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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스냅드래곤 사운드 엘리트 2세대' 공개

[마우이(미국)=지디넷코리아 전화평 기자] 무선 이어폰 등 오디오 웨어러블 기기가 단순히 소리를 듣는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상황을 인지하고 대화형으로 돕는 '인공지능(AI) 비서'로 탈바꿈한다. 퀄컴은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에서 차세대 지능형 오디오 기기를 위한 '스냅드래곤 사운드 엘리트 2세대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번 신규 플랫폼은 프리미엄 오디오 기술에 강력한 온디바이스 AI, 클라우드 연동 AI, 초저전력 와이파이(Wi-Fi) 6E를 하나로 통합해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오디오 경험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효율성이다. 전작 대비 AI 연산 성능을 최대 2배 끌어올려 기기 자체에서 여러 지능형 기능을 매끄럽게 실행하면서도, 전력 소비는 최대 40%, 칩 면적은 최대 30% 줄였다. 이를 통해 배터리 제약 없이 언제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퍼스널 AI 기기 설계가 가능해졌다. 퀄컴은 이 플랫폼이 카메라를 탑재해 사진 촬영 대신 사용자 주변의 맥락을 파악하는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아드 아스가르 퀄컴 수석 부사장 겸 XR·웨어러블·퍼스널 AI 본부장은 "자체 조사 결과 사용자의 최대 70%가 웨어러블 기기에 첨단 AI 기능 탑재를 원한다"며 "AI가 일상화될수록 항상 화면을 보는 방식이 아닌, AI 비서에게 직접 말을 걸고 실시간으로 도움을 받는 자연스러운 음성 상호작용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 플랫폼은 실시간 번역, 맥락 기반 어시스턴트, 오디오와 비전을 결합한 멀티모달 상호작용 등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결성과 오디오 본연의 성능도 대폭 강화됐다. 초저전력 와이파이 6E를 활용하는 '스냅드래곤 사운드 앱스 앤 에이전트'는 스마트폰을 거치지 않고 오디오 기기가 클라우드에 직접 연결되도록 돕는다. '퀄컴 aptX 로스리스'로 고음질을 구현하고, '퀄컴 XPAN'을 통해 기존 블루투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끊김 없는 연결을 지원한다. 또한 5세대 퀄컴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과 다중 마이크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소음 환경에서도 또렷한 대화와 안정적인 음성 인식을 제공한다. '스냅드래곤 오디오 센스 솔루션'은 사람의 목소리와 주변 소리를 명확히 구분해 AI가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하도록 돕는다. 퀄컴은 이 플랫폼이 이어버드, 헤드폰은 물론 오디오 글래스와 미래의 멀티모달 웨어러블 등 다양한 폼팩터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글로벌 오디오 브랜드 클리어(Cleer)는 이번 행사에서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오디오와 비전, AI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지능형 오디오 웨어러블 시제품을 시연해 차세대 기기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6.09.24 05:42전화평 기자

"스마트폰 다음은 XR"…퀄컴·삼성·구글, 차세대 폼팩터 3자 연합 구축

[마우이(미국)=지디넷코리아 전화평 기자]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었던 퀄컴, 삼성전자, 구글이 차세대 개인화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하드웨어, 운영체제(OS), 완제품을 아우르는 3자 협력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 지아드 아스가르 퀄컴 수석 부사장 겸 XR·웨어러블·퍼스널 AI 본부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에서 웨어러블 및 XR 생태계 전략을 발표했다. 발표는 구글과 합동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삼성전자를 핵심 디바이스 제조 파트너로 소개했다. 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워치, 안경, 헤드셋 등 다양한 기기 형태로 진화하는 온디바이스 에이전틱(Agentic)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인 셈이다. 3사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완제품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퀄컴이 연산 능력과 AI 처리 기능을 지원하는 전용 칩셋을 공급하면, 구글은 자사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에 맞춘 플랫폼 '안드로이드 XR(Android XR)'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탑재한 하드웨어 폼팩터를 설계 및 양산하며 완제품 생태계를 완성하는 형태다. 이날 샤람 이자디 구글 XR 부문 부사장은 "제미나이 시대를 맞아 삼성, 퀄컴과 함께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구축했다"며 3각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스냅드래곤 XR2 2세대를 탑재한 삼성 갤럭시 XR을 통해 무한한 가상 작업 공간과 고화질 엔터테인먼트, 3D 페인팅 등 몰입형 환경을 제미나이와 함께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기 다변화와 관련한 새로운 기술적 성과도 공개됐다. 아스가르 부사장은 "에이전틱 AI 시대를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성능 향상보다 '효율적인 지능'이 필수적"이라며, 스냅드래곤 AR1 및 AR1 플러스 플랫폼이 세계 최초로 '멀티모달 1비트(1-bit) 모델'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프리스미얼(Prism-EMIL)과의 협력을 통해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가벼운 안경 폼팩터에서도 실시간 번역이나 시각 기반 어시스턴트 등 무거운 AI 모델을 기기 자체에서 구동할 수 있게 됐다. 구글 역시 이러한 초저전력 칩셋을 활용한 스마트 안경 대중화 청사진을 밝혔다. 이자디 부사장은 젠틀몬스터, 와비파커 등 패션 아이웨어 브랜드와 협력해 스냅드래곤 AR1 기반의 지능형 안경을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사는 단일 기기 중심의 사용성을 넘어 일상 전반으로 기기 간 연계를 확장할 방침이다. 아스가르 부사장은 "퍼스널 AI를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삼성은 중요한 파트너"라며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은 채로 사용자의 시야와 음성을 실시간 공유하며 맥락을 파악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진정한 개인화 AI의 기반"이라고 밝혔다.

2026.09.24 05:32전화평 기자

스냅드래곤 NPU 품은 리퀴드AI…'에이전틱 폰' 진화 앞당긴다

[마우이(미국)=지디넷코리아 전화평 기자] 퀄컴이 파운데이션 모델 전문 기업 '리퀴드 AI(Liquid AI)'와 손잡고 스마트폰 기기 단에서 사용자의 일상을 파악해 스스로 행동하는 '선제적(Proactive) 에이전트' 생태계 구축에 전격 나선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 기조연설에서 라민 하사니 리퀴드 AI CEO와 대담을 갖고 기기 단에서 선제적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리퀴드 AI는 기기 간 AI 시스템 이동을 돕는 스마트 메모리 계층인 '리퀴드 컨텍스트(Liquid Context)'를 스냅드래곤 기반으로 최초 공개했다. 리퀴드 컨텍스트는 스냅드래곤의 신경망처리장치(NPU)에서 구동된다. 사용자의 허락하에 슬랙 메시지, 메모, 사진 등 모든 데이터를 센싱해 개인의 맥락을 깊이 파악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사니 CEO는 "단순히 요청에 반응하는 것을 넘어, 평소 습관을 파악해 알아서 소셜 미디어 게시물 초안을 작성해 두는 등 적극적으로 일상에 개입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차량 내 지능을 구현하는 데에도 스냅드래곤 칩 기반의 에이전트가 적용되고 있다. 리퀴드 AI가 온디바이스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스냅드래곤을 선택한 이유는 '이기종(Heterogeneous) 아키텍처'의 조화에 있다. 하사니 CEO는 "사용자와 함께하며 상시 정보를 수집하려면 강력한 온디바이스 시스템이 필수적"이라며 "에이전트 구동은 헥사곤 NPU, 데이터 센싱은 센싱 허브, 샘플링은 CPU로 분담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리퀴드 AI가 개발한 2세대 파운데이션 모델 역시 이미 퀄컴 칩에 완벽히 최적화된 상태다. 두 CEO는 AI의 미래가 훈련이 끝난 '고정형 모델'에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평생 학습자(Lifelong learners)'로 이동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존 AI가 학습이 끝난 시점의 스냅샷(고정형)에 불과했다면, 미래의 에이전틱 AI는 프로덕션(상용화) 단계에서도 사용자의 변화하는 취향에 맞춰 끝없이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사니 CEO는 "모델의 '규모(Scale)'가 역량을 부여한다면, 모델의 '적응성(Adaptability)'은 진정한 의미의 개인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아몬 CEO는 기기(엣지)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적응과 개인화 덕분에 클라우드와 로컬 기기가 완벽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작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몬 CEO는 "결국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고유한 기기와 맥락을 갖게 되므로, 클라우드와 엣지의 대결 구도를 논하는 것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며 "기기와 사용자가 존재하는 바로 그 접점에서 진정한 AI의 적응과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9.24 04:58전화평 기자

[카드뉴스] AI도 나이를 먹을까

안녕하세요, AMEET 기자입니다. 요즘 "AI도 경험이 쌓이면 전기를 덜 쓰지 않을까?"라는 궁금증, 다들 한 번쯤 가져보셨을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고 해요. AI 서버 한 대가 쓰는 전력은 무려 120kW로, 집 40채가 쓰는 전기와 맞먹는 수준이에요. 그런데 AI패널들 사이에서도 "AI가 진짜로 성장해서 전기를 덜 쓸 수 있느냐"를 두고 의견이 갈렸는데, "불가능하다"는 응답이 60%로 "부분적으로 가능하다"는 40%보다 더 많았답니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AI는 매번 질문을 처리할 때마다 뇌 전체를 풀가동해야 하고, 한 번 만들어진 구조는 쉽게 바꿀 수 없어요. 게다가 계속 복습하듯 재학습이 필요하고, 근본적인 뼈대 자체에 한계가 있다 보니 사람처럼 '연륜이 쌓여 효율이 좋아지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는 거죠.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제각각인데요, 도입 기업은 비용 절감을, 빅테크는 마케팅 효과를, 규제기관은 투명성을 각각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결국 AI는 나이 들며 성숙해지는 존재가 아니라, 계속 덧칠되는 캔버스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 AI를 도입하기 전에는 화려한 성장 신화에 속지 말고, 실제로 들어가는 진짜 비용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더 자세한 내용은 AI의눈 보고서에서 확인해보세요! ▶ 해당 보고서 보기 https://ameet.zdnet.co.kr/uploads/b1e41b7c.html ▶ 지디넷코리아가 리바랩스 'AMEET'과 공동 제공하는 AI 활용 기사입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시려면 'AI의 눈' 서비스로 이동해주세요. (☞ 보고서 서비스 바로가기)

2026.09.23 21:23AMEET

"수율 따른 급 나누기 아니다"…퀄컴 익스트림 칩, 다이부터 달랐다

[마우이(미국)=지디넷코리아 전화평 기자] 퀄컴이 새롭게 선보인 최상위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 엘리트 익스트림 6세대'는 기본형인 엘리트 모델과 설계 밑단부터 완전히 다른 별개의 칩(Die)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업계 관행인 생산수율에 따른 급 나누기가 아니라, 제조 단계부터 에이전틱 인공지능(AI)과 극한의 성능을 위해 아예 다른 도면으로 빚은 쌍둥이 형제인 셈이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본부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 모바일 Q&A 세션에서 "엘리트와 익스트림은 단순한 버전 차이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매우 다른 다이(very different die)"라고 못 박았다. 두 칩셋은 오라이온(Oryon) 중앙처리장치(CPU)라는 동일한 설계 유전자(DNA)를 공유하지만, 그 외 확장 기능은 확연히 다르다. 익스트림 모델은 8K 60fps 동영상 촬영과 전문가용 APV·VVC 코덱을 독점 지원하며, 메모리 용량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매트릭스 가속기 구성도 엘리트보다 크고 촘촘하게 설계됐다. 제조사(OEM)들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을 구성할 때 원가를 최적화하고 타깃 소비자에 맞춰 유연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두 가지 하드웨어 옵션을 제공한 것이다. 익스트림 모델이 엘리트와 구별되는 또 다른 특징은 '발열 제어'를 위한 독자 패키징 기술이다. 극한의 사양을 견뎌야 하는 익스트림에는 '오프셋 POP(Offset Package on Package)' 방식을 적용했다. 칩 위에 메모리를 곧바로 쌓아 올리는 기존 방식과 달리, 메모리를 위쪽 측면으로 비스듬히 엇갈리게 배치해 물리적 틈(창)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고사양 게임이나 연산 시 다이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신속하게 방출해 스로틀링(성능 저하) 없이 최대 성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기본형인 엘리트 모델에는 기존의 전통적 POP 패키징을 그대로 적용했다. 퀄컴이 익스트림이라는 별도의 칩을 설계한 궁극적인 이유는 다가올 '에이전틱 AI'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다. 에이전틱 AI 시대 명령은 "다음 휴가 계획을 세우고 예약해 줘"처럼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복합 프롬프트(Compound prompt) 형태이기 때문이다. 비네쉬 수쿠마 퀄컴 제품 관리 부사장은 "복잡한 에이전트 작업을 병렬로 처리하려면 강력한 멀티 스레드가 필수"라며 "익스트림 모델은 엘리트 대비 훨씬 많은 스칼라 및 벡터 스레드를 탑재해 복합 명령을 1초 내에 완결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패트릭 수석부사장은 "결국 클라우드의 추론 기능과 기기의 추론 기능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가 나타날 것"이라며 "맥락을 생성하고 에이전트가 사용자와 친밀해지도록 하는 데 있어 기기(온디바이스)가 고유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듀얼 플래그십 전략에 따른 스마트폰 업체의 채택 전망에 대해 패트릭 수석부사장은 "제조사들이 자사의 기기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며 두 칩셋을 혼합할지, 하나만 선택할지 결정하는 매우 건전한 조합(healthy mix)을 목격하고 있다"며 "서로 다른 폼팩터나 최종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가치 특성을 강조하는 일부 제조사는 익스트림이 아닌 엘리트만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등, 시장에서 두 칩셋의 혼합된 형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23 16:54전화평 기자

