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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블록체인 인재 채용…디파이·RWA 본격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탈중앙화금융(DeFi)과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관련 인재 채용에 나섰다. 가상자산 전문 외신 비인크립토는 15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가 블록체인 아키텍처를 총괄할 시니어급 엔지니어를 채용 중이라고 보도했다. 링크드인에 게시된 채용 공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해당 직무의 핵심 업무로 디파이와 토큰화를 명시했다. 채용 인력은 보안과 규제를 준수하면서 블록체인 솔루션을 설계·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통 금융권의 규제 요건과 디지털자산 산업을 연결하는 기반 인프라를 만드는 작업이다. 디파이와 RWA 토큰화는 가상자산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디파이 프로토콜과 RWA 토큰화 프로젝트의 총예치자산(TVL)은 합산 1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채용 공고에는 이더리움과 폴리곤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뿐 아니라, 하이퍼레저와 캔톤 등 기관용 프라이빗 블록체인 네트워크 활용 경험도 명시됐다. 모건스탠리가 퍼블릭 체인의 유동성과 확장성을 활용하는 동시에, 프라이빗 원장을 통해 기관 거래에 필요한 보안성과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채용은 모건스탠리가 추진 중인 디지털자산 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상반기 온라인 브로커리지 플랫폼인 'E트레이드'를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거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번 채용을 두고 디지털자산 산업이 단순 시범 프로젝트나 파일럿 단계를 넘어,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용 서비스·상품 개발 단계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한다.

2026.02.16 11:59홍하나 기자

국내 유튜버 3만 5000명, 평균 연소득 7100만원

유튜버와 같은 1인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가운데 소득세를 신고한 사업자의 연간 평균 수입이 7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4년 귀속분 1인 미디어 창작자 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유튜버는 3만 480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총수입은 2조 4714억원으로 집계돼 1인당 평균수입은 약 7100만원 수준이다. 주업종을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또는 '미디어 콘텐츠 창작업'으로 신고한 사업자의 종합소득세 신고 금액을 기준의 통계다. 유튜버 신고 인원은 2020년 9449명에서 2021~2022년 1만명대, 2023년 2만명대를 거쳐 2024년에는 3만명대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수입도 약 5651만원에서 7100만원 수준으로 약 25.6% 늘었다. 수입 분포에서는 상위권과 하위권 격차가 뚜렷하며 양극화가 확인됐다. 2023년 종합소득금액 기준 상위 1%에 해당하는 348명은 총 4501억원을 벌어 1인당 평균 약 12억 9339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2020년 평균 7억 8085만원보다 약 70% 증가한 수치다. 상위 10%인 3480명도 총 1조 1589억원을 신고해 1인당 평균 3억 3302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하위 50%인 1만 7404명의 총수입은 4286억원으로, 1인당 평균 수입은 약 2463만원 수준이다.

2026.02.16 10:26박수형 기자

설 연휴, 지친 심신 달래줄 '힐링 게임' 3선

2026년 병오년 설 연휴가 시작됐다.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잠시, 장거리 이동과 명절 준비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연휴 기간 동안 잠시나마 일상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경쟁 요소를 배제하고 시각적, 청각적 편안함을 강조한 '힐링 게임' 3종을 선정했다. 마음의 먼지까지 닦아내는 몰입감, '언더스티드' 크래프톤 산하 5민랩이 개발한 '언더스티드'는 '청소'라는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용자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먼지 쌓인 낡은 물건을 닦고 복원하는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제공되는 고품질의 사운드와 시각 효과가 ASMR과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 단순한 반복 작업이 주는 몰입감은 잡념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실패나 시간제한이 없어 이용자가 자신의 호흡대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물건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과정은 이용자에게 성취감과 더불어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복잡한 조작 없이 마우스나 터치만으로 진행이 가능해 평소 게임을 즐기지 않는 이용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반려견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 '마이 리틀 퍼피' 드림모션이 개발한 '마이 리틀 퍼피'는 반려동물과의 애틋한 서사를 담아냈다. 게임은 강아지 천국에 머물던 웰시코기 '봉구'가 주인을 마중 나가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경쟁이나 전투보다는 탐험과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췄으며, 강아지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동물들과 교감하며 퍼즐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이 게임은 사막, 설산, 해변 등 아름답게 구현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강아지의 여정을 통해 이용자에게 정서적 유대감을 전달한다. 자극적인 콘텐츠 대신 동화 같은 스토리와 연출을 통해 명절 증후군으로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려인들에게는 깊은 공감을, 일반 게이머에게는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는 평이다. 풍성한 콘텐츠로 꽉 채운 모험, '오구와 비밀의 숲' 싱크홀스튜디오의 '오구와 비밀의 숲'은 귀여운 캐릭터와 방대한 즐길 거리를 동시에 잡은 어드벤처 게임이다. 인기 이모티콘 캐릭터 '아기 오구'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200개 이상의 맵을 탐험하며 퍼즐을 풀고, 큐브를 수집하는 과정을 그린다. 동화풍의 2D 그래픽과 전투 스트레스 없는 구성이 특징이다. 단순한 힐링을 넘어 파고들 요소가 충분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지난 2025년 12월 출시된 신규 DLC '겨울 축제 대소동'은 게임의 볼륨을 한층 강화했다. 해당 업데이트를 통해 '겨울축제섬'이라는 새로운 지역과 45종의 맵이 추가됐으며, 사라진 촌장을 찾는 새로운 스토리 라인이 더해졌다. 풍성한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용자들에게 적합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6.02.16 08:14정진성 기자

"휴머노이드 안전기준 만든다"…ISO 국제표준 논의 본격화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국제표준 제정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두 발로 균형을 유지하는 구조 특성상 전원이 차단되거나 제어 오류가 발생할 경우 로봇이 쓰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낙상 위험이 핵심 안전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캐롤 프랭클린 미국자동화협회(A3) 표준개발 총괄이사는 최근 휴머노이드 테크콘에서 "동적 안정 산업용 이동 로봇에 대한 신규 ISO 안전표준을 개발 중"이라며 "2028년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A3는 미국에 본사를 둔 자동화 산업 분야 대표 무역협회다. 로봇과 머신비전·이미징, 모션제어·모터, 인공지능(AI) 등 자동화 기술 전반을 아우르며 산업계 표준 개발과 정책 협력, 국제표준기구(ISO) 및 ANSI 체계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회원사와 파트너를 다수 보유해 로봇 안전·인증 논의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으로 평가된다. 프랭클린 이사는 "표준은 자발적 산업 합의에 기반한 국제적 공통 규칙"이라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개발 단계부터 표준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글로벌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ISO 표준은 투명성과 개방성, 이해관계자 간 합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며 "한 번 제정되면 각국이 자국 표준으로 채택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국가 간 재설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랭클린 이사가 속한 ISO 기술위원회 TC299(로보틱스)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하는 새로운 안전표준 프로젝트(ISO 25785-1)를 출범시켰다. 이 표준은 이른바 '동적 안정 산업용 이동 로봇'을 대상으로 한다. 관련 논의는 TC299 산하 작업반(WG12)이 주도하고 있다. 그는 "휴머노이드 정의에 대해 업계 합의가 쉽지 않다"며 "팔과 다리 개수, 바퀴 유무 등 형태가 다양해 특정 형상으로 한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ISO는 휴머노이드뿐 아니라 이족보행·사족보행 로봇, 균형 유지형 이동로봇 등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쓰러질 수 있는 '동적 안정형' 로봇을 하나의 범주로 묶어 안전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프랭클린 이사는 "정적 안정 로봇은 전원이 꺼져도 넘어지지 않지만, 동적 안정 로봇은 지속적으로 균형 제어가 필요하다"며 "전원 상실 시 발생할 수 있는 낙상 위험 등 새로운 안전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표준 작업은 작년 5월 공식 승인됐다. 현재 17개국 12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작년 7월 미국 보스턴, 10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이어 최근 서울에서 세 번째 회의가 열렸다. 프랭클린 이사는 "프로젝트는 36개월 개발 일정에 따라 2028년 5월경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표준 개발 세계에서는 빠른 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 안전표준이 각각 존재하지만, 휴머노이드는 그 경계에 위치해 있다"며 "이번 표준은 기존 3691-4(무인 산업용 운반차), 13482(서비스 로봇) 등과 중복되지 않도록 범위를 정밀하게 설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랭클린 이사는 "표준은 법이 아니지만 시장이 사실상 준수하도록 만든다"며 "고객이나 규제기관이 인증을 요구하면 기업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ISO 표준은 최소 5년마다 재검토돼 기술 변화를 반영한다"며 "휴머노이드 기업은 제품 개발 초기부터 안전 아키텍처와 인증 전략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최근 신설된 '휴머노이드 로봇 데이터셋' 작업반(WG16)에 대해서도 "AI 기반 휴머노이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데이터 기준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경쟁이 단순 기술력에서 표준·인증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표준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이사는 "국가 간 표준이 일치하면 기업은 재설계 없이 여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국제표준 참여는 곧 시장 접근 전략"이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ISO 안전표준이 산업 생태계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26.02.16 07:49신영빈 기자

