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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칩노믹스'...TSMC 신화 뒤 숨겨진 대만 60년 성공 전략 분석

대만은 어떻게 세계 반도체의 심장이 되었을까? 또 왜 세계 최고의 AI 기업들이 모두 대만을 향할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만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국보다 많을 전망이다. 작년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9500달러였다. 2003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3만6414달러)을 앞지른 수치다. 올해는 이 격차가 더 커질 전망이다. 두 나라 모두 인공지능(AI) 수퍼사이클에 따른 '반도체 특수'를 맞고 있지만, 그 수혜는 대만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엔비디아 AI 칩은 대만 TSMC에서 생산된다. 세계 AI 서버 대부분도 에이서, 폭스콘, 콴타 등 대만 기업들이 만든다. 반도체 제조와 첨단 패키징, AI 서버 생산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공급망은 이제 세계 반도체 산업의 심장이 됐다. 대만을 세계 반도체 기술의 중심지로 만든 이유를 분석한 책 '칩노믹스'가 발간됐다. 대만은 반도체, 서버, 부품, 물류가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되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반도체 기술의 심장'이 됐다. '칩노믹스'는 이런 변화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AI 열풍은 단지 결정적인 계기였을 뿐, 대만은 60여 년에 걸쳐 기술력과 산업 생태계를 꾸준히 축적해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공학박사이자 산업정책 전문가로 주타이베이 한국 대표를 지낸 이은호다. 저자가 주타이베이 한국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대만의 산업과 기술 생태계를 현장에서 직접 관찰하고, 기업인과 전문가들을 만나며 얻은 경험을 녹여낸 것이다. TSMC 성공을 넘어, 60여 년에 걸친 대만 산업정책과 창업 문화, 기술 생태계가 어떻게 오늘날 '실리콘 아일랜드'를 만들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공학자와 산업정책 전문가, 경제안보 전문가, 외교관으로 이어진 저자의 이력이 한데 어우러져 대만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특히 TSMC의 모리스 창, 에이서 회장 스전룽 등 대만 반도체·IT 산업을 이끈 거물들을 직접 만나 나눈 대화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만이 어떻게 '세계 반도체 산업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는지를 생생히 들려준다. "대만의 현재를 통해 한국 산업의 미래를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대만의 경쟁력을 TSMC라는 한 기업에서 찾는 건 곤란하다. 저자는 TSMC 성공을 한 기업의 신화로만 해석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제조기업도 홀로 성장할 수는 없다. 오늘날의 대만은 60여 년에 걸쳐 일관되게 추진한 국가 전략과 전문가를 존중하는 사회문화, 창업을 장려하는 제도, 그리고 정부·기업·대학이 함께 구축한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대만은 1960년대부터 기술 중심 국가를 목표로 장기적인 산업 전략을 추진했다. 정부는 연구기관과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대학은 산업을 이끌 인재를 길렀으며, 기업들은 경쟁과 협력을 바탕으로 촘촘한 공급망을 구축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산업정책의 큰 방향은 흔들리지 않았고, 실패한 기업인 경험은 다음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국가와 기업, 대학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된 생태계가 있었기에 TSMC 역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저자는 이러한 산업 생태계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창업자들의 선택과 결정적 순간에 주목한다. TSMC의 모리스 창, 에이서의 스전룽, 폭스콘의 궈타이밍을 비롯해 세계 AI 서버 시장의 강자로 도약한 콴타와 위스트론의 성장 과정을 현지 취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풀어냈다. 어머니의 평생 저축으로 창업하고, 갈라 디너에서 맺은 인연이 공동 창업으로 이어지며, 한 번의 실패를 다음 도전의 자산으로 삼는 이야기는 숫자와 재무 성과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대만 기업 생태계의 힘을 보여준다. ”실리콘 아일랜드를 만든 다섯 가지 문화...한국기업이 배워야 할 것은?" TSMC의 모리스 창 등 세계 기업을 일군 대만 인물들은 어떻게 창업했고, 어떤 선택으로 위기를 돌파했을까? 저자는 이들의 삶과 경영 철학을 따라가며 대만 기업의 경쟁력이 뛰어난 기술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세계 시장이 바뀔 때마다 기존의 성공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유연성이야말로 대만 기업의 또 다른 힘이라고 진단했다. 노트북과 PC를 만들던 기업들은 AI 서버 기업으로 변신했고, 부품 기업들은 AI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했다. 변화의 속도 자체보다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된 것이다. 이러한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저자는 대만 기업을 성장시킨 사회문화적 기반을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리궈딩과 쑨윈쉬안 같은 전문가를 존중하고 그들의 성취와 경험을 사회적 자산으로 계승하는 문화다. 둘째, 화교를 비롯한 해외 네트워크와 디아스포라를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개방성이다. 셋째, 정부·학계·산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해 혁신을 촉진하는 제도적 기반이다. 넷째, 실패를 교훈 삼아 과감하게 제도를 개혁하는 실용적 태도다. 다섯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도록 창업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다. 기술은 기업이 만들지만, 그 기업을 성장시키는 토양은 결국 사회와 문화가 만든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메시지다. 이 같은 문화는 기업 간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대만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공급망 안에서는 긴밀하게 협력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기업과 설계기업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며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고, 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결국 개별 기업의 경쟁력으로 돌아온다는 인식도 자리 잡았다. 정부 역시 산업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지원, 금융 경쟁력 강화, 상속세·증여세 제도 개편, 이주 노동자의 생활 환경 개선, 정년 연장 등 인력난에 대응하는 실용적 정책을 추진했다. 또한 직장인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외국인 재택 간병인 제도를 도입해 기업 성장을 뒷받침했다. 저자는 이러한 대만의 경험이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고 말한다. 한국 기업 역시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공급망 전체를 바라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I 시대에는 메모리, 파운드리, 소프트웨어, 패키징, 서버, 전력, 데이터센터에 이르는 산업의 각 축이 서로 긴밀히 연결된다. 이 거대한 공급망을 얼마나 촘촘하고 유연하게 구축하느냐가 기업을 넘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제 경쟁의 단위는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생태계다. 그리고 그 생태계 안에서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이것이 60년에 걸쳐 '실리콘 아일랜드'를 만들어낸 대만의 경험이 한국 기업에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다. 반도체·AI·창업으로 읽는 대만의 성공 공식 책은 대만의 성공을 단순히 소개하지 않고 한국 반도체 산업이 어디로 가야할 지도 짚는다. 대만반도체 산업의 성공 전략을 통해 AI 시대에 한국 반도체 기업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묻는 것이다. 저자는 AI 시대에도 과거의 성공 공식을 반복해서는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AI 산업은 메모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첨단 패키징과 파운드리, AI 인재,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 특히 저자는 한국이 메모리 강점을 기반으로 파운드리와 첨단 제조 역량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파운드리 전략'을 고민해야 하며,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속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 제도다. 전문가를 존중하는 문화, 실패를 다시 도전으로 연결하는 창업 환경,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산업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세계 기술 경쟁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저자는 대만의 경험을 통해 한국이 추격자가 아니라 미래 산업 질서를 설계하는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각 장 말미에 수록된 '세계를 움직인 대만 부호들' 코너다. 산업과 기술을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만을 대표하는 부호들의 삶, 결정적 선택, 경영 철학을 소개한다. 산업의 역사와 기업가들의 인간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져, 기술과 산업을 한층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 시대에는 한 기업의 경쟁력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이 책은 대만의 사례를 통해 '세계 1위 기업을 만드는 것'보다 '세계 1위 기업이 계속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국가 경쟁력임을 알려준다. 기술과 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고민하는 우리 사회에 깊은 통찰을 주는 책이다. 저자 이은호는 서울대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하고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문교부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조지아 공대(Georgia Tech)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로봇, 무인헬기, 마이크로머신 등을 연구하던 공학자였지만, 1994년 공직에 들어선 이후 산업정책과 통상, 경제안보 분야를 두루 경험하며 연구자에서 정책 전문가, 외교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근무하면서 아랍에미리트와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에 파견되었고, 다수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참여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 이사회 이사와 개발도상국 지원 실무작업반 의장을 역임했다. 2020년 퇴임 후에는 전략물자관리원 원장으로 경제안보 대응체계를 정비했고, 2023년 정부에 복귀해 2025년까지 주타이베이 한국 대표를 지내며 대만의 산업과 기술 생태계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다. 