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교체 없이 'AI 자율공장'으로…산단공-삼성SDS, 춘천 산단 AX 모델 제시
노후화된 공장 설비를 전면 교체하지 않고도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운영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기존 생산설비에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통신 단말을 추가하고 프라이빗 5G 특화망과 AI 분석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실시간 연결하는 방식이다. 강정아 한국산업단지공단 차장과 허필현 삼성SDS 그룹장은 8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SDS 리얼 서밋 2026'에서 춘천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 AI 전환(AX) 모델과 프라이빗 5G 특화망 활용 방안을 소개했다. 핵심은 대규모 설비 교체 없이 기존 생산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다. 설비의 가동·정지 정보와 생산량, 불량, 물류, 안전 데이터를 자동 수집해 통합 관제하고, AI로 이상 징후와 비가동 원인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생산 중단을 예방하고 설비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춘천 모델은 후평·거두·남춘천 산업단지를 하나의 서비스 구조로 연결한다. 후평산단에는 프라이빗 5G 코어망과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고, 거두산단에는 바이오 제조 서비스를 적용한다. 남춘천산단에는 물류와 산업단지 공통 서비스를 연계한다. 특히 후평산단의 5G 코어를 거두·남춘천산단이 함께 활용하는 '코어 공유형' 구조를 적용한다. 산업단지마다 5G 코어를 별도 구축하는 대신 공용 코어를 활용하고, 현장에는 기지국, 사용자평면기능(UPF), 엣지 장비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초기 구축비와 운영 부담을 줄이면서 서비스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강 차장의 설명이다. 강 차장은 거두산단의 체외진단 기업 바디텍메드 사례를 들어 현장 데이터 단절 문제를 설명했다. 이 회사 카트리지 생산라인은 28개 공정 설비로 구성됐지만, 설비 데이터가 중앙 시스템과 자동 연동되지 않아 작업자가 데이터를 수기로 기록하고 취합해야 했다. 그는 "당시 현장 설비 가동률은 약 85% 수준이었다"며 "가동률을 90~95%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설비가 언제, 어떤 이유로 멈추는지를 데이터로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단공은 센서와 통신 단말을 통해 데이터를 자동 수집하고, 이를 5G 특화망으로 관제 플랫폼에 전달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업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후평산단과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선도공장에 5G 기반을 구축하고, 발효·추출 공정에 센서와 영상 기반 서비스를 적용한다. 이후 드론·CCTV 기반 안전관제와 주문관리시스템(OMS)·운송관리시스템(TMS)·창고관리시스템(WMS)을 연계한 물류 공유 플랫폼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허필현 삼성SDS 그룹장은 제조업 AX가 로봇과 AI가 현장에서 직접 인지·판단·실행하는 '피지컬 AI'로 발전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통신 인프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봇 제어와 자율이동로봇(AMR), 무인운반차(AGV) 운영 환경에서는 통신 지연 시간이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는 '확정적 전송'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허 그룹장은 와이파이 환경의 한 공장 사례를 들어 통신 불안정이 생산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해당 공장에서는 약 3개월 반 동안 AGV와 AMR이 3초 이상 멈춘 사례가 1131회 발생했으며, 누적 지연 시간은 6000초를 넘었다. 이에 따른 생산 차질 비용은 약 33억원으로 추산됐다. 원인별로는 이동 중 접속 지점이 바뀌는 로밍 과정에서 발생한 통신 지연이 5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로밍 실패는 29%, 기타 원인은 14%로 집계됐다. 허필현 그룹장은 "순간적인 통신 지연도 후속 공정의 지연과 생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프라이빗 5G 특화망은 피지컬 AI에 필요한 실시간성, 안정성, 보안성을 지원하는 기반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