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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 www.kr.gs'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4386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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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보안 정교화"…모니터랩, AI 보안 솔루션 고도화

B2B 보안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ECaaS) 전문 기업 모니터랩(대표 이광후)가 생성형 AI 보안 솔루션 'GenAI 시큐리티' 제품 고도화에 나선다. 모니터랩은 'GenAI 시큐리티' 기능 고도화를 통해 부서·업무 특성에 맞는 세분화된 보안 정책을 지원하고, 통제 범위를 개발자 환경까지 확대해 솔루션 활용도를 높였다고 18일 밝혔다. GenAI 시큐리티는 기업 내 생성형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프롬프트 인젝션, AI 오용, 민감정보 유출 등을 방지하는 솔루션이다. 이번 기능 고도화의 핵심은 이처럼 AI를 활용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의 종류를 보다 정밀하게 분류하고, 이를 기반으로 부서·업무 특성에 맞는 맞춤형 보안 정책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사용자가 입력하는 프롬프트가 업무상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민감 주체 카테고리를 사전에 정희하고, 이를 맥락 기반으로 탐지하는 체계를 구현해 탐지 정확도를 높였다. 또한 이번 업그레이드에서는 카테고리를 기존 9개에서 26개로 세분화해, 토픽 간 경계를 쪼개면서도 중첩을 최소화했다. 예를 들어 '소스코드 유출'과 '시스템 정보 유출'은 비슷해 보이지만 유출되는 대상, 의도, 목적에 큰 차이를 보인다. 이같은 미묘한 차이도 세밀하게 구별해냄으로써 부서 및 업무 성격에 해당하는 토픽을 선별 적용해 불필요한 차단을 줄이고 실제 위협에 더 정밀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지원 범위 역시 확대했다. ▲웹 브라우저 기반 접속 환경 ▲네이티브 앱 환경 ▲개발자가 터미널 창에서 다이렉트로 AI를 호출하는 CLI 환경 등 다양한 사용자 환경을 지원한다. 모니터랩은 AI 서비스에 대한 접근제어 기능도 확대했다고 밝혔다. 현재 챗지피티, 제미나이, 클로드 등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접근제어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 추후 이를 전 세계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생성형 AI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승인한 AI 서비스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통제되지 않는 AI 사용으로 인한 보안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게 지원한다. 이광후 모니터랩 대표는 "생성형 AI가 고도화될수록,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니라 질문, 경로, 대상을 촘촘하게 가려내고 통제하는 방향으로 보안도 정교해져야 한다"며 "AI 에이전트가 도구를 호출하를 MCP 트래픽까지 통제범위를 넓혀, 프롬프트부터 실행 단계까지 끊김없는 생성형 AI 보안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8 20:26김기찬 기자

KISIA, 국내 정보보호 기업 해외 진출 기회 확대 나서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가 관계부처와 함께 국내 정보보호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 확대에 나선다. KISIA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게 '2026 기업연계 초청연수'를 운영하고, KISA 글로벌 사이버보안 협력 네트워크(CAMP)와 비즈니스 상담회를 연계 운영해 국내 정보보호 기업의 참여 기회와 해외 수요기업 및 기관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확대했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올해는 두 사업의 비즈니스 상담회를 연계함으로써 참가 기업이 지난해 7개사에서 올해 19개사로 2배 이상 늘렸다. 해외 참가기업 및 기관도 8개에서 30개로 확대됐다. KISIA는 국내 정보보호 기업들이 기존 초청기관을 넘어 세계 각국의 정부기관, 국제기구, 국가 사이버보안기관(CERT), 규제기관, ICT 기업 등 다양한 해외 수요기관과 직접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하며 해외 협력 기회를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상담회에서는 총 104건의 비즈니스 상담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상담은 실제 업무협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기업연계 초청연수는 해외 정부·공공기관 및 ICT 기업 등 해외 수요기관을 국내로 초청해 국내 정보보호 기업과 비즈니스 상담 및 산업 교류를 지원하는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으로, 현재 53개국 7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초청연수에는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등 5개국의 해외 수요기관이 참가했으며, CAMP와 연계한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아시아를 비롯해 미주,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다양한 권역의 정부기관, 국제기구, 국가 사이버보안기관(CERT), 규제기관, ICT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국내 정보보호 기업과 연속적인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을 통해 기술 협력, 신규 사업 발굴, 해외시장 진출 방안 등을 논의하며 실질적인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김진수 KISIA 회장은 "올해는 기업연계 초청연수와 CAMP의 비즈니스 상담회를 연계 운영함으로써 국내 정보보호 기업이 기존보다 훨씬 다양한 해외 수요기관과 직접 교류할 수 잇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과기정통부, KISA와 긴밀히 협력해 국내 정보보호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인 해외 협력 기회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7.18 20:16김기찬 기자

"분리된 보안은 공백"…피앤피시큐어, 금융권 통합 ZT 보안 체계 구축

통합 접근제어 및 계정관리 전문 보안 기업 피앤피시큐어(대표이사 박천오)가 금융권 통합 보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통합 제로트러스트 보안'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보안 및 관리 공백을 메우겠다는 복안이다. 피앤피시큐어는 국내 주요 은행·카드·증권사에 DB세이퍼(DBSAFER) 기반 통합 접근제어 및 계정관리 솔루션을 잇따라 구축했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금융권 보안 투자의 핵심 기준은 개별 기능 중심의 '단품' 도입에서 접근제어와 계정관리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통합 운영'으로 이동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OS),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마다 별도의 보안 솔루션을 운영하는 경우 정책과 권한, 접속 이력 등이 분산돼 솔루션 사이에 관리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금융기관들은 파편화된 보안 시스템을 추가 도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접근권한과 생명주기, 접속 기록을 단일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통합 보안 체계로 전환하는 중이다. 피앤피시큐어는 제1금융권 시중 대형은행을 비롯해 대형 전업 카드사, 주요 증권사 등에 통합 접근제어 및 계정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DB세이퍼 기반의 통합 보안 체계는 금융권에서 높아지고 있는 통합 보안 관리를 지원한다. 시스템 간 정책 차이에서 발생하는 보안 간극을 최소화하고, 계정 생성·변경·회수와 감사 자료 관리 등 반복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 피앤피시큐어는 "통합 접근제어와 계정관리는 모든 사용자와 접근 권한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최소 권한을 적용하는 제로트러스트 보안 체계와도 일맥상통한다"며 "개별 솔루션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사용자, 계정, 권한 사이의 연결 관계를 일관되게 통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26.07.18 20:05김기찬 기자

이노비즈협회, 미래 성장 이끌 차세대 리더 29명 배출

이노비즈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들이 11주간의 교육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노비즈협회는 지난 16일 오후 협회 대회의실에서 '제4기 이노비즈 차세대 경영자 아카데미 수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료식에는 제4기 원우 29명을 비롯해 정광천 이노비즈협회장, 강선영 이노비즈협회 수석부회장, 이기현 연수추진위원장 등을 비롯해 1~3기 선배 원우들이 참석해 수료를 축하했다. 이노비즈 차세대 경영자 아카데미는 이노비즈기업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리더들이 AI와 디지털 전환(AX) 시대에 필요한 경영 역량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협회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총 11주 과정으로 제4기 아카데미를 운영해 왔다. 이를 통해 ▲AI 기반 조직 운영 및 리더십 ▲AI 시대 성과관리 전략 ▲협상 전략 ▲AX 기반 경영혁신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신제품 기획 ▲M&A 전략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실무 중심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중국 상하이 산업전시회 연계 프로그램과 기수 간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참가자들의 글로벌 시야 확대와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기도 했다. AI 활용을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과 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도 함께 모색했다. 수료식에 앞서 KAIST 김대식 교수가 'AGI 시대 생존 전략'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하며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변화와 미래 경영 방향에 대한 통찰을 공유했다. 수료식에서는 과정 운영과 원우회 활성화에 기여한 교육생들에 대한 시상과 함께 11주간의 성장 과정과 활동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정광천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AI와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배우고 성장하며 쌓아온 신뢰와 네트워크는 앞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오늘의 수료를 새로운 시작으로 삼아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를 이끄는 혁신 리더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6.07.18 19:56김기찬 기자

