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차세대 통신·실감형 미디어 세계 시장 선도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전전자교환기(TDX), 반도체 강국 초석을 놓은 DRAM, 지금도 전세계 스마트폰 통신 방식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과 함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인터넷(WiBro), LTE, 5G·6G, 인공지능(AI), 홀로그램, 양자기술,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등등…대한민국을 일류 정상에 올려놓은 ICT는 모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비롯됐다. 최근엔 에이전트 AI를 지나 피지컬 AI로 진화 중이다. 지난 50년을 돌아보고, 향후 나아갈 미래 50년을 조망했다.[편집자주] 대전 유성구 가정로 218. ETRI 주소다. 현재 30만㎡ 위에 2,500명의 ICT 인력이 근무한다. 12개 연구동과 행정동 등 건물이 빼곡하다. ETRI가 처음 이곳에 들어선 1976년엔 산이 절반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논과 밭이던 땅이다. 비만 오면 진흙탕이어서 출퇴근도 힘들던 시절이다. 김명준 전 ETRI 원장(9대)은 "1986년 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ETRI서 행정 전산망을 연구했다.당시만 해도 건물이 3~4개가 전부였다"며 "출퇴근이 불편해 포니2 중고를 사서 타고 다녔다"고 술회했다. 당시 직원은 1,000여 명. 자가용이 100대 정도 됐던 시절이라는 것. 버스가 자주 있지도 않아, 5인승 차 한 대에 6~7명씩 끼어 타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은 "우린 저녁에 부서 회식하고 나서도 다시 연구실에 가서 일했다"며 "밤이 깊어 기숙사에 살던 동료들과 숙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술회했다. 김 전 원장은 TDX 이후 행정 전산망을 서비스하는 주전산기(타이컴) 1부터 5까지 시리즈로 개발을 전담했다. 지금의 주민등록증과 자동차 관리, 토지 관리 등의 행정망 토대가 이때 만들어졌다. 국제표준특허 1,312건 축적…지난해 92건 성과 ETRI R&D 성과는 표준특허로 얘기할 수 있다. 지난 2025년 한해만 국제 표준 제·개정 42건, 특허가 반영된 국제표준 기고서가 50건이다. 신규 표준특허 창출은 총 97건이나 된다. 누적으로는 표준특허가 1,312건, 국제표준 제정 건수가 총 264건이다. 분야도 다양하다. AI에서는 AI 알고리즘이나 AI 시험 및 검증방법, 신뢰성 평가 체계 등과 관련한 국제 특허를 확보했다.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네트워크 지능화와 자동화, 무선접속기술, 간섭 관리 등의 기술이 국제 특허에 반영됐다. 실감미디어 부분에서는 확장현실(XR)과 메타버스, 공간컴퓨팅 등에서 표준과 특허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으로 차세대 실감형 서비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료 수익도 꾸준히 증가했다. 2023년 367억원이던 것이 2024년엔 444억원, 2025년엔 502억원으로 증가세다. ETRI는 현재 국제표준화기구 의장단에 지난해 선정된 신규 의장단 22석을 포함해 총 91석을 보유했다. 심용호 사업화전략실장은 "차세대 통신기술과 실감미디어 분야에서 기술료 수익이 많이 발생된다"며 "국제표준화기구 내 리더십 확보가 미래 기술 사업화의 탄탄한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50년 기술 개발 파급효과 494조원…20년 전 대비 200조 넘게 늘어 ETRI가 지난 50년 연구성과를 경제적 파급효과로 따져보면, 494조원에 이른다. 기술 산업가치가 186조원, 시간 평가 가치가 308조원이다. ETRI 30주년이던 지난 2006년 파급효과와 비교해 풀어보면, 대표성과는 83조 6,000억원에서 316조원이 늘었다. 또 대표성과 외에서는 20조 9,000억원에서 149조 1,000억원이 증가했다. 대표기술은 CDMA와 메모리 반도체 TDX, LTE, 5G, 5G+, OLED, AMOLED 등 12개를 주로 계상했다. 지난해엔 과기정통부가 선정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9건이 선정됐다. 누적 170건이 선정됐다. 최근 7년 연속 출연연 가운데 최다 성과다. 심용호 실장은 "연구사업 평가나 기관운영 평가에서도 우수 등급으로 기술 개발 및 운영 역량을 평가받았다"고 부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