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스틸, SKT 독자 AI모델로 설비 오류 대응 30% 줄였다
KG스틸 철강 공장에 적용된 SK텔레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A.X K2가 현장 설비 오류를 해결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A.X K2는 6880억 개 매개변수를 갖춘 초거대 언어 모델로, 뛰어난 추론 능력에 한국어 이용 AI 에이전트다. SK텔레콤과 KG스틸은 지난 6월 A.X K2 현장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현장 데이터를 모델에 학습시키며 답변 정확도와 신뢰도, 활용성을 검증하고 있다. KG스틸은 실증이 마무리되는 오는 10월, 보안 안정성과 데이터 활용성이 뛰어난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AI 에이전트 정식 도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독자 AI 모델이 연구실 밖으로 나와 산업 현장에 본격 쓰이게 되는 셈이다. 분산된 과거 기록을 실시간 매칭...한국어 특화 AI로 생산성 향상 KG스틸 당진 공장에서 실증을 담당하는 정춘호 기술연구소 선행연구팀장은 A.X K2 특장점으로 오류 해결 시간 단축을 꼽았다. 철강 공정 과정에서 설비 오류가 발생했을 때 라인이 멈추는 비가동 시간이 최소화돼 전체 공정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설명이다. 정 팀장은 “공장에선 철판을 받아와 칼국수 반죽처럼 더 얇게 미는 냉간 압연 공정과 철판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아연도금을 하거나 페인트를 바르는 색상 도정을 거치는 연속 공정이 이뤄진다”면서 “이 과정에서 한 라인이 멈추면 전체 공장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기존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인 PC, 네트워크, 내부 결제 문서 등 분산된 과거 조치 기록을 사람이 직접 찾고 기억에 의존해야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A.X K2 에이전트는 현장 실무자가 문제 상황을 자연어로 질문하면, 설비 오류에서 어떤 부품이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실시간으로 과거 데이터와 비교해 과거 유사 사례와 매칭해 우선 순위별 점검 가이드를 제시한다”며 “이로 인해 설비 비가동 해결 조치에 소요되는 전체 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약 3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사용이 편리한 점도 A.X K2 강점으로 꼽았다. 정 팀장은 “제조 현장에서 사용되는 단어는 영어, 독일어, 일본어가 많다. 현장 작업자는 외국어도 한국식으로 발음해 대화하고 문제를 해결한다”며 “한국어에 특화된 AI 에이전트가 제조 현장에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확도 검증부터...향후 숙련자 암묵지 데이터화 현재는 현장 실증 단계인 만큼 학습 데이터의 양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답변의 정확도와 신뢰도, 활용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증된 기존 데이터셋을 중심으로 학습시켜 AI 에이전트가 사실과 다른 답변을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숙련 기술자가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는 실증을 마치고 모델의 정확도를 확보한 뒤 학습시킬 계획이다.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학습시키면 오류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찾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 처음부터 데이터 학습을 다시 진행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정확도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습량만 늘려 할루시네이션이 발생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며 “그렇게 되면 처음부터 데이터 학습을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정확도를 확인한 뒤 데이터셋을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 현장에서는 숙련자의 기술과 노하우가 문서가 아닌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 의존하는 암묵지 형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숙련자가 갑자기 퇴직하거나 은퇴하면 설비 운영과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식이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팀장은 “제조업에서는 숙련자의 노하우가 사람에게 의존하는 암묵지 형태로 남아 있고, 이들이 갑자기 은퇴하면 현장 지식이 단절될 수 있다”며 “실증이 끝나면 현장 기술자의 머릿속에 있는 암묵지와 개인용 컴퓨터에 저장된 노하우를 조사해 표준화·데이터화하고 AI 에이전트에 학습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안·속도 모두 잡는 온프레미스 방식 구축 추진 KG스틸은 높은 데이터 처리 능력, 보안성을 지닌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AI 에이전트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온프레미스는 회사가 클라우드를 빌려 쓰는 게 아니라, 사내 전산실이나 자체 보유한 서버 장비에 직접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설치·운영하는 방식을 뜻한다. 정 팀장은 “제조 현장에 실시간 데이터들과 연동을 해서 에이전트가 돌아가야 되기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면 무리가 있고, 보안상의 이슈로 제조업에선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며 “현재는 계획은 온프레미스로 구축을 하는 방향으로 하되, 사내 그룹웨어 등엔 클라우드를 사용할 계획이다”고 했다. 현장엔 A.X K2 기반 플래그십 모델의 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제조 현장에 필요한 응답 속도와 보안, 운영 효율을 함께 고려한 경량 모델이 사용된다. 정 팀장은 “온프레미스로 모델을 구축을 해야되는데 GPU가 더 많이 필요한 모델보다는 날렵하면서 무겁지 않은 모델이 훨씬 더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비용 효율성과 데이터 보안 안정성을 갖춘 A.X K2를 통해 미국 빅테크 기술에 대한 종속과 중국 AI 모델의 보안 우려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조 공정을 제어하는 산업용 컴퓨터부터 설비 운영체제까지 외산 장비가 많은 상황에서 판단과 제어를 담당하는 AI 모델마저 해외 기업에 의존하면 비용과 기술 종속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제조업은 공정 자동제어에 사용되는 산업용 컴퓨터부터 설비를 운영하는 운영체제까지 외산 장비가 많다”며 “설비를 제어하거나 판단하는 AI 모델까지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AI 에이전트 기술에 종속되면 모든 과정을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비용 부담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딥시크 계열의 AI 모델은 저렴하지만 데이터 보안 측면에서 불안한 부분이 있다”며 “SK텔레콤의 A.X K2는 비용이 합리적이면서 내부 데이터의 보안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피 업무 에이전트화...향후 자율제조·피지컬 AI 운영에도 적용 KG스틸은 AI 에이전트 도입에 대한 현장 직원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적용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인력을 대체하는 기술로 인식되지 않도록 직원들이 꺼리는 업무를 우선 맡기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정 팀장은 “모든 직원에게 AI 에이전트를 도입한다고 해서 한순간에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인력 대체 수단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AI와 공존하면서 더 많고 좋은 일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기피하는 업무부터 에이전트화하는 방향을 계획하고 있다”며 “현장의 필요와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 실증이 마무리되면 KG스틸은 A.X K2의 구축 방식과 구체적인 활용처를 확정할 예정이다. 회사는 현재 설비 단계에서 자율 제조를 위한 AI를 적용하고 있으며, 다이 공정에서는 피지컬 AI 도입을 실증하고 있다. 향후 A.X K2를 설비 오류 해결뿐 아니라 자율 제조와 피지컬 AI 운영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정 팀장은 “자율 제조와 피지컬 AI를 운영하려면 작업 지시를 내리거나 설정값을 입력할 때 단위 설비별로 분산된 시스템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통합 제어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러한 통합 제어 과정에서 AI 에이전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