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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톡010인증 [ 문의텔레 Tway010 ] 인스타 10만 계정 가격 페이스북 계정팔아요,hUy'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870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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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적대적 공개매수 선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인수를 위해 주당 30달러의 전액 현금 공개매수를 공식 선언했다. 이는 기존에 합의된 넷플릭스의 인수 제안에 맞불을 놓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WBD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당 30달러에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제안할 예정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워너브라더스의 제작 스튜디오와 'HBO 맥스' 등 사업 부문을 720억 달러(약 106조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주당 인수가격은 27.75달러다. 파라마운트의 공개매수는 20영업일간 진행되며, WBD는 10일 이내 공식 입장을 내야 한다. 해당 기간 WBD 주주는 보유 주식을 파라마운트에 매도할 수 있다. 파라마운트가 발행주식의 51% 이상을 확보하면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 WBD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넷플릭스와의 기존 합의에 대한 제안을 변경하지 않는다”며 주주들에게 파라마운트의 제안에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러면서도 이사회는 넷플릭스와의 계약 조건에 따라 파라마운트의 제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넷플릭스 측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는 UBS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규제 승인을 완료하고 인수를 마무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만약 WBD가 파라마운트와 손을 잡을 경우 넷플릭스에 28억 달러(약 4조1천억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파라마운트는 향후 협상에서 위약금 대납이나 인수가 상향 조정 등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파라마운트의 이번 공세가 넷플릭스의 추가 제안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릭 프렌티스 애널리스트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지지를 얻기 시작한다면 넷플릭스도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12.09 09:37진성우 기자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2천여 종 완구 최대 40% 할인 판매

롯데마트 토이저러스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오는 25일까지 총 2천여 종의 완구를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고 9일 밝혔다. 먼저 글로벌 인기 브랜드 완구 레고 300여 종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행사 기간 레고 제품을 1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레고 리유저블 쇼퍼백'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캐치! 티니핑', '헬로카봇', '미니특공대' 등 주요 완구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캐치! 티니핑6' 신상품인 '다이아나핑'과 '이클립스핑'은 각 4만3천900원에 판매하며, '최강공룡 미니특공대 다이노엠퍼러'는 15만9천900원에 내놓는다. 전자게임류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닌텐도 스위치2 본체'와 '삼성SD카드 256GB'를 함께 구매 시 2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스위치 1·2 인기 타이틀 47종'은 최대 20% 할인하며 닌텐도 전자게임을 1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닌텐도 만년 캘린더'를 증정한다. 할인 행사 외에도 다양한 추가 혜택을 마련했다. 오프라인 토이저러스 매장에서 6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롯데상품권 1만원을 증정하고, 온라인 토이저러스몰에서 6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1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오는 25일까지 온·오프라인 통합 경품 이벤트를 진행해, 1등 당첨자에게는 '닌텐도 스위치2'를 증정한다. 행사 기간 토이저러스 공식 SNS에서는 댓글 참여 이벤트를 진행, 추첨을 통해 '토이저러스 5만원 상품권'을 증정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롯데마트 토이저러스는 롯데몰 광명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 등 일부 매장에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선보인다. 이영노 롯데마트·슈퍼 TRU부문장은 “완구 수요가 가장 높아지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다양한 완구를 합리적인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도록 이번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며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도 선보이는 만큼 이번 연말에는 롯데마트 토이저러스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12.09 09:35김민아 기자

에이딘로보틱스, 코스닥 상장 본격화…대표 주관사에 삼성증권

로봇용 센서 전문기업 에이딘로보틱스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하기 위해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이번 주관사 선정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한다. 특히 국내 로봇 기업 중 최초로 '로봇용 센서 부품' 기업임을 전면에 내세워 증권 시장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2019년 성균관대학교 로보틱스 이노배토리 연구실에서 스핀오프한 에이딘로보틱스는 '물리적 접촉 지능' 분야와 관련해 오랜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약 50건의 원천 특허 및 기술을 확보하며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구축해 왔다. 피지컬AI 시대에 필수적인 기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피지컬 AI의 출발점은 로봇이 실제 물리환경을 정밀하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람의 감각에 해당하는 '촉각'과 '역각' 센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이같은 핵심 감각을 로봇에 부여하는 핵심 부품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자체 기술 기반의 힘·토크 센서는 로봇의 '역각' 역할을 수행하며 정밀한 힘 제어와 안정적인 물체 핸들링을 가능하게 해 자동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외국산 대비 약 1/10 수준의 가격 경쟁력과 높은 성능을 바탕으로 현재 북미·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 15개국 400여 개 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의 손과 발 등 다양한 부위에 적용 가능한 휴머노이드 전용 힘·토크 센서를 순차 출시하며 관련 시장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미 국내외 글로벌 대기업을 포함한 주요 로봇 제조사들과 협업해 공급을 진행 중이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이러한 기술 경쟁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포스코기술투자, GS벤처스, 삼성넥스트, CJ대한통운 등 주요 전략 투자자들로부터 시리즈B 15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향후 에이딘로보틱스는 힘·토크 센서 라인업 확장과 함께,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한 로봇 자동화 솔루션, 로봇 시스템, 피지컬 AI 기반 지능 모듈 등 다양한 응용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국내 대표 로봇 핵심 부품 및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이번 IPO 주관사 선정을 통해 자본시장에서의 도약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겠다"며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피지컬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감각을 제공하는 토탈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2025.12.09 09:30신영빈 기자

"로봇이 딸기도 따네"...농촌 풍경 바뀐다

"아침에 농장에 나와보면 한쪽에 딸기 트레이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거죠. 밤새 로봇이 혼자 돌아다니면서 따놓은 딸기들입니다." 변성호 비욘드로보틱스 대표가 그리는 농장의 풍경이다. 이 회사가 만든 딸기 수확 로봇은 밤새 혼자서 농장을 돌며 딸기를 따고, 트레이를 갈아 끼우고, 일이 끝나면 충전 도킹 스테이션으로 돌아간다. 농부는 새벽 노동 대신, 아침에 나와 포장과 출하에만 집중하면 된다. 비욘드로보틱스는 지난 9월 전북 김제의 스마트팜 농가 '베리라이스'와 국내 최초로 상업용 딸기 수확 로봇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연구·시연 수준을 넘어서, 농가가 실제로 돈을 지불하고 로봇을 쓰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 달에는 충남 논산 지역 스마트팜(잠뱅이 딸기농장)에 들어갈 판매 계약도 확정했다. 농업용 수확 로봇이 한국 농업의 현실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기자는 서울 마포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해 있는 딥테크 스타트업 비욘드로보틱스를 찾아 변성호 대표에게 '피지컬 AI' 농업 혁신의 현재와 다음 단계를 물었다. "로봇으로 뭘 할까 고민하다, 가장 어려운 문제로" 비욘드로보틱스의 시작은 제조·물류 자동화 엔지니어의 오래된 고민에서 출발했다. "로봇으로 뭘 해야 할지 몇 년을 고민했습니다. 예전 회사에서 계속 물류·정밀생산 자동화를 하다 보니, 로봇이 쓰이는 현장은 너무 익숙했거든요. 그런데 우연히 전시회에서 딸기 수확 로봇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저 정도면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개발자 마인드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농업 쪽이 진심이 됐습니다." 변성호 대표와 정영훈 COO는 모두 LG전자·씨메스 출신이다. 다만 처음부터 함께 창업한 건 아니다. 변 대표가 2023년 8월 먼저 법인을 설립해 1년 만에 시드 투자와 팁스를 따냈고, 이후 씨메스 IPO까지 마치고 나온 정영훈 COO가 앤틀러코리아 창업 프로그램을 거쳐 합류했다. "창업하고 보니 코파운더가 정말 절실했습니다. 저는 기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었고, 비즈니스·전략·마케팅을 맡아줄 사람이 필요했거든요. 마침 정 이사님이 창업 프로그램에 계셨고, 로봇과 B2B 비즈니스를 잘 아는 분이라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죠." 두 사람 모두 농업과는 접점이 없었다. 주변에 농사짓는 친척도 없었다. 그럼에도 농업으로 들어간 건,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의 말이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처음엔 저희도 고민했어요. '소규모 농가가 이런 로봇을 쓸까?' 그런데 직접 만나 보니 인력난이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이런 로봇만 있으면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없으면 이제 힘들어서 못 하겠다'라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어요. 가장 어려운 문제일수록, 우리가 가진 전문성과 실행력으로 풀어낼 수 있다면 의미 있는 혁신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욘드로보틱스가 말하는 '피지컬 AI'의 철학은 명확했다.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스스로 돌아다니며 일하는 생산성 높은 무인 자동화 로봇 솔루션을 만드는 것. 사람이 없어도 실세계에서 스스로 일하고 운영되는 지능형 로봇 시스템을 만들자는 목표로 비욘드로보틱스를 시작했습니다." "제조·물류보다 훨씬 험한 곳" 로봇 엔지니어 출신에게 농업은 가장 난이도 높은 환경이다. 변 대표는 "왜 그동안 아무도 못 했는지 몸으로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제조나 물류는 로봇이 어디 있고, 집어야 할 물건이 어디 있는지 정보가 명확합니다. 주변 환경도 완전히 통제되죠. 농업은 정반대입니다. 바닥은 울퉁불퉁하고, 로봇이 돌아다니면 주변 환경이 계속 바뀌고, 딸기 모양·크기·색은 전부 다릅니다. 햇빛이 들었다 나갔다, 밤에는 또 완전히 다른 모습이고요. 딸기 한 포기에서 한 번에 10~20개씩 열매가 나오는데, 위치·깊이가 다 다르니까 로봇 입장에선 정말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딸기 수확은 특히 새벽 시간 작업이 많다. 신선도를 위해 이른 시간에 따서 바로 선별·포장 후 출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간대에 일할 사람을 구하기는 더 어렵고, 인건비도 높다. "야간 수확을 제대로 하는 로봇은 전 세계적으로도 몇 개 안 됩니다. 해외에서 개발 중인 로봇들도 영상 보면 대부분 낮에 따고 있거나, 밤에는 형광등처럼 불을 환하게 켜놓고 작업합니다. 그런데 농민들은 '그렇게 밤에 환하게 켜놓으면 생장에 안 좋다, 그건 못 쓴다'고 하세요. 그래서 저희는 팔에 극소형 저조도 조명을 달고, 필요한 지점만 비추면서 3D 비전으로 인식하는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농가가 가장 힘든 한 가지에 올인" 비욘드로보틱스는 딸기 수확 한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여러 작업을 한다는 건 매력적인 콘셉트지만, 현실 농가에서 당장 가장 절실한 건 '수확'이었어요. 농사 지으시는 분들을 만나보니, 수확 하나만 잘해줘도 로봇을 쓰겠다는 공감대가 명확했습니다." 한 가지에만 집중하려면, 그만큼 성능과 경제성을 모두 끌어올려야 한다. 비욘드로보틱스가 선택한 키워드는 '가성비'다. 여기엔 꽤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 "농민들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아도 1억 넘으면 못 쓴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투자대비수익률(ROI)을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숙련 인력을 쓰는 비용을 연 3천500만원 정도로 보고, 로봇 가격을 1.5~2년 안에 회수되도록 맞추는 게 목표였습니다." 이를 위해 비욘드로보틱스는 고가의 하이엔드 로봇팔 대신, 저가·저사양 로봇암을 가져와 소프트웨어로 커버하는 전략을 택했다. "다른 회사들은 로봇암 한 대 가격이 1천500만~2천만원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그 절반 이하 가격대의 하드웨어를 쓰면서, 대신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속도와 정밀도를 최대한 끌어올렸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분당 3~4개 따던 속도가, 지금은 팔 하나 기준 분당 7~8개 수준까지 올라왔고요. 팔 두 개를 장착하면 분당 14~16개, 숙련 인력(분당 17~20개)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정확도도 중요하다. 변 대표는 "수치 뒤에 숨지 않겠다"며 실제 현장 기준을 솔직하게 설명했다. "정확도 95%라는 건 100개 중 5개를 망가뜨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100개 중 95개를 '딴다'는 의미고, 나머지 5개는 잎 뒤에 숨어 있거나, 다른 과를 상하게 해서 딸 수 없는 위치라 아예 건드리지 않도록 한 겁니다. 실제로 떨어뜨리거나 손상시키는 과실, 그러니까 실질적인 손실률은 1% 미만입니다. 일반적인 농장 환경에서도 수확률이 85% 정도 나오는데, 농가에서는 '이 정도면 사람에 뒤지지 않는다. 이대로만 따줘도 쓰겠다'는 반응을 많이 주십니다." "사람 없는 새벽을 설계한다" 비욘드로보틱스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무인 순환'이다. 그냥 딸기만 잘 따는 로봇으로는 농가 입장에서 인건비 절감 효과가 제한적이다. "2년 동안 농가를 다니며 가장 크게 깨달은 건, '수확만 잘 하는 로봇으로는 절대 구매까지 안 간다'는 점이었습니다. 딸기를 로봇이 열심히 따도, 사람이 옆에서 계속 트레이를 갈아주고, 충전하러 옮겨줘야 한다면 인력 대체가 안 됩니다." 그래서 비욘드로보틱스는 제조·물류 자동화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전체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로봇이 농장을 자율주행하며 딸기를 수확하고, 트레이가 가득 차면, 트레이 교환용 별도 로봇 시스템 위치로 이동시킨다. 가득 찬 트레이는 한쪽에 쌓고, 빈 트레이로 자동 교환한다. 작업이 끝나면 도킹 스테이션으로 복귀해 자동 충전한다. "수확-이송-트레이 교환-작업 순환-충전까지 이어지는 완전 무인 루프를 설계했습니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지금 프로토타입만으로도 '이 정도면 지금 당장 쓰고 싶다, 구매하겠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저희가 만드는 건 단순한 과채 수확 로봇이 아니라, 사람 없는 농장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피지컬 AI 자동화 솔루션입니다." 이 무인 순환 구조의 진짜 가치는 밤에 드러난다. "딸기는 원래 밤에 따야 맛있습니다. 많을 때는 농장주들이 전날 밤부터 안 자고 새벽까지 수확을 하세요. 저희 목표는, 밤 사이에 로봇이 70~80%만 수확해줘도 나머지 20%는 다음 날 사람이 한 번 훑으면서 마무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겁니다. 아침에 농장에 나왔을 때 수확된 딸기 트레이가 쌓여 있는 경험을 한 번 해보신 농장주분들은, 삶이 바뀌었다고 느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농민이 돈 내고 쓰는 로봇" 비욘드로보틱스의 딸기 로봇은 이미 두 건의 상업 계약을 따냈다. 2천평 규모 딸기 스마트팜 전북 김제 베리라이스와 겨울 수확기 동안 최대 6개월 임대 계약을 맺었다. 충남 논산 잠뱅이 딸기농장에는 논산시 및 지역 대학과 연계해 약 7천만원 규모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김제 농가는 인스타그램이 인연이 됐다. 다른 농가 사장이 비욘드로보틱스 시연 영상을 올린 걸 보고 먼저 연락해 왔다. "올해 초부터 세 달 정도 그 농장에서 테스트를 했습니다. 처음엔 당연히 미숙했죠. 이상하게 딸 때도 있고, 속도도 느리고요. 그런데 세 달 동안 계속 현장에서 개발하다 보니, 밤에도 따고 낮에도 잘 따고, 속도도 거의 두 배 가까이 빨라지는 걸 사장님이 바로 옆에서 보신 거예요. 스타트업의 빠른 개선 속도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셨고, 그 과정에서 신뢰가 쌓였습니다." 비욘드로보틱스는 이 계약을 연구가 아닌, 진짜 상업화의 출발점이라는 데 의미를 둔다. "한국에서 '딸기를 로봇이 딴다'는 말은 10년 넘게 연구로만 존재했습니다. 농진청을 포함해 굉장히 오래전부터 시도가 있었지만, 돈을 받고 실제 농가에 공급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김제 농가와의 계약은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기술 데모를 넘어, 농가가 실제로 돈을 지불하고 싶을 만큼 신뢰받는 로봇'이 됐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충남 논산 스마트팜에 들어갈 판매 계약은 논산시·농업기술센터·지역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실증 프로젝트 성격을 띤다. 수확 로봇을 운영하면서 농업 데이터 취득과 교육·시연까지 동시에 진행한다. 여기에 더해 익산·양평·대구·천안·금산·산청·서산·홍성 등 전국 딸기 농가와는 대량 공급을 전제로 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일부 영농단지에서는 수십 대 규모 물량도 협의하고 있다. "솔직히 아직은 저희 생산 캡파가 따라가지 못해서, 일부는 계약을 고사하는 상황입니다. 프리A 투자도 준비하고 있어서 무리하게 달리기보다는, 흑자 도산만 피하자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수요들이 제대로 터지기 시작하면, 내년에는 곧바로 수십억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라고 보고 있습니다." "딸기에서 토마토·파프리카로, 데이터 기반 스마트팜으로" 비욘드로보틱스의 로드맵은 단기·중기·장기 단계로 나뉜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딸기 수확 시장 선점에 집중한다. 문의가 몰려오는 만큼, 생산 역량 확보와 제품 안정화가 시급하다. 중기적으로는 해외 진출과 작물 라인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미국·유럽·호주처럼 시설원예 환경이 좋고 인건비가 높은 국가들은 농업 자동화 수요가 매우 큽니다. 딸기 수확·선별·이송까지 가능한 AI 로봇 솔루션을 수출하고, 이후 토마토·오이·파프리카·고추 같은 고부가가치 작물로 확장하는 게 중기 계획입니다." 장기적인 그림은 농업을 넘어 F&B·물류·제조·유통까지 확장하는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이다. 그 핵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지금 스마트팜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AI가 다 알아서 환경 제어해주고, 사람은 신경 안 써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실제로 가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자동화 설비는 있지만, 언제 온도·습도를 어떻게 조절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은 여전히 농장주가 작물 상태를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AI가 제대로 쓰이지 못한 이유는, 결국 좋은 데이터가 부족해서입니다.” 비욘드로보틱스는 수확 로봇을 시작으로, 농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작물 상태·환경·시간·위치를 통합적으로 수집하는 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수확 로봇만으로도 농가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그 과정에서 나오는 데이터가 더 큰 자산입니다. 작물의 상태와 온도, 습도, 시간대별 이미지들을 방대한 양으로 축적해 나가면, 나중에는 정말로 스마트팜이 AI 기반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저희는 그 기반을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농촌이 지속 가능한 산업 되도록" 변 대표는 농업 자동화에 도전하며 느낀 가장 큰 의미나 목표를 이렇게 소개했다. "비욘드로보틱스가 만들어 가는 건 단순한 자동화 로봇이 아닙니다. 농촌이 다시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되도록 만드는, 실제 사용 가능하고 안정적인 피지컬 AI입니다." 고령화와 인력난으로 무너지는 농업 현장에, 새벽에도 묵묵히 일하는 로봇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딸기 수확 로봇 한 대로 농업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사람이 아니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오래된 전제는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비욘드로보틱스가 설계하고 있는 것은 로봇 한 대가 아니라, '사람이 안 들어가는 온실'이라는 미래다. 그 미래가 한국 농업의 새로운 기본값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025.12.09 09:29신영빈 기자

