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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리더스] 법무법인 태평양 "복잡해진 AI 데이터센터, 통합 자문으로 승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이제 단순한 부동산 개발사업이 아니라 전력·투자·금융·규제·운영이 모두 연결된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입니다. 각 분야 전문성을 하나로 모아 국내 AI 인프라 프로젝트가 실제 성공 사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한국이 아시아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안현철·박성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최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인프라 사업에 대한 통합 자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AI 인프라전략센터'를 출범했다. ▲부동산·건설 ▲인수합병(M&A)·외국인투자 ▲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에너지·인프라 ▲환경 ▲AI·정보보호 ▲국제통상 등 관련 분야 전문가 100여 명을 한데 모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태평양이 별도 조직을 꾸린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격 변화가 있다. 과거 부동산 개발사업의 하나로 인식됐다면 최근에는 대규모 전력과 자본이 필요하고 글로벌 기업까지 참여하면서 여러 전문 영역이 맞물리는 복합 인프라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태평양은 센터 출범 이전부터 해남 국가AI컴퓨팅센터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해외 기업·펀드의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 등을 자문해왔다. 박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는 부동산과 인프라, M&A, 금융, 정보보호, 인허가처럼 과거 나눠져 있던 로펌의 자문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사업"이라며 "각 분야 경험을 하나의 프로젝트에 모으기 위해 AI 인프라전략센터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부지보다 전력이 먼저"…AI 데이터센터 사업 병목으로 AI 데이터센터는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하이퍼스케일러 고객 확보와 장기 이용계약부터 전력 조달, 금융, 시공, 운영까지 사업 초기부터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나고 있다. 안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는 투자 규모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까지 커지면서 한 국가 안에서만 진행되는 사업이라기보다 국제적인 프로젝트가 되고 있다"며 "투자와 합작투자, 수출통제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국제 정세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큰 병목은 전력 확보다. 과거에는 수도권과의 거리나 입지가 데이터센터 부지의 주요 가치였다면 최근에는 필요한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지가 사업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조건으로 떠올랐다. 안 변호사는 " 국내 AI 데이터센터 산업이 성장 단계이기 때문에 금융이나 건설보다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병목이 많이 생기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가 한전과 협의하고 전력계통영향평가를 거쳐 수전 용량을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도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만큼 단순히 전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뿐 아니라 양질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력 문제로 서비스수준협약(SLA)을 위반하면 운영사에 손해배상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수용성도 주요 변수다. 태평양이 자문한 특정 데이터센터 사업에선 지역주민의 전자파 우려 등으로 건축허가 이후 절차가 지연되자 행정심판과 소송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도 있었다. 안 변호사는 "이전에는 데이터센터 부지의 가치를 볼 때 수도권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등을 중요하게 봤다면 지금은 전력을 얼마나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며 "전력 확보와 주민수용성이 현재 사업 전반부에서 가장 큰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짚었다. AIDC 특별법이 지방 분산 마중물…"시행령이 관건"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 특별법)'도 주요 변수다. 특별법에는 인허가 원스톱 절차와 타임아웃제,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AIDC 특구 지정·지원 등이 담겼으며 구체적인 기준과 지원 범위는 시행령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두 변호사는 제도가 구체화되면 지방 분산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AI 학습용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지연시간과 운영인력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 지방 구축에 유리하고, 해외 투자자들도 수도권 신규 개발이 어려워지면서 지방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는 운영 단계에서 고급 인력이 다수 필요한 시설이 아니고 AI 학습용은 레이턴시에도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며 "전력계통영향평가나 직접 전력 공급 등의 제도적 지원이 뒤따르면 지방 분산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방식의 지자체 인센티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박 변호사는 "단순히 국공유지를 장기 임대해주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양질의 전력이 확보돼 있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고 결국 위치와 전력 확보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단지 규제도 개선 과제로 꼽았다. 전력과 용수가 확보된 산업단지가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현행 제도에선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시설을 구축해 하이퍼스케일러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를 단순 임대업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공간을 임대하고 임대료를 받는 사업이 아니라 서비스 수준을 관리하고 운영까지 책임지는 구조"라며 "기존 산업단지를 활용하려면 이런 글로벌 사업 구조를 제도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DC 특별법 시행령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준의 기준이 마련된다면 어느 나라에도 없는 획기적인 데이터센터 지원법이 될 수도 있다"며 "전력계통영향평가와 전력 공급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한국으로 끌어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도 옥석 가리기…전력·고객 확보가 생존 가른다 국내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프로젝트 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국 각지에서 구축 계획이 나오고 있지만 전력 공급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그래픽처리장치(GPU)나 부지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사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지금 발표되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지만 모두 진행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전력도 공급돼야 하고 하이퍼스케일러 테넌트도 확보해야 하는 등 여러 조건이 맞아야 실제 데이터센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도 검증이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투자자는 하이퍼스케일러와의 장기 이용계약과 최소 이용요금, SLA 등을 통해 예상 매출을 따지고 전기요금 변동과 EPC 초과비용 등 비용 리스크도 살핀다. 안 변호사는 "투자자 입장에선 결국 매출은 많이 나오고 비용은 적게 나와야 한다"며 "하이퍼스케일러와 얼마나 단단한 장기 이용계약을 맺었는지, 최소 이용요금이 있는지, SLA가 어떻게 규정돼 있는지를 매출 측면에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용 측면에서는 전기요금의 변동성을 어떻게 통제하고 EPC 과정에서 초과 비용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검토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전기요금 통제를 위한 분산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LNG 자가발전 등이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는 반면 AI 수요와 GPU 기술 변화, 국내 전력 공급능력은 향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태평양은 AI 인프라전략센터를 통해 이처럼 복잡해지는 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개발과 전력, 투자, 금융, 규제 문제를 함께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AI 인프라 투자까지 자문 범위를 넓히고 성공적인 프로젝트 사례를 축적해 한국의 AI 인프라 경쟁력을 뒷받침한다는 목표다. 안 변호사는 "옥석 가리기를 거쳐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여러 개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아시아 AI 데이터센터 허브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도 "한국이 AI 데이터센터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같은 방향을 향해 공격적으로 추진한다면 아시아 AI 허브가 될 수 있다"며 "한국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아시아 지역 AI 인프라 사업까지 주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6.09.13 16:00한정호 기자

앤트로픽 "AI 개발 속도 조절해야"...머스크·알트먼도 공감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최첨단 AI 모델의 개발 속도를 조절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시장 주도권을 놓고 맞서 온 샘 알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도 잇달아 공감하면서 AI 안전을 둘러싼 업계 논의가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13일 "AI 모델의 역량을 개선하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며 "최첨단 AI 개발 경쟁을 안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발 속도를 조절해 안전 조치와 정렬 연구에 1~2년의 시간을 더 확보한다면 AI 통제력 상실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다리오 아모데이 CEO의 글 공개 직후 "AI 최전선을 조절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립 평가자에게 직원 수준의 접근 권한을 제공하자는 제안도 "좋은 생각"이라며 오픈AI 역시 이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역시 다리오 아모데이 CEO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다리오가 옳다(Dario is right)"고 짧게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특히 그동안 AI 개발과 운영 방향을 두고 대립해 온 샘 알트먼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공감을 표했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과거 오픈AI에서 안전 연구를 이끌었으나 AI 모델의 성능 경쟁과 안전장치 구축 간의 균형, 조직 운영 방식 등을 둘러싼 갈등 끝에 회사를 떠났다. 이후 앤트로픽을 설립하고 오픈AI의 상업주의적 행보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일론 머스크 역시 2015년 오픈AI를 공동 창립했으나 2018년 이사회를 떠난 뒤 샘 알트먼 CEO와 오픈AI를 상대로 수차례 공개 비판과 법적 공방을 이어왔다. 앤트로픽 역시 윤리 철학과 기술 검열, 국방 협력 태도 등을 문제 삼으며 강력히 비판해왔다. 샘 알트먼 CEO도 앤트로픽과 머스크 측의 행보를 공개 비판해 왔다. 앤트로픽이 광고 없는 AI를 내세워 오픈AI를 겨냥하자 이를 부정직한 광고라고 반박했고 일론 머스크가 제기한 오픈AI 영리화 비판과 소송에 대해서는 경쟁사 xAI에 유리한 주장을 위한 것이라고 맞섰다.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며 대립각을 세워 온 AI리더 간에 '개발 속도 조절'이라는 안전 원칙 앞에서 한목소리를 낸 것은 최첨단 모델의 위험성이 기업 간 경쟁을 넘어선 산업 전체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방안은 크게 세 갈래다. 주요 AI 기업이 외부 독립 평가단에 상시적인 내부 접근 권한을 부여해 안전 관리 체계를 점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앤트로픽은 외부 평가자가 사무실 좌석과 출입증, 업무용 노트북 등을 제공받는 방식으로 회사 직원에 준하는 접근성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정부가 AI 기업들이 반독점 규제 부담 없이 안전 기준과 개발 속도 조절 방안을 협의할 수 있도록 예외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 등 민주주의 국가가 공조하더라도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기업들이 개발 경쟁을 가속할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국제 공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AI 기업 수장들의 경고가 규제 강화와 시장 진입장벽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강력한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소수 기업이 안전 기준을 주도하게 되면 후발 기업이나 오픈소스 진영의 경쟁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AI가 스스로 차세대 모델 개발을 보조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위험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지금 개발 속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6~12개월 안에 다수의 AI 에이전트가 연계돼 인터넷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며 파국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안전 조치와 정렬(Alignment) 연구를 위해 1~2년의 시간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며 "단순히 개발을 멈추자는 것이 아니라, 제3자 평가기관의 검증과 안전망 구축을 병행하는 '유연한 개발 속도 조절(Pacing)'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9.13 15:30남혁우 기자