현재는 고려대 경제기술안보연구원 경제안보센터장을 맡고 있다. '세상을 지배하는 표준 이야기'(2012), '역사를 바꾼 기술과 전략물자'(2022)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산업기술과 국제정치, 경제안보를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주타이베이 한국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대만의 산업과 기술 생태계를 현장에서 직접 관찰하고, 기업인과 전문가들을 만나며 얻은 경험을 녹여낸 것이다. TSMC의 성공을 넘어, 60여 년에 걸친 산업정책과 창업 문화, 기술 생태계가 어떻게 오늘날 '실리콘 아일랜드'를 만들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공학자와 산업정책 전문가, 경제안보 전문가, 외교관으로 이어진 저자의 이력이 한데 어우러져 대만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 디지타임스 창립자 등 추천사 "대만의 경쟁력은 단순히 TSMC 하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 제조와 첨단 패키징, AI 서버 생산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종합적인 산업 네트워크야말로 대만의 진정한 강점이다."(콜리 황, 디지타임스 창립자 겸 CEO) "이 책은 단순한 대만 산업사 연구를 넘어, 한국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게 하는 귀중한 지침서다. 산업계와 학계, 정책 현장에서 널리 읽히며 한국의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에 소중한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후학들에게는 공학적 사고와 정책적 통찰을 겸비한 선배의 경험담으로서 깊은 영감을 줄 것이다. 저자의 학문적 성취와 공직 경험, 그리고 외교 현장에서 얻은 독특한 시각이 어우러진 이 책은 우리 사회가 기술과 산업, 나아가 국가 경쟁력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나침반이다."(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전)한국에너지공대 총장) "이 책은 공학자, 기술관료, 외교관이라는 세 가지 이력이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 탄생한 대만 이야기다. 오늘날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기술과 안보를 아우르는 융합적 통찰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저자의 이력과 경험은 매우 귀중한 자산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융합적 경험 속에서 길어 올린 통찰의 정수를 담고 있다."(배영자,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외교부 경제안보외교 자문위원) "우리는 오랫동안 대만을 잘 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안이한 인식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이었는지를 가차 없이 일깨워준다. 부디 이 책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한국 사회가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준비하도록 만드는 뜨거운 불씨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김태윤, 한양대학교 정책과학대학 교수, (전)한국규제학회장) ◆ 책 속의 문장들 "부처 간 칸막이, 관료 주의적 R&D 행정, 전문가를 존중하지 않는 풍토, 규제와 감시로 연구자의 자존감을 짓누르는 구시대적 제도들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이 책이 보여주는 대만의 사례는 바로 이런 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정권이 바뀌어도 국가발전 전략의 큰 방향이 흔들리지 않고, 전문가 집단이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존중받으며, 실패가 은폐되기보다 제도 속에 흡수되는 사회의 힘을 강조한다. 특히 저자가 제안하는 '하이브리드 파운드리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AI 인력 생태계의 혁신과 원전이라는 독자적 카드를 활용한 국제 협업 구상도 탁월하다. 이는 한국이 더 이상 추격자의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국가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다."(14~15쪽) "대만은 갑자기 성공한 나라가 아니다. TSMC 위상도, AI 서버 공급망에서의 압도적인 존재감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대만은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기술 기반 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정권이 바뀌어도 국가 발전 전략의 큰 방향은 유지되었고, 전문가 집단은 존중받았으며, 실패는 숨기기보다 제도로 흡수되었다. 기업들은 단기 이익보다 생태계를 선택했고, 창업은 개인의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선택이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 갑작스러워 보였던 대만의 성공은 사실 오랫동안 준비된 결과였다. 대만이 변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대만의 실체를 몰랐던 것이다."(22~23쪽) "판원위안이 반도체 산업 육성계획을 처음 설명한 자리는, 대만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다룬 여러 자료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샤오신신 두유집에서의 조찬” 모임이었다. 1974년 2월 7일 아침, 타이베이역 인근 난양제 골목의 작은 식당에 경제부 장관, 교통부 장관, ITRI 원장, 전기통신연구소 소장, 행정원 비서장, 통신총국 국장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판원위안은 집적회로(IC)가 미래 대만 전자 산업에 최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산업을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쑨윈쉬안 경제부 장관은 반도체 기술이 안착하는 데 4년의 시간과 1000만 달러가 들 것이라는 판원위안의 사업 제안을 그 자리에서 승인해주었다"(53~54쪽) "2010년대 초 PC를 새로 장만할 때, 작은 아파트에서 살던 나에게는 작지만 신뢰할 수 있는 데스크톱 PC가 필요했다. 가격까지 고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에이서 제품에 마음이 기울었고, 결국 처음으로 대만산 PC를 구입하게 되었다. 그 제품에 좋은 인상을 받은 나는 이후 아이들에게 노트북 PC를 사줄 때도 에이서를 선택하곤 했다. 그러다 2023년부터 대만에 근무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언젠가 대만을 대표하는 PC 제조업체인 에이서의 창업자를 직접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을 품게 되었다. 그런데 그 바람은 뜻밖의 순간 현실이 되었다. 한 행사에서 옆자리에 앉은 노부부가 바로 에이서의 창업자 스전룽 부부였던 것이다. 나는 용기를 내어 면담을 요청했고, 그는 흔쾌히 자신의 자택으로 나를 초대해주었다."(115~116쪽) "대만과 달리 한국에는 반도체 외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들이 여럿 있다. 자동차, 원자력 발전, 조선, 방산 산업 등이 그것인데, 반도체 제조 역량과 이러한 산업들을 함께 보유한 나라는 흔하지 않다. 마침 이들은 모두 '피지컬 AI'의 주요 적용 대상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문화 산업과 뷰티 산업 역시 AI 활용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이러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반도체 산업과 여타 주력 산업을 긴밀히 연결하는 데 특화된 '하이브리드 파운드리 모델'을 새롭게 구축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278쪽) "타이베이에서 고속전철로 약 1시간 30분 정도 내려가면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타이난에 도착한다. 타이난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 옆에 자 리한 하얀색 고전 서양식 건물이 바로 치메이 박물관이다. 치메이 그룹 창업자가 1992년 개인 자금으로 설립한 이 박물관의 특별한 점은 다양한 미술품과 역사적 명품 외에도 스트라디바리우스, 과르네리 등 세계적 명품 바이올린·비올라·첼로와 활을 포함해 1300점이 넘는 현악기를 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물관은 이 중 200여 점을 청년 음악가들에게 무상 대여해 연주 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치메이 박물관 운영과 악기 무상 대여 사업은 대만 부호가 사회적 기여 활동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302쪽) "1970년대 쑨윈쉬안이 추진한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과 그가 설립한 ITRI, 신주 과학단지는 수많은 디지털 기업이 탄생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모리스 창은 56세라는 늦은 나이에 순수 파운드리 구상을 기업화해 40년 동안 이를 성장시켰고, 결국 세계 반도체 산업의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또한 리궈딩은 이 모든 과정을 기획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는 모리스 창을 영입하고,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TSMC를 독립적인 순수 파운드리로 설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신주 과학단지의 기술자들이 창업하기 쉽도록 벤처캐피털 회사를 설립하고 연결해준 것도 그의 장기적 안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305쪽) ◆ 목차 서문: 경쟁을 넘어, 공생으로: AI 시대 대만과 한국의 선택 추천의 글 프롤로그: 대만 표류기, 편견을 넘어 진실을 만나다 제1장 세계 기술의 심장으로 떠오르는 대만 1 TSMC 신화를 넘어, 대만의 재도약 2 대만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세 가지 힘: 창업 문화, 자본, 네트워크 3 대만판 실리콘밸리의 탄생 세계를 움직인 대만 부호들: 200년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반차오 린 가문의 비밀 제2장 TSMC, 파운드리로 세운 반도체 제국 1 모리스 창, 불가능을 설계하다 2 스마트폰 혁명의 숨은 승자, TSMC의 비상 3 AI 시대의 패권, 다시 TSMC로 향하다 4 반도체 생태계를 지배한 TSMC의 힘 세계를 움직인 대만 부호들: 루캉 구, 대만판 록펠러 가문의 탄생 제3장 에이서, 브랜드를 만드는 기술자들 1 TV를 만들던 섬나라가 IT 강국이 되기까지 2 에이서가 바꾼 게임의 규칙 3 창업을 키우는 리더십 4 대만 ICT 신화의 숨겨진 비밀 세계를 움직인 대만 부호들: 대만 3대 명문가의 흥망성쇠 제4장 폭스콘, 세계 공장에서 AI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1 폭스콘 왕국의 설계자, 궈타이밍 2 노동에서 기술로, 제조 혁신 전략 3 '메이드 인 차이나' 이후를 준비하다 4 AI와 전기차가 만난 새로운 제로 생태계 5 조립회사를 넘어 AI 시스템 통합자로 세계를 움직인 대만 부호들: 후공정의 역습, ASE 제5장 실리콘 아일랜드의 숨은 강자들: 설계와 연결의 힘 1 칩은 공장이 아니라 머리에서 탄생한다 2 AI 열풍의 진짜 수혜자들, AI 서버와 부품 제조업체 3 보이지 않는 제조 강국의 뿌리, 정밀주물·사출성형 산업 4 세상을 붙잡는 작은 거인들, 패스너 업체 세계를 움직인 대만 부호들: 신부호의 등장, 포모사 왕과 캐세이·푸봉 차이 가문 제6장 대만에서 배우는 기술 강국의 조건 1 전문가를 존중하는 대만형 리더십 2 세계 곳곳의 화교를 대만의 자산으로 만들다 3 정부·학계·기업의 삼각 혁신 구조 4 '빠름'보다 '합의'를 택하는 전략 5 흔들리지 않는 산업 전략, 자율성과 일관성 세계를 움직인 대만 부호들: 신콩과 원둥, 갈라진 두 제국 제7장 대만 이후, 한국의 선택 1 TSMC는 어떻게 삼성을 앞질렀는가 2 AI 시대, 한국의 승부수 3 반도체 전쟁 시대의 공생 전략 세계를 움직인 대만 부호들: 문화를 키우는 기업, 치메이 그룹 에필로그: 작은 섬의 거대 전략, 한국의 미래를 비추다