[르포] 사진 찍자 내 얼굴이 캐릭터로…일상 파고든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

[마우이(미국)=지디넷코리아 전화평 기자]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스냅드래곤 서밋 2026' 데모 세션 현장에서 마주한 차세대 기기들은 퀄컴이 제시한 청사진을 대변하고 있었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 6세대를 품은 기기들은 단순 연산 도구를 넘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에이전틱 인공지능(AI)'으로 진화한 모습이었다. 온디바이스 AI 성능을 체험해봤다. 발걸음이 먼저 향한 곳은 AI 개인 맞춤형 트레이딩 카드를 만들어주는 부스였다. 태블릿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이름을 입력하자, 잠시 후 화면에 기자 얼굴 특징을 절묘하게 융합한 테니스 선수 카드가 나타났다. 단순히 기존 틀에 얼굴만 합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생성형 AI가 사용자 사진과 가상 이미지를 결합해 고유한 디자인을 빚어냈다. 옆 부스에서는 코딩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었다. 자연어 기반 노코드 애플리케이션 개발 데모 부스에서 키보드로 가정 내 가전제품을 원격 제어하는 앱을 만들어 달라는 문장을 입력하자, AI가 곧바로 설계와 코드 생성에 돌입했다. 전문가가 매달려도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법한 작업이 불과 7~10분 남짓한 시간에 실행 가능한 결과물로 탄생했다. 행사장 한가운데 가장 붐비는 곳으로 파고들자 22일 중국에서 처음 공개된 직후 글로벌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AI PC 큐엔북(QwenBook)이 자리하고 있었다. 운영체제 자체를 AI 에이전트 구동 기반으로 삼는 기기답게 작동 방식부터 달랐다. 데스크톱 채팅창에 상사에게 보낼 제안서 작성과 이메일 전송을 지시하자, AI는 사용자 업무 패턴과 인간관계를 맥락으로 파악해 즉시 백그라운드 작업에 착수했다. 노트북 덮개를 닫아둔 대기 상태에서도 AI는 24시간 쉬지 않았고,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작업 진척도를 실시간 확인하거나 새로운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 모든 작업이 끝난 뒤 마음대로 메일을 발송하는 대신, 초안과 판단 내역을 화면에 띄워 사용자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휴먼 인 더 루프 방식은 AI의 자동화 편의성과 인간의 통제권을 완벽하게 조화시킨 모습이었다. 시각 경험을 극대화한 세션도 돋보였다. 식사 풍경이 담긴 7개의 짧은 영상 클립을 선택하자, 스마트폰 내부 신경망처리장치(NPU)와 비전언어모델(VLM)이 순식간에 맥락을 분석해 1분 30초 분량의 매끄러운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자동 편집했다. 기기 내부에서 스스로 핵심 장면만 식별해 화면 전환까지 자연스럽게 적용한 결과물이었다.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 아드레노 뉴럴 퓨전(ANF) 데모에서는 화면의 질적 차이가 확연했다. 기능을 끈 상태에서는 캐릭터 이동 시 프레임이 다소 뚝뚝 끊기는 느낌이 있었지만, 기능을 활성화하자 캐릭터 움직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졌다. 끊임없는 조작이 필요한 롤플레잉 게임이나 찰나의 부드러운 화면 전환이 생명인 1인칭 슈팅 게임에 최적화된 성능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2026.09.23 16:22전화평 기자

[ZD SW 투데이] 빅밸류, 'AI 레디 데이터 기반 AX' 전략 논의 外

지디넷코리아가 소프트웨어(SW)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ZD SW 투데이'를 마련했습니다. SW뿐 아니라 클라우드, 보안, 인공지능(AI)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의 소식을 담은 만큼 좀 더 쉽고 편하게 이슈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빅밸류, 'AI 레디 데이터 기반 AX' 전략 논의 빅밸류가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사옥에서 국가데이터처와 간담회를 열고 'AI 레디 데이터 기반 AX'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국가데이터처의 방문은 민간의 데이터 기반 AX 사례를 살펴보고, 민관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현장 소통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 이선희 인공지능통계혁신과장을 비롯해 빅밸류 경영진이 참석했다. 빅밸류는 이날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이끌어내는 AI 레디 데이터 구축·활용 노하우를 공유했다. 특히 기업과 기관이 해결하려는 업무 문제를 먼저 정의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가공하는 단계부터 AI 적용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 현업 검증까지 이어지는 데이터 기반 AX 과정을 소개했다. ◆노타, '휴머노이드 서밋'서 로봇 AI 최적화 성과 공개 노타가 '휴머노이드 서밋 서울 2026'에서 자사 플랫폼 '넷츠프레소'를 활용해 퀄컴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환경에서 총 7종 로봇 AI 모델을 최적화한 사례를 발표했다. 노타는 서로 다른 모델과 하드웨어 조합에서 작업 성공률 하락을 최대 1%포인트(p) 이내로 유지하면서 추론 속도를 최대 7배 높여 실제 작업 속도는 3배 빨라졌다고 밝혔다. 다양한 로봇 AI 모델을 각 하드웨어 특성에 맞춰 최적화하며, 로봇 용도와 운영 조건에 따른 모델과 하드웨어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아스테로모프, '과학 AI' 경쟁력 넓힌다 아스테로모프가 범용 AI 모델을 과학 연구에 활용하기 위한 '추론 레이어' 기술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이는 거대언어모델(LLM)에 과학 분야별 데이터와 전문 도구를 결합하고 여러 AI 에이전트의 협업·검증 과정을 연결하는 식이다. 핵심은 반복적인 추론을 거치면서 연구 가설을 정교하게 발전시키는 '가설 진화 메커니즘'이다. 특정 기반 모델에 종속되지 않도록 설계해 연구 문제에 맞는 AI 에이전트와 데이터·도구를 조합한다는 설명이다. 아스테로모프는 기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개념검증 시스템 '틸라 1.0'을 개발했다. 회사 자체 평가에서 기반 모델인 'GLM 5.1'은 '프런티어 사이언스 리서치'에서 10.0%를 기록한 반면 추론 레이어를 적용한 틸라 1.0은 33.9%를 기록했다. ◆'국산 AI 서버' 매니코어소프트 dg5W, MLPerf GPU 4장급 처리량 1위 매니코어소프트가 국산 AI 서버로 국제 AI 성능평가 'MLPerf 인퍼런스에 v6.1'에 이름을 올렸다. 매니코어소프트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직접 액체로 식히는 방식으로 국제 공인 성능평가를 통과해 해외 서버와 같은 기준에서 성능을 검증받았다. PCIe 카드형 GPU를 직접액체냉각한 서버가 MLPerf 인퍼런스에 등재된 것은 글로벌 제조사를 포함해 이번이 처음이다. 본 평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지원하는 '친환경·고효율 AI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 조성 및 실증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공동 수행했다. ◆티젠소프트, 인천국제공항공사 통합메시지 전송 솔루션 구축 티젠소프트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스마트패스시스템에 통합메시지 전송 솔루션(TG 1st UMS) 구축을 마쳤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생체 정보를 활용한 스마트패스시스템은 여객 신원 확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대면 서비스 이용 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사용자 편의성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 전송 체계가 요구된다. 이에 티젠소프트는 스마트패스시스템과 연계 가능한 통합메시지 전송 솔루션을 구축해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각종 메시지와 안내 정보를 여객에게 효율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번 구축을 통해 스마트패스 ID·탑승권 등록 시 스마트패스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 전송 기반을 확보하고, 관련 안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6.09.23 16:17김미정 기자

삼성전자, 차세대 D램 'D0a' 로드맵 수정…하이브리드 본딩 앞당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D램 개발 전략을 수정했다. 기존 프로젝트성으로 개발되던 'B1b' 기술을 최근 정식 로드맵에 편입하고, 이를 첫 10나노미터(nm) 미만 D램인 'D0a'로 명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삼성전자 D0a은 수직트랜지스터(VCT) D램을 지칭하던 공정이었다. 대신 VCT D램은 'D0a-V'라는 별도 명칭으로 분류됐다. 삼성전자가 D0a의 명칭을 변경한 이유는 범용 D램 내 최첨단 패키징 도입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이다. B1b는 웨이퍼투웨이퍼(W2W)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해 내부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을 뜻한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초 B1b는 연구개발은 되고 있었으나 삼성전자의 정식 로드맵에는 없던 공정이다. 이번 전략 수정으로 D0a에 편입된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B1b D램의 발빠른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D0a 명칭 VCT D램→B1b로 전환 23일 지디넷코리아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세대 D램 D0a의 개념을 기존 VCT D램에서 B1b로 전환했다. D램은 내부 회로선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가장 최근 상용화된 D램은 1c(6세대 10나노급)다. 선폭은 11~12나노 수준이다. 차세대 제품인 1d(7세대 10나노급)는 10~11나노로, 사실상 마지막 10나노급 D램에 해당한다. 다만 이때 선폭은 실제 물리적인 수치가 아닌, 성능을 가늠하기 위한 마케팅 용어다. 첫 10나노 미만 D램인 D0a를 구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다양한 기술적 변혁을 시도해왔다. 대표적 기술이 B1b다. B1b는 메모리 셀과 주변부 구동회로인 페리를 각각 다른 웨이퍼에 제조한 뒤 붙이는 기술이다. 페리 위에 셀을 얹는 구조다. 기존 셀과 페리를 한 웨이퍼에 모두 집적하는 방식 대비 셀을 밀도 있게 배치하는 데 유리하다. 셀과 페리에 각각 최적화된 공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B1b에는 W2W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각 칩의 구리 배선을 직접 연결해 붙인다. 작은 돌기(범프)로 칩을 연결하는 기존 패키징 대비 칩 집적도와 성능을 높일 수 있다. 400단 이상 고적층 낸드에서도 W2W 하이브리드 본딩 채용이 본격화된다. W2W는 웨이퍼와 웨이퍼를 붙인다는 의미다. B1b 서두르는 이유…"VCT D램 도입엔 시간 더 필요" 삼성전자 D0a 공정으로 불리던 VCT D램은 파생격인 D0a-V로 변경됐다. VCT는 D램 셀(메모리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 내부에 수평으로 배치되던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세우는 기술이다. 트랜지스터 구조를 수직으로 변경하면 셀 면적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셀 면적은 가로·세로 기준 치수(F:Feature)를 곱해 6F²(스퀘어)였다. VCT 적용 시 이를 4F스퀘어로 변경 가능하다. 셀 면적이 작아지면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셀을 집적할 수 있다. 다만 VCT D램은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형성하기 위한 고종횡비 식각 기술, 셀 면적 감소에 따른 누설 전류 증가를 해결하기 위한 신소재 적용 등이 필요하다. 반면 B1b와 같은 W2W 하이브리드 본딩은 CMOS 이미지센서, 고적층 낸드 등 기존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이미 양산 적용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D0a 공정 구현의 우선 순위를 기존 VCT D램에서 B1b로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디자인 상으로 VCT보다 B1b가 상용화 허들이 더 낮아서, 업계에서는 B1b 기술 선제 도입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VCT보다 B1b 도입을 더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1b, 차세대 AI 메모리 'HBM5' 사업에도 큰 영향 B1b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B1b를 HBM5(8세대)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BM5는 오는 2029년께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전작인 HBM4E 대비 동작속도를 약 50% 이상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B1b 기반 D0a D램이 실제 상용화 궤도에 오르는 시점은 빨라야 2년 후 정도로 추산된다. 업계는 구체적인 양산 투자 일정이 내년 중반께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VCT D램도 지속 병행개발되고 있다. 향후에는 B1b를 기반으로 VCT D램, 3D D램 등이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3D D램은 셀 자체를 수직으로 적층하는 기술로, VCT D램 이후 도입될 제품이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수석부사장은 "B1b는 궁극적으로 VCT D램이나 3D D램과 병행 적용될 것"이라며 "셀과 페리를 분리 제조할 경우 얻게되는 이점이 많아, 하이브리드 본딩은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향후 D램 셀 아키텍처에 함께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09.23 14:06장경윤 기자

