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케 "AI로 의약품 품질관리 패러다임 바꿀 것"
지디넷코리아는 서울대 공대 및 SNU공학컨설팅센터가 주식회사 동서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준비를 돕는 기술창업 전문 프로그램인 'SNU-동서 스타트업 프로듀스 34'의 6기 기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6곳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SNU-동서 스타트업 프로듀스 34'는 주식회사 동서 김석수 회장이 기부한 발전기금으로 2021년부터 시작했습니다. [편집자 주] 알케(Alche)는 QbD(Quality by Design,설계 기반 품질 고도화) 방법론을 AI 기술로 구현, 의약품 제조 설계부터 품질관리까지 전주기를 혁신하는 B2B SaaS 기술 스타트업이다. 서울대 공학박사 출신 공정 AI 전문가들과 유한양행 수석연구원 출신 제약 산업 전문가를 중심으로 작년 3월 설립했다. 강동주 알케 대표는 "AI기술이 신약 후보물질을 '발견'하는 데는 활발히 쓰이지만, 정작 그 약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하고 품질을 관리할지에 대한 기술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인데, 최근 분석 기술이 발전하고 규제 기관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과거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의약품 속 불순물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회사 설립 배경을 들려줬다. 강 대표에 따르면, 불순물로 인한 의약품 회수 사태가 반복되면서 개별 기업 손실을 넘어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국가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식약처나 FDA 등 글로벌 규제 기관들은 QbD에 기반한 더욱 엄격한 관리 기준을 요구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장에는 이러한 규제 강화와 기술 요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리는 시장의 이러한 공백을 발견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AI 기술이야말로 이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 알케(Alche)는 불완전한 물질을 정제하고 본질을 탐구해 완벽한 형태로 변환하고자 했던 연금술(Alchemy)의 철학에서 유래했다. 이 '변환'의 철학을 의약품 개발에 적용해 효능은 뛰어나지만 아직 불완전한 상태인 신약 후보물질이라는 원석을 AI 기술을 활용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미를 사명에 담았다. 강 대표는 "연금술이 현대 화학 발전에 기여했듯, 알케는 AI기술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분야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시장을 선도하는 개척자가 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알케가 집중하는 페인포인트는 세 가지로, 이를 해결해 의약품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첫째, '경험과 시행착오에 의존하는 개발 방식'이다. 이는 고질적인 문제다. "전통적인 의약품 개발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쏟아붓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이로 인해 유망한 후보물질이 제조 단계에서 실패하기도 하고, 발사르탄 사태처럼 예측 불가능한 품질 문제로 이어져 사회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고 강 대표는 짚었다. 둘째, '날로 강화하는 규제 대응의 어려움'이다. FDA 등 글로벌 규제 기관들은 데이터에 기반한 엄격한 품질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이 규제를 맞추기 위해 엄청난 인력, 시간, 비용을 쏟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 예측보다는 문제가 터진 뒤에 해결하는 방식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는게 알케 판단이다. 셋째, '분절된 소프트웨어로 인한 비효율'이다. 강 대표는 "기존 시장은 독성 예측, 제형 설계 등 각 기능이 파편화된 툴만 존재, 연구개발(R&D) 과정의 비효율과 데이터 단절을 유발한다. 우리는 이 모든 과정을 AI와 데이터 기반의 '예측 가능한 과학'의 영역으로 바꾸고자 한다"면서 "알케 솔루션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발생 가능한 변수를 AI로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제어한다. 이를 통해 제약사는 값비싼 실패를 줄이고, 복잡한 규제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환자들이 불순물 걱정 없이 더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의약품을 제공받는 세상을 만들어 인류의 건강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주력 솔루션은 AI 기반 의약품 전주기 품질관리 SaaS 솔루션 '프라임(PRIME)'이다. 전통적인 경험과 통계 기반의 R&D에서 벗어나 QbD 방법론에 기반해 의약품 개발 전 과정을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최적화했다. 'PRIME' 솔루션의 특장점은 첫째, 설명가능 AI(XAI)를 통한 과학적 신뢰 확보다. 기존 AI 솔루션은 '무엇'을 예측하는지에만 그쳤다면, PRIME은 한발 더 나아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화학적 구조와 데이터에 기반한 논리적 인과관계를 명확히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는 연구원이 AI 결과를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신뢰하며 다음 단계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핵심적인 차별점이 된다. 둘째, 데이터 생성 자동화를 통한 데이터 격차 추구다. PRIME은 로보틱스 자동화 랩과 연동해 AI가 스스로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생성, 학습하는 폐쇄 루프 시스템을 구축, 제공한다. 이는 제한된 공공 데이터와 개별 제약사 데이터에 의존하는 기존 솔루션과 차별화, AI 데이터 경쟁력을 확보, 예측 정확도에서 알케가 우위에 있기 위한 것이다. 셋째, 통합 플랫폼으로 연구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강 대표는 "기존 시장 솔루션들은 독성 예측, 제형 설계 등 기능이 파편화돼 있어 데이터 단절과 비효율을 유발한다. PRIME은 원료 의약품부터 완제 의약품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솔루션에서 유기적으로 연동,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데이터 사일로를 제거해 R&D 속도를 향상시킨다"고 짚었다. 