펩시 가격 내릴까…펩시코, 내년 일부 식품 가격 인하 추진

글로벌 식음료 기업 펩시코가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와의 협상 끝에 전사적 비용 절감과 제품 구조 재편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소비 둔화로 정체된 미국 식품 사업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펩시코는 미국 사업에서 개별 제품 수를 20% 줄이고, 식품·음료 부문의 비용을 대폭 절감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일부 식품 제품 가격도 인하한다. 라몬 라과르타 펩시코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서 소비 여력이 약해지면서 기업 차원의 가격 적정성 재조정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펩시코는 이번 구조조정과 함께 2026년 연간 유기적 매출 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 이 범위의 상단에 근접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합의에는 엘리엇 측 인사가 펩시코 이사회에 합류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엘리엇은 펩시코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엘리엇은 지난 9월 펩시코 지분 약 40억 달러(약 5조8천776억원)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펩시코는 추가적인 인력 감축 계획도 내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펩시코는 뉴욕 본사를 비롯해 시카고와 텍사스 플레이노 등 북미 여러 사무실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해고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요청해 왔다. 펩시코는 또 올해 제조 공장 3곳과 여러 제조 라인을 폐쇄하며 효율화를 진행했다. 라과르타 CEO는 “절감된 비용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과 가격 경쟁력 강화, 성장 재가동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2.09 09:23김민아 기자

"설향 딸기가 통째로"…GS25, 딸기샌드위치 출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딸기샌드위치 신제품 '맛삼춘 딸기샌드위치'를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GS25가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과일 샌드위치는 시즌 한정 판매임에도 누적 판매량 2천300만개를 돌파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맛삼춘 딸기샌드위치'는 전북 고창, 충북 단성, 전남 장성 등 국내 주요 산지에서 선별한 설향 딸기를 사용했다. 평균 12브릭스(brix)의 당도와 약 15g 내외 딸기 4개가 들어간다. 제품 패키지에는 '딸기를 삼킨 춘식이'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날부터 10일까지 우리동네GS 앱에서는 한정수량 1천 개가 20% 할인된 가격으로 선출시되며, 오는 17일부터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GS25는 이를 시작으로 디저트·스낵류까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딸기 페스티벌도 진행한다. 먼저 누적 600만 개 판매를 기록한 '서울우유 디저트' 시리즈에서 서울우유 딸기크림빵, 서울우유 딸기크림도넛 등 신제품 2종을 선보인다. 각각 오는 18일과 23일 순차 출시된다. 신선식품 자체 브랜드 '신선특별시'에서는 설향 딸기를 비롯해 비타베리, 킹스베리, 조이베리 등 다양한 프리미엄 품종을 운영한다. 12월 중순에는 60g 이상 최상급 킹스베리 1입 구성의 '시그니처 딸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딸기잼과 크림을 쫀득한 모찌로 감싼 '쿠냥이의 딸기 모찌팬케이크'와 인기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캐릭터를 활용한 '딸기&소금우유크림팝콘'도 함께 선보인다. 정시현 GS25 FF팀 MD는 “딸기 샌드위치는 매년 겨울 시즌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로, 올해는 품질 좋은 국산 설향 딸기와 캐릭터 협업 패키지를 적용해 맛과 재미를 모두 강화했다”며 “딸기 시즌에 맞춰 신선 과일부터 베이커리, 스낵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딸기 상품을 확대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12.09 09:23김민아 기자

1~10월 전기차 '음극재 적재량 전년비 38% ↑

9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세계 전기차(EV, PHEV, HEV) 시장에서 사용된 음극재 총 적재량은 110만6천톤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시장은 40만5천톤을 기록, 증가율은 30%로 조사됐다. 업체별 순위를 보면 산산(24만5천톤)과 BTR(18만9천톤)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두 기업은 CATL, BYD,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하는 폭넓은 고객 기반과 대규모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갖춘 점이 강점이다. 그 밖에 카이진(12만6천톤), 상타이(11만4천톤), 신줌(8만3천톤), 지첸(7만6천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대부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기업이 전체 시장의 94%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3.2% 수준이었다. 일본 기업들은 2.5% 점유율을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2026~2027년에는 음극이 배터리 원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커졌고, 셀, 완성차 업체는 장기 계약을 맺을 때 가격을 원자재 가격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조항을 분명히 넣고, 북미, 유럽으로 나가는 물량 중 일부는 비중국 공급원으로 나눠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시에 실리콘 복합 음극재는 새로운 선택지로 부각되고 있어, 향후 한국 소재사가 기술 개발과 비중국 공급망을 잘 묶어낸다면 이번 변화 국면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5.12.09 09:13김윤희 기자

구글, '제미나이 탑재' AI 글래스 2026년 공개

구글이 2026년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글래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CNBC 등 외신들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구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사용자가 AI 비서 '제미나이'와 대화할 수 있는 오디오 전용 안경을 먼저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비게이션 길 찾기•언어 번역 등 다양한 정보를 렌즈 속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모델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자체 개발 첫 스마트 글래스를 내년에 공개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디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삼성전자, 젠틀몬스터, 워비파커와 협업해 하드웨어 디자인을 공동 개발 중이다. 특히 구글은 지난 5월 워비파커에 1억5천만 달러(약 2천억 원) 규모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워비 파커도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구글과 협력해 만든 첫 번째 안경이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안경은 구글의 헤드셋용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XR'을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구글이 지난 5월 스마트 안경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것이다. 당시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과거 구글 글래스 실패 경험을 언급하며, 당시에는 AI의 미성숙과 공급망 경험 부족으로 인해 제품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AI 기술은 안경이 사용자의 주의를 계속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현재 AI 웨어러블 시장은 메타가 이끌고 있다. 안경 업체 에실로룩소티카와 협력하여 디자인된 레이벤 메타 글래스에는 메타 자체 개발 AI 디지털 어시스턴트가 탑재되어 있다. 메타는 지난 9월에 디스플레이 탑재 모델도 공개했는데, 사용자는 렌즈 하나에 내장된 작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메시지, 사진 미리보기, 실시간 자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스냅, 중국 알리바바 등 여러 기업이 경쟁적으로 AI 글래스를 출시하며 규모는 작지만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5.12.09 09:04이정현 미디어연구소