AI도 사람처럼 '경험치' 쌓아 연산 줄일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AMEET 기자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인공지능(AI)이 매번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걸 넘어, 시간이 갈수록 '노련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현재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산업에 대한 열광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거대한 고민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AI를 돌리는 데 들어가는 엄청난 에너지와 자원 문제인데요. 최신 AI 서버 랙 하나가 120kW의 전력을 집어삼키고, 이를 식히기 위해 2.5MW급 냉각 시스템이 동원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질문을 던집니다. AI도 사람처럼 경험이 쌓이면 적은 노력으로도 정답을 낼 수 있는 '성장'을 할 수 없을까요? 오늘은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서로 다른 철학을 가진 AI 패널들이 모여, AI의 발달 개념 도입 가능성을 놓고 벌인 심도 있는 토론 현장의 인사이트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토론에는 기술적 구현을 중시하는 AI 기술 전문가부터, 엄격한 데이터 검증을 추구하는 딥러닝 연구원, 경제적 타당성을 따지는 산업 경제 전문가, 그리고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인지과학 전문가와 비판적 시각을 가진 패널들이 참여했습니다. 각 패널은 AI가 단순히 파라미터를 늘리는 '벌크업'을 넘어, 경험을 통해 지능의 질을 바꾸는 '진화'가 가능한지를 두고 격렬하게 부딪혔는데요. AI 기술 전문가가 '기능적 구조 변화'를 성장의 증거로 제시하며 포문을 열자, 인지과학 전문가는 '물리적 가소성'의 부재를 들어 반박하는 등 논의는 기술적 담론을 넘어 지능의 본질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습니다. 과연 AI가 Day 1의 풋내기를 지나 Day 120의 숙련공이 될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어떤 논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기자의 시선으로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1. 지능의 노련함인가, 아니면 고도화된 눈속임인가 토론의 가장 큰 화두는 AI의 '성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있었습니다. AI 기술 전문가 패널은 2020년 발표된 eigentask 프레임워크를 근거로 들며, AI가 경험을 통해 내부 지식을 통합하고 효율적인 스킬을 자율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곧 성장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 관점에서는 AI가 Day 120에 이르렀을 때, Day 1보다 훨씬 적은 연산 자원으로도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기술 전문가는 이러한 기능적 변화가 단순히 파라미터를 업데이트하는 차원을 넘어선 '질적 도약'이라고 강조했죠. 특히 현재 AI 서버가 뿜어내는 열기와 전력 소모를 고려할 때, 지능이 스스로를 최적화해 나가는 과정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기술적 진화라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지과학 전문가는 매우 날카로운 반론을 제기하며 논점을 '물리적 구조'의 문제로 이동시켰습니다. 인간의 성장은 뇌의 회백질 밀도가 바뀌고 신경 연결이 끊어지거나 새로 생기는 '불가역적인 물리적 변화'를 동반하지만, 현재의 트랜스포머 기반 AI는 가중치 숫자가 바뀔 뿐 추론할 때 모든 파라미터를 훑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었는데요. 인지과학 패널은 이를 두고 "진정한 성장이 되려면 학습 곡선 자체가 가팔라져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즉, 예전보다 새로운 일을 배울 때 더 빨리 배워야 하는데, 현재의 AI는 구조적으로 매번 똑같은 탐색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논쟁은 AI 성장이 소프트웨어적인 '조건부 최적화'에 불과한지, 아니면 새로운 하드웨어 아키텍처를 요구하는 '근본적 발달'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번졌습니다. 비판적 관점의 AI 패널 역시 이 지점에서 의구심을 더했습니다. 지금까지의 '평생 학습' 연구들이 이미 지식 전달과 효율성 증대를 목표로 해왔는데, 이를 '성장'이라는 화려한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였습니다. 비판적 패널은 AI가 스스로 문제 해결 방식을 재구성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결국 기존 머신러닝의 고도화된 연장선일 뿐이라면 인간의 발달과 비교하기엔 전제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첫 번째 쟁점은 '기능적으로 자원을 덜 쓰면 성장인가'와 '내부 구조가 인간처럼 비가역적으로 변해야 성장인가'라는 정의의 충돌로 정리되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AI를 단순한 도구로 볼 것인지, 아니면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모방한 새로운 주체로 볼 것인지에 대한 시각차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2. 총소유연산량(TOC)의 장벽과 경제적 단위 경제학 논의가 깊어지자 딥러닝 연구원 패널은 감성적인 접근 대신 차가운 '수치'의 잣대를 들이밀었습니다. 그가 제시한 핵심 지표는 '총소유연산량(TOC)'이었는데요. AI가 성장을 해서 추론 연산량을 10% 줄였다고 하더라도, 그 성장을 위해 들어가는 '재생 학습(Replay Learning)' 비용과 지식 통합 비용이 더 크다면 그것을 과연 효율적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겁니다. 연구원 패널은 "Day 120에서 절감된 에너지가 그동안의 성장을 위해 쏟아부은 에너지를 상쇄하고도 남아야 한다"며 엄격한 증명 방식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120kW급 랙이 돌아가는 가혹한 연산 환경에서 재생 학습을 반복하는 것은 오히려 자원 낭비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윤리 전문가 패널은 이러한 효율성 지상주의가 가져올 '불투명성'을 경고하며 새로운 긴장을 조성했습니다. AI가 스스로 지식 구조를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잠재적 속성'을 발달시키는 과정이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효율성을 위해 내부 구조를 동적으로 바꾸는 AI는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할 위험이 크고, 이는 기존의 법적•사회적 책임 프레임워크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결국 두 번째 논점은 '경제적 이득이 위험을 감수할 만큼 충분한가'와 '효율성을 대가로 통제권을 상실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실무적 딜레마로 귀결되었습니다.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AI 성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추론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넘어, 학습과 추론을 합친 전체 에너지 효율과 그 과정의 설명 가능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점에 합의했습니다. 3. 아키텍처의 혁신 없이는 성장의 천장을 뚫지 못한다 토론의 후반부는 현재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돌파구를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인지과학 전문가는 현재의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고정된 지능'으로 규정하며,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인간의 뇌처럼 전력을 극도로 적게 쓰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신경형태(Neuromorphic) 컴퓨팅'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소프트웨어적인 기교만으로는 인간이 경험을 쌓아 숙련되는 것과 같은 근본적인 에너지 효율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뜻이죠. 이는 기술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동적 서브그래프 활성화'가 결국은 가중치라는 숫자 놀음에 갇혀 있다는 본질적인 비판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 전문가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eigentask 프레임워크를 통해 Day 120 시점에서 추론 연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실험적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것이 비록 물리적인 세포 변화는 아닐지라도 기능적으로는 인간의 '노련함'과 유사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딥러닝 연구원 역시 이러한 시도가 당장은 프로덕션 환경에 적용되기 어렵더라도, 정확도와 망각률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이는 메커니즘이 반복적으로 검증된다면 '성장'이라는 개념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물러섰습니다. 이는 보수적인 연구 현장에서도 AI의 자원 효율성 개선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결국 이번 토론은 AI의 성장이 단순히 '가능하다, 불가능하다'의 이분법적 결론을 내는 대신, 우리가 어떤 지표를 통해 성장을 측정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AI가 Day 1과 Day 120에서 보여주는 학습 곡선의 기울기, 전체 라이프사이클 동안 소모되는 총 에너지, 그리고 스스로를 재편하는 과정의 윤리적 투명성 등이 새로운 'AI 성장 성적표'의 항목으로 떠올랐습니다. 패널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AI는 성장할 수 있지만, 그 성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던 '학습'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이죠. 거대한 모델 경쟁에 지친 산업계에 '지능의 노련함'이라는 새로운 화두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실질적인 혁신의 좌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긴 토론의 여정을 돌아보니 AI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AI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의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태어난 순간 모든 것을 다 아는 만능 기계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점점 더 효율적이고 지혜로워지는 동반자로서의 가능성 말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인간의 뇌를 그대로 본떠야 하는지, 아니면 기계만의 독자적인 진화 경로를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팽팽한 이견이 남았습니다. 2026년의 높은 코스피 지수와 뜨거운 데이터센터의 열기 속에서, 우리는 오늘 지능이 걸어갈 새로운 길을 보았습니다. 기계가 덜 먹고 더 많이 생각하는 법을 깨닫는 그날, 우리는 비로소 AI를 '자랐다'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 해당 보고서 보기 https://ameet.zdnet.co.kr/uploads/b1e41b7c.html ▶ 지디넷코리아가 리바랩스 'AMEET'과 공동 제공하는 AI 활용 기사입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시려면 'AI의 눈' 서비스로 이동해주세요. (☞ 보고서 서비스 바로가기)