오픈AI "2026년 IPO 없다"…AI 안전성 확보 우선

오픈AI가 인공지능(AI)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2026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13일 미국 경제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안전과 관련해 벌어지는 모든 일을 고려하면 지금 상장은 현명하지 않은 시점"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샘 알트먼 CEO는 2026년 상장 가능성이 사실상 배제되고 2027년 이후로 미뤄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2026년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AI 시스템이 인간의 의도와 가치에 부합하도록 제어하는 'AI 안전 및 정렬(alignment)'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계와 정부 간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첨단 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통제 가능성을 둘러싼 경고가 정치권과 업계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에서는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AI 시스템을 관리하기 위한 새 규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오픈AI의 경쟁사인 앤트로픽 소속 연구자들이 고도화된 AI가 장기적으로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논의에 불이 붙었다. AI 에이전트가 외부 시스템에 무단 접근하거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하려 한 사례가 보고되고, 안전성 문제를 우려한 연구자들의 퇴사가 이어진 점도 규제 요구를 키우는 배경으로 꼽힌다. 알트먼 CEO는 주요 AI 기업들이 개발 속도를 조절하고 안전 위험 대응을 위해 공동 원칙을 마련하는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업계 선도 기업들이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도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글에서 AI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AI 모델의 능력을 개선하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밝혔다. 샘 알트먼 CEO는 소셜플랫폼 엑스(X)에서 아모데이 CEO의 견해에 공감한다며 "우리는 최전선 AI 개발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AI 안전성 논의가 경쟁사들의 자본시장 행보까지 일괄적으로 늦추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달 소식통을 인용해 앤트로픽이 이르면 10월 중순 IPO 투자자 모집 절차를 시작하고 11월 미국 중간선거 직전 상장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샘 알트먼 CEO는 "AI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이를 안전하게 통제하고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상장 일정에 쫓기기보다 안전성 검증과 정부·업계 간 협력 체계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9.13 15:28남혁우 기자

카메라 사이 끊긴 동선 잇는다…영상 AI, '탐지' 넘어 '공간 추적'으로

인공지능(AI)이 영상에서 사람이나 차량을 찾아내는 데서 나아가 이동 경로까지 파악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여러 카메라에 흩어진 동일 객체를 연결하고 영상 속 위치를 실제 공간 좌표로 바꿔 촬영 공백이 생겨도 어디서 어디로 움직였는지 추적할 수 있게 됐다. 13일 AI 업계에 따르면 공간 AI 기업 오썸피아는 여러 카메라 영상에 등장하는 동일 객체의 이동 이력을 연결하는 '그리드맵 AI' 고도화 방향을 공개했다. 지난 8월 선보인 '객체 주소화' 기술을 카메라 간 추적과 다중 카메라 융합으로 확대했다. 기존 영상 AI는 화면 안에서 사람이나 차량, 연기 등을 찾아내는 데 강점을 보여왔다. 문제는 대상이 화면 밖으로 사라진 뒤다. 다른 카메라에 같은 사람이 다시 나타나도 각각의 영상으로 남기 때문에 이동 경로를 이어 보려면 별도 분석이 필요했다. 오썸피아는 이 단절을 객체 ID와 공간 좌표로 잇는다. 그리드맵 AI가 영상 속 사람이나 차량을 발견하면 고유 ID를 부여하고 화면 속 위치를 실제 공간 좌표로 변환한다. 여기에 시간과 촬영 카메라 정보를 함께 저장해 객체가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를 데이터로 남긴다. 영상 속 객체마다 일종의 '주소'를 붙이는 셈이다. 이 기술은 사람이 A카메라에서 사라진 뒤 B카메라에 나타나면 AI가 외형 특징과 좌표 정보를 비교한다. 같은 객체라고 판단하면 기존 ID를 이어 붙여 이동 이력을 계속 기록한다. 여러 카메라가 같은 대상을 동시에 촬영할 때는 각 영상의 정보를 합친다. 한쪽 화면에서 객체 일부가 가려지거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우면 다른 각도의 영상으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쌓인 정보는 단순히 영상 속 객체를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했는지, 특정 공간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위험구역에 들어갔는지 등을 시간과 위치를 기준으로 분석할 수 있다. 오썸피아는 현재 개발 중인 '그리드맵 2.0'에 다중 카메라 객체 추적과 행동 분석, 이상행동 탐지 기능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영상에서 만든 좌표를 드론과 디지털 트윈에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영상 AI가 이처럼 '탐지'에서 '추적'으로 영역을 넓히는 데는 관제 환경의 변화가 자리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지방자치단체 통합관제센터와 연계된 CCTV는 65만여대로, 관제요원 한 명이 평균 477대를 담당했다. 행안부는 이 가운데 AI 기술이 적용된 비율을 37.5%로 보고 있다. 카메라가 많아질수록 사람이 여러 영상을 번갈아 보면서 같은 사람이나 차량의 이동을 일일이 찾아내기 어렵다. AI가 한 화면에서 이상 상황을 발견하는 것뿐 아니라 서로 다른 영상의 정보를 연결해야 하는 이유다. 영상 AI 업계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화비전은 여러 카메라 영상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인물을 찾아 이동 경로를 좁히는 '유사도 검색' 기술을 선보였고, 엔비디아는 여러 카메라에 잡힌 객체를 하나의 ID와 3차원 공간 좌표로 연결하는 다중 카메라 추적 기술을 공개했다. 오썸피아는 여기에 현장 대응까지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영상 AI가 산불이나 침입자 같은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실제 좌표를 생성하고 해당 위치로 드론을 보내 현장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드론 자동 유도와 디지털 트윈 연계 기능은 단계적으로 개발·검증할 예정이다. 적용 분야도 넓다. 관광시설에서는 방문객 동선과 체류시간을 분석하고 재난 현장에서는 위험 객체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국방과 공항·항만, 스마트시티에서는 여러 카메라와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하나의 공간 데이터로 연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썸피아는 장기적으로 영상에서 생성한 객체 ID와 좌표를 드론·로봇·디지털 트윈 등 다른 시스템이 함께 활용하는 공간 AI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민문호 오썸피아 대표는 기자와 통화에서 "GPS가 현실 세계의 위치를 좌표화했다면 그리드맵 AI는 영상 속 객체의 위치와 이동 이력을 좌표화하는 기술"이라며 "서로 단절돼 있던 카메라 영상을 하나의 공간 데이터로 연결하고 탐지 이후의 판단과 현장 대응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13 14:30김동원 기자

中, 2030년 신차 70% 신에너지차로…과잉 생산은 억제

중국이 2030년 신차 시장에서 신에너지차 비중을 높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를 확대하는 동시에, 자동차·배터리 산업의 과잉 생산과 출혈 경쟁을 억제한다. 지난 11일 CNVE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스마트 커넥티드 신에너지차 산업 제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국내 신차 판매 중 신에너지차 비중을 승용차 70%, 상용차 40%로 높일 방침이다.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교통운수부 등 9개 부처가 공동 발표한 이번 계획은 2026~2030년 산업 육성 방향을 담았다. 핵심은 보급 확대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다. 중국은 2030년까지 고속도로와 도시 고속화도로, 일부 도심 도로에서 고도화된 자율주행을 구현하고 관련 기능을 갖춘 차량을 대규모로 보급할 계획이다.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와 장거리 물류, 도심 배송에서도 자율주행 실증을 확대한다. 차량 승인과 도로 운행 허용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이 사람 운전자를 크게 웃돌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기술 성숙도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이를 뒷받침할 도로·통신 인프라도 확충한다. 주요 대도시와 일부 국가 간선도로의 디지털·통신 환경을 개선해 차량이 도로 시설, 클라우드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다. 산업 공급 측면에서는 생산능력 관리를 강화한다. 신에너지차 제조업체의 신규 설립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고, 배터리 생산능력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자동차 기업 간 인수합병과 지역 간 통합을 촉진해 낙후하거나 비효율적인 설비를 줄이고 가동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지방정부의 무리한 투자 유치에도 제동을 건다. 승인되지 않은 보조금과 세금 감면, 토지 우대 정책을 활용한 투자 유치를 억제하고 반독점·불공정 경쟁·가격 관련 법 집행을 강화한다. 산업 데이터 공개와 기업의 대금 지급에 대한 감독도 개선해 시장 질서를 정비할 방침이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차량용 반도체와 운영체제, 산업용 소프트웨어, 핵심 기초소재를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배터리 안전성과 충전 속도, 저온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도 추진한다. 인공지능(AI)을 자동차 전반에 적용하는 'AI+자동차' 구상도 담겼다. 차량의 에너지 사용과 움직임을 제어하고 운전자와 차량 간 소통, 고장 예측 등에 AI를 활용한다. 자동차를 스마트 로봇과 스마트홈에 연결하는 서비스도 확대한다. 에너지 효율 목표도 수치로 제시했다. 2030년까지 순수전기 승용차의 평균 전력 소비량을 100km당 약 11.5kWh, 승용차의 평균 연료 소비량을 100km당 3.3L로 낮출 계획이다. 노동생산성은 2025년보다 15% 높이고, 판매량 기준 세계 10위권 완성차 기업과 세계 100위권 부품사를 여러 곳 육성한다. 충전·배터리 교환 인프라는 고출력 충전시설과 농촌 충전망을 중심으로 확대한다. 차량과 전력망 간 양방향 연계도 늘린다. 대형 화물차 분야에서는 신에너지차를 활용한 지역 간 무탄소 운송 구간을 조성하고 자율주행 실증을 진행한다. 해외 사업은 무역·투자·기술 협력을 통해 지원한다. 여러 브랜드가 핵심 예비부품을 보관하는 해외 창고를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장려하고, 국경 간 데이터 이동에 관한 시범 협력도 추진한다. 중국과 외국 기업의 공동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정부조달 등에서는 국내외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했다. 수요 확대 정책도 이어간다. 신에너지차 세제 혜택과 차량 교체 구매 지원을 유지하고, 농촌 보급과 도시 버스·배터리 교체를 지원한다. 신에너지차 보험제도 개혁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2026.09.13 14:00류은주 기자

