 10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며 1조 달러 자산이 공중분해 됐습니다. 역사상 최초 알고리즘 발작이라 불리는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입니다. 당시 고빈도매매(HFT) 프로그램이 밀리초(ms) 단위로 매도 주문을 추종하며 폭락이 도미노처럼 확산됐습니다. 16년이 지난 2026년 현재, 이보다 수천배는 더 빠르고 치명적인 리스크 임계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자율적 초고속 뱅크런입니다. 인간의 뇌가 위기를 인지하고 마우스를 움직여 '거래 정지' 버튼을 누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무리 빨라도 1~2초입니다. 반면 24시간 끊김없이 작동하는 온체인 생태계에서 수만 개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패닉에 빠지는 시간은 마이크로초(μs) 단위에 불과합니다. 인간의 서킷 브레이커가 작동하기도 전에 시장이 완전히 바닥날 수 있습니다. 기계 패닉, 인간 인지 속도 초월 그동안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최저가 환율을 찾고, 청구서 없이 0.1원 단위 초미세 결제를 집행하는 기술만 논해왔습니다. 하지만 자율성이 극대화된 경제 주체가 수만 개 동시 구동될 때 리스크 전이 속도 또한 인간의 상식을 파괴합니다. 전통 금융 시장의 서킷 브레이커는 '인간의 시간'에 맞춰져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폭락이 감지되면 거래소 컴퓨터가 경보를 울리고, 인간 관리자가 상황을 판단한 뒤 시스템을 정지시킵니다. 온체인 디파이(DeFi) 프로토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이퍼네이티브 같은 보안 봇이 멤풀을 감시하다가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 거버넌스 위원들이 멀티시그 지갑의 열쇠를 모아 비상 정지 컨트랙트를 실행합니다. 이 과정에 최소 수초에서 수분이 소요됩니다. 문제는 AI 에이전트 눈에는 이 몇 초의 시간이 영원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만약 특정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예치 은행에 이상이 생겼다는 가짜 오라클 데이터 피드가 입력되거나, 스마트 컨트랙트의 마이너 버그가 온체인에 노출되는 순간, 자금줄을 쥐고 있던 AI 에이전트 'A'는 즉각 리스크 관리 프로토콜에 따라 보유 자산을 전액 매도합니다. 이 트랜잭션이 블록에 기록되는 순간 온체인 유동성 풀의 균형이 깨지며 가격 슬리피지가 발생합니다. 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던 AI 에이전트 'B', 'C', 'D'는 알고리즘에 설정된 손절매(Stop-loss) 라인을 통과하게 되고, 마이크로초 단위로 연쇄 투매를 집행합니다. 인간 리스크 관리자가 커피 한 모금을 마시기 위해 컵을 드는 사이에 스테이블코인의 페깅이 무너지고 뱅크런이 종료되는 것입니다. 무수한 AI, 동일 데이터 활용 원인...공격 취약 AI 에이전트 뱅크런이 기존 단순 고빈도매매 알고리즘 폭락보다 훨씬 위험한 이유는 기계가 '컨텍스트(맥락)'를 읽고 판단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2010년 HFT 프로그램은 단순히 호가창 거래량과 가격 변동 수치만을 보고 기계적으로 반응했습니다. 반면 지금의 에이전트는 언론 기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설 텍스트 스크랩, SNS 여론, 온체인 데이터 오라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자율적인 투자 결정을 내립니다. 만약 악의적인 공격자가 특정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금고가 해킹당했다는 정교한 가짜 뉴스를 생성하고, 이를 AI 에이전트들이 주로 크롤링하는 온체인 데이터 인프라에 주입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기계는 인간이 팩트체크를 시작하기도 전에 "확률적 리스크가 99%를 초과했다"고 결론짓고 탈출구를 향해 질주합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무수한 지능형 기계가 동일한 데이터 소스를 바라보며 한 방향으로 쏠릴 때 발생하는 '초고속 집단 패닉'이 '에이전틱 블랙 스완(Agentic Black Swan)'의 구조적 실체입니다. 인간개입 배제, 자율 통제 규칙 만들어야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마이크로 초의 폭주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까요? 해답은 인간 관리자 개입을 배제하고 지갑 자체와 스마트 컨트랙트 계정 레이어 내부에 '자율 통제 규칙'을 하드코딩하는 것입니다. 계정 추상화(EIP-4337) 기술이 단순한 사용자 경험 개선을 넘어 리스크 관리의 핵심 인프라로 격상되는 지점입니다. 비코노미(Biconomy), 세이프, 제로디브(ZeroDev) 등 현대적인 온체인 지갑 아키텍처는 스마트 컨트랙트 내부에 다음과 같은 이중 자율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시간당 거래량을 제한하는 프로그래밍입니다. AI 에이전트 지갑에 '1분간 누적 지출액은 전체 자산의 최대 5%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칙을 컨트랙트 레벨에서 강제합니다. AI가 전액 매도 트랜잭션을 날리더라도 지갑 자체가 이를 거부해 집단 투매 속도를 강제로 '인간의 시간'으로 지연할 수 있습니다. 오라클 회로 차단기를 내장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지갑이 솔버 네트워크와 상호작용할 때 가격 데이터 단기 변동폭이 ±10%를 초과하면, 세션 키 서명 권한을 스마트 컨트랙트가 온체인에서 즉시 잠금 처리합니다. AI 손발을 묶어 사태가 파악될 때까지 자금을 안전하게 보존하는 구조입니다. 한국형 자율 리스크 통제망 설계해야 미국의 지니어스액트 통과와 코인베이스 에이전틱 월렛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출시 이후, 글로벌 자율 결제 인프라는 무서운 속도로 USDC 기반 달러화 루트를 밟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국내 핀테크 인프라와 AI 빌더가 '초고속 뱅크런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인 아키텍처 방어 메커니즘을 갖추지 못한다면, 금융당국은 규제 봉쇄라는 악수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리스크가 두려워 문을 닫아버리는 촌극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정산망(Ezys)이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빠른 환전이 아닙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풀에 AI 에이전트가 진입할 때 화이트리스트 검증과 실시간 사후 행동 제재(슬래싱)를 오프체인 모니터링 봇과 온체인 스마트 컨트랙트로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한국형 자율 리스크 통제망'을 설계하는 데 있습니다. 위험을 제어할 수 있다는 기술적 자신감이 확립될 때 비로소 제도권 금융기관과 규제당국이 기업 가상자산 계좌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고속도로를 열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계 폭주를 코드 레벨에서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디지털금융 주권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2025 ~ 현재: 저자 • 2023 ~ 현재: 수호아이오 사업 및 전략 고문 • 2018 ~ 2023: 람다256 대표이사 • 2016 ~ 2018: SK텔레콤 전무이사 (서비스 플랫폼) • 2008 ~ 2016: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이사 (삼성페이, 챗온)