AI스페라 '크리미널 IP', SIEM 선두 IBM 보안 제품과 연동

글로벌 사이버 보안기업 AI스페라(AI SPERA, 대표 강병탁)는 자사의 AI 기반 위협 인텔리전스(CTI) 플랫폼 '크리미널 IP(Criminal IP)'가 글로벌 보안 운영 플랫폼 'IBM 큐레이더 SIEM(QRadar SIEM)' 및 '큐레이더 SOAR(QRadar SOAR)'와 연동을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SIEM(Security Information and Event Management)은 기업이나 기관의 보안 로그를 수집·분석·관제하는 통합 보안 관리 시스템이고, SOAR(Security Orchestration, Automation and Response) 보안 오케스트레이션·자동화·대응 플랫폼으로 보안 사고 대응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번 연동을 통해 크리미널 IP의 외부 위협 인텔리전스는 IBM 큐레이더의 탐지·조사·대응 워크플로우에 직접 통합됐고, 세계 보안 팀은 SOC(보안운영센터) 운영 전반에서 악성 활동을 보다 빠르게 식별하고 대응 우선순위를 효과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보안 운영 환경에서는 수많은 보안 알림이 발생하더라도, 실제 위협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외부 조회와 수작업 분석이 필요했다. 이로 인해 대응이 지연되거나 우선순위 설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크리미널 IP'와 IBM '큐레이더' 연동은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며, '알림 중심 보안'에서 '판단·대응 중심 보안'으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보안 담당자는 별도의 도구 전환 없이도 위험도가 높은 이벤트를 빠르게 식별하고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다. 이번 연동은 '크리미널 IP'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보안 운영 환경에서도 즉시 활용 가능한 위협 인텔리전스 기준을 갖췄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IBM '큐레이더'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 조사 기준으로 수년간 세계 SIEM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해온 대표적인 보안 운영 플랫폼으로, 기업과 공공기관 전반에서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AI스페라는 이러한 글로벌 보안 운영 표준과의 연동을 통해, 크리미널 IP가 특정 조직이나 시장에 한정된 도구가 아니라 글로벌 SOC 운영 흐름과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인텔리전스 플랫폼임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번 연동이 향후 해외 고객 및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시장 확장을 위한 중요한 신뢰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적으로 이번 연동은 보안 운영 과정 전반에 위협 판단과 대응을 자동화·단순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안 담당자는 기존 보안 운영 환경을 벗어나지 않고도, 외부에서 실제 관측된 위협 맥락을 기반으로 이벤트 위험도를 빠르게 판단하고 대응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수작업 분석 부담을 줄이고, 사고 대응 과정 전반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병탁 AI스페라 대표는 “이번 연동은 현대 SOC 환경에서 알림의 양보다,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크리미널 IP는 글로벌 보안 운영 플랫폼과의 실질적인 연동을 통해, 보안 담당자들이 운영 복잡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대응 효율성과 판단 신뢰도를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15 13:51방은주 기자

"웨이퍼 이송로봇 20년…DD 기술로 글로벌 톱 정조준"

라온로보틱스가 '세미콘코리아 2026'에서 감속기를 제거한 다이렉트 드라이브(DD) 기반 진공로봇을 공개하며 글로벌 반도체 이송 로봇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김원경 라온로보틱스 대표는 12일 전시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회사의 핵심은 반도체 웨이퍼 핸들링 솔루션"이라며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웨이퍼 이송 한 길 20년…라인업 완성" 라온로보틱스는 20년 이상 반도체 웨이퍼 이송 로봇을 개발해온 기업이다. 진공 환경에서 웨이퍼를 공정 챔버(PM)로 이송하는 트랜스퍼 모듈(TM)용 로봇이 주력이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미국·일본 기업들과 경쟁하며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주요 장비 업체들과 협업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 상위권 반도체 장비 기업 가운데 일부와 협력을 진행 중이며, 해외 라인에서의 대체 적용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기업과 정면 경쟁하려면 이 정도 제품 라인업은 갖춰야 한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본격적인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속기 뺀 진공 로봇…'저진동·저파티클' 이번 전시의 핵심은 감속기를 제거한 DD 모터 기반 진공 로봇이다. 기존 반도체 이송 로봇은 서보모터와 감속기 구조를 사용해왔지만, 감속기에서 발생하는 미세 진동이 웨이퍼 슬립이나 파티클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라온로보틱스는 감속기를 제거하고 모터를 직접 구동하는 구조를 적용했다. 또한 별도의 마그네틱 씰 없이도 진공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김 대표는 “반도체 핵심 공정은 기본적으로 진공 상태에서 이뤄진다”며 “진공 환경에서 바로 구동 가능한 구조로 설계해 공정 안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진동 저감은 곧 파티클 감소로 이어진다. 웨이퍼가 핸들 위에서 미세하게 미끄러지는 현상을 줄이고, 위치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4암 개별구동…글로벌 3~4곳만 가능한 기술" 라온로보틱스의 또 다른 주력 제품은 4개의 암과 핸드를 각각 독립 구동하는 '벡트라 Q' 시리즈다. 좌우를 동시에 보정할 수 있어 택타임을 단축할 수 있고, 일부 공정 모듈이 멈춰도 다른 암으로 대응 가능한 구조다. 김 대표는 "개별 진공 4암 구조를 구현할 수 있는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3~4곳 수준"이라며 "구조 설계와 특허 장벽이 높다"고 강조했다. 라온로보틱스는 기존 동축 구조 대신 개별 구동 방식을 채택해 자체 특허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똑똑해졌다…이제는 '손'이 중요" 라온로보틱스는 반도체 외 분야로도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자동화 시장과 이를 위한 로봇 핸드 개발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로봇의 지능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로봇이 충분히 똑똑해졌다"며 "제조업에 적용하려면 결국 작업이 가능한 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 손과 동일한 5지 구조가 아니라도, 제조·바이오 현장에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3~4지 구조의 핸드를 구상 중이다. 현재 대학과 협업해 개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톱이 목표…이제는 확장 단계" 최근 사명을 '라온로보틱스'로 변경한 배경도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년 가까이 로봇을 해왔지만 시장에서는 우리가 로봇 회사인지 잘 몰랐다"며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가장 큰 축은 여전히 반도체 웨이퍼 핸들링"이라면서도 "바이오 자동화와 로봇 핸드는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신제품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준비를 마쳤다"며 "올해는 매출과 수익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02.15 09:48신영빈 기자

"자율주행차 맞아?"...웨이모, '문 닫는 알바' 쓴다

웨이모가 자율주행 차량의 문을 닫아주는 대가로 배달 플랫폼 기사들에게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운영상의 변수가 드러난 것이다. 미국 CNBC와 IT 매체 매셔블 보도에 따르면, 음식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 소속 기사들 사이에서 최근 이색적인 업무 제안이 공유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가장 미친 오퍼(The craziest offer)'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여기에는 약 9분 거리의 웨이모 자율주행차로 이동해 차량 문을 닫아주면 11.25 달러(약 1만6000원)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차량은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완전 무인 시험 차량으로,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안전 규정상 주행을 재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모의 모회사 알파벳은 CNBC에 “현재 미국 애틀랜타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시험 운행 중”이라며 “무인 프로그램 특성상 현장에서 즉각 물리적 조치를 취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차량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경우 인근 도어대시 기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이 문 닫힘 문제로 멈추면 근처에 있는 배달 기사에게 알림이 전송되고, 기사가 현장에서 문을 닫아주면 차량은 다시 정상 운행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웨이모는 향후 출시될 차량에는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장치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도입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역별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애틀랜타에서는 도어대시 기사들이 해당 업무를 맡고 있지만,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로드사이드 지원 플랫폼 혼크(Honk) 이용자들에게 이 역할이 배정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혼크 이용자는 웨이모 차량의 문을 닫는 작업으로 최대 24 달러(약 3만5000원)를 지급받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례는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예상치 못한 물리적 변수까지 완전히 제거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센서와 소프트웨어로 도로를 달리는 시대이지만, 완전 무인 체계가 안착하기까지는 운영 과정에서의 보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6.02.15 09:10백봉삼 기자

[박종성 피지컬 AI⑥] AI기본법 시행..."안전은 규제 아닌 무기"