[이창근의 헤디트] 헤리티지의 시간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이야기, 오래된 시간의 결이 담긴 헤리티지에 있습니다. 전통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읽고 디지털 기술과 예술적 상상력을 더할 때, 문화자원은 공연과 전시, 도시와 공간, 콘텐츠와 산업의 언어로 확장됩니다. 정책과 현장,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한국다움이 오늘의 콘텐츠와 경험으로 어떻게 살아나는지를 이창근 칼럼니스트와 함께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7월 19일 부산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개막한다. 대한민국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다. 세계유산의 신규 등재와 기존 유산의 보존상태를 심의하는 국제회의이지만, 이번 부산 회의의 의미는 회의 운영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이 유산을 어떤 말로 설명하고, 어떤 경험으로 남기며, 무엇을 다음 세대와 나눌 것인지를 세계 앞에서 보여주는 자리다. 지난해 이 회의의 유치 과정을 바라보며 붙들고 있던 질문이 있다. 우리는 세계유산을 보유한 나라로 남을 것인가, 세계유산을 경험하게 하는 나라로 기억될 것인가. 국제회의를 매끄럽게 운영하는 나라는 많다. 그러나 한 장면으로 오래 남는 나라는 많지 않다.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의 의미는 회의가 차질 없이 끝나는 데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부산을 찾은 세계인이 한국을 어떤 문화적 장면으로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 보유의 시대에서 경험의 시대로 대한민국은 세계유산, 인류무형유산, 세계기록유산을 균형 있게 축적해온 나라다. 그러나 세계유산강국의 다음 질문은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가 아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함께 읽고, 어떻게 경험하게 하며, 어떻게 기억되게 할 것인가'다. 세계유산은 과거의 훈장이 아니라 인류가 함께 지키기로 한 미래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의 의미는 준비 과정에서 이미 드러났다. 대통령 주재 범정부 보고회를 거치며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는 국가유산청의 전문성을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부산시의 협력이 결합된 국가적 문화외교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문화외교, 관광, 안전, 콘텐츠, 지역경제, 도시브랜드가 하나의 흐름 안에서 움직이게 된 것이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회의장과 동선, 의전과 안전, 대한민국관과 부대행사, 도시 연계 프로그램을 맞춰온 준비기획단과 국가유산청, PCO를 비롯한 준비 관계자들의 시간이 이제 벡스코와 부산 전역에서 실제 경험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여기에 빙그레, 데브시스터즈, 신세계, 한국관광공사, 저스피스재단 등 공식 민관협력기관 18곳의 참여가 더해졌다. 이번 회의는 행정이 주도하고 민간이 힘을 보태며 도시가 함께 움직이는 협력형 문화외교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점에서 부산 세계유산위원회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함께 누리는 창의적 문화국가' 기조 속에서 문체부의 K-컬처 세계 확산 전략과 국가유산청이 준비해온 K-헤리티지 가치 확산이 만나는 자리로 읽힌다. K-헤리티지는 K-컬처의 뿌리이자 K-콘텐츠의 원천이다. 부산은 그 뿌리와 원천을 세계의 언어, 도시의 감각, 미래세대의 경험으로 풀어내는 무대가 된다. 대한민국관이 묻는 것 핵심은 대한민국관(K-Heritage House)이다. 대한민국관은 정부기관 6개, 지방정부 14개, 민간기관 15개 등 총 35개 기관이 참여한다. 단순한 전시 부스의 집합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세계유산 보존 노력과 국가유산의 가치를 세계에 보여주는 공간이자, K-헤리티지를 오감으로 경험하게 하는 현장이다. 대한민국관의 짜임도 흥미롭다. 유산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고(Heritage Archive), 살아있는 무형유산을 다루며(Living Heritage), 첨단 기술과 만난다(Heritage Future). 또 모두가 함께 즐기는 하나의 동선(Collaboration Zone)도 있다. 한국 유산을 목록처럼 늘어놓는 방식이 아니다. 시간과 사람, 기술과 참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낸 구성이다. 처용무와 동래학춤, 영산재와 수륙재는 살아 있는 무형유산의 장면이다. 수문장 근무와 왕가의 산책은 조선왕실 궁중문화의 기억을 오늘의 현장으로 불러내는 재현의 장면으로, 관람객이 한국 유산의 감각을 가까이 마주하게 한다. 세계인이 오래 기억하는 것은 규모가 아니라 장면이고, 장비가 아니라 이야기이며, 정보가 아니라 감각이다. 국가유산청이 준비한 대한민국관의 힘은 바로 그 감각을 정책의 언어로만 두지 않고, 관람객이 직접 마주하는 경험으로 옮겨놓았다는 데 있다. 페스티벌 너머의 책임 세계유산위원회의 본질은 심의와 책임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위험목록 보존현황, 등재유산 보존현황, 신규 등재 신청이 다뤄지고,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 심사도 예정돼 있다. 대한민국관과 부대행사는 이 엄정한 국제 심의의 바깥에 덧붙은 장식이 아니다. 세계유산의 가치와 책임을 시민과 세계인이 함께 이해하도록 돕는 해석의 장치다. 특히 갓일·나전장·궁시장 등 국가무형유산 전통기술 보유자의 시연과 체험은 이번 회의의 결을 한층 깊게 만든다. 세계유산이 건축과 자연, 장소의 기억이라면 무형유산은 사람의 손과 몸, 기술과 전승의 시간이다. 갓을 만들고, 나전을 새기고, 활과 화살을 다듬는 과정은 한국 유산의 섬세한 미학을 보여주는 동시에 유산이 오늘도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증명한다. 유산은 보존될 때 남지만, 사람의 손을 거쳐 다시 경험될 때 살아난다. 청년전문가 포럼과 현장관리자 포럼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산은 오래된 장소이지만, 그것을 지키는 언어는 늘 새로워져야 한다. 그 언어를 만드는 것은 청년이고, 그 언어를 실천하는 것은 현장관리자이며, 그 언어를 경험으로 펼치는 것은 도시다. 반구천의 암각화 현장답사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등재 이후의 과제는 보존과 활용, 물 관리와 지역사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제기구와 현장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국제사회와 함께 논의하는 것은 세계유산 책임국가로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분명한 태도다. 기억되는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부산은 단순한 개최지가 아니다. 피란수도의 기억과 해양도시의 역동성, 영화와 관광, MICE의 기반을 함께 가진 도시다. 회의는 벡스코에서 열리지만, 세계유산의 경험은 부산의 전시관과 거리, 영화관과 야행, 해양 프로그램과 지역 투어 속으로 확장된다. 유산은 장소에 머물 때 보존되지만, 도시의 경험으로 재해석될 때 비로소 기억된다. 공식 엠블럼이 우리나라 최초 세계유산인 종묘 정전의 기와지붕을 모티브로 삼고, 세대와 국가, 사람 사이의 연결·평화·협력을 말한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보유가 아니라 연결에 있다. 세계유산은 어느 한 국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류가 함께 지키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이제 부산은 준비의 시간이 기억의 시간으로 바뀌는 현장이다. 대한민국관은 그 경험의 공간이고, 청년전문가 포럼과 현장관리자 포럼은 그 경험의 미래이며, 반구천의 암각화와 한국의 갯벌은 그 책임의 현장이다. 개막 이후 발표될 부산선언이 이 흐름을 보존, 협력, 참여적 관리, 미래세대의 언어로 압축해낸다면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성공적인 국제회의를 넘어 한국 국가유산 정책의 전환점으로 기억될 수 있다. 세계유산은 과거의 영예가 아니라 미래의 약속이다. 그 약속은 회의장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한 나라가 유산을 어떻게 해석하고, 도시가 그것을 어떤 경험으로 펼치며, 세계인이 어떤 장면으로 기억하느냐에 따라 세계유산의 시간은 달라진다. 부산에서 열리는 K-헤리티지의 세계 무대가 대한민국을 '잘 치른 나라'를 넘어 '잘 기억되는 나라'로 남기기를 바란다. 유산은 콘텐츠이고, 경험은 도시의 경쟁력이다. 이번 부산의 시간이 한국 국가유산 정책의 품격을 세계에 보여주며, K-헤리티지가 K-컬처의 깊이로 확장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 헤디트(HEDIT) : Heritage(문화자원) + Digital(첨단기술) + Art(예술창작) 필자 이창근 예술경영학박사(Ph.D.). 콘텐츠 디렉터이자 예술-기술 칼럼니스트다. 헤리티지랩(Heritage LAB) 소장으로서 신기술 융합을 바탕으로 지역문화자원을 경험 콘텐츠로 구현하고, 이를 장소의 명소화로 확장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부터 글로벌 IT 미디어 지디넷코리아(ZDNET Korea)의 오피니언 필진으로 [이창근의 헤디트]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미다스북스에서 펴낸 『K-헤리티지, 매력 도시 디자인』과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가 있다. 현재 도시 장면 설계 프로젝트 '명경(名景)'을 운영하고 있다.

2026.07.18 15:41이창근 컬럼니스트

"10시간 넘게 난다"…공기로 부풀리는 대형 고정익 드론 주목

수천㎞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이나 넓은 지역을 저렴한 비용으로 점검할 수 있는 공기 주입식 고정익 드론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과학매체 뉴아틀라스는 프랑스 항공우주 스타트업 셀레스트 에코플라이어스(Celeste Ecoflyers)가 개발한 고정익 드론 'dAS10'을 최근 소개했다. dAS10은 길이 약 8m의 가압 섬유 외피와 공기 주입식 날개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팽창된 날개 구조가 양력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적은 에너지로도 장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공기를 빼 납작하게 접어 보관할 수 있어 운반과 보관도 용이하다. 이 드론은 셀레스트 에코플라이어스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올리비에 마네트가 개발했다. 시속 60~80㎞의 순항 속도로 10시간 이상 자율 비행할 수 있으며, 최대 5㎏의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저고도 감시와 정보 전송에 적합하며, 첫 상용 시험 비행은 2026년 4분기로 예정돼 있다. 마네트 CEO는 dAS10 개발 목표에 대해 "항공 작업을 더욱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파이프라인과 에너지망 운영업체 등 인프라 운영 기업을 첫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항공 점검이 필요한 분야에서 dAS10을 활용하면 운영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에는 물류 운영업체와 지상 인프라가 부족한 해양 지역을 감시하는 기업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송유관 점검을 위한 헬리콥터 운항 비용은 시간당 약 2500달러(약 373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조종사 인건비와 연료비, 급유에 따른 시간 손실은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악천후와 조종사 부족 등의 영향으로 전체 비행의 약 25%가 취소되는 등 운영상 제약도 적지 않다. 공기를 주입해 사용하는 구조 때문에 일반인들은 dAS10을 작은 비행선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회사는 "dAS10은 비행선이 아닌 고정익 항공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력은 부력이 아니라 공기역학적 원리를 통해 발생한다"며 "공기압이 적용되는 부분은 날개 구조이며, 단단한 외피와 날개보 대신 가압된 섬유 외피를 사용해 기체를 빠르게 전개하고 현장에서 쉽게 수리할 수 있다. 또한 8m급 플랫폼으로서는 독특한 레이더 반사 특성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2026.07.18 15:27이정현 미디어연구소