2026.09.11 09:30박재현 컬럼니스트

나스닥, 크라켄 모회사에 1억달러 투자…온체인 시장 노린다

나스닥이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의 모회사 페이워드에 1억 달러(약 1351억원)를 투자했다. 토큰화 자산과 24시간 거래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 외신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번 투자로 페이워드의 기업가치는 210억 달러(약 28조 3710억원)로 평가받았다. 페이워드와 나스닥은 토큰화 주식 시장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을 확대한다. 아르준 세티 페이워드 공동대표는 “이번 협력 다음 단계는 주주 권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나스닥 주식 토큰을 멈추지 않는 거래 인프라 위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 앞서 나스닥과 크라켄은 지난 3월 토큰화 주식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 관계를 맺었다. 전통 금융시장과 온체인 시장을 연결하는 토큰화 주식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왔다. 크라켄은 자사 플랫폼에서 나스닥 상장주식을 토큰화한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토큰화 주식에는 기존 나스닥 상장주식과 동일한 의결권 등 주주 권리가 포함될 예정이다. 한편 나스닥은 최근 전통 증권시장을 넘어 토큰화 자산과 상시 거래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토큰화 주식 거래를 위한 규정 변경안을 제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대체거래시스템(ATS) 운영사 레벨 마켓 인수 계획을 공개했다. 크라켄도 글로벌 증권거래소와 손잡고 토큰화 주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초 런던증권거래소(LSE)와 협력해 영국 주요 주식 상품의 가치를 추종하는 토큰화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2026.09.11 09:11홍하나 기자