2026.09.24 15:48방은주 기자

AI發 메모리 호황에 D램 가치, TSMC 첨단 공정 추월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D램 가격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단위 면적당 메모리 칩의 가치가 TSMC의 최첨단 연산용 웨이퍼 가격마저 추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반도체 분석 업체 커널 인사이트에 따르면 최신 공정 기반의 D램이 창출하는 단위 면적당 매출 가치는 TSMC의 N2(2나노) 및 N3(3나노) 공정 웨이퍼 가격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커널 인사이트는 TSMC의 N3 공정으로 가공된 300mm 웨이퍼 가격을 2만 달러, N2 공정 웨이퍼는 3만 달러로 추정했다. 이를 면적으로 환산하면 mm²당 명목 가격은 각각 약 0.283달러와 0.424달러 수준이다. 이 계산은 비공식 업계 추정치에 기반한 것으로, 실제 칩 생산 시 발생하는 웨이퍼 가장자리 손실, 절단(다이싱) 손실, 수율 및 결함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D램의 단위 면적당 가치 평가는 밀도를 바탕으로 산출됐다. 커널 인사이트는 D램 가격을 기가비트(Gb)당 1.50달러로 설정하고 세대별 비트 밀도를 적용한 결과, 밀도가 0.219Gb/mm²인 1y D램은 mm²당 0.329달러, 0.273Gb/mm² 밀도의 1z D램은 mm²당 0.410달러로 나타났다. 0.436Gb/mm² 밀도를 갖춘 최신 1b D램의 경우 mm²당 가치가 0.654달러에 달해 TSMC N2 웨이퍼의 가격을 50% 이상 웃돌았다. 10나노급 D램 공정은 1y, 1z, 1a, 1b 순으로 더 미세 공정을 뜻한다. 커널 인사이트가 가정한 Gb당 1.50달러는 최근 DDR5 현물 가격 흐름과 맞닿아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16Gb DDR5 eTT 칩의 평균 거래 가격은 24.80달러로, Gb당 약 1.55달러다. DDR5 메모리 생산 비용이 TSMC 첨단 로직 공정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메모리 제조사들의 웨이퍼당 수익성은 유례없는 수준으로 치솟은 셈이다. 다만 이 같은 비교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따른다. TSMC의 수치는 고객사로부터 수취하는 웨이퍼 가공 가격인 반면, D램 수치는 제조사가 완제품 메모리를 판매해 거둘 수 있는 총매출 잠재력을 나타낸다. 아울러 로직 칩 제조에 필수적인 첨단 패키징 비용이 배제된 데다, TSMC의 실제 웨이퍼 공급가는 주문 수량과 고객사별 계약 조건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 D램 지표 역시 소량·산발적으로 거래되는 현물가를 기준으로 삼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공급사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장기 고정거래(계약) 가격과는 차이가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공개로 유지되는 D램 고정거래 가격이 최근 강세를 보이는 만큼 현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이에 메모리 업체들의 웨이퍼당 가격은 TSMC를 더욱 크게 앞설 가능성이 있다.

2026.09.24 11:29진운용 기자

삼성전자, 차세대 D램 'D0a' 로드맵 수정…하이브리드 본딩 앞당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D램 개발 전략을 수정했다. 기존 프로젝트성으로 개발되던 'B1b' 기술을 최근 정식 로드맵에 편입하고, 이를 첫 10나노미터(nm) 미만 D램인 'D0a'로 명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삼성전자 D0a은 수직트랜지스터(VCT) D램을 지칭하던 공정이었다. 대신 VCT D램은 'D0a-V'라는 별도 명칭으로 분류됐다. 삼성전자가 D0a의 명칭을 변경한 이유는 범용 D램 내 최첨단 패키징 도입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이다. B1b는 웨이퍼투웨이퍼(W2W)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해 내부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을 뜻한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초 B1b는 연구개발은 되고 있었으나 삼성전자의 정식 로드맵에는 없던 공정이다. 이번 전략 수정으로 D0a에 편입된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B1b D램의 발빠른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D0a 명칭 VCT D램→B1b로 전환 23일 지디넷코리아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세대 D램 D0a의 개념을 기존 VCT D램에서 B1b로 전환했다. D램은 내부 회로선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가장 최근 상용화된 D램은 1c(6세대 10나노급)다. 선폭은 11~12나노 수준이다. 차세대 제품인 1d(7세대 10나노급)는 10~11나노로, 사실상 마지막 10나노급 D램에 해당한다. 다만 이때 선폭은 실제 물리적인 수치가 아닌, 성능을 가늠하기 위한 마케팅 용어다. 첫 10나노 미만 D램인 D0a를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다양한 기술적 변혁을 시도해왔다. 대표적 기술이 B1b다. B1b는 메모리 셀과 주변부 구동회로인 페리를 각각 다른 웨이퍼에 제조한 뒤 붙이는 기술이다. 페리 위에 셀을 얹는 구조다. 기존 셀과 페리를 한 웨이퍼에 모두 집적하는 방식 대비 셀을 밀도 있게 배치하는 데 유리하다. 셀과 페리에 각각 최적화된 공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B1b에는 W2W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각 칩의 구리 배선을 직접 연결해 붙인다. 작은 돌기(범프)로 칩을 연결하는 기존 패키징 대비 칩 집적도와 성능을 높일 수 있다. 400단 이상 고적층 낸드에서도 W2W 하이브리드 본딩 채용이 본격화된다. W2W는 웨이퍼와 웨이퍼를 붙인다는 의미다. B1b 서두르는 이유…"VCT D램 도입엔 시간 더 필요" 삼성전자 D0a 공정으로 불리던 VCT D램은 파생격인 D0a-V로 변경됐다. VCT는 D램 셀(메모리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 내부에 수평으로 배치되던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세우는 기술이다. 트랜지스터 구조를 수직으로 변경하면 셀 면적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셀 면적은 가로·세로 기준 치수(F:Feature)를 곱해 6F²(스퀘어)였다. VCT 적용 시 이를 4F스퀘어로 변경 가능하다. 셀 면적이 작아지면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셀을 집적할 수 있다. 다만 VCT D램은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형성하기 위한 고종횡비 식각 기술, 셀 면적 감소에 따른 누설 전류 증가를 해결하기 위한 신소재 적용 등이 필요하다. 반면 B1b와 같은 W2W 하이브리드 본딩은 CMOS 이미지센서, 고적층 낸드 등 기존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이미 양산 적용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D0a 공정 구현의 우선 순위를 기존 VCT D램에서 B1b로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디자인 상으로 VCT보다 B1b가 상용화 허들이 더 낮아서, 업계에서는 B1b 기술 선제 도입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VCT보다 B1b 도입을 더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1b, 차세대 AI 메모리 사업에도 큰 영향 B1b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B1b를 차세대 AI 메모리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오는 2029년께 HBM5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인 HBM4E 대비 동작속도를 약 50% 이상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B1b 기반 D0a D램이 실제 상용화 궤도에 오르는 시점은 빨라야 2년 후 정도로 추산된다. 업계는 구체적인 양산 투자 일정이 내년 중반께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VCT D램도 지속 병행개발되고 있다. 향후에는 B1b를 기반으로 VCT D램, 3D D램 등이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3D D램은 셀 자체를 수직으로 적층하는 기술로, VCT D램 이후 도입될 제품이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수석부사장은 "B1b는 궁극적으로 VCT D램이나 3D D램과 병행 적용될 것"이라며 "셀과 페리를 분리 제조할 경우 얻게되는 이점이 많아, 하이브리드 본딩은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향후 D램 셀 아키텍처에 함께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09.23 14:06장경윤 기자

삼성전자, 최신 퀄컴칩서 차세대 'LPDDR6' 업계 최초 검증 완료

삼성전자가 최근 퀄컴의 최첨단 모바일 칩셋 스냅드래곤8 엘리트 6세대에서 'LPDDR6' 검증을 완료했다. LPDDR6는 내년부터 본격 상용화 궤도에 오르는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다. 삼성전자는 이번 검증을 통해 서버 및 엣지 AI 시장에서 D램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자사 LPDDR6가 퀄컴의 최첨단 모바일 칩셋에서 검증을 완료했다고 23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LPDDR은 스마트폰, 서버 등에 탑재되는 저전력 D램이다. LPDDR6는 지난해 하반기 표준이 제정된 가장 최신 세대 규격에 해당한다. LPDDR6의 대역폭은 10.6~14.4Gbps로, 이전 세대(8.5~10.7Gbps) 대비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16GB 용량의 LPDDR6를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익스트림 6세대'에서 최대 10.7Gbps 속도로 업계 최초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초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이어져 온 삼성전자와 퀄컴 간 긴밀한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 삼성 LPDDR6가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의 요구 수준을 충족할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 양사는 고도화되는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빠르게 접목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상무는 "이번 검증으로 LPDDR6의 기술 경쟁력과 제품 완성도를 다시 한번 입증한 만큼, 향후 고객과 시장의 상용화 일정에 맞춰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하고 차세대 AI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등 온디바이스 AI가 멀티모달 AI와 AI 에이전트로 고도화되면서, 업계에서는 고성능·저전력 LPDDR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생성형 AI 스마트폰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36%에서 2026년 45%, 2027년 52%로 확대돼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스마트폰 출하량보다 메모리 탑재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반면, 스마트폰에 탑재된 전체 D램 용량은 6.1% 증가했다. 기기당 평균 D램 용량도 7.8GB에서 8.3GB로 5.5%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글로벌 모바일 D램 시장 1위를 유지해 왔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43%를 기록했다. 향후 LPDDR 시장에서는 LPDDR6 비중이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옴디아는 전체 LPDDR 출하량 가운데 LPDDR6 비중이 2027년 3%에서 2028년 9%, 2029년 21%, 2030년 39%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6.09.23 10:40장경윤 기자

