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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58년·LS전선 37년 무분규 깨졌다…AI 호황에 노사갈등 확산

포스코에 이어 LS전선에서도 수십 년간 이어진 무분규 기록이 깨졌다. 임금 인상뿐 아니라 호실적에 따른 성과 배분과 노조 활동 보장 등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그동안 파업과 거리가 멀었던 제조업 현장까지 노사 대립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 노동조합은 전날 구미·인동·동해사업장에서 약 1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 1989년 노조 설립 이후 37년 만의 첫 파업이다. 구미사업장에서는 조합원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도 열렸다. 회사 측은 대체인력 등을 투입해 생산라인은 정상 가동했다고 밝혔다. LS전선 노사는 올해 임금과 성과급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6.5% 인상과 영업이익 15%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반면 회사는 기본급 4% 인상과 정액 850만원 성과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1일 9차 임금교섭 이후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는 같은 달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이달 3일 쟁의권을 확보했다. 갈등의 배경에는 전력 인프라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LS전선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조5882억원, 영업이익 279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노조는 실적 개선에 비해 직원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인 반면 회사는 대규모 설비투자와 자금 소요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금 문제 외에 노조 활동을 둘러싼 갈등도 노사 관계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노조는 집행부 사퇴 요구와 전임자 임금 문제 등을 두고 회사의 노조 활동 개입을 주장해왔고, 회사와 법적·행정적 다툼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노사 간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동안의 상생 경험을 바탕으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포스코에서도 58년간 이어진 무분규 기록이 깨졌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9일 창사 이후 처음으로 48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16일부터 120시간 규모 2차 부분파업으로 수위를 높였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가 철강 업황 부진 속 임금·보상 수준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면, LS전선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호실적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지가 핵심 쟁점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LS전선 노조는 기본급 6.5% 인상과 영업이익의 15% 수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수십 년간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해온 기업들에서 잇달아 실제 쟁의행위가 발생하면서 경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포스코와 LS전선 모두 파업에 따른 큰 생산 차질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노사 간 입장차가 계속될 경우 파업 장기화와 확대 여부가 향후 생산·수주 일정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발 전력 수요 증가와 산업별 업황 개선이 맞물리면서 반도체뿐 아니라 철강·전선·전력기기 등 호실적 기업을 중심으로 성과 보상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며 "기업들도 이전과 다른 성과 배분 요구에 직면한 만큼 신중하게 교섭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6.09.17 17:59류은주 기자

AI부터 UHD·해킹 대응…과기정통부·방미통위 정책 공조 확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AI와 미디어 OTT, 디지털 규제 분야에서 정책 공조를 확대한다. 새로 출범할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부터 지상파 UHD 정책, 통신사 침해사고 이용자 보호까지 양 부처가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와 방미통위는 17일 1차 실무협의회를 열고 지난 6월 차관급 정책협의회에서 합의한 협력과제의 진행 상황과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두 부처는 지난 정책협의회 이후 AI 분야에서 먼저 협업을 시작했다. 방미통위가 구축한 배경·인물·객체·자막 등 10종의 방송영상 AI 학습용 데이터 약 117만건을 지난달 과기정통부 'AI허브'에 제공했다. AI 관련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협업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운영하는 'AI기본법 제도개선 연구반'에 방미통위가 지난 6월부터 참여해 AI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OTT 분야에서는 양 부처가 각각 주관하는 행사를 연계한다. 지난 6월 과기정통부가 개최한 '코리아 국제 스트리밍 페스티벌'에 방미통위가 참여해 투자유치와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오는 11월 방미통위가 개최할 예정인 '국제 OTT포럼'에는 과기정통부가 참여할 예정이다. 새 진흥원 설립부터 UHD 정책까지 공동 대응 이날 주요 의제로는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 문제가 다뤄졌다. 두 부처는 방송미디어 진흥과 이용자 권익 보호, 방송광고산업 활성화 등을 담당할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출범 과정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방미통위가 구성할 진흥원 설립위원회에는 과기정통부가 추천하는 위원 2명을 포함하기로 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전파진흥협회 등이 맡고 있는 사업과 재산 가운데 새 진흥원으로 넘길 범위도 계속 협의한다. 지상파 UHD 정책도 공동으로 다룬다. 정부가 '차세대 지상파 방송 정책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과기정통부와 방미통위가 UHD 방송망 구축과 관련 주파수 정책 등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2027년 침해사고 이용자 보호 평가제 도입 협력 통신사 해킹 등 침해사고 발생 시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도 양 부처가 손을 맞춘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따라 신설되는 '침해사고 이용자 보호 업무 평가 제도'가 2027년부터 운영될 예정인 가운데 과기정통부와 방미통위는 평가제도의 세부 설계와 운영 과정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박동주 방미통위 사무처장은 “지난 고위급 정책협의회 이후 양 부처 간 연속성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주요 현안은 물론 이용자 보호와 민원 대응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분야에서도 실무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디지털 분야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 방미통위가 앞으로도 정책협의회 및 실무협의회를 통해 AI, 미디어·OTT, 디지털 규제 등 주요 이슈에 대한 대응 방안을 함께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17 17:56박수형 기자

한 폰에서 업무망·인터넷 따로 쓴다…KT, 5G '앱 슬라이싱' 준비

업무용 스마트폰과 개인용 스마트폰을 두 대씩 들고 다니던 불편이 사라진다. 한 대의 스마트폰에서 회사 업무 앱은 보안이 적용된 기업 전용망으로, 유튜브나 포털 같은 개인 앱은 일반 인터넷망으로 자동 연결하는 기술을 KT가 상용화한다. 개인과 업무 데이터가 한 단말에서 오가지만 통신 경로는 서로 철저하게 분리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5G SA 기반 '앱 슬라이싱'이다. 기존 기업전용 5G의 폐쇄망 보안성을 유지하면서 일반 인터넷까지 한 단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기업용 5G를 한 단계 확장한다. 개인용과 업무용 단말을 따로 지급해야 했던 기업은 단말 비용을 줄이고, 직원은 스마트폰 한 대만 들고 다니면 된다. 명유재 KT 기업무선 IoT서비스담당 상무는 17일 온라인 설명 자리에서 “기업전용 5G 단말과 기업전용 5G 코어를 통해 기업 내부망까지 폐쇄망으로 구성해 물리적인 보안성을 담보한다”며 “보안 접속이 필요한 앱과 일반 개인용 앱을 구분하면 인터넷용 개인 단말과 업무용 단말을 별도로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전용 5G는 일반 이동통신망과 기업 내부망을 분리하는 게 출발점이다. 업무용 단말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기업전용 5G 코어를 거쳐 내부망으로 전달된다. 일반 인터넷에서 기업 내부망으로 접근할 수 없도록 통신 경로 자체를 분리해 보안을 확보한다. 단말도 통제할 수 있다. 필요하면 스마트폰 카메라나 와이파이를 차단하고 특정 지역에서만 단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할 수 있다. 기업이 데이터와 음성을 총량으로 구매한 뒤 직원들이 필요한 만큼 나눠 쓰고 전용 포털에서 사용 현황을 관리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스마트폰 한 대에 개인망 업무망 동시에 앱 슬라이싱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스마트폰 자체가 아니라 각각의 앱을 기준으로 접속할 네트워크를 결정한다. 예컨대 회사 이메일이나 사내 업무 앱을 실행하면 기업전용 5G를 거쳐 사내망으로 연결한다. 반대로 유튜브나 포털 등 개인용 앱을 켜면 일반 인터넷망을 이용한다. 이용자가 망을 직접 바꿀 필요 없이 앱에 따라 접속 경로가 자동으로 갈린다. 이를 위해 KT는 삼성전자, 구글과 협력했다. KT가 기업용 네트워크 슬라이스를 구성하고 구글이 기업 정책을 스마트폰에 전달하면 삼성전자가 녹스(Knox)를 기반으로 앱별 트래픽을 구분해 각각 다른 망으로 보낸다. 우선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개발했으며 아이폰은 iOS에 맞춘 추가 개발과 제조사 협력이 필요하다. 요금도 분리할 수 있다. 개인 앱에서 사용한 데이터는 직원이 내고 업무 앱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회사가 부담하도록 각각 과금하는 방식이다. 공공기관을 겨냥한 '5G 업무망'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유선 업무망을 5G로 바꿔 노트북뿐 아니라 프린터와 복합기, 인터넷전화 등을 무선으로 연결한다. 사무실을 재배치하거나 임시 출장소를 만들 때마다 랜선을 새로 설치할 필요가 없는 게 장점이다. 보안은 여러 단계로 걸어뒀다. 단말과 유심을 먼저 확인한 뒤 노트북과 사용자 계정을 인증하고 마지막으로 등록된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한 OTP 인증까지 통과해야 업무망에 접속할 수 있다. 노트북이나 에그를 분실하더라도 습득자가 곧바로 업무망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한 것이다. 100만명 몰려도 안전망은 따로, AI가 이상징후 차단 KT는 5G SA 기반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실제 현장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세계불꽃축제에서는 100만명 이상 관람객이 사용하는 일반 통신망과 별도로 안전관리용 통신망을 구성했다. 무선 CCTV 25대의 영상을 종합상황실로 실시간 전송하고 안전요원용 긴급 연락 단말 10대의 통신도 별도로 보장했다. 소방청과는 재난 현장에서 일반 통신량이 폭증하더라도 소방관의 통신을 우선 연결하는 서비스를 기업전용 5G SA 기반으로 실증했다. 같은 5G망을 사용하더라도 반드시 연결돼야 할 통신에 별도의 길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다음 단계는 네트워크에 AI를 결합하는 것이다. KT가 개발 중인 AI 보안은 트래픽과 단말의 무선 상태, 인증 기록, 보안 이벤트를 함께 분석해 이상 징후를 찾아낸다. 문제가 발생하면 접속을 차단하고 관리자에게 결과를 전달하는 과정까지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피지컬AI를 위한 AI-RAN과 AI 엣지도 준비한다. 공장 로봇처럼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움직이는 AI는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빠르게 올리고 즉시 판단해야 해 초저지연뿐 아니라 업링크 성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우태 KT 미래네트워크Lab 통신AX연구담당 상무는 “앞으로 네트워크는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인프라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지키는 지능형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와 AI, 보안 분야에서 축적해온 기술 역량으로 이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17 17:41박수형 기자

