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의 성공 요건: '마중물'이 되는 조직 설계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최근 발간한 '기업의 AI 활용현황 2026 보고서' 에 따르면, 직원들의 AI 접근성은 50% 확대됐다고 한다. 그만큼 일상 업무에 AI를 활용할 경우 일처리가 빨라지고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회의록을 수분내로 요약할 뿐 아니라 세심한 프롬프트를 작성하면 특정 주제에 대한 그럴듯한 보고서 초안을 곧바로 만들어준다. "AI는 틀린 답을 낼 수 있다"는 전제하에 사용하지만, 그럴 듯한 AI 답변에 익숙해지면서 "사람이 직접 숙고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드는 현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이 얕아지는 과정이 누적되고 검증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위험도 함께 커지게 된다. AI가 틀린 답을 내는 것 보다도 “숙고 없이 반영되거나 표준이 되는 프로세스”로 굳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떠오르게 된다. 이런 문제와 더불어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내놓는 콘텐츠의 한계로 인해, 유사한 출력물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장기적으로 사고의 동질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연구논문(Artificial Hivemind: The Open-Ended Homogeneity of Language Models)이 발표된 바 있다. 즉, AI 모델의 다양성 부족이 인간의 창의성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될수록 조직 구성원들의 브레인스토밍이 줄어들고, 그럴듯한 AI 결론으로 의사결정을 대신하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조직의 체질 자체를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인공지능 대전환(AX)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먼저,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설계해야 한다. 조직의 리더는 AI가 내놓은 답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잘 판단하기 위한 깊이 있는 숙고와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뚜렷한 정답이 없는 기획, 전략처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속에서 결정을 검증하는 과정은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AX 실행과 혁신을 이끌어내는데 꼭 필요하다. 책임 있는 AX 설계 기반의 조직구조가 기반이 되지 않으면 조직은 권한과 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회귀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2025)도 자동화의 역설을 인용하면서 생성형 AI 맥락에서 이런 인지적 약화를 경고한 바 있다. 결국 책임 설계가 없으면 통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따라서, AI를 전제로 업무가 설계된 조직에서 사람이 해야 할 의사결정의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해 운영하는 AI 네이티브화 전략을 실행하여야 한다. 표준화된 검증과 책임구조를 설계하여 의사결정의 속도와 품질을 현저하게 바꾸는 장치로서 활용하는 것이다. 둘째, AX의 본질은 기술만이 아닌 조직 문화확산이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많은 조직이 AI 교육을 도입하는 것을 찾아 볼 수 있다. 문화는 강의를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습하고 이를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반복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정착해 나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리더의 역할과 명확한 비전 공유, 그리고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이다. 이때, 마케팅 분야에서 주로 불리우는 '퍼널 효과(Funnel Effect)'를 적용해 볼 수 있다. AI를 조직에 내재화 하는 과정에서 성과로 창출하는 과정까지의 여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해 볼 수 있다. ① 인지단계 - 조직 구성원들의 AI 사용 불안요소를 줄이고, AI는 이렇게 쓰면 된다는 예시를 공유 ② 참여단계 - 전문가나 인공지능 우수성 센터(AI CoE, Center of Excellence)가 구성원과 함께 실무 문서를 다듬어주는 창구를 마련하고 마중물 역할 수행 ③ 적용단계 - 개선된 표준 프롬프트 등 템플릿을 공유하고 전사적 품질을 상향 표준화 ④ 공유단계 -AI 활용 레시피 공유전, 챌린지 등과 같은 성공 경험 공유의 장을 주기적으로 마련 이렇게 단계적으로 문화를 확산하면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업무의 일부분으로 활용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문제가 발생하는 불편함(Pain Point)을 발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문제점을 해소해 조직 전반의 작은 성과가 쌓이면서 신뢰가 만들어지게 된다. 그 신뢰는 확산의 연료가 될 것이다. 최근 정부의 AI 정책 추진현황 일부의 사례에서도 조직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AI 거점리더', 'AI 챔피언' 인재양성 계획을 추진하면서 현장중심의 거점인력을 세우고 담당업무에 AI를 접목해 실제 성과를 만들도록 AI 혁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에서는 89개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분과별 AI 활용 협의체' 추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하였다. SOC,교통,재난안전 등 주요 분야의 선도기관을 중심으로 AI 기반의 일하는 방식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전략위원회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행동계획(26~28)을 살펴보면 실질적인 '실행'에 기초한 국가 전략으로서 각 부처가 이행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형태의 국가전략 방향처럼 새로운 형태의 일하는 방식을 통해 각 부처의 실천여부를 조정하면서 국가의 AI 3강을 향한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렇듯 문화 확산은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정책이 먼저 보여주는 셈이다. 특히 리더의 역할은 단순히 AI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사용하면서 생각”을 포기하지 않도록 업무와 연결시킨 기획과 설계를 현업에 적용시켜야 하는 것이다. 지금의 세상은 AI가 답을 제안해 주는 시대이다. 조직은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개인별로 따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생각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조직의 특성에 맞게 더 나은 방향으로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 진정한 AX로 가기 위한 진짜 과제는 그 조직설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