귀뚜라미 그룹, UNIST 50명에 장학금 기부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이 UNIST 학생 50명에 각각 200만원씩, 총 1억원의 '귀뚜라미 장학금'을 전달했다. 전달식은 지난 11일 UNIST 산학협력관에서 박종래 UNIST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UNIST측은 귀뚜라미그룹이 애초 재학생 25명에게 총 5천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학생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인력 양성에 나서기 위해 5천만 원을 추가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귀뚜라미그룹은 귀뚜라미문화재단과 귀뚜라미복지재단을 중심으로 장학사업과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 41년간 약 7만 명의 장학생을 후원했다. 누적 사회 환원 규모는 약 650억 원이다. 과학·공학 분야 연구자와 공학기술인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997년부터 30년째 전액 출연해 온 '한국공학한림원 대상' 상금을 올해 총 6억 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기계 분야 4대 학회와 '귀뚜라미 학술상'을 제정해 총 1억 5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최진민 회장은 “UNIST 학생들에게 처음 전하는 장학금이 학업과 연구에 전념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는 데 힘이 되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열정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종래 총장은 “이번 장학금에는 미래 과학기술 인재를 위한 귀뚜라미그룹의 깊은 신뢰와 응원이 담겨 있다”며 “학생들이 받은 나눔을 훗날 우리 사회에 다시 전하는 따뜻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9.13 13:28박희범 기자

'태양광 산업경쟁력 강화 위원회' 출범…태양광 공급망 재건

태양광 공급망 재건과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한 '태양광 산업경쟁력 강화 위원회'가 출범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태양광 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태양광 공급망 재건과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해 정부·공공기관·산업계·학계·연구계·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지난 5월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와 함께 국내 태양광 산업생태계 복원 방안을 마련했다. 태양광 보급 성과가 국내 셀·모듈·인버터 등 산업생태계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급과 산업의 선순환 체계'를 확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태양광 위원회는 기본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을 지원함과 동시에 기업 간 협력을 도모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국산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장 기업의 어려움을 적극 수렴하고, 국내 밸류체인 기업 간 연계·상생 모범사례를 도출하기로 했다. 또 탠덤 셀·인버터 등 차세대 초격차 기술의 세계 시장 진출을 앞당기기 위해 대규모 실증 단지 구축, 산·학·연 협력방안 등 지원책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호현 기후부 제2차관은 “태양광산업은 기존 실리콘 중심에서 차세대 태양광으로 변화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위원회 논의를 통해 산·학·연 협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수출산업화 등을 통해 세계 시장을 우리 기업이 주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6.09.13 12:42주문정 기자

건국대 2027 수시 .수의예과 최고 경쟁률 212.17 대 1…평균 경쟁률 26.95 대 1

건국대학교는 2027학년도 신입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결과 1900명 모집에 5만 1205명이 지원해 평균 26.9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모집단위는 논술(KU논술우수자) 수의예과로 6명 모집에 1273명이 지원해 212.1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문과대자유전공학부 164.43 대 1,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58.50 대 1, 문화콘텐츠학과 128 대 1, 국어국문학과 124.60 대 1 순이었다. KU자유전공학부는 학생부종합(KU자기추천) 전형에서 33.70 대 1을, 논술(KU논술우수자) 전형에서 76.05 대 1을 기록했다. 주요 전형별로는 학생부종합(KU자기추천) 20.81 대 1, 학생부교과(KU지역균형) 9.85 대 1, 논술(KU논술우수자) 74.57 대 1, 학생부종합(기회균형) 19.09 대 1, 학생부종합(특성화고교졸업자) 18.23 대 1, 학생부종합(특성화고졸재직자) 6.58 대 1, 학생부종합(특수교육대상자) 10.60 대 1을 기록했다. 실기/실적(연기우수자)는 53.93 대 1, 실기/실적(연출우수자)는 37.10 대 1, 실기/실적(체육특기자)는 13.3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건국대 논술고사는 수능이 끝난 후 11월 21일에 진행된다. 논술 100%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인문·자연·KU자유전공학부 지원자는 국, 수, 영, 사/과탐(1과목) 중 2개 등급 합 5 이내여야 한다. 수의예과는 국, 수, 영, 사/과탐(1과목) 중 3개 등급 합 4 이내에 들면 된다. 한국사는 전 계열 5등급 이내여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은 1차 서류평가 합격자를 대상으로 단과대학 및 전형에 따라 12월 5일~6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면접평가에서는 학업역량 30%, 진로역량 40%, 공동체역량 30%를 평가한다. 학생부종합(KU자기추천) 전형으로 선발하는 KU자유전공학부는 학업역량 20%, 성장역량 50%, 공동체역량 30%를 평가한다. 제출 서류에 기반해 면접평가자 2인 대 지원자 1인이 10분 내외로 면접을 진행한다. 이름·수험번호·고교명이 모두 블라인드 처리되며, 면접 시 교복을 착용할 수 없다. 실기/실적(체육특기자) 전형은 1단계 합격자를 대상으로 10월 31일에 면접이 진행된다. 실기/실적(연기우수자) 전형은 11월 3일부터 11월 5일까지, 실기/실적(연출우수자) 전형은 11월 6일에 실기고사가 진행된다. 최초 합격자 발표는 실기/실적(체육특기자) 전형이 11월 20일, 학생부교과 및 학생부종합, 논술, 실기/실적(연기우수자, 연출우수자) 전형이 12월 18일로 예정돼 있다.

2026.09.13 12:34주문정 기자

앤트로픽 "中 AI 증류 막자"…와이콤비네이터 "美 기업엔 허용"

미국 오픈웨이트 인공지능(AI) 기업이 프런티어 AI 모델로 증류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AI 핵심 역량이 소수 폐쇄형 모델 기업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미국 내 오픈웨이트 AI 생태계를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12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개리 탄 와이콤비네이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도 이같은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탄 CEO는 미국의 소규모 오픈웨이트 AI 기업이 미국 프런티어 AI 기업 모델을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중국산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미국에서 더 다양한 오픈웨이트 모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증류는 고성능 AI 모델에 대량의 질문을 입력하고 생성된 답변을 활용해 다른 모델 성능을 높이는 학습 기법이다. AI 업계에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때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기술로 알려졌다. 다만 개발사 허가 없이 대규모로 진행할 경우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발언은 앤트로픽이 중국 AI 기업의 무단 증류 행위를 문제 삼고 있는 가운데 등장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두 번째 관련 보고서를 통해 중국 AI 기업들이 신원을 숨기고 탈취한 계정 정보 등을 이용해 허가 없이 클로드 모델을 증류하는 '불법 증류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미국 규제 당국에 증류 행위 단속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반면 탄 CEO는 탈취한 계정이나 사기 수법을 이용한 증류에는 반대하면서도 정상적인 방법으로 프런티어 모델에 접근한 기업까지 모델 출력물을 학습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탄 CEO는 폐쇄형 AI 기업이 고객의 모델 이용 방식까지 광범위하게 통제하는 것은 지나친 제한이라고 지적했다. 프런티어 AI 기업도 인터넷에 공개된 방대한 인간 지식과 저작물을 활용해 모델을 학습한 만큼 이를 통해 만들어진 AI 지능에 대한 접근을 지나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그는 프런티어 AI 기업과 오픈웨이트 AI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장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런티어 기업이 기술 발전을 주도하고 지속적으로 투자받을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유지하는 동시에 오픈웨이트 모델도 이용자에게 선택권과 접근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 CEO는 "AI의 악몽 같은 시나리오이자 파국적 시나리오는 단 하나의 기업만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 기업이 가장 뛰어난 자본 접근성과 최고의 AI 연구자들을 갖고 독주해 결국 하나의 거대한 기업만 남는다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3 12:00김미정 기자

파나소닉, '전고체' 샘플 4Q 첫 선…로봇은 원통형으로 공략

일본 기업 파나소닉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오는 4분기부터 생산한다. 최근 잠재 성장이 큰 로봇 시장에 공급할 배터리로는 원통형 제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와타나베 쇼이치로 파나소닉에너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업계 컨퍼런스 현장에서 4분기 중 전고체 배터리 샘플 출하 계획을 언급했다. 와타나베 CTO는 전고체 배터리 샘플의 최대 작동 가능 온도를 기존 125°C에서 150°C로 높였다고 밝혔다. 폼팩터도 기존 코인형 외 각형 제품도 개발했다. 특히 고온 성능을 개선하면서, 전고체 배터리 적용 범위를 의료 기기 살균 등 분야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고온 환경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는 100℃, 최근에는 125℃가 최대 작동 가능 온도로 평가됐다. 파나소닉의 전고체 배터리 샘플은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달성한 셈이다. 파나소닉은 전고체 배터리 샘플 출하 후 1~2년 내 양산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산 초기에는 리튬이온배터리 주 사용처인 전기차보다, 산업용 기계와 차량 센서 등을 주 공략 시장으로 보고 있다. 이날 와타나베 CTO는 휴머노이드 시장 공급을 목표로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휴머노이드 특성상 배터리 탑재 공간이 둥글면서도 제한적인 점을 고려할 때 원통형 배터리가 가장 적합하다고 봤다.