"AI 시대에 모든 트래픽 똑같이?"...망중립성 손질 필요

AI와 6G 시대에는 모든 인터넷 트래픽을 똑같이 취급해온 망중립성 원칙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과 로봇, AI 에이전트처럼 초저지연과 안정적인 연결이 필요한 서비스가 늘어나는 만큼 일반 인터넷과 다른 품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기존 통신 시장에 대한 정책은 사람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가입자가 데이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가 중요했고, 통신망도 트래픽을 차별하지 않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하지만 AI가 네트워크의 새로운 이용 주체로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공장 로봇이나 자율주행차는 단순히 많은 데이터를 쓰는 것보다 일정한 지연시간과 끊김 없는 연결을 보장받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1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여한 김민기 KAIST 교수는 네트워크 사업자와 디지털 플랫폼,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서로 다른 산업적 특징을 갖고 있지만 상호의존적이며 AI 시대에는 이 관계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트래픽 증가가 통신사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설비 증설 비용 부담은 커지는 디커플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망 이용대가를 좀 더 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킨 사업자에게 비용을 더 받는 방식이 아니라 통신사의 사업모델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며 “사람이 가입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돈을 내는 구조를 넘어 AI 에이전트를 새로운 네트워크 이용 주체로 받아들이고 연결의 완결성이나 지연시간 등 일정 수준의 품질을 보장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금융, 병원, 스마트시티 등에서는 로컬 네트워크에 보안을 결합한 AX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별 AI 운용환경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는 B2B 사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차별 허용이냐 금지냐 이분법 논쟁 벗어나야” 김 교수는 “요구되는 AI 서비스 품질에 따라 모든 트래픽을 동등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며 “망중립성 역시 차별을 허용할 것인지 금지할 것인지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밣혔다. 방성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도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키니 대가를 내라는 구조로 가면 기존 논의와 크게 달라질 게 없다”며 “통신사가 품질을 보장하면서 수익화하고 적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도 AI 6G 시대에 맞춰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봤다. 기존 법체계는 기간통신사업자가 망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던 통신시장에 맞춰져 있지만 이제 빅테크를 비롯해 콘텐츠사업자나 클라우드 등 다양한 사업자가 디지털 생태계에서 역할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기간통신과 부가통신이라는 구분에만 머무르지 않고 각 사업자가 실제 수행하는 역할에 맞춰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상민 SK텔레콤 부사장은 “자율주행이나 로봇처럼 특별한 품질이 필요한 서비스는 달리 가야 한다”며 “네트워크 자체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를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시장에 부족한 게 정말 가격경쟁인가” 신 부사장은 망중립성뿐 아니라 통신정책의 무게중심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이동통신시장의 변화를 사례로 들었다. 신 부사장은 “프랑스는 2012년 프리모바일을 진입시켜 4이통 체제를 만들고 공격적인 가격경쟁을 벌였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1위 사업자를 나머지 3개 사업자가 공동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4이통 정책이 실패했다고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가격경쟁을 중심으로 했던 정책을 지금은 어떻게 봐야 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MNO 경쟁과 알뜰폰 육성, 제4이통 진입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여전히 정책은 경쟁사를 늘리고 요금을 낮추는 데 가 있다”며 “이제는 통신시장에서 부족한 것이 정말 가격경쟁인지, AI·6G 시대 투자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질문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경쟁 촉진과 이용자 보호를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시계를 중장기 투자까지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알뜰폰 정책도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서 벗어나 자생력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정부 개입보다 사업자 간 자율협상과 상품 차별화 경쟁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G SA와 AI 6G 네트워크에 새로 투자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3G와 구리선 등 기존 망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문제도 짚었다. 정부와 사업자가 IP 전환 시기와 방향을 함께 정해 레거시망을 체계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먼저 내놓고 검증”...규제 방향 바꿔야 서은일 KT 통신정책담당은 유럽연합(EU)이 디지털네트워크법(DNA)을 통해 통신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결성 확보와 경쟁 촉진, 이용자 보호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국가안보까지 네트워크 정책의 영역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 담당은 “한국은 정부와 통신사가 협력해 세계 최고 수준의 망 경쟁력을 가져왔는데 AI 6G 시대에도 가능할지 봐야 한다”며 “피지컬AI 환경까지 이뤄지면 네트워크에 요구되는 품질 자체가 달라지지만 현재로서는 트래픽이 늘어나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5G SA와 네트워크 슬라이싱처럼 서비스별로 다른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한 만큼 규제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존 망중립성 잣대로 미리 제한하기보다 우선 시장에서 시도할 수 있도록 하고, 실제 영향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서 담당은 “인터넷 품질과 이용자 선택권은 지켜야 하지만 기존 망중립성 원칙 아래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자유롭게 출시할 수 있겠느냐”며 “서비스를 우선 출시하고 데이터를 축적한 뒤 경쟁상황과 시장 영향, 이용자 편익을 검증하는 '선출시 후검증' 규제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망 투자를 통신사만의 문제로 바라봐서도 안 된다고 봤다. 장비와 부품, 소프트웨어 업체까지 네트워크 구축을 중심으로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통신사의 투자가 위축되면 관련 산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다. 해저케이블과 저궤도위성 같은 전략 인프라에는 공공수요 창출과 세제지원 등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규화 LG유플러스 상무도 망중립성을 보다 유연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 이용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별도의 품질을 제공하는 '패스트레인'을 막으면 새로운 산업용 서비스도 나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상무는 “통신 3사 합산 매출이 2001년 약 13조원에서 지난해 60조원 수준까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조 3000억원에서 4조원대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버라이즌의 최근 5년 영업이익률은 22%, 일본 KDDI는 18% 수준인데 한국은 7.1% 수준에 머물러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에 과거 음성통화와 초기 인터넷 환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요금 규제와 보편적 서비스 제도도 현재 환경에 맞춰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이다. 정부도 “투자 촉진 주요 정책방향으로” 정부도 AI 6G 시대에 기존 통신정책의 틀을 넓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남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은 “6G는 5G와 완전히 다른 영역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5G가 사람 중심이었다면 6G는 사람 간 통신뿐 아니라 AI와 데이터, 클라우드 등 다양한 연결을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지만 트래픽 증가와 통신사 수익이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남 국장은 EU DNA에서 눈여겨볼 부분으로 포괄적인 법제와 투자 촉진, 사업자 간 협력을 위한 거버넌스를 꼽았다. 기존 전기통신사업법의 틀을 넘어 클라우드와 해저케이블, AI 등 디지털 연결 인프라 전반을 포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남 국장은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에 더해 투자 촉진을 주요 정책방향으로 삼으려 한다”며 “레거시망을 어떻게 전환하고 차세대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지 통신사와 종합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17 17:35박수형 기자

"청소년에겐 AI도 미디어...비판적 사용법 가르쳐야"

청소년에게 미디어와 AI가 사실상 하나의 개념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학교에서도 AI를 단순히 활용하는 방법을 넘어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검증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생들의 AI 이용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가르칠 교육과정과 정책적 지원은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다. 정현선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17일 'AI 대중화 시대 미디어·AI 리터러시 함양 교육 정책 연구 및 법안 국회 공청회'에서 “청소년에게 미디어와 AI는 분리되지 않는 하나의 개념”이라며 “AI를 검색과 대화, 관계 형성을 매개하는 미디어로 규정하고, AI 사용법을 보편적 교육권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AI가 미디어의 범주에 포함되는 핵심 요인으로 알고리즘 기반 자동화를 꼽았다. AI가 이용자의 검색과 시청, 요청 기록 등을 바탕으로 정보를 선별하고 이를 답변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AI 쓰는 법보다 '판단하는 법' 가르쳐야 학생들의 인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 교수가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AI와 미디어를 떠올릴 때 공통적으로 '알고리즘'과 '정보'를 연상했다. AI를 별도의 기술이라기보다 일상적으로 정보를 접하고 소통하는 미디어와 유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교육에 대한 요구도 단순한 AI 활용법 습득에 그치지 않았다. 학생들은 새로운 미디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보다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어떻게 평가하고 판단해야 하는지 등 비판적인 활용 방법을 배우려는 요구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이에 따라 AI의 의사결정 과정과 그 결과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를 잘 사용하는 방법뿐 아니라 어떤 정보와 조건을 바탕으로 결과가 만들어졌는지 살피고 스스로 검증하는 역량까지 학교에서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학생들의 AI 활용 속도를 학교 교육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교육체계에는 AI 리터러시 교육 전반을 아우르는 총론이 부족하고 교과 간 장벽도 높아 실제 수업으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교과 간 연계를 확대하되 학교급별 학생의 발달 수준과 각 교과의 책임과 성격을 구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 학생들의 학습 과정에서 AI 이용률은 높은 반면 과목 특성에 맞춘 체계적인 AI 교육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도 근거로 들었다. AI 결과 검증 없이 믿는 학생 25% 넘어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와 함께 이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젠 미디어 접근 격차를 넘어 미디어 리터러시 격차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리터러시 격차는 곧 리더십 격차로 이어지고, 성과 격차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특히 생성형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별도의 검증 없이 믿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AI에 의존하는 학생 비율이 각각 2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AI에 접근할 수 있느냐의 문제를 넘어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제대로 판단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격차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 선임연구위원은 지속 가능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는 법적·재정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제22대 국회에는 '디지털미디어교육 활성화 및 지원법',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진흥법', '미디어교육 지원법' 등 관련 법안 8건이 발의돼 있다. 배 선임연구위원은 관련 법률에서 미디어 교육의 개념과 정책을 책임질 중앙부처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청회를 주최한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날 제기된 문제의식과 정책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미디어 AI 리터러시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제정법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6.09.17 17:29홍지후 기자

