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USB-C 적용 아이폰15 공개…가격 동결 승부수
애플이 1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소재 애플파크에서 진행한 '꿈꾸다.이루다.' 행사에서 아이폰15 신제품 4종과 애플워치 시리즈9, 애플워치 울트라2를 공개했다. 아이폰15 시리즈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6.1인치형 기본 모델에 6.7인치형 플러스 모델, 고급 사양인 6.1인치형 프로와 6.7인치형 프로맥스 등 4종으로 구성됐다. 아이폰15 시리즈 전 라인업에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적용하며 아이폰14 기본 모델에 있던 상단 노치를 없앴다. 가장 큰 변화는 충전 단자다. 2012년 아이폰5 출시와 함께 도입한 자체 규격 충전 단자인 라이트닝 대신 맥·아이패드 프로 등 애플 제품과 갤럭시S23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이미 널리 보급된 USB-C 단자를 달았다. 이제는 라이트닝 케이블 대신 삼성전자를 포함한 타사 스마트폰·노트북 등에 기본 제공되는 USB-C 어댑터나 케이블을 이용해 아이폰을 충전할 수 있다. 이는 EU(유럽연합)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법안과도 관련이 있다. EU가 내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USB-C 단자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시행하자 이에 대응한 것이다. 이날 애플은 USB-C 충전이 가능한 에어팟 프로 2세대 맥세이프 충전 케이스와 라이트닝 케이블을 USB-C로 변환하는 어댑터, 충전 케이블도 함께 선보였다. ■ 기본 모델과 프로 모델 급 나누기…티타늄 소재 첫 적용 아이폰은 4종으로 출시되는데 기본과 플러스 모델은 보급형 스펙으로 프로와 프로맥스는 고사양 스펙을 갖추고 있다. 이번 시리즈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간다. 우선 스마트폰 두뇌역할을 하는 AP부터 다르게 적용한다. 아이폰15·15플러스에는 전작 프로모델에 탑재됐던 A16 바이오닉 칩을 탑재했지만, 아이폰15프로·프로맥스에는 A17 프로 최신 칩을 탑재했다. 애플은 A17 프로에 내장된 고성능 코어 성능이 전작 대비 10% 빠르며 효율 코어의 전력 소모가 경쟁사 대비 3분의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머신러닝 등 AI를 담당하는 뉴럴엔진 코어 개수 역시 전작과 같은 16개지만 최대 연산량은 A16 바이오닉(초당 17조 번)은 물론 M2 프로·맥스(초당 15조 8천억 번)의 두 배에 가까운 35조번으로 높아졌다. GPU에는 레이트레이싱 기능과 메탈FX 업스케일링 기능을 탑재해 초당 프레임 속도를 높여 콘솔 게임과 PC용으로 출시됐던 게임들을 아이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와 프로맥스 신제품에는 화성 탐사선에 적용되는 고강도 소재 금속인 티타늄을 썼다. 애플은 "티타늄은 기존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가볍지만 내구성은 더 뛰어나며 신소재 적용을 통해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은 화면 테두리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프로 모델은 내년 출시 예정인 공간 컴퓨터 '애플 비전 프로'와 연동되는 3차원 사진·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음소거 스위치도 '액션 버튼'으로 변경해 기본 모델과 차별을 뒀다. 일반과 플러스 모델은 핑크, 옐로, 그린, 블루, 블랙 등 5개 색상으로 출시된다. 프로와 프로맥스는 블랙 티타늄, 화이트 티타늄, 블루 타티늄, 내추럴 티타늄 4개 색상을 적용했다. ■ 100달러 인상 전망 깨고 출고가 동결…한국 출시일 미정 아이폰15 시리즈 출고가가 전작 대비 100달러(약 13만원)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애플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하고 중국발 악재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아이폰15 기본 모델은 125만원, 프로 모델은 155만원부터 판매된다. 프로맥스 모델은 190만원부터 시작한다. 미국에서도 전작과 같은 가격대로 출고가를 책정했다. 아이폰15 시리즈는 미국과 영국, 중국 등 40개 이상 국가에서는 15일(현지시간)부터 사전 주문할 수 있으며, 매장 판매는 오는 22일부터 시작된다. 한국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 애플 최초 탄소중립 제품 애플워치 시리즈9…'더블 탭' 기능 공개 애플은 이날 새로운 칩인 S9 SiP를 이용해 음성인식과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심박센서 처리 속도·정확성을 향상한 애플워치 시리즈9을 공개했다. 애플워치 신제품의 가장 큰 변화는 '더블 탭'이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두 번 부딪히면 전화를 받거나 끊을 수 있다.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있거나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등 양손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애플워치를 다룰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워치를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S9 칩은 S8 대비 60% 증가한 56억 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됐으며 GPU 성능을 전작 대비 30% 향상했다. 또 4코어 뉴럴 엔진으로 음성인식, 충돌 감지 등을 처리하는 머신러닝 성능도 두 배 늘었다. 애플은 이날 애플워치 시리즈9의 받아쓰기 속도가 전작 대비 25% 빨라지는 한편 아이폰과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클라우드 도움 없이 시리 음성 명령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극한 스포츠에 최적화된 '애플워치 울트라2'는 화면 밝기를 최대 3천니트로 높여 야외 활동 시 시인성을 높였다. 작동 고도는 해발 -500미터에서 최대 9천미터까지 확대됐다. 이날 애플은 애플워치 시리즈9가 애플 제품 최초로 탄소 중립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포장재가 100% 섬유 기반 소재로 만들었으며, 가죽 대신 재활용 신소재 '파인우븐'을 도입했다. 애플은 "앞으로 시계 밴드를 포함한 모든 신제품에 더 이상 가죽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온라인 스토어에서 가죽 소재 에르메스 밴드, 아이폰 케이스도 단종시켰다. 애플은 애플워치 가격도 동결했다. 애플워치 시리즈9의 가격은 59만9천원부터 시작한다. 애플워치 울트라2는 114만9천원부터 시작한다. 애플워치SE의 경우 32만9천원부터 시작해 작년(35만 9천원) 대비 가격을 3만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