한미반도체, 2.5D 지원 첨단 패키징 장비 'FC 본더 75' 첫 출하

한미반도체가 AI 반도체용 대면적 2.5D 패키징을 지원하는 장비 'FC 본더 75'를 글로벌 고객사에 첫 출하했다고 22일 밝혔다. FC 본더 75 장비 출하는 한미반도체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2.5D 패키징 시장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 반도체는 고사양화되면서 하나의 패키지에 CPU, GPU, HBM 등 여러 반도체를 집적하는 2.5D 패키징 기술이 부각되고, 인터포저(Interposer)와 기판 면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패키징 장비 또한 고사양화가 요구되고 있으며, 파운드리와 반도체 외주 패키지(OSAT) 기업들로부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5D 패키징 기술로는 TSMC의 CoWoS가 대표적이다. 향후 TSMC는 패키징 방식을 CoWoS에서 CoPoS, 3D-SoIC로 고도화할 계획이며, OSAT 기업에서 TSMC 패키징 채택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텔의 EMIB-T 기술이 구글 TPU와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ASIC 칩에 적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FC 본더 75'는 75mm × 75mm 크기의 대형 인터포저 패키징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범용 반도체 패키징 크기인 20mm × 20mm보다 넓은 면적을 처리할 수 있어, 차세대 AI 반도체에서 요구되는 초대형 다이(Die)와 멀티칩 집적을 가능하게 한다. 한미반도체는 'FC 본더 75' 외에도 다양한 2.5D 패키징 장비 라인업을 출시하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FC 본더 3.5', '2.5D TC 본더 40 C2S', '2.5D TC 본더 40 C2W'를 잇따라 출시했고, '2.5D TC 본더 120'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장비 라인업 확대는 올해 10월 예정된 미국 현지 법인 '한미USA' 설립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2028년 본격 가동될 예정인 미국 내 AI 빅테크, 파운드리, OSAT, 메모리 기업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FC 본더 75 첫 출하를 시작으로 HBM용 TC 본더뿐만 아니라 AI 패키지용 TC 본더 장비와 다양한 패키지 장비를 고객사에 공급하며 AI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2026.09.22 16:01장경윤 기자

정부, 미래 전력수요 대안 '원전의 역할' 국민 의견 듣는다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원전의 역할'을 놓고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원전 공론화 추진계획'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앞으로 약 3개월간 원전 공론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부후 장관은 “반도체·전기차 확대 등으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충분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원전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 원전 안전성이나 사용후 핵연료 문제 등에 대한 국민 우려와 불안감도 있어서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 문제를 정부 결정만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정부가 고민해 온 여러 선택지와 쟁점을 국민과 솔직하게 나누고 국민 여러분과 생각을 직접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기후부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총 11명 이내로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인문사회·과학기술·조사통계·갈등관리·에너지 등 각 분야 관련 유관단체로부터 후보자를 추천받아 구성할 예정이다. 특히 원전과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중립적인 인사로 위원회를 구성해서 공론화 과정의 신뢰를 확보할 계획이다. 원전 찬반 관련해서는 공론화위원회와 별도로 전문위원회를 구성한다. 전문위원회에서는 원전과 전력수급, 공론화 과정에 필요한 전문적인 의견과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공론화위원회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 기후부에 권고하고, 기후부는 공론화 결과를 고려해 전력수급과 계통 등 전문적인 의견을 반영한 제12차 전기본을 수립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공론화는 단순히 신규 원전을 건설할 것인지, 말 것인지만 묻는 찬반 토론으로 진행하지는 않고 전력수급을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다양한 가치를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이 과정에서 원전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공론화는 약 3개월간 진행하고 12월 께 공론화위원회 권고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2026.09.22 15:35주문정 기자

모두의 AI, 현실이 되다…'AI페스타' 1년만에 확 달라진다

지난 해 열린 AI페스타 25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거대언어모델(LLM)의 가능성을 폭넓게 선보여 많은 각광을 받았다. 1년 만에 돌아온 AI 페스타 26에서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과를 내는 실전 AI 중심 행사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다. AI 모델의 성능을 소개하는 데서 기업 업무와 제조·물류·공공·안보 등 다양한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국가 공식 인공지능주간(AI Week) 대표 행사인 AI 페스타 26은 오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린다. 올해는 'AI, 현실이 되다. 모두의 AI'를 주제로 AI가 실제 산업과 기업 현장에서 만들어내는 변화와 성과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AI 페스타 25는 AI 산업 전반을 큰 틀에서 조망하는 방식으로 전시장을 구성했다. AI 코어존, AI 융합존, AI 트렌드존, AI 거브존 등 4개 콘셉트로 나눠 초거대 AI 모델, AI 반도체, 클라우드와 데이터 인프라, 산업별 AI 활용 사례, 생성형 AI, 공공·정책 분야 AI 등을 폭넓게 소개했다. 지난해 AI 페스타 25에는 국내외 203개 기업이 참가해 466개 부스를 운영했고, 약 6만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사흘간 행사에 하루 평균 2만 명 안팎이 방문한 셈이다. 생성형 AI 열풍이 이어지던 시기 대기업과 AI 전문기업, 클라우드·데이터 기업, 스타트업, 공공기관 등이 대거 참가하면서 국내 대표 AI 산업 행사로서의 위상을 키웠다. 올해는 전시장 구성부터 확 달라진다. 지난해의 4개 대분류 전시 체계에서 벗어나 9개 테마 특별관을 운영한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AI 경진대회, 피지컬 AI·로봇, K-AI 파트너십, 에이전틱 AI+X, AI 반도체, AI 인프라, 국방 AI, 보안·양자 등이 주요 전시 축이다. 지난해 전시장 구성은 생성형 AI와 AI 생태계 전반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데 무게를 뒀다. 하지만 올해는 시장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기술과 산업별 활용 분야를 각각 독립된 전시 주제로 전면에 배치했다. 전시장 자체가 AI 산업의 기술 흐름과 사업 수요를 보여주는 지도로 바뀌는 셈이다. 행사 주최 측은 올해 약 210개 기업, 500개 이상 부스 규모로 코엑스 전시홀을 가득 채워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참가 기업 부스는 지난해 466개보다 최소 34개 이상 증가한다. 참가 기업과 부스 수는 22일 현재 집계 기준이다. 최종 실적은 행사 종료 후 확정된다. 올해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분야는 에이전틱AI다.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이미지·코드를 생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에이전틱 AI는 주어진 목표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찾고 업무를 계획하며 여러 시스템과 도구를 연계해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의 AI 도입 수요도 단순 챗봇 구축이나 회의록 요약, 문서 작성 보조 등 개별 기능을 활용하는 단계에서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자동화하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고객 상담, 영업 지원, 마케팅 운영,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구매·정산·인사 업무 등에 AI를 연결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AI 경쟁의 기준도 모델 성능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졌다. 이제는 기존 업무 시스템과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되는지, 민감한 기업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 실제 업무 시간을 얼마나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지가 AI 도입의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이전틱 AI+X 특별관은 이러한 기업 수요를 반영해 AI가 산업과 직무별 업무에 어떤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피지컬 AI·로봇도 올해 전시장 변화의 핵심 축이다. 피지컬 AI는 AI가 화면 속 데이터와 문서를 처리하는 데 머물지 않고, 로봇·센서·제어 시스템과 결합해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품질 검사와 설비 관리, 물류 현장에서는 분류·이송과 재고 관리, 서비스 공간에서는 안내·배송·안전 관리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로보틱스와 산업 AI가 AI 융합 분야에서 다뤄졌지만 올해는 피지컬 AI·로봇을 별도 특별관으로 구성했다. AI가 디지털 업무를 지원하는 기술을 넘어 공장과 물류센터, 병원, 도심 공간 등 물리적 현장에서 일하는 기술로 확장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AI 반도체와 AI 인프라가 독립 전시 축으로 부각된 것도 지난해와 다른 점이다. 지난해에는 초거대 AI 모델, 반도체, 클라우드, 데이터 인프라 등이 AI 코어존 안에서 함께 소개됐다. 올해는 AI 반도체와 인프라를 각각 별도 테마로 구성해 AI 산업의 경쟁이 모델 개발을 넘어 컴퓨팅 자원과 서비스 운영 역량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하려면 고성능 반도체와 서버,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네트워크, 데이터 관리와 전력 효율 기술이 필요하다.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기업은 모델뿐 아니라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와 보안 체계까지 확보해야 한다. AI 페스타 26이 AI 반도체와 AI 인프라를 전면에 배치한 배경이다. 보안·양자와 국방 AI를 별도 특별관으로 구성한 것도 주목된다. AI가 사무 자동화와 인터넷 서비스 영역을 넘어 국가 기반시설, 공공 서비스, 제조와 안보 분야로 확산하면서 보안성, 신뢰성, 안정성은 AI 활용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기업과 기관이 민감 데이터와 핵심 산업 정보를 다루는 AI를 도입할수록 데이터 보호, 접근 통제, 모델 보안,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행사의 성격도 기술 전시회에서 AI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넓어진다. 기술 공급기업과 AI 도입을 검토하는 수요기업을 연결하는 비즈니스 매칭 라운지, AI 스타트업 밋업데이, B2B 테크투어 등이 함께 운영된다. 전시장에서 기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도입 상담과 협업, 투자, 판로 개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AI 서밋과 퓨처테크 컨퍼런스, 퀀텀포럼, 사이버보안 컨퍼런스, AI 융합 인재개발 포럼 등 분야별 프로그램도 행사 기간 이어진다. 마지막 날에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구현된 AI 사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AIR 쇼케이스가 열릴 예정이다. AI 페스타 26 관계자는 "지난해가 생성형 AI를 통해 국내 AI 산업의 가능성과 기술 저변을 확인한 자리였다면 올해는 AI가 기업과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성과를 내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반도체와 인프라를 아우르는 전시와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실질적인 협력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6.09.22 14:32남혁우 기자