"BTS·블랙핑크·오징어게임서 영감"…'모던 워페어 4'가 한반도 선택한 이유

액티비전이 퍼블리싱하고 인피니티 워드에 개발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가 한반도를 주 무대로 채택한 이유에 대해 공개됐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개발사 인피니티 워드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이하 모던 워페어 4)'에서 한국 해병대와 미군의 여정, 북한 내부의 갈등을 다루며 오프라인 싱글 캠페인의 부활을 예고했다. 이번 작품은 오는 10월 23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피니티 워드의 스튜디오 헤드 마크 그리그스비는 최근 진행된 미디어 브리핑에서 신작 캠페인 모드에 대한 다양한 세부 정보를 공개했다. 주요 배경이 한반도로 설정된 이유에는 BTS, 블랙핑크, 오징어 게임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리그스비는 "현재 우리는 한국이 전 세계에 확산시킨 네 번째 할리우드 웨이브(한류 열풍) 속에 살고 있다"며 "이는 음악과 음식뿐만 아니라 TV 프로그램에서 영화에 이르는 엔터테인먼트 전반을 아우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분명히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곳"이라며 "바로 그 지점에 우리가 다룰 만한 이야기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배경 선택 이유를 전했다. 한편, 이번 '모던 워페어 4'의 캠페인 스토리는 세 가지 뚜렷한 서사로 구성된다. 징집된 젊은 미국 고문단과 대한민국 해병대의 여정, 픽션으로 재구성한 북한 정부 내부의 갈등, 시리즈의 상징적인 캐릭터인 캡틴 존 프라이스의 활약상이다. 인피니티 워드는 약 3년간의 개발 과정에서 '모던 워페어 4'의 캠페인과 서사 구축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스비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일부 평론가들은 지난해 출시된 '블랙 옵스 7' 등 최근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캠페인보다 멀티플레이어 모드에만 치중한다고 비판해 왔다. 반면 '모던 워페어 4'는 캠페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캠페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신규 모드(DMZ)를 제공하며, 협동 캠페인을 과감히 제외하는 대신 오프라인으로도 플레이 가능한 단독 싱글 플레이 서사에 집중했다. 그리그스비는 "우리는 언제나 캠페인이 싱글 플레이 중심의 경험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현재로서는 코옵 모드를 추가할 계획이 없으며, 오프라인으로 구현 가능한 방식이 아니라면 앞으로도 싱글 플레이 본연의 재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7.18 15:25진성우 기자

"올해 노트북 OLED 출하량 66% 상승 전망"

올해 노트북과 모니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이 각각 전년비 66%, 34% 늘어날 것이라고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최근 전망했다. 옴디아는 올해 중대형(large area) OLED 출하량이 전년비 18.8% 늘어난 388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서 '중대형' 패널은 노트북과 모니터, TV, 9인치 이상 태블릿, 사이니지 등을 가리킨다. 올해 중대형 OLED 출하량 성장동력인 노트북과 모니터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이끌고 있다. BOE와 CSOT도 노트북 OLED를 만들지만 물량은 미미하다. 옴디아가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올해 하반기 출시할 첫 번째 OLED 맥북 패널을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초 IT 8.6세대 OLED A6 라인에 양산용 첫 유리기판을 투입한 바 있다. 올해 맥북 OLED 출하량은 200만~300만대로 기대되고 있다. 옴디아는 "올해 전체 시장 상황은 좋지 않지만 중대형 OLED 출하량은 늘 것"이라며 "한국 패널 업체가 8.5세대 OLED 공장에서 모니터 패널에 할당한 생산능력을 늘려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와 BOE의 IT 8.6세대 OLED 생산라인은 노트북 패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중대형 OLED 출하량은 성장이 예상되지만, 중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올해 중대형 LCD 출하량 전망치는 전년비 3.0% 감소한 8억 7810만대다. OLED와 LCD를 모두 더한 중대형 패널 출하량 예상치는 같은 기간 2.3% 감소한 9억 1690만대다. 전체 중대형 패널 매출은 1.7% 줄어든 699억 달러(약 100조원)로 예상됐다. 옴디아는 TV 업체가 메모리 반도체 등 여러 부품 가격이 올랐지만, 제조원가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TV 업체가 패널 재고 비축을 마치면 3분기부터 TV 패널 조달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됐다. 올해 연간 TV 패널 출하량은 전년비 2.5% 줄어든 2억 4900만대로 예상됐다. LCD TV에선 대화면 제품 선호가 나타나고 있다. 65인치 이하 LCD TV 패널 출하량은 올해 5.9% 감소, 65인치 이상 LCD TV 패널 출하량은 8.4% 상승이 예상됐다. 메모리 반도체와 중앙처리장치(CPU) 등 부품 가격은 올해 지속 상승이 예상됐다. 제품별 패널 출하량도 줄어들 것이라고 옴디아는 전망했다. 제품별 패널 감소폭 전망치는 ▲TV 패널 2.5%(2억 5600만대→2억 4900만대) ▲노트북 패널 0.6%(2억 3400만대→2억 3300만대) ▲모니터 패널 1.8%(1억 6600만대→1억 6300만대) ▲9인치 이상 태블릿 패널 3.8%(2억 1300만대→2억 500만대) 등이다.

2026.07.18 13:28이기종 기자

"돈 줄 테니 서버 좀"…AI 품귀가 낳은 메타·앤트로픽의 '기묘한 공생'

메타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업체인 앤트로픽에 대규모 컴퓨팅 파워(연산능력)를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메타가 자사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파워를 앤드로픽에 임대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의 거래 규모는 2년 100억 달러(약 14조 9000억원) 수준에 이른다고 이 매체가 보도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 6월 앤드로픽이 먼저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앤트로픽이 매년 일정 사용료를 메타에 지불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재 협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두 회사 중 어떤 곳이든 협상 종료를 선언하고 손을 털고 나갈 수도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앤트로픽이 메타에 제안한 금액은 지난 5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맺은 거래 규모의 3분의 1 수준이다. 당시 앤트로픽은 스페이스X에 3년 동안 매달 12억 5000만 달러를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 총 계약 규모는 450억 달러다. 이번 협상은 선두 AI 기업들이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는 데 얼마나 열을 올리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가 평가했다. 특히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이 전 세계에 수십 개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이번 협상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타 입장에서도 앤트로픽과의 이번 협상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메타 역시 막대한 자금을 들여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지만 자사 AI 모델에 사용될 전력량을 초과하는 부분을 활용할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최첨단 AI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쏟아부은 막대한 투자에 대해 투자자들이 끊임 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최대 1450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이 AI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지출한 72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번 협상을 진행 중인 메타와 앤트로픽은 AI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고 있는 사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AI 기업들은 컴퓨팅 파워가 극도로 부족해짐에 따라, 경쟁사들과 손을 잡는 것을 점점 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타는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진출 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을 끌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5월 AI 투자로 수익을 낼 방안 중 하나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07.18 10:32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금융위, 회계 위반 기업에 과징금…영풍 204억·고려아연 84억

금융위원회가 회계기준을 위반한 기업 대상 제재를 의결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에 각각 과징금 204억원, 84억원을 부과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제13차 회의를 열고 이들 기업에 대한 최종 과징금 부과액을 결정했다. 영풍에는 204억7410만원, 전 대표이사 등 4명에게는 15억1150만원을 결정했다. 고려아연에 대해서는 84억2810만원, 대표이사 등 2명에게는 7억6320만원을 부과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영풍은 제련소 주변 지역 오염 토양 정화 명령과 관련해 법적 정화 의무가 명확한데도 2021~2022년 이를 충당 부채로 인식하지 않았다. 2023~2024년에도 법규상 허용되지 않은 정화방식으로 충당 부채를 산정해 과소계상했다. 과거 영풍 석포제련소는 중금속 카드뮴을 낙동강에 유출해 환경부로부터 28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환경 정화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충당부채를 쌓았는데, 이 규모를 재무제표에 축소 처리한 것이다. 또한 영풍은 석포제련소 주변 임야의 오염 토양과 제련소 1·2공장 건축물 하부의 오염 토양을 정화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았다. 지하수 정화 관련 충당 부채도 과소계상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이날 영풍의 전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 권고 상당 등의 조치도 의결했다. 금융위는 회계처리 기준을 어겨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고려아연에도 84억28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고려아연은 금융상품과 관계기업 투자의 공정가치와 회수 가능액이 감소했음에도 관련 평가 손실을 과소 계상했고, 해외 종속회사 영업권 등에 손상이 발생했는데도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았다. 종속회사가 발생한 전환사채 관련 주요 내용을 제공하지 않는 등 감사인의 외부감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회계기준 위반이 적발된 한결엘에스에는 과징금 2억850만원, 명가유업에는 3억1390만원 등을 결정했다.