[ZD SW 투데이] 더존비즈온, AX 리더십 포럼서 일론 머스크 혁신 전략 조명 外

지디넷코리아가 소프트웨어(SW)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ZD SW 투데이'를 마련했습니다. SW뿐 아니라 클라우드, 보안, 인공지능(AI)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의 소식을 담은 만큼 좀 더 쉽고 편하게 이슈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더존비즈온, AX 리더십 포럼서 기업 혁신 전략 공유 더존비즈온이 17일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제38회 AX 리더십 포럼'을 개최했다. 정주용 그래비티벤처스 대표는 '머스코노미: 초지능 우주산업의 설계자'를 주제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의 사업 전략과 조직문화를 소개했다. AI와 우주산업이 결합하며 변화하는 산업 환경과 국내 기업이 AI 전환(AX)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경영 전략도 다뤘다. 이어 이성재 더존비즈온 수석 컨설턴트가 기업용 AI 에이전트 '원 AI(ONE AI)'의 업무 적용 사례와 도입 기업의 생산성 변화를 소개했다. 더존비즈온에 따르면 원 AI는 출시 이후 약 8000개 기업에 도입됐다. ◆크라우드웍스·크라우드아카데미, '피지컬 AI 멘토링 데이' 개최 크라우드웍스와 AI 교육 전문 자회사 크라우드아카데미가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크라우드웍스 본사에서 '피지컬 AI 멘토링 데이'를 개최한다. 성균관대 'AI 캠퍼스 사업'과 연계해 열리는 이번 행사는 피지컬 AI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와 직무 전환을 준비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다. AI 산업 채용 동향과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을 소개하고 현업 전문가가 피지컬 AI 직무와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역량 등을 설명한다. 현장에서는 10월 14일 개강하는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VLA 데이터 엔지니어링 실무 양성과정' 상담도 진행한다. 해당 과정은 국비 지원으로 운영된다. ◆픽스AI, 애니메이션 생성 모델 '츠바키3' 출시 AI 2D 창작 플랫폼 픽스AI가 서비스 4주년을 맞아 차세대 애니메이션 이미지 생성 모델 '츠바키3(Tsubaki.3)'를 출시했다. 츠바키3는 참고 이미지를 기반으로 캐릭터의 표정과 의상, 포즈를 바꾸거나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는 장면과 만화 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픽스AI는 신형 모델을 대표 캐릭터 'Mio'의 신규 스토리와 만화 제작에 직접 적용했다. 픽스AI는 신규 모델과 창작 도구, 음악·애니메이션·만화 등을 연결하는 '프로젝트 제네시스'도 진행한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플랫폼 등록 이용자는 전 세계 1600만 명을 넘어섰다. ◆에디티지, '피어 리뷰 위크 2026' 참가…연구자 대응 역량 지원 에디티지가 유럽과학학술지편집인협회(EASE)와 협력해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는 '피어 리뷰 위크 2026'에 참여한다. 올해 행사는 논문 심사의 물량과 속도가 늘어나는 가운데 품질과 연구 신뢰성을 유지하는 방안을 다룬다. 에디티지는 한국·일본·중국 연구자를 대상으로 심사 의견에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온라인 웨비나와 전문가 토론을 진행한다. 한국에서는 박준범 가톨릭대 교수가 실제 심사 의견을 바탕으로 리뷰어의 요구를 해석하고 논문 수정 방향을 정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AI가 논문 심사와 학술 출판 과정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과 인간의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을 다루는 전문가 인터뷰도 제공한다. ◆워키바, 규제 업무용 AI 에이전트 구축 기능 공개 워키바가 연례 행사 '앰플리파이 2026'에서 규제·감사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할 수 있는 '에이전트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에이전트 스튜디오는 별도 코딩 없이 기업 업무와 지식을 반영한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도록 지원한다. AI가 수행한 작업의 근거와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해 재무·회계와 지속가능성, 리스크·컴플라이언스 등 규제 대응 업무에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워키바는 미국 경제분석국(BEA)과 인구조사국 설문조사, 국가별 보고 등 규제 업무를 지원하는 에이전틱 솔루션도 선보였다. 내부 감사 분야에서는 증거 수집과 표본 선정, 속성 테스트, 문서화 등을 AI 에이전트로 자동화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2026.09.17 17:28김동원 기자

K-의료, 해외 공략 위한 국가별 전략 차별화 필요

한국은 바이오헬스산업에서 선도국가로서의 인식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서비스에 대한 인지도와 이용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바이오헬스 제조업 및 의료서비스 선도국가에 대한 해외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화장품 1위(2024년 1위), 의료서비스 3위(2024년 5위), 의약품 4위(2024년 6위), 의료기기 5위(2024년 6위)를 기록했다.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호감도는 66.4점으로, 전년 61.8점 대비 4.6점 상승했으며, 순위는 평가 대상 19개국 가운데 10위에서 4위로 6계단 올랐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81.6점), 몽골(77.3점), 베트남(75.4점), 사우디아라비아(74.5점), 태국(74.2점) 순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년보다 16.1점 상승해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반면 일본(41.4점), 캐나다(59.9점), 호주(61.9점), 대만(62.7점)은 상대적으로 호감도가 낮게 나타났다. 한국을 선호하는 주요 이유로는 '기술 강국으로 인식되기 때문'(38.5%)과 '높은 의료서비스 및 의료기술 수준'(31.8%) 등이 꼽혀, 기술력과 의료 수준이 한국에 대한 호감의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에 대한 관심 분야로 ▲의료기기 및 진단기술(23.4%) ▲건강검진 및 예방의학 서비스(22.6%) ▲K-뷰티/ 스킨케어(21.3%) ▲중증질환 및 고난도 치료분야(2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의료서비스를 떠올릴 때 느끼는 사전 기대감은 '기술의 우수성'이 가장 높았고, ▲신뢰성 ▲접근성 ▲가격합리성 순이었다. 한국 의료서비스 수준에 대한 인지도는 70.1%로, 전년보다 2.0%p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90.3%), 베트남(88.3%), 중국(85.3%), 사우디아라비아(84.5%)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전년 대비 한국 의료서비스의 국가브랜드 파워와 인지도가 '강화됐다'는 응답은 56.4%로, '약화됐다'는 응답(6.8%)을 크게 웃돌았다. 해외 의료서비스 이용 의향이 있는 응답자 5858명을 대상으로 선호 국가를 조사한 결과, 한국이 37.3%로 가장 높았으며, 미국(33.4%)과 일본(30.7%)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의료서비스 이용 및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향후 한국을 방문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1.2%로, 전년보다 1.4%p 상승했다. 몽골(78.8%), 베트남(58.3%), 러시아(53.3%)에서 한국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났고, 선호 국가로 한국을 3순위 이내로 선택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의료서비스 수준이 자국보다 높다고 판단해서(41.2%) ▲국가·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서(35.4%) ▲주변의 경험이나 지인 추천을 받아서(27.0%) 등을 꼽았다. 한국 문화가 한국 의료서비스 이용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62.9%로 나타났으며, 특히 카자흐스탄(85.3%), 사우디아라비아(80.3%), 베트남(79.8%), UAE(79.5%) 등에서 높았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 의료기관에 대한 인식과 실제 이용 경험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자국 내 한국 의료기관 운영 여부에 대한 인지도는 59.0%, 특정 한국 의료기관에 대한 인지도는 28.8%였으며, 자국 내 진출 한국 의료기관 이용 경험률은 32.6%로 조사됐다. 또 해외 진출 한국 의료기관 이용자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75.3점으로, 자국 의료서비스 만족도(69.5점)보다 5.8점 높았다. 특히 대기시간은 14.7점, 가격·비용은 10.0점 높게 평가되는 등 조사된 모든 세부 항목에서 자국 의료서비스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정보는 의료기관 홈페이지, SNS·유튜브 등에서 습득 의료서비스 정보 습득 경로는 3명 중 1명은 온라인(73.1%로)으로 답했고, 세부 경로로는 '의료기관의 홈페이지·SNS·유튜브'와 '전문가의 SNS·유튜브'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유튜브(56.9%)와 구글(46.7%)을 주로 이용했으며, 중국에서는 더우인(50.4%)과 샤오홍수(37.8%) 등 자국 플랫폼의 이용 비율이 높았다. 이는 국가별 정보 이용 특성을 반영한 디지털 홍보 전략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한국 방문 의향과 실제 외국인환자 유치 실적을 함께 분석한 결과, 미국·태국·몽골·베트남 등은 한국 방문 의향과 외국인환자 유치 실적이 모두 높아 기존 유치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확대하는 전략이 적합한 국가로 분석된 반면, 방문의향과 유치실적에서 차이를 보이는 국가는 각국의 시장 특성에 따른 홍보·유치 전략에 차별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일본·싱가포르·캐나다 등은 한국 방문 의향이 전체 평균보다 낮지만 외국인환자 유치 실적은 상위권에 있는 핵심 시장으로, 기존 수요를 유지하면서 한국 의료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이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영국·사우디아라비아·인도네시아·UAE·카자흐스탄 등 한국 방문 의향이 평균보다 높지만 실제 유치 실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는 높은 관심이 실제 방문과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지 네트워크와 유치 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동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한국 의료서비스가 글로벌 선도국가 인식 3위에 오르고, 해외 의료서비스 이용 시 가장 선호하는 국가로 선택된 것은 한국 의료의 수준과 신뢰도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긍정적인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 한국 의료서비스의 우수성을 치료 성과와 전문 의료 분야 등 구체적인 근거를 통해 알리는 한편, 국가별 시장 특성과 정보 이용 행태를 고려한 맞춤형 홍보를 강화해 해외 소비자의 높은 관심이 실제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헬스 제조업 국가인지도 향상 한국 바이오헬스 제조업에 대한 제조국 인지도는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전 부문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제품 이용 경험룔은 의약품과 화장품은 전년대비 상승한 반면, 의료기기는 소폭 하락했다. 바이오헬스 부문별 브랜드 인지도를 보면 '의약품'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36.7%) ▲SK바이오팜(22.3%) ▲대웅제약(22.2%) ▲유한양행(20%) ▲종근당(18%) 순이었고, '의료기기'에서는 ▲삼성메디슨(36.6%) ▲덴티움(16.1%) ▲메가젠임플란트(14.6%) ▲바텍(14.2%) ▲오스템임플란트(13.4%) 순이었다. '화장품'에서는 ▲LG생활건강(30.3%) ▲코스메카코리아(22.8%) ▲한국콜마(22.7%) ▲코스맥스(21.2%) ▲아모레퍼시픽그룹(18.3%)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진흥원은 “삼성, LG 등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기업의 연관 기업의 인지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진흥원은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국가브랜드 파워와 국제 경쟁력에 대한 정기적 모니터링과 시계열 분석을 통해 국내 의료기관과 기업의 해외 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자 2021년부터 매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5회차 조사는 미국·중국·일본·베트남 등 16개국 25개 도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일반소비자 71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11월28일부터 12월23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조사 항목은 한국 의료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과 이용 경험, 바이오헬스 제품·서비스 소비환경 및 이용 실태 등이며, 한국 바이오헬스 제품 인식과 의료서비스 인식 간 상관관계 분석 및 이전 조사와의 시계열 분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2026.09.17 17:20조민규 기자

