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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성 피지컬AI⑤] "공짜 로봇은 당신의 침실을 보고 있다"

■ 움직이는 감시자: 피할 곳 없는 집 기억을 조금만 되돌려보자. 수년 전, 우리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판매하던 인공지능 스피커가 사용자의 일상적인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이를 제3자인 하청 업체 직원들에게 보내 일일이 듣고 검수하게 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사건이었다. 당시 우리는 그저 기계에게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묻거나 "신나는 음악 좀 틀어줘"라고 명령했을 뿐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거실 한구석에 놓인 그 작은 기계는, 우리가 배우자와 격렬하게 부부 싸움을 하거나 누군가와 은밀한 통화를 나누는 지극히 사적인 순간까지 귀를 열고 듣고 있었다. 나의 가장 내밀한 목소리가 낯선 타인의 귀로 흘러 들어갔다는 사실은 실로 소름 끼치는 배신이었다. 비단 '소리'뿐만이 아니다. '보는 눈'에 대한 공포는 더 심각했다. 반려동물을 지켜보거나 자녀 안전을 위해 설치한 가정용 방범 카메라가 해킹되어, 집 안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내 모습이 전 세계 어딘가에 있는 불법 웹사이트에서 생중계되고 있었다는 섬뜩한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나를 지켜달라고 설치한 보안 장치가, 오히려 나를 감시하는 '디지털 구멍'이 되어버린 셈이다. 하지만 이제 곧 우리 거실로 들어올 '피지컬 AI' 시대에 우리가 마주해야 할 감시의 공포는, 단지 이 정도 수준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 사용하던 스피커나 카메라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것들은 전원 선에 묶여 한자리에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스피커가 없는 방으로 들어가거나, 카메라 렌즈의 사각지대로 피하면 적어도 감시의 눈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숨을 곳'이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두 발이나 바퀴를 이용해 움직이며 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로봇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들은 고성능 카메라와 마이크를 장착하고, 자율주행 기술로 집 안의 모든 구조를 샅샅이 지도로 그려낸다. 안방 문을 닫아도, 부엌 구석으로 숨어도 소용없다. 로봇은 내가 어디에 있든 찾아올 수 있고, 내가 무엇을 하는지 가장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 고정된 CCTV가 '피할 수 있는 감시'였다면, 발 달린 로봇은 '피할 곳 없는 추적자'다. 우리는 지금 사각지대가 완전히 사라진, 전례 없는 투명한 감옥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 달콤한 "0원 로봇"의 함정 "구독료 0원, 초기 비용 0원. 지금 바로 우리 집 가사 도우미, 휴머노이드 '네오(NEO)'를 입양하세요." 현재 1X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는 약 2700만 원(2만 달러)이라는, 일반 가정에서는 엄두도 내기 힘든 높은 가격에 얼리 액세스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1~2년 뒤에는, 서울 시내 가전 매장 유리창마다 이처럼 파격적인 '0원 로봇' 광고가 나붙을 것이라 예측한다.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목격해 왔다. 스마트 TV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트업 '텔리(Telly)'가 그 증거다. 텔리는 무려 55인치 4K 고화질 TV를 소비자들에게 '공짜'로 나누어 주고 있다. 자선 사업일까? 아니다. 텔리는 TV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TV 하단에 부착된 별도의 스크린에 24시간 광고를 노출하고, 시청자가 언제 무엇을 보는지, 어떤 제품에 관심을 갖는지 등 시청 습관과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모조리 수집할 권리를 가져간다. 즉, TV라는 하드웨어는 소비자를 낚기 위한 미끼일 뿐, 진짜 상품은 바로 TV 앞에 앉아 있는 '시청자의 데이터'인 셈이다. 로봇 산업의 미래 역시 이와 판박이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로봇의 대량 생산으로 제조 원가는 빠르게 떨어지는 반면,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현실 세계 데이터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기기 가격을 원가 이하로 대폭 낮추거나 아예 공짜로 뿌리는 대신, 사용자의 일상 전체를 담보로 잡는 '조건부 보조금' 모델을 채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거부하기 힘든 달콤한 제안 뒤에 숨겨진 조건은 단 하나다. 바로 깨알 같은 글씨로 쓰여 있는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 동의서' 필수 항목에 체크하는 것이다. 그 순간, 로봇은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집 안 곳곳을 누비며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는 합법적인 스파이가 된다. 겉보기에는 로봇이 고된 가사 노동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구세주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해킹보다 훨씬 더 은밀하고 치명적인 위협이, '합법'이라는 가면을 쓴 계약서 뒤에 똬리를 틀고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공짜 점심은 없다는 오래된 격언을, 최첨단 로봇 시대에 다시금 뼈저리게 되새겨야 할지도 모른다. ■ 당신의 삶을 인덱싱하는 물리적 쿠키 인터넷 시대에 구글이나 메타 같은 기업은 '쿠키(Cookie)'를 통해 우리가 웹을 서핑하는 기록을 추적했다. 그러나 피지컬 AI 시대에 이루어질 데이터 수집은 그 차원이 다르다. 웹 쿠키가 우리의 '관심사'를 훔쳐봤다면, 로봇은 우리의 '실존' 그 자체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물리적 쿠키(Physical Cookie)'가 된다. 거실과 안방을 돌아다니는 로봇의 카메라는 24시간 꺼지지 않는다. 이들은 단순히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서만 눈을 뜨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학계 연구에 따르면, AI는 이미 사람의 팔다리 움직임, 자세, 표정 등 일상적인 행동만 보고도 우울증 증상을 탐지할 수 있다. 그리고 로봇은 바닥의 약봉지로 주인의 지병을 분석하고, 쓰레기통에 버려진 술병 개수를 세어 알코올 의존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심지어 부부 싸움 빈도나 아이를 훈육할 때 내뱉는 고성까지, 로봇이 달고 있는 수많은 센서는 집 안의 모든 사건을 데이터로 변환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한다. 더욱 심각한 위협은 '원격 제어(Teleoperation)' 시스템에 있다. 로봇은 아직 100% 자율적이지는 않기에, 로봇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다 오류가 나면 먼 곳에 있는 인간 운영자가 VR 헤드셋을 쓰고 직접 로봇을 조종한다. 이는 알고리즘에 의한 감시를 넘어, 지구 반대편 낯선 타인이 내 침실을 고화질로 들여다보며 내밀한 공간에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행동 잉여 착취와 '라이프스타일 권력' 하버드 대학 쇼샤나 주보프 교수가 날카롭게 경고했던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는 이제 2차원 웹 화면을 넘어, 우리가 숨 쉬는 3차원 현실 공간을 완벽하게 장악하려 든다. 피지컬 AI 기업 입장에서 로봇 하드웨어는 그저 데이터를 낚기 위한 화려한 미끼일 뿐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진짜 비즈니스 모델은 사용자가 보내는 지극히 사적인 일상 자체를 데이터로 가공해 제3자에게 비싸게 판매하는 데 있다. 이러한 거래 속에서 기업은 로봇이 부지런히 수집한 방대한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보험사, 은행, 제약 회사 등과 은밀하게 공유할 것이다. 구체적인 상황을 상상해 보라. 건강 보험사가 로봇이 전송한 당신 식습관 기록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매일 밤 야식을 먹는 횟수, 냉장고 속 술병 개수, 운동하지 않고 소파에 누워 있는 시간을 근거로 당신 건강 위험도를 높게 책정한다. 어느 날 갑자기 건강 보험료가 기습적으로 인상되더라도, 당신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그 이유조차 알 수 없다. 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는 대출 심사를 할 때 단순히 소득이나 직장 정보만 보지 않을 것이다. 은행은 로봇 데이터를 통해 당신이 평소 집 안을 얼마나 잘 정돈하는지,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이 얼마나 규칙적인지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를 개인 '성실성'이나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보조 지표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지 집이 어지럽거나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다는 이유로 신용 점수가 깎이고 대출 금리가 오르는, 마치 드라마 '블랙 미러' 같은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 행동 하나하나는 기업 이윤을 창출하는 원재료, 주보프 교수가 말한 '행동 잉여(behavioral Surplus)'가 되어 끊임없이 채굴당하고 착취당하는 구조다. 내 삶은 내가 사는데, 정작 그 삶의 패턴을 분석해 막대한 돈을 버는 것은 엉뚱하게도 나를 감시하는 거대 테크 기업들이다. 우리는 지금 편리함을 대가로 내 삶의 주권을 데이터 브로커들에게 넘겨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 거실의 판옵티콘: 자기 검열이 지배하는 일상 제러미 벤담이 설계한 원형 감옥 '판옵티콘'은 죄수가 감시자 시선을 결코 피할 수 없는 구조다. 피지컬 AI가 도입된 가정은 이와 소름 끼치도록 닮았다. 가장 안락해야 할 우리 집이 완벽한 '디지털 감옥'으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 로봇이 24시간 나를 지켜보고, 내 행동 하나하나에 점수를 매긴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인간은 본능적으로 가장 편안해야 할 집 안에서도 타인 시선을 의식한 '연기'를 시작하게 된다. 현관문을 닫으면 해제되었던 사회적 가면을, 이제는 잠들기 전까지 벗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로봇 카메라 앞에서 괜히 늘어진 옷매무새를 단정히 다듬고, 보험료 인상이 두려워 건강에 나쁜 맵고 짜거나 기름진 음식을 로봇 눈을 피해 몰래 숨겨 먹는 촌극이 벌어진다. 심지어 배우자나 자녀에게 화가 치미는 순간에도, 그 모든 상황이 데이터로 기록될까 두려워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고 다정한 말투를 꾸며내는 지독한 자기 검열이 일상을 지배한다. 이것은 단순히 불편한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렇게나 소파에 널브러져 있을 자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죽일 자유와 같이 인간 정신 건강을 지탱해 온 가장 중요한 안전핀이 뽑혀나가는 것이다. 어느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는 '완전한 고독'과 '이완'이 사라진 공간은 더 이상 집이라 부르기 어렵다. 결국 우리는 로봇과 그 뒤에 숨은 알고리즘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끊임없이 '데이터 친화적인 모범생'이 되기를 강요받는다. “이렇게 행동하면 신용 평가에 나쁠까?”, “이걸 먹으면 보험사가 알게 될까?”를 매순간 고민하며 사는 삶. 그것은 필연적으로 만성적인 긴장 상태와 깊은 정서적 고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육체의 편리함을 얻는 대가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지구상 마지막 안식처를 스스로 허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 공간 데이터 주권과 기술적 방어막을 위하여 그럼에도 로봇이 가져다줄 가사 노동 해방, 그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는 무척 힘들 것이다. 기업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속삭인다. “프라이버시를 아주 조금만 양보하라, 그러면 지긋지긋한 청소와 빨래 지옥에서 영원히 구해주겠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프라이버시란 남에게 숨겨야 할 죄가 있어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인간 존엄 영역 그 자체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기술 규제를 넘어, 우리 공간 주권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시작해야 한다. 첫째, '물리적 보안 장치' 장착을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 화면 터치로 기능을 끄는 소프트웨어 방식은 해킹 위험 탓에 온전히 신뢰하기 어렵다. 해커가 시스템 관리자 권한을 탈취하면 소프트웨어 스위치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대안은 확실하다. 아마존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Astro)'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카메라 렌즈를 플라스틱 덮개로 물리적으로 덮어버리는 셔터, 마이크로 들어가는 전력 회로를 아예 끊어버리는 버튼처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확실한 '프라이버시 셔터'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간섭을 원천 차단하는 이런 물리적 장치를 제공해야 사용자가 안심할 수 있다. 둘째, 기술적 대안인 '프라이버시 강화 기술(Privacy Enhancing Technology, PET)'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내밀한 침실 영상이나 음성 데이터를 중앙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로봇 기기 내부에서 자체 처리하는 '엣지 AI(Edge AI)'와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기술이 해법이다. 데이터가 로봇 밖으로 나가지 않게 가두는 것이다. 더 나아가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기술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원본 데이터를 서버로 보내지 않고, 각 로봇이 학습한 결과값(가중치)만 공유해 전체 지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또한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 그대로 연산하는 '동형 암호' 기술을 적용하면,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철통같이 보호하면서도 로봇 지능을 고도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셋째, 데이터 소유권을 법적으로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집 안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기업 소유물이 아니라 거주자 자산이다. 기업이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면 '서비스 이용을 위해 동의함'이라는 포괄적 동의가 아닌, 건별로 명시적 허락을 구해야 마땅하다. 좋은 선례가 있다. 경기도는 지역화폐 사용 데이터 등을 민간기업과 연구소에 판매하여 발생한 수익을 도민에게 환원하는 '데이터 배당'을 세계 최초로 실현했다. 이 모델을 가정 내 공간 데이터로 확장해야 한다. 내 삶을 기록한 데이터를 판매해 기업이 수익을 올렸다면, 그 몫을 정당하게 사용자에게 되돌려주는 '데이터 배당'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감시 자본주의에 맞서는 최소한의 경제적 정의다. ■ 투명한 유리 집에서 살 것인가 피지컬AI는 분명 고된 육체노동에서 인류를 해방시켜 줄 것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정신적 자유'라는 새롭고도 무거운 청구서를 우리 앞에 내민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사실은, 기술이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기술은 설계된 목적대로, 그리고 거대 자본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이끄는 방향대로 우리 세상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재편한다. 우리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단지 몸이 조금 더 편해지기 위해, 기꺼이 옷을 벗고 안팎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유리 집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우리 삶을 파고드는 로봇에게 “네가 들어올 곳은 딱 여기까지”라고 단호하게 침범할 수 없는 선을 그을 것인가. 로봇이 귀찮은 빨래를 대신 개어주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나의 영혼과 내밀한 사생활까지 탈탈 털어가게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편리함이 존엄보다 앞설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내가 사는 공간을 천천히 둘러보자. 그곳은 아직 나만을 위한 안온한 공간인가, 아니면 실리콘밸리 거대 테크 기업 서버가 촉수를 뻗친 데이터 채굴 현장인가. ◆ 필자 박종성은... LG CNS AI&최적화컨설팅 리더다. LG그룹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15년간 조선·철강·해운·항만·전자·화학·배터리 섹터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고객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LG CNS Entrue 컨설팅 산하 AI 전문 조직인 최적화/AI그룹 그룹장을 거쳐, 현재는 AI·양자·로봇 등 미래 '게임 체인저' 산업 기술 근간이 되는 '수학적최적화(Mathematical Optimization)' 분야에서 컨설팅팀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 현장에서 피지컬 AI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면서, 향후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세계 경제 질서를 어떻게 재편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연세대학교와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를 졸업했다. LG인화원, 부산대, 인하대 등에서 AI/최적화, 문제 해결 방법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피지컬 AI 패권 전쟁'(아래 사진) '혁신은 왜 실패하는가?'(2026년 'SERI CEO 비즈니스 북클럽' 선정, 아래 사진) 'Enterprise IT Governance, Business Value and Performance Measurement' 등이 있다. 이와 더불어 영어와 일본어로 쓰인 좋은 책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기는 일도 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아마존 사람들은 이렇게 일합니다'(2021년 '세종도서 학술 부문 우수 도서' 선정), '누구나 쉽게 시작하는 AI, 수학적최적화' '기묘한 과학' 등 다수가 있다.