2026.07.18 09:36김윤희 기자

[AI는 지금] AI 에이전트 늘수록 비용 '눈덩이'…코히어, SaaS 비용 구조 정조준

기업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실험 단계를 넘어 상시 업무로 확대되면서 모델 성능뿐 아니라 운영비와 통제권이 주요 경쟁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큰 사용량과 인프라 비용이 빠르게 늘자 외부 AI를 빌려 쓸지, 기업이 직접 통제하는 환경에 구축할지를 둘러싼 선택도 중요해지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코히어는 토큰 가격만으로 기업의 실제 AI 비용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AI 총소유비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자의 질문 하나에도 문서 검색과 추론, 도구 호출, 재시도, 검증 과정이 이어지면서 여러 차례 모델 호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코히어는 최근 공식 뉴스룸에서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자료를 공개했다. 특히 검색증강생성(RAG)과 AI 에이전트를 적용하면 비용 구조는 더 복잡해진다. 긴 문맥을 입력하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고성능 모델을 사용하거나 에이전트가 작업을 반복할수록 토큰 소비와 인프라 비용은 함께 늘어난다. 이에 코히어는 모델 사용료뿐 아니라 그래픽처리장치(GPU) 활용률과 처리량, 응답 속도, 저장장치, 네트워크, 보안 비용까지 포함해 AI 총소유비용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규모 추론 환경에서 자체 인프라의 비용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는 근거도 함께 제시했다. 코히어가 공개한 레노버 자료에 따르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할 경우 자체 H100 서버의 100만 토큰당 비용은 약 0.11달러로, 유사한 클라우드 인스턴스의 약 0.89달러와 프런티어 모델 API의 약 2달러보다 낮았다. 다만 장비를 지속적으로 가동한다는 전제가 붙어 수요가 적거나 변동성이 큰 기업은 API나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편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 코히어도 모든 AI 인프라를 직접 보유하기보다 학습과 실험, 단기 수요에는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반복적인 추론 업무는 기업이 통제하는 환경에 배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코히어는 "초기 실증이나 수요가 불규칙한 업무에는 API와 클라우드가 유리하지만, 상시 가동되는 대규모 추론 업무는 자체 인프라가 비용 예측과 통제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업체가 100만 토큰당 얼마를 청구하느냐가 아니라 AI를 운영하고 보호하며 확장하는 데 전체적으로 얼마가 드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히어가 주장한 것은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이 추진하는 AI 확장 전략과 대비된다.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기업들과 SAP, 서비스나우 등은 기존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와 권한, 워크플로에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고객이 별도 모델이나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도 업무를 자동화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CRM 기업들은 영업과 마케팅, 고객 서비스 데이터에 AI 에이전트를 연결하고 사용자 수나 실행량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SAP는 재무와 인사, 구매, 공급망 등 기업 업무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고 있으며, 서비스나우도 IT와 고객 서비스, 인사 업무를 중심으로 에이전트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들 기업의 전략은 AI 모델과 데이터, 업무 실행 환경을 하나로 묶어 도입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객은 별도 인프라나 모델 운영 조직 없이 AI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지만, 사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기존 SaaS 라이선스와 AI 기능 이용료, 에이전트 실행량, 데이터 플랫폼 비용을 함께 부담할 수 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가 핵심 업무에 깊이 들어갈수록 비용 문제는 공급업체 통제권과도 연결된다. 특정 SaaS 플랫폼에 데이터와 업무 절차, 에이전트 실행 기능이 집중되면 가격 인상이나 과금 체계 변경에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하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에 코히어는 SaaS 중심의 AI 운영 구조에 프라이빗 AI와 기업 전용 배포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 등이 범용 프런티어 모델의 성능과 개발자 생태계를 앞세우는 데 비해 코히어는 기업이 모델 배포 환경과 데이터 흐름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코히어는 "가장 중요한 AI 역량을 다른 회사의 모델과 칩, 데이터센터에 의존한 채 토큰 단위로 비용을 낸다면 그 역량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빌려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6.07.18 09:02장유미 기자

정답 자판기서 '맥락 디자이너'로...AI 시대 리더 생존법

지난 1편에서 우리는 주니어의 실무 실행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AI 앞에서 리더들이 어떻게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지엽적인 오류에 집착하는 할루시네이션 헌터로 퇴행하는지 짚어봤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리더들이 수년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축적해 온 경험은 모두 폐기처분돼야 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낡은 '경험 권력'이 무너졌다는 것은 경험 자체가 무가치해졌다는 뜻이 아니다. 그 경험이 조직 내에서 발현되는 인터페이스가 실무적인 '정답 티칭'에서 비즈니스적인 '맥락 코칭'으로 완전히 바뀌어야 함을 의미할 뿐이다. 생성형 AI의 치명적 사각지대, '현실의 맥락'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보편적이고 논리적인 팩트와 초안을 도출하는 데는 압도적인 능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모니터 밖의 현실에서 벌어지는 복잡다단한 맥락을 읽어내는 데는 철저히 무능하다. 예컨대 특정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타 부서와 얽혀 있는 미묘한 정치적 이해관계, 경영진이 공식적인 텍스트 이면에 숨겨둔 진짜 전략적 의도, 시장의 비합리적인 변동성, 혹은 업무를 수행하는 팀원의 표정에서 묻어나는 미세한 번아웃 징후 등은 아무리 뛰어난 초거대 AI라도 서툴 수밖에 없는 사각지대다. 오직 그 조직에서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온몸으로 겪어낸 '인간 리더'만이 이 보이지 않는 선들을 읽어낼 수 있다. AI가 주니어에게 무결점의 구슬(데이터와 초안)을 무한대로 만들어주는 도구라면, 리더는 그 파편화된 구슬들을 우리 회사의 고유한 현실에 맞게 꿰어 보배로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 빨간펜을 꺾고 '맥락 디자이너'로 진화하라 따라서 리더는 이제 팀원에게 완벽한 해답을 내려주던 거대한 정답 자판기의 역할에서 과감히 물러나야 한다. 대신 올바른 질문을 통해 조직의 숨은 맥락을 연결하는 맥락 디자이너로 거듭나야 한다. 주니어가 챗GPT를 활용해 1시간 만에 뽑아온 신사업 기획서 앞에서, 리더는 지엽적인 수정 작업이나 검수에서 나아가 고차원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제안의 데이터는 완벽하지만, 이번 분기 우리 회사 CFO의 보수적인 예산 기조를 설득할 수 있을까?" "이 새로운 기능이 영업팀의 기존 업무 프로세스와 충돌하여 현장의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 "이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우리가 챙길 수 있는 플랜 B의 런웨이는 충분한가?" 기계가 실행의 영역을 완벽하게 보완해 줄수록, 리더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조율과 공감, 그리고 방향성 설정'이라는 본질적인 리더십의 영역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정답을 주는 사람에서, 질문을 통해 조직의 입체적인 맥락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진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AI 시대에 리더의 묵직한 경험이 가장 빛나게 다시 쓰이는 생존법이다. 시속 200km의 실무, 1년에 한 번 도장 찍는 낡은 시스템 하지만 개인 리더십의 진화만으로는 이 거대한 파도를 온전히 넘을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조직 운영의 더 거시적이고 본질적인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현장 실무의 속도는 생성형 AI를 만나 시속 200km로 빨라졌고, 리더의 역할마저 '지시와 통제'에서 '맥락의 조율'로 근본적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그런데, 이토록 역동적으로 변해버린 조직을 관리하고 평가하는 기업의 시스템은 과연 어떠한가. 대다수 기업은 여전히 1년에 단 한 번, 연초에 수립해 박제해 둔 목표를 연말에 몰아서 회고하는 1950년대 산업화 시대의 산물, 목표관리제(MBO)나 연 단위 KPI 평가 시스템으로 AI 시대의 인재들을 통제하려 들고 있다. 실무 혁신을 가로막는 아날로그 톨게이트를 없애고 하이패스망을 깔아야 할 시점에, 정작 조직 전체를 이끄는 성과 관리 제도는 1년에 한 번 정산하는 낡은 주판을 튕기며 변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격이다. 통제의 빈자리를 채울 '연속적 동기화'의 필요성 실무의 속도가 기계의 속도로 비약적으로 빨라졌다면, 조직의 목표를 정렬하고 궤도르 수정하는 주기 역시 그에 맞춰 연속성을 가져야만 한다. 리더가 팀원과 정기적으로 마주 앉아 실무의 병목을 파악하고, 경영진의 전략적 의도를 실시간으로 동기화하는 지속적인 소통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리더는 결코 맥락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경험 권력'의 익숙한 인터페이스가 허물어진 지금, 기업에게 남겨진 진짜 과제는 단순히 중간관리자들에게 새로운 AI 툴 활용법을 며칠에 걸쳐 교육하는 것이 아니다. 무너진 통제의 빈자리를 채우고, 파편화된 실무를 조직의 맥락으로 묶어낼 '새로운 성과 관리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일이다. 박제된 연말 평가에 매몰되는 것에서 벗어나, 리더와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교감하며 조직의 방향성을 맞추는 연속적 동기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 이것이 바로 다가오는 10배 도약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3편에서는 이 낡은 MBO(목표관리제)가 현장의 '정보 역전' 현상과 맞물려 어떻게 조직의 혁신을 옭아매고 있는지, 그 뼈아픈 모순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보겠다.