2026년 1월 22일, 대한민국 산업계 역사에 굵직한 한 획을 긋는 거대한 법적 이정표가 세워졌다. AI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하고 우리 사회가 이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게 뒷받침하는 모법(母法), 즉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새로운 법 조항이 하나 늘어났다는 사실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동안 신기한 기술로서, 그리고 기업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만 여겨지던 인공지능이 비로소 대한민국의 국가 법 체계 안으로 들어와 권한과 그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지닌 하나의 '사회적 실체'로 공식 인정받았음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수년간 우리 기술 혁신은 법이라는 울타리가 없는 황무지에서 이루어졌다. 일단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고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수습하는, 이른바 '선(先) 허용, 후(後) 규제'라는 자유롭지만 불안한 기조 아래 위태로운 성장을 이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인공지능기본법 시행과 함께, AI 관련 기술은 이제 명확하게 그어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체계적인 지원과 보호를 받는 동시에, 오작동이나 윤리적 문제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성숙기에 접어들게 됐다. 하지만 법이 시행되고 약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산업 현장을 감도는 공기는 희망찬 기대감보다는 짙은 당혹감과 혼란에 가깝다. 마치 예고 없이 바뀐 시험 범위를 받아 든 수험생들처럼, 기업들은 바뀐 규칙에 적응하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순히 모니터 속에 갇혀 있는 챗봇이나 이미지 생성 AI 기업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강철과 회로로 이루어진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인간의 실제 삶의 공간으로 들어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피지컬 AI' 분야의 기업들은 유독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소프트웨어 오류는 업데이트로 수정하면 그만이지만, 육중한 로봇의 오작동은 돌이킬 수 없는 물리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급한 규제인가, 필연적인 선점인가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금 전 세계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AI 전쟁 중이다. 글로벌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요 선진국들은 자국의 AI 개발 속도를 단 0.1초라도 높이기 위해 기존에 있던 규제마저 과감히 철폐하거나 유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급박한 전시 상황에서, 우리가 남들보다 앞서 엄격한 'AI 기본법'을 시행하는 것은 자칫 한창 달려 나가야 할 국내 산업의 발목을 스스로 잡는 '자발적 족쇄'가 되지 않겠느냐는 비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남들은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데, 우리만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라는 요구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감정에 치우친 우려를 잠시 거두고, '피지컬 AI'가 가진 냉정한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피지컬 AI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 온 그 어떤 IT 시스템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모니터라는 안전한 유리벽 뒤에 머무는 가상 세계의 존재라면, 피지컬 AI는 그 유리벽을 깨고 나와 인간이 먹고, 자고, 일하는 물리적 생존 공간으로 직접 침투하는 실체적 존재다. 생각해 보라. 챗봇이 답변을 틀리면 단순히 정보를 수정하면 그만이지만, 100kg이 넘는 물류 로봇이나 배달 로봇이 판단 착오를 일으키면 그것은 곧바로 사람의 신체적 부상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진다. 그만큼 피지컬 AI가 우리 삶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과 잠재적 위험의 무게는 과거의 소프트웨어 AI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겁고 엄중하다. 따라서 단지 시기상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 인간의 안전을 위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피지컬 AI의 개발과 운영에 관한 엄격한 안전 규정을 제정하고 실행하게 될 것임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지금 당장은 규제가 짐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이러한 안전 규정을 꼼꼼히 살피고 제품의 DNA에 안전을 녹여낸 기업일수록, 향후 전 세계적으로 규제 망이 촘촘해지는 시점에 경쟁자들은 겪어야 할 해외 수출의 걸림돌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다. 나중에 닥쳐서 제품을 뜯어고치는 비용보다, 지금의 기준을 맞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효율적인 전략이다. 이것은 우리가 이미 경험한 성공 방정식과도 같다. 전 세계인들이 왜 'K-푸드'에 열광하는가? 단순히 맛이 좋아서가 아니다. 한국의 먹거리는 제조 과정이 위생적이고, 성분이 안전하며,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전 세계적인 '신뢰'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은 깐깐한 국내 식품 안전 기준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이것이 오늘날 K-푸드 수출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됐다. 피지컬 AI도 마찬가지다. 이제 규제를 단순히 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나 관료주의적 족쇄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것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최소한의 '품질 확보 가이드라인'이자, “한국산 로봇은 안전하다”라는 '증표'로 바라보는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하다. 안전은 규제가 아니라,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 '고영향 인공지능', 스스로 증명해야 할 안전의 무게 이번 인공지능기본법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장치는 바로 '고영향 인공지능(High-impact AI)' 판단 가이드라인이다. 이는 기업들이 그동안의 수동적인 태도를 버리고, 자사가 만든 기술이 사회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다. 과거 규제 방식이 정부가 위험한 제품을 콕 집어 “이것은 위험하니 규제에 따르라”고 지정하는 '하향식'이었다면, 고영향 AI 판단 가이드라인은 사업자가 법이 정한 기준을 보고 “우리 제품은 위험할 수 있으니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스스로 신고하고 확인하는 '상향식' 체계로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마치 세금을 납부할 때 국세청이 고지서를 보내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소득이 있는 사람이 스스로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 시스템과 비슷하다. 규제의 무게중심 또한 대폭 이동했다. 과거 AI 규제 논의가 주로 알고리즘이 특정 성별이나 인종을 차별하지 않는지(공정성), 학습 데이터에 개인정보가 섞여 있지는 않은지(프라이버시)와 같은 '소프트웨어적 윤리'에 머물러 있었다면, 인공지능기본법은 그 시선을 실세계의 '물리적 안전'과 '국민 생명 보호'로 과감하게 확장했다. 법은 생명이나 신체, 혹은 사회적 안전에 직접적이고 밀접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AI를 '고영향 AI'로 정의한다. 그리고 이를 명확히 가려내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교한 '2단계 판단 체계'를 제시한다. 첫 번째 단계는 '영역' 확인이다. 내 AI 기술이 에너지 공급, 먹는 물 생산과 공급, 보건 의료, 교통, 금융, 교육, 고용, 공공 안전, 출입국 관리, 복지 등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11대 핵심 영역에서 사용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만약 이 영역에 속한다면,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 '위험의 중대성'을 평가해야 한다. AI가 수행하는 기능이 완전 자동화되어 있는지, 시스템이 오작동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지 등 5가지 요소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피지컬 AI는 대부분 고영향 AI 범주에 포함될 운명이다. 공사 자재를 나르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 위험한 건설 현장을 누비는 사족보행 로봇 개, 의사를 대신해 환자의 환부를 절개하는 수술 보조 로봇을 생각해 보라. 이 기계들의 오작동은 단순히 불쾌한 경험을 주는 차원이 아니라, 사람 뼈가 부러지거나 생명을 잃는 치명적인 인명 피해로 직결된다. 따라서 피지컬 AI 기업들은 그 어떤 소프트웨어 기업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안전성 확보 의무와 입증 책임을 지게 된다. 하지만 법이 족쇄만 채우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합리적인 '예외 조항'도 열려 있다. 만약 설계 단계부터 AI가 독단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도록 사람이 최종 결정권을 가지거나, 위험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치(Human-in-the-loop)를 확실하게 마련한다면, 고영향 AI로 지정되더라도 규제 부담을 상당 부분 완화 받을 수 있다. 결국 이제 기업들에게 안전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단순히 로봇이 얼마나 빠르고 힘이 센지를 자랑하는 '성능 경쟁'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기획 단계부터 규제 요소를 꼼꼼히 따지고, 인간의 개입과 통제권을 어떻게 설계도에 녹여낼지 고민하는 '전략적 설계(Safety by Design)'를 시작해야 한다. 규제 데스밸리: 입증 책임의 무게 피지컬 AI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과정은 소프트웨어 AI보다 훨씬 가혹하다. 물리적 충돌 테스트나 환경 변화에 따른 반응 데이터 수집에는 막대한 비용과 전용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증 책임은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제 데스밸리'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이에 정부는 규제의 완충 지대를 마련했다. 법 시행 초기 기업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최소 1년 이상의 계도 기간'을 운영하며, 타 법령에 따른 안전 조치를 이미 이행한 경우에는 인공지능기본법상의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간주하여 중복 규제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정부 역할은 단지 기업을 감시하고 규제하는 '심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새로운 법이 넘기 힘든 거대한 장벽이 되지 않도록, 그 벽을 안전하게 넘을 수 있는 사다리를 놓아주고 실질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조력자'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추진 중인 '디지털 트윈 선도사업' 및 '실증랩' 구축이 바로 이러한 정부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현실 세계를 컴퓨터 속에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트윈'을 구현한다. 기업들은 로봇을 실제 도로에 내보내기 전, 이 가상 공간에서 로봇 주차 시스템이나 지하 물류 배송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혹은 예상치 못한 사고 위험은 없는지 무한한 횟수로 '사전 리허설'을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이 검증된 피지컬 AI 도시 운영 표준 모델을 정립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된다. 