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지금] 구글, AI로 전 세계 산림 추적…환경 규제 대응 시장도 바뀌나
구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 세계 산림의 변화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기업들이 원자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림 훼손 위험을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와 환경 규제 대응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구글 딥마인드와 구글 리서치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세계자원연구소(WRI),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와 공동 개발한 AI 기반 산림 유형 지도 '포티(ForTy) 2020'을 공개했다. 포티는 전 세계 토지를 가로 10m, 세로 10m 단위로 분석해 원시림과 자연 재생림, 인공 조성림, 목재 생산용 조림지, 수목 작물 재배지 및 혼농임업 지역, 기타 토지 등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기술이다. 기존 위성지도는 주로 나무의 존재 여부나 산림 면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자연림과 인공 조림지, 팜유 농장 등을 구별하기 어려웠다. 자연림을 벌목한 뒤 나무를 다시 심으면 산림이 회복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한계도 있었다. 구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 170만 개 위치에서 수집한 산림 유형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켰다. 특히 지난해 공개한 지리공간 AI 모델 '알파어스 파운데이션스(AlphaEarth Foundations)'를 활용해 수년간 축적된 위성 관측 정보를 분석하고 나무의 식재 패턴과 성장 주기, 벌목 주기 등을 토대로 산림 유형을 판별하도록 했다. 이후 전 세계 9000개 이상의 무작위 조사 지점에서 성능을 검증한 결과 산림 유형 분류 정확도는 90%, 산림과 비산림 구분 정확도는 95%를 기록했다. 구글은 기존 글로벌 산림지도보다 높은 성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2017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산림 유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초기 시계열 데이터도 함께 공개했다. 이를 통해 자연림이 목재 생산용 조림지나 농장으로 전환됐는지, 훼손된 지역에서 숲이 자연적으로 복원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유럽연합(EU)의 산림전용방지규정(EUDR)에 대응해야 하는 기업들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EUDR은 커피와 코코아, 팜유, 고무, 목재 등 특정 원자재와 관련 제품이 산림 훼손과 연관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업이 입증하도록 요구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여러 국가에 분산된 원자재 생산지의 과거 토지 이용 상태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포티를 활용하면 생산지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2020년 당시 산림 유형과 이후 변화를 분석해 공급망 내 산림 훼손 위험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환경 규제 대응 과정에서 위성 데이터와 AI 분석 기술의 활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공급업체가 제출한 서류와 현장 조사에 의존하던 검증 방식에 AI 기반 분석을 결합하면 조사 범위를 넓히고 위험 지역을 선별하는 데 드는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다만 AI 분석 결과만으로 규제 준수 여부를 최종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일은 구글의 지리공간 AI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구글은 알파어스 파운데이션스를 기반으로 산림 훼손과 토지 이용 변화, 생물다양성 등을 분석하는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범용 AI 모델을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에 적용하면서 활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다. 특히 포티는 공개 라이선스로 제공돼 직접적인 데이터 판매 수익보다는 구글의 지리공간 AI 기술과 분석 플랫폼 활용을 확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기업과 연구기관이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경 위험 분석이나 공급망 관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구글은 포티 2020 지도와 시계열 데이터를 구글 어스 엔진(Earth Engine)을 통해 무료로 공개했다. 향후 협력기관과 함께 시계열 데이터의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제 이용자들은 전 세계에서 산림이 어디서 사라졌는지뿐 아니라 그 자리를 목재 생산용 조림지나 수목 작물 농장, 다른 토지가 대체했는지까지 매년 10m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 환경보호단체, 과학자들이 이 데이터를 활용해 산림 훼손 없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자연림 보호에 필요한 투자를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