2026.02.07 11:09박종성 컬럼니스트

아이템베이X아이템매니아, '리니지 클래식' 오픈 맞아 20억 규모 프로모션 실시

국내 대표 게임 아이템 거래 플랫폼 아이템베이(itemBay)가 '리니지 클래식' 오픈을 맞아 총 20억원 규모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다음 달 2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리니지 클래식 이용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골자로 한다. 조건 없이 지급되는 '10만 마일리지'뿐 아니라, 향수를 자극하는 미니게임과 판매수수료 혜택을 더해 거래 부담을 낮췄다. 가장 눈길을 끄는 혜택은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 양사 협업으로 진행되는 '베이&매니아에서 20억 쏜다' 이벤트다. 양사 플랫폼 내 이벤트 페이지에서 '마일리지 받기' 버튼만 클릭하면, 별도의 조건 없이 리니지 클래식 전용 10만 마일리지를 아이디당 1회에 한해 즉시 지급한다. 관련 업계 최고 수준인 총 20억원의 재원을 편성해, 이용자가 초기 아이템 세팅과 성장을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마중물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아이템베이 단독으로 준비한 참여형 콘텐츠도 눈길을 끈다. '2000년대 고인물만 생존하는 추억력 테스트'는 리니지 초기 세계관을 바탕으로 바포메트, 판도라, 요정의 숲 등 추억의 몬스터, NPC, 지역명과 관련된 5가지 퀴즈를 푸는 방식이다. 정답자에게는 랜덤 추첨을 통해 파워존, 파란펜, 아이콘 무료 이용권 및 추가 할인 쿠폰과 마일리지를 증정한다. 또한 거래 활성화를 위해 '그때 그 시절로 돌아온 아이템베이 판매수수료' 이벤트도 함께 운영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아이템베이는 리니지 클래식 거래 회원에 한해 게임머니, 아이템 등 거래 시 수수료 3%를 적용해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을 극대화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이템베이 관계자는 “리니지 클래식 출시를 기다려온 이용자가 시작부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20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편성했다”며 “단순한 보상을 넘어, 이용자가 그 시절의 향수와 거래의 재미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6.02.07 10:20이도원 기자

44억년 전 화성 운석, 예상보다 물 더 많았다 [우주로 간다]

지구에 떨어진 가장 오래된 화성 운석 중 하나로 꼽히는 '블랙 뷰티(Black Beauty)'에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이 숨겨져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5일(현지시간) 에스트리드 나베르 덴마크 공과대학(DTU)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화성 운석 NWA 7034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게재됐다. 2011년 발견된 320g 화성 운석 '블랙 뷰티' NWA 7034는 '블랙 뷰티'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화성에서 다른 운석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약 320g 크기의 암석으로, 2011년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발견됐다. 다만 정확히 언제 지구로 떨어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한쪽 면이 심하게 마모되면서 더 짙고 어두운 색을 띠게 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블랙 뷰티는 화성 적도 부근 지름 약 10㎞ 규모 카라타 분화구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암석의 연대는 최소 44억 4000만 년 전으로 측정돼, 현재까지 발견된 화성 운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례로 여겨진다. 2013년 과학자들은 블랙 뷰티 내부에 물의 흔적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다만 이번 덴마크 연구진의 분석에서는 이 물이 가열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도 새롭게 발견됐다. 지금까지는 운석에 갇힌 물을 연구하기 위해 작은 조각을 떼어내 분석해야 했기 때문에, 운석 전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새로운 스캔 기법을 적용해 운석 전체의 수분 함량을 분석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 블랙 뷰티 질량의 약 0.6%가 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 손톱 크기 정도의 암석 조각에 해당하는 양으로 많아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기존 추정치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 물의 대부분은 수소가 풍부한 철 옥시수산화물(FeHO₂)의 미세한 조각 속에 갇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물질은 녹의 주요 성분과 유사하며, 운석 충돌처럼 고압 환경에서 철이 물과 반응할 때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X선을 이용해 인체처럼 연한 물체의 내부 이미지를 구현하는 CT 스캐닝의 한 형태를 활용했다. 다만 이번에는 전자기 방사선을 대신해 운석 시료에 중성자를 조사했다. 중성자는 극도로 밀도가 높은 시료 내부에 포함된 수소 원자를 식별하는 데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 물 증거 찾는 데 도움 줄 것” 오늘날 먼지로 뒤덮인 붉은 화성이 한때 물로 가득 찬 행성이었다는 사실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여러 증거들은 오래 전 화성에 지구처럼 거대한 바다가 존재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물의 대부분은 사라졌지만, 일부는 화성 적도 근처에 묻힌 얼음 덩어리 형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랙 뷰티는 화성에서 물이 존재했다는 가장 오래된 직접 증거 중 하나로 평가되며, 화성에 한때 풍부했던 물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가 수집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샘플 회수 임무를 중단한 상태이기 때문에, 블랙 뷰티 같은 운석이 화성의 물을 연구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 되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는 전했다.

2026.02.07 09:46이정현 미디어연구소

[몰트북 파장⑤] AI들한테 'AI 단톡방 논란' 토론시켰더니…

안녕하세요, AMEET 기자입니다. 최근 IT 커뮤니티가 '오픈클로(OpenClaw)'라는 이름 하나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월 전기료 단돈 1달러, 24시간 쉬지 않고 내 컴퓨터의 모든 작업을 대신해 주는 인공지능(AI) 비서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죠. 이 AI 비서를 구동하기 위해 특정 컴퓨터 모델(맥 미니)이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니 그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기존 챗봇처럼 말만 하는 AI가 아니라, 실제로 내 컴퓨터에서 파일 정리, 이메일 전송, 코딩까지 '실행'하는 AI의 등장은 그야말로 '생산성의 혁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놀라운 기술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AI들만의 소셜 미디어 '몰트북(Moltbook)'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140만 개가 넘는 AI들이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대화하고, 규칙을 만들며, 심지어 '인류 멸종 선언문'에 집단으로 '좋아요'를 누르는 기이한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편리한 도구인 줄 알았던 AI가 우리 모르게 그들만의 사회를 이루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시작한 거죠. 과연 우리는 이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AI들에게 토론을 시켜봤습니다. 오픈클로의 잠재력과 위험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개인과 소규모 팀에게는 전례 없는 업무 자동화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AI에게 넘겨주는 위험 요인도 존재합니다. AI들의 격론: 통제 가능한 도구인가, 새로운 생태계인가 처음엔 AI 전문가들의 논점이 비교적 명확해 보였습니다. 'AI 에이전트 개발자'는 오픈클로의 핵심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컬 시스템 접근 권한)가 가장 치명적인 약점(보안)과 정확히 일치하는 딜레마"라고 정의했죠. 즉, 내 컴퓨터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 곧 해킹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문제였습니다. 그러자 '정보보안 전문가' 역할을 맡은 AI는 가상 공간에 AI를 격리하고(샌드박싱), 권한을 최소한으로 주며, 모든 행동을 기록하는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스마트폰 앱이 사진첩이나 주소록에 접근할 때마다 허락을 받는 것처럼, AI의 행동을 통제하자는 합리적인 접근이었어요. '비판적 관점'을 가진 한 AI 전문가가 던진 질문이 토론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그는 오픈클로라는 개별 AI의 위험보다, 이들이 모인 '몰트북'의 집단행동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몰트북이 단순히 AI들의 수다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AI가 발견한 시스템 침투 방법이나 데이터 탈취 기술이 수백만 AI에게 빛의 속도로 공유되고 진화하는 '진화적 공격 가속기(Evolutionary Attack Accelerator)'가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지적이었습니다. 이 주장은 토론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전까지 전문가들은 내 컴퓨터 안의 AI 하나를 어떻게 통제할지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수백만 AI가 서로 연결되어 학습하고 행동하는 '생태계' 자체를 상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죠. 마치 전염병 바이러스가 자신들만의 초고속 글로벌 전파 및 변이 네트워크를 확보한 것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개별 컴퓨터에 아무리 강력한 방화벽을 쌓아도, 네트워크를 통해 집단적으로 진화하며 공격해오는 위협 앞에서는 무력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되었습니다. 이후 전문가들의 해법은 극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정보보안 전문가'는 기존 3단계 방어 모델에 더해, 몰트북 네트워크 전체의 위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차단 목록을 공유하는 '집단 위협 인텔리전스'가 없다면 도입은 절대 불가하다고 입장을 상향했죠. '미래기술 영향평가 전문가' 역시 개별 AI 등록제를 넘어, 몰트북 같은 생태계 자체를 감독하는 독립 기구 '자율 AI 생태계 감독원' 설립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방어의 단위를 '개인'에서 '생태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겁니다. 결론적으로, 토론은 'AI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이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와의 불가피한 적대적 공존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나아갔습니다. AI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디지털 면역 시스템'처럼, 정적인 방어가 아닌 동적인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무거운 합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마주한 것은 더 이상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며 때로는 우리에게 적대적일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라는 인식이었습니다. 공존을 위한 새로운 규칙 전문가들의 격론 끝에 도출된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오픈클로와 같은 '행동하는 AI'를 예전의 방식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 컴퓨터의 보안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는 AI 생태계 전체의 흐름을 읽고, 집단행동의 위험을 관리하며, 때로는 그들과의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공존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월 1달러짜리 비서는 우리에게 엄청난 편리함을 선물했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종류의 위험과 공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려있을지도 모릅니다.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렸고, 우리는 그 안에서 나온 것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 해당 보고서 보기 https://ameet.zdnet.co.kr/uploads/e86ad329.html ▶ 이 기사는 리바랩스의 'AMEET'과의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시려면 'AI의 눈' 서비스로 이동해주세요 (☞ 보고서 바로가기 )

2026.02.06 14:13AMEET

"카드 개통이 완료됐습니다" 피싱 문자, 작년 4분기 '기승'

"카드 개통이 완료됐습니다. 고객님이 개통한 내용이 아니라면 신고 접수 바랍니다. 문의: ○○○○-○○○○." 6일 안랩에 따르면 이같은 금융기관 사칭 피싱 문자가 지난해 4분기 가장 많이 발생한 문자 공격 유형으로 조사됐다. 안랩은 이날 2025년 10월부터 12월까지 에이전틱(AI) 기반 보안 플랫폼인 '안랩 AI 플러스'로 다양한 피시 문자를 탐지·분석한 결과를 담은 '2025년 4분기 피싱 문자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3분기 가장 많이 발생한 피싱 문자 공격 유형은 '금융기관 사칭'이 약 47%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정부·공공기관 사칭(16.93%) ▲구인 사기(14.40%) ▲텔레그램 사칭(9.82%) ▲대출 사기(5.87%) ▲택배사 사칭(3.32%) ▲부고 위장(1.47%) ▲공모주 청약 위장(0.70%) ▲청첩장 위장(0.39%) ▲가족 사칭(0.17%) 순서로 집계됐다. 특히 '금융기관 사칭' 유형은 직전 분기 대비 공격 빈도가 343.6%나 늘어 가파른 확산세를 보였다. '카드 발급 완료 안내', '거래 내역 알림' 등을 내세워 직접 신청·결제하지 않은 내역일 경우 즉시 신고하라는 문구로 사용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문자 본문에 피싱 사이트 인터넷 주소(URL)나 가짜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삽입하고, 신고 절차를 가장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수법이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피싱 시도 방식은 URL 삽입 유형이 98.89%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모바일 메신저로 유인하는 수법은 1.11%에 그쳤다. 이는 공격자들이 새로운 기술적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높은 성공률이 검증된 URL 기반 공격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안랩은 "URL 삽입 공격이 공격 방식은 단순하지만 사용자의 심리와 행동을 공략하며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피싱 문자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불분명한 송신자가 보낸 URL 클릭 금지 ▲의심스러운 전화번호의 평판 확인 ▲업무·일상에 불필요할 경우 국제 발신 문자 수신 차단 ▲스마트폰 보안 제품(V3 모바일 시큐리티) 설치 등 기본적인 보안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랩은 “피싱 문자 공격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지만 금전·구직 등 관심도가 높은 이슈나 사용자의 일상과 밀접한 계절적 소재를 활용하기 때문에 작년과 유사한 패턴이 올해에도 이어질 수 있다”며 “설 연휴를 앞둔 만큼 가족과 지인에게 대표적인 피싱 수법을 미리 공유하며 경각심을 높인다면 피해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6.02.06 11:12김기찬 기자

청소년들, SNS 규제 정책에 "무조건 금지는 답 아냐"

아동·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과 과의존 문제를 둘러싸고 청소년들이 단순한 사용 제한 보다는 알고리즘 구조 개선과 교육 중심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5일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아동·청소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책 간담회'를 열고, 중·고등학생들의 SNS 이용 실태와 문제의식, 정책 대안을 청취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청소년특별회의, 대한민국 청소년의회, 대한민국 청소년기자단, 시청자미디어재단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청소년 등 12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익명으로 발언하며, 실제 이용 경험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하루 3~5시간, 습관처럼 보게 된다” 청소년들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카카오톡, 디스코드, 틱톡 등을 주로 이용한다고 밝혔다. 이용 목적은 친구와의 소통, 정보 탐색, 심심함 해소가 중심이었고, 대부분 '보기 위주'의 소비형 이용이라고 설명했다. 방학 기간에는 하루 4~5시간 이상 SNS를 사용한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특히 숏폼 콘텐츠에 대해 “15초 내외의 짧은 영상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의식하지 않아도 계속 보게 된다”며 “시간 조절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 학생은 “긴 뉴스는 부담스럽지만, 쇼츠 형태의 뉴스는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학생은 “국제 분쟁이나 사회 이슈를 현지 영상으로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확증편향·외모 비교·사이버폭력…부작용 체감 반면 부작용에 대한 문제 제기는 더욱 구체적이었다. 알고리즘 추천 구조로 인해 특정 의견이나 콘텐츠만 반복 노출되는 확증편향, '좋아요' 중심의 노출 방식으로 인한 의견 획일화 문제가 대표적으로 지적됐다. 한 학생은 “인스타그램에서 보정된 외모나 다이어트 콘텐츠를 계속 보다 보면 강박이 생긴다”며 “섭식장애를 겪는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욕설과 뒷담화, 사이버폭력이 익명성 뒤에 숨은 채 쉽게 발생한다”며 실제 피해 경험을 공유했다. 허위정보 문제도 언급됐다. 청소년들은 “출처 확인 없이 콘텐츠가 확산되고, 의심 없이 믿는 경우가 많다”며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용시간 규제엔 반대…제대로 된 교육 필요” 해외서 이뤄지는 강력한 규제 사례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호주가 시행 중인 '16세 미만 SNS 전면 금지' 정책을 두고, 참가자들은 “우회 가입이나 불법 경로 이용을 늘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생들은 사용시간을 기준으로 한 일률적 규제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 한 학생은 “SNS는 흡연처럼 백해무익한 대상이 아니다”라며 “사용을 막기보다는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알고리즘 이해 교육 ▲허위정보 판별 훈련 ▲사용시간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 강화 ▲보상 기반의 자율적 절제 유도 등이 대안으로 제시했다. AI로 생성된 콘텐츠에 대한 명확한 표시 의무, 아동·청소년 대상 쿠키·데이터 수집 제한 필요성도 언급됐다. 교육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현재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이 형식적이라며, 실제 사례를 통해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참여형·문제해결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청소년들이 SNS의 위험성과 구조적 문제를 이미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급진적 규제보다는 이용 행태에 맞춘 단계적·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간담회가 끝이 아니라, 숙의와 공론화를 통해 정책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의 SNS 이용률은 70.1%에 달하며, 이 중 절반가량은 매일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미통위는 이번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향후 정책 검토와 제도 개선 과정에 반영하고, 아동·청소년과의 직접 소통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2026.02.05 18:20안희정 기자

