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우" vs "승객편의"...공정위-카카오, '콜조작' 진실공방 지속
카카오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논란이 신고·조사에 착수한지 약 3년 만에 규제당국의 판단이 내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카카오T(택시)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우대를 한 것으로 봤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승객 편의를 외면한 판단이라며 행정소송을 예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14일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카카오T 앱 일반 중형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에서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기사를 우대하는 배차행위를 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논란 3년 만에 '과징금' 결론…"카카오 가맹택시 '자사우대' 행위" 택시 콜 시장은 가맹 여부에 관계없이, 승객이 호출하면 모든 운송 서비스를 수행한다. 앞서 복수 택시 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2020년, 회사가 호출을 몰아주는 불공정행위를 일삼는다며 공정위에 신고해 조사를 촉구했다. 카카오T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반 택시가 아닌 멀리 떨어진 카카오 택시가 먼저 배차된다는 주장이다. 곧 공정위는 현장 조사를 실시해, 가맹·비가맹 택시를 구분해 콜을 몰아주는 형태로 알고리즘을 조정한 지 등을 확인한 결과 회사가 시장 1위 사업자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자사 서비스를 우대한 것으로 보고, 잠정적으로 제재가 필요하다고 봤다. 공정위는 지난해 4월 사측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뒤, 최근 잇따라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논의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를 우선 배차하며 특별대우를 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회사는 수락률이 높은 가맹기사가 더 많은 배차를 받을 수 있도록, 수락률 40% 또는 50% 이상 기사만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이 추천한 기사를 우선배차했다. 평균 수락률에서 가맹기사가 약 70~80%, 비가맹기사가 약 10%로, 양방 간 수락률에 차이가 있음을 사전 인지하고도, 회사가 이를 의도적으로 이용했단 게 공정위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팬데믹으로 호출 수요가 감소해 비가맹기사 수락률이 높아져 가맹기사 우선배차 감소가 우려되자, 종전 배차 수락률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또 가맹기사에게 수익성이 낮은 운행거리 1㎞ 미만 호출 배차를 제외하거나 축소했다. 가맹기사는 비가맹기사보다 월평균 약 35~321건의 호출을 더 수행했는데, 그 결과 가맹기사 월 운임 수입은 비가맹기사 대비 1.04~2.21배 높게 나타났다. 카카오 가맹택시 점유율 역시 2019년 말 14%에서 재작년 73.7%로 치솟았다. 카카오모빌리티 자사우대 행위가 택시 가맹 시장으로 지배력이 전이돼 경쟁을 제한했고, 일반 택시 호출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공정위는 부연했다. 또 경쟁사업자 시장 배제와 일반호출 시장 지배력이 유지되거나 커지면서, 승객 호출 수수료와 기사 앱 이용료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모빌리티 "행정소송 포함 오해 해소 방안 강구" 공정위 결론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반론을 제기했다. 수락률 로직을 도입한 건 승객 편의성 제고를 위한 조처인 동시에, 가맹·비가맹 기사 간 수입 차이도 개개인 운행 방식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다. 시장 독점을 놓고,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우리는 택시 가맹 시장을 만든 개척자”라면서 “초기 14% 점유율에 불과했다는 공정위 판단은 브랜드 택시인 지역사업자들까지 인위적으로 포함한 계산 오류”라고 꼬집었다. 이어 1㎞ 미만 단거리 배차 제외, 축소는 가맹 우대가 아닌 운행상 업무 비효율성을 막기 위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가맹, 비가맹 여부와 무관하게 전체 택시에 적용된 시스템”이라며 “실제 가맹택시 단거리 호출이 월평균 3.4콜로, 비가맹택시(2.5콜)보다 비중이 높다”고 반박했다. 회사는 향후 행정소송을 포함해, 공정위 오해를 해소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AI 배차 로직은 승객 편익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성실한 택시 기사 권익 보호를 위한 것임을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현재 시행 중인 카카오T 앱 일반 호출에서 차별적인 배차 중지를 비롯해 기사, 소비자, 사업자 등에 시정명령 사실 통지와 이행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아울러 회사 작년 말 잠정 매출 기준으로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는데, 2022년 결산일까지 추가 매출액 등이 반영되면 변경될 수 있다. 회사는 시정명령에 따라 의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카카오T 앱 일반호출 배차 알고리즘에서 차별 요소를 제거한 이행 상황을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 적용 사실상 '첫 사례' 이 사건은 사실상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이 적용된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지난달 12일부터 시행했다. 매출이나 시장 점유율 기반으로 지배적 사업자를 추정해온 전통 산업과 달리, 급변하는 플랫폼 산업에 맞게 서비스가 이용자 편익에 끼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게 골자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심사보고서 상정 후 심사지침이 시행돼 원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심사지침 내 플랫폼 다면적 특성, 네트워크 효과 그리고 자사우대행위 지배력 전이, 경쟁제한 효과와 효율성 증대 효과 간 비교형량 쟁점 등이 드러나 간접적으로 적용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