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플랫폼, Z세대 트렌드 공유·검색채널 역할도 수행"
트렌드는 점점 세밀하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처럼 TV 방송이나 포털에서 확인하는 트렌드는 한발 늦다. 최근 급부상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플랫폼으로 직접 찾아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트렌드가 시작되는 플랫폼으로 TTTB를 꼽았다. 이는 틱톡·트위터·트위치·블로그의 약자로, 이곳에서는 Z세대 일상과 관심사가 시시각각 업로드된다. 최근 콘텐츠 시장은 그야말로 숏폼 전성시대다. 틱톡·쇼츠·릴스·클립 등 대숏폼 시대 속에서도 2017년 시작한 숏폼 콘텐츠 원조 틱톡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 Z세대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트렌드 상류 지점으로서 틱톡에서 형성된 Z세대의 밈, 놀이 등 트렌드 현상이 다른 플랫폼으로도 확산하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 쉽게 목격된다. 틱톡에서 시작된 트렌드는 같은 Z세대뿐만 아니라 다른 세대에게까지 전파되고 국경도 넘나들며 강력한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 Z세대는 '본투비크리에이터'로, 플랫폼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개성이 담긴 기발한 영상을 만들고, 유행하는 댄스 챌린지를 창의적으로 각색하기도 한다. 음원도 스페드업 효과로 변형하고, 드라마와 영화도 콘텐츠 소스를 재해석해 선보인다. 이렇게 자유로운 크리에이티브 환경에서 Z세대 시각을 담아 재해석된 영상은 단순히 시청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서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고 큰 파급력을 갖고 확산된다. 청소년기부터 유튜브와 틱톡 등 다양한 영상 매체를 접해온 Z세대는 영상 콘텐츠 문법에 관해 다른 세대와 비교해 익숙하다. 특히 틱톡은 앱 내에서 제공하는 촬영·편집 툴, 필터, 음원 소스 등을 활용해 빠르고 쉽게 콘텐츠를 만들수 있어 Z세대는 가장 날 것의 순간들을 빠르게 공유하고 사소한 순간도 숏폼 콘텐츠로 만든다. 1분 내외의 짧은 호흡의 '숏브이로그'가 이에 해당된다. 유튜브에 게시되던 기존 롱폼 브이로그와 달리, Z세대는 인상적인 순간 혹은 핫플레이스를 방문한 일과를 짧은 형식의 숏브이로그로 기록한다. 이로 인해 다량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축적되면서 틱톡에서 최신 트렌드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틱톡과 같은 플랫폼을 트렌드 상류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이러한 트렌드에는 라이프스타일뿐 아니라 Z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나 삶의 방식도 포함된다. Z세대는 본인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데, 1분 내외 숏브이로그를 통해 무겁고 어려운 방식이 아닌 플로깅이나 조명 끄기 등 일상의 작은 실천들을 공유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기도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Z세대가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도 동일한데, 그들의 관계 형성법은 틱톡과 같은 숏폼 플랫폼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Z세대에게는 숏폼 영상과 챌린지가 친구, 가족과 추억을 남기고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수단이다. 나아가 숏폼이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소통하는 수단이 되자, 숏폼 플랫폼이 커뮤니티 역할도 하게 됐다. 틱톡은 다른 영상에 본인 영상을 이어 붙일 수 있는 '이어찍기'와 같이 다른 사람과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기능, 다른 틱톡 영상과 분할화면으로 나란히 구성할 수 있는 '듀엣' 등 기능이 있어 이용자간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다. 또한 익명성 덕분에 어디에도 말하기 어려웠던 솔직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커뮤니티 성격이 극대화되고 있다. 해시태그를 통한 명확한 주제 구분 덕분에 비슷한 관심사를 기반으로 소통하기에도 용이하다. 이런 커뮤니티 특성으로 인해 뷰티, 패션, 문구, 아이돌 등 Z세대가 관심 두는 다양한 분야 마이크로 트렌드가 활발하게 생성되고 있다. 정보 탐색에 능하고 적극적인 Z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맞춤형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포털과 SNS 이외에도 챗GPT 등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통해서 양질의 정보를 얻고자 노력한다. 이에 더해 숏폼 플랫폼을 검색 채널로 활용하는 패턴도 생겨났다. 짧은 시간 내에 영상으로 집약된 정보를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9월 Z세대가 틱톡을 새로운 검색 엔진으로 여기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바이럴 댄스 비디오나 인기 있는 음악으로 널리 알려진 틱톡이지만, Z세대의 경우 맛집을 검색하거나 취향에 맞는 정보를 원할 때 이제 구글이 아닌 틱톡에서 검색하는 패턴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틱톡에 따르면 정보성 콘텐츠 게시글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Z세대는 '#틱톡교실' 해시태그를 통해 과학상식, 사회이슈, 추천템, 생활꿀팁 등 수많은 정보를 소비하고 생산할뿐 아니라 이를 확산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를 자기계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또한 Z세대 특징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 결과, Z세대의 92%가 최근 6개월 내에 자기계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재테크, 어학, 영상 편집 등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와 관련된 지식이나 기술을 쌓는 것이다. 숏폼 플랫폼이 흥미 위주 콘텐츠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정보를 얻는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정보를 얻는 채널로써 틱톡과 같은 숏폼의 영향력은 점점 더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