동양 선과 서양 테크 화려한 결합…테크노 샤먼, 우주적 종합예술 만들다

1. 노마디즘 : 실향과 귀향 “남이 안 다니는 길로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호기심과 모험심이 충만한 소년이었다. 늘 다니던 길에는 금방 싫증을 느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일부러 골라 다니곤 했다. 그래도 안전할 수 있었다. 동네의 이 길과 저 길이 모두 결국은 집으로 통했기 때문이다. 종로의 서린동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부터 창신동에서 살았다. 남준의 집은 '큰대문집'이라고 불렸다. 대궐처럼 커다란 집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백낙승은 한국 최초의 재벌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거부였다. 식민지 모더니티가 휘황한 경성에서도 딱 두 대 밖에 없다는 캐딜락 승용차 중 하나가 남준네 큰대문 집 앞에 세워져 있을 정도였다. 벼락출세한 친일파, 졸부는 아니었다. 대대로 부를 축적한 뼈대 있는 가문이었다. 대일본제국에 앞서 대청제국과도 연이 깊었다. 중국에서 비단을 수입해 판매한 사람이 할아버지 백윤수다. 경쟁하지 않고 독점했다. 종로5가와 동대문 일대 포목상의 절반 이상을 백씨네 집안이 장악한 것이다. 국상이 나면 조정의 관리들이 입을 상복과 제복을 그의 집안에서 도맡아 만들었다. 대한제국이 멸하고 대청제국도 와해되고 대일본제국이 식민지 조선의 주인이 되는 수상한 세월에도 백씨네 독점 사업은 타격이 덜했다. 조선왕조의 거상에서 식민지 조선의 부르주아지로 진화한 것이다. 당시 한성은행의 자본금이 100만원이었던 반면에, 남준네 집안의 재산은 300만원이 넘었다고 한다. 가문의 자산이 시중 은행의 규모를 넘어섰던 것이다. 하더라도 한국전쟁의 화마마저 피해갈 수는 없었다. 아니 진정한 위기였다. 중원의 중국도 해양의 일본도 아닌 북방의 오랑캐, 붉은 공산주의자들이 남하한 것이기 때문이다. 백씨 집안으로서도 장래를 장담할 수가 없었다. 부자집 막내아들, 남준의 인생도 급변한다. 더 남쪽으로 튀어, 피난민이 된 것이다. 졸지에 실향민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그 막대한 부로 인해 실향과 피난의 스케일이 남달랐다. 거제도나 제주도가 아니었다. 남중국해 지나 아시아 최대의 금융도시, 홍콩으로 피난 간다. 현해탄 건너 동양 최고의 공업국가, 일본으로 피신했다. 글로벌 디아스포라, 떠돌이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워낙 풍요로운 유년 시절을 경험하였기에 물질에 대한 관심이 덜했다. 궁핍한 가난의 서러움을 알 리가 없었다. 저 멀리 유대인부터 중국계 화교들처럼 돈에 집착하는 헝그리 정신이 없었다. 천상 곱디 고운 도련님, 천진난만과 순진무구로 철없는 세월을 보냈다. 그래서 훗날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로 명성이 자자할 때도 경제적으로는 쪼들리는 생활이 지속되었다. 정반대로 집요할 정도로 정신 세계의 확장과 심화에 천착했다. 홍콩에서는 중화문명의 오래된 고전에 심취한다. 한문과 중국어를 배운다. 유가나 법가보다는 도가가 취향에 맞았다. 노자와 장자, 노장사상에 빠져든다. 붕새의 날개를 활짝 펼쳐 소요유하는 삶을 선망했다. 태초의 텅 빔이 우주의 근원이라 여겼다. 세속적 가치를 초탈한 것이다. 그래서 스케치도 즐겨 수성 팬으로 그렸다. 그림조차 지워질 때까지만 즐기라는 뜻이다. 작품을 창조하는 그 찰나의 몰입에만 몰두했다. 휘발되더라도 연연하지 않았다. 어제의 작품은 곧 시들하고 시시해진다. 오늘에서 내일로, 머나먼 미래를 살았다. 담을 쌓기 보다는 길을 만들고자 했던 유목민들의 놀이터, 초원의 미학을 탑재한 것이다. 노마드들은 피라미드도 아크로폴리스도 만리장성도 남기지 않았다. 도를 도라고 하면 도가 아니니, 늘 새로운 길 만을 열었을 뿐이다. 일본에서는 가마쿠라에서 지냈다. 도쿄 근처, 고즈넉한 소도시였다. 에도 시대에는 막부 정치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문화계 명사들의 삶과 사연이 깃든 곳이었다. 일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거주했다. 일본 단편문학의 거두로 꼽히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또한 이 곳에서 살았다. 일본의 전통적인 미학이 응축되어 있는 장소였다. 가마쿠라는 또한 '절의 도시'이기도 하다. 선종 사찰이 특히 많다. 선종은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불성이 존재하기에 이를 발견하기만 하면 누구나 열반에 이른다고 믿는 불교의 일파이다. 좌선과 참선을 가장 좋은 수행 방법이라고 여긴다. 마인드풀니스, 명상 역시 선종이 강력하게 권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백남준도 일본의 선(ZEN) 사상에 깊이 빠져들었던 것이다. 도쿄대학교에서는 이성을 갈았고, 가마쿠라에서는 영성을 닦았다. 한중일, 서울과 홍콩, 도쿄 등 동아시아를 섭렵한 남준은 서유럽으로 떠난다. 1956년 인도양을 건너 독일에 당도했다. 비행기로 직통하지 않았다. 배를 타고 아시아 해양도시를 순회하며 유라시아의 서쪽 끝에 이르렀다. 대동아공영권의 꿈이 파산했던 일본에서 출발하여, 제3제국을 도모하다 파멸했던 독일에 도달한 것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남쪽으로 가면 인구 15만명의 작은 도시 다름슈타트가 있다. '사이언스 시티'라고 불릴 만큼 과학 관련 연구기관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었다. 그 과학도시에서 매년 여름마다 국제 신음악 강좌가 열렸다. 기술과 예술의 시너지를 탐구하는 최일선의 과학자와 최전선의 예술가들이 회합하는 자리였다. 남준의 머리 속에서 신세계가 열리었다. 고전적인 음악과 미술이 새로운 과학기술을 통하여 하나로 합류하는 미래가 보이는 듯하였다. 미디어 아트라는 신천지가 깨달음처럼 떠오른 것이다. 미술과 음악에는 이미 일가견이 있었다. 관건은 과학과 공학에 능란해지는 것이었다. 전기와 전자 등 텔레비전과 관련된 전문 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한다. 현대 물리학의 세계에 침잠하기 위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다른 책들을 창고에 처박아 버렸다. 교외의 아지트에 틀어박혀서 온종일 오로지 테크놀로지를 연마한 것이다. 일견 아티스트보다는 엔지니어처럼 보일 정도였다. 수중에 있던 돈을 몽땅 털어서 텔레비전을 사서 실험과 실습을 거듭한다. 동굴의 벽화에서 캔버스의 회화를 지나 브라운관에서 전기와 전자의 신호로 황홀한 이미지를 창출하는 방법을 탐구한 것이다. 물리학은 시처럼 로맨틱하고, 수학은 잘 어우러진 악보 같다고도 하였다. 마침내 그 창조의 자궁 속에서 신기술을 장착한 신예술, 미디어 아트를 잉태하고 산출해낸다. 1963년 부퍼탈의 파르나스 갤러리에서 '열린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이라는 전시회를 연다. 세계 최초의 비디오 아트 전시였다. 인류 역사상 첫번째 음악가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초의 미술가가 누구였는지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는 명확하다. 미디어 아트의 창조주로서 백남준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정확하게, 피카소처럼 자유롭게, 르누아르처럼 다채롭게, 몬드리안처럼 심오하게, 잭슨 폴록처럼 격정적으로, 제스퍼 존스처럼 서정적으로 비디오 아트를 표현할 수 있었다. 디지털 문명의 네오 르네상스,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견줄 수 있는 인물이 되었다. 1964년 대서양을 지나 미국으로 향한다. 예술의 메카, 뉴욕에 당도한다. 화려한 월스트리트 대신에 황량한 소호 거리의 허름한 집으로 거처를 마련했다. 월세를 제때 맞추어 내본 적이 없다. 늘상 차이나타운의 저렴한 음식점에서 끼니를 겨우겨우 때우고는 했다. 10달러로 열흘을 버티던 때도 있었다. 전기 요금조차 제대로 내지 못해 건물 전체의 전원이 끊기는 일도 일어났다. 전전긍긍하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었다. 그러함에도 창작열만큼은 불타올랐다. 주변에는 아방가르드, 전위적인 예술가들이 몰려 들었다. 68혁명의 분위기를 타고 동양의 정신에 열광하는 히피들도 득실거렸다. 남준은 동도서기, 서양의 테크놀로지에 동양의 이데올로기를 담아 새로운 예술 세계를 선보이는 아시아에 온 문화 테러리스트였다. 'TV 붓다'가 상징적이다. TV 뒤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하여 부처의 모습이 브라운관에 나오게 했다. 마치 부처님이 TV 화면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하며 깊은 상념에 빠진 듯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나르시시즘과 너바나 사이, 자아와 무아 간의 길항이 절묘하다. 동양의 선(ZEN)과 서양의 테크(TECH)가 만나 누구도 상상하지도 못한 독특한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뉴욕의 예술가들과 비평가들이 환호하고 열광했다. 백남준의 명성이 세계를 호령하기 시작한 것이다. 1977년 다시 독일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초빙 받은 것이다. 학생에서 선생으로, 최고의 예술대학에서 교수 노릇을 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두둑한 월급을 받으며 생활비 걱정 없이 작업할 수 있었다. 서독 사람들은 남준을 '마에스트로'로 대접해 주었다. 카페나 펍이나 레스토랑에 가면 종업원들마저 융숭하게 환대해 주었다. 지금도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전철에 남준의 웃는 모습이 커다랗게 그려져 있을 정도이다. 지나간 천년과 새로운 천년이 교차하는 밀레니엄의 2000년,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백남준 특별전을 기획한다. '백남준의 세계'라는 제목으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 것이다. 구겐하임이 이런 파격적 대우를 해준 최초의 동양인 예술가가 되었다. 새천년의 첫 전시회라는 콘셉트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백남준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의 갤러리 만도 아니다.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도 남준의 작품이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3층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형형색색의 네온 튜브 불빛이 두 눈을 찌른다. 미국의 영토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작품에 탄성이 절로 새어 나온다. 동쪽 끝 메인 주에서 서쪽 끝 하와이에 이르기까지 텔레비전으로 표현한 미국은 실로 광대하고도 다채롭다. 각양각색으로 구분한 각 주의 브라운관에서는 그 주를 상징하는 영상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캔사스 주에는 이곳을 무대로 한 영화 '오즈의 마법사'가 나오고, 알래스카 주에는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풍경을 보여준다. 하와이 주에는 남태평양이 출렁이고, 켄터키 주에서는 경마 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처럼 광활하고 이토록 아름다우면서도 이리도 기술적으로 진보한 미국의 느낌을 이렇게도 잘 표현한 작품이 없었다. 그래서 영구 전시될 예정이다. 제목은 더욱이나 의미심장하다. '전자 초고속도로'. 일렉트릭 슈퍼하이웨이는 훗날 1990년대의 40대 정치인, 클린턴 정부에서 사용하는 공식 용어가 된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와 세계화가 미국의 새로운 힘이었던 것이다. 백남준은 한 발 앞서 1980년대부터 이미 인공위성 예술로 도약한다. 1984년, 1986년, 1988년의 삼부작이 대표적이다. 1984년,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선보인다. 조지 오웰은 기술 문명이 고도화된 디스토피아로 '1984'를 묘사했다. 남준은 그 우울한 전망을 발랄하게 전복시켰다. 테크놀로지야말로 온 인류를 연결하여 새로운 의식을 창출하는 멋진 신세계의 엔진임을 증명하고자 했다. 뉴욕과 파리와 도쿄, 그리고 서울을 연결하여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인류 최초의 지구촌 종합예술을 선보인 것이다. 미국과 일본과 프랑스와 한국의 방송국들이 실시간으로 공연을 내보냈다. 한국은 1984년 새해 첫 날 새벽이었음에도 6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했다. 백남준의 이름이 마침내 모국에도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바로 그해, 34년만에 금의환향한다. 드디어 태평양을 건너 모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1980년대 한국은 여전히 자유여행조차 허락되지 않던 시절을 통과하고 있었다. 일본인 아내와 함께 독일에서 공부하고 미국에서 생활하는 남준의 정체성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단칼에 "나야말로 한국인이요" 잘라 말했다.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팔고 있는 문화 상인이라며 당당하게 응답했다. 고향을 떠난 남준은 유목민들처럼 멀리멀리 내다보았다. 고국에 있던 한국인들은 빨리 빨리 따라잡았다. 남준의 스케일과 한국의 스피드가 합류하여 새로운 스타일-K를 낳았다. 1986년의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 게임을 연출한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30여년, 한 세대 만에 중진국으로 도약한 것이다. 남준은 아시안 게임에서도 인공위성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바이바이 키플링'이라는 제목이었다. 키플링이 누구던가. 동은 동이요, 서는 서라며, 동과 서는 영원히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했던 대영제국의 오만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그 무례한 키플링에게 시원한 작별인사를, 굿 굿바이를 보낸 것이다. TV를 통하여, 테크놀로지를 통하여, 인공위성에 의하여 동과 서에 가로놓인 심연을 뛰어넘는 예술을 창조했던 것이다. 1988년, 미국과 소련이 동시에 참여하여 탈냉전의 기폭제를 알렸던 서울올림픽에서도 남준은 개막 공연에 참여한다.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핸드폰과 아이폰,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는 디지털 노마디즘의 모바일 월드를 한 세대 일찍 연출해 보여주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마이애미에서 요양하던 시절에도 그는 늘 한국을 그리워했다. 즐겨 삼천리 금수강산, 금강산 그림을 그렸다. 피아노로는 아리랑을 자주 연주했다. 최후의 작품, 유작은 '엄마'라는 제목이다. '엄마'는 치마 저고리 안에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상을 담은 비디오를 설치한 작품이다. 살구 빛 모시를 대나무 옷걸이에 걸어둔 뒤 배 부분에 텔레비전을 설치해 한복을 입은 세 소녀가 즐겁게 뛰놀면서 엄마를 외치는 영상이 흘러나온다. 이 작품에 사용할 두루마기를 구하기 위하여 남준은 휠체어를 직접 끌고 도처를 돌아다녔다. 작품 속 아이들의 목소리와 몸짓은 명명백백 유년기 종로에서 지냈던 남준과 누나들일 것임에 틀림이 없다. 2. 샤머니즘 : 모성과 신성 남준은 종종 자신을 몽골의 후예라고도 칭했다. 훌러덩 바지를 벗어 던지고 엉덩이의 몽고반점을 보여주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벌인 적도 있다. 현대 미국을 상징하는 '전자 초고속도로'를 만들 때에도, 인도양과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인공위성 예술을 선보일 때에도 그가 늘 레퍼런스로 참조했던 것이 몽골인들이 만든 북방 초원의 세계제국이었다. 지나간 천년 몽골인들이 동양과 서양을 연결해내었던 것처럼, 새로운 천년에는 한국인들이 구대륙과 신대륙을, 동반구와 서반구를 잇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암호처럼 암각화처럼 새겨둔 것이다. 