알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의약품 제조 설계 및 품질관리 솔루션의 글로벌 시장은 약 3조 원이고 국내 시장은 약 7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앞으로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이의 근거는 첫째, 전체 의약품 시장이 연평균 7%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둘째, FDA 등 글로벌 규제 기관들이 QbD에 기반한 품질관리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어 관련 솔루션 도입이 기업의 필수 과제가 되고 있으며 셋째, 개인 맞춤형 의약품 등장으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전환하면서 더 복잡하고 정밀한 공정 설계 및 품질관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현재 이 시장의 주요 솔루션들은 주로 전문가 규칙 기반이거나 통계적 기계학습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점차 복잡해지는 신규 의약품 개발 트렌드를 고려할 때, 정적인 규칙 기반의 기존 솔루션들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예측하는 AI 기반 솔루션인 'PRIME'은 미래 제약 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필수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설명가능한 AI(XAI)를 통한 과학적 신뢰도 확보, 로보틱스 연동을 통한 데이터 확보, 통합 솔루션 제공으로 효율적인 연구개발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면서 "시장의 기존 솔루션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신뢰도 높은 근거와 효율적인 통합 관리를 제공함으로써 단순한 툴이 아니라 제약사의 필수적인 R&D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객사도 이미 확보했다. 원료의약품(API) 및 완제의약품 분야의 제약사 각 1곳이다. 이들은 기술 파트너이기도 하다. 또 최근 2천만 원 규모의 AI 제형 설계 PoC 프로젝트를 완료했고, 4천만 원 규모의 정식 솔루션 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성과도 거뒀다. 강 대표는 파트너사들에 대해 "솔루션 고도화를 위한 전문적인 피드백과 함께,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독점적인 공정 및 품질 데이터를 확보, 단순한 고객 관계를 넘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케는 연말까지 'PRIME'의 첫 번째 핵심 모듈인 'AI 의약품 제형 설계' 솔루션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사들에게 의약품의 안정성과 효능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제형을 우선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나아가 내년에는 '제조 공정 설계' 모듈을 통합, 제형부터 제조까지의 과정을 아우르는 PRIME을 선보일 예정이다.. 알케의 '맨파워'도 돋보인다.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박사 출신 연구진을 주축으로, AI 기술과 의약품 공정에 깊은 이해를 가진 전문가들이 창업했다. 각 팀원은 AI 모델링, 공정 최적화,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등 다양한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실제 솔루션으로 구현하는 종합적인 기술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강 대표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 박사 과정에서 공정 설계 및 AI를 전공, 복잡한 화학 공정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연구를 했다. 남정용 CTO를 비롯한 기술개발 전문가들은 산업 현장에서 공정 및 설비에 데이터 기반 AI를 적용하고 확장성 높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실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공동창업자인 김주은 교수는 유한양행에서 13년간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며 80여 종의 의약품 개발을 총괄한 QbD 전문가다. 강 대표는 "우리는 AI 기술, 산업 현장 적용 경험, 그리고 제약 산업 지식과 네트워크라는 세 축의 조화를 통해 시장의 문제를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팀"이라고 힘줘 말했다. 수출 계획에 대해 강 대표는 "현재 국내 제약사들과 협력해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성공적인 상용화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개발 초기부터 FDA, EMA 등 글로벌 규제 기준을 충족하도록 시스템을 설계, 향후 시장 진입 장벽을 최소화했다. 국내 시장에서 확보한 기반을 바탕으로 2029년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해외 진출 목표는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의 글로벌 빅파마 및 다국적 제약사와의 핵심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각 지역의 규제 환경과 시장 특성에 맞는 글로벌 제약 전주기 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화한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 한다"고 밝혔다. 알케는 딥테크 초기창업패키지와 함께 총사업비 63억원 규모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에 선정됐다. 직접 운용하는 18.6억 원의 순수 R&D 자금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초기 단계에서 기술 개발과 사업확장을 통한 성장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내년에는 제품 개발 및 출시와 함께 초기 고객사 확보 및 매출을 내고 이를 기점으로 솔루션 고도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프리A(Pre-A)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회사의 중장기 비전에 대해 강 대표는 "AI 기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온 전통적인 R&D 한계를 AI와 자동화 기술로 극복하는 기술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자율형 R&D 시스템을 통해 의약품 품질 예측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합성의약품 시장을 넘어 항체나 단백질과 같은 복잡한 바이오 의약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궁극적으로는 '의약품 개발'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 대표는 현재 많은 연구원들이 보다 좋은 의약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알케는 의약품 개발의 불확실성과 비효율을 AI 기술로 제거, 연구원들이 혁신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알케가 만들어갈 새로운 의약품 품질관리 패러다임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