2026.09.23 10:45AMEET

AI 위험 검증하는 나라로…韓, '제3자 평가국' 노린다

인공지능(AI) 경쟁이 모델 성능을 넘어 누가 위험을 판단할 것인지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프런티어 AI 경쟁을 주도하면서 양국이 서로의 시스템을 직접 검증하기 어려울 경우 제3국이나 국제기구가 평가를 맡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23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제3국의 평가가 필요해지는 상황이 온다면 우리가 나서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다만 아직은 앞서가는 시나리오이자 희망 사항일 뿐 실제 역할을 맡으려면 프런티어 AI 기술과 평가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적으로도 프런티어 AI를 공동 평가하고 위험 정보를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오픈AI는 21일(현지시간) 한국 등 각국 AI안전연구소가 참여하는 협력망을 활용해 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공통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중 AI 안전 협의 시작…검증은 누가 최근 AI 개발 속도와 안전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도 AI 안전 문제가 의제로 떠올랐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미국은 중대한 AI 사고가 발생할 경우 서로 알리는 통보 체계를 중국 측에 제안했지만 중국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장은 "위협의 신호가 보이면 서로 핫라인을 개설해 이야기하고 협의하자는 논의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통보 체계가 만들어져도 상대국 AI 위험을 누가 확인할지는 남는다. 미국이 중국의 핵심 AI 시스템을 직접 들여다보거나 중국이 미국의 모델을 검사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김 소장은 장기적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과 비슷한 국제 통제체제가 AI에서도 등장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안보 전문가 사이에서도 핵 군축과 유사한 안전장치와 위기 소통 채널을 AI에 적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은 국제 평가체계가 만들어질 경우 참여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김 소장은 지난 8월 국제 AI 평가 협력망을 조정하는 영국 측과 의견을 나눴고 각국 AI안전연구소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라면 한국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영국이다. 영국 AI안전연구소는 2023년 11월부터 프런티어 AI를 직접 평가해왔다. 사이버와 생물안보 등 국가안보·공공안전 분야에서 첨단 모델을 반복적으로 시험하면서 평가 방법과 데이터를 축적했다. 김 소장은 영국이 현재 프런티어 AI 평가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AI안전연구소도 지난 2년간 영국의 평가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관련 역량을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AI 제재국이 되지 말고 제재를 논의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논의 발언권, 결국 '경험'에서 나온다 AI 안전 논의에서 한국의 발언권을 키우려면 기술력과 함께 실제 현장에서 쌓은 경험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는 "아직 AI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얼마나 자주 일으키는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는데 머릿속에서 만든 기준이 처음부터 정확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혈압 기준을 예로 들었다. 어느 수준부터 치료에 개입할지를 수많은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거쳐 정해온 것처럼 AI도 실제 적용과 실증을 반복하면서 기준을 다듬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한국이 표준에 대한 현장 실증을 많이 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기준을 실제 산업과 공공현장에 적용해 무엇이 맞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경험과 별개로 국제적으로 통용될 표준은 공적인 절차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 전종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표준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오픈AI나 앤트로픽이 '표준'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지만 그렇게 쓴다고 그냥 표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문서를 만드는 것과 권위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런 경험과 데이터가 축적되면 한국의 의견에 무게가 생기고 더 많은 국제 실증과 표준화 논의의 중심에 설 기회가 생긴다"며 "기준을 받아들이는 나라보다 기준이 현실에서 작동하는지를 증명하고 개선하는 나라가 AI 안전 논의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3 10:43김동원 기자

[이창근의 헤디트] 원주 강원감영의 밤, 봉래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이야기, 오래된 시간의 결이 담긴 헤리티지에 있습니다. 전통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읽고 디지털 기술과 예술적 상상력을 더할 때 문화자원은 공연과 전시, 도시와 공간, 콘텐츠와 산업의 언어로 확장됩니다. 정책과 현장,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한국다움이 오늘의 콘텐츠와 경험으로 어떻게 살아나는지를 이창근 칼럼니스트와 함께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원주 강원감영이 2027년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사업 신규 대상지로 선정됐다. 주제는 '신선이 머무는 세계, 봉래를 걷다'다. 강원감영 후원에 조영된 신선세계를 모티브로 원주의 유·무형유산과 자연유산을 연계한 야간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봉래를 걷다'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봉래를 보여주는 것과 봉래를 걷게 하는 것은 다르다. 하나는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관객이 공간을 지나며 그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강원감영의 봉래는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할까. 답을 찾으려면 먼저 이 유산이 가진 공간의 의미부터 읽어야 한다. 공간의 질서를 작품의 구조로 강원감영은 조선 태조 4년인 1395년 설치돼 1895년까지 약 500년 동안 강원도 지방행정의 중심 역할을 했던 장소다. 선화당을 비롯해 재은당과 포정루, 객사와 여러 부속건물이 자리했다. 2000년 발굴조사에서는 포정루에서 중삼문과 내삼문을 거쳐 선화당으로 이어지는 보도와 담장, 행각 등의 흔적도 확인됐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건물 하나하나보다 그 사이의 관계다. 강원감영은 문을 지나고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서 공간의 성격이 차례로 달라지는 유산이다. 밖과 안, 앞과 뒤가 구분되고 중심으로 들어갈수록 공간에 부여된 역할도 달라진다. 건축의 외형을 보는 것과 그 공간이 왜 그렇게 놓였는지를 읽는 것은 다른 일이다. 문은 출입구 이상의 의미를 갖고, 마당 또한 비어 있는 여백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어디에서 들어와 무엇을 지나고 어디에 이르는가를 따라가다 보면 관아가 작동했던 기능과 위계가 드러난다. 헤리티지 미디어아트도 이 질서를 읽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오래된 공간 위에 새로운 이미지를 먼저 얹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장소에 남아 있는 관계와 의미를 찾아내는 일이다. 유산을 작품으로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새로 보여줄 것인가보다 이 장소에서 무엇을 읽어낼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는 과정이다. 장소를 읽었다면 그다음은 그 해석을 작품의 구조로 옮기는 일이다. 강원감영에서는 문과 마당을 통과할 때마다 공간의 성격이 달라진다. 건물마다 콘텐츠를 하나씩 배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로 다른 공간이 어떻게 연결되고 하나의 작품으로 이어질 것인지까지 살펴야 한다. 콘텐츠를 공간에 배치하는 것과 공간의 질서를 장면의 순서로 번역하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공간을 배경으로 삼지만, 후자는 공간 자체를 창작의 재료로 본다. 연출은 여기서 시작된다. 영상과 소리, 공연과 디지털 기술은 각각의 기능을 과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장소를 어떻게 읽었는지, 작품이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언어다. 헤리티지 미디어아트 현장에서도 새로운 기술이 먼저 주목받기 쉽지만, 어떤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가보다 왜 이 장소에서 그 기술이 필요한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해석과 작품의 방향이 선 뒤에 기술을 골라야 영상과 소리, 조명과 공연도 하나의 작품 안에서 제 역할을 한다.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창작자의 판단은 더 중요해진다. 관객이 기억해야 할 것은 적용된 기술의 목록이 아니라 그 작품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강원감영이기 때문이다. 봉래, 이미지에서 경험으로 '봉래'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신선이 머무는 환상적인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봉래를 아름다운 이미지로 재현하는 것만으로는 강원감영이라는 장소와의 관계가 약해질 수 있다. 봉래를 보여주는 것과 관객이 봉래의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관객이 무엇을 보았는지만큼, 그 경험 이후 강원감영을 어떻게 바라보게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봉래라는 상상의 세계가 강원감영이 품어온 공간과 시간 속에서 만들어질 때 비로소 이곳에서만 가능한 작품이 된다. 그래서 '봉래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앞서 '강원감영에서 봉래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를 물을 필요가 있다. 그 답은 특정한 장치 하나보다 공간 전체를 어떻게 읽고 장면으로 조직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산을 새롭게 경험한다는 것도 과거를 화려하게 재현하는 일과는 다르다. 익숙했던 건축과 공간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동안 지나쳤던 시간과 이야기를 새롭게 발견하게 만드는 일이다. 예술과 기술은 이때 제 역할을 한다. 유산 위를 덮는 장식이 아니라 그 장소 안에 이미 존재하던 의미를 오늘의 감각으로 드러내는 창작의 언어가 되는 것이다. 기술보다 장소가 먼저 보이는 작품이어야 한다. 유산마다 다른 창작문법 같은 유산이라도 장소가 품은 시간과 공간은 서로 다르다. 관아에는 관아의 질서가 있고, 사찰에는 사찰의 시간이 있다. 성곽에는 길과 시선이 있고, 고분과 궁궐, 근대건축과 산업시설에도 각자의 구조와 기억이 남아 있다. 모든 유산에 같은 방식의 헤리티지 미디어아트를 적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어떤 장소에서는 공간의 질서가 중요하고, 어떤 장소에서는 시간과 기억이 중요하다. 또 다른 곳에서는 구조와 기능 자체가 작품의 출발점이 된다. 유산이 다르면 작품을 만드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 강원감영에서는 관아를 이루는 문과 마당, 중심과 주변의 관계, 그 공간에 축적된 질서가 중요한 창작의 재료가 된다. 장소 밖에서 가져온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보다 그 장소 안에서 발견한 의미를 오늘의 작품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가 먼저다. 그래서 헤리티지 미디어아트의 출발점은 기술보다 해석에 가깝다. 유산에서 무엇을 발견할 것인지, 그 가운데 무엇을 오늘의 관객에게 건넬 것인지 정해야 한다. 해석에서 예술적 상상이 나오고, 그 상상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과 연출이 뒤따른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K-헤리티지 미디어아트의 경쟁력도 결국 한국의 유산에서 무엇을 읽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첨단기술 자체가 한국다움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관아와 궁궐, 사찰과 성곽, 근대건축과 산업유산이 품은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의 문법을 찾아 오늘의 작품으로 만드는 일, 그 지점에서 K-헤리티지만의 콘텐츠가 시작될 수 있다. 강원감영도 그렇다. 봉래를 얼마나 화려하게 보여주느냐보다 강원감영을 얼마나 깊이 읽었는지가 작품의 차이를 만든다. 그 해석이 있어야 이곳에서만 가능한 장면이 생기고, 관객에게 남는 경험도 달라진다. 예술과 기술이 그 해석 안에서 제대로 만날 때 오래된 장소는 낯설게 다시 보이고, 익숙해서 지나쳤던 공간에서 새로운 시간과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강원감영의 봉래는 결국 관객이 이 오래된 공간을 이전과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열릴 것이다. * 헤디트(HEDIT) : Heritage(문화자원) + Digital(첨단기술) + Art(예술창작) 필자 이창근 예술경영학박사(Ph.D.). 콘텐츠 디렉터이자 예술-기술 칼럼니스트다. 헤리티지랩(Heritage LAB) 소장으로서 문화유산·도시공간·융합콘텐츠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디지털 경험 설계와 콘텐츠 창작, 미디어전시·퍼포먼스 연출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부터 지디넷코리아(ZDNET Korea) 오피니언 필진으로 [이창근의 헤디트]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K-헤리티지, 매력 도시 디자인』과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가 있다.

2026.09.23 09:30이창근 컬럼니스트

[카드뉴스] AI가 똑똑해지는데 결정을 사람이 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AMEET 기자입니다. 2026년 현재,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최종 결정의 사인만큼은 사람이 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 100%가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는 흥미로운 소식을 전해드려요. AI에 대한 신뢰도는 업무 성격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요, 단순행정 업무는 90%까지 믿고 맡기지만 대출심사는 55%, 의료수술은 35%, 그리고 형사판결처럼 사람의 인생이 걸린 중대한 결정에는 겨우 12%만 신뢰를 보였어요. 지난 5년간 결정권의 주인공도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 결국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그렇다면 AI와 사람이 어떻게 함께 일하는 게 안전할까요? AI패널들은 AI 추천 → 사람 검토 → 최종 승인, 그리고 필요시 이의신청까지 이어지는 3단계 절차를 제안했어요. AI가 아무리 정교한 제안을 내놔도 사람이 확인하고 사인해야 안심할 수 있다는 거죠. 이유는 간단해요. 로봇은 책임을 질 수 없거든요. 감옥에 갈 수도,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결국 사람이 그 무게를 짊어져야 한다는 거예요. 조금 느리더라도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편이 신뢰를 지키는 길이라는 게 이번 카드뉴스의 핵심 메시지예요. 앞으로도 AMEET이 알기 쉽게 전해드릴게요! ▶ 해당 보고서 보기 https://ameet.zdnet.co.kr/uploads/96d22181.html ▶ 지디넷코리아가 리바랩스 'AMEET'과 공동 제공하는 AI 활용 기사입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시려면 'AI의 눈' 서비스로 이동해주세요. (☞ 보고서 서비스 바로가기)