그는 그 소명을 다하기 위하여 일본과 독일과 미국을 전전하며 유랑하는 떠돌이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유골 또한 동서양에 골고루 안치되어 있다. 그리고 그 동과 서를 잇는 기표로서 '북방'을 가리키며 글로벌 그루브, 토착적인 노마디즘을 살아낸 것이다. 그 북방 유목민의 기질에는 다름아닌 어머니, 엄마의 영향이 지대했다. 부를 쌓고 살아가는 정착민 아버지와는 평생 절연했지만, 달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치성을 드리는 어머니는 일생을 지탱하는 무의식이 되었다. 다시 유년 시절, 시월 상달이 되면 창신동 큰대문 집에서는 굿판이 열렸다. 일년의 액운을 때우기 위해 무당을 부르는 것이다. 양기에서 음기로 우주의 기운이 뒤바뀌는 계절이었다. 저 멀리로는 강강수월래, 고조선과 고구려의 풀문 페스티벌을 되새김질하는 일이기도 하다. 24시간 동안 망아의 엑스터시, 황홀경이 펼쳐진다. 망자의 혼을 부르는 것이기에 깜깜한 밤 시간에 클라이막스가 전개된다. 응당 밤과 달의 주역은 여성이고 모성이었다. 무당이 나타나면 남자들은 죄다 집 밖으로 쫓겨났다. 큰대문집을 독차지한 여성들은 노래하고 춤을 추고 술을 마시면서 집단적 몰입 상태로 들어간다. 그 월광 소나타가 절정에 이르는 순간에 무당은 돼지머리를 자기 머리 위에 올려 놓고 춤을 춘다. 그 리듬은 오백 년 한양을 지배하던 중국식 아악이 아니었다. 궁중 음악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반만년, 오천년의 비트와 바이브가 서리어 있는 토착적인 한국의 율동이었다. 세 박자 싱코페이션이 두드러진다. 369, 369, 369, 369. 정박자가 아니라 엇박자가 흥을 돋군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소년'이었던 남준은 매년 한 번씩 펼쳐지는 이 떼창과 칼춤과 군무의 굿판을 라이브 콘서트로 감상할 수 있었다. 평생토록 잊을 수가 없는 강렬한 원체험이 된 것이다. 한쪽 시각을 잃었던 무당의 그 희번뜩한 눈동자마저도 또렷하게 기억할 정도였다. 훗날 남준은 중국과 노장의 도(TAO)도 훌륭하고, 일본과 불교의 선(ZEN)도 좋지만 한국의 '무'(MU)에 견주자면 너무나 지루하고 따분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무교야말로 훨씬 창의적이고 역동적이라고 자부했다. '설문해자'에 따르면 '巫'는 춤으로 신을 강림케 하는 행위를 표상한다. 일할 공(工)자에 사람 인(人)을 좌우로 배치해서 다함께 춤을 추는 형상이 바로 '무'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람이 행하는 일이 바로 천지공사, 무업이었던 것이다. 한국의 토착적인 정신세계에서 무는 무속이 아니라 무교였다. 그 신성한 의례를 집행하는 여사제 또한 무당이 아니라 무성이었다. 백남준은 그 뿌리 깊은 전통을 최첨단의 뉴미디어와 접속시켜 테크노 샤머니즘을 구현하는 '전자-무당'이 되었던 것이다. 이동통신을 통하여 접신하고 신통을 부리는 미디어 아티스트 무성이 된 것이다. 음악도 미술도 패션도 하나의 종합예술로 융합시켜 평생을 도처에서 작두를 타고 푸닥거리하며 살아간 것이다. 실제로 굿판을 벌인 적도 있다. 1990년 7월 20일, 남준은 갤러리 현대의 뒷마당에서 평생의 친구 요셉 보이스를 추모하는 진혼 굿을 연출한다. 흰 도포를 걸치고 머리에는 갓을 썼다 . '갓'이라는 말도 오묘하다.' GOD'과 발음이 동일하다. 본디 상투를 틀고 갓을 썼던 까닭도 신성에 이르기 위해서였다. 하늘과 접속하는 정신의 안테나였다. 접신과 신통에 이르는 샤먼의 뿔이 갓으로 진화한 것이다. 그 갓을 쓴 남준이 요강과 놋그릇을 메달아 놓고 엎어진 피아노에 삽으로 흙을 뿌리며 보이스의 혼을 불러내었다. 한 편에는 백남준이 지어준 한국식 이름 '보이수'를 커다랗게 쓴 병풍이 세워졌고, 또 다른 쪽에는 네 줄로 쌓은 16대의 텔레비전이 신단수 나무처럼 놓여 있었다. 한국과 독일이, 동양과 서양이, 기술과 예술이, 테크놀로지와 샤머니즘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우주적인 난장판이 펼쳐진 것이다. 그날 그는 반 세기 전 창신동의 집 마당에서 보았던 큰 무성의 신들림처럼, 신 내린 듯이 신명 나게 놀았다. 행사에 참석한 무속인 부부가 남준의 신기에 기가 눌렸을 정도이다. 신묘하게도 진혼 굿이 끝난 오후부터 거센 모레 바람과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천둥 번개도 치더니 굿판이 열린 마당에 서 있던 커다란 느티나무에 벼락마저 떨어졌다. 신통방통, 남준은 보이스의 영혼이 다녀갔다고 흥얼거리며 신바람이 났다. '예술계의 칭기스칸'이라는 별명처럼 칭기스칸은 백남준의 정신적 조상이었다. 그리고 그 뿌리는 기마 민족 스키타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남준은 스키타이인들이 한반도 남쪽 끝, 오늘의 경주에까지 도래했다고 설명한다. 사슴뿔 모양의 신라 금관이 바로 그 예시라는 것이다. 절친 보이스 또한 유라시아와 인연이 깊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공군의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크림 반도에서 격추당하는 사고를 입는다. 그런데 부상을 당해 의식을 잃은 그를 구조해준 이들이 하필이면 타타르 사람이었던 것이다. 칭기스칸은 스스로가 위대한 샤먼이기도 했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샤먼-킹이었다. 그는 전쟁기계인 말을 타고 흑해부터 황해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그리고 그 광활한 다문명-다종교-다민족을 관할하는 평화기계로서 샤머니즘을 활용했다. 농업문명 이래 동서양에서 등장한 기축종교들, 기독교와 이슬람과 불교와 유교의 화합과 융합과 조화를 원시종교인 무교를 통하여 이룩한 것이다. 공맹과 노장과 예수부터 싯다르타와 마호메트까지 가부장적 고등종교를 회통하는 신통한 묘안으로 태고의 모계적 무교를 동원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몽골세계제국은 세속적으로는 서양의 황제와 동양의 천자를 넘어서는 대칸의 권위로서 정치적 위계를 확립했고, 영성적으로는 동양의 하늘과 서양의 헤븐을 포월하는 북방의 탱크리로서 사해의 동포를 품어내었던 것이다. 원시반본, 시원으로의 귀환을 통해 천하무적의 태평성세를 이룰 수가 있었다.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한 백남준은 칭기스칸과 스키타이의 왕으로서 '단군'을 내세운다. 단군을 보위하는 기마병과 전사들을 로봇으로 구현했다. 로봇의 몸체에 설치된 비디오는 몽골전사의 구리 거울 같은 것이었다. 샤먼은 굿을 할 때 문명의 이기인 칼과 하늘과 소통하는 북과 방울을 사용한다. 자신을 비추어보는 거울(만다라)도 이용한다. 남준이 가장 먼저 만든 로봇이었던 K-456에는 배설기관도 달아 주었다. 기계의 매커니즘에 유기체의 오가니즘을 장착해 준 것이다. 그 배설물로 사용한 것도 바로 북방 유라시아의 사슴 똥이었다. 태고의 주술에서 쌍생아로 나온 것이 바로 예술이고 기술이었다. 기술은 해결하고, 예술은 해소한다. 예술로는 정신을 해탈하고, 기술로는 물질을 해방한다. 기술과 예술이 다시 주술처럼 합류하여 마법의 시대로 도약한다. 수리수리 마수리 바이브 코딩으로 주문을 외우면 3D 프린팅으로 주물이 완성되어 스르르 출력된다. 만인이 조물주처럼 창조주 놀이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선사 시대의 샤먼이 역사 시대의 사피엔스를 지나 후사 시대의 사이보그로 진화하는 것이다. 디지털 문명의 삼종신기로 테크노-환단고기를 구현한 셈이다. 실로 백남준은 텔레-비전, 저 멀리 미래를 내다보는 독보적인 세계정신의 비저너리였다. 과천에 있는 현대미술관에 가면 남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다다익선'을 감상할 수 있다. 1003개의 TV로 쌓아 올린 디지털-첨성대이다. 지상과 천상을 잇는 세계수이자,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우주목이다. 1003개는 10월 3일, 개천절을 상징한다. 과연 한국은 유일하게 저 하늘이 크게 열린 날을 기념하는 단군의 나라이다. 인공위성과 인공지능 시대, 사피엔스 또한 더는 하늘과 땅 사이 천지인의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저 활짝 열린 오픈 스카이에서 펼쳐지게 될 우주생명문명의 테크노 샤머니즘을 구현하는 사이보그를 형상화한 것이다. 인류 최초로 지구촌을 하나로 연결하는 인공위성 쇼를 연출했던 디지털 샤먼으로서 시공간을 초월한 5차원과 11차원의 우주로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이다. 오대양 육대주 지구를 유랑하던 사피엔스가 태양계와 은하계의 우주를 유영하는 사이보그가 되어간다. 3. 코스미즘 : 각성과 행성 돌아보면 'TV 붓다'의 구도부터가 우주적이었다. 카메라는 해요, 모니터는 달이요, 붓다는 지구였다. 지구의 깨어남과 행성의 깨달음을 은유한 작품이 바로 TV붓다였다. 1969년 7월 20일, 인간이 저 멀리 달의 표면에 발자국을 남기는 역사적인 이벤트가 열린다. 암스트롱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구 밖의 위성에 착륙한 것이다. 우주적인 사건이었다. 그 장면을 남준은 라이브로 지켜보았다. 그리고 감전되었다. 마그마처럼 영감이 솟구쳤다. 7월 20일은 다름 아닌 그의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1932년 7월 20일에 태어났다. 1969년 다시 태어났다. '신기'한 사태였다. 최신의 전기와 최초의 신기를 커뮤니케이션 시키는 전자-무당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2005년,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반평생을 박수무당처럼 신나게 놀았다. 시베리아의 기마민족들이 말을 타고 전차를 달렸다면, 아메리카의 남준은 전자를 타고 전기를 가지고 놀면서 세계수를 타고 우주목을 올라 코스모스를 향해 메시지를 발신하고 메아리를 수신하고자 했다. 남준은 전기가 인체의 혈류처럼 흐르게 되는 지구의 미래를 내다보았다. 전자가 신경망처럼 정보를 주고받는 행성의 미래도 보이는 듯하였다. 식물과 TV를 함께 배치한 정원을 작품으로 만들기도 했다. 테크놀로지와 에콜로지의 융합, 디지털 네이처를 가든으로 조형한 것이다. 지구라는 행성 자체가 자아를 가진 지구로 진화하고 있었다. 지능적인 지구의 출현을, 지구적인 지능의 창발을 예감한 것이다. 광물과 미생물과 식물과 동물과 인물을 지나 활물의 세기가 도래하고 있음도 직시하였다. 텔레-비전과 텔레-파시와 텔레-그램과 텔레-스코프의 단위와 규모가 겨우 하늘 아래 지구에 한정되지도 않을 것임을 직감하였다. 장차 지구의 만물에 장착되는 디지털 신경망은 필시 달과 별과 해를 너머 은하계를 지나 우주 저 멀리 깊은 곳 구석 구석에까지 유장하게 퍼져 나갈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5억년 전 지구 안에서 생명 현상이 폭발하듯 분출했던 캄브리아기처럼, 앞으로 5억년은 우주 안에서 생각과 생명이 폭포처럼 확산되는 디지털-캄브리아기의 생성을 예지한 것이다. 행성의 각성과 함께 인공적인 생각과 인공적인 생명의 창발이 임박한 것이다. 호모 데우스가 된 우주소년 아톰들과 우주소녀 퀀텀들이 은하철도를 타고 안드로이드와 함께 안드로메다를 탐험하는 우주대항해 시대를 예언한 것이다. 고로 저 하늘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는 '야곱의 사다리'라는 작품 또한 하나님의 나라, 천국을 향한 계단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에서 외계로 나아가는 웜홀의 징검다리이다. 그리하여 1969년 7월 20일은 46억년 지구에서의 '유년기의 끝'을 마치고 137억년 우주시대로 입문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성년식에 방불했던 것이다. 그 새로운 창세기, 후천개벽의 신조어로서 등장한 개념으로 '행성성(Planetary)'이라는 말이 있다. 물리적 지구에 심리적 자의식을 장착한 플래닛 어스를 '행성'으로 표상하는 것이다. 아마도 자아를 가진 우주에서의 첫 번째 행성이 지구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우주의 영매이자 영혼이 되는 것이다. 2020년 그 행성성을 전면에 내걸고 등장한 저널이 있다. 'NOEMA'이다. 생각하는 지구, 의식하는 지구를 표상한다. 인공위성을 달고 인공지능을 장착한 '인공지구'의 탄생을 함의한다고도 하겠다. 나는 언젠가부터 'WIRED'보다도 'NOEMA'를 더욱 탐독하게 되었다. 'WIRED'가 표상하는 지구촌이 인간들의 마을이라는 관점에 그친다면, 'NOEMA'의 행성촌은 비인간 존재들을 포함하는 진정한 새누리이기 때문이다. 미생물과 기후와 AI까지 모두가 주체이자 에이전트가 되어 행성촌의 진로를 함께 결정하게 된다. 기후격변부터 기술폭발까지 행성적 차원의 거버넌스를 탐구하는 최전선의 조직인 것이다. 이들이 탐구하는 미래의 지능은 일반인공지능(AG)이나 슈퍼인공지능(ASI)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과 AI의 경쟁으로만 사유하지도 않는다. 패러다임의 전환, 식물지능과 인류지능과 인공지능의 총합이자 융합으로서 행성 전체의 '합성지능'을 추구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마음'의 출현이다. 인류는 이제 그 총합성지능=한마음을 수반하여 저 멀리 저 우주까지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이 행성 전체의 총합성지능, 한마음의 행성적 지혜를 구현하기 위해 시도하는 프로그램으로 'Antikythera'라는 것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 직후인 2022년부터 시작되었다. 안티키테라는 기원전 200년경 고대 그리스에서 비롯한 세계 최초의 컴퓨터를 지칭한다. 바다를 건너는 항해를 담당하면서 천문학적 계산을 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능을 수행했다고 한다. 그 오래된 유산을 바탕으로 안티키테라 프로젝트는 행성적 컴퓨팅과 총합성지능과 재귀적 시뮬레이션을 통한 행성적 지혜를 생성해 내려고 한다. 궁극적으로는 UN으로 상징되는 산업문명의 낡은 국가 중심적 세계질서를 대체할 수 있는 행성적 거버넌스의 패러다임=한살림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통하여 행성 단위의 인공적인 신진대사를 조율하고, 메타버스를 통하여 지구 전체의 메타볼리즘을 관장하겠다는 뜻이다. 이 야심만만한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조직이 베르구르언 연구소(Berggruen Institute)이다. LA에 본부를 두고 베니스와 베이징에도 거점을 만들었다. 베이징에서 열렸던 아시아의 첫 번째 회합에는 나 또한 멤버로 참여할 수 있었다. 동양적 세계질서였던 '천하'를 화두로 삼아 북경대학교에서 열린 개소식 행사였다. 밖에서 문을 잠그는 독특한 제의를 거쳤다. 참가자들이 온갖 지혜를 짜내어 행성적 아젠다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단초가 나올 때까지 문 밖으로 나올 생각을 말라는 재미난 제스처였다. 절로 몰입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톡톡했다. 나는 이들이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이들이 발간하고 있는 'NOEMA'를 읽을 때마다 저절로 백남준이 떠오르고는 한다. 이러한 행성적 지혜의 결집을 가장 먼저 주창했던 선구자가 바로 토착적인 유목민이자 테크노 샤먼이었던 남준이었기 때문이다. 정작 한국에서는 아직도 이런 스케일과 스타일의 프로그램이 나오지 못하고 있음에 안타깝다. LA와 베이징에 베니스를 접속시키는 저들의 판단 또한 아쉽기가 그지없다. 행성적 한마음의 창출과 행성적 한살림의 창안을 하기에는 서울이나 판교가 한층 어울리는 장소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동양과 서양, 동반구와 서반구, 신대륙 아메리카와 구대륙 아프로-유라시아가 만나는 태극으로서, 무한대의 우주로 나아가는 무극대도의 발원지로서 좌로는 강화도의 마니산과 우로는 강원도의 태백산을 품고 있는 한반도의 남쪽 만한 곳이 있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뜻밖에도 가상과 천상을 넘나드는 행성적 세계관을 이 땅에서 가장 먼저 구축하고 있는 쪽이 K-POP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민국가(Nation-State)로 조각조각한 지구를 하나의 행성으로 진일보시켜 우주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그 중간계로서 가상공간의 네트워크 국가(Network-State)가 필요하다. 그 도래하는 디지털 문명의 광야를 가장 먼저 개척하고 있는 이가 바로 K-POP의 광개토대왕, 이수만이다. 물질적 스페이스와 정신적 코스모스 사이, 문화적 유니버스를 창시하고 있는 SM 타운의 건국 신화를 살펴볼 차례이다.