"대한민국엔 반도체 거점 기관 없다…국가R&D는 파편화"

"대한민국에는 반도체 거점 기관이 없다. 구심점이 없어 국가 R&D가 파편화되고 있다."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 반도체 연구소 구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인프라 현황 및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날 행사는 대전시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 및 실증 거점으로 국가반도체연구소 구축이 시급하고, 최적지가 대전이라는 공감대 확산과 이의 구체적인 구축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전 지역구 국회의원 7명 전부가 주최자로 나섰다. 박범계·박용갑·박정현·장종태·장철민·조승래·황정아 의원 등이다. 윤 회장은 국가 반도체 R&D 및 산업 문제점으로 ▲국가 R&D와 상용화 연계 역량 분산 ▲산학연 연구 역량 결집위한 구심점 부재 ▲초미세공정·상용화개발·시제품제작 및 실증평가 등이 가능한 300mm 공공팹 부재 ▲상용화 R&D 수행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해외 의존 불가피 등을 꼽았다. 윤 회장은 특히, "국내 대학·연구소·공공팹이 100~150mm 소구경에 머물고 있고, 삼성이나 SK하이닉스 300mm는 자사 양산전용 설비이기 때문에 산업 전반이 함께 쓸 개방형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산학연을 위한 국가반도체연구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나노인프라 기관으로는 나노종합기술원과 서울대 반도체공정연구소, DGIST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 한국나노기술원, ETRI 반도체 소부장기술센터, 나노융합기술원 등 총 14개가 있으나 기초연구 및 교육 등의 목적으로 개별 운영 중이라고 윤 의장은 지적했다. 신설할 국가반도체연구소 역할과 기능으로 △12인치(300mm) 첨단 반도체 제조·실증 팹 구축을 통해 20나노급 반도체 제조와 설계검증을 실제 양산과 동일한 환경에서 지원 △전공정과 후공정을 통합한 단일 플랫폼에서 국산화 실증 수행 △허브-앤-스포크 체계로 전국 특화팹을 연결하고 단일 창구로 서비스 제공 △차세대 반도체 R&D 및 미래인재 양성 등을 제시했다. 윤 회장은 또 국가반도체연구소 향후 운영 방안으로 300mm 팹 구축을 재차 강조하며, △개방형 플레이그라운드 △상용화거점 △전주기 원스톱 지원 등 3대 축으로의 기능을 제시했다. 해외 예시도 들었다. 윤 회장은 유럽(벨기에)의 아이멕(imec)과 미국은 NY 크레이츠 등은 현재 300mm 공공팹을 갖추고, EUV(극자외선) 노광공정 등을 적극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 토론에서는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 △최성율 KAIST 연구부총장 △권석준 성균관대 부학장 △김학진 넥스틴 부사장 △진병주 아이에스티이 부사장 △김동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과장 등이 참석했다. 김형준 단장은 서울대 국가반도체연구소 경험을 언급하며 "반도체 시설 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고, 운영비도 최소 20년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진 부사장은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엔 반도체 분야의 제대로된 R&D가 없다. 특히 3D DRAM 연구도 국내는 아무도 안한다. 중국만 한다"며 "중소기업 장비업체들에 EUV는 놔두더라도, 패턴이라도 최신 장비로 공공팹이 서비스해달라"고 주문했다. 진병주 아이에스티이 부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 레벨을 못따라간다. 장비를 만들어 현장에 납품하면, 개선요소나 나오고, 설계까지 다시 하는데 2년 정도 걸린다"며 "이에 대해 빨리 대응할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준 원천기술과장은 "반도체 연구소 얘기는 5년 전에도 나왔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파운드리냐 연구소냐의 얘기도 나오고,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기 때문에 연구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모을 필요도 있었다"며 "이제 새로운 거버넌스와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과장은 또 "인프라 부재 얘기도 나왔지만, R&D도 체계화돼야 한다. 소재와 소자 등을 연계할 구심점이 필요하다. 분산된 연구체계 묶을 R&D 허브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운영은 인하우스 방식보다 오픈형으로 운영되는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 이들은 ▲대학·출연연 연구 성과의 산업 연계 ▲기업 기술의 시험·검증 ▲팹리스·소부장 기업 지원 ▲미래 반도체 인재 양성 ▲AI 반도체·첨단패키징 등 미래 전략 분야 연구 등을 수행하는 국가 반도체 R&D 플랫폼으로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9.22 11:23박희범 기자

'반도체 초격차 신화' 권오현 전 삼성회장, KAIST 이사장에

대한민국 반도체 초격차를 이끈 권오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 이사장이 KAIST 이사장을 맡게 됐다. KAIST 이사회는 9월 21일 서울에서 제298회 임시이사회를 열고, 권오현 전 삼성회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권 신임 이사장은 1975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KAIST에서 전기공학 석사와 1985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삼성에 합류한뒤 1992년 세계 최초 64Mb DRAM 개발을 이끌며 삼성전자 '초격차 전략'의 토대를 닦았다.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2008~2011년), 대표이사 부회장(2012~2017년), 대표이사 회장 겸 종합기술원 회장(2017~2020년)을 지내며 한국 반도체 산업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는 한국발명진흥회 회장(2021~2022년), 서울대학교 제7대 이사장(2023~2025년)을 지냈다. 2025년 9월부터 기업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기획예산처(당시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2021년부터는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금탑산업훈장(2009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2014년), 인촌상 산업기술 부문(2012년), 다산기술상(1997년) 등을 받았으며, 저서로 '초격차(2018년)'와 '다시, 초격차(2020년)'가 있다. KAIST 동문인 권 이사장은 2018년 동문 최초로 KAIST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신진 연구자를 지원하는 '권오현조교수' 제도가 마련되는 데 힘을 보태 매년 물리·수학·화학·생명·공학 분야의 젊은 교원을 뒷받침하는 등 모교와 인연을 이어 왔다. 지난 8월 제297회 임시이사회에서 KAIST 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번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권 이사장의 임기는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승인일부터 이사 임기 만료일인 2029년 8월 19일까지다.

2026.09.21 19:21박희범 기자

퓨리오사AI, 3세대 칩에 HBM 12개 탑재...HBM 물량 조달 어떻게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차세대 3세대 칩에 고대역폭메모리(HBM) 12개를 탑재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단일 칩의 스케일링 한계를 깨고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 시장을 직접 겨냥하겠다는 포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영진 퓨리오사AI 부사장은 최근 열린 반도체 설계자산 컨퍼런스 'IP-SoC 데이 코리아 2026'에 참석해 개발 중인 3세대 칩의 구체적인 사양을 공개했다. 퓨리오사AI의 3세대 칩은 TSMC 2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선단 공정이 적용된다. 브로드컴과 공동 개발 중으로,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메모리 탑재량이다. 차세대 제품에 탑재되는 HBM은 12개로, 용량은 576GB에 달한다. 이는 칩당 2개가 탑재되는 레니게이드(RNGD) 용량(48GB)의 12배 수준이다. 대역폭은 초당 48TB를 지원해 레니게이드 대비 32배 넓어졌다. 연산 성능은 레니게이드의 32배인 32PFLOPS(페타플롭스)로 예상된다. 퓨리오사AI는 빅다이(Big Die) 기술을 통해 해당 칩을 구현한다. 이를 위해 I/O(입출력) 다이와 중앙에 850mm² 육박하는 2개의 대형 다이가 대칭으로 배치되는 거대한 구조를 택했다. 조 부사장은 "3세대 칩은 2세대 대비 물리적으로 8배가량 커진 초대형 칩"이라며 "이를 통해 단일 칩의 물리적 스케일링 한계를 제거하고 시스템 레벨에서의 연산 및 메모리 확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퓨리오사AI의 이 같은 칩 대형화 스펙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HBM 공급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한 칩당 12개에 달하는 막대한 HBM 물량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AI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HBM은 시장에서 씨가 마른 상황이라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며 “대기업도 구하기 힘든데, 스타트업이 물량을 어떻게 조달하려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경쟁력 있는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성공적으로 상용화에 이르면 HBM 조달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 안팎에서는 퓨리오사AI가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브로드컴의 턴키(일괄 수주)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이 '공급망 장악력'에 있다고 보고 있다. 최선단 파운드리 공정과 HBM 등 핵심 인프라를 대거 확보하고 있는 브로드컴울 지렛대 삼아 부품 조달 병목을 해결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퓨리오사AI가 HBM 12개를 얹은 초대형 칩을 완성하기 위해, 브로드컴의 막강한 공급망을 지렛대로 삼은 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026.09.21 17:03전화평 기자