2026.07.18 08:30김필재 컬럼니스트

HCL테크와 가디언, 기술 및 운영 전반의 AI 기반 현대화를 위한 파트너십 확대

뉴욕 및 인도 노이다, 2026년 7월 17일 /PRNewswire/ -- 글로벌 선도 기술 기업 HCL테크(HCLTech)(NSE: HCLTECH)(BSE: HCLTECH)가 7월 16일 미국 최대 상호보험회사 중 하나이자 보험, 은퇴, 자산 관리 및 직원 복지 솔루션의 선도적 제공업체인 가디언 생명보험회사(The Guardian Life Insurance Company of America®•Guardian)와 새로운 7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양사가 앞서 발표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장기적인 사업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가디언의 기술 및 운영 전반의 AI 기반 현대화를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불편 요소를 줄임으로써 가디언의 가치 실현과 효율성 향상을 가속하는 동시에 보험업계를 위한 AI 주도형 솔루션과 지식재산권(IP)을 창출할 계획이다. 또한 HCL테크는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및 엔지니어링 전반에서 기술과 인재 혁신을 가속하는 한편, 단체 복지, 개인 보장, 은퇴 및 자산관리 부문의 운영 우수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 출시 기간을 단축하며 고객, 자문가 및 판매 파트너에게 지속적으로 고품질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HCL테크는 자사의 AI 서비스 전환 플랫폼인 AI Force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비즈니스를 위한 에이전틱 AI 기능을 개발 및 배포하고, AI 도입과 혁신을 한층 더 진전시킬 예정이다. 이러한 기능은 가디언의 제품 운영 모델에 부합하도록 설계되며, 사업 확장에 맞춰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더욱 탄력적인 서비스 제공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확대된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HCL테크는 기술, 운영 및 공유 서비스를 지원하는 대규모 전문 인력 풀을 갖추고 가디언의 혁신을 진전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글로벌 역량센터 가디언 인디아(Guardian India)를 인수한다. 약 2000명의 직원이 HCL테크에 합류하며, 가디언의 제품 및 서비스 전반에서 기술 혁신, 엔지니어링 우수성, 운영 혁신 및 성숙도를 주도함으로써 가디언을 전담 지원하는 전략사업부가 신설된다. 가디언 인디아의 카루나카란 아지수르(Karunakaran Azhisur) 인도법인 대표는 HCL테크에 합류해 이 전략사업부를 이끌 예정이다. 가디언의 스티브 룰로(Steve Rullo) 최고디지털기술책임자는 "이번 파트너십은 당사의 운영 모델을 발전시키고 전사적으로 AI를 확대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며 "HCL테크와 함께 운영 방식의 일관성과 확장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가디언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발전시키고 운영 우수성을 제고하며 고객, 보험 계약자 및 판매 파트너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HCL테크의 스리니바산 세샤드리(Srinivasan Seshadri) 최고성장책임자 겸 글로벌 금융 서비스 부문 총괄은 "이번 파트너십 확대는 보험업계에서 HCL테크가 지속적으로 선도적 입지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자, 가디언과의 강력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AI 지원 혁신 여정을 더욱 진전시키고 AI 확대와 운영 현대화라는 공동 목표를 추진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전하면서 "가디언에서 합류하는 유능한 인재들을 환영하게 되어 기쁘다. 양사는 제품과 지식재산권을 공동 개발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갖게 됐다. 이를 통해 HCL테크의 산업 전문성을 심화하고 AI 내재형 플랫폼을 더욱 강화하며 고객이 지속적인 사업 성장을 달성하도록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HCL테크 소개 HCL테크는 전 세계 60개 국가에서 22만 3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이다. 폭넓은 기술 서비스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AI, 디지털, 엔지니어링, 클라우드 및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업계를 선도하는 역량을 제공한다. HCL테크는 금융서비스, 제조, 생명과학 및 헬스케어, 기술 및 서비스, 반도체, 통신 및 미디어, 소매 및 소비재, 모빌리티, 공공서비스 등 모든 주요 산업 분야의 고객과 협력하며 산업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6년 6월까지 최근 12개월간 연결 매출은 미화 148억 달러를 기록했다. hcltech.com을 방문하면 HCL테크가 고객의 발전을 어떻게 가속할 수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로 문의하면 된다: 메러디스 부카로(Meredith Bucaro), 미주meredith-bucaro@hcltech.com 엘카 구디알(Elka Ghudial), 유럽elka.ghudial@hcltech.com 제임스 갤빈(James Galvin), 아시아태평양james.galvin@hcltech.com 니틴 슈클라(Nitin Shukla), 인도•중동•아프리카nitin-shukla@hcltech.com

2026.07.17 23:10글로벌뉴스

[안광섭 AI 진테제] (메모리) 잠그는 미국, (모델) 여는 중국...한국 선택은?

지난주 서울에서 막을 내린 ICML(국제머신러닝학회) 현장에서, 필자는 세계 각지의 연구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러다 묘하게 반복되는 동선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적잖은 이들이 서울 일정을 마치면 곧장 상하이로 넘어간다고 했다. 7월 17일 개막한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때문이었다.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ICML 서울의 진짜 무대가 낮의 발표장이 아니라 밤의 네트워킹에 있다고 적었는데, 그 밤의 발걸음은 이미 다음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 자체로는 자연스러운 동선이다. 두 행사가 한 주 간격으로 아시아에서 열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시점이었다. 세계의 인재와 관심이 상하이로 흘러드는 바로 그 주, 태평양 건너 워싱턴에서는 미 의회가 AI 인프라의 가장 밑단인 '메모리'까지 중국으로부터 걸어 잠그라는 요구를 내놓고 있었다. 한쪽은 문을 열어 사람을 빨아들이고, 다른 쪽은 부품 하나까지 잠근다. 지금 AI 지정학의 축소판이 이 한 주에 담겨 있다. 두 도시에서 울린 정반대의 언어 먼저 상하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WAIC 개막식 기조연설에 직접 나섰다. 2018년 대회 출범 이후 첫 현장 등판이다. 2024·2025년 개막식은 리창 총리 몫이었다. 국가주석이 무대 중앙에 선 것 자체가 'AI를 기술이 아니라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다루겠다'는 신호다. 메시지는 시종 '개방'이었다. 시 주석은 오픈소스와 개방·협력·공유를 강조하며 "한 나라가 AI를 독점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개발도상국에 향후 5년간 AI 교육 및 세미나 5000회를 제공하겠다는 구체적 약속도 내놨다. 스마트 연산, 오픈소스 공유, 안전 협력 등 8개 분야를 담은 'AI 협력 발전 행동계획'도 함께 공개됐다. 지난해 제안에 그쳤던 세계AI협력기구(WAICO)에는 이번에 29개국이 창립 서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1년 전만 해도 가입을 선언한 나라가 하나도 없던 구상이 실체를 갖춘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화웨이는 엔비디아(Nvidia) 고성능 칩 없이도 돌아가게 설계한 대규모 AI 연산 클러스터 '아틀라스 950 슈퍼팟'을 선보였다. 하드웨어만이 아니었다. 대회 개막에 맞춰 중국 문샷AI는 2.8조 파라미터 규모의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 모델 '키미 K3'를 내놨다. 프론트엔드 코드 성능을 사람이 직접 비교해 투표하는 한 평가에서, 이 모델은 앤스로픽의 Fable 5와 오픈AI의 GPT-5.6 Sol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종합 성능은 여전히 두 최상위 폐쇄 모델에 뒤진다는 것이 문샷의 자체 설명이지만, 100만 토큰 컨텍스트와 네이티브 비전을 갖춘 이 모델의 가중치 전체가 7월 27일 누구에게나 공개될 예정이다. 상하이가 내건 '개방'은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이제 워싱턴이다. 같은 주,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공화당 위원장인 존 무렌나르 의원과 민주당 조지 화이트사이즈 의원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냈다.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이 중국 CXMT(창신메모리·DRAM 전문)와 YMTC(양쯔메모리·NAND 전문)에서 메모리를 사들이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요구였다. 두 의원은 "미국 기업의 모든 메모리 구매는 인민해방군의 이중 용도 기술 개발을 직접 보조하는 셈"이라고 적었다. 계기는 애플이었다. AI 인프라 투자 급증으로 촉발된 글로벌 DRAM 부족 속에, 애플이 CXMT 메모리를 사들이기 위해 미 정부에 허가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회가 움직였다. 같은 주에 세계를 호령하는 G2가 다르게 움직였다. 한 나라는 세계를 향해 문을 열었고, 다른 나라는 부품 하나까지 걸어 잠그려 한다. 이 대비가 우연일 리 없다. 배경에는 초조함이 있다. 미·중 간 AI 성능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중국 오픈소스 모델의 채택도 늘고 있다. 미국이 첨단 칩을 넘어 메모리라는 하단 부품까지 손을 뻗는 것은, 상단에서 벌려 온 격차가 예전만 못하다는 위기감의 반영이기도 하다. 왜 하필 '메모리'인가' 주목할 대목은 규제의 표적이 GPU도, 첨단 로직 칩도 아닌 메모리라는 점이다. AI 시대에 메모리 위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규모 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넣고 빼야 하고, 그 병목을 푸는 것이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메모리는 더 이상 범용 부품이 아니라 AI 연산의 전략 자산이 됐다. 여기서 미국의 딜레마가 드러난다. CXMT와 YMTC는 이미 국방부의 중국군 연계기업 명단(1260H)에 올라 있다. 그런데 이 명단은 거래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의원들은 상무부 Entity List(거래제한 명단)에 CXMT를 새로 올리고 YMTC 제재를 강화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실제로 YMTC는 2022년 12월 애플이 소싱을 검토하자 곧바로 Entity List에 등재된 전력이 있다. 역사가 반복되는 셈이다. 미국 내부도 한목소리가 아니다. 2026년 2월 국방부는 두 회사를 오히려 1260H 명단에서 빼려다, 백악관과 의회 강경파가 개입하면서 1시간 만에 이를 철회했다. 두 회사는 6월 명단에 다시 올랐다. 애플이 지금 허가를 요청하는 배짱을 부린 배경에는 이런 균열이 있다. 더 근본적인 역설은 공급 부족의 원인에 있다. 글로벌 DRAM의 90% 이상을 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AI 가속기용 HBM으로 생산 능력을 대거 돌리면서, 정작 범용 DRAM에 공백이 생겼다. 한국 메모리 산업의 'AI 특수'가 역설적으로 애플을 중국 CXMT 쪽으로 밀어낸 구조인 것이다. 중국의 '개방' 서사 역시 순수하지만은 않다. 화웨이가 엔비디아 없는 연산 스택을 자랑한 데서 보듯, 개방의 언어 밑에는 미국 수출통제를 우회하려는 자립 전략이 깔려 있다. 개방도 봉쇄도, 결국 시장 진입 전략이다 시장 진입 전략을 다뤄 온 필자 관점에서 보면, 상하이와 워싱턴의 언어는 정반대처럼 들리지만 노리는 상(賞)은 같다. 바로 '누가 다음 세대 AI 인프라의 표준과 고객 기반을 쥐느냐'다. 중국의 접근은 교과서적인 확산 전략이다. 오픈소스 모델을 저비용 대안으로 뿌려 글로벌 사우스를 유입시키고(획득), 교육 5000회로 그 나라들의 인력을 자국 생태계에 익숙하게 만들며(활성화·종속), WAICO라는 기구로 규칙 제정권을 선점하고(락인), 그 위에 화웨이 하드웨어 스택을 얹어 의존을 수익으로 전환한다(수익화). 무료로 여는 것처럼 보이는 상단 아래에 정교한 유통 구조가 설계돼 있다. 미국이 첨단 모델과 칩의 접근을 통제하는 '신뢰 파트너' 방식으로 진영을 좁게 관리한다면, 중국은 그 반대편에서 문턱을 낮춰 더 넓은 진영을 끌어모으려 한다. 통제로 희소성을 만드는 미국과 개방으로 규모를 만드는 중국, 두 진영의 문법은 다르지만 목적지는 하나다. '키미 K3'가 이 전략의 축소판이다. 종합 벤치마크에서 1위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프론트엔드처럼 사용자가 곧바로 체감하는 영역에서 최상위권에 붙고, 가중치를 열어 자체 호스팅을 허용하는 순간 확산의 조건은 갖춰진다. 결정적으로 K3는 저정밀도 연산을 활용해 다양한 하드웨어에서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엔비디아 최신 칩에만 묶이지 않겠다는 방향이다. 개방형 소프트웨어와 특정 하드웨어에 얽매이지 않는 설계가 한 세트로 움직인다. 벤치마크 최상단은 홍보 문구이고, 진짜 무기는 '열려 있다'는 사실 그 자체다. 미국의 봉쇄 역시 같은 게임의 다른 수(手)다. 상대의 부품이 내 진영의 공급망에 침투하는 것을 막고, 그 빈자리를 자국·동맹 기업으로 채우려는 것이다. 실제로 두 의원은 일본·한국·EU와 공동 대응 체계를 갖추자고 제안했다. 개방이든 봉쇄든, 본질은 진영을 나누고 자기 진영의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 만들려는 시장 전략이다. '개방'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볼 대목이 있다. 중국이 내세우는 '개방'이 곧 'AI의 민주화'를 뜻하는가. K3의 사양을 뜯어보면 답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2.8조 파라미터 모델을 실제로 구동하려면 문샷은 가속기 64개 이상을 묶은 슈퍼노드급 설비를 권장한다. 가중치가 공개된다 한들, 그것을 온전히 돌릴 수 있는 주체는 개인 개발자가 아니라 자체 인프라를 갖춘 국가와 대형 조직이다. 이 개방의 실질적 수혜자가 누구인지가 여기서 드러난다. 미국의 폐쇄형 스택에 종속되고 싶지 않지만 스스로 프런티어 모델을 만들 여력은 없는 나라들이다. 이들에게 열린 고성능 모델은 자국 데이터센터 위에 올릴 수 있는 '국가 전략 자산'이 된다. 이른바 소버린 AI(주권 AI) 수요다. 중국의 개방은 바로 이 수요를 겨냥한다. 개발도상국에 5000회의 교육을 약속하고 지역 기구와 협력 창구를 세우겠다는 구상도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모델을 열고, 인력을 키우고, 그 위에 자국 하드웨어를 얹는다. 이 설계에서 가장 크게 웃는 쪽은, 열린 모델을 자국 설비에 얹을 수 있는 나라들이다. 한국은 수혜자인가, 볼모인가 문제는 이 진영전의 한복판에 한국 메모리가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중국 메모리를 막을수록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전략적 가치는 올라간다. 비중국 대체재가 이 둘과 마이크론뿐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한국은 최대 수혜자다. 그러나 수혜에는 청구서가 따른다. 미국은 이미 한국을 공동 대응의 파트너로 호명했다. 봉쇄 진영에 깊숙이 들어갈수록 중국 시장 접근과 진영 선택의 압박이 커진다. 동시에 중국이 개방형 스택으로 글로벌 사우스를 자기 생태계에 묶어 두면, 한국 메모리의 장기 고객 기반도 진영을 따라 갈라질 수 있다. 수혜자의 자리는 언제든 볼모의 자리로 뒤집힐 수 있다. 그래서 한국에 필요한 것은 '수혜'에 안주하는 태도가 아니라, 그 지위를 협상 레버리지로 전환하는 전략적 사고다. 지금의 공급 우위는 영원하지 않다. CXMT와 YMTC는 첨단 공정에서 아직 선두에 뒤지지만, 대규모 투자로 향후 2~3년 내 범용 시장 가격에 영향을 줄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위가 유지되는 이 짧은 창(窓) 동안, 어느 진영에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받을지 스스로 설계하지 못하면, 한국은 두 강대국이 그은 선 위에 놓인 부품 공급자로 남을 뿐이다. 그리고 한국의 고민은 메모리에 그치지 않는다. 개방형 모델과 국산 하드웨어를 한 세트로 묶어 진영을 넓히는 중국의 방식은, 한국에도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남이 열어 준 스택 위에 올라탈 것인가, 아니면 메모리라는 강점을 지렛대 삼아 우리 몫의 스택을 설계할 것인가. K3 같은 오픈 모델을 활용하는 국가 대열에 조용히 합류할 수도 있고, 반대로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를 무기로 표준 설계에 참여할 수도 있다. 부품 공급자에 머물지, 판을 짜는 당사자가 될지는 이 선택에 달려 있다. ICML에서 상하이로 향하던 연구자들의 발걸음이 말해 주듯, AI의 무게중심은 계속 이동한다. 개방과 봉쇄가 부딪히는 이 국면에서 한국이 던져야 할 질문은 '어느 편에 설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쥔 것으로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다.