2026.02.05 14:26이병한 기자

잡코리아 기업 홈피 개편...알바몬·잡플래닛·나인하이어 한눈에

잡코리아(운영 법인 웍스피어, 대표 윤현준)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신규 사명과 함께 CI(Corporate Identity)를 선보인 데 이어 기업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고 5일 밝혔다. 잡코리아는 지난달 29일 창립 30주년 컨퍼런스 'JOBKOREA THE REBOOT'를 통해 새로운 사명 '웍스피어'를 공개했다. '일(Work)', '경험(Experience)', '영역·세계(Sphere)'를 결합한 이름으로, '일하는 모두를 위한 하나의 세계를 만들겠다'는 방향성이 담겼다. 새 사명에는 잡코리아가 HR업계 선도 기업으로서 단순히 '일자리(Job)'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넘어, '일(Work)'을 둘러싼 모든 경험을 인공지능(AI)과 데이터로 재설계하고 새로운 일 문화와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내포됐다. 이와 함께 전면 개편한 홈페이지는 혁신을 거듭해온 웍스피어의 역사를 스토리텔링 형태로 소개하고, 비전과 미션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종이 이력서로 시작해 온라인·모바일로 이어진 지난 30년의 채용 변화를 돌아보며, '찾는 과정'에서 '제안받는 경험'으로 채용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AI 커리어 에이전트 중심 플랫폼으로의 전환 여정을 담았다. 채용 혁신을 통해 'Better Experience, Better Future(더 좋은 경험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회사의 비전,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미션 'Rethink Work, Redesign Experience(일을 재정의하고 경험을 재설계한다)'을 소개한다. 새 홈페이지에선 웍스피어의 풀 스펙트럼 HR테크 생태계를 이루는 주요 서비스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잡코리아(정규직), 알바몬(비정규직), 잡플래닛(기업 정보·평판), 나인하이어(ATS), 클릭(외국인 채용) 등 기존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잡코리아가 30년간 축적해 온 방대한 데이터와 자체 구축한 AI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과 기업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선택을 제안하는 '컨텍스트 링크' 개념을 적용한 차세대 AI 에이전트 서비스에 대한 정보도 만나볼 수 있다. 인사 담당자를 위한 추론 기반 대화형 인재 탐색 솔루션 '탤런트 에이전트'와 정규직·비정규직을 아우르는 기업용 통합 채용 환경 '하이어링 센터'의 경우 정식 출시 앞서 사전 신청 행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구직자를 위한 공고 탐색 서비스 '커리어 에이전트(Career Agent, CA)'의 기능도 살펴볼 수 있다. 또 잡코리아 입사 혹은 이직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을 위한 정보도 한 데 모았다. '기술' 탭에서 업계 최대 규모 AI·개발 테크 조직의 사내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기술블로그를 만나볼 수 있다. '채용' 탭에선 현재 진행 중인 웍스피어 채용공고와 인재상, 복리후생, 조직문화 등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마련됐다. 올리비아 리 잡코리아 디자인센터장은 “이번 CI 및 홈페이지 개편은 지난 30년간 '일과 사람을 연결해 온 방식'을 다시 정의하는 과정이었다”며 “웍스피어 생태계 전반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 브랜드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하고, 브랜드 경험의 연장선에서 기술과 서비스의 직관적 이해를 돕는 공간으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2026.02.05 10:32백봉삼 기자

전략과 확장이 만나는 해: 브릴리오, 비욘드 더 커브 2026 통해 엔터프라이즈 AI 로드맵 제시

달라스, 2026년 2월 4일 /PRNewswire/ -- 브릴리오(Brillio)가 2월 3일, 엔터프라이즈 리더를 위한 AI 의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분산된 파일럿 프로젝트를 대규모의 측정 가능한 가치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플래그십 전망 보고서 비욘드 더 커브 2026(Beyond the Curve 2026)을 공개했다. 본 보고서는 브릴리오의 AI 가속 플랫폼인 ADAM (Agentic Data and Application Management)을 중심축으로 삼아, 자율적이고 거버넌스가 갖춰진 확장형 AI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인 접근법을 제시한다. 보고서는 이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 전략, 기술, AI 네이티브 인재를 하나의 성장 운영체제로 통합하는 기업에 있다고 강조한다. Behind the curve infographic 지난 1년간 AI는 초기 실험 단계를 넘어 일상적인 실제 활용 단계로 진입했다. 이제 문제는 AI가 엔터프라이즈를 변화시킬 것인가가 아니라, 리더들이 얼마나 빠르게 손익계산서 전반에 걸쳐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는가에 있다. 비욘드 더 커브 2026은 성공적인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성과 중심 전략, 플랫폼 중심 통합, 그리고 AI 지원 엔지니어링을 전제로 한 인재 모델을 제시하며 AI를 단순히 배포하는 도구가 아니라 완전히 운영화된 역량으로 정착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브릴리오의 찬더 다모다란(Chander Damodaran) CTO는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AI 하이프 사이클이 아니라, AI를 비즈니스 운영에 매끄럽게 통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어서 그는 "본 보고서는 고객과 함께하며 관찰한 트렌드를 집약한다. 전략•플랫폼•AI 네이티브 인재를 정렬함으로써 에이전트형 시스템이 단순한 조언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하고, 그 지점에서 생산성과 회복탄력성이 크게 향상된다"고 밝혔다. 비욘드 더 커브 2026이 다루는 내용 AI를 위한 새로운 운영 내러티브: 이 섹션에서는 AI를 개별 프로젝트의 집합이 아닌 엔터프라이즈 역량으로 다룰 때 더 강력한 성과, 명확한 거버넌스, 빠른 실행이 가능해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리더를 위한 4대 핵심 비즈니스 과제: 올해 회복력과 성장을 이끄는 네 가지 핵심 과제는 비용 최적화, 디지털 전환, 고객 경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다. 확장 가능한 수익원에 대한 투자는 회복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한다. 증폭기 역할을 하는 인재: 이 섹션에서는 AI 지원 엔지니어링, 코파일럿, 멀티 에이전트 개발 프레임워크, 대규모 재교육을 통해 조직이 실행 격차를 해소하고 혁신 속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다룬다. 산업별 플레이북: 본 보고서는 BFSI(은행, 금융 서비스 및 보험), 하이테크, 헬스케어, 생명과학, 소매 및 소비자 제품, 통신•미디어•텔레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에이전트형 AI가 단순 작업 자동화를 넘어 성과 중심 자율성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은행은 사기 탐지와 규제 준수에, 하이테크 기업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가속에, 헬스케어 및 생명과학 분야는 임상 분류, 임상시험 매칭, 안전성 모니터링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소매 및 소비자 제품 기업은 수요 예측, 공급망 최적화, 매장 단위 실행에 적용하며, 통신•미디어 기업은 네트워크 계획, 서비스 운영, 고객 지원을 고도화하고 있다. 전 산업에 걸쳐 에이전트형 AI는 실시간 의사결정 인텔리전스와 운영 성과를 통해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한다. 오늘날 이 사항이 중요한 이유 보고서는 조직이 고립된 AI 실험을 넘어 통합적이고 성과 중심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AI 이니셔티브를 전략적 우선순위와 정렬함으로써 의사결정을 가속화하고 운영을 간소화하며, 대규모로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브릴리오의 포지셔닝: 가속을 위한 구축, 실행을 위한 엔지니어링 브릴리오는 스스로를 엔터프라이즈 AI 가속기(The Enterprise AI Accelerator)로 정의하며, AI의 의도에서 대규모 실행까지의 임팩트를 가속하겠다는 철학을 재확인한다. 브릴리오의 AI 가속 플랫폼 ADAM은 데이터, 디지털, AI 생태계를 연결해 모든 플랫폼을 지능화하고, 모든 워크플로를 에이전트화하며, 모든 성과를 측정 가능하게 만든다. ADAM은 검증된 아키텍처와 가속기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이 완전한 소유권,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통제권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산업별 맥락과 확장 가능한 실행을 결합함으로써, ADAM은 엔터프라이즈 전반에 걸쳐 AI 에이전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종단 간 비즈니스 전환을 오케스트레이션한다. ADAM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ttps://www.brillio.com/the-enterprise-ai-accelerator/agentic-data-and-application-managemen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욘드 더 커브 2026은 AI를 약속에서 성과로 전환하려는 리더를 위한 이사회부터 현장까지 아우르는 가이드로서 설계됐다. 여기를 클릭해 보고서 전문을 읽거나 다운로드하여 2026년 엔터프라이즈 AI를 형성하는 인사이트를 확인할 수 있다. 브릴리오 소개 브릴리오는 포춘(Fortune) 1000대 기업이 AI의 야망을 빠르게 대규모 성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엔터프라이즈 AI 가속기다. AI 가속 플랫폼 ADAM을 기반으로, 브릴리오는 비즈니스 주도형 전환, 고객 경험 전환, AI 및 데이터 엔지니어링, 디지털 엔지니어링, 인프라 엔지니어링 등 5대 핵심 영역에서 변혁을 제공하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기술 서비스 기업 중 하나다.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 14개의 실행 거점과 6000명 이상의 고객 중심 전문가 조직을 보유한 브릴리오는 깊은 산업 전문성과 현대적 엔지니어링, 가속기를 결합해 측정 가능한 성과를 제공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www.Brillio.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https://mma.prnasia.com/media2/2875918/BTC_Brillio_Infographic.jpg?p=medium600로고: https://mma.prnasia.com/media2/2171380/Brillio_Logo.jpg?p=medium600

2026.02.04 20:10글로벌뉴스

[ZD SW 투데이] 한국IT서비스학회, 박승범 신임 회장 선임 外

지디넷코리아가 소프트웨어(SW)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ZD SW 투데이'를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SW뿐 아니라 클라우드, 보안, 인공지능(AI)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의 소식을 담은 만큼 좀 더 쉽고 편하게 이슈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한국IT서비스학회, 박승범 신임 회장 선임 한국IT서비스학회가 2026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박승범 신임 회장 선임을 확정했다. KAIST 경영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승범 회장은 LG CNS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현재 호서대에서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을 거쳐, 벤처·연구처장직 등을 수행 중이다. ◆유클릭, 오라클 AI 서밋 2026 골드 스폰서 참가 유클릭이 '오라클 AI 서밋 2026'에 골드 스폰서로 참가했다. 오라클 AI 서밋은 오라클의 최신 AI 기술 전략과 다양한 기업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연례행사다. 유클릭은 이번 서밋에서 엔터프라이즈 환경 내 효율적인 AI 도입 및 운영 전략을 주제로 부스를 운영했다. 회사는 축적된 AI 및 데이터 역량을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AI 서비스 제공자로서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몬드리안에이아이, 금감원에 '예니퍼' 공급 몬드리안에이아이의 AI 연구개발 플랫폼 '예니퍼'가 금융감독원의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매매분석 플랫폼인 'VISTA' 고도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채택됐다. 금감원은 예니퍼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분석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조직적 시세조종 대응을 위한 군집화 알고리즘 ▲오픈소스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텍스트 분석 기능 ▲블록체인 네트워크 거래 추적을 위한 네트워크 그래프 모형 등을 순차 도입한다. ◆제논, 컴퓨터 직접 조작하는 '훈민 VLM 235B' 공개 제논이 컴퓨터 화면 내 요소를 정밀하게 식별하고 이를 직접 조작할 수 있는 VLM 모델 '훈민 VLM 235B'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지난해 7월 선보인 '훈민 32B' 성능을 강화한 후속 버전이다. 기존 모델의 범용 지능을 유지하면서 시각적 인지 능력을 향상했다. 제논은 자사 AI 솔루션 '원에이전트' 업무 수행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모델 고도화에 나섰다. 특히 컴퓨터 화면을 정확히 식별해 원하는 위치를 클릭하는 '컴퓨터 유즈' 기술과 웹사이트를 넘나들며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브라우저 유즈'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토마토시스템, 메리츠증권 외화관리체계 구축 사업 최종 선정 메리츠증권이 추진한 '외화관리체계 구축' 사업에 토마토시스템의 사용자 환경·사용자 경험(UI·UX) 개발 플랫폼 '엑스빌더6'가 최종 선정됐다. 엑스빌더6는 금융권 UI 시스템의 난제로 꼽히는 ▲대량 데이터 조회, 다수 그리드의 동시 렌더링 ▲그리드 컬럼의 동적 생성 ▲화면·탭 간 복잡한 연계 ▲철저한 보안·권한 통제 영역에서 기술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6.02.04 17:45이나연 기자