AI에게 배달 시켰더니…"돈 다 써서 스쿠터 사더니 안 써"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교와 존스홉킨스대학교 등 8개 대학 연구팀이 챗GPT, 클로드 같은 AI를 가상 세계에서 훈련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새로운 시뮬레이터 '심월드(SimWorld)'를 공개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게임 제작에 쓰이는 언리얼 엔진 5로 만든 이 프로그램에서는 여러 AI들이 가상 도시에서 배달 일을 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며,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한다. 실험 결과 AI마다 전혀 다른 행동 패턴을 보였고, 심지어 돈을 모두 써서 스쿠터를 사놓고 전혀 타지 않는 이상한 행동도 발견됐다. 100개 이상 환경을 제공하는 AI 훈련장 탄생 기존 AI 훈련 환경은 한계가 많았다. 마인크래프트나 포켓몬 같은 게임은 AI 훈련에 많이 쓰이지만, 블록을 쌓는 방식이라 현실과 거리가 멀다.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카를라(CARLA)나 가정용 로봇 시뮬레이터 AI2-THOR는 각각 자동차나 집안일에만 집중되어 있다. 카를라는 15개, 해비타트(Habitat) 3.0은 211개의 수작업 장면만 제공한다. 심월드는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게임 제작에 쓰이는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해 중력, 충돌, 마찰 같은 실제 물리 법칙을 정확하게 재현한다. 심월드는 100개가 넘는 다양한 환경을 지원하는데, 고대 도시부터 자연 풍경, 미래 도시, 판타지 세계까지 포함된다. 각 환경은 서로 완전히 다른 모습과 구조를 갖추고 있어, AI를 여러 상황에서 철저히 테스트할 수 있다. 특히 심월드는 도시를 자동으로 무한히 만들어낼 수 있다. 사용자가 "도시 크기는 이 정도, 도로는 이만큼 깔아줘" 같은 큰 틀만 정해주면, 프로그램이 알아서 수많은 도시를 만든다. 도로를 깔고, 건물을 배치하고, 거리 시설물을 추가하는 3단계 과정을 거쳐 도시가 완성된다. 모든 설정을 사용자가 바꿀 수 있어서, 원하는 조건의 실험 환경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 클로드가 1등 했지만 "스쿠터만 사고 안 타는" 황당한 행동도 연구팀은 심월드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배달 실험'을 했다. AI들을 가상 도시의 배달원으로 만들어 돈을 최대한 많이 벌게 한 것이다. 실험은 절차적 생성 모듈로 만든 하나의 도시 맵에서 진행됐다. AI들은 주문에 가격을 제시하고, 물건을 픽업하고, 배달을 완료하며, 다른 AI와 주문을 나누거나 스쿠터를 사는 등의 결정을 내린다. 각 AI는 체력이 떨어지면 음료수를 사 마셔야 하고, 처음 받는 돈과 성격도 각각 다르게 설정됐다. 실험 결과는 흥미로웠다. AI 모델마다 20개씩을 만들어 5,000번의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딥시크-V3와 클로드-3.5-소네트이 각각 평균 69.48달러와 69.07달러를 벌어 1, 2위를 차지했다. 클로드-3.5-소네트는 성공한 배달 개수에서도 평균 2.73개로 1위였고, 에너지 사용 효율도 0.54로 가장 좋았다. 하지만 이들 고성능 AI는 행동이 들쑥날쑥했다. 어떨 때는 크게 성공하고 어떤 때는 형편없어서, 성과 편차가 매우 컸다. 연구팀은 "클로드-3.5와 딥시크-V3가 가치 없는 주문에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부르거나, 돈을 다 써서 스쿠터를 사놓고 전혀 타지 않는 등 불규칙한 행동을 자주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제미나이-2.5-플래시는 평균 42.42달러를 벌어 중간 정도였지만, 성과가 매우 안정적이었다. 성과 편차가 3.10에 불과해 언제나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냈고, 성공 배달 개수도 평균 2.10개로 일정했다. 딥시크-프로버-V2와 클로드-3.5-소네트는 주문 나누기를 각각 평균 7.33회, 11.33회 했는데, 편차가 각각 8.39로 평균을 초과할 정도로 예측이 불가능했다. 특히 GPT-4o-mini 모델은 모든 항목에서 0점을 받았다. 연구팀은 "이 모델은 주어진 지시와 맥락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만큼 목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병원 옆에 나무 좀 심어줘"... 말로 세상을 만든다 심월드의 가장 놀라운 기능은 말로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시계탑 근처 병원 정문 앞에 테이블하고 나무 몇 그루 놓아줘"라고 말하면, 시스템이 바로 실행한다. 작동 원리는 이렇다.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의 장면 에이전트가 현재 환경의 장면 그래프를 분석해서 명령을 이해한다. "병원"이라는 공간적 기준점과 "시계탑 근처"라는 맥락적 랜드마크를 식별한 뒤, 자산 라이브러리에서 적절한 물건을 검색해 배치한다. 만약 적합한 자산이 없으면, 텍스트-3D 생성 모델(Hunyuan3D)을 호출해 "빨간 스포츠카" 같은 프롬프트로 새로운 객체를 합성하고, 이를 호환 가능한 형식으로 변환해 환경에 통합한다. 이 접근 방식은 의미적으로 근거가 있고, 공간적으로 일관되며, 확장 가능한 세계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이것이 대화형이고 조합적인 시뮬레이션의 기초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3D 프로그램을 배울 필요 없이, 일상 언어만으로 원하는 환경을 실시간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심월드는 사람, 차량, 로봇이라는 3가지 형태의 에이전트 구현을 지원한다. 사람 형태는 다양한 외형을 갖추고 완전히 리깅된 골격 구조를 통해 달리기나 물건 들기 같은 현실적인 애니메이션을 생성한다. 차량 형태는 버스, 자동차 등 다양한 실제 교통수단을 재현하며 가속, 조향, 제동, 견인력 등 정확한 물리적 주행 역학을 구현한다. 로봇 형태는 사족 보행 시스템 같은 특정 로봇 범주를 모델링하며, 현실적인 구동, 관절 제어, 센싱 모듈을 갖추고 있다. 성실한 AI는 일 잘하고, 호기심 많은 AI는 돈 잃어 연구팀은 AI의 성격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추가 실험을 했다. 심리학의 빅5 성격 모델을 적용해서, 최고 성능을 보인 클로드-3.5-소네트 모델로 20개 에이전트를 만들고 각각 다른 성격 특성을 부여했다. 각 성격마다 2개씩 에이전트를 할당했다. 결과는 명확한 패턴을 보였다. 성실성이 높은 에이전트들은 입찰 행동 빈도가 낮았지만, 주문 픽업 같은 작업 완수 행동은 더 자주 수행했다. 또한 입찰 성공률도 높았다. 이는 성실한 에이전트가 전략적 경쟁보다 작업 완수를 우선시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친화성이 높은 에이전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동을 덜 보였고, 입찰 성공률이 높았다. 반대로 친화성이 낮은 에이전트는 비활동성이 높고 입찰 가격 범위가 좁아 경쟁력이 제한적이었다. 흥미롭게도 개방성이 높은 에이전트는 배달 주문 완료 행동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경쟁적이거나 비전통적인 입찰 전략을 탐색하느라 작업 수행에서 주의가 분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1. 심월드는 기존 AI 시뮬레이터와 뭐가 다른가요? 심월드는 게임 제작에 쓰는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현실적인 물리 법칙과 고품질 그래픽을 구현합니다. 마인크래프트처럼 블록 기반의 단순한 물리가 아니라 실제 중력, 관성, 충돌을 시뮬레이션하며, 자연어 명령으로 환경을 실시간 편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규모 언어 모델과 비전 모델 기반 에이전트가 자연어로 고수준 행동을 명령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Q2. 실험에서 어떤 AI 모델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나요? 딥시크-V3와 클로드-3.5-소네트이 각각 평균 69.48달러와 69.07달러로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했지만, 성과 변동성이 컸습니다. 반면 제미나이-2.5-플래시는 평균 42.42달러로 중간 수준이었지만 표준편차가 3.10에 불과해 매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GPT-4o-mini는 모든 지표에서 0점을 기록하며 작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Q3. 심월드를 실제로 어디에 쓸 수 있나요? 자율주행 차량, 배달 로봇, 가정용 로봇처럼 실제 물리 환경에서 작동하는 에이전트를 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즈니스 시뮬레이션, 도시 계획, 사회 행동 연구, 공중보건 시나리오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복잡한 시스템과 창발적 행동을 연구하는 플랫폼으로 사용됩니다.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자신의 연구 목적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 이 기사는 AI 전문 매체 'AI 매터스'와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기사는 클로드 3.5 소네트와 챗GPT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 기사 원문 바로가기)

2025.12.08 21:45AI 에디터

삼양·농심은 '유럽', 오뚜기는 '할랄'...K라면 새 성적표는?

K푸드 열풍을 이끄는 국내 라면업계의 해외 진출 전략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삼양식품과 농심이 K푸드 불모지로 불리는 유럽 시장을 정조준한 반면, 오뚜기는 할랄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서로 다른 글로벌 성장 해법을 선택했다. 라면 수출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해외 비중에 따라 실적마저 엇갈리며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성적표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라면 수출액, 전년 대비 24% 증가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약 19억8천710만 달러(2조9천169억원)로 전년 동기(16억1천80만 달러·2조3천655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매운 볶음면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젊은 층을 겨냥한 인기 K-콘텐츠 활용 마케팅과 온·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을 통해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라면업체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1~3분기 매출 1조7천1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9% 오른 3천850억원으로 집계됐다. 농심 역시 1~3분기 매출 2조6천319억원, 영업이익 1천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5.5% 올랐다. 해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오뚜기는 역성장했다. 1~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조7천783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이익은 20.4% 줄어든 1천579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1~3분기 해외 매출은 2천9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하며 외형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양·농심, 유럽 법인 설립…오뚜기는 '할랄 진라면' 출시 해외 매출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리면서 이들 기업은 해외 시장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유럽을, 오뚜기는 할랄 시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 차이점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판매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해 9월 영업을 시작했다. 올해 4월부터는 동북유럽 및 영국 권역이 법인 사업에 편입되면서 유럽 지역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8천만 유로(약 1천370억원)를 달성했다. 여기에 물류 전담 기지도 구축했다. 지난 8월 삼양식품의 물류 자회사 삼양로지스틱스가 네덜란드에 물류 전담 법인을 신설했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주력 지역인 중국과 북미에 더해 유럽 등 다변화된 지역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유럽법인의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41% 늘어난 2천596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심 역시 올해 3월 유럽법인을 신설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농심 유럽(Nongshim Europe B.V.)'을 설립하고 유럽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유럽법인 설립은 유럽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진입 장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고객 접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제품과 가격의 현지화를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통합적인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을 운영 중이며 주요 유통사와의 직거래 확대 및 채널 입점을 통해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오뚜기는 할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할랄 시장은 중동·동남아시아·아프리카 지역 등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 세계 이슬람 경제 보고서(SGIE) 통계에 따르면 할릴 식품은 2028년 1조9천400억 달러(2천84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는 지난달 할랄 인증을 받은 '진라면'을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2위 인스턴트라면 시장이다. 진라면뿐 아니라 할랄 인증을 받은 치즈라면 3종도 함께 판매하기 시작했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울라마위원회(MUI)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았고 지난 8월 초 수입허가를 받았다. 다만 유럽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오뚜기는 최근 유럽 현지 시장 답사를 위해 직원들을 현지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시장을 확대하지 않으면 식품사의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5.12.08 17:23김민아 기자