넥써쓰 '원($ONE)', 美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 상장

게임 특화 블록체인 원체인의 네이티브 토큰 '원($ONE)'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에 상장됐다. 넥써쓰(대표 장현국)는 원체인의 네이티브 토큰 '원'이 미국 대형 디지털자산 거래소 크라켄의 달러 마켓에 상장돼 거래를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상장을 통해 원체인은 북미 및 유럽 이용자를 대상으로 유동성 확보와 접근성 제고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원체인은 온체인 게임 환경에 특화된 EVM 호환 레이어1 블록체인으로, 지난 6월 메인넷 2.0 '브레이크포인트'를 공개하며 스테이킹 구조와 네트워크 참여 범위를 넓혔다. 이어 7월에는 기존 '크로쓰'에서 '원'으로 브랜드 및 토큰 명칭을 개편했다. 넥써쓰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원스토어 인수 등 사업적 기반을 넓히며 토큰 생태계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장현국 넥써쓰 대표는 "토큰은 프로젝트 성장의 매개체"라며 "원스토어 인수로 펀더멘털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주요 거래소 상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원은 국내 코빗·코인원·고팍스를 비롯해 비트바보, 게이트, 비트겟, 쿠코인 등 주요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2026.09.10 15:05진성우 기자

블록체인 기업 람다256, 노드 운영 신입 개발자 채용 나선다…10월 설명회

블록체인 전문기업 람다256이 노드 운영 직무 신입 개발자 채용에 나섰다. 람다256은 오프라인 채용 설명회를 10월 3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 설명회는 블록체인 인프라와 노드 운영에 관심있는 대학생, 졸업 예정자, 주니어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다. 장소는 강남에 위치한 업비트 라운지다. 노드 운영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되는 서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일이다. 최근에는 금융기관이 디지털자산 업무 기술 검증(PoC)에 나서면서 노드 운영에도 금융권 수준 안정성과 데이터 정합성이 필요하다. 이날 채용 설명회에서는 현직자 키노트를 통해 금융과 블록체인 결합과 노드 운영 실무가 공유된다. 또 노드 운영 실제 업무와 팀 구성을 소개한다. 행사에 참여한 후 노드 운영 신입 채용에 지원하면 서류 전형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의정 람다256 대표이사는 “노드 운영 역량을 함께 키워갈 인재를 찾기 위해 현직자가 실제 업무와 성장 경로를 직접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2026.09.10 11:29홍하나 기자