"짧아진 추석, 지출은 그대로"...직장인 명절 소비 계획 물어보니

다가오는 추석 명절, 연휴 기간이 전년보다 줄었음에도 많은 수의 직장인들은 지출 규모를 줄이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또 사적인 친목 비용은 줄이더라도 부모님 용돈이나 선물은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오피스미디어 기업 스페이스애드가 직장인 10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추석 연휴 소비 계획'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17일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연휴 기간이 4일로 줄었음에도 응답자의 40.7%가 '작년보다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과 비슷한 수준'(54.6%) 응답까지 합치면 직장인의 95.3%가 지출 규모를 유지하거나 늘릴 것으로 확인됐다. 예상 지출 금액은 ▲10만원 이상~30만원 미만(36.6%)이 가장 많았으며 ▲30만원 이상~50만원 미만(27.0%) ▲10만원 미만(13.8%), 50만원 이상~70만원 미만'(10.8%) 순이었다. 가장 큰 예산 비중과 최우선 투입 항목 1위는 모두 '부모님 용돈·선물'(30.8%·28.8%)이 차지했다. 차례·명절 음식 준비(15.1%), 자택 휴식(12.6%), 귀성 교통비(11.7%)가 뒤를 이었다. 부모님 용돈에 대해 90.9%가, 선물 비용에 대해 84.0%가 예산을 유지하거나 늘리겠다고 밝혀, 짧은 연휴로 인해 친구·지인 모임(20.8%) 등 사적 친목 비용을 먼저 줄이는 것과 대조를 이뤘다. 용돈 준비 방식은 현금(80.4%)과 계좌 송금(15.2%)이 대부분이었으며, 선물은 건강기능식품(38.0%)·정육(20.2%)·과일(18.2%) 순이었다. 구매 채널은 온라인 쇼핑(54.7%)과 오프라인 매장(36.3%)이 주요 비중을 차지했다. 한태웅 스페이스애드 최고운영책임자는 “연휴 길이와 무관하게 직장인들은 부모님 용돈이나 선물처럼 명절 의미가 담긴 지출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라며 “명절 특수 속 직장인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의미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애드는 서울·수도권 주요 오피스 빌딩 900여 곳에서 300만 명의 직장인과 소통하는 데이터 기반 미디어 솔루션 기업이다.

2026.09.17 17:19백봉삼 기자

GPU 고르지 마세요…노타, 인텔 B70 기반 영상관제 패키지 출시

노타가 인텔의 전문가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맞춰 최적화한 인공지능(AI) 영상관제 솔루션을 패키지로 선보이며 산업용 AI 시장을 공략한다. 노타는 인텔과 자사의 영상관제 솔루션 '노타 비전 에이전트(NVA)'와 인텔 GPU '아크 프로 B70'을 결합한 패키지 제품을 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제품은 인텔 B70과 해당 GPU 연산 구조에 맞춰 최적화한 NVA로 구성됐다. 기업과 기관은 별도로 하드웨어를 선정하고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하는 과정 없이 영상관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노타와 인텔은 지능형교통체계(ITS), 산업안전, 선별관제 등에서 AI 영상관제 수요가 늘고 있지만 CCTV 채널 수와 요구 성능, 기존 인프라가 제각각인 점을 고려해 패키지를 공동 개발했다. 노타는 B70에 맞춰 NVA를 최적화하고 인텔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환경에 대한 기술 지원을 맡았다. 성능 검증에서는 B70 1장으로 32개 영상 채널에서 초당 총 540장의 화면을 처리했다. 채널당 평균 처리 성능은 초당 16.9장으로, 실제 ITS 운영 목표인 초당 15장을 웃돌았다. 검증에는 노타가 지난해 대전광역시에 구축한 약 800개 CCTV 채널과 200개 스마트교차로의 운영 환경을 기준으로 삼았다. CCTV 영상 압축 해제부터 차량·사람 탐지와 추적, 분석 결과 변환·전송까지 실제 영상관제 시스템의 전체 과정을 반영했다. NVA는 컴퓨터 비전(CV)과 비전언어모델(VLM)을 결합해 영상 속 객체와 행동뿐 아니라 상황 맥락까지 분석하고 주요 내용을 보고서로 생성한다. 노타의 AI 경량화·하드웨어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서버와 클라우드뿐 아니라 모바일·엣지 디바이스에서도 구동할 수 있다. 양사는 이번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공동 고객 발굴과 도입 컨설팅, 현장 기술 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능형교통체계와 산업안전, 선별관제 등 산업용 AI 분야로 협력 범위도 확대한다. 채명수 노타 대표는 "이번 패키지 제품은 노타의 최적화 기술력과 인텔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결합해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성능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한 성과"라며 "고객이 각 현장에 적합한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2026.09.17 17:17이나연 기자

정인국 케이카 대표 등 경영진, 자사주 6만3000주 매입

KG모빌리티플랫폼 경영진이 약 4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대표이사와 주요 사업부문 책임자가 함께 매입에 참여하며 회사 성장성과 기업가치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K Car(케이카)를 운영하는 KG모빌리티플랫폼은 정인국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 4명이 회사 주식 6만 3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정 대표가 4만주를 매입했고 박지원 렌터카사업본부장과 전호일 마케팅본부장이 각각 1만주씩 사들였다. 황재혁 경매사업본부장은 3000주를 매수했다. 전체 매입 규모는 약 4억원이다. KG모빌리티플랫폼은 이번 매입이 중장기 성장 가능성과 기업가치에 대한 경영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뿐 아니라 렌터카·마케팅·경매 등 주요 사업을 맡은 경영진이 함께 주식을 매입해 주주와 이해관계를 같이하겠다는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앞서 2022년에도 자사주 1만주를 약 2억 5000만원에 매입하며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KG모빌리티플랫폼은 지난 8월 31일 KG그룹 가족사로 새롭게 출범했다. 회사는 KG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중고차 매입·판매뿐 아니라 렌터카와 경매 등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G모빌리티플랫폼은 차량을 직접 매입해 진단·관리한 뒤 판매하는 직영 시스템을 운영한다. 올해 9월 기준 전국에 48개 직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며, 온라인 중고차 구매 서비스 '내차사기 홈서비스'와 차량 관리 서비스 '마이카'를 제공하고 있다. 정인국 KG모빌리티플랫폼 대표는 "이번 주식 매입은 경영진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과 기업가치에 대한 확신을 행동으로 보여드린 것"이라며 "앞으로도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창출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9.17 17:11김재성 기자