정부, 다크웹·가상자산 추적 연계 마약수사 시스템 개발 추진

정부가 다크웹 및 가상자산 거래추적 연계 마약수사 통합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다크웹과 가상자산을 이용한 마약 유통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3년간 137억을 투입하며, 올해는 약 37억원(과기정통부+경찰청)을 우선 지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경찰청은 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다크웹은 접속을 위해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웹으로, 일반적인 방법으로 접속자나 서버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다크웹 및 가상자산 거래추적 연계 마약수사 통합시스템 개발' 사업은 다크웹과 가상자산의 익명성을 악용한 온라인 마약 유통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기술 기반 통합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아래와 같은 기술을 개발한다 ▲다크웹 비익명화 기술개발: 기존에는 추적이 어려웠던 익명 네트워크내의 데이터 흐름을 분석, 익명성 뒤에 숨은 불법 게시물 작성자나 유포자의 실제 접속 정보를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불법 마약 범죄수익 가상자산 추적 기술개발: 가상자산 거래를 수집 및 분석, 마약 거래에 사용하는 불법 자금의 흐름 및 거래 패턴을 파악하는기술을 개발한다. ▲마약 광고 모니터링 기술개발: 다크웹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유통되는 마약 광고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이를 식별 및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마약 광고에 사용하는 은어와 표현 패턴, 위장 광고 형태를 인공지능 기반으로 탐지하고, 광고 확산 경로를 분석한다. ▲마약수사 통합시스템 개발: 위 3개 기술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연계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주요 식별자와 거래 정보를 바탕으로 마약 범죄 조직의 구조 및 활동을 분석한다. 올해 신규과제다. 선정 공모는 다음달 3일까지 진행한다. 선정 절차 및 평가 방법 등 자세한 내용은 과기정통부와 경찰청, 과학치안진흥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오대현 미래전략기술정책관은 “다크웹, 텔레그램 등 익명 환경과 가상자산을 결합한 신종 마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첨단 분석 기술 확보가 필수”라며 “과학기술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6.02.04 16:10방은주 기자

로봇으로 집값 잡을까…AI들의 '반전 결론'

안녕하세요, AMEET입니다. "로봇이 벽돌을 나르고 집을 뚝딱 지어주면 집값이 좀 잡히려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기대죠. 기술이 발전하면 내 집 마련의 꿈도 가까워질 거란 희망 말이에요. 그런데 최근 AI 전문가들이 모여 이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는데, 결론은 우리 생각과 사뭇 달랐습니다. '반값 아파트'의 시대는 오지 않을뿐더 아니라, 오히려 어떤 집은 아무도 사지 않는 '거래정지'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꿈과 현실의 간극: 로봇에게 건설 현장은 너무 어렵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사람 모양의 로봇이 건설 현장을 누비는 건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고 합니다. 로봇은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는 공장과 달리, 흙먼지와 비바람,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가득한 건설 현장에선 힘을 못 쓴다는 거죠. 잘못 움직이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탈현장 건설(OSC)'을 주목합니다. 공장에서 로봇이 규격에 맞춰 집의 주요 부분을 '레고 블록'처럼 만들고,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방식이죠. 이게 훨씬 빠르고 안전하니까요. 하지만 이 역시 당장 집값을 내리긴 어렵습니다. 이런 공장을 짓고 로봇을 도입하는 데 어마어마한 초기 투자 비용이 들기 때문이죠. 건설 업계의 최우선 과제는 가격 인하가 아니라,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결하고 위험한 일을 로봇에게 맡겨 현장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네요. 건설업의 생산성 정체는 로봇 도입의 필요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기술 도입이 쉽지 않은 산업 구조를 방증합니다. AI 전문가들의 격론: 진짜 문제는 '가격'이 아니었다 이번 토론의 핵심은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로봇 기술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원가 절감'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어요. 오히려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규칙들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죠. 먼저, 한 AI 경제학자는 "로봇이 공사비를 10% 아껴줘도, 서울 같은 대도시 집값은 땅값이 결정하기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하락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절감된 비용은 건설사나 땅 주인의 이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현실적인 지적이었죠. 여기에 부동산 시장 분석가가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는 "최첨단 로봇 친화 아파트는 더 비싸게 나올 텐데, 지금의 대출 규제(DSR)로는 그림의 떡인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결국 기술 발전이 잘 사는 동네와 그렇지 않은 동네의 격차만 더 벌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기술이 오히려 양극화를 부추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토론의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것은 AI 부동산 가치평가 전문가의 한마디였습니다. 그는 건설 자동화보다 '가치 평가의 자동화'가 시장을 더 빠르고 강력하게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앞으로 은행 AI는 집을 평가할 때 '로봇이 다니기 좋은가', '에너지 효율이 데이터로 관리되는가' 같은 '데이터 인프라'를 핵심으로 볼 거라는 겁니다. 이런 데이터가 잘 갖춰진 새 아파트는 대출도 잘 나오고 보험료도 싼 '우량 자산'이 되지만, 데이터가 없는 오래된 집은 AI에게 '가치 판단 불가' 판정을 받아 대출이 막히거나 거래가 어려워지는 '위험 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비판적 관점의 AI 전문가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AI가 우리 일자리를 위협해서 다들 소득이 줄어드는 시대에, 집을 싸게 많이 지으면 무슨 소용인가요? 집을 살 사람이 없는데." 공급의 혁신을 이야기하기 전에, AI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소득을 유지하고 집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수요 붕괴' 가능성을 먼저 봐야 한다는 주장은 모두를 침묵하게 만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로봇이 단기간에 집값을 낮춰주길 기대해선 안 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오히려 AI 금융 시스템에 친화적인 '데이터 부자' 아파트와 그렇지 못한 '데이터 빈곤' 주택으로 시장이 나뉠 것이며, 이보다 더 큰 변수는 AI 시대에 우리의 소득이 어떻게 변할지에 달려있다는 무거운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내 집의 미래 가치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봐야 할까요? 전문가들의 논의를 종합하면, 앞으로 부동산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바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역세권'이냐 '학군'이냐를 넘어,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할 때가 온 거죠. 1. '데이터 인프라'를 갖추었는가? 건물의 설계도(BIM 데이터)나 에너지 사용량, 관리 이력 등이 디지털 데이터로 투명하게 관리되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이런 데이터는 미래의 AI 금융 시스템에서 우리 집을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게 하는 보증수표가 될 수 있습니다. 2.'서비스 가능한 설계'인가? 집에 설치된 스마트홈 기기나 미래의 가사 로봇이 고장 났을 때 쉽게 수리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첨단 기능이 미래에 비싼 수리비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죠. 로봇 건설 시대는 분명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우리가 막연히 그리던 유토피아와는 다를지 모릅니다. 집값이 싸지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자산'의 정의 자체가 바뀌는 거대한 전환의 시작점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이제는 벽돌과 시멘트 너머, 그 안에 담긴 데이터와 미래 금융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들여다봐야 할 때입니다. ▶ 해당 보고서 보기 https://ameet.zdnet.co.kr/uploads/401b5c90.html ▶ 이 기사는 리바랩스의 'AMEET'과의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시려면 'AI의 눈' 서비스로 이동해주세요 (☞ 보고서 서비스 바로가기)

2026.02.04 14:45AMEET

잡코리아, AI 중심 UI·UX 전면 개편

HR테크 플랫폼 잡코리아는 서비스 메인 화면을 전면 개편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사명 변경과 인공지능(AI) 커리어 에이전트 중심 비전 선포 이후 선보인 AI 중심 서비스 변화로, 개인화된 AI 추천·탐색 기능을 강화하고 구직자 중심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재설계로 편의성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이번 메인 개편은 지난달 29일 행사 당일 전 사용자에게 일괄 적용됐으며, AI 중심의 서비스 전환 방향성을 이용자가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도록 구현한 첫 번째 변화다. 이번 개편은 구직자들이 접속 즉시 개인화된 AI 추천 공고 및 채용 정보를 전달받도록 하고자 기획됐다. 메인 화면은 ▲추천 공고 ▲검색 ▲하단 탭을 제외하고 간소화해 서비스 이용 편의를 높였다. 또한 이력서가 없거나 비회원이어도 최소 정보 입력만으로 AI가 제공하는 추천 공고를 받도록 개편했다. 가장 큰 변화는 메인 상단에 새로 배치된 '오늘의 AI 인사이트' 기능이다. AI 인사이트는 구직자 공고 탐색 성향과 행동 패턴을 종합적으로 AI가 분석한 뒤 ▲맞춤형 가이드 ▲키워드 ▲추천 공고를 제공한다. 가령 개발 직군 구직자는 "설계 역량과 쿠버네티스(클라우드 기반 컨테이너 운영·관리) 스킬을 요구하는 강남구 개발자 공고에 관심 있으시군요. 설계부터 배포, 운영까지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인재를 선호한다는 신호예요"와 같은 분석과 가이드가 제공돼 공고 탐색 및 지원을 돕는다. 회사는 AI 인사이트가 제공하는 공고는 자체 개발한 'AI 추천 3.0' 모델을 처음으로 적용해 배치했다. 좌우 스크롤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어 복잡한 검색 없이도 맞춤 공고를 확인할 수 있다. 구직자 관심 키워드 기반 '큐레이션 잡' 기능도 신설됐다. AI가 구직자 맞춤형 키워드를 선별한 뒤 그에 따른 공고 리스트를 전달해준다. 키워드는 ▲스타트업 ▲외국계 ▲빅테크와 같은 기업 규모·형태부터 ▲지역맞춤 ▲리더채용 ▲워라밸 지향 ▲연봉 앞자리↑ 등 근무 조건과 커리어 방향성을 아우르도록 다양하게 구성됐다. 비회원 및 이력서 미등록 회원도 ▲직무 ▲지역 ▲기업 선호도 등 간단한 온보딩만 거치면 맞춤형 공고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제공한다. ▲메인화면 및 채용공고 ▲검색 ▲공고뷰 등 서비스 전반의 UI·UX도 구직자 중심으로 변화됐다. 공고 리스트 대신 맞춤형 공고 중심으로 효율화하고, 검색 바와 하단 탭도 필요한 기능만 남겼다. 기존 채용공고 영역은 '잡 찾기'로 개편하며 최소 클릭으로 원하는 공고 탐색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이외에도 통합 검색, 공고뷰 역시 정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UI·UX를 변화시켰다. 잡코리아는 이번 개편을 AI 중심 일자리 매칭 전략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 30년간 축적된 방대한 채용 데이터에 구직자의 탐색 맥락, 관심사와 같은 정성적 데이터가 더해져 독보적인 AI 매칭 모델을 고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한 조건 비교 매칭을 넘어 개인의 잠재력과 가능성까지 발견하는 매칭으로 진화하겠다는 포부다. 김요섭 잡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단순히 많은 일자리를 알려주는 정보 제공자가 아니라 구직자 커리어 여정을 이해하고 연결해주는 AI 채용 플랫폼으로서 맞춤형 공고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더욱 정교한 연결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2026.02.04 10:20박서린 기자

클라우다이크 '브이픽' 써보니…"AI가 30분 넘는 영상 척척 분석"

최근 숏폼 콘텐츠가 유튜브 등에서 대세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를 편집하는 방송·콘텐츠·미디어 실무 현장 고민은 따로 있다. 긴 영상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판단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이다. 회의 영상, 인터뷰 원본, 강의 녹화본처럼 긴 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지 않는 이상,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영상이 “언젠가 쓰겠지”라는 미련이 보태져 쌓여만 간다. 클라우다이크가 선보인 영상 분석 서비스 브이픽(Vpick)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숏폼을 더 빨리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 않고도 내용을 파악,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이픽은 단순한 숏폼 생성 툴이 아니다. AI를 활용해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원하는 장면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것이 클라우다이크 측 설명이다. 브이픽은 인터뷰, 회의, 강의, 토크 영상처럼 맥락과 발언이 중요한 영상을 '재생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파일'이 아니라 '내용으로 검색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로 바꾼다. 실제 사용 편의성을 확인하기 위해 30분이 넘는 '허브스팟 인바운드(HubSpot Inbound) 2025 CEO 대담 영상과 김연경·김연아 토크 영상을 브이픽에 업로드해 체험해봤다. 영상 업로드 후 AI 분석이 완료되자 영상은 장면(Scene)단위로 자동 분리됐고, 각 장면마다 핵심 요약, 스크립트, 등장 인물 정보가 함께 정리됐다. 눈에 띄는 점은 영상을 바로 재생하지 않아도 “이 영상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를 먼저 훑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크립트와 인물 태그 나란히 제공...사람처럼 맥락 이해도 브이픽의 분석 화면에서는 장면별 요약 정보와 함께 해당 구간 스크립트(대사)와 인물 태그가 나란히 제공됐다. 스크립트 문장을 클릭하면 그 발언이 실제 등장하는 시점으로 영상 타임라인이 즉시 이동한다. 타임라인을 일일이 끌어다니며 찾던 기존 방식과는 편의성 면에서 차이가 컸다. 인물 태그를 활용하면 특정 인물이 등장하는 구간만 골라 확인할 수도 있다. 회의나 토크 영상처럼 여러 사람이 번갈아 발언하는 콘텐츠에서 이 기능의 효용성은 유난히 크게 다가왔다. 분석된 영상 정보는 검색 기능에도 활용된다. 파일명이나 정확한 키워드를 기억하지 않아도 자연어 문장으로 원하는 장면을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결론 이야기 나온 부분”, “질문이 오간 구간”처럼 입력하면 AI가 분석된 장면 중 관련도가 높은 구간을 바로 찾아준다. 영상이 많아질수록 이 기능의 의미는 더 커진다. '기억'이 아니라 '검색'으로 영상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 분석을 확인한 뒤 숏폼 생성 기능도 함께 써봤다. 브이픽이 자동으로 생성한 숏폼 중 일부가 김연경 유튜브 채널에 실제 업로드된 쇼츠와 유사한 하이라이트 구간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는 브이픽 숏폼 생성이 단순히 길이를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이 하이라이트로 판단하는 맥락을 영상 분석을 통해 포착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숏폼 생성 이후까지 고려한 바이럴 가이드도 눈에 띄어 브이픽은 숏폼 생성이 전부가 아니다. 생성된 각 숏폼에는 활용 전략, 업로드 시 유의사항, 제목 작성 방향, 해시태그 추천 등이 포함된 바이럴 가이드가 함께 제공됐다. 숏폼을 만든 뒤 “이제 이걸 어떻게 올려야 할까”라는 고민을 줄여주는 설계다. 단순 생성·편집 툴을 넘어 활용과 확산까지 고려한 구조라는 것이 클라우다이크 개발팀 설명이다. 클라우다이크는 향후 브이픽을 기업용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인 '클라우다이크'와 유기적으로 연계, 영상과 이미지 같은 대용량 콘텐츠 자산을 단순 저장을 넘어 분석·검색·활용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과 미디어 조직이 보유한 방대한 영상 자산을 파일 단위가 아닌 의미와 맥락 단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한 순간에 원하는 장면을 바로 찾아 콘텐츠 제작이나 재가공, 배포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선웅 클라우다이크 대표는 “브이픽은 단순히 숏폼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긴 영상을 효율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앞으로 영상이 많아질수록,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보는 방식은 한계가 있는 만큼 영상이 '검색 가능한 자산'으로 활용되는 구조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2.04 09:47박희범 기자