[토큰증권 점검③] 이름만 '분산원장'…권한 중앙화에 블록체인 취지 무색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토큰증권 도입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기술 기준을 내놨다. 토큰증권이 금융업계의 대표적 디지털 혁신으로 꼽히는 만큼 정책 발표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금융위가 내놓은 토큰증권 정책에 대해 업계는 기대와 함께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토큰증권 정책이 시장 수요와 글로벌 흐름, 기술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토큰증권은 여러 참여자가 동일한 거래 기록을 공유하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증권을 발행·관리하는 디지털 증권이다. 하나의 중앙기관이 모든 거래 기록을 보관·관리하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여러 노드가 원장을 나눠 보유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거래를 검증하는 것이 분산원장의 특징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 4일 제시한 토큰증권 분산원장 표준요건을 두고 업계에서는 분산원장을 활용하면서도 주요 권한이 특정 기관에 집중된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이 모든 분산원장에 총량 관리 노드로 참여하고, 스마트컨트랙트를 변경할 때도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러한 구조는 토큰증권 상품과 분산원장이 늘어날수록 전체 시스템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분산원장 핵심인 분산 운영과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자동화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블록체인 도입 실익이 떨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모든 원장에 예탁원 노드 참여…'병목' 우려 금융위가 지난 4일 공개한 가이드라인은 예탁결제원이 모든 토큰증권 분산원장에 총량 관리 노드로 직접 참여하도록 규정했다. 노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 기록을 저장·검증하는 서버다. 여러 독립적인 주체가 각각 노드를 운영하면 특정 기관이나 시스템 하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장애에 대응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규정대로라면 향후 토큰증권 시장이 커져 수많은 분산원장이 만들어질 경우다. 현재 예탁결제원이 금융권에서 활용하는 블록체인 노드 운영 소프트웨어인 베수(Besu) 등을 통해 일정 규모 노드를 운영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토큰증권 상품과 분산원장 수가 크게 늘어날 경우 시장 확장이 제약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새로운 분산원장을 구축하거나 기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예탁결제원의 개발·검증 작업이 사업 진척을 좌우할 수 있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결과적으로 예탁결제원의 개발, 승인 속도가 시장 전체 기술 도입 속도에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토큰증권 발행 총량과 권리관계를 감독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예탁결제원이 모든 분산원장 운영에 직접 참여해야 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주장한다. 예탁결제원이 모든 권한을 쥐기보다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서 공동대표는 “예탁결제원만 직접 합의 노드를 운영하기보다 감독용 노드, 조회 전용 노드, 암호학적 상태증명, 표준 API, 독립 대사 등을 통해 총량과 권리 상태를 검증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마트컨트랙트 바꿀 때마다 사전승인…자동화 장점 퇴색 스마트컨트랙트 운영 요건을 두고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컨트랙트는 토큰증권의 발행·이전·거래 제한 등 조건을 코드로 정해 자동으로 실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배당이나 상환, 권리 변경, 거래 조건 등을 코드로 구현해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금융위가 공개한 가이드라인은 스마트컨트랙트 운영·변경에 대해 전자등록기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스마트컨트랙트 변경이 필요한 경우 한국예탁결제원 등 전자등록기관에 변경 내용과 총량관리 업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사전에 통보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단순 기능 개선이나 보안 패치 업데이트, 서비스 고도화까지 일률적으로 사전 승인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다. 이 경우 사업자가 새로운 기능 도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신속하게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블록체인 도입 취지가 약화된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투자조건 변경 등 주요 사안이 아니라 단순 기능개선을 할 때마다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 사업자들이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블록체인 자동화와 신속성이라는 장점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승인은 예탁원이, 사고 책임은 사업자가?…책임소재도 논란 책임 구조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스마트컨트랙트 변경을 위해 전자등록기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는 주체는 사업자다. 사전 승인을 받은 스마트컨트랙트에서 장애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승인기관과 사업자 중 누가 어느 범위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불분명해질 수 있다. 특히 승인기관 역할이 단순히 총량관리 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수준인지, 스마트컨트랙트 기술 안정성과 보안성까지 검증하는 것인지에 따라 책임 범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서비스 장애나 사고 등에 대한 사업자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전자등록기관에는 감독권을 주는 방식이 낫다”며 “가장 큰 문제는 사실상 모든 것을 사전에 통제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증권사와 블록체인 업계는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인프라로 분산원장과 스마트컨트랙트를 도입하지만, 기존 중앙집중형 시스템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했다고 꼬집었다. 한 증권사 디지털자산 담당자는 “지금까지 나온 기술 요건을 보면 인프라만 바뀌었을 뿐 한 곳에 권한이 몰려 있는 구조와 체계는 기존과 같다”며 “굳이 블록체인을 쓸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2026.09.10 10:28홍하나 기자