2026.09.13 12:00김윤희 기자

"스타크래프트 슈터, 2030년 출격…RTS 영광 잇는 패키지 게임"

[애너하임(미국)=정진성 기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한 '블리즈컨 2026'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신작 AAA 오픈 월드 슈터를 발표했다. '스타크래프트2: 공허의 유산'으로부터 70년이 지난 코프룰루 구역을 무대로, 203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블리즈컨 2026'이 개막한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12일(현지시각)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댄 헤이 스타크래프트 총괄과 폴 리 선임 프로듀서, 애나 리 헤르틀링 개발 운영 어소시에이트 매니저를 만나 '스타크래프트' IP 오픈월드 신작 방향성을 들어봤다. 댄 헤이 총괄은 "하늘에서 전장을 관망하던 기존 RTS(실시간 전략)와 달리, 신작은 플레이어를 땅으로 끌어내려 실전에 투입된 신병의 긴장감과 절박함을 직접 느끼게 하는 데 집중했다"고 개발 방향을 밝혔다. 신작은 스타크래프트 특유의 거칠고 투박한 '스페이스 웨스턴'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전작 이후 7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뛰어 새로운 이야기의 판을 깔았다. 댄 헤이 총괄은 "기존의 완벽했던 세계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모험과 정치적 갈등을 그려내기 위해 70년의 시간적 여백이라는 예술적 허용을 택했다"며 "세월이 흐르며 변모한 진영 간의 대립이 핵심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막식 티저 영상에서 저그만 두드러졌던 점에 대해서는 프로토스의 참전을 확언했다. 그는 "영상이 워낙 빠르고 밝아 놓치기 쉽지만, 배경의 건축물 구조를 보면 테란이나 저그가 아닌 프로토스의 흔적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념과 자원을 두고 갈등하는 저그, 테란, 프로토스 3종족 특유의 비대칭적 갈등 구조는 신작에서도 핵심 요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의 최종 형태를 묻는 질문에는 라이브 서비스 중심의 '시즌제' 루트 슈터가 아닌, 기승전결이 확실한 '패키지(Box) 게임'임을 분명히 했다. 댄 헤이 총괄은 "플레이어는 고유한 이름을 가진 단일 캐릭터가 되어 뚜렷한 엔딩이 있는 서사를 경험하게 된다"며 "오픈 월드를 기반으로 하되, 끝없는 시즌 업데이트가 아닌 하나의 완결된 패키지로 선보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선형적인 스토리 미션과 자유로운 오픈 월드의 결합은 '온탕(Hot tub)과 수영장(Pool)'에 비유했다. 그는 "다이빙이 금지된 온탕처럼 규칙과 긴장감이 흐르는 묵직한 스토리 미션을 즐기다가도, 언제든 넓은 수영장 같은 오픈 월드로 빠져나와 자신의 속도에 맞춰 탐험과 성장을 즐길 수 있도록 두 가지 맛을 모두 담았다"고 부연했다. 최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된 미스터리한 ARG(대체현실게임) 마케팅 역시 오픈 월드의 핵심인 '발견과 교란'을 체감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애나 리 헤르틀링 어소시에이트 매니저는 "개발팀이 프로젝트에 가진 막대한 열정을 커뮤니티와 나누고, 플레이어 스스로 단서를 찾고 논의하며 기대감을 형성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폴 리 선임 프로듀서는 한국 시장에서의 흥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 시장이 RTS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나, 최근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 붉은사막, 데이브 더 다이버 등 강력한 내러티브를 앞세운 한국산 패키지 게임들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세대와 장르를 초월해 사랑받아 온 스타크래프트의 훌륭한 서사와 갈등 구조를 온전히 담아내 글로벌과 한국 유저 모두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2026.09.13 11:54정진성 기자

최태원 "울산을 'AI시티'로…모두의 AI로 시민 행복 제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과 예술을 결합한 울산의 미래 발전 발향을 제시했다.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며 AI로 시민의 행복을 높이는 한편, 산업도시에 감성을 더해 울산을 더 좋은 도시로 만들어가자는 구상이다. 13일 SK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1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 클로징 세션에서 울산의 미래상으로 'AI시티'를 제시하며, 제조AI와 '모두의 AI', '아트 울산' 등 세 가지 방향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미래 울산은 AI시티의 모습이 돼야 한다”며 “제조AI에 기술과 제조 관련 솔루션 및 데이터를 더해 발전시키고, '모두의 AI'를 통해 울산 시민들의 행복을 높여 나가며, 도시에 감성을 더해 예술이 있는 산업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의 AI'는 SK가 구상 중인 시민을 위한 AI 에이전트다. ▲개인 맞춤형 공공∙복지 혜택과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범용 챗봇과 ▲행정·교통·의료·교육 등 기관·기업·생활 밀착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자의 요청을 수행하는 실행형 AI가 핵심 기능이다. 최 회장은 이같은 미래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AI 트렌드로 속도∙규모∙안전에 더해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지속 가능성을 새로운 과제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막대한 자원을 투입한 만큼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상업화해야 한다”며 “AI가 스스로 이익을 창출하고 다시 투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구조까지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서도 속도와 규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제조 AI는 기술이 중요하며, 생산성을 높여야 하지만 규모 있는 데이터 플랫폼이 없다면 쉽지 않다”며 “데이터를 모으고 필요한 데이터의 규모를 키우는 것은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이며, 이것이 선행돼야 제조 AI의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청년들에게는 AI시대에 필요한 역량으로 ▲생각 근육 ▲공감의 힘 ▲적응 근육 ▲피지컬 근육을 제시했다. AI에 사고를 맡기기보다 문제의 본질을 고민하고 타인에게 공감하는 힘,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과 직접 몸으로 경험하며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결국 “AI 툴을 가지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가야 하는 교육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 울산포럼에는 최 회장을 포함해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윤병석 SK가스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김종화 SK에너지 겸 SK지오센트릭 사장, 손현호 SK디스커버리 사장, 김종우 SKC 사장 등 SK주요 멤버사 최고경영자(CEO)와 김상욱 울산시장, 이영해 울산시의회 의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 참가자들은 ▲울산 제조업의 AX 가속화를 위해 현장 기업 중심의 정책방안 및 피지컬 AI 실행 전략과 ▲개인 일상에 스며든 AI가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AI생태계를 구축하는 미래 지역 비전 등에 대해 토론했다. 특히 유경상 SK텔레콤 AI CIC(사내독립기업)장은 '울산 시민을 위한 모두의 AI'를 소개하고, SK그룹의 AI 역량과 지역사회 협력을 바탕으로 울산 특화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유 CIC장은 “울산 AI 인프라와 '모두의 AI'를 결합해 시민과 기업이 체감하는 AI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AI 경쟁이 현재 모델 구축에서 향후 산업 현장의 활용으로 확장되면 세계적인 제조 기반과 현장 노하우를 갖춘 울산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울산의 제조 현장과 AI를 연결해 산업 AX를 선도하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지혜와 힘을 모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울산지역 대학생, 시민 등 1만900여명이 현장 또는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전년 대비 5.7배로 역대 최대 규모다. 울산포럼과 연계된 '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WAVE) 2026'은 10일부터 사흘간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렸다. SK는 반도체·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축적한 AI 역량이 실제 제조 현장에 구현되는 사례를 선보였다. SK 관계자는 “올해는 AI를 중심으로 AX가 제조 현장을 넘어 일상에 까지 확산되는 도시의 미래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며 “SK는 이제 상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울산포럼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은 물론 더 많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26.09.13 10:49김윤희 기자

쿠팡은 '위조 화장품' 어떻게 잡나…"AI 탐지 등 3단계 대응"

K뷰티 인기에 편승한 위조 화장품 유통이 늘어나는 가운데 쿠팡이 화장품 브랜드사와 협력해 가품 대응을 강화한다. 주말이나 공휴일, 늦은 저녁에도 위조 상품 신고에 대응할 수 있는 전용 핫라인도 시범 운영한다. 쿠팡은 대한화장품협회(KCA)와 지난 10일 화장품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브랜드 보호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해외 온라인에서 적발·차단된 K브랜드 위조 화장품은 2023년 1만6774건에서 2024년 2만3494건, 지난해 3만6116건으로 증가했다.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쿠팡은 이날 세미나에서 자사 위조상품 적발·대응 절차를 소개하고 브랜드사들의 의견을 들었다. 쿠팡은 악성 판매자의 진입을 막는 사전 예방과 인공지능(AI)·모니터링을 활용한 탐지, 신고 상품 차단 및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3단계 방식으로 위조상품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브랜드사의 위조상품 신고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용 핫라인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주말과 공휴일은 물론 늦은 저녁에도 신고를 접수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쿠팡은 브랜드사가 보유한 위조품 식별 정보와 유통 특성 등을 공유받아 가품 적발 체계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주요 브랜드사와 관련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열고 시스템 개선 사항도 공유할 예정이다. 니나 라메쉬 쿠팡 IP법무부문 총괄은 “지식재산권 보호는 브랜드사와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대응 체계를 꾸준히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2026.09.13 10:11안희정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AI 클래스' 2학기 모집…누적 17만5000명 수료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체험 프로그램인 '갤럭시 AI 클래스' 2학기 참여 학급을 14일부터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대상은 전국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이다. 신청은 담당 교사가 학급 단위로 삼성닷컴을 통해 진행하며, 일정과 희망 과목을 협의한 뒤 최종 선정된다. 선발된 학급에는 전문 강사가 직접 방문해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활용한 수업을 제공한다. 이번 2학기부터는 교육 과정이 개편된다. AI 윤리와 올바른 사용법을 이론과 실습으로 배우는 'AI 기본 소양' 과목이 1교시에 신설된다. 2교시는 기존 진로·드로잉 외에 환경, 역사, 여행 등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창의적 체험 활동 중심으로 재편된다. 2025년 시작된 해당 프로그램은 올해 1학기까지 누적 1000여 개교, 약 17만5000 명의 학생이 수료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2학기 교육을 통해 누적 수료생 25만 명을 돌파할 계획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갤럭시 AI 클래스는 학생들이 AI를 쉽고 즐겁게 경험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라며 "AI 활용 역량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수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9.13 10:00진운용 기자