"GPU만 늘려선 AI 못 돌린다"…韓 데이터 인프라 한계 경고

AI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핵심 경쟁 요소인 데이터 인프라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막대한 투자가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에만 쏠리면서, 정작 AI 학습 성능을 좌우하는 메모리·데이터 경로(data pipeline) 개선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8일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는 AI 학습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병목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기존 서버 구조에 머문 데이터 인프라'를 꼽는다. AI 모델의 규모와 학습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데이터를 GPU로 충분히 공급하는 기반은 여전히 CPU 중심의 전통적 구조에 놓여 있다는 진단이다. 그 결과 GPU는 계산 능력을 모두 활용하지 못한 채 대기하고, 데이터베이스(DB)는 처리량 한계에 부딪히며 SSD는 입출력(I/O) 병목을 초래하는 현상이 시스템 전반에서 반복되고 있다. GPU는 더 빨라졌지만…데이터는 따라가지 못해 현재 고성능 GPU는 초당 수 테라바이트(TB/s)급 대역폭을 제공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최신 AI 반도체인 엔비디아 B200 용량이 192GB(기가바이트) 수준으로, GPT-4·5 같은 대형 모델이 요구하는 5~10TB 메모리양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HBM 용량이 부족해지는 순간 GPU는 외부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가져와야 한다. 이때 CPU 서버의 D램 용량은 충분하지 않고, 부족분은 SSD에서 읽어야 한다. SSD는 속도가 D램 대비 최대 1천배 느리다. 결국 GPU는 연산을 수행할 수 있어도 필요한 데이터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지연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업계 안팎에서 실제 GPU 평균 활용률이 35%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프라임마스 박일 대표는 “GPU가 쉬고 있는 이유는 알고리즘 때문이 아니라 데이터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서다”라며 “AI 시대의 병목은 연산이 아니라 데이터 인프라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대안은 CXL 기반 '초대용량 메모리 풀링' 이같은 병목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것이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다. CXL은 고성능 서버에서 CPU(중앙처리장치)와 함께 사용되는 GPU 가속기, D램, 저장장치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이를 활용하면 메모리를 모듈 단위로 확장하거나 여러 서버가 메모리를 풀 형태로 공동 활용할 수 있어, GPU가 데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GPU 성능을 아무리 높여도, GPU가 쉬지 않게 만드는 데이터 인프라가 받쳐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CXL 기반 메모리 확장은 앞으로 AI 인프라의 기본 전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XL 시장 개화 더뎌...생태계 미성숙·비용 부담 등 이유 업계에서는 CXL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실제 시장 도입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가장 큰 이유는 생태계 미성숙이다. CXL을 활용하려면 CPU, 메모리 모듈, 스위치, 서버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스택 등 전 영역에서 표준과 호환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제조사별 구현 방식이 다르고, 서버 업체가 이를 통합해 안정적으로 제공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다른 걸림돌로는 비용 부담이 꼽힌다. CXL 메모리 확장 모듈은 초기 단계인 만큼 가격이 높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서버 구조 변경에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GPU 구축에도 수십억 원이 들어가는데, 여기에 CXL 기반 메모리 풀링 시스템까지 갖추려면 기업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데이터센터와 다른 방식으로 리소스를 풀링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 아키텍처와 OS를 깊이 이해한 전문 인력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확산을 늦추는 요소로 꼽힌다. 韓, GPU 쏠림 심각… 데이터 인프라 경쟁력 확보해야 문제는 한국이 GPU 확보 경쟁에는 적극적이지만, AI 데이터 인프라 자체에 대한 투자와 전략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부와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GPU 클러스터 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데이터 경로·메모리 확장·스토리지 I/O 개선 등 핵심 기반을 강화하려는 논의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GPU 보드를 아무리 많이 도입하더라도 실제 학습 효율은 낮고, 전력 비용과 데이터센터 운영 부담만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대표는 “AI 주권을 이야기한다면 GPU보다 먼저 데이터 인프라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며 “GPU가 쉬지 않게 만드는 시스템이 진짜 AI 경쟁력”이라고 했다.

2025.12.08 16:53전화평 기자

메모리 수급난, 프로세서·메모리 통합 패키징에도 타격

글로벌 빅테크가 경쟁적으로 시작한 AI 인프라 투자 경쟁은 PC 메모리 탑재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한 패키지 안에 넣는 메모리 온 패키징 방식이 직격타를 맞았다. 메모리 온 패키징은 고성능과 저전력, 설계 효율 등에서 확실한 장점을 지녔고 이에 주목한 애플이 애플 실리콘 M시리즈로 PC 업계에 이를 보편화했다. 인텔과 퀄컴 등 경쟁사도 현행 제품, 혹은 차세대 제품에 메모리 온 패키징 방식을 적용했다. 그러나 현재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점보다는 원가와 조달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애플 뿐만 아니라 내년 차세대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2 엘리트 익스트림'에 메모리를 통합한 퀄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력 소모·부피 줄이고 성능은 향상 CPU나 SoC와 메모리를 긴밀히 통합하는 메모리 온 패키징(MoP)은 메모리를 프로세서와 분리하는 기존 방식 대비 몇 가지 분명한 장점을 지녔다. 먼저 한 다이(Die) 안에서 데이터가 오가기 때문에 지연시간이 줄고 메모리 대역폭이 올라간다. 또 PC를 구성하는 메인보드(주기판)의 부피를 줄여 PC 제조사가 노트북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애플은 2020년 공개한 자체 설계 실리콘인 M시리즈부터 이런 접근을 보편화했다. 배터리 지속시간 향상과 속도 향상 등 두 개 목표를 실현해야 했던 인텔도 지난 해 출시한 코어 울트라 200V(루나레이크)에 같은 구조를 적용했다. 애플 이어 인텔·퀄컴도 유사 구조 적용 코어 울트라 200V는 타일로 구성된 SoC와 LPDDR5X 메모리를 인텔 고유 반도체 연결 기술인 EMIB로 연결했다. 최소 16GB(8×2), 최대 32GB(16×2) 용량 메모리를 통합해 PC 제조사에 공급했다. 퀄컴도 내년 중 출시할 차세대 PC용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X2 엘리트 익스트림에 같은 방식을 적용 예정이다. SoC와 같은 패키지 안에 LPDDR5X 메모리를 최대 128GB까지 통합해 매우 높은 대역폭(228GB/s)과 낮은 지연시간을 구현했다. 메모리 통합으로 원가 상승 부담 메모리 온 패키징에는 몇 가지 단점도 있다. 프로세서 제조사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공급사에서 메모리를 사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원가 상승이다. 메모리 공급가는 공급사와 고객사의 협상으로 결정된다. 문제는 프로세서 제조사가 PC 제조사만큼의 협상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데 있다. 반도체 등 공급망에 정통한 궈밍치 홍콩 텐펑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해 11월 "인텔이 LPDDR5X 메모리를 받아오는 가격은 애플 대비 비싸게 책정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PC 제조사가 메모리 용량/속도 결정 못하는 구조 PC에 탑재할 메모리 용량과 속도를 결정할 권한도 PC 제조사가 아닌 프로세서 제조사로 넘어간다. 일례로 코어 울트라 200V에 최대 탑재 가능한 메모리 용량은 32GB에 그쳤다. 64GB 메모리를 원하는 소비자는 코어 울트라 200H(애로우레이크), 혹은 전세대 제품인 코어 울트라 시리즈1(메테오레이크) 탑재 PC를 결정해야 했다. 궈밍치 역시 "코어 울트라 200V는 메모리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PC 제조사의 부품 선택 유연성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인텔, 차세대 제품부터 메모리 온 패키징 중단 팻 겔싱어 인텔 CEO(당시)는 2024년 10월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 콜에서 "코어 울트라 200V는 일시적(one-off) 제품이며 향후 출시될 제품에는 메모리를 통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이 내년 초부터 본격 공급될 노트북·미니PC용 차세대 프로세서인 코어 울트라 시리즈3(팬서레이크)는 실제로 메모리와 프로세서 SoC를 분리했다. 메모리 탑재 용량과 속도도 PC 제조사의 손으로 다시 넘어갔다. 메모리 가격 상승, 내년 애플·퀄컴에 영향 가능성 올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와 플래시 메모리 수급 문제는 메모리 온 패키징을 적용한 프로세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퀄컴이 내년부터 시장에 공급할 스냅드래곤 X2 엘리트 익스트림은 보급형에서 중간급에 이어 고성능 제품군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메모리 공급가 상승과 물량 부족으로 이를 탑재한 PC 출하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퀄컴이 스냅드래곤 X2 엘리트 익스트림의 메모리 입출력 구조 등 뼈대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2021-2022년 전후에는 LPDDR5X 메모리 공급 단가가 현재 대비 크게 비싸지 않았다. 반면 현재는 공급 가격과 수량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PC용 기본 메모리 용량을 8GB에서 16GB로 올린 애플이 받는 원가 상승 압박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출시할 새로운 PC 제품은 대폭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2025.12.08 16:30권봉석 기자

챗GPT 유료 가입자 '부글부글'…무슨 일?

오픈AI가 최근 자사 AI 챗봇 챗GPT 유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광고로 보이는 추천 메시지를 노출해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회사 측은 표면적으로 광고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지만, 일부 임원이 이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논란은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8일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오픈AI의 최고 연구 책임자인 마크 첸(Mark Chen)은 최근 챗GPT 내 홍보성 메시지와 관련해 "(회사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또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마크 첸은 문제가 된 추천 기능을 즉시 중단했다. 추천 정확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원치 않는 사용자를 위해 (광고) 노출을 줄이거나 끌 수 있는 제어 기능 검토에도 나섰다.다른 오픈AI 경영진도 '펠로톤', '타깃' 등 기업 홍보 메시지를 봤다고 불만을 제기한 챗GPT 유료 가입자들을 달래기 위해 나섰다. 특히 챗GPT 책임자인 닉 터리는 "광고 테스트는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루머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오픈AI가 올해 메타 출신인 피지 시모를 애플리케이션 부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후 광고 사업을 구축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시모 CEO가 페이스북 CEO로 재직 시 수익 전략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와 인터뷰를 통해 챗GPT를 통해 쇼핑 매니저, 여행 매니저, 재정 고문, 건강 코치 등을 제공해 수익성을 높일 것이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 시모 CEO는 '챗GPT'에 광고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서비스 고도화가 우선"이라며 "만약 광고를 한다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모델이어야 한다"고 말해 주목 받았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이번 논란이 일자 마크 첸은 "해당 메시지가 지난 10월 공개된 챗GPT 앱 플랫폼 기반 앱을 소개하는 실험적 기능에 불과하고, 금전적 목적은 전혀 없었다"며 "광고처럼 느껴지는 어떤 것도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2025.12.08 15:57장유미 기자

노타, 엔비디아 '커넥트' 공식 파트너 선정…NVA 글로벌 확장 가속

노타가 엔비디아의 글로벌 파트너 프로그램 '커넥트(Connect)'에 공식 선정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노타(대표 채명수)는 엔비디아의 글로벌 독립 소프트웨어 공급업체(ISV) 파트너 프로그램 '커넥트' 공식 파트너로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노타는 그동안 엔비디아 인셉션과 인셉션 프리미어, 메트로폴리스 파트너를 단계적으로 거치며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서 출발한 파트너십이 실제 산업 적용과 공동 비즈니스 모델 개발 단계까지 이어지며 엔비디아 생태계 내 입지를 꾸준히 키워온 셈이다. 엔비디아 커넥트 프로그램은 소프트웨어 기업과 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고급 개발 리소스, 기술 교육, 멘토링, 우대 가격 정책 등을 제공하는 ISV 대상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파트너사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프레임워크와 SDK에 대한 조기 접근권, 모델 최적화 워크숍과 기술 컨설팅, 공동 마케팅 및 세일즈 협력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노타는 이번 커넥트 합류로 이러한 기술·사업 지원을 본격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노타는 비전언어모델 기반 실시간 영상 분석 솔루션 '노타 비전 에이전트(NVA)'를 앞세워 엔비디아 GPU 인프라와의 연계를 빠르게 확대해왔다. NVA는 영상 속 객체를 단순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객체 간 관계, 작업 절차 위반, 복합적인 위험 징후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차세대 영상 관제 솔루션이다. 교통, 산업안전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CCTV 영상을 지능적으로 분석하고, 상황 맥락을 반영해 이벤트를 요약·리포트 형태로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NVA는 엔비디아의 센터형 GPU 서버와 엣지형 디바이스를 모두 지원하도록 설계돼, 데이터센터와 현장 엣지 단 모두에서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노타는 엔비디아의 영상 검색·요약 도구인 'VSS 블루프린트'를 활용해 CCTV 영상에서 발생하는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요약하고, 관련 장면을 추려 제공함으로써 관제 인력의 대응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VA가 지향하는 '시각 데이터에서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로의 전환'이라는 목표와도 맞닿은 대목이다. NVA의 기술적 완성도는 외부 행사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열린 '엔비디아 AI Day Seoul 2025'에서 엔비디아는 노타의 NVA를 실시간 영상 관제 분야 대표 성공 사례로 소개하며, 산업·공공 분야에서의 확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타는 코오롱베니트와 협력해 코오롱인더스트리 공장에서 개념검증(PoC)를 완료하고 NVA 기반 패키지 제품을 선보이는 등 실제 산업 환경에서의 적용 사례도 축적해 왔다. 채명수 노타 대표는 "이번 '커넥트' 선정은 노타가 엔비디아 기술 스택을 기반으로 쌓아온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NVA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교통, 산업안전,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VLM 기반 실시간 영상 관제 기술은 안전과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레퍼런스를 빠르게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12.08 15:46남혁우 기자

레드햇, 'OVE 4'로 보안 확인서 획득…"컨테이너 가상화 첫 사례"