[토큰증권 점검②] 글로벌은 연결하는데 韓은 막혀…프라이빗체인 채택 논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토큰증권 도입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기술 기준을 내놨다. 토큰증권이 금융업계의 대표적 디지털 혁신으로 꼽히는 만큼 정책 발표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금융위가 내놓은 토큰증권 정책에 대해 업계는 기대와 함께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토큰증권 정책이 시장 수요와 글로벌 흐름, 기술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토큰증권은 증권의 발행과 유통 과정에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권이다. 기존 증권 시스템과 달리 여러 참여자가 하나의 분산원장을 공유해 거래 기록을 공동으로 확인·관리할 수 있어 증권 발행·거래·결제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체인을 활용하면 여러 국가와 사업자가 같은 네트워크로 자산과 서비스를 운용할 수 있어 유동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토큰증권 분산원장 표준요건 가이드라인'을 두고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산원장 참여자를 제한하고 토큰증권을 하나의 원장에만 발행·유통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폐쇄적인 구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큰증권 인프라 '프라이빗체인'으로…상호운용성 제약 블록체인 업계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퍼블릭체인을 활용한 자산 토큰화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추세인 반면, 국내 토큰증권은 특정 체인에 고립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분산원장에는 전자증권법상 권한이 있는 전자등록기관과 계좌관리기관만 참여할 수 있다. 참여자인 증권사 등은 분산원장에 정보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권한을 갖는다. 이는 허가받은 기관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프라이빗체인 구조다. 퍼블릭 블록체인이 인터넷처럼 개방된 네트워크라면 프라이빗체인은 허가받은 기관이 이용하는 폐쇄형 네트워크인 셈이다. 블록체인 업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토큰증권 발행·이전 권한을 통제하는 것과 블록체인 네트워크 자체 참여자를 제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하더라도 고객확인(KYC)을 거친 투자자만 토큰증권을 거래하도록 하고, 인가받은 금융사에만 발행·이전·동결 등 권한을 부여하는 기술적 설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처음부터 프라이빗체인을 전제로 시스템을 구축하면 향후 퍼블릭체인과 연결하거나 전환할 때 추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프라이빗 분산원장을 토큰증권 시스템의 기본 구조로 사실상 규정했다”며 “토큰증권 발행·이전 권한을 제한하는 것과 네트워크 전체 참여자를 제한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 종목=한 원장'…”굳이 블록체인 쓸 이유 없어” 또 다른 논란은 '하나의 증권은 하나의 분산원장에서만 발행·유통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토큰증권은 한 종목당 하나의 분산원장에서 발행·유통해야 한다. 발행 이후 해당 토큰증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분산원장으로 이전하는 것도 금지된다. 기존 시스템과 비교하면 한 상품 당 하나의 서버만 써야 한다는 것과 같다. 블록체인 업계는 이러한 구조가 분산원장 활용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통상 하나의 블록체인에는 여러 종류 자산과 거래 정보를 함께 기록할 수 있는데, 이를 종목별로 분리하면 별도 인프라를 일일이 구축·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블록체인 기술업체 고위 관계자는 “원래 하나의 분산원장에는 다양한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데 종목이 10개라면 분산원장도 10개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종목'의 범위에 대한 추가적인 법령 해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개별 토큰증권 상품 하나를 의미하는지, 상품군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석에 따라 실제 구축해야 하는 분산원장 수와 비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원장으로 이동 금지…유동성 '섬' 될라 더 큰 문제는 한 번 발행된 토큰증권을 다른 분산원장으로 이전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점이다. 업계는 제도 도입 초기에는 토큰증권 총량을 정확하게 관리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실물연계자산(RWA), 퍼블릭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 등 연결 시장이 형성될 경우 국내 토큰증권 상호운용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토큰증권이 다른 블록체인으로 이동할 수 없다면 해당 자산과 투자자가 특정 원장 안에 갇히게 된다. 여러 금융사가 각각 다른 원장을 구축할 경우 시장과 유동성이 원장별로 쪼개질 가능성도 있다. 한 블록체인 기술기업 대표는 “토큰증권이 발행된 원장 밖으로 이동할 수 없다면 거래 유동성도 제한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유동성이 파편화될 수 있는데, 이런 구조라면 굳이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도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품을 특정 사업자에게 묶어두기보다 권리자 기록과 결제의 정합성을 기반으로 플랫폼 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금은 프라이빗, 향후 퍼블릭?…업계 “이중 비용 우려” 금융위가 토큰증권 인프라로 당장은 프라이빗체인을 규정하면서도, 향후 과제로 '상호운용 기술'을 제시하면서 시스템 구축에 따른 이중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 4일 보도자료에서 “원활한 온체인 결제를 위해 서로 다른 분산원장을 시스템적으로 연계하는 상호운용 기술 활용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향후 퍼블릭체인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가이드라인에는 하나의 토큰증권이 다른 원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제한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서로 다른 원장을 연결하겠다는 방향을 동시에 제시한 셈이다. 업계가 우려하는 또 다른 문제는 비용이다. 현재 제시된 표준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한 뒤 향후 퍼블릭체인이나 다른 분산원장과의 상호운용을 허용하면 기존 시스템을 다시 손봐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몇몇 증권사는 이미 2023년 금융위가 발표한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기반으로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이번 표준요건에 맞춰 시스템을 수정하고 향후 상호운용 기준이 추가되면 또 다시 개발 작업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디지털자산 부서 관계자는 “이미 2023년 금융위가 내놓은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현재 나온 내용을 고려하면 다시 손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세한 시행령은 9월 말에 나오는데 시행일인 내년 2월 전까지 분산원장을 만들고 상품도 발굴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에 구축했던 체인을 향후 퍼블릭체인과 연결하거나 전환하려면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기술 구현 방식이 나오지 않아 9월 말 시행령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토큰증권 발행 허용 범위와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 요건 등 하위법규에 담길 세부 내용을 이달 말 공개하고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퍼블릭체인과의 연계 가능성과 상호운용성을 고려한 기술 기준이 추가로 제시될지 주목하고 있다.