[안광섭 AI 진테제] 미 정부 사이버보안 권고문이 의미하는 것

지난 9월 8일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 연방수사국(FBI)이 합동 사이버보안 권고문을 냈다. 중국 AI 기업 여섯 곳이 미국 프런티어 모델을 상대로 산업 규모의 지식 증류를 해왔다는 내용이다. 지식 증류는 큰 모델의 출력을 학습 데이터로 삼아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이다. 문서 번호는 AA26-251A이고, 배포 제한 없이 전문이 공개돼 있다. 이야기 자체는 새롭지 않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오래전부터 돌던 말이고, 4월 30일에는 일론 머스크가 오픈AI와의 소송 법정에서 xAI가 오픈AI 모델을 어느 정도 증류에 활용했다고 인정했다. 7월 21일에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해외 모델이 미국 기업의 것을 훔친다면 제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보기관과 수사기관 세 곳이 이름을 걸고 기업 실명과 모델 목록까지 붙여 문서로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보도는 명단과 규모에 몰려 있다. 그런데 이 문서는 고발장이 아니라 방어 지침서다. 미국 AI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문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그중 두 번째 권고가 이렇다. 증류로 의심되는 요청에는 응답을 미묘하게 바꾸라는 것이다. 추론 깊이를 줄이거나, 맞는 결론을 다른 논리로 제시하거나, 문체를 흔들어서 학습 가치를 떨어뜨리라고 적었다. 권고문은 "덜 정교한 다운그레이드 모델"로 답하는 방식도 예로 든다. 그리고 한 문장이 더 붙는다. 다운그레이드 모델로 바꿨다는 사실을 증류 의심 사용자에게 알리지 말라는 것이다. 알리면 회피 기법을 개선하고 학습을 언제 되돌릴지 알게 된다는 이유다. 대신 AI 안전 연구자와 제3자 평가기관에는 변경 사실을 알리라고 따로 적어뒀다. 알림 대상을 이렇게 명시적으로 나눴다는 것은, 제공사가 증류 의심으로 분류한 계정은 알림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 분류가 맞았다면 문제가 없다. 틀렸을 때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유료로 API를 쓰는 전 세계 기업 고객이다. 여섯 개 회사와 모델 목록 먼저 문서가 무엇을 주장하는지부터 정리한다. 권고문은 중국의 딥시크, 문샷AI, 알리바바, MiniMax, 스텝펀, Z.AI 여섯 곳을 지목했다. 늦어도 2024년 말부터 클로드, GPT, 제미나이, 그록의 여러 버전에서 수백만 건의 요청으로 수십억 토큰을 뽑아냈고, 중국 정부가 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딥시크는 R1과 V3를 훈련하려고 클로드 소네트 3.7·4·4.5, 클로드 오퍼스 4.1, 제미나이 2와 2.5 프로·플래시, GPT-4 계열, GPT-5, 그록 3 미니와 4까지 14개 모델을 대상으로 삼았다고 표에 적혀 있다. 뽑아낸 항목도 구체적이다. 법률 특화 최적화, API 규칙 기반 작업, 사고 사슬(CoT, Chain of Thought) 초안을 활용한 작문, 질의응답 최적화, 에이전트 기능 같은 것들이다. 사고 사슬은 모델이 답에 이르기까지 거치는 중간 추론을 말한다. 권고문은 딥시크가 공개한 훈련비 560만 달러가 오해를 부른다고 지적했다. 증류로 확보한 데이터의 실제 비용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문샷AI는 표에 열거된 미국 모델만 17개다. Kimi K3에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Fable 5 데이터를, Kimi K2에는 GPT-4o 데이터를 썼다고 적혀 있다. MiniMax 대목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M2 모델의 사고 사슬 추론과 코드 리뷰 능력을 올리려고 클로드 코드와 클로드 소네트 4, 오퍼스 4.5, 제미나이 3 프로 등을 썼는데, 여기에 두 가지가 더 붙는다. 하나는 클로드 코드를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에 그대로 썼다는 것, 다른 하나는 프롬프트 인젝션으로 클로드 코드가 스스로를 MiniMax 제품이라고 믿게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새 클로드 모델이 나오면 24시간 안에 요청을 그쪽으로 옮겼다는 관찰도 있다. 접근 경로도 정리돼 있다. 공식 API, 클라우드 사업자, 사용자 정보를 자동으로 지워주는 서드파티 애그리게이터, 그리고 '트랜스퍼 스테이션'이라 불리는 프록시 회색시장이다. 정가의 일부만 받고 프런티어 모델 접근을 되파는 곳들이다. 스텝펀은 직원별 계정 풀을 만들어 동시 세션을 돌리고 할당량이 마르지 않게 부하를 분산했다고 적혀 있다. 계약 위반에서 위협 분류체계로 이 문서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형식에 있다.지금까지 증류는 약관 문제였다. 서비스 이용약관을 어겼으니 계정을 막거나 민사로 다투는 영역이었다. 그런데 이번 권고문은 증류 행위를 'MITRE ATLAS'에 매핑했다. MITRE ATLAS는 AI 시스템을 겨냥한 공격 기법을 단계별로 분류한 체계로, 국가 배후 해킹을 기술할 때 쓰는 문법과 같다. 권고문은 자원 확보, 모델 접근, 실행과 방어 회피, 탐색, 공격 준비, 수집, 탈취, 영향까지 공격자 생애주기 단계별로 기법 번호를 붙였다. 여기 등록된 기법 중에는 프롬프트 인젝션과 탈옥도 있다. 모델이 숨긴 사고 사슬을 뱉어내게 유도하는 프롬프트가 대표 사례로 올라와 있다. 지금까지 레드팀 연구자와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일상적으로 하던 시도가, 특정 조건에서는 공격 기법 번호를 갖게 된 셈이다. 권고문은 대응이 개별 기업 단위로는 어렵다고 보고 세 번째 권고를 붙였다. 모델 제공사, 클라우드, API 애그리게이터가 활동 정보를 서로 맞춰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문서 요약부는 이 조율이 미국 정부와 민간, 그리고 '동맹국'에 걸쳐야 한다고 적었다. 한국에서 이 문장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어떤 형태로든 요청이 오면, 국내 클라우드와 리셀러가 보유한 호출 로그가 대조 대상이 될 수 있다. 탐지 지표를 한국에 대입해보면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이 것이다. 권고문은 증류 계정을 어떻게 찾아낼지를 지표로 제시했는데, 그 지표가 국적이나 신원이 아니라 전부 행동이다. 문서에 적힌 탐지 지표와 기법 기술을 국내 팀의 일상 운영과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된다. -여러 IP·User-Agent에서 한 계정 사용 → 팀 단위 계정 공유, 재택과 사무실 혼용 -사람의 휴식 시간 없는 24시간 지속 호출 → 야간 배치 파이프라인, 크론잡 -신규 구독이 곧바로 최대 사용량 → 도입 첫 주 개념검증 풀가동 -구독 수 대비 API 사용량 비율 이상 → 시트는 적고 서버 호출만 많은 구조 -서드파티 애그리게이터·릴레이 경유 → 라우터나 리셀러를 통한 우회 결제 -작업 다양성보다 캐시 적중률 최적화 → 프롬프트 캐싱, 벤더가 권장하는 비용 절감법 -가격·요금 변동에 따른 경로 전환 → 멀티 프로바이더 비용 최적화 라우팅 -유사한 프롬프트의 대량 반복 호출 → 평가셋 돌리기, 대량 분류, 합성 데이터 생성 즉, 클로드 소네트로 사내 문서 10만 건을 분류하는 작업과, 같은 모델로 학습 데이터를 뽑는 작업은 호출 로그에서 거의 같아 보인다. 프롬프트를 읽지 않는 한 구분되지 않고, 프롬프트를 읽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든다. 한 가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자체 모델을 만드는 팀들이 대형 상용 모델의 출력을 학습 데이터로 쓰고 있는지, 쓴다면 어느 범위까지인지는 확인된 자료가 없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 참여한 팀들이 8월 2차 평가에 맞춰 모델과 기술 리포트를 공개했지만, 학습 데이터의 조달 경로가 이 질문에 답할 만큼 상세히 공개되지는 않았다. 물어볼 만한 질문이라고 본다. 통보 없는 성능저하가 만드는 것 권고문의 두 번째 권고로 돌아간다. 기업이 API를 살 때 실제로 사는 것은 두 가지다. 특정 성능의 모델, 그리고 그 성능이 유지된다는 예측 가능성이다. 뒤의 것이 없으면 앞의 것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권고문은 의심 계정에 대해 응답 품질을 낮추되 알리지 말라고 했고, 변경을 요청마다 다르게 주라고까지 적었다. 상대가 품질 평가로 열화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권고문이 이것을 아무렇지 않게 권한 것은 아니다. 출력에 계산된 노이즈를 섞어 정보 추출을 막는 차등 프라이버시를 설명하면서 노이즈와 효용은 맞바꾸는 관계라고 분명히 적었고, 이론상의 설정이 실제 정확도 저하를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썼다. 신중한 조정과 실증 감사가 필요하다는 단서도 달았다. 여러 출처의 활동을 대조해 확신이 높아져야 정상 사용자 피해가 거의 없는 열화(劣化, 보안이나 AI 시스템의 성능 및 기능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것)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도 했다. 뒤집어 읽으면, 그 대조 없이 하는 열화에는 정상 사용자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문서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문제는 그 확신의 문턱을 정하는 주체가 모델 제공사라는 점이다. 오탐이 났을 때 알아차릴 방법이 고객 쪽에는 없다. 응답이 조금 얕아진 것이 모델 업데이트 때문인지, 요청 문장 차이 때문인지, 열화 조치 때문인지 구분할 단서가 없다. 어제까지 잘 돌던 파이프라인의 출력이 미묘하게 나빠졌을 때, 지금까지는 우리 프롬프트를 의심했다. 이제는 의심할 후보가 하나 늘었는데 확인할 도구는 늘지 않았다. 이것은 컴플라이언스 문제가 아니라 관측 가능성 문제다. 그리고 관측 가능성 문제에는 대응할 방법이 있다. 필자 위치와 판단 밝혀둘 것이 있다. 필자는 현재 이 권고문에 이름이 오른 여섯 곳 중 하나인 MiniMax의 한국 시장 GTM 파트너다. 이 글에서 내린 결론은 권고문에 적힌 내용을 다른 다섯 곳과 똑같은 무게로 쓰는 것이었다. 클로드 코드가 스스로를 MiniMax 제품이라고 믿게 만들려 했다는 대목은 이 문서에서 가장 무거운 기술 중 하나이고, 이해관계 때문에 빼는 것은 독자에게 손해다. 필자는 시장 진입과 확산을 돕는 GTM 파트너이지 기술 파트너가 아니어서, 모델 학습 과정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그 위에서 판단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이 권고문은, 수상해 보이는 사용자에게는 조용히 덜 똑똑한 답을 주라는 지시다. 수신자 칸에는 미국 AI 기업이 적혀 있지만, 실제로 조건이 바뀌는 쪽은 그 기업의 고객 전부다. 미국 정부는 이 문서에서 중국 기업에 부과할 제재를 내놓지 않았다. 대신 미국 AI 기업에 자기 고객을 감시하고 선별하라고 요구했다. 규제를 공급망 안쪽으로 밀어넣은 구조이고, 이런 구조에서는 비용이 항상 아래로 흐른다. 계정 심사가 촘촘해지고, 사용 패턴 설명을 요구받는 일이 늘고, 애그리게이터 경유 트래픽의 지위가 애매해진다. 그래서 실무에서 할 일은 규정 준수가 아니라 계측이라고 본다.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자체 회귀 테스트 세트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우리 업무에서 실제로 쓰는 프롬프트 30~50개를 고정하고, 기대 출력의 품질 기준을 정해서 주기적으로 돌리는 정도면 충분하다. 열화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변화를 잡기 위해서다. 모델 업데이트든 조치든, 우리 쪽에 기록이 있어야 제공사와 대화가 된다. 둘째, 경로를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격 때문에 여러 리셀러와 라우터를 섞어 쓰고 있다면, 지금은 그 절감분과 계정 지위의 불확실성을 같이 계산해 볼 시점이다. 권고문이 애그리게이터와 프록시를 회피 수단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셋째, 계정 관리다. 팀 공유 계정을 개인 인증 계정으로 나누고, 서버 호출은 사람 계정과 분리하는 것만으로도 표의 지표 두세 개는 사라진다. 이 세 번째가 실제로 가장 자주 보이는 패턴이다. 필자가 만난 기업 중 의외로 많은 곳이 계정 공유 형태로 각종 AI 서비스를 쓰고 있고, 대부분의 경우 이는 약관 위반이다. 한계도 분명히 해둔다. 이것은 권고이지 의무가 아니다. 어떤 기업이 실제로 응답 열화를 적용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2026년 2월 23일 증류 공격 탐지에 관한 글에서 불법 증류에 대한 모델 출력의 효용을 낮추는 안전장치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고, 구글도 위협 보고서에서 증류를 다뤘지만, 두 회사 모두 특정 계정에 통보 없는 열화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힌 적은 없다. 지금 시점에서 확실한 것은, 그렇게 하라는 공식 권고가 문서로 존재한다는 사실뿐이다. 마치며 여섯 개 회사의 이름과 수십 개의 모델 목록은 이 문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지만, 실무를 바꾸는 부분은 아니다. 실무를 바꾸는 것은 탐지가 신원이 아니라 행동을 본다는 설계와, 대응이 차단이 아니라 통보 없는 열화라는 선택이다. 이 둘이 겹치면 정상 사용자도 같은 그물에 들어가고, 들어갔는지 알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API를 끊을 일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기던 전제 하나가 약해졌으니, 그 전제를 스스로 확인할 장치를 만들어 두자는 이야기다. 계측은 원래 신뢰가 흔들릴 때 만드는 것이다. ◆ 필자 안광섭은…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이자 INLEVEL9(인레벨나인) 전략 컨설턴트다. 대학에서 경영데이터 관리,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등 데이터 분석을 가르치는 한편, 현장에서는 기업의 AI 도입과 전환, 시장 진입과 GTM 전략 컨설팅을 이끌고 있다. 넥슨, 한화생명, 노션 한국 론칭, 카카오브레인 AI 제품, 감마 GTM 전략을 거치며 제품과 시장, 기술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일을 해왔다. 인간과 AI가 오래 함께 일할 때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를 연구한다. 장기 대화형 AI의 기억 아키텍처를 다룬 'HEMA-2' 논문이 한국인공지능학회에 채택됐고, 에이전틱 AI 제품의 신뢰 붕괴를 분석한 논문을 JAIH에 발표했다. 매일 글로벌 AI 논문을 선별하는 Daily Arxiv를 운영한다. 지은 책 '생각을 맡기는 사람들: 호모 브레인리스'는 2026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에 선정됐다. 기술·경제·인문을 교차해 읽는 뉴스레터 INLEVEL9 Letter(https://letter.inlevel9.com/)를 매일 오전 11시에 발행한다.