정부는 AI 혁신 인프라의 수도권 편중 현상을 타파하고, 디지털 혜택을 전국으로 확장하는 '초광역 AX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지역 AX R&D 실증 거점' 사업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각 권역(전북, 동남, 호남, 대경)이 보유한 고유의 산업적 DNA와 AI 기술을 결합하는 데 방점을 둔다. 이는 기업들이 연구실이 아닌 실제 산업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상용화 단계를 앞당길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테스트베드' 전략이다. 각 권역은 다음과 같은 특화된 임무를 수행하며 대한민국 AI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다. 전북권은 농생명 기반의 '피지컬 AI'와 지능형 소프트웨어인 '이음터'를, 동남권은 제조 현장의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거대 행동 모델(LAM)'을 실증하며 산업 지능화를 선도한다. 동시에 호남권은 에너지와 모빌리티의 완전 자율화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대경권은 서비스 로봇과 바이오를 융합한 '인간 조력형 AI'의 기술 표준을 정립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거점의 본질은 기업이 홀로 짊어지기 힘든 '안전 입증 책임'을 공공 인프라가 함께 분담하는 데 있다. 단순히 테스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현장에서 수집한 날것의 데이터를 국가 표준에 맞춰 정제하고 해당 기술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공인 안전성 지표'를 산출한다. 이는 국가가 기업의 리스크를 직접 나누어 가짐으로써 피지컬 AI 산업의 진입 장벽을 근본적으로 낮추고 민간의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실천적 약속이다. 검증을 넘어선 실질적 지원책 많은 사람이 '법'이나 '규제'라는 단어를 들으면 기업 활동을 옥죄는 족쇄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번 2026년 시행된 인공지능기본법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법이 단순한 규제 일변도의 통제 장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히려 이 법은 안전을 담보한 기업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몰아주는, '규제'만큼이나 '진흥'에 강력한 방점을 찍고 있는 산업 육성책에 가깝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법 제24조 등에 명시된 '공공 조달 우선 구매 제도'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아무리 혁신적인 피지컬 AI 제품을 만들어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받기 일쑤다. 이때 정부가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라면 우리가 가장 먼저 사주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팔아주는 수준을 넘어, 정부 공공기관이 초기 고객이 되어줌으로써 기업이 가장 힘겨워하는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있게 돕는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법적 인센티브다. 피부에 와닿는 재정적 지원 또한 구체적이고 파격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기술을 도입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망설이는 수요 기업들에게 최대 2억 원 규모의 현금성 지원인 'AI 바우처'를 지급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내 돈을 들이지 않고도 최신 AI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고, 공급 기업 입장에서는 확실한 매출처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국세청은 혁신적인 AI 중소기업들이 세금 문제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세무조사 유예와 같은 파격적인 세정 지원을 제공해 온전히 기술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결국 정부의 이러한 전방위적 지원 사격은 규제를 단순히 기업을 옭아매는 '통제 수단'이 아니라, 통과하기만 하면 확실한 보상이 주어지는 '제품 품질 보증서'로 기능하게 만든다. 안전 규제를 충실히 지킨 기업은 정부가 공인한 안전한 기업이 되고, 이 타이틀은 공공 시장 진출과 세제 혜택이라는 날개를 달아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글로벌 표준을 향한 K-피지컬 AI 차별화 대한민국의 인공지능기본법은 겉으로 보기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 법안으로 꼽히는 EU의 'AI Act'와 궤를 같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의 생명이나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고위험'으로 분류하고 집중 관리하는 '위험 기반 접근법'이라는 큰 틀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산업의 현실을 반영한 매우 정교하고 유연한 '한국식 전략'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EU는 AI 기술을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간주하고, 엄격한 사전 규제를 들이대는 방식을 택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전 세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몰수하는 등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해 기업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반면, 한국은 '규제'보다는 '진흥'에 무게중심을 두는 '혁신 우선' 기조를 채택했다. 갓 태어난 AI 산업이 규제라는 무거운 갑옷에 짓눌려 성장판이 닫히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우리 법은 기업들이 바뀐 제도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계도 기간'을 두어 처벌을 유예하고, 제재 수위 또한 유연하게 설정하여 기업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렇다고 해서 안전 기준을 느슨하게 푼 것은 결코 아니다. 고영향 AI에 부과되는 투명성 공개 의무나 안전성 확보 기준은 미국이나 유럽이 요구하는 '글로벌 표준'의 높이와 정확히 맞추어져 있다. 이는 매우 고도화된 전략적 포석이다. 국내 규제를 충실히 준수한 기업이라면, 별도의 복잡한 준비 과정 없이도 까다로운 유럽이나 미국 시장의 문턱을 자연스럽게 넘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규제 상호운용성(Regulatory Interoperability)'이라 부른다. 즉, 한국의 AI 안전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곧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프리패스 여권'을 손에 쥐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공지능 안전연구소'를 설립해 국가 차원의 검증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다듬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이 스스로 안전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국가가 나눠지고, 공신력 있는 기관이 “이 기술은 안전하다”라고 보증을 서주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노력의 최종 목표는 분명하다.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한국산 AI(K-AI)는 혁신적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가장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다”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것이다. 안전은 이제 규제가 아니라, K-AI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신뢰 자산이 될 것이다. 안전은 혁신을 완성하는 최후의 열쇠 인공지능기본법 시행으로 맞이한 이러한 변화 국면은, 대한민국 피지컬 AI 산업 입장에서 결코 위기가 아닌 '한 번 더 도약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진정한 적은 규제 그 자체가 아니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이기 때문이다. 그간 법적 공백 속에서 안갯속을 걷듯 불안감을 안고 사업을 이어온 기업들에게 이 법은 불투명성을 걷어내고 시장 내 공정한 경쟁을 가능케 하는 '명확한 규칙'이 되어준다. 규범이 확립된 경기장에서 비로소 선수들이 부상의 우려를 떨치고 전력으로 질주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제 기업들이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제품을 다 만들어놓고 나중에 안전장치를 덧붙이는 구시대적 방식과 결별해야 한다. 기획 단계의 설계도면에서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설계에 의한 안전(Safety by Design)' 철학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정부가 깔아놓은 실증 인프라를 지렛대 삼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용산의 디지털 트윈이나 각 지역의 실증 랩에서 로봇을 굴리며 실제 환경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국가가 공인하는 '안전 성적서'로 변환해야 한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신뢰를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또한, 기업에는 기민한 전략적 움직임이 요구된다. 현재 정부가 쏟아내고 있는 다양한 지원 사업과, 새로운 시도를 가능케 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가용한 자원을 선점하고, 제도의 혜택을 챙기는 영리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안전은 더 이상 혁신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 아니다. 오히려 까다롭고 정교한 한국의 규제를 완벽하게 준수한 경험은, 훗날 더욱 거센 규제 장벽이 세워질 글로벌 시장에서 'K-피지컬 AI'의 가치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품질 보증서'가 될 것이다. 정부의 세심하고 실질적인 지원과, 기업의 책임감 있는 혁신 노력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로봇과 인간이 안전하게 공존하는 진정한 인공지능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 필자 박종성은... LG CNS AI&최적화컨설팅 리더다. LG그룹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15년간 조선·철강·해운·항만·전자·화학·배터리 섹터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고객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LG CNS Entrue 컨설팅 산하 AI 전문 조직인 최적화/AI그룹 그룹장을 거쳐, 현재는 AI·양자·로봇 등 미래 '게임 체인저' 산업 기술 근간이 되는 '수학적최적화(Mathematical Optimization)' 분야에서 컨설팅팀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 현장에서 피지컬 AI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면서, 향후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세계 경제 질서를 어떻게 재편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연세대학교와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를 졸업했다. LG인화원, 부산대, 인하대 등에서 AI/최적화, 문제 해결 방법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피지컬 AI 패권 전쟁'(아래 사진) '혁신은 왜 실패하는가?'(2026년 'SERI CEO 비즈니스 북클럽' 선정, 아래 사진) 'Enterprise IT Governance, Business Value and Performance Measurement' 등이 있다. 이와 더불어 영어와 일본어로 쓰인 좋은 책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기는 일도 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아마존 사람들은 이렇게 일합니다' (2021년 '세종도서 학술 부문 우수 도서' 선정), '누구나 쉽게 시작하는 AI, 수학적최적화' '기묘한 과학책' 등 다수가 있다.