2026.09.09 11:17홍하나 기자

카카오, 스테이블코인 지갑 기술 검증 완료…유통 인프라 구축

카카오그룹이 스테이블코인 유통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증 테스트를 마쳤다. 향후 검증을 마친 기술을 기반으로 컨설팅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는 디지털자산 지갑 구축 기술을 실증(PoC)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가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카카오페이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서버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선불충전금을 보관하던 기존 지갑 시스템에 스테이블코인 등 온체인 자산을 담는 통합 디지털자산지갑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자산 송금·결제·정산 기술검증과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구축했다. 카카오뱅크도 은행 수준 보안, 규제 요건을 적용해 지갑을 연동하고 안정성·사용성을 검증하고 있다. 카카오그룹은 지갑 기술 검증해 국내 디지털자산 유통 인프라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한다. 카카오그룹 측은 "국내 결제망과 은행망에서 검증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입사 수요와 국내 규제 요건에 최적화된 디지털지갑 솔루션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그룹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도입을 검토하는 국내 주요 기업, 금융기관과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겸 그룹 스테이블코인 공동 TF장은 “카카오그룹의 방대한 유통 잠재력을 기반으로 지갑 등 인프라 기술과 규제 적응 노하우에서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국내 디지털자산 생태계 안착과 활성화를 이끌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9.09 09:20홍하나 기자

마브렉스 웹3 신작 '픽셀 테이머즈',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 기록

블록체인 전문 기업 마브렉스가 퍼블리싱을 맡은 신작 모바일 RPG가 출시 약 3주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정상에 올랐다. 마브렉스는 리턴픽셀이 개발한 웹3 모바일 게임 '픽셀 테이머즈'가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를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19일 정식 출시된 이 게임은 꾸준한 이용자 유입세를 바탕으로 앱스토어 1위는 물론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순위에서도 4위에 오르며 양대 앱마켓 상위권에 안착했다. 픽셀 테이머즈는 레트로 감성의 픽셀 아트를 기반으로 한 방치형·수집형 RPG다. 200종 이상의 몬스터를 수집하고 진화시켜 전략적인 덱을 구성하는 것이 핵심 재미 요소로 꼽히며, 메인 스테이지를 비롯해 골드 던전, 미니게임, 이용자 간 대결(PvP) 아레나 등 즐길 거리를 갖췄다. 마브렉스는 초기 이용자 유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접속자 전원에게 6성 소환수 1종을 지급하고, 플레이 진행도에 맞춰 3000회 이상의 소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출시 기념 혜택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전용 웹상점을 개설해 마일리지 페이백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플랫폼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섰다. 한편 마브렉스는 최근 일본 고단샤의 유명 IP '일곱 개의 대죄'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한 체험형 NFT를 선보이는 등 웹3 생태계 확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경쟁력 있는 신작 게임 퍼블리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6.09.08 17:40진성우 기자