2026.07.17 22:55안광섭 컬럼니스트

[기경학회 AX칼럼] 공급망 불확실성 시대, AI의 역할

글로벌 경제의 상호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가 별 정책∙규제 변경, 생산∙구매 네트워크 다변화 및 기업 간 합종연횡 등에 따른 공급망 관리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중국 무역 분쟁 등이 야기한 이슈들은 2025 APEC에서 공급망 안정화가 정상 회의 아젠다로 다루어진 배경 중 하나다. 이와 같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는 최근 미국-이란 전쟁 과정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또다시 부각됐다. 오늘날 공급망 관리는 기업 내 하나의 부서가 오롯이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담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영업-생산-재고-구매-물류-재무 등 전사 차원의 협업과 동기화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방대한 제조 데이터 분석, 높은 수준의 도메인 이해도 및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동시에 요구된다는 점에서 업무 난이도가 높다. 첫째, 채찍 효과(Bullwhip Effect)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B2B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국내 제조 대기업 계열사의 공급망 네트워크는 국내외 수십개의 수요처, 생산 공장들과 수백개의 자재 및 물류 협력업체들로 구성된다. 해당 기업에서는 B2B 특성상 출하 일정 조정과 같은 고객 요구사항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요청에 대응하면서 제조 현장을 시의적절하게 운영하기 위해 공급망 관리 담당자들은 생산계획 조정에만 매일 약 4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 기업 내부 사일로(Silo) 또한 해소해야 하는 리스크다. 국내 모 중견기업은 국∙내외 생산 공장 별로 독립적인 공급망 관리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 공장 별로 가동률의 편차가 커지는 상황이 빈번하다. 예를 들어, 특정 공장에서는 생산량 부족으로 납기 지연 리스크가 발생하는데, 다른 공장은 설비 유휴 상태 등 자원 운영의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공장 별로 자재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중복 발주와 재고 과부족 등 비용 측면의 불합리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셋째, 소수의 전문 인력들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이슈다. ERP, APS, MES 등 다양한 SW들이 활용되고 있으나, 여전히 엑셀에 기반한 수작업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업무 담당자의 개인 역량과 경험치가 전사 차원의 공급망 관리 역량과 직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부서 이동, 퇴사와 같은 담당자 부재에 따른 업무 공백 리스크를 우려하는 제조 기업들이 적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조업 종사가 수가 감소하고 있는 현실적인 제약도 부담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AI의 적극적인 활용이 대두되고 있다. 공급망은 고객, 생산 공장, 물류 센터, 협력업체에서부터 라인, 설비, 작업자, 창고 등에 이르는 다양한 계층 및 객체로 구성된다. AI에게 공급망 객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운영 신경망으로서 전사 차원의 협업과 통합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우선 단일화된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과 제조 현장 모니터링을 기대할 수 있다. 영업 부서에서 변경한 주문, 생산 부서에서 파악한 설비 고장, 구매 부서에서 관리하는 자재 발주 지연 상황 등의 다양한 공급망 리스크를 AI가 발생 즉시 종합적으로 탐지해서 유관 부서들에 공유해준다고 생각해보자. 전사 차원에서 하나의 숫자(One Single Number)를 바라보면서 협업하는 것이다. 사내 메신저, 이메일, 전화 등 기존의 커뮤니케이션과 비교해 데이터 손실, 왜곡 및 지연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 탐지된 공급망 리스크 분석은 AI에게 위탁하고 의사결정은 사람이 담당하는 분업으로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납기 지연의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개 시스템에서 수십개의 데이터 테이블, 필드들을 교차 분석해야 한다. AI는 이러한 과정을 자동화하고 더 나아가서는 생산 제약 완화, 대체 자재 활용, 배송 수단 변경 등의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관리 SW 업체 블루 욘더(Blue Yonder)는 AI를 사용해 데이터 분석 워크플로우 생성 시간을 시간 단위에서 초 단위로 단축한 사례를 공개한 바 있다. 무엇보다 공급망 관리 계획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AI의 핵심 목표다. 정확한 수요 예측은 중장기 구간의 판매-생산계획, 적정 재고 수량, 신규 설비 구매, 생산지 이전 등 재무적 판단의 근거가 된다. 납기 관리 신뢰 수준은 고객 만족도에 기여하는 동시에 자재 수급 프로세스 전반의 효율화로 연결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 또한, 단순 반복 업무는 자동화하고 한정된 자원을 전략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국가 별 정책, 시장 수요, 자재 원가, 물류 네트워크 등 공급망 변동의 불확실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 때의 기회비용이 커지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기업은 평균 3.7년마다 1~2개월 동안 공급망이 중단된다고 한다. 이로 인한 10여년간의 재정적 손실이, 예를 들어, 소비재 부문에서는 1년치 에비타(EBITDA)의 약 30%에 달한다고 한다. 공급망 관리는 제조 기업의 신경망으로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분류된다. 제조 기업의 자원 운영과 의사결정에 있어 운영 신경망으로서 AI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2026.07.17 22:03배순용 컬럼니스트