요양보호사도 AI 배운다…케어링, 돌봄 현장 활용 교육 진행

시니어 케어 기업 케어링이 요양보호사들의 인공지능(AI)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에 나섰다. AI 사용법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와 잘못된 정보에 대한 판단 방법도 함께 다뤄 돌봄 현장에서 안전하게 기술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케어링은 지난 14~15일 서울 스페이스쉐어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속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똑똑한 AI 돌봄 교육'을 진행했다고 17일 밝혔다. 교육에는 요양보호사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교육은 케어링 본사 AI 전문가가 직접 진행했다. AI의 기본 개념을 비롯해 원하는 답변을 얻기 위한 프롬프트 작성법, 일상생활과 돌봄 업무에서 AI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법 등을 실습 중심으로 다뤘다. AI가 내놓는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적절성을 판단하는 'AI 리터러시' 교육도 포함했다. 개인정보를 AI 서비스에 무분별하게 입력하지 않도록 보안 수칙을 안내하고,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에도 주의하도록 했다. 특히 AI가 요양보호사의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돌봄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이나 조치가 필요한 경우 AI 답변에 의존하기보다 케어링 센터와 소통하도록 안내했다. 케어링은 이번 교육을 시작으로 현장 돌봄 인력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령층 돌봄 업무에도 디지털 기술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요양보호사가 관련 기술 변화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요양보호사들이 기술 변화 속에서도 전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케어링은 요양보호사 교육기관과 협업해 돌봄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달에는 조선간호대학교, 광주여성인력개발센터와 산학협력을 맺고 교육과 현장 실습, 취업을 연계하는 인력 양성 체계도 마련했다.

2026.09.17 17:04안희정 기자

인핸스, 대기업 고객사서 전략 투자…512억 시리즈 C 유치

인핸스가 대기업 고객사의 계열사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며 엔터프라이즈 인공지능(AI) 사업 확대에 나섰다. 인핸스는 512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고 17일 밝혔다. 창사 이래 유치한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로, 누적 투자금은 810억원이 됐다. 시리즈 C는 기존 주주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신규 투자자로 합류한 스톤브릿지벤처스가 공동으로 이끌었다. IMM인베스트먼트와 스틱벤처스도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고 L&S벤처캐피탈, AOA캐피탈파트너스, KT인베스트먼트, 현대기술투자 등 기존 주주들도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투자에는 포스코기술투자, LG CNS, 롯데벤처스가 새롭게 합류했다. 포스코·LG·롯데 그룹 계열사들이 인핸스 솔루션을 업무에 도입해 운영 중인 가운데 고객사 그룹 계열사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첫 사례다. 인핸스는 기업 내 여러 시스템에 분산된 데이터와 업무 규칙을 온톨로지로 구조화하고 AI 에이전트가 이를 바탕으로 판단과 실행까지 수행하도록 하는 '에이전트 운영체제(OS)'를 개발하고 있다. SAP를 비롯한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등 기업 시스템과 연결해 단순 조회·분석을 넘어 업무 수행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투자 과정에서 인핸스는 기업의 실제 업무 환경에 AI 솔루션을 구축·운영하며 확보한 고객 레퍼런스와 데이터·업무 연결 기술력이 주요 경쟁력으로 평가됐다. 웹사이트와 소프트웨어를 사람처럼 조작해 업무를 수행하는 행동형 AI 에이전트 'ACT-2'는 지난 8월 공개된 온라인-마인드2웹 평가에서 자동 평가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인핸스는 투자금을 에이전트 OS의 데이터·프로세스·실행 인프라 고도화에 활용한다. 제조·금융·유통·공공 등 산업별 업무 규칙과 데이터 구조를 담은 '인더스트리 팩'을 개발하고 컴퓨터 사용 기술을 에이전트 OS 전반으로 확대하는 한편, 보안·거버넌스와 해외 사업 기반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승현 인핸스 대표는 "소버린 AI의 핵심은 모델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가 자신의 데이터와 AI의 판단·실행을 직접 운영하고 통제할 수 있는 OS에 있다"며 "제조·금융·유통 현장부터 공공의 핵심 업무까지 쌓은 고객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과 정부가 선택하는 AI 네이티브 OS의 기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6.09.17 17:02이나연 기자

2030년 재생E 100GW 달성 위한 보급 혁신 전담조직(TF) 출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을 위한 범국가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혁신 전담조직(TF)'이 출범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7일 서울 명동 한국전력 경인건설본부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혁신 전담조직(TF)'을 발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방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부·해양수산부·행정안전부 등 6개 관계 부처와 한국전력·발전 5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수자원공사·한국농어촌공사 등 19개 공공기관, 16개 광역지방정부 등 재생에너지 보급 관련 주요 부처와 지방정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TF는 기후부가 지난 5월에 수립한 '제1차 재생에너지기본계획'의 핵심 목표인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2035년 발전비중 30% 이상 달성을 위해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중동전쟁을 겪으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이 곧 에너지 안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2030년 100GW는 담당 부처 혼자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닌 만큼, 이날 출범한 전담조직(TF)를 통해 관계부처·공공기관·지방정부가 한 팀이 되어 가용한 유휴부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각종 제도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반도체 호황 등으로 전력수요가 애초 전망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생에너지를 단기간 내 청정전력으로 공급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았다. 기후부 관계자는 “2030년 100GW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기간 내 준공 가능한 태양광 중심 보급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계통 여유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100MW 이상 초대형 대표 프로젝트와 산업단지·공장지붕, 영농형·수상형, 도로·철도, 학교·주차장 등 4대 정책입지 중심 태양광 보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F는 ▲간척지·접경지역 등 대규모 국·공유지 활용 ▲관계 부처 소관 법령 개정 ▲지방 공공기관 등을 포함한 공공기관 보유·관리 유휴부지 활용 등 기후부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과제를 범정부 차원의 역량 결집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출범했다. TF는 매월 장관 주재로 관계 부처·기관·지방정부가 참여하는 '과제 해결형' 회의체로 운영된다. TF는 대표 플래그십 프로젝트별로 추진현황과 애로사항을 점검해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재생에너지 보급에 필요한 제도·규제를 개선하는 한편, 유휴 국·공유지와 공공기관 보유부지를 발굴한다. 한편, 이날 1차 회의에서는 발전공기업 등 8개 기관이 기관별 재생에너지 보급실적과 향후 보급계획, 주요 신규사업 추진현황, 인허가·수용성 등 애로사항을 발표하고 해소방안을 논의했다. 기후부는 제기된 내용을 매월 회의에서 지속적으로 점검해 주요 신규사업 추진을 가속할 계획이다.

2026.09.17 16:53주문정 기자

[AI 속도 논쟁③] "200㎞ 달려도 도로에선 100㎞"…한국 AI, 어디서 브레이크 걸까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에서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면서 한국도 같은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연구개발까지 늦추기보다 기술 개발은 이어가되 모델이 시장에 나오고 사람을 대신해 행동하는 단계부터 위험에 맞는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AI 업계와 학계는 한국이 아직 글로벌 프론티어 AI 선두권을 추격하는 상황에서 개발 속도부터 낮추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대신 모델 공개와 서비스 출시, 실제 활용을 구분해 단계별로 다른 안전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AI 업계 안팎에서는 AI가 맡는 역할과 권한에 따라 안전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봤다. 질문에 답하는 AI와 예약·결제 등 실제 행동까지 맡는 AI를 같은 수준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200㎞ 달리는 차도 도로에선 적정 속도"…개발과 사용은 따로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는 17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한국이 아직 AI 연구개발 속도를 늦출 단계는 아니라고 짚었다. 글로벌 프론티어 AI를 추격해야 하는 만큼 기술 성능을 높이는 연구는 이어가되 실제 사회에서 어디까지 쓰게 할지는 별도의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봤다. 박 대표는 이를 자동차에 빗댔다. 자동차는 시속 200㎞가 넘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개발돼도 실제 도로에서는 시속 80㎞나 100㎞의 제한속도를 적용한다. 일부 승합차처럼 용도나 위험도에 따라 차량 자체의 최고속도를 제한하기도 한다. 그는 "자동차가 시속 200㎞ 넘게 달릴 수 있다고 해서 모든 도로에서 그 속도로 달리게 하지는 않는다"며 "AI도 성능을 어디까지 높일 것인지와 사회에서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게 할지는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 이상을 달리는 자동차를 연구하는 것처럼 AI 선행 연구는 계속해야 한다"며 "동시에 그 기술을 사회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I가 답변에서 '실행'으로 넘어가면서 이런 고민은 실제 서비스 현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자체 AI 모델과 대국민 서비스를 함께 개발하는 SK텔레콤은 '모두의 AI'에서 병원 예약 등 이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는 실행형 AI 에이전트를 준비 중이다. 김지훈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은 에이전트가 직접 행동하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이용자가 어디까지 권한을 맡길지 기준을 세우는 일이 중요해진다고 봤다. 민원이나 금융처럼 개인정보와 돈이 오가는 업무에서는 이용자 동의와 안전장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용자 동의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와 별도 승인이 필요한 업무를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안업체와 레드팀도 꾸려 실행형 에이전트의 취약점을 사전에 점검 중이다. 김 본부장은 "에이전트를 어떻게 설계하고 고객 정보를 처리할지, 어떤 방식으로 권한을 얻을지에 대한 논의가 업계에서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며 "성능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관련 가이드라인과 규칙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연구는 계속, 시장에 나올 땐 검증…위험 따라 달라지는 '브레이크' 유창동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기업 내부의 연구개발까지 인위적으로 늦추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른 국가와 기업들이 개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연구 경쟁 자체를 멈추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다. 다만 제품을 외부에 내놓기 전에는 별도의 안전 검증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유 교수는 "개발은 계속하더라도 외부로 출시하는 제품은 안전성을 확인하면서 속도를 조절하는 게 맞다"며 "평가 기준과 벤치마크 데이터셋을 마련해 위험 수준을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연구개발 속도 자체를 낮추기보다 기술 발전과 안전장치를 함께 끌어올리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이미 앞서 있는 나라가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 추격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나라가 스스로 속도를 낮추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이를 '속도책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AI 연구개발과 산업 활용에는 과감하게 가속페달을 밟되 위험에는 제대로 작동하는 브레이크를 갖춰야 한다"며 "속도는 경쟁력이고 안전은 지속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전 우려가 커져도 실제 AI 개발 경쟁이 느려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기업이나 국가가 속도를 줄이더라도 다른 개발 주체들이 계속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모두가 동시에 감속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아무도 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AI를 직접 만들어보니 위험하다는 점은 이제 확실하고 개발자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위기감이 상당히 일반화돼 있다"고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개발을 이어가는 동안 마련한 안전장치가 예상하지 못한 위험까지 막아낼 수 있느냐다. 신 대표는 기업들이 사전에 여러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모든 사고를 미리 차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여러 사전 대책을 만들고 도입하겠다는 회사들이 나오겠지만 결국 그것만으로 막지 못하는 큰 사고가 한 번은 날 것"이라며 "그 사고가 치명적이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2026.09.17 16:50김동원 기자