2026.09.13 09:56안광섭 컬럼니스트

네이버, 사우디 진출 3년 차…'중동 결실'이냐 '가능성 확인'이냐

네이버가 디지털 트윈 기술력을 인정받아 사우디 국가 디지털표준 플랫폼으로 채택된 것에 이어 디지털 전환(DX) 영역을 지방행정·생활 전반으로 넓힌다. 이는 사우디 진출 3년 만의 결실로 전문가들은 기술력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뚜렷한 재무적 성과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13일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이노베이션은 이달 초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글로벌 기술 전시회 'LEAP 2026'에 참가해 사우디 부동산 등기기관 RER과 부동산·지방행정 분야 디지털 전환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우디 음식점 검색·예약 플랫폼 WDDK와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네이버 이노베이션은 네이버클라우드와 사우디 국립주택공사(NHC)의 디지털 전문 자회사 NHC이노베이션이 사우디 현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합작투자사(JV)다. 이번 협력을 통해 네이버 이노베이션은 사우디의 DX 사업 영역을 디지털 트윈에서 부동산·지방행정, 음식점·예약 등 생활서비스로 넓히게 됐다. 이는 네이버가 사우디에서 사업을 수주한 후 3년 만에 거둔 성과다. 주요 도시 사업 수주 3년 만에…사우디 국가 디지털표준 플랫폼 채택 네이버가 사우디와 처음 사업 가능성을 타진한 것은 2022년 11월부터다. 당시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장관은 네이버 제2사옥인 1784를 찾아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듬해 3월 해당 부처와 주택부는 네이버와 국가 차원의 DX 협력을 골자로 한 MOU를 체결했다. 같은 해 10월 네이버는 사우디로부터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후 회사는 사우디 DX를 위해 IoT·스마트시티 기술 솔루션 기업 iot squared를 파트너사로 확보했다. 2024년 7월 네이버는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착수했고, 지난해 메카·메디나·제다 3개 도시에서 구축을 완료해 92만 동 이상의 건물을 디지털트윈으로 구현했다. 올해 8월에는 사우디 디지털정부청으로부터 지자체용 플랫폼으로 공식 승인받아 '국가 디지털표준 플랫폼'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중동 전쟁 변수로…재택서 다시 사무실 복귀 네이버의 사우디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올해 2월 말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란이 사우디에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자 네이버는 3월 현지법인을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이때 네이버는 사우디와 본사 간 실시간 핫라인을 운영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현지 법인은 한 달 만에 재택을 해제하고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출근시켰으며, 이때 글로벌 사업을 담당한 채선주 대외전략대표는 사우디로 출장을 떠나 현지 정부 측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트윈, 매출 반영 2년째…성장세는 잠잠 왜? 네이버의 디지털트윈 플랫폼이 사우디의 국가 디지털트윈 표준 플랫폼으로 채택됨에 따라 현지 정부는 각 지자체에 스마트시티 사업 추진 시 네이버의 플랫폼을 우선 도입하는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디지털 트윈의 경우 엔터프라이즈 부문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사업 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될 시 재무 기여도도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 디지털 트윈 사업이 엔터프라이즈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2024년 3분기부터다. 당시 네이버 클라우드 매출은 144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분류 기준이 변경되며 해당 사업이 속한 엔터프라이즈의 매출은 지난해 3분기 1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1537억원으로 37억원 증가했다. 업계 전문가는 “어려운 일이지만 디지털 트윈 자체를 구축하는 것은 잘하고 있다”면서 “특히 수자원공사와 함께 홍수, 자연재해 해결과 도시 계획이 맞물리며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성과가 아직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이 별로 없다. 사우디 쪽에서 예산이 잘 안 나오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디지털 트윈 사업이 공장 레벨에서는 필수로 전환되는 것이 지금 업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향후 슈퍼앱·로보틱스 등 다른 분야까지 적극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국내에서 대규모 사용자 대상 AI, 검색, 지도 등 B2C 서비스를 운영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환경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13 09:18박서린 기자