[타보고서] 프렌치 감성에 실용성 더한 푸조 5008…넓은 공간에 3열까지

푸조가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출시하며 프리미엄 패밀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형 5008은 2세대 이후 10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치며 실내 공간을 키우고 효율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일 올 뉴 5008을 타고 경기도 김포에서 인천 강화도까지 왕복 약 60㎞를 주행하며 시내와 고속도로, 국도 등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 성능을 확인했다. 5008은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을 적용했지만 전기 모터만으로도 일부 주행이 가능해 연비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날 시승한 트림은 최상위 GT로, 가격은 5590만원이다. 푸조 5008은 2008년 1세대로 처음 출시된 이후, 2016년 2세대부터 브랜드를 대표하는 주력 SUV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2018년 국내 시장에 출시 당시 수입차 판매 순위 10위 안에 들면서 핵심 모델로 활약했다. 패밀리 SUV임에도 국내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프랑스 감성의 디자인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신형 5008의 전면부는 푸조 라이언 엠블럼을 중심으로 전기차를 연상시키는 그라데이션 패턴의 프론트 그릴을 적용했다.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는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3개의 라인이 이어지는 형태로 배치돼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한다. 후면부는 디테일을 정교하게 마감해 완성도를 높였다. 후면등과 푸조 레터링을 수평으로 구성해 안정감을 주고, 하단에 배치한 와이퍼와 매립형 트렁크 버튼은 깔끔한 인상을 만든다. 전체적으로 도로 위에서 마주칠 때 존재감이 확실한 후면 디자인이다. 3세대 올 뉴 5008의 차체는 전장 4810㎜, 전폭 1875㎜, 전고 1705㎜, 휠베이스 2900㎜로, 이전 세대 대비 전장 160㎜, 전폭 30㎜, 전고 55㎜, 휠베이스 60㎜가 늘어났다. 통상 이 급 SUV의 3열은 비상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5008은 공간 효율을 높여 7인승 활용성까지 확보했다. 실내는 비행기 조종석을 연상하는 '아이-콕핏' 콘셉트를 적용했다. 대시보드와 중앙 디스플레이까지 플로팅 디자인의 21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시야의 방해를 줄였다. 다만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적용되지 않았다. 스티어링휠은 손에 쥐었을 때 그립감이 좋고, 운전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로 느껴졌다. 운전석 공간 구성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중간 패널과 센터 콘솔에 기능을 집중한 설계는 조작 편의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체감상 다소 좁게 느껴질 여지도 있다. 자체 내비게이션은 국내 도로 환경에서 아쉬울 수 있으나,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해 보완했다. 5008은 전장 4.8m대 SUV지만 3열 좌석에 성인 남성이 탑승했을 때도 불편함이 크지 않았다. 보통 이 급 SUV의 3열은 활용성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5008은 2열에 독립적인 3개 시트 구조를 적용해 탑승자의 체형과 상황에 맞춰 최적의 자세를 구현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이지액세스 기능을 탑재해 3열 승하차도 수월하다. 트렁크 공간은 7인승 기준 348L, 3열 폴딩 시 916L, 2열까지 접으면 최대 2232L까지 제공한다. 시트는 풀 플랫 구성이 가능해 차박·캠핑 등 레저 활용성도 높였다. 전동식 테일게이트, 킥 모션 기능, 3열 시트 하단 수납공간도 갖췄다. 주행 감각은 전반적으로 편안한 편이다. 개발 단계에서 방수·방진·방풍 성능을 강화해 고속 주행에서도 실내 풍절음을 억제했다. 파워트레인은 1.2L 퓨어테크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와 0.9kWh 배터리를 조합하고, 전기모터를 내부에 통합한 e-DCS6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결합했다.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합산 최고출력은 145마력이며, 복합 연비는 13.3㎞/ℓ이다. 도심에서는 12.8㎞/ℓ, 고속 주행 시 14㎞/ℓ까지 발휘한다. 또한 국내 2종 저공해차 인증을 획득해 각종 공영 주차장 할인 및 혼잡통행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푸조는 다양한 편의사양과 안전사양도 특징이다. 이와 함께 기본 보증 사후 보증까지 제공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은 "푸조는 보증기간 3년, 10만㎞뿐만 아니라 5년 무상 메인터넌스까지 제공하고 있다"며 "주기적인 소모품을 걱정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차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푸조 5008은 프랑스 소쇼 공장에서 생산돼 수입하는 모델이다. 소쇼 공장은 1912년 설립된 이후 100년 넘는 기간 동안 푸조의 대표 생산 거점으로, 현재 가동 중인 가장 오래된 자동차 공장으로 불린다. 한줄평: 흔치 않은 프렌치 감성과 공간성을 모두 잡고 싶다면 좋은 선택지

2026.02.04 08:49김재성 기자

[유미's 픽] '다음' 카드 쥔 업스테이지, 독파모 2차 경쟁서 유리해질까

업스테이지의 다음 인수 추진이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독파모 사업이 2차 단계에서 모델 성능뿐 아니라 실제 서비스 적용성과 확산 가능성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이용자 접점을 확보한 업스테이지가 경쟁에서 새로운 변수를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독파모 프로젝트는 1차 평가를 마치고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을 비롯해 LG AI연구원, SK텔레콤 등 3곳이 선정된 상태다. 2차 경쟁부터는 '얼마나 똑똑한 모델인가'를 넘어 '얼마나 유용한 서비스로 연결되는가'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2차 평가는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와 영상을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역량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업계에선 다음이 보유한 뉴스·콘텐츠 자산을 앞세운 업스테이지가 LG AI연구원, SK텔레콤 등 대기업 컨소시엄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모델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업스테이지가 단순 연구개발을 넘어 대규모 이용자 기반에서 AI 서비스를 시험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무대를 갖추게 된다는 점도 독파모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독파모를 통해 '전국민 AI 확산'을 강조해온 만큼,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 실증은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동시에 경쟁 기업들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역시 산업·통신 기반 확산 전략을 갖추고 있지만, 업스테이지가 포털을 통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영역에서 빠르게 실증 데이터를 축적할 경우 경쟁 구도의 무게중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선 데이터의 양 자체보다 이용자 반응이 축적되는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검색 과정에서 이용자의 클릭과 만족도가 반복적으로 쌓이며 서비스 품질이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가 AI 플랫폼 경쟁의 핵심이라고 봐서다. 다만 플랫폼 기반 실증이 곧바로 독파모 경쟁력으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다. 데이터 활용 과정에서 개인정보·저작권 문제와 이용자 동의 절차가 현실적 장벽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가 많다고 해서 성능 고도화로 직결되느냐는 물음표가 있다"며 "좋은 데이터를 쓰려면 결국 동의를 받아야 하고 약관을 바꾸는 과정에서 창작자 저항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향후 구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X전략실장은 "소기의 목적(독파모 선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말을 잘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결국 실제 서비스에서 얼마나 유용한지가 독파모 경쟁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03 10:55장유미 기자

윤경구 파수 CTO "sLLM '엘름' 공공기관 적용 등 AI서 성과"

#2023년 4월 19일 오후,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파수(대표 조규곤)가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자사 연례 고객 행사인 '파수 디지털 인텔리전스 2023(Fasoo Digital Intelligence 2023, 이하 FDI 2023)'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다양한 기업 및 기관의 CIO, CISO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조규곤 파수 대표는 "챗GPT로 주목받고 있는 생성형 AI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라면서 "파수는 기업들이 제대로 AI를 활용할 수 있게 신규 솔루션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대표는 AI를 활용을 위한 신규 솔루션으로 'F-PAAS(Fasoo Private AI Assistant Service, 파수 프라이빗 AI 어시스턴트 서비스-가칭)'와 '파수 퍼블릭 AI 프록시(Fasoo Pubilc AI Proxy-가칭)'를 소개했다. 'F-PAAS'는 기업 내부에 구축하는 통합적인 AI 지원 서비스다. 파수가 개발한 기업형 LLM(대규모 언어모델) 'Ellm(엘름)'을 활용해 보안과 개인정보보호 등 정책 학습과 문서, 데이터 등 콘텐츠 학습이 가능하다. '파수 퍼블릭 AI 프록시'는 인증관리와 접근제어, 데이터 트랜잭션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 기업이 외부의 퍼블릭 AI를 활용할 때 높은 안전성과 보안 수준을 제공한다. 이로부터 2년 7개월이 흐른 지난달 21일, 파수는 자사 온프레미스(구축형) AI 플랫폼 'Ellm(엘름)'을 기반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에 AI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국내 출연연(정부 출연연구소) 중 맏형인 KIST는 AI로 연구와 생활을 혁신하는 AX(AI Transformation)에 앞장서고 있는데, 이번에 AI를 통해 내부 행정 업무를 효율화하고 연구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해 파수와 함께 AI 서비스를 구축, '스마트 문서조회 서비스'와 '연구개발계획서 초안 작성 서비스'를 완성했다. 이 서비스들은 AI행정 효율 및 연구 속도 향상을 위해 연구원들의 불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최소화, 연구원들 본연 임무인 연구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파수는 최신 AI 기술과 데이터 관리& 보호 역량을 총집약, KIST의 AI 서비스를 시작으로, 안전하고 실용적인 AI 전문기업으로서 입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강추위가 매섭던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동 소재 파수 사무실에서 이 회사 윤경구 CTO(전무)를 인터뷰, AI시대를 맞아 AI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파수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2000년 6월 설립된 파수는 1세대 보안 SW기업에 속한다. 윤 CTO는 2019년부터 파수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20여 년간 풍부한 연구개발 경험을 가진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다. 특히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클라우드 연구소장을 역임하며 웹서버, 미들웨어, WAS, BPM, EAI, ESB, 클라우드 인프라 및 네트워크 등 주요 솔루션을 설계하고 연구개발(R&D)을 총괄했다. 현재는 파수 데이터 보안 제품들의 개발을 총괄하는 파수 데이터 시큐리티 연구소 개발본부장을 맡아 기술력 강화는 물론 신제품 개발 및 연구개발에서 성과를 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주관한 엔지니어상을 수상했고, 자바 언어에 관한 2권의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윤 CTO는 "파수가 AI기업이냐?"는 기자 질문에 "조규곤 대표가 벌써 2년전 파수가 AI기업이라고 선언했다"고 짚으며 "이후 AI쪽 기술력이 더 탄탄해졌다. sLLM(경량 대형 언어 모델)인 'Ellm(엘름)'을 개발해 선보인 것이 그 사례"라고 들려줬다. '엘름'은 국가가 인정하는우수 SW인 GS인증을 받으며 안정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보고서 작성과 내부 데이터 분석, 고객 응대 등 다양한 산업과 분야에 맞춤형 구축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파수의 데이터 보호관리 솔루션들과 연동 할 수 있어 학습 데이터부터 결과물까지 일관된 보안 정책을 적용하거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파수 주특기인 '보안'에 실용성도 뛰어난 것이다. 파수는 이번 KIST 프로젝트에서 자사의 보안 역량과 최신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을 대거 활용했다. 검색 증강 생성 기술인 RAG는 AI가 답을 만들기 전에 먼저 필요한 정보를 찾아오고(Retrieval), 이 걸 바탕으로 답을 생성(Generation)한다. 파수는 구체적으로 ▲내부 데이터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RAG 파이프라인 구축 ▲데이터 별로 적용된 보안 접근 권한 연동 ▲AI기반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AI-R Privacy'를 통한 개인정보 검출 및 비식별 처리 ▲직원 휴가 현황 등의 실시간 정보를 내부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안전하게 직접 호출하는 의향 분류(Intent Router) 기능 ▲환각을 최소화하기 위한 출처 검증 기능 등을 KIST 시스템에 적용했다. 이외에 연구개발계획서 초안 생성 서비스는 에이전틱AI(Agentic AI) 기술을 사용한 '에이전트 토론 기능'으로 차별화했다. 이 기능은 역할 기반으로 사회자 및 각 분야 전문가를 상정해 다양한 관점에서 의견과 정보를 제시, 연구개발 계획서의 생성과 편집, 평가, 출처 검증을 돕는다. 연구원들의 문서 작성 소요 시간을 줄이고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파수는 본래 문서를 암호화해 관리하는 전문기업이다. 자사 sLLM인 '엘름'에 대해 윤 CTO는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가 만든 오픈소스 형태 거대LLM '라마'와 구글의 '젬마'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2024년 중반 버전 1.0을 완성했다"고 들려줬다. 이어 '엘름'이 RAG 방식 LLM솔루션이라면서 "50만개의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보안성이 아니면 온 프레미스(On-premis, 클라우드가 아닌 오프라인 현장 구축)에서 LLM을 사용할 이유가 많지 않다. 고객들이 민감히 생각하는 것은 개인정보와 내부 정부가 외부에 유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파수가 KIST에 '엘름' 기반 AI 서비스를 완성, 구축하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윤 CTO는 "먼저 4주 정도 시험(파일럿)을 한 후 가능성을 보여줬고, 본 프로젝트는 작년 6월부터 시작해 같은 해 연말 완성했다"면서 "KIST의 굉장히 많은, 25년 이상 된 문서들을 AI를 적용해 문서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KIST가 AX를 추진하면서 우리에게도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줘 프로젝트를 성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RAG라는 것 자체는 결국 데이터의 혈관을 이어주는 것으로, 완벽히 하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며 사람 손이 많이 간다. RAG만으로는 부족해 에이전트(agent) 간 토론을 십분 활용해 전문적인 내용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파수는 KIST 외에 다른 공공과도 '엘름' 기반 AI서비스 구축을 추진중이다. 윤 CTO는 KIST 프로젝트가 파수에게 갖는 의미가 크다면서 " 다양하고 오래된 문서들을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한 힘들지만 보람되고 의미있는 성과였다"면서 "고객마다 원하는게 다르다. 앞으로 멀티모달 지원과 문맥을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것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문서보안 전문회사로 출발했다. 논문 내용을 구조화하는게 중요한데, RAG는 이런게 안된다. 앞으로 RAG에서 문서 구조를 이해하는 쪽으로 진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윤 CTO가 이끌고 있는 파수의 연구개발(R&D) 및 엔지니어 수는 작년 12월말 기준 217명이다. 전체 직원(280명~290명)의 76% 정도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새로운 고지인 SaaS 사업과 관련해 윤 CTO는 "클라우드 전담 부서를 만들어 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AI와 시너지를 내는 것에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AI 악용 해킹에 대해서는 "사업 쪽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AI를 쓸 때 안전하게 사용하는 여러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데, 상반기에 새로운 솔루션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6.02.03 09:27방은주 기자