"中, 2030년 세계 메모리 생산 비중 20% 차지…韓도 '원팀' 필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후발주자들의 생산능력 비중이 오는 2030년 20%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AI·반도체 메카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글로벌 반도체&AI 산업 세미나'에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도 기업 간 경쟁 체제는 유지하되, 국가 인프라와 인재, 표준 등을 '원팀(One Team)'처럼 공동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中, 전체 메모리 생산서 향후 비중 20%…기술 진보도 빨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현재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에 따라 전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전체 매출은 약 9000억 달러(한화 약 1247조원)로, 과거 최고치였던 전년 대비 4배 수준으로 예상된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률도 80%에 육박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메모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게는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댄 킴 테크인사이츠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중국은 정부 주도의 자본 투자로 사이클에 좌우되지 않는 막대한 투자를 집행 중"이라며 "전체 메모리 생산능력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0% 초반대에서 2030년 20%로 유의미한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중국 최대 D램 제조업체인 CXMT, 낸드 제조업체인 YMTC가 거론된다. 이들 기업은 단순한 설비투자 확대를 넘어, AI 인프라향 고부가 메모리도 매우 빠른 속도로 상용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CXMT는 최근 차세대 모바일용 D램인 LPDDR6를 양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5나노미터(nm)급으로 알려진 'G5' 공정도 양산화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도 현지 서버 기업들과 지속적인 양산 검증을 거치고 있다. 中, 자체 완결형 AI 생태계가 강점…韓도 '원팀' 갖춰야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수석부사장은 "중국은 자체적으로 완성형 AI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AI 칩 설계 기업과 시스템 기업, 대규모 수요의 내수 시장, 장비기업, 정부 정책 등이 모두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추격 속도를 단순히 공정 세대만으로 파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최 부사장은 "셀(메모리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 면적을 축소해도 수율이 낮거나 전력효율성이 떨어지면 효용이 없다"며 "공정 세대 명칭보다는 적용 기술이나 양산 완성도를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은 고부가 AI 메모리 분야에서 탄탄한 양산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테크인사이츠는 이를 토대로 한국 반도체 산업이 국가 차원의 'One AI 팩토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통합형 AI 플랫폼, SK하이닉스의 고객형 계층 메모리 등을 잘 발전시킴과 동시에, 소부장이 공정 고도화를 담당해야 한다"며 "동시에 학계 밎 정부가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 기업 간 간경쟁 속에서도 국가 인프라 및 표준을 공동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21 16:52장경윤 기자

머스크 '테라팹', 상표권 분쟁... 美 테라프린트 "우리가 먼저"

일론 머스크가 미국 내 AI 반도체 대량 생산을 위해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이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다. 전력 공급도, 반도체 생산 기술도, 건설 속도도 아닌 상표권 분쟁이다. 미국 나노기술 기업 '테라프린트'가 테라팹 구상이 공개되기 전부터 'TERA-FAB' 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왔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xAI는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서부지방법원에 테라프린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테라팹' 명칭이 테라프린트의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구하는 것이 소송의 핵심이다. 머스크, AI 반도체 자체 생산 위해 '테라팹' 추진 테라팹은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관련 기업이 이용하는 반도체를 직접 조달하려는 구상에서 시작됐다. 지난 1월 말 실적발표에서 일론 머스크는 "3~4년 내 반도체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으려면 반도체 생산과 패키징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자체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3월 21일에는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테라팹 프로젝트를, 22일에는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4월에는 반도체 공정 기술에서 미국 기업인 인텔 지원을 받기로 하는 한편 7월에는 첨단 공정 초기 구축에 참여했던 인텔 공정 전문가를 영입했다. 테라프린트, 2021년 'TERA-FAB' 상표 등록 테라팹의 반도체 생산을 위해 필요한 공정 기술 확보 작업이 진행되면서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는 가운데,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미국 일리노이 주 소재 나노기술 기업 '테라프린트'가 상표권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테라프린트는 학교나 정부, 기업 등의 연구소를 대상으로 미세 패턴을 제작할 수 있는 데스크톱급 나노·마이크로 리소그래피 장비를 개발해 왔다. 테라프린트는 이 장비에 '테라팹(TERA-FAB)'이라는 이름을 써 왔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따르면 테라프린트는 2021년 'TERA-FAB' 상표를 등록했다. 또 상표 용도로 '실리콘 및 유리 칩 등 나노 단위 식각·인쇄 장비와 관련된 상품 및 서비스'를 명시했다. 테슬라 상표 출원 뒤 경고장 발송... 협상 결렬 후 법정행 테슬라가 5월 중순 '테라팹', '테슬라 테라팹' 등 관련 상표 세 건을 출원하자, 테라프린트는 같은 달 하순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상표 출원 관련 사전 경고장을 보냈다. 미국 CBS 계열 텍사스 지역 방송국인 KBTX는 "테라프린트는 '테라팹'의 상표 유사성으로 고객사의 혼란을 야기하거나 상표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양사는 지난 6월부터 8월 사이 여섯 차례 협의했지만 협상이 결렬됐고 테슬라·스페이스X·xAI가 텍사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심 쟁점은 상표 유사성과 소비자 혼동 가능성 양측의 쟁점은 ▲ '테라팹'이라는 상표의 유사성이 있는지 ▲ '테라팹'이라는 명칭이 실제로 고객사에 혼동을 줄 수 있는지로 요약된다. 미국 PC매거진에 따르면 테라프린트 창업자인 안드레이 이반킨은 "'테라팹'이라는 상표는 10년 이상 먼저 써 왔으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테라팹'도 철자상 거의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테슬라와 스페이스X 측은 양측의 사업 영역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 혼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한다. 양사는 소장에서 "'테라팹'이라는 상표는 대규모 반도체 제조시설을 의미하며 테라프린트는 칩 설계나 로직·메모리 반도체 제조 및 패키징 사업을 진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상표권 영역 확장 시점도 관건 테라프린트는 자신들의 사업이 반도체와도 관련이 있다고 반박한다. 회사 측은 "국방부 관련 계약을 통해 반도체를 제작하고 있으며 일부 AI 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테슬라 측은 테라프린트의 상표 범위 확대 시점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테라프린트는 테슬라가 '테라팹' 상표를 출원한 직후인 5월 22일 'TERA-FAB'의 지정 상품·서비스 범위를 '반도체 소재와 실리콘 칩, 나노전자 장치, AI 설계 서비스' 등으로 확대해 달라고 출원했다. 테슬라 측은 이를 근거로 "테라프린트는 테라팹 프로젝트가 가시화되자 상표권 범위를 확대했다"고 주장한다. 상표 분쟁과 공장 건설은 별개... 법정 밖 합의 가능성도 테슬라와 스페이스X, xAI 등 세 회사가 제기한 소송은 테라프린트가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테라팹' 명칭이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을 구하고 소송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또 이번 소송의 핵심은 상표권 문제로, 반도체 생산 핵심 기술을 둘러싼 특허 분쟁도 아니다. '테라팹' 대신 다른 이름을 선택해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는 것도 가능하다. 1심 이후 당사자 중 어느 한 쪽이 항소할 경우 연방항소법원에서 법적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양측이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는 재판을 계속하는 대신 라이선스 계약, 상표권 이용 조건 제한 등에 합의할 가능성도 남았다.

2026.09.21 16:43권봉석 기자

[AI는 지금] "AI 투자비 감당 안 된다"…빅테크, 부채 줄이려 3000억 달러 보증 확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거세지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자금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쏟아부을 투자금이 자체 현금흐름을 넘어설 정도로 불어나자 빅테크들이 신용등급을 지키면서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부채를 직접 떠안지 않는 금융기법까지 활용하는 모습이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타와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의 최근 12개월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에 제공한 '잔존가치보증(Residual Value Guarantee)'은 최대 3000억 달러에 달했다. 모건스탠리는 7개 하이퍼스케일러와 반도체 기업이 재무제표에 부채로 반영하지 않은 각종 약정과 신용지원 규모를 3조1000억 달러 이상으로 집계했다. 잔존가치보증은 데이터센터나 AI 칩의 미래 가치를 일정 수준까지 보장하는 금융 방식이다. 빅테크가 직접 돈을 빌리는 대신 특수목적법인(SPV)이 인프라를 소유하고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다. 또 향후 자산을 매각하거나 재임대할 때 가격이 보장된 최소 가치에 미치지 못하면 빅테크가 정해진 범위에서 부족분을 부담한다. 이 구조를 활용하면 빅테크는 자체 신용도를 활용해 조달금리를 낮추면서 관련 부채 전액을 대차대조표에 반영하지 않아도 된다. 금융기관도 AI 칩이나 데이터센터가 빠른 기술 변화로 가치가 떨어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잔존가치보증이 붙은 프로젝트의 조달금리는 보증 기업의 회사채보다 1~1.5%포인트(p)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 팀 뮤지얼 CIBC 프라이빗웰스 US 채권부문 책임자는 "모두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런 미래 약정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방식을 AI 인프라 투자에 처음 도입한 곳은 메타다. 메타는 블루아울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하는 2GW 규모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에 280억 달러의 잔존가치보증을 제공했다. 이를 토대로 프로젝트는 27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메타는 지난 7월 미국 엘패소에 건설 중인 1GW 데이터센터에도 비슷한 구조를 적용했다. 데이터센터에서 시작된 잔존가치보증은 AI 반도체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브로드컴은 지난 6월 앤트로픽이 임차할 1GW 규모 AI 칩을 SPV에 판매하면서 290억 달러 규모의 보증 부담을 떠안았다. 이는 브로드컴과 구글이 앤트로픽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해 마련한 벤더 파이낸싱 프로그램의 일부다. 브로드컴은 내년 예정된 앤트로픽용 추가 5GW와 오픈AI용 맞춤형 칩 1.3GW 공급에도 보증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주요 프론티어 AI 기업의 수익성 개선과 기초자산의 지속적인 가치를 고려할 때 보증이 실제 실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도 보증을 앞세워 고객사의 AI 인프라 자금조달 지원에 나섰다. 오픈AI용 데이터센터를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하는 소프트뱅크 자회사 SB에너지에 1050억 달러 규모의 보증을 제공한 것이다. 오픈AI가 임차를 시작하는 2028년까지 관련 부채는 엔비디아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으며, 해당 데이터센터는 20년간 엔비디아 하드웨어를 독점적으로 사용한다. 엔비디아는 골드만삭스와 월가 투자자들이 최대 5000억 달러를 조성해 엔비디아 기반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거래에도 최대 25%의 잔존가치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 칩 업체가 고객의 자금조달을 지원해 대규모 구매를 가능하게 하고 장기간 자사 제품 수요까지 확보하는 방식이다. 신용평가사들도 이를 기업 신용도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S&P글로벌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예상되는 데이터센터나 AI 칩의 매각가치보다 기업이 보증한 가치가 높으면 그 차액을 레버리지에 추가한다. S&P가 검토한 잔존가치보증 거래에서는 이 차이가 최대 약 25%까지 나타났다. 200억 달러 규모 거래라면 약 50억 달러를 보증 기업의 부채에 추가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자산가치 하락이 기업의 재무 부담으로 현실화된 사례는 제한적이다. S&P는 메타의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가치를 보수적으로 산정하고도 관련 부채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해 메타의 레버리지를 별도로 조정하지 않았다. 더그 콜란드레아 KBRA 수석디렉터는 "지난 1년 동안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적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이는 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하는 일을 훨씬 복잡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2026.09.21 11:26장유미 기자