유라클, AI 에이전트 늘수록 커지는 관리 부담…모듈화로 해법 제시

유라클이 기업 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늘어나는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모듈식 개발·관리 전략을 제시했다. 수십에서 수백 개에 달하는 AI 에이전트를 각각 만들고 운영하기보다 공통 기능과 업무 규칙을 모듈로 관리·재사용하고 보안·권한·변경 이력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권태일 유라클 대표는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유라클 AI 서밋 2026'에서 "앞으로 기업 경쟁력은 AI 에이전트를 얼마나 많이 만드는가보다 만들어진 AI 에이전트의 역량을 어떻게 기업 자산으로 축적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업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인 만큼, 운영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수많은 AI 에이전트의 개발 주체와 활용 데이터·도구, 적용 권한·규칙 등을 파악하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보안 취약점과 장애, 토큰 낭비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유라클은 AI 에이전트를 구성하는 스킬, 데이터 조회·실행 도구, 외부 시스템 연동 방식(MCP), 보안·승인 규칙 등을 모듈 단위로 관리하는 이를 위해 유라클은 AI 에이전트를 구성하는 스킬, 데이터 조회·실행 도구, 외부 시스템 연동 표준인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보안·승인 규칙 등을 모듈 단위로 관리하는 AI 스튜디오 '아테나'를 제안했다. 검증된 모듈을 여러 에이전트에 재사용하고, 변경이 발생하면 관련 에이전트와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재검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용재 유라클 기술연구소장은 "에이전트 하나를 만드는 방식으로 100개의 에이전트를 만들고 개발할 수는 없다"며 "에이전트 100개는 하나의 작은 조직을 회사 안에 들이는 것과 같은 만큼 AI 에이전트도 역할과 수행 방식, 권한과 규칙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라클은 이들 구성요소와 관련 명세를 에이전트팩으로 묶어 관리한다. 에이전트팩에는 모듈 구성과 버전, 소유자, 검증 상태, 사용처 등을 기록한다. 공통 기능이나 보안 정책이 바뀌면 해당 모듈을 사용하는 에이전트의 영향 범위를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을 다시 검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여러 부서의 규칙이 충돌할 경우 적용 우선순위를 정하는 '머지 엔진'과, AI 에이전트의 검증된 업무 경험을 축적·공유하는 '에이전틱 메모리'도 소개했다. 이 소장은 "관리되지 않은 AI 에이전트는 기술 부채로 봐야 한다"며 "아테나를 통해 AI 에이전트 관련 기술과 경험을 기업의 자산으로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이찬중 유라클 AI개발본부장이 기업용 AI 코드 어시스턴트 '아테나 코드'를 소개했다. 아테나 코드는 코드 생성뿐 아니라 요구사항 분석, 설계, 테스트, 오류 수정, 문서화 등을 지원한다. 개발자는 업무 이해와 설계 판단에 집중하고, AI는 반복적인 코드 생성·검증 작업을 맡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 본부장은 기업 환경에서는 보안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유라클은 아테나 코드를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 폐쇄망 등 환경에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내부 소스코드와 개발 문서를 참고해 사내 개발 기준에 맞는 코드 생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사용량·비용·권한·로그를 중앙에서 관리하고 보안 규칙 위반 가능성이 있는 코드에는 수정 방향을 제시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 본부장은 "기업용 AI 코딩 도구는 코드 생성 성능뿐 아니라 내부 정보 보호, 개발 표준 준수, 비용과 품질에 대한 통합 관리까지 갖춰야 한다"며 "개발자가 반복 업무는 AI에 맡기고 업무 요구사항과 설계 등 더 중요한 판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사례 세션에는 김형갑 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이사가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유라클의 아테나 오르다를 기반으로 조직 내부에 흩어진 지식을 통합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 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AI 전환 사례를 공유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최훈 업스테이지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문 대표가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기보다 빠르게 AI 전환에 착수한 기업 사례를 발표했다. 초기 도입 과정에서 확보한 경험을 재생산하고 조직 전반으로 확산해 성과로 연결한 사례를 소개했다. 권태일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일할 준비가 됐다면 이제 기업은 그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유라클은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축적된 역량을 지속 가능한 자산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9.17 16:46남혁우 기자