"일본·미국은 좁다"...세븐일레븐, 폴란드 1위 편의점 투자 추진

세븐일레븐 운영사 세븐앤드아이가 폴란드 1위 편의점 체인 자브카(Zabka)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성사될 경우 일본과 미국 중심이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세븐앤드아이는 수천억 엔을 투자해 자브카그룹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다. 회사는 폴란드 대형 편의점 사업자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협상 소식이 전해지자 세븐앤드아이 주가는 17일 장 초반 한때 5% 상승했다. 장중 기준으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자브카 주가도 전날 16%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약 87억 달러(12조 8890억원)까지 늘었다. 외신은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회사가 유럽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성장세가 더딘 유럽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세븐앤드아이는 2030년까지 진출 국가와 지역을 현재 19곳에서 30곳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내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해외 사업 확대에 힘을 싣는 전략이다. 외신에 따르면 세븐앤드아이는 자브카 지분 두 자릿수(10% 이상)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브카는 이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세븐앤드아이에게 유럽은 일본·미국·호주에 이은 새로운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이번 투자가 이뤄지면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에 이어 폴란드가 네 번째 유럽 진출 국가가 된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자브카는 세븐일레븐 모델을 참고해 성장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최대주주인 CVC캐피털파트너스의 지원을 바탕으로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디지털 전략과 즉석식품 판매를 강화해왔다. 현재 폴란드에서 약 1만3000개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루마니아에도 진출했다. 얀우시 피에타 mBank 애널리스트는 유럽 편의점 시장 확대 의지를 가진 글로벌 사업자의 지원을 받게 되면 자브카의 해외 확장 계획이 더 빠르고 큰 규모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마시 블리하르스키 자브카 신임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5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최대 편의점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 유치에도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브카 주가는 올해 들어 42% 상승해 폴란드 대표 주가지수 WIG20 상승률의 두 배를 기록했다. 외신은 세븐앤드아이가 그동안 해외 사업에서 현지 기업에 운영을 맡기는 라이선스 방식을 주로 활용했으나, 최근에는 호주 사업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일본 본사 임원을 파견하는 등 직접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과 미국 편의점 사업의 실적 개선이 기대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세븐앤드아이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1% 하락했다. 회사 측은 소프트뱅크와 페이페이에 편의점 사업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외신은 유럽 시장 기반을 확보하면 미국 사업 부진을 일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유럽은 24시간 편의점 문화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만큼, 일본식 편의점 모델을 현지 소비문화에 맞게 안착시키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6.07.17 20:14류승현 기자

"룩셈부르크는 유럽 진출 관문…국경 넘는 의료데이터 구현 가능"

"룩셈부르크가 매력적인 이유는 유럽에 진입하기 좋다는 겁니다. 여기서 시작해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더 큰 시장으로 가면 됩니다." 16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 뒤들랑주에 위치한 룩셈부르크 국립보건원(LIH) 통합바이오뱅크(IBBL)에서 만난 권용준 정밀의료기술센터장은 룩셈부르크가 한국 기업이 유럽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룩셈부르크는 인구가 69만명에 불과하고 이중 외국인이 32만명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자체 시장 규모로 보면 매우 작지만 외국인 비중이 높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검증할 수 있고 정부나 규제 관계자와 접촉하기 쉬워 피드백 속도도 빠르다. 테스트베드로서의 장점이 큰 셈이다. 권 센터장은 한국과 유럽 기업·연구자를 서로 연결하는 '통'을 자처한다. 한국 파스퇴르연구소와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근무하며 국내에서 쌓은 한국 네트워크와 프랑스, 룩셈부르크에서 쌓은 유럽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권 센터장은 "한국은 미국으로 유학을 많이 가다 보니 미국 네트워크는 많지만 유럽 쪽은 상대적으로 네트워크가 약해 유럽 과제를 하고 싶어도 파트너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LIH는 올해 3월 말 국내 병원 다수와 국립암센터가 있는 경기도 고양시에 한국 사무소를 열고 한국과 유럽 기업·연구기관의 본격적인 창구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권 센터장이 한국 기업·기관과 추진 중인 대표 프로젝트는 '국제 보건데이터 공간 이니셔티브(IHDSI)'다. LIH와 국립암센터, 네이버클라우드 등이 참여한다. 의료 인공지능(AI)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준화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다. 같은 기준으로 수집된 대규모 환자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현재 환자의 의료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로 기관이나 국가 간에 마음대로 이동시킬 수 없다는 점이 한계다. IHDSI는 데이터를 직접 이동시키지 않고도 연구자가 보안이 통제된 가상의 분석 환경에서 필요한 분석만 수행하도록 해 의료데이터의 국경 이동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다. 권 센터장은 "모든 신약이 한 인종만을 위해 개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 데이터와 유럽 데이터를 함께 비교할 수 있으면 동양인과 서양인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연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권 센터장이 이끄는 정밀의료기술센터는 의학 연구성과를 실제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연결하는 중개의학 전문 연구센터다. 권 센터장은 자신의 역할을 '보석 세공'에 비유했다. 기초연구자나 병원이 좋은 질병 모델과 환자 샘플을 가져오면 기술적으로 다듬어 산업계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병원에서 쓰일 치료 데이터, 다시 기초연구자가 후속 연구 등에 활용할 데이터로 바꿔주는 것이다. 그는 "정밀한 진단을 해야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고, 치료 데이터를 축적하면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며 "다시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질병을 예방하는 정책까지 만들 수 있어 서로 떨어진 연구가 아니라 하나의 순환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집중하는 분야는 환자 유전체를 분석해 만든 암 장기유사체(오가노이드)를 제작해 여러 약물을 투여하며 반응을 확인하는 연구다. 권 센터장이 바라본 룩셈부르크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협력이다. 인구와 자원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후 다른 나라보다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뾰족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는 "룩셈부르크는 나라 자체가 자국민만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며 "그 다음 주변의 도움을 받아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뒤들랑주(룩셈부르크)=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상기 기사는 한국과학기자협회 2026 미디어 취재 지원 프로그램으로 작성, 풀기사로 5회에 걸쳐 제공됩니다.

2026.07.17 18:16박희범 기자

100만명 독일 자를란트주, 남다른 혁신 속도가 도시 경쟁력

"자를란트(Saarland)주의 강점은 '연결성(short ways)'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의 다른 지역보다 혁신을 아주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는 뜻이죠." 15일(현지시간) 독일 자를란트주 자르브뤼켄에 위치한 메카트로닉스 및 자동화기술센터(ZeMA)에서 만난 수잔 풀럼 교수는 자를란트주 내 정치권과 기업, 연구기관의 의사결정권자 사이의 물리적·사회적 접근성이 좋아 공동 프로젝트나 기술사업화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구 약 100만명으로 독일 내에서 인구와 경제 규모가 두 번째로 작은 자를란트주는 과거 석탄·철강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석탄 산업 쇠퇴와 전통 제조업의 구조전환 속에서 첨단 산업 투자를 확대해 왔다. 지난달 자를란트주는 '자를란트 공학연구소(Saarland Engineering Institute, SEI)'를 공식 출범시켰다. 그동안 연구 주체들의 개인적인 관계에 의존하던 협력을 제도화한 것이다. 기존 기관 지원금 외에 주정부 예산 3380만유로(약 580억원)가 추가로 투입된다. 주요 연구기관과 대학 등 첨단 연구 역량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고 빠른 의사결정 속도를 바탕으로 작은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SEI의 주요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자를란트주 내 공학 연구기관과 대학·산업계를 연결하는 공식 협력 플랫폼 구축, 자를란트의 연구역량의 대외 홍보, 공학 인재 양성이다. 큰 기둥은 ZeMA, 지능형 재료시스템센터(CiMS), 수소응용기술전환센터(HyCATT)까지 세 곳이다. ZeMA는 독일 BMW 등과 협력한 자동차 부품 조립 자동화, 로봇과 제조인공지능(AI)에 주력한다. CiMS는 형상기억합금·전기활성고분자 등 스마트 소재를 실제 제품까지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HyCATT은 자를란트주의 전통적인 제조기업들이 수소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수소 생산부터 저장, 유통, 활용까지 전체 밸류체인에 걸친 응용기술을 제공한다. 풀럼 교수는 "우리에게 혁신은 기초연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사업모델과 새로운 응용 분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 부처인 자를란트주 경제부의 가장 큰 관심도 사업모델"이라며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지역 경제가 어떻게 이익을 누릴 수 있냐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2050년 1000만명 목숨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 해법 찾는다 자르브뤼켄에는 자를란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기관이 밀도 있게 모여 있다. 독일인공지능연구센터(DFKI), 막스플랑크 정보학·소프트웨어시스템연구소, 프라운호퍼 비파괴검사연구소 등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도 30년전 자를란트대 캠퍼스 내에 KIST 유럽연구소를 열고 과학기술 협력을 이어 오고 있다. KIST 유럽연구소 맞은편에 위치한 헬름홀츠 의약연구소(HIPS)는 공공연구를 통해 천연물에서 유래한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9년 독일 헬름홀츠감염연구센터(HZI)와 자를란트대가 공동 설립했다. 기존 항생제의 내성 유전자가 확산하면서 다양한 항생제에 동시에 내성을 가지는 다제내성 미생물(슈퍼박테리아)이 인류의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4년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대규모 분석에 따르면 2050년 약 1000만명이 세균성 항생제 내성(AMR)이 직접 원인인 사망자가 연간 191만명, 연관된 사망자가 822만명이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항생제는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익성은 낮아 제약사에서 기피하는 공백 분야로 꼽힌다. 15일(현지시간) 크리스티네 베멜만스 HIPS 미생물 유래 항감염제 연구부문장은 "항암제는 몇달에서 몇년, 심혈관질환 의약품은 평생 복용할 수도 있다"며 "항생제는 잘 들을수록 치료가 빨리 끝난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많지만 돈을 벌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HIPS 연구팀은 흙 속에 사는 포식성 미생물인 믹소박테리아(Myxobacteria)가 만드는 항균 물질을 신약으로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HIPS 건물 내에서 믹소박테리아 배양부터 대사산물 추출, 정제, 평가까지 신약 발굴에 필요한 과정이 모두 이뤄진다. 각 연구실 특성에 따른 AI 도입도 활발하다. 1만 가지 조건을 모두 실험하는 것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10개를 AI로 먼저 선별하면 훨씬 효율적이다. HIPS의 연구 인력과 분야가 늘어나면서 시설도 확장 중이다. 올해 완공된 두 번째 확장 건물은 9월 공식 개관 예정으로 일부 연구진이 입주해 연구를 시작했다. 세 번째 연구동은 2029년 완공 목표다. 비멜만스 부문장은 "삼면이 바다인 한국은 천연물 발굴 분야에서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연구책임자(PI) 수준에서 이미 다양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HIPS의 접근법과 한국의 화학분석 역량을 연결했을 때의 잠재력이 클 것이라는 기대다. 자르브뤼켄(독일)=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상기 기사는 한국과학기자협회 2026 미디어 취재 지원 프로그램으로 작성, 풀기사로 5회에 걸쳐 제공됩니다.