레드햇이 최신 가상화 플랫폼으로 국내 기관에서 보안 역량을 공식 인증받았다. 레드햇은 '오픈시프트 버추얼라이제이션 엔진 4(OVE 4)'가 한국정보보안기술원(KOIST)으로부터 보안기능 확인서를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인증은 국가·공공기관이 정보보호 제품을 도입할 때 요구되는 보안 적합성 검증을 대체한다. OVE 4는 이번 인증을 통해 가상머신 관리, 가상 네트워크 설정, 트래픽 필터링, 사용자 인증, 취약점 제거 등 핵심 보안 기능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컨테이너 기반 가상화 제품이 보안기능 확인서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공공과 민간에서 대규모 해킹 사고와 취약점 악용 사례가 반복되며 인프라 보안성에 대한 요구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가상화 인프라는 다양한 업무 시스템과 민감 데이터를 처리하는 만큼 가상머신, 가상 스위치, 관리자 계정 등 여러 공격 지점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잡성이 뒤따른다. 특히 글로벌 가상화 솔루션 업체들의 사업 구조 변화와 라이선스 조정이 이어지면서 국내 기관과 기업들은 장기적 대안을 찾고 있다. OVE 4는 VM웨어 등 기존 솔루션을 대체할 수 있는 보안성, 운영성, 확장성을 확보한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OVE 4는 오픈시프트 기반으로 가상머신과 컨테이너를 단일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하는 구조를 갖췄다. 신속한 업그레이드, 자원 할당, 서비스 배포가 가능하며, 마이그레이션 툴킷을 포함해 기존 가상화 환경을 이전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 제품은 국방통합데이터센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서울시데이터센터, 인천시데이터센터 등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레드햇의 자동화 툴 기반으로 대규모 가상머신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어 복구와 유지관리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드햇은 이번 인증으로 OVE 4가 공공 가상화 인프라 전환과 확장의 핵심 대안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클라우드 네이티브 및 가상화 현대화를 추진하는 기관을 위한 보안 검증된 파트너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레드햇은 "OVE 4는 공공·민간 고객의 현대화를 지원하는 안전하고 보안이 검증된 인프라 기반"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안정적 전환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2025.12.08 15:11김미정 기자

진성준 의원, 조달 입찰 '기업형 브로커' 규제 법안 발의…SW업계 "환영"

공공조달 시장에서 일반인을 허위로 내세워 낙찰받는 이른바 '기업형 브로커'를 척결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소프트웨어(SW) 업계는 중간 착취 구조가 그동안 만연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8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조달 입찰 과정의 불공정 행위를 구체화하고 제재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진성준 의원을 비롯해 임오경, 김교흥, 강준현 등 11인의 의원이 공동 발의했으며, 부칙에 따르면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은 조달 입찰 과정에서 계약상대자가 아닌 제3자 이른바 브로커가 개입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불공정 조달행위'로 법에 명시하고, 조달청장이 이를 직접 조사하고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제안이유에 따르면 최근 조달 시장에서 기업형 브로커가 일반인을 조달 입찰에 참여시켜 낙찰을 받은 뒤 해당 입찰 건을 넘겨받아 직접 물품 조달을 수행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얻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브로거가 일반인을 앞세우는 이유는 중소기업 우대 제도와 소상공인 가점을 악용하기 위해서다. 공공조달 시장에는 대기업의 시장 독점을 막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우대 제도가 있다. 중소기업자간 경쟁 제품 지정, 소상공인 가점 제도, 지역업체 우대, 여성·장애인 기업 우대 등이 대표적이다. 브로커는 이런 제도를 악용해 실제 사업 능력이 없는 소상공인이나 1인 사업자의 명의를 빌려 입찰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는 중소기업 전용 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소상공인 가점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기업 이력이 없어 과거 계약 위반이나 제재 이력도 회피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정상적으로 사업하는 중소기업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브로커 구조가 조달 시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브로커 명의 업체는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해 낙찰받는다. 낙찰 후에는 실제 제조기업에 더욱 낮은 가격으로 재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중간 마진을 챙긴다. 이로 인해 경쟁력 있는 기업은 적정 이윤은커녕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사업을 수주할 수밖에 없어 생존마저 위협받고, 구축해야 할 서비스의 품질도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정상적으로 사업하는 중소기업들이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국내 SW 시장의 경쟁력도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에는 이러한 구조를 직접 규율할 조항이 없어 공정한 경쟁이 훼손되고 조달제도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구조를 법률상 '불공정 조달행위'로 분명히 규정해 제도권 규제의 대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브로커의 개입을 명시적인 불공정 조달행위 유형으로 규정한 데 있다.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에 제7호를 신설해, 계약상대자가 아닌 자(브로커)가 입찰·계약체결·계약이행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직접 이익을 얻거나 계약상대자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이익을 얻게 하는 행위를 불공정 조달행위로 규정했다. 또한 새로 신설된 제8호는 계약상대자가 브로커와의 협약 등을 통해 금전 등의 대가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제조자·공급자 선정과 관리 등 계약상 의무를 직접 이행하지 않고 이를 브로커 등 제3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불공정 조달행위로 규정했다. 사실상 명의를 빌려 입찰에 참여하고 실제 계약 이행은 브로커가 맡는 구조를 입법 차원에서 문제 삼은 것이다. 조사와 제재의 대상도 브로커까지 확대됐다. 개정안은 조달청장이 불공정 조달행위를 조사하고 시정요구를 하며 이득을 환수할 수 있는 대상을 기존 '계약상대자등'에서 '계약상대자등 및 브로커'로 넓혔다. 이에 따라 브로커 역시 자료 제출 요구, 현장 조사, 시정요구, 이의제기, 이득 환수 등 제도 전반의 대상에 포함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조달청장은 이들에 대한 조사권과 시정 조치 요청권, 명단 공표 권한을 갖게 된다. 조달청이 직접 주관하지 않은 계약에서도 브로커 개입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개정안은 제21조에 제8항을 신설해, 수요기관이 직접 체결한 계약에서 새로 규정된 제7호 또는 제8호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는 것을 조달청장이 인지한 경우, 해당 수요기관에 시정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 등)에 관련 사항을 공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러한 입법 움직임에 대해 SW 업계는 오랫동안 악용된 착취 구조 해결할 기회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어윤호 한국상용SW협회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SW는 단순한 상품이 아닌, 기업의 기술력과 수년간 축적된 역량이 깃든 자산"이라며 "유통 과정에서 정당한 가치가 훼손되거나 제값을 받지 못하는 구조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브로커를 통한 비공식 유통 구조를 전면 배제해야 한다"며 "SW는 가능한 한 제조기업이 직접 공공기관과 계약하고, 직접 서비스와 유지보수를 제공하는 '상용SW직접구매제도'로 판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상용SW 직접구매 확대, 정당한 SW 대가 책정, 통합유지보수 구조 개선 등이 병행돼야 조달 시장의 왜곡된 이익 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 회장은 "이러한 불공정 구조가 지속될 경우 국내 SW 산업은 좋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보상과 시장 기회를 박탈당하는 참담한 현실을 맞이할 것"이라며 "이는 개별 기업을 넘어 국내 SW 생태계 전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내 SW 산업의 미래가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투명하고 정직한 유통 구조'에 달려 있다"며 "SW 제조기업의 존엄과 권익을 지키기 위해 협회가 흔들림 없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12.08 14:41남혁우 기자

금 값 급등에…신한은행 골드바 거래량 사상 최대

금 가격이 오르면서 신한은행의 골드바 누적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올해 11월 30일 까지 신한은행의 골드 판매와 재매입 등이 이뤄진 누적 거래량은 3000㎏이다. 2003년 신한은행이 골드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고치이며, 2024년 거래량 1000㎏대비 3배나 늘어난 수치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4천843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 가격이 높아지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상승 흐름을 탄 금 시세는, 올해 10월부터 급등했다. 지난 10월 금 가격은 1온스당 4천100달러를 돌파하고 11월과 12월에도 4천2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한때 국내에서는 적은 단위의 골드바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필요한 시점에 금에 투자하는 골드뱅킹 상품을 찾는 금융소비자도 부쩍 늘었다. 신한은행이 운영 중인 '신한 골드리슈'의 경우 올해 거래액은 8천56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의 자산 안정성과 투자 선택지를 넓히는 다양한 골드 및 실버 관련 상품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실버바 100g 권종을 출시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 브랜드 골드바 상품을 제공 중이다. 브랜드 골드바는 실시간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이 직접 반영되는 구조로 국제 금 가격 기준에 따라 거래된다. 런던금시장협회(LBMA·Londn Bullion Market Association)에서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순도 99.99%의 국제 표준 골드바다.

2025.12.08 14:30손희연 기자

소담스퀘어 당산, 가을 맞이 온라인 기획전 개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거점인 소담스퀘어 당산(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 운영)이 가을 맞이 온라인 기획전을 개최했다. 이번 기획전은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확대와 매출 증대를 위한 상생 목적으로 온라인 쇼핑몰 '착한상점' 카테고리 내에서 열렸다. 기획전에는 식품·뷰티·리빙 등 일상과 밀접한 분야의 소상공인 약 30개 기업이 참여해 총 500여 개에 가까운 상품을 선보였고, 다양한 프로모션과 노출 확대를 통해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기획전 기간 동안 누적 매출 약 16억 원을 기록, 참여 기업의 절반 이상이 평균 월 매출 대비 약 1.5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소담스퀘어 당산 관계자는 “소상공인 제품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획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상공인의 지속 가능한 온라인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담스퀘어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이 전국 9개 거점에 구축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지원 공간으로, 촬영 스튜디오·영상 편집실·교육장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설 제공 뿐 아니라 라이브커머스 방송, 온·오프라인 기획전,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는데, 이 중 '소담스퀘어 당산'은 2021년 개소 이후 소상공인의 디지털 판로 지원과 일자리 창출·채용 연계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5.12.08 14:29방은주 기자