2026.09.22 20:32AMEET

[ZD SW 투데이] 엠클라우드독, 에이전틱 AI 솔루션 '딥코웍' 고도화 外

지디넷코리아가 소프트웨어(SW)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ZD SW 투데이'를 마련했습니다. SW뿐 아니라 클라우드, 보안, 인공지능(AI)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의 소식을 담은 만큼 좀 더 쉽고 편하게 이슈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엠클라우드독, 에이전틱 AI 솔루션 '딥코웍' 고도화 엠클라우독이 인공지능(AI) 스스로 업무 전체 프로세스를 주도하는 에이전틱 AI 워크스페이스 '딥코웍' 고도화를 완료했다. 이번 고도화 핵심은 사람이 일일이 개별 작업을 지시하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기획하고, 필요한 도구를 선택해 실행하며 결과물을 검토해 최종 답변까지 완성하는 전 과정 자동화를 구현했다는 점이다. 엠클라우독은 에이전틱 AI의 완성이 가능했던 이유로 독보적인 '문서중앙화(클라우독)' 기술력을 꼽았다. 출처가 불분명한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이는 AI 에이전트는 환각이나 실수의 위험이 크지만, 딥코웍은 권한이 통제되고 검증된 사내 중앙화 문서 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기업이 안심하고 업무를 맡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굿모닝아이텍, 제4회 사랑의 헌혈 캠페인 개최 굿모닝아이텍이 혈액 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기업 사회적 책임(ESG)을 실천하기 위해 '사랑의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번 헌혈 캠페인은 지난 7일 이주찬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진행됐다. 대한적십자사의 협조로 마련된 이동식 헌혈 버스에는 행사 시작부터 나눔에 동참하려는 임직원의 발길이 이어졌다. 굿모닝아이텍은 이번 캠페인을 ESG 경영의 핵심 요소인 '사회적 책임(Social)' 실천 일환으로 추진했다. 회사는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이와 같은 나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시민이 AI로 문제를 해결하고, 전문가가 돕는 '마이 AI 랩' 모집 모두의 AI 라운지가 시민이 AI를 활용해 일상과 지역사회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마이 AI 랩' 참여팀을 지난 21일부터 모집하고 있다. 모두의 AI 라운지는 모두의 AI 성장사다리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전 국민 AI 역량 강화를 위해 AI 서비스를 현장에서 만들어보고, 지역 현안 발굴과 AI 코칭 등을 지원해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AI 기술을 친숙하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열린 공간이다. ◆이엠텍아이엔씨, 덱스터스튜디오와 기업 AX 맞손 이엠텍아이엔씨가 콘텐츠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와 손잡고 전 산업계의 화두인 AX를 지원하는 차세대 맞춤형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은 생성형 AI, 거대언어모델(LLM), 머신러닝 등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엠텍의 고성능 서버 브랜드 '레드빗'과 덱스터의 고성능 스토리지 브랜드 '큐브코어'를 결합한 '원스톱 AI 풀스택 인프라 패키지'를 통해 기업들의 성공적인 AX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튜링, 대학생 겨냥 GPAI 신기능 대거 출시 튜링이 대학생 필수 AI 앱 'GPAI'에 문제생성, AI 드라이브, PPT 제작 등 대학생을 위한 신기능 3종을 출시했다. 새로 출시된 기능은 대학생의 학업 워크플로를 반영했다. AI 드라이브는 곳곳에 흩어진 강의자료와 필기, 과제 파일을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기능이다. 업로드한 자료를 열어둔 채 바로 AI에게 내용을 질문하거나 리포트 작성·문제풀이·PPT 제작 등 주요 기능을 연동할 수 있다. 자료를 다시 첨부하거나 설명할 필요 없이 강의자료에서 결과물 제작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문제생성은 기출문제나 교과서 예제를 업로드하면 동일한 유형과 난이도의 예상문제를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풀었던 문제를 변형해 다시 풀어보려는 전공 시험 대비 수요를 겨냥했다. PPT 제작은 주제나 자료를 입력하면 다양한 형태의 슬라이드를 자동으로 완성해주며, 대학생의 발표 과제를 돕는다.

2026.09.22 17:50김미정 기자

AI가 더 나은 판단할 때도 인간이 최종 결정권 가져야 할까

안녕하세요 AMEET 기자입니다. 오늘 우리는 인류가 마주한 가장 철학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난제 하나를 다뤄보려고 해요. 바로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한 판단을 내릴 때, 우리는 과연 그 결과에 순순히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이죠. 2026년 현재, 우리는 이미 AI가 암을 진단하고 기업의 수천억 원대 자산 배분을 결정하며 심지어 야구 경기에서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는 로봇 심판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지능의 우월함'이 곧 '결정의 권위'로 이어져야 할까요? 이에 대해 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서로 다른 논리 엔진을 탑재한 AI 패널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뜨거운 토론을 벌였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들이 어떻게 충돌하고, 그 과정에서 논점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그 숨 가쁜 흐름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1. 효율이라는 이름의 달콤한 유혹과 책임이라는 무거운 현실의 충돌 토론의 서막은 AI의 성능과 인간의 책임 사이에서 발생한 균열로 시작되었습니다. AI 윤리 정책 관점을 맡은 패널은 AI가 아무리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더라도 고위험 결정만큼은 반드시 인간의 손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하며 포문을 열었죠. 특히 채용이나 국가 조달처럼 개인의 권리와 공공 자원이 얽힌 민감한 영역에서는 자동화된 의사결정이 차별이나 프라이버시 침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2021년 ADMS(자동화 의사결정 시스템) 연구 결과를 강력한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에 반해 기술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AI 기술 관점의 패널은 흥미로운 반문을 던졌는데요, 과연 우리가 말하는 '우월한 판단'의 정의가 무엇인지부터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었죠. 이 패널은 현재의 AI가 데이터 처리 능력은 탁월할지 몰라도 사회적 맥락이나 비정형적인 변수를 이해하는 데는 여전히 블랙박스와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과정이 불투명한 정답이 과연 인간의 합리적 선택보다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는 회의론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날 선 대립이 일어난 지점은 바로 법적 리스크에 대한 시각차였습니다. AI•기술법 전문가 관점의 패널은 법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도 최종 결정권은 인간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못 박았어요. 아무리 AI가 뛰어난 성과를 내더라도 법인격이 없는 기계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기 때문이죠. 반면 기업 전략 관점의 패널은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하며 반박했습니다. 만약 모든 단계에서 인간의 완벽한 개입과 설명을 요구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법적 비용과 운영 부담이 너무 커져 혁신 자체가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였죠. 2026년 8월 제정된 인공지능 윤리 원칙조차 이 딜레마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이 언급되면서, 토론은 기술적 완성도가 아닌 '사회적 합의'의 영역으로 급격히 전환되었습니다. 2. 통제감을 뺏긴 인간의 심리적 저항과 '블랙박스'의 공포 토론이 중반으로 접어들며 흥미로운 시각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인간의 '마음'을 분석한 사회심리학적 접근이었죠. 사회심리학 전문가 관점의 패널은 우리가 AI의 판단을 거부하는 진짜 이유가 '정확도'가 낮아서가 아니라 '통제감'을 뺏기기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026년 진행된 나이토와 시라도의 행동경제학 연구를 인용하며, 참가자의 40% 이상이 AI의 예측이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선택권이 박탈되는 순간 심리적 거부감을 느꼈다는 점을 짚어냈어요. 이는 AI가 100% 정답을 말하더라도 인간은 "내가 고르지 않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는 회피 기제가 작동한다는 아주 날카로운 통찰이었습니다. ■ 패널 간의 핵심 쟁점 대결 A 관점(심리학): 인간은 AI의 정답보다 자신의 '선택할 권리'를 더 가치 있게 여긴다. 따라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도 심리적 저항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B 관점(법률/전략): 법적으로 '상당한 주의 의무'만 다한다면 심리적 저항과 관계없이 시스템적 도입은 가속화될 것이며, 이는 효율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에 대해 비판적 관점의 패널은 AI의 판단 우월성이라는 전제 자체를 흔들었습니다. 우리가 AI가 더 낫다고 믿는 것 자체가 일종의 '통계적 착각'일 수 있으며, 블랙박스 속에서 어떤 편향이 숨어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종 결정을 맡기는 것은 도박과 같다고 일갈했죠. 결국 인간의 개입은 단순한 '검토'를 넘어 기계가 놓치는 윤리적 구멍을 메우는 마지막 안전핀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특히 국가 조달 같은 공공 영역에서 외부 AI 지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이 국제적으로 드물다는 사실은 이러한 비판에 힘을 실어주었죠. 패널들은 이제 결론이 AI의 기술 고도화가 아니라 인간이 이 기계를 어떻게 통제하고 수용할지에 대한 '구조 설계'에 있다는 점에 공감하기 시작했습니다. 3. 3단계 통제 모델: 지능을 빌리되 도장은 인간이 찍는다 치열했던 토론의 끝에서 패널들이 도달한 지점은 의외로 현실적인 절충안이었습니다. AI 윤리 정책 패널이 제안하고 다른 패널들이 보완한 이른바 '3단계 통제 모델'이 그 핵심입니다. 첫째로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추천'을 하고, 둘째로 전문성을 가진 독립적인 인간 심사관이 그 결과를 재심사하며, 마지막으로 결정에 불복할 경우 인간에게 다시 판단을 구할 수 있는 '이의 신청'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 전문가 패널은 이 방식이 AI의 데이터 처리 효율을 누리면서도 블랙박스 오류를 인간이 감시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이견은 남았는데요, 인간 심사관이 과연 수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복잡한 AI 모델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검토할 수 있느냐는 기술적 회의론이었습니다. 법률 패널은 완벽한 이해가 불가능하더라도 '상당한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법적 책임을 묻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심리학 패널은 여전히 "결과는 AI가 냈는데 왜 책임은 인간이 지느냐"는 근본적인 억울함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에 참여한 모든 AI 패널들이 합의한 단 하나의 명제는 있었습니다. 바로 공공의 이익과 윤리적 가치가 걸린 문제에서는 '정확도'보다 '책임 주체의 존재'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기술 성장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한 상황 속에서도, 패널들은 기술이 인간을 돕는 '증강 지능'으로서 머물 때 비로소 사회적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았습니다. 결국 AI가 인간보다 더 나은 판단을 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우리가 그 결정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기계보다 더 똑똑해서가 아닙니다. 그 결정에 따르는 고통과 책임을 짊어질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인간뿐이기 때문이죠. AI 패널들은 토론을 마무리하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류 없는 세상'인가요, 아니면 '책임질 수 있는 세상'인가요? 지능의 외주화는 가능할지 몰라도 책임의 외주화는 불가능하다는 이들의 논쟁은, 고도화된 기술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인간의 자리가 어디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기계가 쓴 완벽한 정답지보다 인간이 고심 끝에 찍은 투박한 도장 한 번이 더 무거운 가치를 지니는 이유, 그것이 바로 우리가 끝까지 결정권을 내려놓지 말아야 할 근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해당 보고서 보기 https://ameet.zdnet.co.kr/uploads/96d22181.html ▶ 지디넷코리아가 리바랩스 'AMEET'과 공동 제공하는 AI 활용 기사입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시려면 'AI의 눈' 서비스로 이동해주세요. (☞ 보고서 서비스 바로가기)