레이어제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자체 토큰 표준 적용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최근 레이어제로가 온체인 자산 이동과 유통을 지원하는 인프라에서 자산이 거래되는 금융시장 인프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레이어제로는 국내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비댁스가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에 자사 토큰 표준을 적용했다고 8일 밝혔다. KRW1은 비댁스가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원화와 1:1로 가치가 연동된다. 발행량 100%에 해당하는 원화 준비금을 국내 시중은행에 예치하고 있다. 레이어제로의 토큰표준인 'OFT(Omnichain Fungible Token)'는 한 디지털자산을 여러 블록체인에서 동일한 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산이 다른 블록체인으로 이동할 때 한 네트워크에서 소각하거나 잠근 수량만큼 다른 네트워크에서 발행해 잠금을 해제, 전체 유통량을 일관되게 관리한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각 체인마다 래핑 토큰 발행을 줄이고, 자산이 여러 형태로 나뉘면서 발생하는 유동성 분산을 완화한다. 이번 OFT 적용으로 KRW1은 특정 블록체인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네트워크에서 동일한 자산으로 이동하고 활용할 수 있다. 임종규 레이어제로 아시아 총괄은 "KRW1의 OFT 적용은 원화 기반 자산 유통 기반을 마련한 사례"라고 강조다.

2026.09.08 14:23홍하나 기자

[토큰증권 점검①] '디지털 혁신' 문 열렸지만…"팔 게 없다"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토큰증권 도입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기술 기준을 내놨다. 토큰증권이 금융업계의 대표적 디지털 혁신으로 꼽히는 만큼 정책 발표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금융위가 내놓은 토큰증권 정책에 대해 업계는 기대와 함께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토큰증권 정책이 시장 수요와 글로벌 흐름, 기술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인 분산원장을 활용해 증권 발행·관리·유통 방식을 혁신하는 새로운 형태의 증권이다. 분산원장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거래 정보를 검증하고 동일한 원장을 공동으로 분산 관리하는 기술이다. 증권의 발행·보유·이전 내역을 분산원장에 기록하기 때문에 거래 투명성과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점이 토큰증권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다양한 자산에 대한 권리를 세분화해 증권으로 발행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토큰증권이 도입될 경우 새로운 투자상품과 시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토큰증권은 금융업계의 대표적인 디지털 혁신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토큰증권 정책에 대해선 비판이 쏟아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정책 실효성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이 터져 나왔다.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대상 상품을 시장 수요가 적은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상품' 위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발표한 토큰증권 정책 방향에 따르면 제도 시행 1단계인 내년 2월 7일부터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사채 ▲비상장주식 신탁상품을 토큰화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MMF와 사모사채는 이름 그대로 일반 개인이 아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비상장주식 신탁상품은 비상장주식을 신탁하고 이에 대한 수익권을 증권으로 발행하는 구조다. 업계서 기대한 투자계약증권, "언제 허용될지 몰라" 문제는 이번에 허용된 상품의 수요다. 토큰증권 사업을 준비해 온 증권업계는 제도가 열리더라도 해당 상품만으로 초기 시장을 키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디지털자산 부서 관계자는 “해당 상품에 대한 기관 수요가 크지 않고 리스크도 있다”며 “증권사가 (토큰화)하고 싶어하는 것은 다양한 상품을 증권화할 수 있는 비금전신탁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이라고 말했다.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은 부동산, 미술품 등 자산을 신탁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받을 권리를 증권화한 것이다. 투자계약증권은 한우 등 공동사업에 투자하고 사업 손익에 대한 권리를 증권화한 것이다. 두 상품 모두 다양한 실물자산·사업에 대한 권리를 세분화해 투자상품으로 만들 수 있어 토큰화할 경우 발행·관리 효율성과 거래 편의성을 높일 수 있어 증권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두 상품이 허용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위는 공유지분형 투자계약증권의 유통과 사업형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대해 투자자 보호 위험을 추가로 살펴보기 위해 연구용역을 검토하기로 한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제도 검토가 필요한 만큼 실제 허용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투자계약증권이 언제 열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비상장주식 거래 길 열려있어…신탁수익증권 유인 부족 비상장주식 신탁상품을 우선 허용한 것을 두고도 아쉬움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투자자 수요가 많은 상장주식이 토큰화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디지털자산 부서 관계자는 “비상장증권 경우 이미 전용 서비스 등 다른 채널을 통해 살 수 있는데 굳이 신탁수익증권으로 살 필요가 없다”며 “사실상 토큰증권을 하지 말라는 것인지 시장 수요 측면에서 세 상품을 허용한 점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결국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초기 토큰증권 시장 거래와 판매 규모가 기대만큼 커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술적으로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은 열리지만, 투자자가 실제로 사고 싶어하는 상품이 충분하지 않으면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증권사 디지털자산 부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사모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며 “해외는 토큰화 시장이 활성화된 반면 우리나라는 막상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 투자자들이 실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9.08 10:50홍하나 기자