리벨리온 NPU, SKT 4대 상용 AI 서비스에 채택…'하루 40억 토큰' 처리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가 SK텔레콤의 주요 상용 AI 서비스 4종의 핵심 엔진으로 전면 확대 적용됐다. 국산 AI 반도체가 대규모 트래픽을 실시간으로 감당하는 주류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벨리온은 자사 AI 반도체가 SK텔레콤 대표 서비스 4개의 핵심 기능에 확대 탑재됐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에이닷 통화요약' 관계추정 기능에 자체 NPU 서버 '아톰맥스(ATOM-Max)'를 최초 상용 적용한 이후 반년 만에 음성합성, 인공지능 고객센터, 피싱 문자 차단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6월부터 순차적으로 ▲에이닷 통화요약 '한 줄 요약' ▲에이닷 '스트리밍 음성합성(TTS)' ▲AI 고객센터(AICC) '상담 후처리 및 검색 시스템' ▲스캠뱅가드 '미끼문자 탐지' 등 4대 서비스에 리벨리온 NPU가 도입됐다. 현재 리벨리온 인프라가 처리하는 트래픽은 하루 약 1,400만 건, AI 모델이 연산하는 최소 단위인 토큰 기준으로는 일 40억 개를 웃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상용 서비스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특히 저지연·고성능 연산력을 기반으로 텍스트 생성과 동시에 문장 단위로 음성을 즉시 합성하는 에이닷 스트리밍 TTS를 지연 없이 구동해 매끄러운 대화 경험을 제공한다. 또 글로벌 표준 배포 환경을 지원해 스캠뱅가드가 서비스 중단 없이 신종·변종 사기 탐지 모델을 즉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SK텔레콤은 NPU 수십 대와 가속 카드 수백 장을 연동한 'NPU 팜(Farm)'을 구축하고 사내 여러 서비스가 자원을 공유하는 풀(Pool) 방식을 도입했다. 서비스 워크로드에 맞춰 GPU와 NPU를 유연하게 재배치함으로써 전사 컴퓨팅 인프라 비용을 대폭 낮췄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국민이 매일 쓰는 대규모 서비스 4개가 리벨리온 인프라 위에서 원활하게 가동되며 국산 NPU의 신뢰성을 입증했다”며 “상용 운영 실적을 발판 삼아 금융·통신·공공 등 국내외 AI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박병관 SK텔레콤 코어플랫폼담당은 "AI 컴퓨팅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GPU뿐만 아니라 리벨리온의 NPU를 적극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AI 서비스 태스크별 특성에 맞춰 GPU와 NPU를 선별적으로 활용 및 재배치해 전사 AI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NPU팜을 확대하여 국산 NPU 반도체 활용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사내외 AI 컴퓨팅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2026.09.21 09:22전화평 기자

"BOE, 반도체 패키징 전략 분명...삼성·LGD 관심은 중간"

전 세계 주요 패널 업체 중 BOE와 이노룩스만 첨단 반도체 패키징 전략이 분명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이달 중순 중국에서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대부분의 패널 업체가 첨단 반도체 패키징 시장을 어느 정도 평가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반도체 패키징 기술에 대한 관심은 '중간'(medium)으로 분류했다. 여기서 말하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은 팬아웃(FO)-패널레벨패키징(PLP)과 반도체 유리기판 등을 말한다. 최근 수익성이 떨어졌거나 가동을 중단한 액정표시장치(LCD) 팹을 다시 활용하기 위해, 또는 신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국내외 패널 업체는 반도체 패키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 기술에 관심이 '높음'(high)으로 분류된 패널 업체는 BOE와 이노룩스, 한스타, JDI 4곳이다. 이들 기업 중 BOE와 이노룩스 2곳은 관련 전략이 분명하다고 평가됐다. 옴디아는 BOE가 510x515mm 기판을 사용하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유리 코어 등 일부 제품 샘플을 잠재 고객에 보냈다고 밝혔다. 양산 시기는 빨라야 2028년 이후로 추정됐다. BOE는 510x515mm 라인을 여러 단계에 걸쳐 확대하는 것을 포함해 장기 전략을 수립했다고 평가됐다. BOE는 ES윈(ESWIN)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S윈의 자회사 이친트(Echint)는 현재 600x600mm FO-PLP 개발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BOE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공동패키징광학(CPO) 기술을 개발 중이고,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과도 협력 중이다. 마이크로 LED CPO에서 마이크로 LED는 기존 광통신에서 사용하던 레이저 광원을 대체한다. CPO는 기존 메인보드 가장자리에 꽂던 광섬유 모듈(트랜시버)을 연산 칩과 같은 기판 위에 통합한다. 마이크로 LED CPO는 데이터 전송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노룩스는 전력반도체(PMIC) FO-PLP를 만드는 팹1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이노룩스는 팹4와 팹2는 매각했고, 팹3와 팹5 매각을 검토 중이다. 이노룩스는 지난 6월 TSMC, 이비덴과 CoPoS(Chip on Panel on Substrate)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CoPoS는 유리(사각형) 인터포저를 사용하는 유리기판 기술이다. 파트너십으로 이노룩스는 유리관통전극(TGV)에, 이비덴은 빌드업 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됐다. TSMC의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는 실리콘(원형) 인터포저를 사용하는 점에서 CoPoS와 다르다. 옴디아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반도체 패키징 기술에 대한 관심이 중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그룹 계열사 중) 삼성전기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지원하는 주요 패키징 업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함께 유리 인터포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반도체 패키징 기술에 대한 관심도 중간으로 추정됐다. 옴디아는 "LG전자가 LG이노텍 등 그룹 계열사와 전략·기술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LG디스플레이가 가동을 중단한 팹을 반도체 패키징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일부 기술 개발에 관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6.09.21 02:16이기종 기자

LG이노텍, AI로 '최적 부품' 탐색…견적 산출 시간 70% 줄였다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신제품 견적 산출 시간을 기존 대비 70% 이상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LG이노텍은 신제품에 적용할 최적의 부품을 빠르게 찾는 AI(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구축한 'AI 부품 제안 시스템'은 방대한 사내외 부품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부품별 사양과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2년여간의 개발을 거쳐 최근 전 사업부에 해당 시스템을 본격 적용했다.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반도체 기판, 차량용 부품 등에는 평균 수백 개의 부품이 탑재된다. 기존에는 수주를 위한 견적 산출과 개발 과정에서 사내 여러 시스템에 분산된 정보 확인과 신규 부품 발굴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LG이노텍은 부품 탐색에 AI를 전격 도입했다. 탐색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가격과 성능을 모두 고려한 최적의 부품을 선정해, 제품 제안의 완성도와 수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먼저 LG이노텍은 커패시터, 인덕터 등 사내외 부품 약 200만개의 데이터를 통합했다. 제조사마다 다른 부품 명칭, 사양, 단위를 표준화해 AI가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후 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부품 제안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필요한 부품 사양을 입력하면 AI가 전체 데이터 중 조건이 유사한 부품을 찾아 보여준다. 기존 구매 부품은 물론 외부 시장 데이터까지 살펴볼 수 있어, 담당자의 경험과 구매 이력에 머물던 부품 탐색 범위를 크게 확대했다. 또한 AI가 사양이 유사한 부품의 실제 구매 이력과 가격 변동 추이 등을 분석해, 현재 가격 수준을 제시할 수 있다. 참고 가격의 신뢰도는 96% 이상으로 나타났다. 기존 구매 부품뿐 아니라 구매 이력이 없는 새로운 부품의 가격 수준까지 예측 가능하다. 'AI 부품 제안 시스템' 도입으로 LG이노텍은 신제품 견적 산출 시간을 기존 대비 70% 넘게 줄였다. 단축된 시간만큼 고객 요구사항을 보다 세밀히 검토해 제안의 완성도를 높이고,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특정 부품의 단종이나 공급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대체 부품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어, 부품 수급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김준성 LG이노텍 구매센터장(상무)은 “'AI 부품 제안 시스템'은 다양한 부품을 다루는 제조기업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기존 방식을 완전히 바꾼 의미 있는 혁신”이라며 “앞으로도 AX 기반의 일하는 방식을 통해 고객의 기대를 넘어선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0 09:49장경윤 기자