2026.09.22 14:24AMEET

[이창근의 헤디트]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유산을 읽는 법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이야기, 오래된 시간의 결이 담긴 헤리티지에 있습니다. 전통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읽고 디지털 기술과 예술적 상상력을 더할 때 문화자원은 공연과 전시, 도시와 공간, 콘텐츠와 산업의 언어로 확장됩니다. 정책과 현장,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한국다움이 오늘의 콘텐츠와 경험으로 어떻게 살아나는지를 이창근 칼럼니스트와 함께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1981년 8월, 아직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전이다. 누군가는 종이 위에 먼저 프로야구의 모습을 그렸다. 어느 지역에 구단을 둘 것인지, 어떤 기업이 참여할지, 조직과 창단 일정은 어떻게 꾸릴 것인지가 손글씨로 적혔다. 수입과 지출 계획도 만들었다. 자료에는 후보 기업의 이름을 지우고 다시 고친 흔적까지 남아 있다. 지금 국민 스포츠가 된 한국 프로야구가 경기장보다 먼저 몇 권의 기획서 안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던 셈이다. 이 '81년 한국프로야구 창립기획 관련 자료'가 국가유산청 제3회 예비문화유산 발굴 공모전에서 최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을 위해 작성된 최초의 공식 마스터플랜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다. 다만 이번에 뽑힌 아홉 건이 곧바로 '예비문화유산'이 된 것은 아니다. 예비문화유산 발굴 공모전의 우수사례이며, 앞으로 별도의 신청과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 여부가 검토된다. 이번 공모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현대자료 가운데 아홉 사례가 우수사례로 뽑혔다. 무엇이 선정됐는지만큼 눈여겨볼 것은 그 자료들이 한 시대를 어떻게 증언하고 있느냐다. 공통점은 단순히 오래됐다는 데 있지 않다. 한 시대가 만들어지고 움직였던 과정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유산의 가치는 물건의 나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물건이 누구의 삶과 어떤 장소, 어떤 산업과 문화를 지나왔는지를 함께 읽을 때 비로소 한 시대의 맥락이 드러난다. 결과보다 만들어지던 시간이 남았다 우리는 대개 결과를 기억한다. 완성된 글꼴을 읽고, 출판된 소설을 읽으며, 이미 만들어진 산업과 문화를 경험한다. 이번에 발굴된 자료들은 그 결과가 나오기 전의 시간을 보여준다. 한글 디자이너 김진평의 원도에는 지금은 화면에서 손쉽게 선택하는 글자가 한때 모눈종이 위에서 획을 긋고 다듬으며 만들어졌던 과정이 남아 있다. 그의 원도와 친필자료를 들여다보면 한글 디자인이 전문적인 시각문화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가던 시간이 보인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원본 친필원고에는 지우고 다시 쓴 문장과 교정의 흔적이 선명하다. 우리가 읽는 것은 완성된 소설이지만, 그 작품이 만들어지던 시간도 중요한 기록이다. 쓰고 지우고 다시 선택한 흔적 속에 창작자의 고민과 판단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창립자료와 김진평의 원도, 『태백산맥』 친필원고는 서로 다른 분야의 자료다. 하지만 모두 무언가를 기획하고 만들고 고쳐가던 시간을 보여준다. 계획서의 수정선과 모눈종이의 획, 원고지의 교정선은 완성된 결과만으로는 볼 수 없는 한 시대의 움직임을 드러낸다. 부산 영도 '깡깡이 아지매'의 작업복과 작업도구에서는 또 다른 시간이 보인다. 낡은 안전모와 작업화, 장갑, 그라인더와 망치에는 실제 노동의 흔적이 남아 있다. 잘 보존된 유물에서는 흠처럼 보일 수 있지만 생활유산에서는 오히려 그 마모가 기록이 된다. 누군가 그 도구를 들고 일했던 시간이 표면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도 이 자료를 부산 여성들의 삶과 지역문화, 수리조선업의 역사와 현장을 보여주는 생활·산업유산으로 설명한다. 광주극장의 운영물품도 같은 이야기를 건넨다. 영사기뿐 아니라 영화표에 찍던 도장과 입간판, 각종 운영자료가 함께 남아 있다. 영화의 역사는 작품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영화를 틀고, 표를 만들고, 간판을 그리고, 관객을 맞았던 기술과 노동도 대중문화의 역사다. 오래된 영화관이라는 사실만으로는 그 장소의 시간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극장이 어떻게 운영됐고 사람들이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며 시간을 보냈는지까지 함께 볼 때 비로소 문화공간의 역사가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우리나라 최초의 유인잠수정 '해양250'도 완성된 기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잠수정과 함께 개발 과정에서 생산된 연구보고서와 연구노트가 남아 있다. 완제품만 보존한다면 무엇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었고, 어떤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이 완성됐는지는 점차 흐려질 수 있다. 연구와 개발의 기록이 함께 남을 때 한 대의 잠수정은 우리 과학기술과 산업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던 과정까지 보여주는 자료가 된다. 물건에서 맥락으로,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유산 현대유산을 읽는 시선은 물건 하나에서 사람과 기록, 장소와 행위로 넓어질 필요가 있다. 망치 하나만으로 깡깡이 아지매의 노동을 설명하기 어렵고, 잠수정 한 척만으로 해양250의 개발사를 복원하기 어렵다. 영사기 한 대만 남겨서는 광주극장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문화공간으로 기능했는지 충분히 알 수 없다. 사람과 물건, 기록과 장소가 함께 남을 때 한 시대의 맥락이 살아난다. 현대유산을 발굴한다는 것은 과거의 물건을 찾아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지금 사라지면 다시 복원하기 어려운 사람의 기억과 장소의 경험, 흩어진 기록의 관계까지 함께 살피고 남기는 일이다. 이번 공모를 국가유산 행정의 한 사업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에는 산업과 시장, 생활문화의 기록이 있고 공공기관에는 정책과 사업을 만들어온 시간이 쌓여 있다. 기업에도 창업기의 문서와 제품, 설계도와 연구노트, 생산장비와 광고물, 브랜드와 디자인의 역사가 남는다. 한 지역이나 조직이 지나온 시간 안에 우리 산업과 문화의 한 장면이 함께 들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유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무엇이 그 시대의 변화를 증언하고 있는지 읽어야 한다. 물건만 떼어놓지 않고 관련된 사람과 장소, 기록을 함께 살피면서 무엇을 남길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그 의미가 충분히 드러난 뒤에야 오늘의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어떻게 경험하게 할 것인지도 생각할 수 있다. 현대유산에서도 해석이 먼저이고 활용은 그다음이다. 이렇게 발견하고 기록한 현대유산은 오늘의 한국을 설명하는 K-헤리티지의 새로운 원천자원이 될 수 있다. 프로야구 창립자료에는 한국 프로스포츠 산업이 만들어진 과정이 있고, 김진평의 원도에는 한글 시각문화가 형성된 시간이 있다. 『태백산맥』 친필원고에는 한 작품이 태어나는 창작의 시간이, 광주극장에는 한국인이 영화를 향유해온 방식이, 깡깡이 아지매의 작업도구에는 산업도시를 일군 노동의 시간이 남아 있다. 그 의미를 제대로 기록하고 연구하며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다면 전시와 출판, 영화와 디자인, 관광과 디지털 경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모든 유산을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기록은 온전히 연구하고 보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제대로 남겨놓아야 다음 세대가 다시 읽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가능성도 남는다. 지금 무엇을 남길 것인가 K-헤리티지는 뿌리다. 그 뿌리에서 K-콘텐츠라는 줄기가 자라고, 그것이 세계와 만나 K-컬처라는 꽃을 피운다. 여기서 K-헤리티지는 궁궐과 왕실문화, 전통공예와 오래된 건축에만 머물지 않는다. 스포츠와 디자인, 산업과 노동, 문학과 영화, 과학기술의 시간도 오늘의 한국을 만든 문화적 뿌리다. 앞으로 무엇을 남길 것인가는 더 복잡한 문제가 된다. 이번 사례 대부분은 종이와 기계, 작업도구처럼 손으로 만질 수 있다. 반면 오늘 우리가 만드는 기록의 상당수는 처음부터 디지털로 태어난다.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서비스, 게임과 디지털 디자인, 온라인 공동체의 기록은 서비스가 끝나거나 저장방식이 바뀌는 순간 함께 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현대유산을 이야기할 때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와 함께 '언제부터, 어떤 맥락과 함께 남길 것인가'를 일찍 물어야 한다. 시간이 많이 흘러야만 유산의 가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아직 가까이에 있는 사람과 장소, 기록을 함께 살필 수 있을 때 비로소 온전히 남길 수 있는 것도 있다. 손으로 고쳐 쓴 계획서와 모눈종이에 그린 글자, 작가의 수정선, 영화표에 찍던 도장, 녹슨 망치와 연구자의 노트에도 시대는 남는다. 모든 것을 보존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많은 흔적 가운데 무엇이 우리 시대를 설명하는지 읽고, 어떤 맥락과 함께 다음 세대에 전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그렇게 남은 기록은 훗날 다시 해석되고, 새로운 콘텐츠와 경험을 만드는 바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지금 우리 곁에 있는 것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 일이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결국 미래의 사람들이 오늘의 한국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한 시대의 흔적은 어떻게 유산이 되는가. 어쩌면 오래됐을 때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시대의 의미를 발견하고 기록하며 다음 세대가 다시 읽을 수 있도록 남기기 시작할 때일 것이다. * 헤디트(HEDIT) : Heritage(문화자원) + Digital(첨단기술) + Art(예술창작) 필자 이창근 예술경영학박사(Ph.D.). 콘텐츠 디렉터이자 예술-기술 칼럼니스트다. 헤리티지랩(Heritage LAB) 소장으로서 문화유산·도시공간·융합콘텐츠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디지털 경험 설계와 콘텐츠 창작, 미디어전시·퍼포먼스 연출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부터 지디넷코리아(ZDNET Korea) 오피니언 필진으로 [이창근의 헤디트]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K-헤리티지, 매력 도시 디자인』과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가 있다.