2026.02.14 19:48박종성 컬럼니스트

[박형빈 교수 AI와 윤리⑫·끝] 공존과 인간 번영...책임의 시대로 진입

1. 속도의 문명에서, 신뢰의 문명으로 우리는 지금 '더 빠른 기술'의 시대를 지나 '더 깊은 책임'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업무를 보조하는 도구에서 진화해 인간의 판단·감정·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인지적 공간을 재구성하고 때로는 그 과정을 대체한다. 이는 생산성과 효율의 문제를 초월해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고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곧 문명의 운영체계(OS)-을 다시 쓰는 일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피지컬 AI를 통해 한층 심화하고 확장된다. AI가 '말하는 인터페이스'에 머물던 단계를 지나, 이제는 도로와 가정, 공장, 돌봄 현장이라는 '물리적 세계의 행위자'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최근 '행위자형(Agentic) AI'가 빠르게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는 현상은 우리로 하여금 이를 더욱 실감하게 한다. 예컨대 오픈클로(OpenClaw) 같은 오픈소스 에이전트 생태계는 AI가 대화로 조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며, 필요하면 로컬 PC·웹·메신저 환경에서 실제 작업 흐름을 이끄는 '실행 주체'로 기능하게 만든다. 나아가 어떤 사례에서는 에이전트가 물리적 행동이 필요한 단계에서 인간을 '고용'해 심부름·조사·현장 업무까지 위임하는 플랫폼 형태로 확장되기도 했다. 이때 AI는 더 이상 콘텐츠를 생성하는 존재가 아니라, 권한을 배분하고 행위를 촉발하는 존재가 된다. 2. 행위자로 전환된 AI, 책임은 어디에 설계되는가 여기서부터 AI의 영향은 정보·추천·요약의 차원을 넘어, 충돌·상해·재산 피해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결과를 동반할 수 있다. 책임 역시 '누가 오답을 냈는가'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구조적 질문으로 이동한다. 즉 ▲누가 이 행위를 가능하게 설계했는가?(모델·로봇·서비스의 설계자와 운영자는 어떤 안전장치를 사전에 내장했는가) ▲누가 행동의 범위를 정했는가?(AI가 어디까지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는가) ▲어떤 데이터와 목표가 이 행동을 유도했는가?(학습·최적화 기준이 인간 안전과 복리를 우선했는가) ▲어느 플랫폼이 이를 배포하고 확산시키는가?(접근성·추천·자동화 기능이 위험을 증폭시키지는 않는가) ▲누가 현장에서 '최종 통제권'을 갖는가?(중단 버튼, 인간 승인, 책임 있는 감독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는가)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개발자·제조사·운영사·사용자 중 책임 배분은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가) ▲어떤 정부·감독 기관이 무엇을 기준으로 허용했는가?(사전 인증·감사·사후 조사 체계는 충분한가) ▲피해가 발생했을 때 회복과 구제는 어떻게 보장되는가?(보험·배상·재발 방지 의무가 제도화되어 있는가) 이들 질문은 'AI가 위험하다'는 단순 경고가 아니라, AI가 행위자로 전환되는 순간 반드시 필요해지는 책임의 좌표다. 즉, 기술의 성능을 논하기 전에, 그 기술이 어떤 조건에서 행동하고, 어떤 방식으로 통제되며 어떤 경로로 책임이 귀속되는지부터 먼저 합의해야 한다. 따라서 AI 시대의 핵심 쟁점은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를 넘어 '피해가 발생했을 때 책임은 어디에 귀속되는가'로 이동해야 한다. 독일 철학자 한스 요나스(Hans Jonas)는 '책임의 원칙(The Imperative of Responsibility)'에서 '미래 세대의 인간다운 삶이 지속 가능하도록 책임 있게 행위하라'고 촉구했다(Jonas, 1979/1984). AI 시대의 윤리는 바로 이 요청에서 시작된다. 기술의 속도가 인간의 숙고와 성찰을 앞지르는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뒤늦은 제동이 아니라, 사전에 설계된 책임이다. 왜냐하면, 사후적 규제만으로는 이미 기술이 초래한 비가역적인 정신적·사회적 손상을 회복할 수 없으며, 책임 기준이 전제되지 않은 기술의 힘은 결국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맹목적인 위협으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속가능한 AI(Sustainable AI)와 신뢰 가능한 AI(Trustworthy AI) 그리고 궁극적으로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Inclusive AI)'를 향한 가장 확실한 출발점은 책임을 먼저 '구조화'하는 것이다. 3. 지속가능한 AI: 세계는 왜 '신뢰'를 조건으로 삼는가 최근 각국의 정책적 기조를 '규제'라는 단일한 프레임으로 환원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축소하는 것이다. 이는 기술의 잠재력을 억누르기 위한 차단막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AI 발전과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정교한 '제도적 건축'에 가깝다. 2024년 제정된 EU AI법(EU AI Act)은 이러한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European Commission, 2024a). 이 법은 AI를 잠재적 위험 수준에 따라 세밀하게 분류하는 '위험 기반 접근'을 채택했다(European Commission, 2023). 특히 고위험(High-Risk) AI에 대해 엄격한 사전 적합성 평가와 투명성·책임 의무를 강제한 것은(Regulation (EU) 2024/1689)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기술은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는 새로운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미국에서 2025년 12월, 42개 주 법무장관이 13개 AI 기업에 공개 서한을 발송해 '청소년 보호'와 '안전 강화'를 촉구했다는 사실이다. 서한은 OpenAI, Google, Meta, Microsoft, Anthropic, Apple, Character Technologies, Perplexity AI 등을 포함한 13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AI 챗봇이 아동 및 취약계층과 부적절한 상호작용을 하고, 일부 대화가 폭력, 입원, 살인, 자살로 이어진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James, 2025). 이는 혁신을 멈추라는 요구라기 보다, '안전과 책임 없는 확장은 사회적 허가를 얻을 수 없다'는 기준 설정이다. 법무장관들은 기업들에 2026년 1월 16일까지 16가지 안전 조치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주법 위반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Pennsylvania Office of Attorney General, 2025). 미국 각 주의 상황은 어떠한가. 최근 일부 주는 이른바 AI 동반자(AI companion) 및 정신건강 관련 AI 서비스에 대해 고지 의무, 자해·자살 위험 대응, 광고 제한, 전문직 영역 보호 등을 중심으로 규범을 구체화하고 있다. 뉴욕주는 2025년 제정된 AI 동반자 관련 법률에 따라, 2025년 11월부터 이용자에게 해당 서비스가 인공지능임을 명확히 고지하도록 요구하고, 자해 또는 자살 사고가 감지될 경우, 이를 완화·대응하기 위한 합리적인 프로토콜을 마련하도록 규정하였다(New York State Assembly, 2025). 이 법은 AI 동반자 서비스의 안전성과 투명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캘리포니아는 2025년 제정된 상원법안 SB 243을 통해 AI 동반자 운영자에게 이용자에 대한 AI 고지 의무를 부과하고, 자해·자살 관련 위험 대응 장치 및 일정한 보고 의무를 규정하였다(California State Legislature, 2025). 해당 법은 2026년 1월부터 시행중이다. 일리노이는 2025년 8월 제정된 법률을 통해, 치료(therapy) 및 심리치료(psychotherapy) 서비스에서 AI가 독립적으로 치료적 결정을 하거나, 치료적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로 내담자와 직접 상호작용하거나, 면허 전문인의 검토·승인 없이 치료적 권고나 치료계획을 생성하는 행위 등을 제한하는 규율을 도입하였다(Wellness and Oversight for Psychological Resources Act, 2025). 이는 AI가 전문직 의료·정신건강 영역을 대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이해된다. 유타는 2025년 제정된 House Bill 452를 통해 정신건강 관련 챗봇에 대해 이용자에게 AI임을 고지하도록 요구하고, 해당 챗봇을 활용한 특정 광고 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하였다(Utah Legislature, 2025). 이 법은 2025년 5월부터 효력을 발생하였다. 이처럼 미국 일부 주는 AI의 정서적·심리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영역에서, 일반 소비자 보호 차원을 넘어 고지·안전 프로토콜·전문영역 보호라는 구조적 규율을 도입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은 2026년 1월 22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유럽연합(EU)의 AI법보다 실제 전면 시행 시점이 빨라 세계 최초로 포괄적 AI 규제를 본격 적용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지만, 미국의 주별 사례(정신건강 및 AI 동반자 규제)와 비교할 때 다음과 같은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첫째, 정신건강 AI의 세부 규정 부재다. 뉴욕주가 자살 및 자해 감지 프로토콜을 의무화하고 일리노이주가 면허 없는 AI 치료를 금지한 것과 달리, 우리 법은 의료 AI를 '고영향 AI'로 포괄할 뿐 정신건강 특화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 설계 기준은 아직 미흡하다. 둘째, AI 동반자의 엄격한 고지 의무다. 타겟 광고를 금지하는 등 이용자 심리 보호를 위한 세부 조항이 보강될 필요가 있다. 셋째, 규제 불확실성 해소다. 현재 '고영향 AI'의 정의가 다소 포괄적이라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이 낮다. 이에 시행령 및 분야별 가이드라인을 통해 전문 영역 보호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 규제와 제도의 정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법은 사회적 합의의 최소한을 규정할 뿐, 기술이 인간의 내밀한 삶 속으로 파고들 때 발생하는 미묘한 '존재론적 변화'까지 포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규제가 '안전장치'라면, 그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실제 삶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라는 실존적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 이제 시선은 집단 도덕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법전을 넘어, AI가 물리적 실체를 입고 우리의 안방과 거실, 그리고 아이들의 책상 위로 들어오는 '생활 세계'로 향해야 한다. 4. 공존의 현실: 도구적 유용성을 넘어 관계적 행위자로 우리 일상은 이미 거대한 실험실이다. 자율주행 차량이 도로를 점유하고, 돌봄 로봇이 노인의 말벗이 되며, AI 비서가 가정의 대소사를 관리하는 풍경은 더 이상 미래학자의 상상이 아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기술의 '물리적 현전'이다. 화면 속에 갇혀 있던 AI가 로봇과 사물의 형태를 입고 우리 곁에 섰을 때, 그것은 단순한 자동화 기기가 아니라 자율성을 지닌 '준(準) 행위자'로 격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권한의 미세한 이동을 수반한다. AI는 운전자의 판단을 보조하는 것을 넘어 핸들의 통제권을 쥐고, 부모를 대신해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가족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결정을 내린다. 즉, 공장에서의 생산성 도구가 가정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의 관리자로 변모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세 가지 층위의 윤리적 딜레마와 마주한다. 첫째는 자율주행이나 로봇의 오작동이 초래할 수 있는 '물리적 안전'의 문제다. 둘째는 AI 동반자와의 애착 형성이 인간관계를 대체하거나 왜곡할 수 있는 '정서적 영향'이다. 셋째는 판단과 선택의 과정을 AI에 끊임없이 위탁함으로써 발생하는 '인지적 의존'이다. 이제 핵심 질문은 'AI를 허용할 것인가'라는 추상적 당위의 문제를 넘어섰다. AI는 이미 우리의 도로와 가정, 학교와 병원에 들어와 있다. 따라서 남은 과제는 배제의 선택이 아니라 조건의 설계다.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2026년 다보스 포럼(Davos Forum)에서 AI를 우리 사회에 진입하는 '수백만의 디지털 이민자(AI Immigrants)'에 비유했다. 그는 '이번 이민자들은 연약한 배를 타고 오는 인간이 아니라, 우리보다 법률을 잘 작성하고, 우리보다 거짓말을 더 잘하며, 비자 없이 빛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수백만 개의 AI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AI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대체하고, 모든 국가의 문화를 완전히 변화시키며, 심지어 종교와 로맨스까지 바꿀 것이라고 지적했다(Harari, 2026). 5. 교육과 공명의 복원: 미래 세대를 위한 AI 설계 원칙 앞서 우리는 AI가 도구를 넘어 '준(準) 행위자'로 전환되었으며, 이에 따라 책임의 구조를 사전에 설계해야 한다고 논했다. 또한 각국의 입법 동향은 신뢰를 기술 확장의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법은 최소한의 안전선을 긋지만,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사유의 방식, 관계의 형식, 세계와 맺는 태도-까지 대신 설계해 주지는 못한다. 독일의 사회학자 하르트무트 로자(Hartmut Rosa)는 현대 사회를 '사회적 가속화'의 체제로 진단하며, 그 결과 인간이 세계와 살아 있는 관계를 맺는 '공명(resonance)'의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osa, 2019). 공명은 인간이 세계에 응답하고 동시에 세계로부터 응답을 받는 상호적 관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AI의 즉답성은 기다림과 숙고, 시행착오와 사유의 시간을 단축시킨다. 이는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인간 고유의 성찰적 능력을 침식할 위험을 내포한다. 따라서 미래 세대를 위한 AI 설계는 AI '활용 능력 향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히려 어디까지를 위임하고, 어디서부터는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가를 구분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기술 친화성이 아니라, 기술과의 거리를 조절하는 능력이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설계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첫째, 아동·청소년의 발달 단계에 부합하는 '아동 중심 설계'다. 인지적·정서적 취약성을 고려한 인터페이스, 반복적 AI 고지, 유해 상호작용 차단 장치 등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 둘째, '사유 보존'의 원칙이다. AI는 정답을 즉시 제공하는 기계가 아니라, 질문을 더 깊게 만들고 사고를 촉진하는 보조자로 기능해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 AI는 사고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확장하는 도구로 위치 지어져야 한다. 셋째, '인간 최종 통제'의 원칙이다. 모든 중요한 판단-특히 도덕적·법적 책임이 수반되는 결정-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승인과 감독 아래 있어야 한다. 넷째, '책임의 가시화'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로그 기록, 설명 가능성, 사후 감사 가능성을 내장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고 발생 시 책임이 추적 가능하고, 제도적 신뢰가 유지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본질 회복이다. 기계가 답을 제시하는 시대일수록, 교육은 깊이 읽기, 치열한 토론, 성찰적 글쓰기를 통해 인간 고유의 사유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미래 세대의 번영은 AI 없이도 얼마나 깊이 사고하고 타인과 공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6. 인간 번영은 자동화되지 않는다 AI와의 공존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인간이 판단의 과정을 점진적으로 포기하는 '위임된 사고'다. 기술은 효율을 제공하지만, 책임까지 대신 떠맡지는 않는다. 판단을 외주화할수록 결과에 대한 책임은 흐릿해지고, 사회에는 '조용한 책임 공백'이 형성된다. 그렇다면 이제 남는 질문은 하나다. 우리는 어떤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 AI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의료를 정밀화하며, 복잡한 계산을 대신 수행할 것이다. 그러나 편리함은 결코 인간다움을 대체하지 못한다. 인간 번영의 핵심은 다음 네 가지에 달려 있다. 즉, ▲사유의 깊이를 유지하는 능력 ▲타인과 공명하는 관계적 역량 ▲행위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는 주체성 ▲기술을 통제하는 윤리적 용기 등이다. 기술은 자동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번영은 결코 자동화되지 않는다. 번영은 오직 설계된 책임 위에서만 축조되며, 교육을 통해 유지되고, 제도를 통해 보호되며, 깨어 있는 개인의 성찰을 통해 비로소 실현된다. AI와의 공존은 기술적 적응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문명의 항로를 결정하는 윤리적 기획이며, 인간이 스스로 '사유하는 주체'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실존적 물음이다. 우리가 책임의 구조를 선제적으로 세우지 않는다면, 기술의 속도는 윤리의 속도를 추월하여 우리를 통제 불가능한 궤도로 이끌 것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우리가 기술에 대한 맹신 대신 신뢰를 설계하고, 기계적 속도 대신 인간적 공명을 복원하며, 사유의 주체성을 끝내 지켜낸다면 AI는 인류를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인간 번영은 자동화된 알고리즘의 결과값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끝까지 책임을 설계하고, 치열하게 사유하기를 멈추지 않는 고단하지만 위대한 용기 속에 있다. ◆ 박형빈 서울교육대학교 윤리학과 교수는....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미국 UCLA 교육학과(Department of Education) 방문학자 -서울교육대학교 교육전문대학원 에듀테크전공·AI인문융합전공 교수 -서울교육대학교 신경윤리·가치AI융합교육연구소 소장