KT, 미디어 단말·칩 공급망 챙긴다…앰로직과 협력 확대

KT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미디어 단말용 핵심 칩셋 확보에 나선다. 글로벌 팹리스 기업 앰로직과 공급체계를 강화하고 향후 AI를 활용한 미디어 단말 고도화까지 기술 협력을 확대한다. KT는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RAI에서 열리는 미디어 전문 전시회 IBC 2026에서 앰로직과 미디어 단말용 핵심 칩셋의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본사를 둔 앰로직은 시스템온칩(SoC) 등을 설계하는 글로벌 팹리스 반도체 기업이다. KT와는 세계 최초 8K 안드로이드 TV 셋톱박스를 함께 개발하는 등 미디어 단말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KT그룹 미디어 단말에 들어가는 핵심 칩셋의 원활한 공급에 협력한다. 공급망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KT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미디어 서비스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칩셋을 사용하는 협력사 역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공급체계를 강화한다. 협력 범위는 단순한 칩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 양사는 안정적인 SoC 솔루션 확보와 함께 향후 KT 미디어 단말에 적용되는 AI 기능과 서비스 성능을 높이기 위한 기술 협력도 이어간다. 협력사 8곳과 IBC 참가…해외 바이어 연결 KT는 이번 IBC 2026에서 국내 미디어 분야 협력사와 함께 KT글로벌상생성장관도 운영한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판로를 확보하려는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2013년부터 진행해온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공동으로 전시관을 꾸렸다. 코트라 암스테르담 무역관도 전문 인력을 배치해 해외 바이어 발굴과 비즈니스 매칭을 지원한다. 전시에는 8개 협력사가 참가했다. 마르시스는 사회적 맞춤형 결합 8K 안드로이드 TV 셋톱박스, 오성전자는 음성인식 리모컨을 선보인다. 에너자이는 온디바이스 초소형 AI 에이전트 모델, 캐스트이즈는 OTT FAST 플랫폼 솔루션을 전시한다. AI를 미디어 제작과 분석에 접목한 기술도 소개한다. 루나르트는 AI 기반 영상 자동 편집 쇼츠 제작 솔루션, 파일러는 AI 미디어 콘텐츠 분석 제어 기술을 내놓는다. 스틸컷은 딥페이크와 AI 생성 콘텐츠 탐지 솔루션을, 엑스엘에이트AI는 미디어에 특화된 자막 생성 편집 종합 플랫폼을 선보인다. 광통신 협력사도 유럽으로…지난해 수출계약 1800억원 KT의 협력사 해외 진출 지원은 광통신 분야로 이어진다. KT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광통신 전문 전시회 ECOC 2026에도 5개 협력사와 KT글로벌상생성장관을 운영한다. 참가 기업은 엔더블유씨, 제씨콤, 우리로, 휘라포토닉스, 솔텍인포넷 등이다. DTS 광케이블을 활용한 화재감시 시스템부터 AI 데이터센터 FTTH를 비롯해 PON용 광통신 부품, 양자암호통신용 SPAD, 광수동소자, 산업용 광통신 네트워크 솔루션 등을 해외 바이어에게 소개한다. KT는 IBC와 ECOC를 통해 협력사가 해외 전시 현장에서 기술과 제품을 직접 알리고 잠재 고객과 접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단순한 전시 참가를 넘어 실제 수출 계약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실제 KT는 지난해 IBC와 MWC, ECOC 등 해외 주요 전시회 3곳에 협력사 18개사와 공동 참가했다. 이를 통해 체결한 수출계약 규모는 1800억원 이상이다. 권혜진 KT SCM실장은 “이번 글로벌 칩셋사와의 업무협약 체결로 미디어 단말 칩셋의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하고 협력사의 안정적인 사업을 지원하는 한편 협력사의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실제 바이어 발굴과 수출 성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기관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성장할 수 있는 민관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13 09:12박수형 기자

"자산 식별 없는 제로트러스트는 모래성"

"'자산 식별' 없이 제로트러스트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입니다." "미국은 제로트러스트 도입을 위해 '자산 식별'부터 데이터 등급 분류까지 도입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솔루션부터 찾습니다." 한국정보보호학회가 지난 11일 개최한 '제5회 금융보안워크숍'에서 보안 전문가들은 제로트러스트 구현을 위해 '자산 식별'부터 완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워크숍 오전 세션에서는 금융권의 제로트러스트 구현을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먼저 박정수 강남대 교수는 '제로트러스트 도입을 위한 자산 식별 및 데이터 등급별 안전한 전송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제로트러스트 도입 선행 조건은 자산 식별이다"라며 "자산이 분류되지 않으면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제로트러스트는 식별된 자산을 위험도 기반으로 분리하고, 워크로드를 분리하며, 나아가 세그멘테이션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 스텝은 데이터를 등급별로 통제해야 한다. 데이터의 민감도와 보안 등급을 기준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미국의 제로트러스트와 한국의 차이점을 지목하며, 제로트러스트 도입에 필요한 방법론을 강연했다. 박 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제로트러스트를 가장 빠르게 적용하고 있는 곳은 미 국방부(DoW)"라며 "왜 DoW가 가장 빠른지를 생각해보면 사실 간단하다. 국방 분야는 데이터 등급과 자산이 잘 식별돼 있는 상태다. 그렇다 보니 제로트러스트를 접목하기에 가장 쉬운 환경이 조성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면 한국은 거꾸로 제로트러스트 실증사업부터 진행하고 있다. 제로트러스트 구현을 위한 솔루션부터 도입하고자 한다"며 "제로트러스트는 하나의 솔루션으로 대응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다. 그런데 실증사업 과정에서 솔루션부터 찾고 있으니 솔루션 제공 업체들은 솔루션 하나만 도입하면 제로트러스트가 구현된다는 식으로 홍보한다"고 지적했다. 제로트러스트는 한 번에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자산 식별'이라는 첫 단추부터 잘 꿰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에서는 제로트러스트 달성 과정을 등산하는 사람으로 표현해 놓았다. 이는 적절한 비유"라며 "등산로는 하나가 아니다. 체력이 부족한 사람은 차를 끌고 올라가 중턱부터 등반을 시작할 수도 있으며, 꼭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힘들면 내려오면 된다. 제로트러스트도 마찬가지로 5가지의 기준이 있고, 각 기준별로 도달하는 지점도 다르다. 또한 제로트러스트를 도입하는 기업이나 기관마다 보안 수준도 다르다"고 말했다. "금융사들, '제로트러스트 범위 넓다' 불만…'선택과 집중' 필요" 김형욱 글로웰시스템 부대표도 '금융권 제로트러스트: 자산인식부터 AI활용까지'를 주제로 발표하며, 제로트러스트 달성을 위해 자산 식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부대표는 "제로트러스트 컨설팅을 진행하면 많은 금융사들이 '범위가 너무 넓다'는 고민들 꺼내 놓는다. 또 '제로트러스트에서 요구하는 보안 조치를 해 놓으면 인공지능(AI)을 쓸 수 없다'고 고민한다"면서도 "이는 제로트러스트를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제로트러스트는 한 번에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한 여정이다. 인증부터 취약점, 자산식별 등 각 요소별로 성숙도 레벨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게 다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제로트러스트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구현 요소 중 1~2개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한 실질적인 구현 방법론이 나와야 한다. 이에 맞춰 단기적인 모듈화 에시를 마련하거나 규제에 관한 대응이나 특성화 내용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각 회사별 성숙도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하게 된다면 금융 회사들이 가진 고민을 덜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대표의 발표가 마무리되고 이날 현장에서는 '금융회사의 보안 아키텍처는 80~90년대 레거시 장치가 많아 제로트러스트 철학 반영이 어렵다. 기존 환경에서 제로트러스트 철학을 반영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은 없는지' 등의 질문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 부대표는 "레거시 장치가 많은 현 금융권의 보안 체계에서 제로트러스트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산 식별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산 관리와 인식 수준이 향상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로트러스트를 도입하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금융권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산 식별이다"라고 역설했다.