2026.09.22 10:45이창근 컬럼니스트

명소는 장소에서 시작된다

'문화엔진'은 문화정책과 콘텐츠산업, 도시공간과 예술 현장의 흐름을 깊고 넓게 통찰하기 위해 마련된 시리즈입니다. 이 연재를 통해 우리 문화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속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디렉터 이창근과 현대미술가 최지원, 도시경관 계획가 박상희, 미디어공학자 정지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각자의 전문 영역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디넷코리아 문화산업팀 기자들과 협업해 연재를 이어갑니다. '문화엔진'이 K-컬처를 미래산업의 엔진이자 동시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명소를 만드는 일은 이름난 거리의 풍경을 옮겨놓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그 지역이 품어온 시간과 생활, 사람들이 실제로 걷고 머무는 길을 읽는 데서 시작한다. 국가유산청은 2027년부터 '국가유산 기반 명소재생'을 추진한다. 개별 국가유산 중심의 활용을 넘어 유산과 상권, 주거지를 하나의 보행축으로 연결하고 사람들이 걷고 머물며 소비하는 국가유산 향유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31년까지 이른바 '제2의 황리단길' 10개소를 조성하고, 2027년 첫 시범사업으로 3개소를 선정할 계획이다. '제2의 황리단길'은 정책의 방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황리단길의 무엇을 닮을 것인가가 아니다. 그곳이 왜 사람을 걷게 하고 머물게 했는지, 장소의 역사와 생활, 상권과 방문객의 움직임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읽는 일이다. 한옥과 골목, 카페와 음식점, 정돈된 거리와 야간경관은 눈에 보이는 결과다. 명소재생은 그 결과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각 지역이 가진 장소의 힘을 읽고 그것을 오늘의 경험으로 다시 엮는 일이어야 한다. 황리단길에서 배울 것은 풍경이 아니다 성공한 장소를 보면 건축과 거리, 점포와 음식, 사람들이 모이는 장면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풍경은 오랜 시간 쌓인 결과다. 그곳에서 살아온 주민과 장사해온 상인이 있고, 새로운 가게가 들어오고 방문객의 동선이 달라지면서 거리와 상권도 함께 변해왔다. 그래서 다른 지역이 먼저 살펴야 할 것은 황리단길의 모양이 아니다. 사람들은 왜 그곳을 찾아왔고, 어디를 걸었으며, 무엇을 보고 먹고 사면서 시간을 보냈는가. 장소가 사람의 움직임을 만들고 그 움직임이 다시 거리의 인상을 바꿔온 과정을 읽어야 한다. 지역마다 출발점은 다르다. 성곽과 오래된 시장이 중심인 곳이 있는가 하면 근대건축과 철도, 항구의 시간이 남아 있는 도시도 있다. 골목의 생활문화나 주민의 기억 자체가 중요한 자원이 되는 곳도 있다. 같은 명소재생 사업이라도 무엇을 읽고 어디에서 시작할지는 달라야 한다. 이번 공모에서 눈여겨볼 대목도 여기에 있다. 사업 대상을 국가유산 한 곳에 한정하지 않고 '유산-상권-주거지'를 잇는 보행축으로 본다. 신청서에도 대상지의 길이를 적고 국가유산과 중심거리, 문화시설, 주변 상권을 한 지도에 표시하도록 했다. 국가유산을 하나의 점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걷고 생활하는 장소의 범위 안에서 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람은 유산 하나만 보고 도시를 기억하지 않는다. 유산으로 향했던 길, 우연히 들어간 가게, 시장에서 먹은 음식, 해가 진 뒤 달라진 거리의 분위기까지 함께 기억한다. 그래서 어느 국가유산을 중심에 둘 것인가를 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디에서 사람이 들어오고 어느 길을 걸을지, 어디에서 머물고 무엇을 경험할지, 그 움직임이 시장과 골목의 상점까지 어떻게 이어질지를 함께 그려야 한다. 국가유산청의 사업구조도 이런 흐름을 담고 있다. 대상지의 육성전략과 공간계획, 브랜딩을 세우고 국가유산의 이야기를 체류형 프로그램과 지역특화 상품, 식음료로 이어가도록 했다. 각각을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소 경험으로 엮는 일이 중요하다. 상품 하나에도 왜 이곳에서 나왔는지가 있어야 하고, 음식 하나에도 장소와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 역시 행사가 열리는 동안 사람을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다음 거리로 걷게 하고, 다른 공간에 머물게 하는 이유가 되어야 한다. 필자가 말하는 '장소를 읽는다'는 것도 결국 이 과정이다. 무엇을 보존할지 조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장소에서 무엇을 발견할지 정하고 그것을 오늘의 경험으로 다시 만드는 일이다. 장소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콘텐츠가 달라지고, 콘텐츠가 달라지면 사람의 동선과 공간의 쓰임도 달라진다. 명소의 힘은 관계와 운영에서 이어진다 공간과 콘텐츠를 잘 만든다고 장소가 오래 살아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국가유산을 관리하는 행정이 있고, 그 주변에서 살아가는 주민과 오랫동안 장사해온 상인이 있다. 새로 들어오는 창업자와 처음 찾아온 방문객, 다시 찾는 사람도 있다. 명소재생은 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장소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번 공모가 협력부서와 상인·주민 조직, 주민과 청년의 참여, 워크숍과 프로젝트 매니저까지 살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모계획은 둥지내몰림,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지자체·주민·상인의 상생 가능성도 주요 요소로 제시한다. 사람이 많이 찾아온다고 지역이 함께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방문객이 늘면서 상권이 살아날 수도 있지만 임대료와 업종이 달라지고, 기존 주민과 상인의 자리가 좁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명소재생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불러올 것인가와 함께 누가 참여하고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 변화의 이익과 부담을 지역 안에서 어떻게 나눌 것인지까지 봐야 한다. 무엇을 콘텐츠로 만들 것인가와 누가 그것을 운영할 것인가는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처음 기획할 때부터 함께 정해야 한다. 더 어려운 일은 만든 뒤에 시작된다. 사람을 한 번 오게 만드는 것과 다시 찾게 만드는 일, 행사가 있는 날 사람을 모으는 것과 평소에도 장소를 움직이게 하는 일은 다르다. 행사가 끝난 다음 날에도 찾아갈 이유가 있는가. 평일에도 걷고 머물 수 있는가. 개발한 상품과 먹거리가 실제 지역의 가게에서 팔리는가. 주민과 상인이 사업기간의 참여자에 머물지 않고 이후에도 장소를 운영하는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까지 답해야 명소재생이 사업기간을 넘어선다. 국가유산청도 기본계획 단계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를 선정하고 지역단체·상인·주민과 워크숍을 추진하며, 지원이 끝난 뒤에는 주민 중심의 운영으로 이어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공간과 콘텐츠, 상권을 잇는 구상만큼 중요한 것이 그 구조를 누가 계속 움직일 것인가를 처음부터 정하는 일이다. 선정은 출발점일 뿐이다. 지원이 끝난 뒤에도 콘텐츠가 이어지고, 상인들의 참여가 계속되며, 주민과 운영주체의 관계가 남아 있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한시적인 사업이 장소의 일상으로 남는다. 시설에는 준공일이 있다. 하지만 장소에는 준공일이 없다. 지역마다 다른 명소가 만들어지려면 명소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찾아오고 걷고 머무는 시간이 쌓이고, 주민과 상인이 새로운 방문객을 만나면서 장소의 인상도 조금씩 달라진다. 결국 명소를 만드는 것은 새로운 시설 하나가 아니라 그곳에서 반복되는 사람들의 경험이다. 황리단길은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마다 쌓아온 시간과 생활문화, 거리와 상권의 모습,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관계는 다르다. 출발점이 다른데 같은 답을 내놓을 수는 없다. 지역마다 다른 장소를 읽어야 지역마다 다른 명소가 나온다. 그래서 명소재생의 첫 질문은 '무엇을 설치할 것인가'가 아니다. 이 장소에는 무엇이 남아 있고, 어떤 시간이 쌓여 있으며, 사람들은 어디를 걷고 무엇을 경험하는가. 그리고 그 경험을 누가 이어갈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국가유산은 그 질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유산의 가치를 오늘의 이야기와 경험으로 풀어내고, 그 경험이 골목과 시장, 상점과 사람에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 그렇게 장소 안에 이미 있는 것들을 새롭게 연결할 때 국가유산은 한 지점에 머물지 않고 지역을 움직이는 자원이 된다. 명소는 다른 곳의 성공을 닮아가는 데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장소가 가진 시간을 읽고, 그곳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만들며, 그 경험을 지역의 사람들이 오래 이어갈 때 비로소 그곳만의 명소가 된다. 글 = 이창근 예술-기술 칼럼니스트, 인문 논픽션 『도시와 유산을 읽는 법』 시리즈 저자

2026.09.22 10:14이창근 컬럼니스트

[카드뉴스] 작은 AI가 더 위험하다고?

안녕하세요, AMEET 기자입니다. AI 안전이라고 하면 흔히 거대 빅테크 기업들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사실 더 조심해야 할 곳은 몸집이 작은 AI 연구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전문가들이 매긴 위험 점수를 보면, 앞으로 1년 안에 AI 관련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10점 만점에 7점이나 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데요. 문제는 안전에 투자하는 돈의 차이예요. 빅테크 기업들은 예산의 18%를 안전 관리에 쏟는 반면, 소형 연구소는 겨우 3%만 쓰고 있어서 안전망이 훨씬 헐렁한 상황이죠. 이런 우려는 더 이상 개별 전문가들만의 걱정이 아니라, 이제는 유엔에서도 정식 의제로 다룰 만큼 커졌어요. 그렇다면 왜 작은 AI가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을까요? AI의눈 보고서에서는 이를 '목줄 없는 강아지'에 비유했는데요, 아무리 작은 AI라도 바깥세상과 연결되는 순간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거예요. 연결되고, 행동하고, 이상행동을 보이다가 결국 사고로 이어지는 흐름이죠. 결국 핵심은 AI의 '크기'가 아니라 AI에게 얼마나 많은 '권한'을 주었느냐에 있어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크기가 아닌 권한을 철저히 관리하고, 위험한 행동을 즉시 멈출 수 있는 버튼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답니다. 작은 AI도 큰 사고를 낼 수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목줄을 단단히 채워야겠죠? 더 자세한 내용은 AI의눈 보고서에서 확인해보세요! ▶ 해당 보고서 보기 https://ameet.zdnet.co.kr/uploads/ca8b867f.html ▶ 지디넷코리아가 리바랩스 'AMEET'과 공동 제공하는 AI 활용 기사입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시려면 'AI의 눈' 서비스로 이동해주세요. (☞ 보고서 서비스 바로가기)

2026.09.21 20:16AMEET

신소재 개발부터 양산성까지...LG엔솔, 35년 배터리 기술 AX에 녹인다

올해로 인공지능(AI)이 세상에 등장한 지 70년이 됐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인류의 지식과 정보를 언어로 학습한 생성형 AI가 이제 물리 세상을 체험하기 위해 나올 채비를 마쳤습니다. 이름하여 피지컬(Physical) AI.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다크팩토리, 헬스케어 등이 대표적입니다. 챗GPT에 이은 피지컬 AI는 첨단제조 강국인 한국 경제를 더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엔진으로 바꿔 놓을 무한한 잠재력까지 갖고 있습니다. 산업화를 넘어 미래 지능형 플랫폼 사회로 나아가는 관문도 피지컬 AI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측불허의 AI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창간 26주년을 맞은 지디넷코리아가 연중기획 '피지컬AI가 미래다'를 통해 당면 과제와 이슈를 고민합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배터리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은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모았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소재가 왜 그런 특성을 보이는지, 셀 설계 조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공정 조건이 품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양산 현장에서는 어떤 제약이 있는지를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임길자 LG에너지솔루션 업무혁신R&D 선행개발 PI팀장은 최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배터리 개발 및 제조 공정에서의 인공지능 전환(AX)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원가 경쟁이 치열한 배터리 업계도 피지컬AI를 통한 제조 혁신에 관심이 지대하다. AI로 신소재 개발 기간을 단축하거나, 고위험 업무에 사람 대신 로봇을 투입하는 등 다방면에서 기술 접목이 이뤄지고 있다. AX는 피지컬AI 등 AI를 제조 현장에 대대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 역할을 한다. 배터리 소재 개발부터 시작해 셀 설계 및 시험, 파일럿 생산과 대규모 양산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계속 쌓이는 데이터를 AI가 다시 학습하는 일련의 흐름을 만든다. 임 팀장의 이같은 발언은 배터리의 화학적 특성과 맞닿아 있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 안전성이 떨어지는 식의 반대급부가 따른다는 점이다. 이런 요소를 놓치면 결국 최종 단계인 대규모 양산까지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취지다. 때문에 AI가 특정 소재나 셀 설계 변경을 제안할 경우, 개선되는 지표뿐만 아니라 종합적으로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배터리 개발 역량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수 주 걸린 배터리셀 설계 하루 만에 끝…35년 사업 경험 녹인 AI 성과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8년까지 제조, 개발 등 전사 생산성을 50%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통상부 '제조업 AX(M.AX) 얼라이언스' 로봇 분과에도 참여해 품질관리, 예지보전 등 공정의 AI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 '생산성'은 양적 지표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임 팀장은 "단순히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산 속도, 수율, 품질 안정성, 설비 효율, 안전을 함께 개선하는 것"이라며 "R&D에선 잘못된 방향의 실험을 줄이는 것, 실패를 늦게 발견하지 않는 것, 양산에 갈 수 없는 방향을 초기에 걸러내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AX는 결국 더 정확하게 판단하는 기술이어야 한다"며 "초기에는 좋아 보여도 나중에 무너질 방향을 빨리 알아차리고, 성능 향상이 어떤 대가를 가지는지 판단하고, 품질과 양산성까지 함께 보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AI의 이런 판단을 뒷받침할 데이터 기반이 강력해야 현업 인력들이 AI를 신뢰하고 실제 업무 혁신에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런 관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35년 가량 축적한 배터리 사업 경험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터리셀 설계 최적화 AI 모델을 구현, 설계 기간을 수 주에서 하루 수준으로 단축한 것이 일례다. 이 모델 구현에 10만건 가량의 셀 설계 초안을 학습에 활용했다. 디지털 트윈, 배터리 공장 효율 2배로…"표준화·현장 적합성 균형 중요" 셀 설계 외 제조 현장에서도 가시적인 AX 성과를 도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공장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AX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했다. 설비 설계를 사전 검증하고, 설비 속도를 개선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배터리 셀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설비를 만들어 설비 투자 효율을 기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높였다. 임 팀장은 "예전에는 특정 설비나 특정 공정의 데이터를 보고 개선하는 방식이 많았다"며 "이제는 제품·공정·설비·품질 데이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서 실제 공장을 가상 환경에서 재현하고, 조건 변화가 생산성·품질·수율·설비 운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사전에 판단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 공장에서 검증한 모델과 운영 경험을 글로벌 제조 현장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도 제시했다. 데이터 기준과 품질 판단 기준, 운영 프로세스 등은 표준화하되, 공장별 특성을 고려한 기술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팀장은 "실험실에서 된다고 해서 파일럿에서 되고, 파일럿에서 된다고 해서 양산에서 그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듯이 제조 디지털 트윈의 확대도 같은 관점으로 봐야 한다"며 "회사 공통의 데이터와 모델 자산은 축적하면서, 각 공장의 제품·공정·설비 특성을 반영해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배터리 R&D 인력 '빈 틈' 메꿀 것" LG에너지솔루션은 AX의 일환으로 R&D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있다. 임 팀장은 AI 에이전트의 역할을 '연구자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연구자가 더 좋은 질문을 하고 더 정확한 판단을 하도록 돕는 기술'로 정의했다. 임 팀장은 "셀 개발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초기에 좋아 보이는 데이터에 너무 빨리 확신을 갖는 것"이라며 "실험실 샘플이 좋아 보여도 파일럿과 양산으로 확대되는 순간 전극 균일성, 공정 편차, 활성화 조건, 품질 변동성에서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AI는 '왜 이 성능이 좋아졌는가', '무엇을 희생했는가', '언제 문제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가', '양산에서 같은 결과를 재현할 수 있는가', '같은 조성인데 왜 배치마다 차이가 나는가' 등의 질문을 빨리 던져줄 수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 수준을 넘어 연구자와 개발자의 업무 흐름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도구로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팀장은 "이런 질문을 개발자가 매번 혼자 머릿속으로만 복기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축적한 실험 데이터, 분석 데이터, 공정 데이터, 품질 데이터와 연결해서 같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R&D 과정에서 AI 에이전트의 핵심은 필요한 데이터를 제때 찾아주고, 누락을 줄이고, 다음 행동을 제안하고, 개발 이력이 회사의 자산으로 남도록 돕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AI 모델 외 데이터 표준화, 기준정보 정비, 프로세스 정합성, 보안 체계, 현업 적용 체계 고도화도 병행돼야 하는 과제인 점도 짚었다. 임 팀장은 "특히 배터리 R&D는 국가핵심기술과도 연결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이나 보안 체계와 함께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21 16:40김윤희 기자