DJ, 화합 정치로 K컬처·정보화 육성…AI 문명 표준설계 기반 닦다

1. CROSS : 용서의 용기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지독한 빨갱이는 커녕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1956년 정치에 입문하기 직전 세례를 받는다. 세례명은 토마스 모어, 그 유명한 '유토피아'를 집필한 정치가이자 사상가를 사표로 삼았다. 세례식을 거행한 김철규 신부는 순교할 생각으로 정치를 하라고 했다. 그만 그 말이 씨가 되고 말았다. 일생이 수난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사형 선고를 비롯해 다섯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고, 6년 이상 감옥에서 지내야 했다. 망명 생활도 막막하게 이어졌다. 망망대해에서 수장될 뻔도 했다. 1973년 8월 도쿄에서 납치된 김대중은 영락없이 고래 밥이 되는 줄만 알았다. 양팔과 양다리에 무거운 추가 달렸다. 입에는 재갈을 물리고 기다란 나무판자에 꽁꽁 밧줄로 묶였다. 바닷속에서 맞이할 참혹한 최후에 바들바들 온 몸을 떨었다. 바둥바둥 몸부림을 쳐보아도 꼼짝 할 수가 없었다. 공포와 절망으로 눈 앞이 캄캄해진 것이다. 기도할 생각조차 나지 않다. 바로 그 순간 빛이어라, 그 분이 나타나신 것이다. 성당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십자가에 못박힌 표정도 다르지가 않았다. 김대중은 예수님의 긴 옷 소매를 붙들었다. 살려주십시오, 아직 저에게는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천신만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DJ는 동교동 집에 단 둘이 남게 되자 부인 이희호에게 털어놓았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느님께서 이 땅에 역사하심을 체험하였다고. 1976년 3.1절에 반유신 민주 구국선언을 한 장소도 명동성당이었다. 그리고 투옥된다. 수감 생활 중에도 기독교 서적을 많이 읽었다. 재판의 최후 진술에서부터 바울의 로마서 12장 14절을 인용했다. 너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그들을 축복하되 저주는 하지 말라 하셨다. 유신체제로 영구집권을 획책하는 나쁜 정치를 용서할 수는 없지만, 나쁜 정치를 하는 위반자는 용서할 수 있다고 했다. 용서는 인간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이기 때문이다. 용서하는 덕성의 크기보다 용서하지 않는 잘못의 크기가 더 크다고 하였다. 용서할 수 있는 것을 용서하는 것은 진정한 용서가 아니다. 용서할 수 없는 것까지도 용서하는 것이 지극한 인간 승리이다. 곁에서 아비 노릇을 제대로 해줄 수 없어 미안했던 아들에게도 편지로 신신당부 거듭 타일렀다. 나 자신의 죄를 스크린에 비추듯이 주님 앞에서 하나하나 열거해 갈 때, 과연 내가 누구를 심판하고 누구를 단죄할 수 있겠는가를 뼈저리게 느꼈다는 것이다. 내 안의 들보를 먼저 보자고 하였다. 정녕 우리 모두는 죄인이기 때문에 원수조차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느님 앞에 가장 강한 사람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는 법이다. 용서는 화해와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한다. 자식에게 뱉은 말을 아비가 어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DJ는 5.16의 박정희 만이 아니라 5.18의 전두환까지도 용서했다. 1987년 9월 8일, DJ는 망월동 민주 묘역에 섰다. 하얀 소복 차림의 유가족들과 부둥켜안고 한참을 통곡했다. 그의 심신에 켜켜이 쌓인 광주의 한이 한없는 눈물로 쏟아져 나왔다. 그러함에도 재차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고 하였다. 네 죄를 사하노라, 스스로 정화함으로써 평화를 되찾자는 것이다. 199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박정희의 무덤을 찾아간다. 마침내 미뤄둔 숙제를 다 풀어낸 것처럼 홀가분함을 느꼈다. 1997년 또 한 번의 대선, '국가와 혁명과 나' 재출간 기념식에도 참석한다. 그 해 12월에는 박통 생가를 찾아가 그의 업적과 공헌을 수긍했다. 그래서 DJP연합, 김종필과 함께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었다. 얄팍한 선거용이 아니었음은 2004년 박근혜와 함께 박정희 기념관을 찾은 것에서도 재차 확인된다. 나아가 그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전두환까지도 품어 안았다. 청와대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한 것이다. 오로지 회개할 것을 요구할 뿐 어떠한 보복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분노로 가득 찬 군중들에게 전두환이 화를 입을까 걱정할 정도였다. 그래서 훗날 전두환은 DJ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DJ의 행보를 야합이라고 비판하고 비난했다. 호남의 고립된 구도를 타개하기 위한 얄팍한 정치적 술책이라는 것이다. 아무렴 정치인인데 표 계산 안했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본디 정치란 것이 심산 유곡에 핀 순결한 백합이 아니라 흙탕물 속에 피어나는 연꽃 같은 것 아니던가. 용서와 화해는 DJ의 진심이자 신념이었다. 가해자의 사과가 없더라도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야 가해자의 마음 속에 남아있는 잠재력, 즉 새롭게 생각하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그래야 사회적 낙인으로부터 벗어나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부활이다. 아무리 큰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단 한 순간도 청산과 척결을 입에 담지 않았다. 적폐 청산과 내란 척결을 선동하지 않았다. 상대를 낄낄낄 조롱하고, 희희낙락 조리돌림도 하지 않았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 모두가 회개하고 모두를 용서해야 비로소 동서의 화합과 국민의 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 군사정권과 문민정부를 아울러,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대를 품어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내어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키고 싶어했다. 링컨 역시도 남북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남부를 처벌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거짓말쟁이, 사기꾼, 살인자라는 손가락질과 비아냥을 감수하면서도 그 신조를 고수하였기에 남북이 통합된 1860년의 미합중국이 20세기의 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센세, 와타시데쓰. 아노 다이주데쓰요.”(先生、私です. あの大中ですよ. 선생님, 접니다. 대중입니다.) 동서화합 다음은 일본과의 화해였다. 일제 치하 36년, 20세기 초 식민지의 응어리도 풀어내야 했다. 목포상고 시절 은사였던 무쿠모토 선생님을 찾아간다. 59년 만의 재회였다. 당시 청소년 DJ도 '토요타 다이주'(豊田大中), 창씨개명을 하였다. 다카키 마사오 박정희가 만주군관학교를 선택했던 것처럼, 토요타 다이주는 만주국 최고의 명문대학 건국대학에 가려고 했었다. 차이라면 단 하나 박통은 1917년생, DJ는 1924년생이라는 것이다. 건국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대일본제국이 패망한 것이다. 그래도 목포상고를 다니며 일본인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따른 탓에 해운업 스타트업의 CEO가 될 수 있었다. 운전수 딸린 지프차를 몰고 다닐 정도로 번창하는 청년사업가로 승승장구했던 것이다. 반세기 전 선생님 덕에 부족했던 제가 대한민국의 대통령까지 되었습니다, 감사 인사를 드린 것이다. 그 다음에는 천황을 만났다. 일본에서의 공식 호칭이 천황이다. 그것을 구태여 억지로 '일왕'이라고 고쳐 부르지 않았다. 해당 나라의 국민들이 부르는 대로 불러주는 것이 외교적 상식이고 예의이다. 그래서 일본 국민들의 마음까지도 살 수 있었다. 그리하여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함께 그 유명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이 또한 DJ의 일관된 철학과 신조의 결과물이었다. 위안부 소녀상을 동네방네 온나라에 세우면서 피해자 정서에 호소하지 않은 것이다. 먼저 그들을 용서하는 포용정책을 발휘함으로써 일본의 회개와 회심을 이끌어낸 것이다. 활짝 열린 일본인의 마음에다가 한국의 문화를 듬뿍 심었다. 과감하게 대중문화 시장을 개방한 것이다. 1965년 박정희의 한일국교정상화 만큼이나 1998년 일본의 대중문화 개방에도 반대가 심했다. 그러나 DJ의 선견지명이 있어서 오늘날의 K-컬처가 번성할 수 있었다. '겨울연가'의 욘사마 열풍부터 보아의 오리콘 차트 넘버 원까지 한국의 대중문화가 일본인들부터 홀리면서 새천년의 한류가 시작된 것이다. 2005년 도쿄의 유학 시절,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다나카 선생님과 언어 교환을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제는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LINE도 한국의 네이버가 만든 것이고, K-웹툰은 일본이 자랑하던 망가의 아성을 넘어서고 있다. 일본의 시티팝은 1980년대를 향수하지만, 한국의 케이팝은 21세기를 호령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또한 한국이 세계 4강의 위업을 이루었다. 즉 한일합작은 늘 남는 장사,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 박정희를 통해 일본의 제조업을 넘어선 것처럼, 김대중을 통하여 일본의 문화산업도 능가한 것이다. 이제는 한국이 앞장서서 '잃어버린 30년'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웃나라를 도와주자는 적극적인 이니셔티브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이나믹 코리아가 선도하는 신 한일합방론으로 정체되고 침체된 일본을 개조하고 개벽해 가는 것이다. 일본 다음은 북조선이다. 남북분단과 한국전쟁, 20세기 한민족사의 최대의 트라우마도 치유해야 했다. 사랑하려면 먼저 용서해야 한다. 용서하려면 상대의 처지와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려면 역지사지,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와 소통은 무엇보다도 경청을 뜻한다. 경청이야말로 최고의 대화이다. DJ의 트레이드 마크, 햇볕정책 또한 대화와 용서와 화해라는 DJ 고유의 신앙과 신조에 기초해서 설계된 것이다. 가장 뼈아픈 패배가 바로 역전패이다. 1970년대 국력이 역전되어 버린 데다가 1990년대 공산주의 진영이 해체되면서 북조선은 나날이 날이 선 고슴도치가 되어갔다. '고난의 행군'을 면치 못했던 21세기 북조선의 입장과 마음을 세심히 헤아린 것이다. 대통령 취임사에서부터 북조선 집권층의 불안과 공포를 달래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결코 흡수 통일을 도모하지 않겠다며, 가능한 분야부터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자고 따뜻한 동포로서의 손을 내민 것이다. 2000년 6월 13일, DJ는 평양의 순안 공항에 내린다. 비행기 출구를 내려와 북녁 땅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여기도 내 조상들이 묻힌 땅이고 내 동포들이 살고 있는 땅이다. 상념에 젖으면서 마음 속으로 큰 절을 올렸다. 저는 여러분들이 보고 싶어 이곳에 왔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북녘 산천이 보고 싶어 여기에 왔습니다. 우리는 한민족입니다. 우리는 운명공동체입니다. 굳게 두 손을 맞잡읍시다. 겨우 55년, 분단기간은 우리 민족 5000년 역사에 비하면 아주 짧은 것이기에 극복할 수 없는 장벽이 아닙니다. 그럼으로써 역사적인 6.15 선언도 발표된다. 동화같은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박통의 파트너 정주영이 이번에는 북조선에도 현대의 기적을 선물하려고 하였다. 500마리 소떼를 이끌고 휴전선을 넘어가는 일대 드라마를 연출한 것이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되었고, 최전방 군사 요충지였던 개성에는 대규모 남북합작 산업단지가 들어섰다. 결국 DJ는 2000년 12월 노벨평화상을 받는다. 이웃애와 동포애의 발현으로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된 것이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동서화합과 한일협력과 남북연합으로 대동아공생권 창출을 위하여 헌신했던 일생에 대하여 세계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자랑스러워 마땅한 일이다. 김영삼은 조선총독부였던 중앙청을 폭파시켜 버리며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똑똑히 고쳐주겠노라 허세를 부렸다. 법률가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민정수석은 대북송금특검을 공포함으로써 남북협력의 속도를 3-4년이나 지체시켜버렸다. DJ의 통 큰 통치에 뻣뻣한 청산주의자들과 째째한 법치주의자들이 어깃장을 놓았던 것이다. 실제로 1987년 민주화 이후 검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들이 대거 정계로 진출하면서 정치의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게 된다. 박통과 DJ가 선보였던 선 굵은 통치가 사라지고 법치가 정치를 잠식해가는 병폐가 적폐로 누적된 것이다. 겸손은 모르고 딴지를 일삼으며 내 편 만을 편드는 어용방송인과 어용지식인과 어용정치인들이 활개를 치게 된 것이다. 대화와 용서와 화해에 기반한 영호남과 한일과 남북의 공생은커녕 나날이 여야의 분단과 남녀노소의 분열과 한일의 갈등과 남북의 적대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Soulcraft, 스스로 십자가를 짊어지고 영혼을 돌보는 정치를 추구했던 김대중 선생님이 하늘 나라에서 무척 슬퍼하실 일이다. DJ라면 MB와 김어준과 유시민을 한자리에 불러 밥을 먹이며, 부디 이제는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하라고 자분자분 타이르셨을 것이다. 거인과 거물과 거장이 사라진 시대, 자잘한 자들이 무리를 지어 득세를 한다. 좀스러운 사람들이 율법에서 사랑으로, 거룩한 용서의 용기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2. CABLE: 제2의 건국, 제3의 물결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주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흔들어 고통스럽게 하고, 그 힘줄과 뼈를 굶주리게 하여 궁핍하게 만들어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을 흔들고 어지럽게 하나니 그것은 타고난 작고 못난 성품을 인내로써 담금질을 하여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할 만하도록 그 기개와 역량을 키워주기 위함이다." 맹자의 이 구절만큼이나 구구절절 DJ에 어울리는 문장도 없다. 한때는 잘나가는 청년 정치인이었다. 