2026.09.13 09:10김기찬 기자

현대차가 자율주행 '아트리아 AI' 양산 3년 늦춘 이유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체 핸즈프리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의 양산 시점을 2029년 하반기로 잡은 것은 기술 개발 지연이 아닌 전략적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간 단계의 제품을 서둘러 내놓기보다 개발 역량을 최종 목표에 집중해 안전성과 완성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현재 기술과 양산 시점 사이에 약 3년의 차이가 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전략적으로 일부러 뒤로 잡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아트리아 AI에 모든 인원이 집중하면 더 빨리 양산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지금 양산하면 우리가 정말 가야 할 '노스 스타(궁극적 목표)'와 거리가 있는 어정쩡한 레벨 2++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공개 이후 실제 양산까지 시간이 필요한 배경에는 완성차 개발 일정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차량 개발 기간은 현재 약 36개월이 걸린다. 새로운 센서와 컴퓨팅 장치를 차량에 적용하려면 디자인과 설계 초기부터 관련 사양을 반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이 부임한 시점에서 센서와 하드웨어 구성을 변경해 가장 빨리 출시할 수 있는 차량은 2028년 양산 차종이었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 'DRIVE 하이페리온 10'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센서 체계를 2028년부터 적용하는 이유다. 아트리아 AI 양산 전까지 발생하는 공백은 엔비디아와의 협업으로 메운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컴퓨팅 플랫폼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SDV 차량 아키텍처에 통합하고 있다. 엔비디아 솔루션 기반 레벨 2+ 기능은 2028년 상반기, 레벨 2++ 차량은 같은 해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자체 개발한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 2++ 차량은 이보다 약 1년 뒤인 2029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2028년 SDV에는 엔비디아 생태계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적용하고, 여기서 확보한 실차 데이터와 양산 경험을 아트리아 AI 개발에 활용하는 구조다. 박 사장은 엔비디아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 자체 기술 개발을 포기하거나 외부 업체에 의존하는 전략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엔비디아를 통해 간다고 해서 우리의 운명을 전부 맡기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함께 설계하고, 그 과정에서 모이는 데이터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 솔루션으로 양산을 준비하는 동안 내부 개발 인력은 최종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한정된 자원을 최종 목표에 더 가깝게 집중하기 위해 2029년 하반기라는 일정이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했던 경험도 향후 자율주행 전략 판단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는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일하며 경험한 가장 큰 실패 가운데 하나는 장기 목표가 있는데도 눈앞의 제품을 빨리 내놓는 데 인력을 과도하게 소진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2027년까지 드라이빙과 파킹, 액티브 세이프티 등에 필요한 기능을 제품 수준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양산 차량과 시험차에서 다양한 엣지 케이스 데이터를 확보하고, 2029년에는 한국과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의 안전·인증 절차에 대응한다. 권정현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 부사장 겸 포티투닷 AD 디비전 리드는 "앞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품 차원에서 구현하고, 엣지 케이스 데이터를 모아 상품화 수준의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2029년에는 국내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의 안전 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리아 AI는 AVP본부와 포티투닷이 공동 개발하는 E2E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AVP본부는 양산차에 필요한 안전과 품질, 규제 대응을 맡고 포티투닷은 핵심 AI 모델과 기술을 개발한다. 양측은 개발 환경과 업무 절차, 정보 공유 체계를 통합해 사실상 하나의 개발팀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재 포티투닷은 아이오닉5 기반 데이터 수집 차량 약 40대를 주야간으로 운영하며 차량 한 대당 매주 80시간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도로 공사와 악천후, 급격한 차로 변경, 이면도로 주정차 차량 등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엣지 케이스를 수집해 아트리아 AI 학습에 사용한다. 새로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아이오닉6 기반 SDV 테스트베드에 적용해 비히클 워크숍과 실제 도로에서 반복 검증한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광주 자율주행 실증사업에도 아트리아 AI를 탑재한 SDV 페이스카를 투입해 레벨 4 기술 요소와 돌발상황 대응 능력을 점검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기술을 시장에 빠르게 내놓는 데만 집중해 완성도와 품질을 타협하지 않겠다"며 "자율주행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고객의 안전과 신뢰에 직결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2026.09.13 09:05김재성 기자

"앱 설치 없이 포털·쇼핑서 바로 쓴다"…KT, 대국민 AI '이음' 승부수

KT가 전 국민을 위한 인공지능(AI) 챗봇·에이전트 '이음'을 검색·쇼핑·부동산 등 일상적인 생활 서비스 속으로 확산한다. 범용 검색이나 대화만으로는 챗GPT 등 빅테크 AI에 익숙해진 이용자를 유인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자체 플랫폼을 먼저 구축하고 이를 기존 서비스에 심는 '양방향 AI' 전략을 추진한다. 이진형 KT AX사업본부장은 지난 11일 열린 '모두의 AI' 온라인 설명회에서 "새로운 AI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기존 서비스와 연결해 접점을 넓히겠다"며 "이용자 상황과 생애주기에 맞춰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제안하는 개인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는 대국민 AI 챗봇·에이전트 개발 프로젝트로,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이다. KT는 SK텔레콤, 카카오와 더불어 모두의 AI 주관사로 선정됐다. AI 서비스 연결 넘어 '개인화'로 차별화 이음은 독립 플랫폼으로 작동되는 만큼 초기 이용자 확보가 과제다. KT 컨소시엄은 이음 자체는 PC·모바일에서 단일 서비스로 제공하되 '이음 인사이드' 전략으로 다음·다나와·무신사·직방 등에 AI를 연결한다. 이음 인사이드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형태의 연동 수단을 통해 여러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 서비스 화면에는 '버블 버튼' 형태로 이음을 호출할 수 있다. KT는 이를 포털 다음과 컨소시엄 참여 기업 서비스, KT 지니TV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들의 서비스 접점은 합산 6000만 이상에 달한다. 공공 서비스 신청·알림이나 예약·결제 등 핵심 에이전트 기능은 각 컨소시엄 간 차별화가 제한적일 수 있다. 정부가 얼마나 많은 공공 서비스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하느냐에 따라 구현 가능한 기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KT가 개인 탭과 공공 탭을 별도로 두고 개인화된 서비스 경험을 경쟁 우위로 내세운 것도 그래서다. KT 컨소시엄은 연령·거주지역·생애주기 등에 맞춰 받을 수 있는 공공 혜택을 알려주고 대화형으로 신청·발급 절차까지 이음 앱과 웹 내에서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부가 관련 API를 개방하지 않은 서비스는 에이전트가 직접 처리하기 어려워 정부24 등 기존 채널로 이동해야 한다. 이 본부장은 "컨소시엄 참여사인 솔트룩스의 공공 백엔드 역량도 장점"이라며 "솔트룩스가 국민비서 등을 구축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 정보와 API를 안정적으로 연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반 서비스에서는 API 개방 여부에 따른 제약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깊은 연동을 추진한다.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연동을 넘어 데이터베이스(DB)까지 연결해 이용자 요청에 따라 실제 상품 데이터를 가져오고 비교·추천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다나와에서 창문형 에어컨을 검색한 뒤 이음을 호출하면 설치 환경과 같은 조건을 추가로 질문하고 실제 판매 제품을 비교해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한다. 다음에서는 검색 맥락을 바탕으로 금융·메일·카페 등 다른 서비스 정보까지 연결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메모리를 활용한 개인화도 이음이 강조하는 기능 중 하나다. 이음은 이용자 관심사와 이전 대화·검색 맥락 등을 기억해 같은 질문에 일률적으로 답하는 대신 개인별 정보를 제공한다. 직방의 경우 관심 아파트와 관련해 새로운 실거래가나 매물 정보를 먼저 알려준다. 멀티모델에 GPU·NPU까지…'토큰 팩토리'로 효율화 이음 서비스는 KT의 AI 운영 플랫폼 '토큰 팩토리'를 중심으로 국산 AI 모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리벨리온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반도체, 래블업과 베슬AI의 인프라 최적화 기술을 결합한다. AI 모델로는 업스테이지 '솔라',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모티프', 솔트룩스 '루시아', NC AI '바르코', KT '믿음' 등이 활용된다. KT는 솔라를 주력 모델로 하면서도 작업 특성에 따라 모델을 라우팅한다는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솔라는 에이전트의 툴 호출과 추론 등에 활용하고 긴 문맥은 모티프, 3차원(3D)·음향은 NC AI, 멀티모달과 국산 반도체 활용에는 KT 모델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토큰 팩토리는 사용자가 입력한 프롬프트 처리와 응답 생성을 분리해 각 단계에 최적화된 자원을 할당하면서 분당 토큰 처리량(TPM)을 31%가량 높일 방침이다. 다양한 프롬프트 압축 기술로 입력 토큰을 최대 80%까지 줄여 GPU 활용도 역시 높인다. 향후 GPU 확보량이 서비스 운영 성능과 직결되는 만큼 트래픽 증가에도 대비한다. KT는 정부 지원 GPU 외에도 자체 GPU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트래픽이 급증하면 서비스 이용량을 조절하거나 KT와 컨소시엄이 보유한 GPU 클러스터로 전환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이 본부장은 "토큰 팩토리는 AI 서비스 운영 비용을 낮춘다"며 "정부 GPU 100장을 지원받는다고 가정할 때 효율화 기술로 121장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절감된 비용을 생태계 기업이 크레딧이나 토큰 등 각자의 수익모델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별도 앱 한계, 기존 서비스 접점으로 넘는다 이음을 앞세운 서비스 수익화는 당장 이용자에게 직접 요금을 받는 방식보다는 생태계 확장에 초점을 맞춘다. 서비스 내 크레딧과 토큰 형태의 모델을 활용하거나 전문 업무용 AI 에이전트를 유료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향후 대국민 유료 AI 서비스를 허용할 경우 프리미엄 에이전트를 별도로 제공하는 방안도 열어뒀다. KT는 영농과 창업 등 더 많은 영역을 아우르기 위해 새로운 AI 모델과 서비스 기업의 참여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호텔·식당 예약 분야의 기업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오는 12월 정식 출시 이후에도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서비스 전반의 보안에 대해서는 AI 사업을 담당하는 별도 보안 조직을 두고 컨소시엄 차원의 보안 체계를 공유 및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다른 컨소시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함께 정보 안정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계정을 활용해 별도의 복잡한 계정을 새로 만드는 것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본부장은 "이음 인사이드를 통한 개방형 AI 생태계 조성으로 국민의 일상을 함께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 접점을 통해 디지털 소외계층까지 포용하는 대국민 AI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최고 수준의 멀티모델과 KT 역량이 응축된 토큰팩토리를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하며 안정적인 최적의 AI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2026.09.13 09:00이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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