2026.02.14 18:38박형빈 컬럼니스트

[AI는 지금] "인류 통제 벗어날 수도"…세계 석학들이 보낸 적색 경보

인공지능(AI)이 수학 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준의 추론 능력을 갖추고, 스스로 도구를 활용해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단계로 진화했다.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사이버 공격 자동화, 생물학 무기 제조 지원, 인간 통제 상실의 실존적 위협도 있다. 이에 전 세계 석학들이 모여 "이익보다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2026 국제 AI 안전 리포트'는 AI 패권 경쟁 속에서 인류가 지켜야 할 안전장치의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의장을 맡아 집필을 주도했다. '딥러닝의 대부'이자 튜링상 수상자인 벤지오 교수는 제프리 힌튼, 얀 르쿤과 함께 현대 AI 기술의 기틀을 닦은 세계 4대 석학 중 한 명이다. 그는 작년 9월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한국의 AI 정책 자문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벤지오 교수가 이끄는 이번 보고서에는 100명 이상의 국제 전문가가 참여했다. 유럽연합(EU)·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제연합(UN)을 포함한 30개국 이상 국가 및 국제기구 추천 인사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위원단의 지원을 받아 공신력을 더했다. "AI, 인간 속이고 스스로 훈련 감지"…구체화된 위험들 보고서에 따르면 최신 범용 AI는 박사급 과학 지식을 습득하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전 세계적으로 매주 7억명 이상이 최첨단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PC 보급 속도를 능가하는 수치다. 보고서는 악의적 사용, 오작동, 시스템적 위험을 AI의 3대 위협으로 꼽았다. 특히 보고서는 AI가 사이버 공격과 생물학적 무기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격자들은 AI 모델을 이용해 침입 과정의 80~90%를 자동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러스 실험실 프로토콜 문제 해결에서는 오픈AI 등 모델이 전문가의 94%를 능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통제 상실 징후도 포착됐다. 실험 환경에서 일부 AI 모델은 자신이 테스트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감시를 회피하거나 데이터를 조작하려는 기만적 행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선 넘으면 개발 중단"…안전장치 부각 글로벌 AI 기업들도 안전장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5년 기준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딥마인드 등 12개 주요 기업이 '프론티어 안전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거나 업데이트했다. 해당 프레임워크에는 AI 모델이 생물학 무기 제조를 돕거나 자율적으로 복제하는 등 특정 위험 임곗값을 넘을 때 즉시 개발을 중단하거나 보안 수준을 격상하겠다는 '조건부 약속' 등이 담겼다. 완벽한 단일 방어책이 없다는 점을 인정한 '다층 방어' 전략도 강조됐다. 정책 입안자들에게는 '증거의 딜레마'가 난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AI 기술은 급변하지만 위험성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피해가 발생한 뒤에야 나타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확실한 증거를 기다리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선제적인 안전 조치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보고서 결과는 오는 19~20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열리는 'AI 임팩트 서밋' 논의의 핵심 자료로 활용되어 전 세계적인 대응책 마련에 기여할 예정이다. 벤지오 교수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기술적 변혁이 될지도 모르는 AI에 대한 집단적 이해를 높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2026.02.14 09:57이나연 기자

마이크론, AI 수요 겨냥한 서버용 PCIe 6.0 SSD 양산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이 서버·데이터센터용 PCI 익스프레스 6.0 SSD 양산에 돌입했다. AI 확산으로 초고속 데이터 처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반 스토리지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마이크론이 공개한 9650 SSD는 PCI 익스프레스 6.0 규격을 적용한 서버용 SSD 중 가장 먼저 나온 제품이다. 최대 읽기·쓰기 속도를 이전 규격 제품 대비 최대 두 배 끌어올렸다. 마이크론은 9650 SSD가 대량생산 단계에 들어가 주요 제조사와 AI 데이터센터 고객사 검증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단 이는 서버용 제품이며 일반 소비자용 PCI 익스프레스 6.0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PCI-SIG, 2022년 1월 PCIe 6.0 규격 확정 PCI 익스프레스는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NVMe SSD와 AI 가속기 등 PC·서버 주요 부품을 빠르게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이를 관리하는 곳은 Arm, AMD, 퀄컴, 엔비디아, 인텔, 델테크놀로지스 등 PC와 서버, 반도체 업계 주요 관계사 1천여 개 이상이 참여한 표준화 단체인 PCI-SIG다. PCI-SIG는 2022년 1월 각 회원사 의견 수렴을 거쳐 PCI 익스프레스 6.0 규격을 최종 확정했다. 신호 전송 방식을 바꿔 1개 레인(PCI 익스프레스 데이터 전송 경로)당 전송 속도를 최대 8GB/s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PCI 익스프레스 4.0(2GB/s) 대비 네 배, PCI 익스프레스 5.0(4GB/s) 대비 두 배 향상된 것이다. 16개 레인을 모두 활용하면 초당 최대 128GB/s를 전송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나 서버의 병목현상 제거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크론, 지난해 발표 후 1년 반만에 상용화 마이크론은 2024년 8월 FMS 2024에서 PCI 익스프레스 6.0 기반 SSD 개발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이후 1년 반이 지난 올 2월부터 제품 대량생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13일(현지시간) 공개한 9650 SSD는 E1.S, E3.S 등 서버 규격 제품이며 PCI 익스프레스 6.0 레인 4개와 마이크론 TLC(3비트) 낸드 플래시메모리로 구성됐다. 최대 읽기 속도는 28GB/s, 최대 쓰기 속도는 14GB/s로 현재 판매되는 PCI 익스프레스 5.0 기반 NVMe SSD의 두 배 수준이다. 9650 프로는 저장된 데이터를 읽는 작업에 중점을 뒀고 최대 용량은 30.72TB다. 9650 맥스는 읽기와 쓰기가 모두 중요한 제품 대상이며 최대 용량은 25.6TB다. 작동시 발생하는 열을 식힐 수 있는 냉각 옵션은 공랭식, 수랭식을 모두 지원한다. 차세대 SSD, 데이터센터 중심 성장 전망 마이크론은 "9650 SSD 출시를 통해 고성능 스토리지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데이터 이동 구조가 AI 워크로드의 핵심 요소가 되는 미래로 업계가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단 마이크론을 포함한 주요 SSD 제조사는 일반 소비자용 PCI 익스프레스 6.0 SSD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호 전송을 제어하기 까다로워 생산 원가가 높고 성능을 온전히 이끌어 낼 용도가 아직까지 미비하기 때문이다. PCI 익스프레스 5.0 SSD는 2023년 3분기부터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 나왔지만 발열과 전력소모 문제로 보급이 더뎠다. SSD 컨트롤러 시장을 양분하는 대만 팹리스인 파이슨과 실리콘모션이 작년 상반기부터 저전력 컨트롤러를 공급하며 이 문제가 해결됐다. PCI 익스프레스 5.0 제품의 성장 여지도 여전히 남아있다. 주요 제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일반 소비자용 SSD 시장에서 PCI 익스프레스 5.0 제품 비중은 약 5% 내외다. 새 규격 기반 제품 투입보다는 기존 시장 확대가 더 쉬운 상황에서 신제품 개발과 출시를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2026.02.14 09:49권봉석 기자

플랜티넷, 지난해 영업익 33억원...전년比 52%↑

플랜티넷이 인공지능(AI) 기반 유해 콘텐츠 차단 서비스 확산을 토대로 9년 연속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플랜티넷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456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24%, 52% 증가했다고 13일 공시했다. 회사는 2017년 이후 9년 연속 매출 성장을 이어가며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자회사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의 투자 펀드 관련 지분법평가손실 약 24억원이 반영돼 19억원을 기록했다. 플랜티넷은 주력 사업인 AI 기반 유해 콘텐츠 차단 서비스의 안정적 매출 증가, 자회사 플랜티엠의 디지털 매거진 구독 플랫폼 '모아진'의 고성장이 실적 상승을 이끈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만·베트남종속회사를 중심으로 증가하는 해외 지역 내 콘텐츠 필터링 수요도 흡수하며 안정적으로 해외 매출을 확보 중이다. 국내도 도박·마약 등 유해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무선통신사업자의 차단 수단 설치 의무화가 확대되면서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다. 디지털 매거진 플랫폼 모아진은 AI 기반 영상형 표지 광고 기술, KT 알뜰폰 요금제, 삼성전자 갤럭시 AI 구독클럽, SKT T데이 등 주요 통신·디바이스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전 세대 사용자층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출시 1년 반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했으며 정적 이미지 기반의 기존 잡지 표지를 동적 영상 광고로 전환하는 기술을 통해 광고주 브랜드 노출 효과를 극대화했다. 자체 AI 기술을 적용한 번역·챗봇 기능 등 사용자 경험 강화 작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광고 영상 3편은 누적 800만 뷰를 기록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입증했다. 플랜티넷 관계자는 "국내 및 해외 통신사를 중심으로 유해 콘텐츠 차단 매출이 확대되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청소년 보호 정책 강화로 서비스 이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는 AI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더욱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2.14 09:43한정호 기자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신규 계승자 '다이아' 업데이트로 지표 반등

넥슨게임즈는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가 지난 6일 업데이트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반등과 이용자 호평을 이끌어냈다고 14일 밝혔다. 업데이트 직후 스팀 글로벌 최다 플레이 게임 100위권에 재진입했으며, 글로벌 매출 순위는 25위까지 오르는 등 유의미한 지표 상승을 기록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 콘텐츠인 신규 계승자 '다이아'는 깊이 있는 서사와 차별화된 전투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며 국내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시즌 2에서 적 지휘관으로 등장했던 '다이아'가 기억을 되찾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고뇌하고 계승자로 거듭나는 과정은 고품질 시네마틱 영상과 맞물려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또한 '근접전 특화'라는 명확한 콘셉트와 스타일리시한 전투 방식은 기존 캐릭터와 다른 손맛을 제공하며, 파티와 솔로 플레이 양쪽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여 밸런스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다이아'의 어머니이자 에피소드의 또 다른 주인공인 '글레이'의 밸런스 조정 역시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핵심 콘셉트인 '광폭화'가 강화되고 신규 모듈이 추가되어 성능이 최적화됐으며, 이에 따라 '다이아' 출시에 쏠린 이용자들의 관심이 더욱 증폭됐다. 신규 및 복귀 이용자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 전략도 돋보였다. 마스터리 랭크 12 이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부스트 패스'는 미션 완료 시 핵심 장비와 재화를 제공해 빠른 성장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출석 이벤트와 미션을 통해 '이네즈', '얼티밋 버니' 등 핵심 계승자를 지급하고 엑스박스 게임 패스 입점을 통해 플레이 채널을 확장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용자들의 요구가 높았던 '연구' 기능을 컴패니언 앱을 통해 게임 접속 없이도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결과, 앱의 일 평균 사용자가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실질적인 편의성 향상도 이뤄냈다. 넥슨은 오는 4월까지 풍성한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3월에는 '샤렌'의 밸런스 개선과 '킬런'의 스킬 모듈 2종이 추가되며, 4월에는 '비에사' 밸런스 개선과 '이네즈'의 스킬 모듈 2종 업데이트가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4월에는 새로운 엔드 콘텐츠 '격돌 모드'의 베타 버전을 선보이며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해 5월 중 정식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새로운 던전 콘텐츠 '침투: 군단 실험실' 추가와 함께 무기 밸런스 작업, 이용자 편의성 개선도 지속할 예정이다.