피지컬 AI, 너 내 동료가 돼라…HD현대가 그리는 미래 조선소

올해로 인공지능(AI)이 세상에 등장한 지 70년이 됐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인류의 지식과 정보를 언어로 학습한 생성형 AI가 이제 물리 세상을 체험하기 위해 나올 채비를 마쳤습니다. 이름하여 피지컬(Physical) AI.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다크팩토리, 헬스케어 등이 대표적입니다. 챗GPT에 이은 피지컬 AI는 첨단제조 강국인 한국 경제를 더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엔진으로 바꿔 놓을 무한한 잠재력까지 갖고 있습니다. 산업화를 넘어 미래 지능형 플랫폼 사회로 나아가는 관문도 피지컬 AI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측불허의 AI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창간 26주년을 맞은 지디넷코리아가 연중기획 '피지컬AI가 미래다'를 통해 당면 과제와 이슈를 고민합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조선소는 로봇에게 가장 까다로운 일터다. 자동차 공장처럼 같은 부품이 정해진 위치로 반복해서 들어오지 않는다. 선박 블록의 위치와 형태가 매번 달라지고, 용접해야 할 틈의 간격도 일정하지 않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바람과 비, 먼지와 온도 변화까지 견뎌야 한다. HD현대는 이처럼 정형화하기 어려운 조선소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로봇을 투입하고 있다. 정해진 좌표만 반복하는 기계를 넘어 작업 대상을 직접 인식하고, 필요한 경로와 조건을 스스로 판단하는 'AI 숙련공'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송영훈 HD현대로보틱스 솔루션개발부문 상무는 조선해양 현장에서 칭하는 피지컬 AI를 "비정형 현장을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실제 작업까지 수행하는 AI 기반 자동화 운영 체계"라고 정의했다. 그는 "기존 AI가 모니터 안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지능이었다면 피지컬 AI는 여기에 몸을 부여한 개념"이라며 "로봇이나 장비에 AI를 결합해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고 작업하는 '일하는 AI'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진 동선 넘어 스스로 판단…비정형 용접 현장에 '일하는 AI' 기존 산업용 로봇은 정해진 동선과 고정된 지그, 반복 공정을 전제로 움직인다. 같은 위치에 같은 부품이 놓인다는 조건 아래 미리 입력된 규칙을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조선소에서는 어제의 작업 조건이 오늘 그대로 반복되지 않는다. 같은 종류의 선박이라도 블록의 위치와 용접 이음새, 작업 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정해진 답을 빠르게 실행하는 능력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송 상무는 "피지컬 AI 기반 로봇의 가장 큰 차이는 비정형 환경에서 상황을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한다는 점"이라며 "처음 마주한 문제 앞에서도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로봇으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은 같은 제품을 대량으로 만드는 자동차·반도체 산업과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다. 선박 블록은 수십 미터, 수백 톤에 달해 작업물이 로봇 앞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직접 작업 위치를 찾아가야 한다. 좁은 선박 하부와 복잡한 격벽 사이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도 많다. 여기에 야외 작업장 특유의 바람과 비, 분진, 온도 변화까지 더해진다. 송 상무는 조선소를 두고 "피지컬 AI가 가장 절실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무대"라고 표현키도 했다. HD현대가 피지컬 AI의 첫 적용 분야로 용접 공정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선박 한 척에는 수만 미터의 용접선이 들어간다. 전체 건조 작업에서 차지하는 공수도 크다. 고열과 연기, 불편한 자세를 감수해야 하는 데다 숙련 용접사를 양성하는 데 수년이 걸려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작업량은 많지만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용접 자동화는 단순한 효율 개선을 넘어 생산을 지속하기 위한 과제가 됐다. 동시에 용접은 비정형 환경 인식과 자율 경로 생성, 실시간 위치 보정 등 피지컬 AI의 핵심 기술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공정이다. 용접에서 성과를 내면 사상과 도장, 가공 등 다른 공정으로 기술을 확장할 수 있다. 숙련공의 눈·손·귀를 센서와 AI로 구현 핵심은 베테랑 용접사의 감각을 로봇에 옮기는 기술이다. 숙련공은 도면만 보고 토치를 움직이지 않는다. 눈으로 용접선과 부재 사이의 틈을 확인하고, 작업 방식을 판단한 뒤 손으로 토치를 조절한다. 아크 소리를 들으며 용접 상태를 파악하기도 한다. HD현대 로봇은 2D·3D 비전센서로 작업 대상의 형상과 자세를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이후 인식한 정보를 바탕으로 용접 경로를 생성하고 작업 순서와 조건을 판단한다. 작업자가 매번 좌표를 입력하는 '티칭' 작업을 줄이고, 현장 변수에 따라 경로를 다시 짜는 방식이다. 향후에는 로봇이 소리와 전류·전압 신호까지 읽어 용접 상태를 판단하고 스스로 조건을 보정하는 단계로 발전할 전망이다. 송 상무는 "숙련 용접사의 작업 방식은 인지, 판단, 행동의 과정으로 이뤄진다"며 "숙련공의 감각을 센서와 AI로 구현해 나가는 것이 우리가 가려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연에 성공했다고 곧바로 생산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보다 빠른 생산성과 균일한 품질, 작업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 고열과 분진을 견디는 내구성을 모두 확보해야 한다. 송 상무는 "결국 생산성, 품질, 사용성, 내구성을 모두 갖춰야 '숙련공 한 사람의 몫'을 해내는 현장의 동료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이자 국내 1위 산업용 로봇 제조 기업인 HD현대로보틱스는 판넬 용접 공정에서 불량률 1% 미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봇이 동일한 위치와 조건을 반복해 작업하며 사람의 피로나 컨디션에 따른 품질 편차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한 사람이 로봇 여러 대 운용…"대체 아닌 숙련공 역량 확장" 피지컬 AI 로봇의 등장은 제조업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온다. 그러나 HD현대는 로봇 도입 목적을 사람을 생산 현장에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작업자가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역량을 확대하는 데 두고 있다. 울산 조선소에서는 이미 작업자가 좁은 공간에 직접 들어가는 대신 태블릿으로 로봇 2~3대를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 협소 공간용 소형 로봇 한 대는 사람이 하루 동안 수행할 작업량의 약 4배를 처리하며, 이상이 생기거나 조건 조정이 필요할 때 작업자가 개입한다. 송 상무는 "핵심은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과 효율적인 작업환경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숙련공 한 명의 역량을 몇 배로 확장하면서 숙련 용접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로봇이 수집한 작업 데이터는 숙련공 개인에게 머물렀던 노하우를 회사의 자산으로 바꾸는 역할도 한다. 현장의 기술을 AI에 학습시키면 경험이 적은 작업자도 로봇의 도움을 받아 일정 수준 이상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숙련 용접사의 고령화와 젊은 인력 부족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로봇은 남은 인력의 생산성을 높이고 위험 작업 노출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송 상무는 생산성 향상과 품질 안정화, 안전 개선을 로봇 도입의 주요 효과로 꼽으면서도 "줄어든 인력으로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것이 더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로봇이 가까운 시일 안에 사람의 개입 없이 조선소 전체를 돌아다니며 모든 업무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HD현대는 피지컬 AI가 '전면적 자율'보다 '조건부 자율'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피지컬 AI의 적용 범위는 향후 용접에서 사상(금속·기계 가공에서 표면을 다듬는 공정) 도장, 가공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조선소에서 검증한 비정형 환경 대응 기술은 건설기계와 에너지 등 다른 산업 현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는 피지컬 AI가 단일 사업의 자동화 도구를 넘어 그룹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 역량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 상무는 "피지컬 AI와 제조 AX는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 현실"이라며 "본질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하고 힘든 일에서 사람을 자유롭게 하고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7 16:45류은주 기자

[AI 속도 논쟁②] 빅테크가 정한 AI 안전 기준…스타트업 추격 막을까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주장이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을 넘어 국내외 스타트업 성장 기회와 맞물린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검증 강화와 기술통제가 스타트업 개발 부담을 키울 수 있어서다. AI 위험을 줄이려는 조치가 선도기업의 우위를 굳히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AI 안전 기준과 기술통제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관련 조치가 국내외 스타트업의 기술 개발에 미칠 영향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체 모델 개발사에는 안전 검증 비용이, 외부 모델로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에는 안정적인 기술 접근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논쟁에 불을 붙인 것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기고다. 아모데이 CEO는 AI 성능이 빠르게 높아지는 만큼 개발 속도를 조절해 위험을 확인하고 통제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외부 평가자가 AI 기업 내부의 안전 조치를 검증하고 국가 간 공통 기준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AI 모델의 능력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그에 맞는 안전성을 입증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됐다. 모델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수록 위험도 커질 수 있는 만큼 평가와 감사 등을 통해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자는 취지다. 아모데이 CEO 제안에는 중국의 기술 추격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겼다. 미국 기업이 안전성을 점검하는 동안 중국이 앞서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기술 우위를 유지해야 개발 속도를 조절할 여유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중국은 이를 안전을 명분으로 자국의 AI 발전을 억제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였다. 지난 14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아모데이 CEO의 감속 제안을 중국을 겨냥한 냉전식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안전 검증과 경쟁국에 대한 기술통제를 함께 추진하자는 구상이 갈등을 키운 셈이다. 검증 비용에 모델 접근 제한까지…스타트업 부담 업계에서는 안전 기준 강화 영향이 적용 범위에 따라 국내외 스타트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일정 수준 이상 성능을 갖춘 모델에 외부 안전평가와 검증을 의무화하면 해당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관련 인력과 체계를 새로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이 느낄 가장 큰 부담이 평가 비용 자체보다 내부에 부족한 AI 신뢰성 역량을 단기간에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위험 요소 발굴과 데이터 검증, 편향·견고성 측정, 인간 감독 설계, 사고 대응 체계까지 마련하려면 전문인력과 조직 전반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는 "옆 사람이 쓰러졌을 때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윤리지만 실제로 사람을 살리려면 심폐소생술이라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스타트업은 AI 위험을 찾아내고 대응할 수 있는 신뢰성 전문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식당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위생을 관리할 설비와 체계, 전문인력까지 갖춰야 영업할 수 있는 것과 같다"며 "그동안 AI 기업들이 성능과 개발 속도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안전관리 역량까지 한꺼번에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델 실제 위험에 맞춰 검증 수준을 세분화할 수 있느냐고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위험도를 충분히 구분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면 인력과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에 투입할 자원을 평가와 감사 대응에 사용해야 할 수 있다. 제품 출시가 늦어지고 선도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기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외부 모델을 활용하는 스타트업에는 기술 접근 제한이 더 직접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모델 공급사가 안전을 이유로 이용 대상이나 기능을 제한하거나 정부가 접근을 차단하면 기존 서비스 운영과 신규 기능 개발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다른 모델로 바꾸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며 "대체 모델을 확보하더라도 답변 정확도와 처리 속도, 이용 비용을 다시 검증하고 서비스 구조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AI 안전 규범을 마련하되 후발기업의 개발 여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안전과 산업 육성을 병행하면서 기업 규모와 모델 위험도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현실적으로 기술 개발과 안전장치 마련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며 "특정 기업이나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도록 전 인류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업도 국제 기준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안전 기준 권한이 소수 빅테크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딥시크 V4.1 개발에 참여한 류성위 엔지니어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앤트로픽과 오픈AI의 폐쇄형 전략을 비판하며 빅테크가 첨단 기술 이용 조건까지 좌우하는 구조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앤트로픽이나 오픈AI가 최첨단 AI를 언제나 개방적이고 저렴하게 제공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2026.09.17 16:45김미정 기자