1961년 37세에 인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1971년 47세에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그러나 정작 대통령에 당선이 된 것은 1997년이다. 근 30년 가까이 혹독한 담금질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사일생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고, 칠전팔기 1987년과 1992년 대선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불출마 선언을 철회하거나 정계 은퇴의 번복을 반복함으로써 대통령병에 걸렸다는 비아냥도 감수해야만 했다. 용기가 일시적이라면 끈기는 지속적인 것이다. 불굴의 의지로 불사조처럼 되살아나는 회복탄력성을 지구력이라고 한다. 실패해도 좌절해도 거듭거듭 마음을 다잡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그 반복적인 연마 속에서 챌린저의 용기는 챔피언의 끈기로 진화해간다. 도저히 헤쳐 나갈 수 없어 보이는 역경도 지나고 나면 그렇게 힘든 것만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전화위복과 기사회생, 도리어 그 시간이 약이 되는 경우도 많다. 사형수 시절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세운다. 무엇을 계획하든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다. 그럼에도 실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개의치 않고 다시 계속하는 끈질긴 인내심, 닉네임처럼 '인동초'(忍冬草)가 되어간 것이다.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중요하다. 책 읽는 것, 어학 공부하는 것, 아침저녁으로 체조하는 것 등 작심삼일이 반복되더라도 중단하지 않고, 삼일마다 작심을 거듭함으로써 일만시간이 흐르면 달인과 장인이, 마스터가 되어 있는 것이다. 1971년 첫 대선 도전 이후 26년, 일만일이 지난 후에야 대통령이 될 수가 있었다. 40대의 기수가 75세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포기를 모르고 준비하고 또 준비했던 것이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한국에는 축복 된 일이었다. 1971년에는 설익었다. 1987년에는 욕심이 과했다. 1992년에는 세계가 격변했다. 탈냉전과 세계화의 격변 속에 부도 직전에 내몰린 IMF 금융위기, 구원 투수가 절실했다. 한국전쟁 이래 최대의 국난을 헤쳐 나가기에 DJ 만한 혜안과 식견을 가진 리더가 없었다. 하기에 당선의 기쁨조차 누릴 틈이 없었다. 당선자 시절 새벽 4시 반이면 어김없이 일어났다. 한 장의 보고서를 받아보기 위해서였다. 이른바 '외환 일보'였다. 당시 한국의 외환 금고는 물이 찬 소금 창고 같았다. 소금이 녹아내리듯 달러가 사라져갔다. 국가의 신용등급은 두 달 사이 열 단계나 추락했다. 몰락해가는 나라, 외국인들이 앞다퉈 돈을 빼 간 것이다. DJ는 새벽마다 그 숫자를 확인하며 깊은 한숨으로 기나긴 하루를 시작했던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늘도 무심하지만은 않으셨다. 감동적인 일이 일어난다. 금 모으기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잘 살아보세 새마을운동이 잘 살려보세 운동에 앞장선 것이다. 1997년 12월 20일, 새마을 부녀 중앙연합회가 애국가락지 모으기 운동을 발족한다. 금 2,445돈을 비롯해 은과 달러 뭉치를 모아 정부에 전달했다. 구한말 백성들의 국채보상 운동처럼 들불처럼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어갔다. 나라 빚을 갚기 위하여 국민들이 기꺼이 자신의 호주머니를 턴 것이다. 까까머리 초등학생부터 백발 성성 노인까지 수많은 국민들이 이 운동에 동참했다. 1998년 3월까지 350만 명이 금 236톤을 내놓은 것이다. 당시 시세로 21억 5천만 달러였다고 한다. 이 운동은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 재차 한국인의 저력, 국민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그 기운을 흠뻑 받아 안아 최초의 정권교체,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였다. 제2의 건국은 제3의 물결에 올라타는 것이었다. DJ는 준비된 대통령이었다. 역시나 감옥을 대학으로 삼아 공부해 두었던 것이 밑천이 되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읽은 것이 1981년 청주 감옥이었다. 미래 쇼크, 충격적인 책이었다. 산업화 다음은 민주화가 다가 아니었다. 농업문명과 산업문명보다 더 큰 전환, 정보화라고 하는 문명사의 대전환이 파도처럼 몰려오고 있었다.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재독과 삼독, 몇 번을 정독했다. 감탄하고 감동했다.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지식정보 강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결심했다. 재임 시절 앨빈 토플러는 물론이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도 초대하여 자문을 구한다. 미래학자는 영감을 주었고, IT 기업가들은 전략과 전술을 제안했다. 특히 마사요시 손, 손정의 회장의 조언은 명쾌했다. 첫째도 브로드밴드, 둘째도 브로드밴드, 셋째도 브로드밴드. 당시 생소한 용어였던 브로드밴드란 초고속 인터넷을 위한 광대역 통신망을 말한다. 대한민국이 초고속 통신망 국가로 초가속적으로 진화하는 시발점이 된 것이다. DJ는 '산업화에는 뒤쳐졌지만 정보화만큼은 앞서가자'며 국민들을 독려했다. 서구와 일본보다 크게 늦은 산업화로 지난 세기 오욕의 역사를 살아야 했지만, 정보화만큼은 반드시 선도하여 20세기의 한을 풀고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자고 했다. 국무위원들부터 들들 볶으며 닦달했다. 일흔이 훌쩍 넘은 본인조차 컴맹 탈출을 위해 무진장 애를 쓰는데, 종이 보고서와 결제 서류에 길들여진 고위 공직자들의 태도가 쉬이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행정고시, 사법고시 등 시험 한 번 잘 봐서 출세했던 사람들은 변화에 굼뜨기만 했다. 유독 공직 사회가 빛의 속도로 진화하는 기술에 대한 적응에 게을렀던 것이다. 대통령의 성화와 질책에 청와대도 정부도 피로감을 호소했다. 그래도 DJ는 무모하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정보=정부화에 박차를 가한다. 2000년 2월 2일 DJ는 친히 모든 국무위원들에게 전자정부를 하루 속히 구현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낸다. 온라인으로 대통령이 지시를 보낸 첫번째 사례였다. 국무총리부터 장관들도 이메일로 답신을 보냈다. DJ는 파안대소하며 곧바로 전자왕국을 건설하자고 재답신을 보냈다. 2001년 2월 25일 취임 3주년에는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와 과천청사를 연결하여 처음으로 영상 국무회의를 진행한다. 메기 효과, 대우전자와 삼성SDS와 KT 출신의 인재를 연달아 정보통신부 장관에 임명함으로써 다른 국무위원들을 긴장시키고 각성시켰다. 만년의 대통령이 솔선수범하여 제3의 물결을 헤쳐 나가는 조타수,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는 캡틴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이다. 그렇게 딱딱하고 뻑뻑했던 하드웨어 거버먼트가 차츰차츰 소프트 스트리밍 거버넌스로 진화해갔다. 정보대국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다.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었다. 얼리 어답터, DJ가 PC 통신과 인터넷을 통하여 국민들과 사이버 인터뷰를 한 것도 1998년 6월 18일이다. 시티즌에서 네티즌으로, 1인 1PC 보급 운동과 1인 1ID 갖기 운동이 펼쳐진다. 전국 초중고 학교에 초고속 인터넷이 깔리기 시작하고, 농산어촌 지역에는 우체국을 정보센터로 변신시켰다. 이곳에서 200만 이상의 주부를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진행했다. 군대에서는 60만 장병들에게, 심지어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들까지도 컴퓨터와 인터넷 교육을 보급시켰다. 신축 건물을 지을 때도 반드시 초고속 인터넷과 연결시키도록 했다. 국토가 좁고 대단위 아파트 단지나 연립주택이 밀집한 주거 형태를 십분 활용하여 나라 전체를 삽시간에 월드 와이드 웹의 그물망으로 촘촘히 엮어낸 것이다. 말 그대로 전 국민이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네티즌 네트워크 스테이트가 된 것이다. 집과 방도 모자라서 PC방 또한 폭발적으로 확산된다. 새로운 국가 인프라,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신지식인 운동도 전개되었다. 더 이상 학벌이나 직업은 중요하지 않았다. 누구나 혁신적인 열의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해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신지식인들이 주도하는 창업을 벤처 사업이라 일컬었다. 네이버와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가 시작된 해가 바로 1999년이다. SNS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시작한 해도 1999년이다. 온라인 게임산업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이 창업하여 e-스포츠라는 새로운 문화 장르를 한국이 가장 먼저 창조해갔다. 1998년 6월 6일, DJ는 장장 9일 일정으로 미국 국빈 방문 길에 올랐다. 대기업이 아니라 벤처 기업인 위주로 대규모 투자유치단을 꾸렸다. 동부의 워싱턴에서 정상회담만 소화한 것이 아니다. 서부의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첫 번째 한국의 대통령이 된 것이다. 스탠포드 대학교에서도 연설을 하였다. 팔로 알토의 실리콘밸리를 참조하여 판교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 디지털-새마을 만들기, 테크노벨리를 조성하게 된다. DJ가 퇴임하던 2003년 2월,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3천만명에 육박했다. 1998년 30만에서 100배가 늘어난 것이다. 영국도 프랑스도 네티즌의 숫자가 1천만명이 되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동남아는 물론이요 유럽이나 미국에 배낭여행을 가면 인터넷 속도에 답답증을 느끼게 되었다. 벤처사업과 IT산업도 급성장하여 2002년 GDP의 13%를 차지하고 전체 수출의 30%를 담당하면서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되었다. 금융위기의 DOOM을 IT 산업의 BOOM으로 극복해낸 것이다. 2002년 11월 6일, 초고속 인터넷 1천만 가구 돌파 기념식이 열린다. DJ는 자신만만한 어조로 확신했다. 오천년 역사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 일류국가 도약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했다. 월드컵 세계 4강의 기세로 이제는 세계 경제 4강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허장성세의 허언이 아니었다. 훗날 대한민국은 제조업과 IT산업을 모두 가지고 있는 세계의 두 나라, 중국과 한국 가운데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공장이 텅텅 빈 미국에는 제조업이 없다. 일본과 유럽은 디지털 전환에 한참을 뒤처졌다. AI 3강을 넘어 2강으로, 나아가 AI 문명의 표준을 설계해 볼 수 있는 기반이 DJ 시절에 마련된 것이다. 박통이 한국의 하드웨어를 건설했다면, DJ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눈떠보니 선진국이 된 것이 아니다. 선구자적 안목을 가지고 있던 탁월한 두 사람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차근차근 선진국가까지 올라선 것이다. 3. CLOUD : 장보고와 메디치 하의도 섬소년이었다.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섬에서 나고 자랐다. 하의면 후광리에서 태어나 훗날 그의 호가 후광(後廣)이 되었다. 어린이 대중이는 동무들과 잘 어울렸고 운동장에서 씨름도 즐겨했다. 학교까지 3킬로미터를 걸어 다녔는데 겨울에는 눈보라가 하도 심해 벙거지를 뒤집어쓰고 다녔다. 무엇보다 드넓은 바다와 갯벌이 DJ의 놀이터였다. 낙지도 잡고 수영도 즐겼다. 물고기는 헤엄만 치지 않는다. 수시로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른다. 대중이도 깡총깡총 뛰어다녔다. 그때 다져진 체력이 평생을 지탱해주었다. 바다 건너 세상에 대한 호기심 또한 무럭무럭 자라났다. 더 큰 세상에 대한 희망과 상상력이 일생을 지속하는 정서적 자원이 된 것이다. 아버지는 판소리 명창 한량이었고, 어머니가 교육에 열성이었다. 똘똘한 아들을 섬에만 두지 못하고 목포 유학을 결단하신다. 마침내 11살 DJ가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항구도시 목포에 발을 내딛은 것이다. 목포는 1897년 개항 이래 급속도로 성장하는 신도시였다. 1930년대 중반 인구로는 전국 6대 도시로, 부산과 인천을 잇는 3대 항구로 발돋움하였다. 목포의 인구 증가율은 식민지 조선에서 최고 수준이었는데, 일본인 거주지가 들어서며 상업의 중심지가 된 것이다. 즉 DJ가 10대에 경험했던 목포란 다민족 다언어 도시였다. 학교에서는 일본어로 교육을 받았고, 일본어로 된 신문을 읽으며 세상이 돌아가는 사정을 익혔다. 용돈을 모아서라도 만주의 건국대학이나 일본 본토로 유학 가는 꿈을 꾸었던 '토착 왜구'로 성장한 것이다. 그래서 연세대학교의 김대중도서관에 가보면 일본어 책들이 잔뜩 남아있다. 밑줄 친 대목과 그 책에 대한 감상을 적어둔 메모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DJ가 여타 정치인 중에서도 단연 세계의 동향과 미래의 변화에 독보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도 제국을 경영했던 일본의 지적 유산에 접속하여 젖줄을 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기에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에도 반대를 하지 않았다. 1971년 대선 패배 이후 처음 찾은 나라도 일본이었다. 1980년대는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경험한다. 1992년 대선에서 낙마한 후에는 유럽에서도 유학한다. 30여년 두루두루 폭넓은 견문을 쌓은 후 새천년 첫번째 대통령이 된 것이다. DJ는 21세기를 지구촌 시대로 전망했다. 인류는 공통의 세계어로 대화하게 될 것이며, 대규모 인구 이동을 통하여 여러 민족이 혼재하면서 국제결혼도 성행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1998년 한일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장차 한국이 동남아로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새로운 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이웃나라와의 원한부터 풀어야 한다는 소신의 소산이었다. 일본을 디딤돌이자 발판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백제부터 일제까지, 천년의 유산을 모두 계승하고 활용하여 새로운 천년을 기획하고 설계하자는 것이다. 물론 백년 전 일본이 구축한 대동아공영권은 미국에 저항하고 소련에 대항하는 제3의 블록을 지향했다. 