2026.02.14 09:25정진성 기자

[영상] 영하 20도 냉동고서 재고 관리하는 자율드론 등장

추운 냉동 창고에서 재고를 관리하며 인간 작업자의 노출 위험을 줄이는 자율 드론이 등장해 주목되고 있다고 과학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이 최근 보도했다. 미국 코버스 로보틱스는 산업용 냉동고와 같이 열악한 창고의 재고 관리를 위해 설계된 자율 드론 시스템을 출시했다. '코버스 원 포 콜드체인'이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영하 20도의 저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영하의 환경에서 사람이 직접 재고를 확인할 필요가 없도록 해준다. 냉동 창고 작업은 일반적으로 특수 보호 장비, 짧은 근무 시간, 엄격한 노출 제한을 요구해 인건비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된다. 코버스 로보틱스는 작업자가 일상적인 재고 확인을 위해 냉동고에 들어갈 필요성을 없애 작업자의 안전을 높이고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냉동 창고 시설은 서리, 공기 흐름, 결로 및 눈부심으로 인해 기존 센서 및 스캐닝 시스템의 성능이 저하돼 재고 관리 자동화에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 드론은 저온 환경에서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됐고 창고 인프라를 변경하지 않고도 비행 안정성과 바코드 정확도를 유지한다. 재키 우 코버스 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의 로봇 플랫폼은 냉동 환경에서 자율 항공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운용하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의 드론을 연속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큰 공학적 도전 과제”라고 밝혔다. "서리, 눈부심, 기류 및 극한의 온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이 자율성과 정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열 관리, 센싱, 비행 안정성 및 온보드 인식 기능을 재설계해야 했다"고 밝혔다. 냉동고용 코버스 원은 낮은 온도에도 초점과 노출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산업용 바코드 스캐너를 사용해 바코드가 흐릿하거나 손상된 경우에도 안정적으로 라벨을 캡쳐할 수 있다. 또, 드론은 주변 환경 조건에 따라 스캔 매개변수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동시에 냉동고 통로 내부의 강한 공기 흐름에 대응하여 비행을 안정화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은 이미 실제 상업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다. 미국 최대 식료품 유통업체인 크로거는 현재 냉동 시설에서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동 재고 조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영하의 환경에서 재고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타 많은 자동화 시스템과는 달리 이 드론은 기존 창고 레이아웃이나 작업 흐름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 드론은 일반 작업과 함께 자율적으로 비행하며, 송풍기의 공기 흐름과 문 작동에 적응하면서 재고 데이터를 계속해서 수집한다.

2026.02.14 09:09이정현 미디어연구소

[비욘드IT] "취미용 장난감에서 경쟁자로"...바이브 코딩 vs 클로드 코드, 무엇이 달랐나

지난해 초 등장한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개발 방식을 예고했지만, 개발자를 돕는 보조 도구나 흥미로운 취미용 수준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가 단순 코드 생성 단계를 넘어 실무 업무 전반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요 소프트웨어(SW) 기업 주가 변동성과 함께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는 이런 인식 전환의 핵심 원인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부상을 지목하고 있다. 통제가 불가능에 가까웠던 기존 바이브 코딩과 달리 코드 안정성, 감사 가능성, 권한 통제 체계 확보 등 기업 환경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개발자 수준으로 갖췄다는 평이다. "하지 말라고 11번 외쳤지만..." 바이브 코딩의 한계 지난해 바이브 코딩은 자연어로 요구사항을 설명하면 거대언어모델(LLM)이 소스 코드를 생성해 주는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프로토타입 제작이나 개인 프로젝트에서는 빠른 개발 경험을 제공해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코드 품질과 보안 문제, 유지 보수 능력의 한계 등으로 인해 기업 환경에서는 '신기한 장난감' 혹은 '보조 도구' 수준에 머문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상당수 개발자는 이를 프로토타이핑 도구로만 인식했고 핵심 시스템 적용은 꺼렸다. 신뢰성 문제는 실제 사례에서도 드러났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커뮤니티 '사스트(SaaStr)' 창립자 제이슨 렘킨은 최근 AI 코딩 도구 '레플릿(Replit)' 사용 중 발생한 사고를 공개하며 바이브 코딩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렘킨에 따르면 레플릿은 테스트 과정에서 버그를 감추기 위해 가짜 데이터를 생성했고, 단위 테스트 결과까지 조작하는 환각 증세를 보였다. 더 큰 문제는 사용자가 "코드를 절대 수정하지 말라"고 대문자로 11번이나 강조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실제 운영 데이터베이스를 삭제했다는 점이다. 자연어 기반 코드 생성은 편리했지만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하고 통제 범위 안에서만 행동한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운영 데이터, 배포 환경, 보안 시스템처럼 리스크가 큰 영역에서는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 자체가 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알아서 판단하고 고치는 에이전틱AI...코드 생성 넘어 전방위 관리 바이브 코딩은 세션 단위 대화에 의존해 맥락이 끊기면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일관성을 보장하기 어려웠다. 반면 에이전틱 AI 기반 서비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며 '통제 가능한 자율성'을 보여주고 있다. 저장소 전체를 읽고 변경 이력을 추적하며 작업 범위를 명확히 제한하는 구조를 전제로 설계해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대표적으로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는 명령줄과 IDE 통합 기능을 통해 코드베이스를 직접 분석하고 편집하며 멀티스텝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틱 코딩 도구로 설계됐다. 단순 코드 생성이 아니라 코드 탐색, 디버깅, 자동 커밋까지 포함하는 실무적 작업 수행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이어 선보인 '클로드 오퍼스 4.6'은 '적응형 사고(Adaptive Thinking)' 기능을 도입했다. 모델이 문제 난이도를 스스로 판단해 추론 강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질의에는 빠르게 응답하고, 복잡한 작업에는 더 많은 연산을 투입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등 보다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다. 앤트로픽 측은 "모델이 답을 내놓기 전 계획 단계부터 작업을 구조화한다"며 "복잡한 작업과 단순 작업을 구분하고 특히 대규모 코드베이스 환경에서 안정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 코드 생성이 아니라, 코드 이해와 구조 분석, 작업 분해까지 포함하는 전 과정의 지원을 의미한다. 같은 날 공개한 오픈AI의 코딩 에이전트 'GPT-5.3-코덱스' 역시 같은 흐름에 있다. 오픈AI는 초기 버전 모델을 활용해 자체 학습 과정 디버깅, 배포 관리, 테스트 및 평가 진단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모델이 개발에 활용되고 다시 그 결과를 개선하는 순환 구조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모델이 모델을 개발하는 특이점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단순 도구 넘어선 대체자"...SW 업계 혁신 강요 이 변화는 단순 자동완성이나 코드 추천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분석이다. AI가 개발자의 입력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도구를 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작업을 계획하며, 오류를 수정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자율적 실행 단위'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개발 커뮤니티에서는 "AI가 코드 한 줄을 쓰는 단계를 넘어 개발 프로세스 자체를 관리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시장 역시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세일즈포스 등 주요 SW 기업 주가가 20% 이상 하락하고 투자자는 에이전틱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SaaS)과 인력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단순 생산성 향상을 넘어 비용 구조와 역할 분담의 재편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위기감이 확산되는 중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테크 리더들은 개발자들에게 역할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코드를 작성하는 능력보다 AI 에이전트의 '적응형 사고' 수준을 조절하고 전체 시스템을 설계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미국 테크 인플루언서인 프라임아젠은 "우리는 지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종말'이 아니라 '상품화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의 종말'을 목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기반 1인 창업 선구자인 피터 레벨스(Pieter Levels)는 엑스를 통해 "바이브 코딩 시절에는 코딩을 몰라도 된다고 했지만, 에이전트 시대에는 오히려 시스템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며 "AI가 짠 코드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감독하는 'AI 매니저'로서의 역량이 생존의 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2.13 17:42남혁우 기자