[AI 속도 논쟁①] AI 정말 위험해졌나…안전·패권 놓고 빅테크 충돌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커지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사람의 지시를 받아 여러 작업을 이어서 처리하면서 사이버 공격 등 악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어서다. AI 안전을 이유로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와 미국 정부의 시각은 엇갈린다. AI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사업 구조, 기술 경쟁에 대한 이해관계가 제각기인 탓이다. 앤트로픽이 10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년 9월 AI 악용 탐지 및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사이버 공격에서 코드 작성이나 정보 검색을 돕는 수준에서 벗어나 정찰·취약점 탐색·침투·정보 탈취 등 공격 과정 전반을 수행하거나 조율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AI, 사이버 공격 '조력자'서 '지휘자'로 앤트로픽은 이를 AI가 사이버 공격의 '어시스턴트'에서 '오케스트레이터'로 이동한 것으로 표현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앤트로픽 서비스에서 확인·차단한 악용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한 공격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인증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탈취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약 34시간 동안 40곳이 넘는 기업 테넌트에서 2100개 이상의 마이크로소프트 엔트라 ID(옛 애저 AD) 인증 토큰이 탈취됐다. 이 과정에서 AI가 공격자의 작업 대부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공격자가 목표만 제시하면 AI가 대상 환경을 분석하고 스크립트를 작성·실행한 뒤 결과를 확인하며 다음 작업을 이어가는 '바이브 해킹'도 확인됐다. 앤트로픽은 이같은 변화가 공격자의 기술 수준과 필요한 인력을 낮추는 효과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규모 해커가 AI를 활용해 여러 기관을 대상으로 공격을 진행하거나 AI를 활용한 취약점 연구와 공격 도구 개발을 지속한 경우도 보고서에 담겼다. 다만 공격자가 목표를 정하고 결과를 검토하는 등 핵심적인 판단까지 AI가 독자적으로 맡은 것은 아니었다. 안전 장치는 공감…개발 속도엔 입장차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고 목소리를 낸 것도 이같은 문제의식에서다. 아모데이 CEO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홈페이지에 '우리는 프론티어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AI 모델 성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델 개발을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라 안전 검증이 모델 성능 향상을 따라갈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아모데이 CEO는 독립 평가자 도입과 주요 AI 기업 간 안전 기준 마련, 국가 간 협력을 제안했다.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는 아모데이 CEO의 문제의식에 호응하면서도 기술 개발 자체를 중단하는 방식보다는 안전장치를 갖추면서 발전 속도를 조정하자고 제안했다. 두 회사 모두 최첨단 모델을 직접 개발하고 있어 고성능 모델의 위험을 평가하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모델 개발과 직접 연결돼 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독립 평가자에게 직원과 같은 수준의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며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회장도 "세부 사항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방향은 이 중요한 시점에 맞다"고 말했다. 반면 메타와 엔비디아는 업계 전체가 같은 속도로 개발을 늦추는 제안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메타는 오픈 모델과 AI 서비스를 확대하며 자체적인 안전 검증 체계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엔비디아는 AI 모델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AI 확산 자체가 사업 기반과 연결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5일(현지시간) 세일즈포스 드림포스 행사에서 "안전은 법률의 문제가 아니라 엔지니어링의 문제"라며 "새로운 법이나 규제는 필요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에 "모든 연구소는 모델을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는 속도로 움직일 책임과 동기를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 스스로 행동할 능력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까지 번진 속도 논쟁…경쟁과 공조 사이 미국 정부는 자국의 기술 우위와 패권 경쟁이라는 국가적 이해관계를 이유로 AI 개발 공동 감속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AI 위험을 강조하며 개발 속도 조절을 요구하기보다 미국의 기술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에서 규제가 자국 기업의 발전을 제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AI에 필요한 유일한 통제 또는 가드레일은 강하고 현명한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이어 "AI와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역겨운 음모가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만 이를 반기고 있다"며 "AI에서 승리하는 자가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에서는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AI 개발이 위험에 대한 이해보다 앞서가고 있어 국제적 공조와 공동 안전기준 마련이 필수라는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6일(현지시간) "세계는 AI 안전을 놓고 벌어지는 바닥을 향한 경쟁을 감당할 수 없다"며 "정부와 기업 등이 참여하는 국제 정상회의에서 보편적인 안전 기준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 속도를 둘러싼 온도차는 각 기업이 맡고 있는 역할과 AI 경쟁에서의 위치에 따라 안전과 혁신의 우선순위를 다르게 설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국가 차원의 기술 경쟁까지 겹치면서 AI 개발 속도와 안전 기준을 둘러싼 논의도 기업별·국가별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안전 검증이 강화되면 특정 모델의 출시와 매출 인식이 늦어질 수 있다"면서도 "프론티어 모델의 개발 속도, 기존 모델의 추론 이용량, 데이터센터 구축, 고대역폭 메모리(HBM) 발주는 서로 다른 변수"라고 진단했다.

2026.09.17 16:43이나연 기자

AI 공공조달 문턱 낮아졌지만…"납품 후 책임까지 따져야"

인공지능(AI) 제품의 공공조달 진입 문턱이 낮아지고 있지만 기업들이 확인서 취득과 입찰 참여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AI는 납품 이후에도 데이터와 모델이 지속적으로 바뀌는 만큼 계약 단계에서부터 업데이트와 성능 유지, 보안사고 등에 대한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방석호 법무법인 린 AI산업센터장은 1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열린 'AI 기본법, 대비하고 계신가요?' 세미나에서 "AI는 일회성 검수로 끝날 수가 없는 제품"이라며 "데이터 업데이트와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고 그로 인해 보안에 뚫리면 그 책임을 누가 질지 봐야 한다"고 밝혔다. KMAC과 법무법인 린, 셀렉트스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AI 기본법 시행에 따른 기업의 대응 방안과 실제 운영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방 센터장은 AI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공공기관의 AI 제품·서비스 조달 과정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기본법 제16조 3항에 따라 국가기관 등은 제품·서비스 구매나 용역 발주 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AI 제품·서비스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사업계획 수립부터 예산 편성, 제안요청서(RFP) 작성까지 AI 대안 검토가 실무에서 새로운 주안점이 된다. AI 기업의 조달 진입을 돕는 AI 제품·서비스 확인서도 도입됐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신청을 접수하고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기술심사를 진행하며 절차는 최대 45일 이내 마무리된다. 다만 확인서는 품질·보안 인증이 아니라 조달 과정에서 일부 기술요건이나 납품실적 등을 대신 입증하는 수단이다. 방 센터장은 "확인이라는 단어와 법에서 말하는 검증은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며 "확인서가 AI의 안전성이나 신뢰성까지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달 계약의 진입장벽도 낮아졌다. 다수공급자계약(MAS) 경쟁 요건은 기존 3개사 이상에서 2개사 이상으로 완화됐고, 일부 적격심사에서는 확인서 보유 제품에 기술점수 1.5점 가점이 적용된다. 상용소프트웨어(SW) 제3자 단가계약에서도 기존 납품실적 요건이 완화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AI를 기존 제품과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혁신제품 지정에 활용되는 기술성숙도(TRL) 7은 실제 운용환경에서 작동 가능한 시제품을 요구하지만, 납품 이후에도 학습과 모델 개량이 계속되는 AI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워서다. 방 센터장은 "AI는 계속 학습하고 모델이 개량돼야 하는데 납품 시점을 기준으로 성숙도를 판단하는 기존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일반 제품처럼 검수와 납품으로 절차를 끝내는 방식이 AI에는 맞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공공데이터와 실증 기회의 개방도 과제다. AI 제품은 실제 현장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개선해야 한다. 공공데이터가 폐쇄적으로 운영되면 기존 납품·개발 실적을 가진 사업자와 신규 AI 기업 간 실증 기회 격차가 커질 수 있다. 공공조달과 국방조달 간 단절 역시 AI 산업 육성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행 공공조달의 AI 제품 우선 고려 제도는 국방에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민간에서 개발한 AI가 공공에서 실증된 뒤 국방으로 확장되는 경로가 제도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셈이다. 방 센터장은 "민수·공공·국방이 각각 별개의 시장"이라며 "이 시장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큰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민수 시장에 존재하는지를 먼저 검색하고 찾아보고 그게 존재하면 그걸 우선 구매하도록 법이 돼 있다"며 "시장이 법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2026.09.17 16:42이나연 기자

LG CNS, 3814억원 들여 베라 루빈 확보…그룹 AI 팩토리 키운다

LG CNS가 3814억원을 투입해 엔비디아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확보한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AI 팩토리 구축 역량을 강화하고 향후 GPU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까지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 CNS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엔비디아 베라 루빈 등을 포함한 GPU와 인프라 설비를 3814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산총액 5조 2853억원의 7.2%에 해당한다. 거래 상대방은 한국휴렛팩커드 유한회사 등이며 취득 예정일은 내년 6월30일이다. LG CNS는 이번 투자의 목적을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GPU 장비 확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LG CNS의 기존 연간 유형자산 취득액과 비교해도 큰 규모다. KB증권에 따르면 3814억원은 기존 연간 유형자산 취득액의 약 8.6배에 해당한다. 단순 GPU 확보를 넘어 향후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을 위한 선행 투자 성격이 있다는 분석이다. LG그룹은 내년 상반기 베라 루빈 기반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해 냉각·전력·IT 통합 기술을 검증한 뒤 2028년 상반기 천안에 80메가와트(MW) 규모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KB증권은 LG CNS가 이 과정에서 설계부터 가상 시운전, 구축, 운영까지 이어지는 AI 팩토리 전 과정의 표준화된 아키텍처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라 루빈 기반 AI 팩토리는 GPU뿐 아니라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전력, 액체냉각, 디지털트윈, 운영 소프트웨어(SW) 등을 하나의 인프라로 통합하는 구조다. 확보한 인프라는 LG CNS의 AI 인프라 서비스 사업과도 연계될 전망이다. LG CNS는 자체 플랫폼 XPU웍스를 통해 기업에 다양한 AI 연산자원을 구독형으로 제공 중이다. 고객이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연산자원을 서비스 형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향후에는 자체 GPU 서비스뿐 아니라 고객 전용 프라이빗 GPU 서비스형 인프라(GPUaaS), AI 팩토리 DBO 사업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데이터센터 구축 중심의 프로젝트형 사업에서 구축 이후 운영과 서비스를 결합한 반복 매출 구조로 사업모델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LG그룹 내부의 AI 수요도 초기 GPU 가동률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보틱스와 모빌리티, AI 모델 개발 등 계열사의 AI 연산 수요를 기반으로 기본 가동률을 확보한 뒤 남는 GPU 용량을 외부 고객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김준섭 KB증권 애널리스트는 "LG CNS의 이번 투자는 단순 GPU 확보보다 향후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을 위한 선행 레퍼런스 투자 성격으로 판단한다"며 "검증된 구축·운영 모델과 플랫폼을 반복 적용할 수 있을 경우 기존 프로젝트형 매출에서 운영·서비스를 결합한 반복 매출로 사업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26.09.17 16:41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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