조각투자 넘어 주식·채권까지…韓 토큰증권 시장 넓어진다

국내에서도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의 토큰화가 본격 추진된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사모 머니마켓펀드(MMF) 토큰 '비들(BUIDL)', 홍콩의 녹색국채 토큰화 등 해외에서 금융상품 토큰화가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조각투자와 기존 정형증권의 토큰화 방안을 담은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방향은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가 세 차례에 걸쳐 논의한 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토큰증권은 통상 블록체인 장부에 기재돼 발행·유통되는 증권을 의미한다. 기존 전자증권과 마찬가지로 전자적 방식으로 증권계좌부를 작성하지만, 분산원장을 증권계좌부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정책방향에 따라 토큰화 대상은 신종·비정형증권인 조각투자뿐 아니라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정형증권으로 확대된다. 초기 토큰증권 인프라 논의가 조각투자를 중심으로 진행된 것에서 범위를 넓힌 것이다. 다만 토큰화는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1단계는 개정 전자증권법이 시행되는 내년 2월 7일부터 시작된다. 우선 펀드·채권은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방식의 MMF와 사채를 토큰화하고, 주식은 비상장주식을 신탁하는 방식으로 토큰화한다. 조각투자는 1단계부터 공모 조각투자증권의 토큰화를 허용한다. 조각투자 상품, 미술품·한우에서 장래매출채권까지 확대 조각투자에 대한 정책 가이드라인도 함께 나왔다. 가장 큰 변화는 조각투자의 기초자산 범위도 넓어진다.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의 경우 여러 기초자산을 묶어 하나의 조각투자증권으로 발행하는 '기초자산 집합화(풀링)'를 조건부로 허용한다. 예컨대 기존에는 개별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조각투자 상품을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일정 요건을 갖춰 여러 자산을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다만 기초자산이 동일 종류여야 하고 집합화 기준과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부실자산을 포함해서는 안되며 개별자산을 구분할 수 있는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장래매출채권처럼 향후 권리나 수익의 실현 여부가 불확실한 자산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조각투자 기초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안정적인 기초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발생이 예상되며, 신용보완 등 강화된 투자자 보호조치를 갖춰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모 원칙도 마련했다. 1인당 청약한도는 기초자산의 성격과 규모 등 개별 특성을 고려해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금융위는 '3000만원과 발행금액의 5% 중 작은 금액'을 표준 예시로 제시했다. 공모물량 역시 특정인에게 몰아주는 것을 막기 위해 일반투자자 배정 및 균등배정 최소 비율을 사전에 내규로 정하도록 권고했다. 토큰화, 단계적 추진…스테이블코인 결제 연동이 최종 2단계에서는 1단계의 안정성과 효율성, 시장 수요 등을 점검하면서 공모증권 토큰화 등으로 인프라를 확대한다. 3단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연계해 온체인 결제를 구현할 계획이다. 다만 2·3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은 기술혁신 속도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차상진 법무법인 비컴 변호사는 “주식과 비상장주식을 신탁방식으로 토큰화한다는 것은 24시간 7일 내내 거래가 가능한 로빈후드 모델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라며 “정기 주식거래시간이 이후에도 거래 시장이 열리는 만큼 거기에 대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금융위는 토큰증권 시스템 구축 방안도 공개했다. 증권사 등이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분산원장(메인넷)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전자등록기관인 예탁결제원의 토큰증권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기존 전자증권은 발행·유통·권리관리를 위한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지만 토큰증권은 분산원장에 맞는 새로운 인프라가 필요하다.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의 모든 기능을 토큰증권 시스템에서 한 번에 구현할 경우 개발 부담이 크고 발행·유통 과정의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토큰증권을 자본시장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증권의 발행, 거래, 청산, 결제, 권리행사, 기초자산 등 자본시장 전체 가치사슬을 하나의 디지털 자본시장이라는 관점에서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9.07 13:45홍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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