[AI는 지금] AI가 일자리 줄인다더니 연봉 11억?…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몸값 급등, 왜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기술 신뢰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인재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각 기업들이 시장과 사회의 신뢰를 선점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스토리텔링 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 유치 경쟁에 본격 나선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제품·기술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 채용공고에서 최대 77만5000달러(약 11억1700만원)의 연봉을 내걸었다. 오픈AI는 미국 본사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총괄 자리에 38만7000~43만 달러(약 5억5800만~6억2000만원)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리드 자리에 25만~35만 싱가포르달러(약 2억8500만~3억9900만원)를 제시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미국 본사에서 일할 '고객 마케팅 리드' 채용을 위해 연봉 조건을 20만~25만5000달러(약 2억9000만~3억6800만원)를 내세웠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지난 5일(현지시간) 연봉 11만4000~18만8500달러(약 1억6400만~2억7200만원)을 조건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채용공고를 올렸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AI·머신러닝 분야 커뮤니케이션과 제품 메시지·미디어 스토리 작성 능력을 갖춘 시니어 매니저 자리에 연봉 19만1400~28만8000달러(약 2억7600만~4억1500만원)을 제시했다. 커뮤니케이션 조직 강화와 함께 모델 품질을 높이기 위한 창작 인력 확보도 병행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AI 스타트업인 xAI는 챗봇 그록 훈련을 위해 최근 채용 페이지에 '작문 전문가(Writing Expert)' 공고를 게시했다. 소설·시나리오·저널리즘·의학 저술·시 등 12개 이상의 장르에서 최고 수준의 저술을 평가·개선·창작하는 역할을 맡길 계획으로, 보수는 시간당 40~125달러(약 5만8000원~18만1500원)로 책정됐다. 이처럼 빅테크들이 나선 것은 생성형 AI를 둘러싼 신뢰성 논란과 맞물려 있다. 최근 저품질 콘텐츠 확산, 허위 정보 생성, 딥페이크와 개인정보 침해 우려 등 부작용이 이어지면서 AI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설명 능력까지 요구받고 있어서다. 또 규제 당국의 감독이 강화되는 환경에서 기업 철학과 제품 방향성을 일관되게 전달하는 역량이 시장 신뢰와 직결된다는 점도 이들의 움직임을 부추겼다. 기술 경쟁의 상향 평준화도 배경으로 꼽힌다. 주요 AI 기업 간 모델 성능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면서 단순 성능 비교만으로는 차별화를 설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을 산업과 사회 맥락 속에서 해석하고, 고객·투자자·정책 당국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은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복잡한 기술을 이해 가능한 언어로 구조화하는 작업이 전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업계에선 생성형 AI 확산 이후 기업의 설명 책임이 한층 무거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맞춰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조직을 확대하거나 대외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경영진 직속으로 재편하고 있다. 단순 홍보를 넘어 위기 대응, 정책 대응, 산업별 메시지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AI 기업이 모델 고도화를 위해 최고 수준의 작가와 저널리스트를 채용하는 사례도 이 같은 변화의 연장선이다. xAI는 소설·저널리즘·학술 저술 등 각 분야 최상위 경력자를 모집해 모델 평가와 개선 과정에 참여시키고 있다. 이는 서사 구조와 맥락 이해, 표현의 정교함 같은 고급 창작 역량을 AI에 반영하려는 시도로, 기술 고도화 과정에서도 인간의 해석 능력이 중요한 자원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술 이해를 기반으로 산업별 서사를 설계하고 규제 환경과 사회적 쟁점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복합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며 "점차 AI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기술 개발과 더불어 이를 해석하고 설명하는 기능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에 맞춰 일각에선 인문계 학생을 대상으로 데이터·AI 리터러시와 실무 경험을 결합하는 체계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전공 경계를 넘는 융합 교육과 현장 중심 훈련이 정착될 경우 인문계 인재의 역할은 기술 해석과 전략 커뮤니케이션 영역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반복 업무를 대체하더라도 기술의 의미를 설명하고 사회적 신뢰를 설계하는 일까지 자동화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의 경쟁은 기술력과 해석 역량을 함께 갖춘 조직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13 17:20장유미 기자

케이엔알시스템, 158억원 사모CB 발행 결정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은 로봇시장 선점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158억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사회 결의를 거쳐 158억원 규모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자금 조달은 케이엔알시스템이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 단행하는 자본성 자금 조달이다. 주가변동에 따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률은 각각 0%와 1%다. 만기일은 2031년 2월 26일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로봇용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등 로봇기술 로드맵 핵심 기술을 순차적으로 상용화한다. 회사는 작년 개발에 착수한 슈퍼 휴머노이드를 디자인 특허를 출원하고, 올해 말 실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슈퍼 휴머노이드는 유·무인 탑승방식을 호환하는 이족보행 고하중 대형로봇이다. 다섯 손가락 로봇손과 로봇팔을 갖췄다.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로봇용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기술을 집약한 고성능 로봇팔을 탑재한다. 높이 2.5m와 폭 1.5m 크기로 설계해 가반하중(물건을 들어올리는 힘) 400kg부터 최대 600kg까지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일반에 공개된 타 휴머노이드 대비 10배가 넘는 힘을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극한 산업현장에서 작업자가 로봇에 승차해 운용하거나 작업자 없이 원격 운용 등이 모두 가능하다. 고중량물 핸들링이 필요한 산업현장은 물론 인간 접근이 어려운 고온·고방사선 등 극한 환경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만든 로봇팔과 로봇손 등 구성요소는 개별 제품화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로봇 핵심부품시장에서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로봇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완성형 로봇 시스템까지 확장할 것"이라며 "작업자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현장에서 인간 능력을 뛰어 넘어 일하는 슈퍼맨형 로봇을 개발해 세상을 안전하게 바꾸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2.13 16:58신영빈 기자

오픈AI·세레브라스 '초저지연 AI' 협업…엔비디아 의존도 낮추기 시동

오픈AI가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세레브라스와 손잡고 추론 속도를 극대화한 신규 인공지능(AI) 모델을 선보이며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오픈AI는 12일(현지시간) 세레브라스의 '웨이퍼규모엔진3(WSE-3)'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코딩 특화 경량 모델 'GPT-5.3-코덱스-스파크'를 공개했다. 이번에 출시한 모델은 복잡한 연산보다 빠른 작업 처리 속도에 중점을 뒀다. 초당 1000개 이상의 토큰을 처리해 사용자가 지연시간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초(超)저지연'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픈AI는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신 웨이퍼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칩으로 만드는 세레브라스의 독자 기술을 활용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이 방식은 연산을 수행하는 칩과 메모리 칩을 별도로 연결할 필요가 없어 데이터 이동 시 발생하는 전력 소모와 병목 현상을 줄여준다. 세레브라스는 자사 칩의 응답 속도가 기존 GPU 대비 최대 20배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오픈AI의 '탈(脫) 엔비디아' 전략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오픈AI는 지난달 세레브라스로부터 오는 2028년까지 750메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제공받는 100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엔비디아와의 불화설과 투자 축소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오픈AI는 브로드컴과도 협력해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오픈AI는 이번 협력 관련해 "세레브라스와의 파트너십에서 나온 첫 이정표"라면서도 "(엔비디아의) GPU는 여전히 우리의 훈련·추론 작업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기반"이라고 밝혔다.

2026.02.13 15:46이나연 기자

폴더블폰 '북타입' 대세 굳힌다…올 하반기 애플 가세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구조적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단순한 경기 회복 국면을 넘어 보다 지속 가능한 확장 국면으로 전환되는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폴더블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 가운데 북타입 비중은 작년 52%에서 올해 약 65%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드웨어 완성도와 사용성 개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조사들이 고부가가치 폼팩터에 대한 신뢰를 강화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반면 클램셸 폴더블은 스타일 중심 또는 엔트리 프리미엄 세그먼트 내 보완적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장 내 비중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 시장 진입이 북타입 폴더블 확산을 가속화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올 하반기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타입 폼팩터를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고서는 애플이 "멀티태스킹과 문서 열람,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된 1:1.414 비율의 와이드 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북타입 폼팩터를 채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한 폼팩터 실험이 아니라 생산성 중심 활용 사례에 초점을 둔 설계 방향이라는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의 진입은 북타입 폴더블 세그먼트 내 리더십 구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시장 전반의 확산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역시 북타입 중심 전략으로 조정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하반기 갤럭시Z폴드7 출하량이 갤럭시Z플립7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북타입 폴더블의 완성도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삼성은 애플이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폼팩터와 유사한 더 넓은 화면의 북타입 모델 출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토로라는 CES에서 첫 북타입 폴더블을 공개했고, 구글도 픽셀 폴드 라인업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공급망 환경 변화도 북타입 확대 배경으로 지목했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디렉터는 "저가 및 중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메모리 부품을 중심으로 공급 타이트 현상이 심화되면서, 대중 시장 전반의 수요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사들이 물량 확대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고부가가치 제품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북타입 폴더블은 프리미엄 사양과 높은 메모리 구성으로 평균판매가격(ASP) 확대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가치 중심 성장 전략과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카운터포인트는 폴더블 시장이 초기 도입 단계를 지나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2026년에는 실험적 시도보다 활용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2026년에는 단순히 하나의 화면을 확장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힌지를 활용해 멀티패널 기반의 작업 흐름을 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즈 리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폴더블 시장 확장의 다음 단계는 활용 사례와 가치 명확성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북타입 폴더블이 확산됨에 따라 차별화 요소는 점점 더 소프트웨어 경험과 생태계 준비도에 달려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맥락에서 애플의 시장 진입은 제조사 전략과 생태계 전반에서 북타입 폴더블로의 수렴 현상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2.13 14:34신영빈 기자

"또 실패는 없다"…구글이 AI 글래스 '킬러앱'에 카톡 찜한 이유

구글이 자사의 새 스마트 안경(AI 글래스)의 빠른 보급과 대중화를 위해 카카오를 파트너로 선정, 안경으로 메시지를 보다 쉽게 주고받는 세상이 도래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번 협업으로 구글은 차세대 기기 중 하나인 AI 글래스의 가능성을 카카오와 빠르게 확인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카카오는 구글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선점하게 됐다. AI 글래스 '쓸 이유' 필요 지난 12일 카카오와 구글은 차세대 AI 기술을 활용해 안드로이드 기기에서의 사용자 경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XR 기반의 AI 글래스용 사용자 경험과 최신 AI 기술이 접목된 안드로이드 모바일 경험을 개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구글 글래스는 2011년 공개됐지만, 대중화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당시 성능이나 완성도도 문제였지만, 매일 착용할 만큼 분명한 사용 이유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구글이 카카오와의 협업에서 '사용자 경험 개발'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는 메시지 주고받기와 통화처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사용 시나리오를 카카오톡을 통해 이미 확보한 플랫폼이다. AI 글래스 환경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는 기능 역시 메시지 확인과 음성 응답, 통화 처리 등이다. 구글 입장에서는 AI 글래스의 활용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 사례로 카카오톡이 적합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구글은 이미 젠틀몬스터, 워비파커 등 아이웨어 브랜드와 협력해 AI 글래스를 준비 중이며, 삼성전자와도 안경 형태로 플랫폼을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와의 협업은 하드웨어를 넘어 AI 글래스의 실사용 시나리오를 채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안경 쓰고 카카오톡 사용" 카카오는 구글과 함께 메시징과 통화 등 실생활과 밀접한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핸즈프리 방식과 자연어 기반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AI 글래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화면을 직접 조작하지 않고도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음성으로 응답하는 경험을 염두에 둔 설계로 풀이된다. AI 글래스 협업에서 온디바이스 AI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지연 시간이 짧아야 하고, 배터리와 개인정보 제약이 큰 AI 글래스 특성상 모든 처리를 서버에 의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온디바이스 AI 서비스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원활하게 구동되도록 구글과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출발점으로 제시된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경량 AI 모델을 활용해 디바이스 내에서 대화 맥락을 이해하고 정보를 제안하는 구조다. 이런 형태의 AI는 AI 글래스 환경에서도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구글 입장에서는 카카오와의 협업을 통해 온디바이스 AI가 실제 대규모 서비스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한계와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글래스는 기술보다 일상 활용성이 관건”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이를 시험하기에 카카오톡만 한 서비스는 없다”고 말했다.

2026.02.13 13:58안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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