2026.07.17 18:05박희범 기자

재독 과학자, "한국 과학기술 리스크는 정권따라 변하는 정책"

"한국, 영국과 진행하던 3년짜리 국제 인력 교류 사업이 2년 만에 조기 종료됐습니다. 독일에서도 정부 정책이 바뀌긴 하지만 이미 계약으로 진행 중인 연구 사업이 정권 교체만으로 즉시 끊기는 경우는 드뭅니다." 13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만난 김린호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코어 퍼실리티 실장은 해외 연구자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의 과학기술 협력 리스크로 정책 변동성을 꼽았다. 그는 "어떤 연구주제가 맞아서 같이 시작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틀어지면 이후 관계를 풀기가 쉽지 않다"며 독일 연구자들이 한국을 '정치적 영향이 크고 예측이 어려운 파트너'로 인식하면 다음 협력 자체를 시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재독 한인 과학자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시켜 주는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이 이해하기 어려운 독일 문화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독일은 핵심 담당자가 장기 휴가를 내면 대체 인력이 없는 경우가 많고 이메일 답변도 수주~수개월 지연돼 한국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업무 속도가 느리다고 느낀다. 김 실장이 이끄는 NGS 코어 퍼실리티는 생화학연구소 내에서 필요한 유전자 분석을 수행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독일 전역에 있는 80여개의 막스플랑크 연구소 중 자체 분석 시설이 없거나 부족한 연구소의 시료를 대신 분석해 주기도 한다. 분석 인프라 확충과 전문성 덕분에 막스플랑크 연구소들 사이에서도 최근 평판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한국은 고급 연구장비 자체는 상당히 많이 도입됐지만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며 "저희 분석실에서는 서로 다른 국적의 박사급 정규직 인력 4명이 장기간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실패와 예외 사례가 노하우와 데이터로 쌓여 있어 도전적인 연구 문제도 의뢰 연구자와 함께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김 실장은 "제가 잘나서라기보다는 그 자리에 계속 앉아 있으니까 경험이 쌓이는 것"이라며 "또 개별 기관이 각자 장비를 구입하면서 유사한 장비가 중복 도입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기관이 목적에 따라 명확히 구분된 독일 연구계와 한국의 비교도 이어졌다.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다루는 분야는 기초과학부터 첨단 응용연구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정부 출연금 기반의 기본 연구과제와 외부에서 수탁하는 연구과제가 혼재돼 있고 기관 성격에 따라 비중에도 차이가 있다. 연구 자유도 확보나 처우 개선을 위해 출연연 인력이 대학이나 기업으로 자주 이탈하는 문제가 있다. 독일은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응용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 연구소를 처음부터 명확하게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고정된 기초과학 연구비를 꾸준히 지원받는다. 막스플랑크협회에 예산을 큰 틀에서 제공하면 내부에서 각 연구소 배분과 활용을 논의하는 식이다. 독립적인 연구조직을 이끄는 디렉터에게 상당한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한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세계적으로 검증된 과학자를 디렉터로 영입하고 통제보다는 신뢰에 기반해 연구 그룹을 장기간 운영한다. 프라운호퍼협회는 독일 정부에서 기본적인 운영비 명목으로 예산의 3분의 1만 지원받고 산하 연구소들을 통해 산업계 과제 수주에 집중한다. 최근 국내에서 단계적 폐지가 결정된 출연연의 연구과제중심제도(PBS)와 비슷하다. 외부 과제를 수주해야 한다는 압박이 조직의 정체성과 처음부터 연결된 셈이다. 김 실장은 연구 분야의 성격이 서로 다른 출연연들의 PBS 비율을 일괄 조절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분야에 따라 외부 수탁과제 비율 증감이 좋거나 나쁠 수 있다"며 "천편일률적으로 다 똑같이 적용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대학은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연구보다 교육의 비중이 크다. 연구 기자재나 지원 인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연구기관에서 정규직을 확보한 이후라면 굳이 대학으로 이동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김 실장은 "또 독일은 세금과 사회보장 시스템으로 직업 간 소득 격차를 일정 부분 완화하기 때문에 연구자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기가 쉽다"며 장기적으로는 연구기관에 대한 자긍심 형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뮌헨(독일)=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상기 기사는 한국과학기자협회 2026 미디어 취재 지원 프로그램으로 작성, 풀기사로 5회에 걸쳐 제공됩니다.

2026.07.17 17:49박희범 기자

"연구자는 곧 영업사원"… 독일 '기술사업화 강자' 프라운호퍼 성공 공식

"프라운호퍼에도 본부에 특허와 창업을 지원하는 조직이 있지만, 기술사업화는 주로 개별 연구소에서 주도합니다. 연구자들은 연구 기획 단계부터 시장과 응용 분야, 고객을 생각해야 합니다." 마리안네 호프만 독일 프라운호퍼협회 본부 아시아 매니저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독일 뮌헨 본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프라운호퍼의 기술사업화 방식을 이같이 설명했다. 프라운호퍼는 1949년 설립돼 독일 전역에 75개 연구소를 두고 약 3만2000명이 근무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응용연구기관이다. 국내에서 프라운호퍼는 연구성과를 산업으로 연결하는 대표 모델로 주목받는다. 프라운호퍼의 연간 예산은 약 36억유로(약 6조1200억원)로, 독일 정부 기본지원금과 경쟁형 공공 연구과제, 기업계약연구 수입이 각각 대략 3분의 1을 차지한다.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은 기술이전 전담조직(TLO)이 특허와 수요기업 발굴, 이전 계약을 지원한다. 프라운호퍼도 본부에 특허·창업 지원조직을 두고 있지만, 사업화의 주체는 개별 연구소와 연구자다. 연구 기획 단계부터 시장과 고객을 찾고, 기술의 성격에 따라 계약연구와 라이선스, 창업 등 사업화 경로를 직접 결정한다. 호프만 매니저는 "각 연구소는 작은 회사처럼 움직인다. 연구 분야와 포트폴리오, 협력할 기업을 정하고 재정적 지속 가능성까지 책임진다"며 "영업 담당자의 역할이 특정 부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연구자에게 분산돼 있다. 연구자는 때로 연구자이면서 영업 담당자이고, 위험관리자이자 가치 창출 관리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기술사업화 경로도 기술의 특성과 고객 수요에 따라 달라진다. 기업이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를 제시하면 연구소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계약연구를 진행한다. 공공 연구과제에서 먼저 기술을 개발한 뒤 수요기업을 찾아 이전하거나 특허·라이선스와 창업으로 연결하기도 한다. 호프만 매니저는 기업 계약연구가 전체 재원의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단기성과만을 좇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때 단순 연구개발(R&D)를 반복하기보다 연구소가 새로운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지를 함께 따진다"며 "연구에서는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기업도 알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성공률을 형식적으로 높이는 대신 연구의 불확실성을 고객과 함께 투명하게 공유하고 관리한다"고 했다. 고객이 없는 초기 연구에는 정부 기본지원금을 활용한다. 프라운호퍼의 대표 성과인 MP3는 고객이 나타나기 전 약 10년 동안 선행연구가 진행됐다. 당시 독일 기업들은 기술의 잠재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아시아에서 먼저 상용화됐고, 이후 라이선스 수입으로 이어졌다. 프라운호퍼 측은 현재 약 7000개의 활성 특허 패밀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약 500개의 스핀오프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기술을 기존 기업에 이전할지, 별도 기업으로 분사할지도 기술을 개발한 연구소가 중심이 돼 판단한다. 본부의 창업 지원조직은 연구소가 보유한 기술을 기업으로 분사하는 과정을 돕는다. 프라운호퍼의 기술이전은 특허, 창업 등에 그치지 않는다. 호프만 매니저에 따르면 프라운호퍼 연구자의 약 60%는 기간제 계약으로 근무하며, 상당수는 3~7년간 연구소에서 경험을 쌓은 뒤 산업계로 이동한다. 일부는 참여하는 프로젝트 기간에 맞춰 고용계약을 맺고, 후속 과제를 확보하지 못하면 계약이 끝날 수도 있다. 호프만 매니저는 "이는 인재 유출이 아닌 사람을 통한 기술이전이다. 기업으로 옮긴 연구자가 프라운호퍼의 기술과 시설을 이해하는 협력 파트너나 고객이 되고, 새로운 공동연구를 연결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통해 산업계와 긴밀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뮌헨(독일)=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상기 기사는 한국과학기자협회 2026 미디어 취재 지원 프로그램으로 작성, 풀기사로 5회에 걸쳐 제공됩니다

2026.07.17 17:37박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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