[AI는 지금] AI 투자, 오픈AI·앤트로픽에 몰렸다…韓도 상위 10곳 74.5% 점유

인공지능(AI) 벤처투자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자금은 소수 대형 기업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에선 오픈AI·앤트로픽 등 프론티어 AI 기업의 초대형 후속투자가 전체 시장을 끌어올렸고, 국내에서도 AI 반도체와 모델 기업을 중심으로 후기단계 투자가 늘면서 상위 기업의 자금 흡수력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표한 '글로벌 AI 벤처투자 동향과 투자 집중구조 : 국내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투자액 가운데 AI가 차지한 비중은 75.9%에 달했다. 2021년 23.5%에서 52.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같은 기간 거래건수 비중은 20.4%에서 36.6%로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늘었다. 이처럼 투자액 비중이 거래건수보다 훨씬 빠르게 늘면서 AI 투자시장 확대가 신규 투자 대상 증가보다 개별 거래의 대형화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AI VC의 건당 평균 투자액은 2021년 1350만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5550만 달러로 4배 이상 늘었다. 전체 VC 평균과 비교해도 격차가 커졌다. AI VC의 건당 투자규모는 2021년 전체 VC 평균의 1.15배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08배까지 높아졌다. 자금은 미국과 후기단계(시리즈 C 이상) 기업으로 빠르게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 동안 미국은 글로벌 AI VC 투자액의 84.1%를 차지했다. 미국·중국·영국 등 상위 3개국 비중도 92.9%에 달했고 국가별 투자 집중도를 나타내는 허핀달-허시먼지수(HHI)는 2022년 3684에서 올해 상반기 7124로 상승했다. 투자 단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시드(창업 초기)·초기단계(시리즈 A~B) 투자는 전체 거래건수의 92.8%를 차지했지만 투자액 기준 비중은 27.2%에 그쳤다. 후기단계는 거래건수 비중이 7.2%에 불과했지만 투자액의 72.8%를 차지했다. 또 지난 2023년 39.5%까지 떨어졌던 후기단계 투자액 비중은 2025년 61.8%로 올라선 뒤 올해 들어 더 높아졌다. 초대형 거래의 영향은 더 커졌다. 10억 달러 이상 AI 투자거래는 2021년 13건에서 2025년 22건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34건을 기록했다. 해당 거래들의 투자액은 올해 상반기 3167억 달러로 전체 AI VC 투자액의 약 74%를 차지했다. 기업별 집중도 역시 크게 높아졌다. 글로벌 AI VC 투자액 가운데 상위 3개 피투자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6%에서 올해 상반기 55.7%로 높아졌다. 상위 10개 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8.9%에서 67.5%로 확대됐다. 이는 오픈AI와 앤트로픽, xAI 등이 대규모 자금조달을 반복한 영향이 컸다. 투자 대상도 AI 서비스에서 기반 기술로 이동했다. 2500만 달러 이상 대형 투자에서 AI 모델 기업의 비중은 2021년 1.5%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에 61.0%까지 상승했다. AI 서비스·애플리케이션 비중은 같은 기간 73.9%에서 18.7%로 낮아졌다. 국내 AI VC 시장은 투자액 자체가 크게 늘지 않았으나, 전체 VC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높아졌다. 국내 전체 VC 투자액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9.9%에서 올해 상반기 44.3%로 상승했다. 반면 AI VC 투자액은 2021년 20억4800만 달러, 2025년 17억9500만 달러, 올해 상반기 18억5400만 달러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다. 전체 VC 시장이 축소되면서 AI 투자의 상대적 비중이 커진 것이다. 다만 국내 자금도 후기단계와 일부 기업에 빠르게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국내 AI VC 투자액 가운데 후기단계 비중은 72.3%로, 글로벌 72.8%와 비슷했다. 상위 3개 기업이 전체 투자액의 55.8%, 상위 10개 기업은 74.5%를 차지했다. 2021년 상위 10개 기업 비중이 31.0%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투자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은 차이를 보였다. 글로벌 대형 투자가 AI 모델에 집중된 반면, 국내에선 AI 반도체와 AI 모델이 양대 투자 분야로 부상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국내 AI VC 투자액 가운데 AI 반도체 비중은 33.4%, AI 모델은 26.8%로, 두 분야를 합쳐 60.2%를 차지했다. 2021년 79.4%에 달했던 AI 서비스·애플리케이션 비중은 같은 기간 21.0%까지 낮아졌다. 이는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엑시나 등 AI 반도체 기업과 업스테이지 등 AI 모델 기업의 대규모 후속투자가 이어진 영향이다. SPRi는 "투자금이 성장기업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초기 기업의 시장 진입 경로와 후속 자금조달 체계를 함께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초기 AI 기업은 투자 이후에도 컴퓨팅 자원과 고객 확보, 기술 검증이 필요한 만큼 자본 공급만으로는 성장 과정의 자금 공백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책펀드 간 후속투자 연계와 컴퓨팅 지원, 민간 전략적 투자자의 사업협력을 함께 묶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분야별로 필요한 자본 규모와 회수기간, 기술개발 기간이 다른 만큼 기술·산업 특성에 따라 투자체계를 달리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6.09.19 11:05장유미 기자

로옴, BMW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SiC 반도체 공급

일본 반도체 회사 로옴이 BMW의 차세대 전기자동차 플랫폼에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를 공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공급하는 로옴의 SiC 반도체 제품 이름은 'SiC 파워 디바이스(이하 파워 디바이스)'다. 로옴 관계자는 "파워 디바이스는 BMW의 6세대 전동 파워트레인 시스템에 탑재돼 열악한 운용환경에서도 높은 에너지 효율과 안정적인 동작을 구현한다"며 "전기차 주행 거리와 충전 성능, 차량 전체 에너지 효율 최적화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볼프람 하르낙 로옴 사장은 "이번 채택으로 로옴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글로벌 완성차, 부품 공급사와 협력해 모빌리티 전동화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9.18 16:54진운용 기자

SK하이닉스 손자회사 솔리다임, 美 첫 낸드 공장 구축 추진

SK하이닉스의 낸드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에 첫 낸드 양산라인 구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19일 파악됐다. 현재 공장 부지, 투자 시점 등 세부 계획을 조율하는 단계다.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확대로 낸드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미국 현지 고객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란 풀이가 나온다. 최근 최태원 SK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주도하는 미국 AI 투자 확대 기조와도 맞물린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21년 말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설립한 미국법인이다. 당시 전체 인수 규모는 9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0조원)였다. 솔리다임은 중국 다롄에 1공장이 있고, 올 3분기부터 다롄 2공장 설비투자도 시작했다. 미국에는 본사와 연구개발(R&D) 센터만 있고 생산거점은 없다. 솔리다임이 미국 첫 생산거점 구축을 검토하는 지역은 미국 동부다. 현재 부지 선정과 생산품목, 양산시점 등을 세부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솔리다임이 미국 빅테크 기업의 AI 서버용 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양산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고객들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의를 바탕으로 투자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솔리다임은 AI 데이터센터용 쿼드레벨셀(QLC) 낸드 개발에 주력해 왔다. QLC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 하나에 4비트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3비트를 저장하는 트리플레벨셀(TLC) 등 타 방식 대비 대용량 SSD 구현에 유리하다. 특히 엔비디아의 블랙웰·베라루빈 등 차세대 AI 플랫폼이 요구하는 낸드 용량이 급증하면서, 고용량 낸드 주문도 몰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낸드 매출은 142억 7290만 달러(약 19조 8000억원)로 전 분기보다 89.5% 뛰었다. 솔리다임의 미국 투자는 SK그룹이 추진 중인 미국 내 투자 확대 기조와 맞물린다. 현재 SK그룹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과 현지 첨단 패키징 팹 구축에 이어, 추가 메모리 생산공장 구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솔리다임 역시 나스닥에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최태원 SK 회장도 지난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SK하이닉스 ADR 상장 기념행사에서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시설 외에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력·용수·인력·공급망 등 여건이 갖춰지면 메모리 생산공장 건설도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에는 외신과 업계를 통해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미국 내 메모리 생산 협력설도 나온다. 최종 확정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미국 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실현 가능성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솔리다임 관계자는 미국 내 설비투자 계획과 관련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2026.09.18 13:44장경윤 기자

美 반도체 투자 확대 요구에...이 대통령 "기업 판단·국익 고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반도체 현지 투자 확대 요구에 대해 기업의 경영 판단과 국내 산업전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미국에서 생산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추가 투자 규모는 기업 의견을 존중하면서 국익 차원에서 판단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반도체 공장 건설 요구와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이미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 규모로 더 늘릴 것이냐는 기업의 경영 판단도 있고, 한국의 산업 전략과도 관계된 것”이라며 “기업들의 의견을 존중해 가며 국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결론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현지 생산 확대 요구만을 기준으로 추가 투자를 결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과 관련 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해외 투자 확대와 국내 생산 기반 확충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 역시 추가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과 패키징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면서 한국 기업의 추가 투자 여부도 한미 간 산업 협력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인 대미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국익을 강조했다. 그는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제가 내용을 보니까 동의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다시 이야기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핵심 쟁점으로는 '상업적 합리성'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두 번째 정상회담 날 아침 7시30분까지 타협이 안 되다가 다행히 우리가 원하는 대로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표현을 넣었다”면서도 “지금 구체적인 투자 협의를 시작하니까 그게 또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투자금 회수와 수익 배분, 손실이 발생한 사업의 처리 방식 등 구체적인 조건을 놓고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를 두고 “밤잠을 설칠 만큼 고민을 많이 한다”며 “국익은 정말 중요하다. 어떠한 관계나 압박, 강요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26.09.18 12:35박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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