[ZD SW 투데이] 엘리스그룹,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 外

지디넷코리아가 소프트웨어(SW)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s 'ZD SW 투데이'를 마련했습니다. SW뿐 아니라 클라우드, 보안, 인공지능(AI)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의 소식을 담은 만큼 좀 더 쉽고 편하게 이슈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엘리스그룹,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 엘리스그룹이 '2026년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Best HRD)' 중소기업 부문 인증을 획득했다.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은 고용노동부·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국가 인증 제도다. 능력 중심의 인재 채용·관리와 지속적인 교육훈련 등 역량 개발 체계를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인적자원관리(HRM)와 인적자원개발(HRD)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인증한다. 해당 인증은 3년간 유효하다. ◆알리바바클라우드, 가트너 '생성형 AI 모델 제공업체' 리더 선정 알리바바클라우드가 2026년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에서 생성형 AI 모델 제공업체 부문 리더로 선정됐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2026년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 전략적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 부문에서도 리더로 이름 올렸다. 회사는 이번 두 부문 리더 선정이 첨단 AI 모델과 풀스택 AI 인프라로 AI와 클라우드 플랫폼 분야에서 꾸준히 쌓아온 역량을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메이트플러스, 수입신고 반복업무 줄이는 AI 관세사 출시 이트플러스가 관세사무소의 반복적인 수입신고 업무를 줄이는 AI 업무 자동화 서비스 '커스텀메이트'를 출시했다. 커스텀메이트는 인보이스, 패킹리스트, B/L, 운임증명서 등 수입신고 관련 서류를 업로드하면 AI가 품목명·수량·단가·금액·중량 등 신고에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서류 간 내용을 교차 검증한 뒤 수입신고서 초안을 생성하는 관세사무소 전용 서비스다. 담당자가 결과를 검토하고 확정하면 유니패스 전송까지 이어서 처리할 수 있도록 수입신고 업무의 각 단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 ◆래블업, 첫 글로벌 웨비나 성료 래블업이 해외 고객·파트너사 대상으로 진행한 첫 글로벌 웨비나 시리즈 'AI 스케일 토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1회차에서는 래블업이 오픈소스로 공개한 고성능 추론 엔진 'MLxcel'을 소개했다. 2회차는 KV 캐싱, 양자화, 투기적 디코딩 등 거대언어모델(LLM) 추론 최적화 기법과 실험 결과를 다뤘다. 3회차에서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와 보안 정책, 하드웨어 환경을 가진 고객사 인프라에 AI 플랫폼을 구축·운영한 경험을 공유했다. 4회차는 여러 AI 모델과 서비스 사이 요청을 분배하는 컨티넘 라우터와 여러 라우터 토큰 사용량·정책·과금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컨티넘 허브를 소개했다. ◆에이아이웍스,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 참가 에이아이웍스가 오는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 참가해 국제개발협력과 복지 현장에서 운영 중인 AI 사업과 솔루션을 공개한다. 에이아이웍스는 SOVAC 부스 ZONE 'D-23'에서 개발도상국 현지에 AI 생태계를 만드는 포용적 AI 프로그램 KOICA IBS의 베트남, 캄보디아 사례와 AI 돌봄 솔루션 '콜봇 스튜디오' '케어비아'를 공개한다. ◆심심이, 'AI 대전환 페스타 2026' 참가 심심이가 지난 16~18일 청주오스코에서 열리는 'AI 대전환 페스타 2026'에 참가했다. 이번 행사에서 심심이는 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추진하고, 자사가 주관기관으로 수행 중인 '국민 정서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서 고립 선제 감지·적시 개입 에이전틱 AI 기술개발' 과제를 대외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핑거-서울과기대, AI 연구 활성화·인재 양성 맞손 핑거가 서울과기대 산업공학과·데이터사이언스학과와 AI·데이터 분석 분야 교육·연구 활성화와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대학의 AI·데이터 분석 교육과 연구에 기업이 실제로 사용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환경을 접목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들이 이론 학습에 머물지 않고 기업 데이터를 직접 다루며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핑거는 두 학과에 클라우드 ERP '파로스 ERP' 교육용 계정·온라인 실습환경, AI·데이터 분석 교육·연구용 데이터셋·기술자문을 제공한다.

2026.09.21 16:22김미정 기자

정철 KACI ANP 위원장 "GPU·AI 모델만으론 부족…AI 정책에 플랫폼 넣어야"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훌륭한 인공지능(AI)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국가와 기업의 AI 경쟁력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인프라와 모델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철 한국인공지능클라우드산업협회(KACI) AI 네이티브 플랫폼(ANP) 분과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서울 마곡 나무에이엑스 본사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KACI는 최근 기존 서비스형 플랫폼(PaaS) 지원분과위원회 명칭을 ANP 분과위원회로 변경했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기업의 관심이 단순 클라우드 전환을 넘어 AI 모델·데이터·GPU를 실제 업무와 연결하는 단계로 이동하면서 기존 PaaS 역할도 AI 개발·배포·운영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산업이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계승하면서 AI 시대 플랫폼 산업의 범위와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취지다. "발전소 지어놓고 배전망 빠진 셈"…AI 정책에 플랫폼 넣어야 정 위원장은 국가 AI 정책에서 플랫폼을 독립적인 영역으로 다뤄야 한다고 짚었다. 현재 정부 투자가 GPU·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보와 AI 모델 개발에 집중된 반면 이를 기업의 실제 서비스로 연결하는 플랫폼에 대한 정책적 정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를 전력망에 비유했다. GPU와 데이터센터가 발전소이고 AI 모델이 여기서 생산된 전기라면 플랫폼은 이를 기업과 산업 현장까지 전달하는 배전망이라는 설명이다. 정 위원장은 "발전소를 아무리 많이 짓고 좋은 전기를 생산해도 이를 기업까지 전달하는 배전망이 없으면 실제 산업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며 "플랫폼 기업을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AI 정책을 설계할 때 인프라와 서비스 사이에 플랫폼이라는 영역을 명확하게 정의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체 인력과 자본으로 AI 운영 환경을 구축하기 어려운 중견·중소기업에는 플랫폼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봤다. AI 시대에는 기존 PaaS가 담당했던 CPU·메모리·애플리케이션 관리를 넘어 고가의 GPU부터 모델, 데이터, 추론, AI 서비스 품질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GPU 활용 효율이 대표적인 사례다. 플랫폼을 통해 GPU를 분할·공유하고 작업을 스케줄링하면 한정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 위원장은 "GPU를 한 장 더 사는 것보다 이미 확보한 GPU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비용도 적게 든다"며 "GPU를 나누고 배분하고 운영·관리하면서 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AI 네이티브 플랫폼의 핵심 역할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생성형 AI 특성상 지속적인 운영·관리도 필요하다.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달리 정상 작동 중에도 환각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모델 업데이트 주기도 빨라 지속적인 품질 관측과 재학습·배포가 요구된다. 정 위원장은 "AI는 서비스를 한번 배포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관찰하고 문제가 생기면 다시 학습하고 배포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며 "새로운 모델과 기술을 기업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운영하는 역할도 플랫폼이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산 쓰더라도 갈아탈 수 있어야…플랫폼 종속 경계 정 위원장은 국내 AI 플랫폼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선택권을 꼽았다. 글로벌 AI 모델과 클라우드를 활용하더라도 특정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모델과 인프라를 바꿀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데이터와 모델뿐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플랫폼까지 특정 기술에 종속되면 전환 비용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오픈AI 챗GPT든 다른 해외 첨단 AI 모델이든 좋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필요할 때 다른 모델이나 인프라로 쉽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까지 특정 기술에 종속되면 모델을 바꾸고 싶어도 운영 환경 전체를 다시 구축해야 할 수 있다"며 "쿠버네티스처럼 개방형 표준을 기반으로 이식성과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플랫폼 기업에도 기회가 있다고 짚었다. 미국 빅테크와 투자 규모나 생태계 자체로 경쟁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기업들은 지난 10여 년간 PaaS와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장에서 기술과 구축 경험을 축적했다. 특히 공공·금융·의료처럼 규제와 보안 요구가 높고 온프레미스·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이 필요한 시장에선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GPU 자원을 분할·할당하는 관리 기술과 추론·데이터 최적화 등 AI 시대 새롭게 요구되는 일부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과 격차가 있다고 인정했다. 정 위원장은 "미국은 관련 수요가 많아 기술 개발과 실증이 빠르게 이뤄졌지만 국내에는 그동안 수요 자체가 부족했다"며 "국내 기업도 실제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공부터 플랫폼 별도 과업으로…금융·제조 등 산업별 확산 ANP 분과위원회는 플랫폼을 정부 AI 정책의 독립적인 영역으로 정립하는 데 우선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공공 AI 사업에서 플랫폼 구축을 별도 과업으로 명시하고 기술 중립적인 발주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현재 플랫폼 구축이 대형 시스템통합(SI) 사업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전문기업이 직접 경쟁하거나 레퍼런스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수행 실적을 요구하는 발주 방식도 신기술 기업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공공사업을 발주할 때 플랫폼을 별도 과업으로 명시하고 특정 기업의 제품 사양이 아니라 필요한 기능과 성능을 중심으로 기술 중립적인 규격을 만들어야 한다"며 "여러 플랫폼 기업이 동일한 조건에서 기술력으로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플랫폼 구축도 필요하다고 봤다. 금융은 보안과 규제 준수, 제조는 축적된 산업 데이터 활용, 공공은 구축 속도와 비용 효율성, 의료는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데이터 주권 등 요구사항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PaaS와 클라우드 네이티브 분야에서 상당 기간 기술과 경험을 축적한 만큼, AI 네이티브 환경에 맞춰 기술을 고도화하고 충분한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해외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ANP 분과위원회도 정부·국회와 정책 협력을 확대하고 AI 네이티브 플랫폼의 산업·기술적 범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공공사업의 기술중립성과 상호운용성·이식성을 강화하고 제조·금융·공공·의료 등 수요 산업과 플랫폼 기업을 연결해 실증과 사업화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 위원장은 "국내 플랫폼 기업 몇 곳의 몸집을 키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AI가 실제 기업의 업무 역량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정부 AI 정책에서 플랫폼의 역할이 명확하게 정의되고 국내에서 기술과 레퍼런스를 쌓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면 향후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21 11:23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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