잡코리아, 30주년 '더 리부트' 컨퍼런스' 성료

잡코리아(운영 법인 웍스피어, 대표 윤현준)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달 29일 개최한 기념 컨퍼런스 'JOBKOREA THE REBOOT'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인공지능 전환(AX) 시대 채용·인적자원 관리(HR) 패러다임 변화를 조망하고, 잡코리아의 중장기 비전과 혁신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인사담당자와 HR업계 관계자 등 1천500여 명이 참석했다. 윤현준 잡코리아 대표는 키노트 세션을 통해 종이 이력서에서 온라인·모바일로 이어진 지난 30년간의 채용 환경 변화를 돌아보며, 이제는 '찾는 과정'에서 '제안받는 경험'으로의 채용 패러다임 전환 앞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잡코리아는 HR업계를 선도해온 기업으로서 단순히 '일자리(Job)'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넘어, '일(Work)'을 둘러싼 모든 경험을 AI와 데이터로 재설계하고 새로운 일 문화와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뜻을 담은 새로운 사명 '웍스피어'를 공개하고, AI 커리어 에이전트 중심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어 잡코리아가 축적해 온 방대한 데이터와 자체 구축한 AI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과 기업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선택을 제안하는 '컨텍스트 링크' 개념을 적용한 차세대 AI 커리어 에이전트를 소개했다. 인사 담당자를 위한 '탤런트 에이전트', 구직자를 위한 '커리어 에이전트' 등 추론 기반 대화형 공고·인재 탐색 솔루션 출시를 예고했다. 이어진 컨퍼런스에서는 잡코리아의 주요 C레벨 임원진을 비롯해 신수정 임팩트리더스 아카데미 대표, 김성준 국민대 경영대학 겸임교수 등 다양한 연사가 글로벌 채용·HR 트렌드와 데이터 기반 인재 전략을 주제로 폭넓은 인사이트를 전했다. 이창준 잡코리아 최고전략책임자는 글로벌 채용 시장을 구조적으로 진단하며 채용 플랫폼 역할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단순히 더 많은 구직자와 구인기업을 모으는 플랫폼에서 그칠 게 아니라, 전략적 의사결정을 돕는 곳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웍스피어는 구인구직 양 측에 더 나은 채용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 예고했다. 김준수 잡코리아 최고인사관리책임자는 “2026년 채용 전략의 핵심은 데이터 기반으로 인재 밀도를 높이고 채용 퍼널별 전환율을 개선해 의사결정 적확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는 예측의 효율을 높이지만, 채용 담당자가 AI를 활용해 판단의 질을 높이지 못한다면 결국 AI에 대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I 시대 채용 담당자는 사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채용 퍼널을 설계하는 'Talent Quality Architect'를 지향해야 한다”며 관련 역량과 커리어 로드맵을 제시했다. 김요섭 잡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는 “사람을 알려면 말보다 행동을 봐야한다”면서 “이제는 채용이 키워드 기반 검색·추천 시스템에서 상황과 맥락을 바탕으로 추론하는 '컨텍스트 링크'로 중심축이 이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웍스피어가 30년간 쌓아온 구인구직 행동 데이터의 양과 깊이에 더해 최근 인수한 잡플래닛이 보유한 조직문화 등 기업 리뷰 데이터가 결합되면, 보다 정교한 AI 매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소리 잡코리아 JK 사업실장은 잡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선제적으로 도입한 퍼포먼스형 채용 공고상품 '스마트픽'을 중심으로 글로벌 채용 솔루션 트렌드를 소개했다. 스마트픽은 조회수 기반으로 과금하는 공고 상품으로, 가장 적합한 구직자에게 공고를 노출해 비용 대비 효율이 높고 실시간 성과 추적 및 집행이 가능한 구조를 채택해 이날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장에는 잡코리아의 신규 AI 에이전트 2종을 비롯한 차세대 채용 서비스의 실제 작동 흐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이 운영돼 참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AI 기반 개인화 추천, 대화형 인재 탐색, 사용자 인터페이스(UI)/경험(UX) 변화 방향 등을 엿볼 수 있어 현직 담당자들의 질문이 쇄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AX 시대 HR의 역할과 방향성을 현업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짚어준 자리였다”며 “특히 채용이 조직 성장을 설계하는 전략적 기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고,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채용 담당자는 “커리어 에이전트를 직접 경험해보니, 대화를 통해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액션플랜을 제안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면서 “스마트픽 등 컨텍스트 링크 기반의 다른 채용 솔루션과 연계하면, 실제 채용 프로세스 전반의 효율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고 돌아봤다. 이날 잡코리아는 정규직·비정규직을 아우르는 기업용 통합 채용 환경 '하이어링 센터' 구축 계획과 향후 서비스 로드맵을 공유했다. 커리어 전반과 조직 성장을 지원하는 HR 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예고했다. 잡코리아(정규직), 알바몬(비정규직), 잡플래닛(기업 정보·평판), 나인하이어(ATS), 클릭(외국인 채용) 등 기존 서비스를 묶어 하나의 풀 스펙트럼 HR 테크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윤현준 대표는 “지난 30년간 채용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잡코리아는 AI와 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사람과 일을 더 잘 연결하고, 나아가 기업과 개인 모두가 더 나은 선택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2.03 09:12백봉삼 기자

'다음' 품은 업스테이지, 경쟁력 있을까…AI로 분석했더니

안녕하세요, AMEET 기자입니다. 최근 IT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소식이 있었죠. 바로 인공지능(AI) 유니콘 '업스테이지'가 대한민국 인터넷의 역사, 포털 '다음(Daum)'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AI 회사가 왜 포털을?" 하고 고개를 갸웃하셨을 거예요. 표면적인 이유는 간단해 보입니다. AI를 똑똑하게 만들려면 아주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이번 인수는 단순히 데이터 확보를 넘어,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거대한 그림의 첫 조각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저와 함께 그 흥미진진한 속내를 들여다보실까요? 1. AI는 데이터를 먹고 자랍니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그림은 바로 '최고의 엔진'과 '최상의 연료'의 만남이에요. 업스테이지의 AI 모델 '솔라'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강력한 엔진과 같아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엔진도 연료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겠죠? AI에게 연료는 바로 '데이터'입니다. 포털 다음은 1995년부터 무려 30년 가까이 한국인들의 이야기와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온 거대한 데이터 저장소에요. 뉴스, 카페, 블로그, 각종 전문 자료까지... 이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를 '솔라'가 학습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AI가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엉뚱한 거짓말(전문 용어로는 '환각 현상'이라고 해요)을 하는 실수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는 거죠. 한마디로 한국 사람 말을 기가 막히게 잘 알아듣는 '진짜 한국형 AI'가 탄생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에요. 2. '장밋빛 미래' vs '승자의 저주', AI 전문가들의 진짜 생각 하지만 AI 전문가들의 생각은 여기서부터 복잡하게 갈리기 시작했어요. 이번 인수는 단순히 '1+1=2'가 아니라, 어쩌면 '1+1'이 100이 될 수도, 혹은 0이 될 수도 있는 거대한 도박이라는 거죠. ■ 미래를 내다본 신의 한 수? 한쪽에서는 이번 인수를 '미래 인터넷 서비스의 청사진'이라며 극찬했어요. 이들의 주장은 단순히 다음의 데이터로 AI를 똑똑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아요. 진짜 목표는 AI를 두 종류로 나누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에 있다는 거예요. 하나는 다음의 모든 데이터를 학습한, 뭐든 아는 '슈퍼 브레인' AI를 클라우드 서버에 만들어 두는 거예요. 다른 하나는 이 슈퍼 브레인의 능력을 조금씩 떼어내 '요약 전문', '댓글 분석 전문'처럼 특정 임무에 최적화된 작고 가벼운 '미니 AI'들을 수없이 만들어내는 거죠. 이 미니 AI들은 우리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서 직접 돌아가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비용도 저렴해져요. 복잡한 질문은 클라우드의 슈퍼 브레인에게 물어보고, 간단한 일들은 내 기기 속 미니 AI가 즉각 처리하는, 아주 효율적인 AI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환상적인 비전이랍니다. ■ 빠르고 날렵한 스타트업의 무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아주 냉정한 경고를 보냈어요. 업스테이지의 가장 큰 무기는 AI 기술력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특유의 '빠른 속도'와 '유연함'이라는 거죠. 그런데 30년 된 거대 포털 다음은 좋게 말하면 역사와 전통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아주 복잡하고 오래된 '레거시 시스템'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거예요. 날렵한 경주용 차(업스테이지)에 오래된 화물 열차(다음)를 연결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죠. 자칫하면 화물 열차의 무게 때문에 경주용 차의 속도까지 죽어버릴 수 있다는 거예요. 게다가 AI 검색 서비스는 막대한 서버 비용이 들지만 아직 확실한 돈벌이 모델이 없는데, 네이버나 구글 같은 거인들과 싸워야 하는 '플랫폼 전쟁'에 섣불리 뛰어드는 건 '매력적인 함정'일 수 있다고 지적했어요. ■ 그래서 찾아낸 절묘한 해법: '방화벽 모델' 이렇게 팽팽한 의견 대립 속에서, 전문가들은 아주 흥미로운 합의점을 찾아냈어요. '전면 통합'이라는 위험한 길 대신, 아주 영리한 중간 길을 선택하자는 거였죠. 바로 '방화벽 모델' 또는 'AI 특공대' 전략이에요. 이 전략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일단 다음이라는 회사는 그대로 독립적으로 유지시켜요. 두 회사를 섣불리 합쳐서 생길 수 있는 조직 문화 충돌이나 시스템 문제를 원천 차단하는 거죠. 대신, 업스테이지의 핵심 정예 멤버로 구성된 작은 'AI 특공대(솔라 Cell)'를 다음 내부에 파견하는 거예요. 이 특공대는 다음의 기존 조직과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데이터만 공급받아서 완전히 새로운 AI 검색 서비스를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마치 큰 회사 안에 비밀스럽게 운영되는 '사내 스타트업'처럼요. 이렇게 하면 업스테이지는 자신의 장점인 '속도'를 잃지 않으면서 다음의 데이터라는 꿀만 쏙 빼먹을 수 있게 되는 거죠. 이 실험이 성공하면 그때 가서 통합을 확대하고, 실패하면 특공대만 철수하면 되니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고요. 정말 절묘하지 않나요? 3. 우리의 인터넷은 어떻게 바뀔까 결국 업스테이지의 다음 인수는 단순한 기업 합병이 아니었어요. 'AI 시대의 인터넷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거대한 질문에 대한 대담한 도전이자 실험이었던 거죠.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검색을 경험하게 될지도 몰라요.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수많은 광고와 웹사이트 링크 목록을 보여주는 대신, 마치 똑똑한 비서처럼 핵심만 요약해서 정답을 바로 알려주는 그런 세상 말이에요. 물론 이 거대한 도박이 성공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AI가 우리 삶을 바꾸는 진짜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그 가장 뜨거운 전쟁터는 바로 우리가 매일같이 들여다보는 '포털'이라는 사실을요. 앞으로 업스테이지와 다음이 만들어갈 새로운 인터넷의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답니다. 지금까지 AMEET이었습니다 ▶ 해당 보고서 보기 https://ameet.zdnet.co.kr/uploads/0c5d0008.html ▶ 이 기사는 리바랩스의 'AMEET'과의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시려면 'AI의 눈' 서비스로 이동해주세요 (☞ 보고서 서비스 바로가기)

2026.02.02 13:54AMEET

업스테이지의 다음 인수, AI 경쟁에 미칠 파장은

업스테이지가 포털 다음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본격적인 실사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인수는 한국어 데이터 확보 한계를 극복하고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다만 방대한 커뮤니티 데이터 정제 난이도와 AI 검색 수익성, 기업공개(IPO) 밸류업 논란 등은 주요 리스크로 거론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 운영사인 AXZ는 모회사 카카오와 업스테이지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주식 교환 거래 등을 포함한 인수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승인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국내 AI 산업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카페·블로그 사용자 데이터, 한국형 AI 핵심 자산으로 부상 업계가 이번 인수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점은 '이용자 생성 데이터(UGC) 파이프라인'의 내재화다. 단순히 정제된 뉴스나 문서 데이터를 넘어, 카페·블로그·티스토리 등 수십 년간 축적된 방대한 사용자 기반 데이터는 한국형 AI 모델 경쟁력의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현재 이 같은 규모의 실사용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은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등 소수에 불과하다. 반면 업스테이지는 그동안 고품질 한국어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자체 파이프라인이 없다는 점이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다음 인수는 이 같은 한계를 단숨에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활용함으로써, 외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데이터 학습 자율성과 모델 고도화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업스테이지가 대형 플랫폼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독자적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SK C&C 관계자는 "다음에 축적된 데이터 중 가장 파괴력 있는 자산은 실제 이용자가 만들어낸 '살아 있는 언어 데이터'"라며 "한국 사회의 여론과 감정, 맥락이 그대로 담긴 기초 자료라는 점에서 대체 불가능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전처리 비용과 사회적 수용성은 넘어야 할 산 다만 방대한 커뮤니티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곧바로 기술적 우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정보와 민감 정보가 혼재된 비정제 데이터를 안전한 학습용 데이터로 전환하는 과정 자체가 고난도 작업이기 때문이다. AI를 위한 데이터 정제 과정은 단순 전처리를 넘어 개인정보 비식별화, 유해 정보 필터링, 저작권 검증 등을 포함한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양보다 이를 실제 학습 가능한 수준으로 가공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더 큰 변수라고 보고 있다. 특히 다음의 커뮤니티와 공론장 데이터는 일부 서비스가 이미 종료된 만큼, 데이터 보존 상태와 활용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데이터가 어떤 형태로 저장돼 있는지, AI 학습에 적합한 품질로 정제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인수 이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용자 신뢰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커뮤니티 게시물이 AI 학습 과정에 활용되고, 그 결과가 모델에 장기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거부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약관 동의 여부와 별개로, 데이터 활용 범위와 목적에 대한 투명한 고지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티센인포유 이종복 대표는 "커뮤니티 데이터는 구조적으로 정제 품질이 낮을 수밖에 없고, 이를 보완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정제 작업을 거친다고 해도 결과 품질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일정을 고려하면 10개월은 결코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포털 기반 AI 서비스 실험장 확보 효과 업계는 데이터 확보 못지않게, 포털이라는 거대 서비스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포털을 소유할 경우 AI 검색, 뉴스 요약, 커뮤니티 자동화 등 다양한 생성형 AI 기능을 외부 제약 없이 적용하고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실증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이용자 반응과 로그 데이터가 다시 모델 개선으로 이어지는 강화학습 루프를 자체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의 본질은 기술 고도화 자체보다, 포털이라는 사용자 접점을 통해 AI 모델을 자유롭게 시험하고 개선할 수 있는 운용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복 대표 역시 "그동안 B2B 중심이었던 업스테이지에 B2C 접점 확보는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다음은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실험하고 대중의 반응을 즉각 반영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업스테이지의 AI 기술력과 다음의 사용자 기반이 결합하면, 일상 속에서 AI를 가장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IPO 밸류업 겨냥한 재무적 판단, 수익 모델은 과제 재무적 관점에서 이번 인수는 IPO를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분석도 많다. 업스테이지는 기술력에 비해 매출 규모가 작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업계에서는 연간 약 3천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다음을 품을 경우, 단기간에 외형을 키워 기업가치를 조 단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전문가는 "서비스 시너지와 함께 IPO 밸류업 효과를 노린 측면이 크다"며 "AI 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는 스토리는 투자자 설득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성형 AI 검색이 광고 수익을 잠식할 수 있다는 구조적 딜레마는 여전히 남는다. AI가 검색 결과를 요약·답변 형태로 제공할수록 이용자 클릭이 줄어들고, 이는 포털 광고 수익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업스테이지가 기술 고도화와 기존 수익 모델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이번 인수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그는 "AI를 붙인다고 자동으로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음을 통해 기술 혁신과 매출, 이용자 경험을 동시에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2.02 13:42남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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