백년 후 한국이 동북아를 선도하는 21세기가 되자 이제는 미국이 앞장서서 아시아-태평양의 허브로서 한국으로 달려오고 있다. 1경 7천조원을 굴리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한국의 인공지능 연계 데이터센터와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에 20조원 규모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래리 핑크 회장의 유엔총회 면담에서 'AI·재생에너지 투자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것이다. 생성형 AI서비스 챗GPT를 개발하여 AI 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오픈 AI의 샘 알트먼 역시 한국을 낙점했다. SK와 오픈AI가 초대형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곳 또한 서남해안이다. 삼성SDS 컨소시엄도 국가 인공지능 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지로 전남을 선택했다. 깐부를 맺은 엔비디아의 GPU 칩이 호남 지역에 촘촘하게 깔리게 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자산이 많은 블랙록과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확보한 오픈AI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칩을 생산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모두 전남 지역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강남과 성남을 이어서 호남의 전성 시대가 열리려고 한다. 나주는 한전공대를 중심으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허브가 될 수 있다. 고흥은 나로호 발사기지 등 우주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다. 광주는 지스트를 포함하여 AI 연구를 선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끝에 엣지(edge)로 솔라시도를 품고 있는 해남이 있다. 땅끝 마을 해남을 아시아의 AI 수도로 만드는 글로벌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백년 전 목포가 일본의 영향 아래 동아시아 지중해의 허브 도시로 성장했던 것처럼, 백년 후 해남이 아시아-태평양을 아울러서 디지털 문명의 서버 도시로 도약하려는 기세이다. 솔라시도는 해남과 영암의 간척지에 조성 중인 미래형 기업도시이다. '솔(Solar·태양), 라(Lake·호수), 시(Sea·해상 풍력), 도(City·도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레미파, 박정희가 포항 등 중화학산업도시를 일구었고, DJ가 판교로 상징되는 IT도시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솔라시도 AI형 미래도시를 창조할 시점이다. 솔라시도의 매력은 넓은 부지에 전력과 용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국내 최대의 태양광발전소가 운영 중이고,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드넓은 터가 마련되어 있다. '전기 먹는 공룡'인 AI 데이터센터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어 RE100 달성에도 안성맞춤한 땅이다. 인근의 영암호와 금호호를 활용하면 하루 평균 100만톤의 물도 냉각수로 공급할 수 있다. 솔라시도 전체 면적 중 120만평은 기업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프런티어이다. 이 참에 목포에서 가장 높다는 유달산에 올라가 보았다. 저 멀리 신안군의 다도해가 유려하게 펼쳐진다. 새로운 무안, 이라는 뜻의 신안은 무려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천사도를 자랑한다. 그 천개의 섬들 가운데 한국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김대중의 하의도가 있고, 또 다른 섬인 비금도에서는 인류 역사상 마지막으로 AI를 이긴 사람으로 기록될 이세돌이 나고 자랐다. 나는 이세돌을 GIST 교수로 모시고자 비금도까지 가보았는데, 안타깝게도 울산의 UNIST가 먼저 초빙해 갔다. 매주 월요일이면 제주에서 광주로 가는 비행기를 탄다. 평일 저가항공의 가격은 1만-2만원대에 이착륙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30분이 되지 못한다. 늘 창가 자리를 고수하는데, 하의도와 비금도와 완도와 진도와 흑산도를 포함하여 서남해안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다도해 풍광을 넋 놓고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를 타고 다도해를 일주하는 것도 일품이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에는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장차 남해안의 리아스식 해변과 다도해 일대가 드론이나 도심항공, 애드벌룬 여행 등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음을 매주 확인하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내친김에 완도에도 가보았다. 한참 K푸드로 각광을 받고 있는 김 양식이 활발하다. 청해진도 자리한다. 해상왕 장보고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일천 년 전 장보고는 산동반도부터 큐슈까지 중국과 일본의 해상무역만 중계한 것이 아니다. 서역의 대당제국과 북방의 발해국을 포함하여 한중일 동북아와 탐라국(제주), 참파, 스리위자야, 크메르, 팔라, 라슈트라쿠타, 프라티하라, 아바스 칼리파국 등 동남아와 인도-태평양을 잇는 해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즉 동인도회사 이전에 장보고의 종합무역상사가 있었다. 대일본제국의 대동아공영권 이전에 백제의 해양 무역망이 있었고, 그래서 대륙과 내륙에 곳곳에도 신라방이 번창할 수 있었다. 목포, 신안, 무안, 영암, 해남을 연합하여 50만 도시를 만들자는 논의가 있다. 스케일이 너무나 작은 발상이다. 그래서 스타일이, 폼이 나지 않는다. DJ가 나고 자라 세계적인 지도자로 키워낸 고장이라면 DJ처럼 사고할 수 있어야 한다. 한반도 하고도 남한, 한국 안에서의 균형발전 수준으로 접근해서는 제대로 된 스토리가 나오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적인 나라인고로, 앞으로는 세계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아세안과 알타이 등 아시아의 미래세대를 선두로 하여 500만 규모의 세계적인 미래도시 네트워크를 다도해 일대에 건설해 봄 직하다. 일명 디지털 시대의 래백공 프로젝트이다. '중용' 제20장에는 "래백공즉재용족(來百工卽財用足)"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많은 기술자들이 몰려오면 그 지역의 재정이 풍족해진다는 의미이다. 춘추전국시대를 타개하고 새로운 패권국으로 가는 방법론 중의 하나였다. 오늘날의 백공(百工)이란 다양한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와 코더를 뜻한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과 세계 최상의 기업들이 남해안 일대로 몰려오면 자연스레 일자리가 생기고, 세수가 늘어나며, 그 재정으로 AI문명에 부합하는 새로운 차원의 복지와 교육, 주거를 실험해 볼 수 있다. 디지털문명의 개혁개방, 기본고소득으로 작동하는 AI 특구를 한국이 가장 먼저 만들어 보는 것이다. 20세기의 대표적인 래백공 도시가 바로 뉴욕이었다. 그 중에서도 한복판 맨해튼은 걸출한 미래 도시였다. 금융의 허브, 윌 스트리트가 있다. 문화의 허브, 브로드웨이도 있다. 컬럼비아 대학 등 명문 대학도 자리한다. 메트로폴리탄과 모마(MOMA)와 같은 세계적인 박물관과 미술관도 배치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들도 즐비하다. 누구든지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잘 구성해 둔 것이다. 세계로부터 맨해튼으로 꼬여 드는 우수한 인적 자원이 곧 뉴욕의 힘이자 미국의 경쟁력이었다. 패권국 미국과 표준도시 뉴욕이 앙상블을 이루었던 것이다. 그래서 뉴암스테르담으로 시작한 꼬리표를 지우고 유럽을 능가하는 아메리카의 세기를 개창했던 것이다. 하지만 신세기 그 뉴욕이 더 이상 살만한 곳이 되지 못하고 있다. 9.11 테러로 21세기를 시작하여 2008년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여태 극복해내지 못했다. 무슬림 사회주의자를 시장으로 뽑아야 할 만큼 주거비, 의료비, 교육비 등등 고질병이 골수병으로 악화된 슬럼 시티가 되어버린 것이다. 다시금 대한민국은 이제 21세기 USA(United State of ASIA)의 '동부'(East Coast)가 되어야 한다. 그 동부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바로 남해안 다도해 지역이다. 실리콘밸리의 성공과 한계가 참조가 된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가 창의적인 문화를 형성하였다. 초기에는 땅 값도 쌌던 고로 차고에서 창업해서 유니콘이 되어가는 디지털 신화가 만발하였다. 하지만 이미 집값 폭등으로 대안을 찾고 있다. 갈수록 텍사스와 플로리다로 엑시트 하는 인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이 꼭 미국에만 남아 있으라는 법이 없다. 실리콘벨리 인재의 6할 이상이 아시아계이다. 그네들이 디지털 혁명에 한참이나 뒤처진 유럽으로 갈 리는 만무하다. 남반구의 호주와 뉴질랜드는 자연이 아름다운 반면에 심심한 나라들이다. 할리우드와 메이저리그와 NBA 등 캘리포니아가 자랑했던 엔터테인먼트에 취약하다. 그렇다고 기술패권전쟁의 맞수인 중국이 선택지가 될 수도 없을 것이다. 한국이 최상의 장소가 될 수 있다. 중국과 일본 사이, 동북아와 동남아 사이, 아메리카와 아시아 사이, 부산부터 목포까지 남해안을 전 세계 온 누리의 인재들이 집결하는 지구촌 새마을로 창출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2023년 겨울을 발리에서 보냈다. '발리포니아', '실리콘발리'라는 말이 있다. 디지털 노마드들이 선호하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기업이 발리에서 나오지는 못했다. 인도네시아의 한계, 세계 최고의 인재들까지 끌어들이지는 못했던 것이다. 적도를 통과하는 지역인 고로 앞으로는 더더욱 더워질 것이다. 그래서 태국의 치앙마이나 라오스의 루앙푸라방으로 이주하는 친구들도 제법 있다. 하지만 K에 비하자면 경쟁력이 한참 떨어진다. 다만 그들을 끌어들일 특단의 묘책이 필요하다. 2020년 겨울은 뉴질랜드에서 보냈다. 매우 흥미로운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글로벌 임팩트 비자이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자 하는 기업가, 투자자, 혁신가를 위한 이민 프로그램이다. 최대 3년간 뉴질랜드에서 거주하며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토지도 제공하고 실험 소득도 부여한다. 에드먼드 힐러리 재단(Edmund Hillary Fellowship)이 제안해서 정부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애드먼드 힐러리는 뉴질랜드가 자랑하는 탐험가이자 산악인으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에베레스트의 정상에 오른 인물이다. 나는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김대중 재단 또한 더 이상은 5.18이나 민주화와 같은 내수용 추억팔이에 연연하지 말고, 하의도와 목포와 광주와 해남과 전남과 호남을 완전히 새롭게 천지개벽함으로써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 지역발전과 국토전략 또한 일국 차원이 아니라 세계경영의 일환으로 전환시킴으로써 동서화합과 한일협력이라는 DJ의 못다 이룬 꿈을 성취해가자는 말이다. 이 참에 남해안을 공유하는 전남과 경남을 행정적으로 통합하고, 서해를 끼고 있는 전북과 충청도를 연합하고, 동해를 면하고 있는 경북과 강원도를 합쳐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삼면의 바다를 중심으로 행정구역을 크게 통폐합함으로써 비효율적인 예산을 대폭 축소하고, 그 비용을 글로벌 임팩트 비자 등으로 전용하는 편이 훨씬 더 생산적일 것이라 보는 것이다. 앤비디아의 26만장 GPU 또한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만 쓸 것도 아니다. 다다익선, 나누면 더 커진다. 우리의 범위를 대폭 확대해가야 한다. GPU가 없어서 미국으로 가야만 했던 아시아의 천재 개발자들이 한국으로 올 수 있는 마중물로 삼자는 것이다. 중국의 천인계획처럼 한국도 글로벌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 그래서 대당제국에 신라방이 생겼던 것처럼, 대미제국에 코리아타운이 조성되었던 것처럼, 남해안 일대에 인니방, 베트방, 타이타운, 카자흐타운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1년 예산이 700조를 돌파했다. 행정구역을 재편하면 20조 이상은 충분히 절약할 수 있다. 그 돈이면 너끈하게 남해안 다도해 일대의 땅을 몽땅 사들일 수도 있다. 그곳에 싱가포르와 홍콩과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실험을 모두 능가하는 미래형 창조도시를 건설해 보는 것이다. 사우디의 빈살만이 사막에 짓겠다는 네옴시티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K라고 하는 그랜드 브랜드를 그레이트 프로젝트의 방편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한국은 신도시 만드는 데 선수이다. 일산부터 판교까지, 광교부터 동탄까지. 그런데 이제 수도권에는 그만 지어야 한다. 남해안이 대안이다. 피터 틸이 미래의 공간으로 지목한 곳이 셋이었다. 천상과 가상, 그리고 해상이다. 천상은 스페이스X를 통하여 화성 개척에 나서고 있고, 가상은 페이스북과 메타를 통하여 선점했다.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한 프로젝트가 해상의 수상도시이다. 이것을 한국이 먼저 해볼 수 있다는 말이다. 대양에 둥둥 떠다니는 수상 도시 대신에 해양에 촘촘히 박혀 있는 섬들을 연결해서 말이다. 홍콩과 마카오까지 놓인 해상다리를 건너가 본 적이 있다. 육지에서 55KM,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이 한 걸 한국이 못할 리가 없다. 거제도부터 완도까지, 내친김에 제주도까지 이어볼 수도 있다. 아일랜드를 원더랜드로, 덩치만 키우는 메가시티가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발하는 스탠다드 시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마치 유럽의 르네상스를 꽃피웠던 피렌체와 베니스 같은 도시를 통영부터 목포까지 아름드리 조형해가는 것이다. 그래야 가덕도 신공항도 제주도 제2공항도 그럴듯한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에는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 같은, 뉴욕의 록펠러 집안 같은 세기의 명망가들이 우후죽순 솟아나야 한다. 아시아 르네상스의 본진이 되는 것이다. 인터넷 시대 최고의 플랫폼은 스마트폰이었다. AI시대의 최고의 플랫폼이 자율차나 글라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시, 그 자체일 것이다. 스마트폰은 하루 평균 3-4시간 쓴다. 스마트카에서는 2시간 넘게 있기 힘들다. 그러나 스마트홈에서는 8시간 이상을 보낸다. 스마트폰은 눈과 손에 집중되는 반면에, 스마트카에서는 앉아만 있다. 화장실, 거실, 침실, 주방 등등 먹고 자고 싸면서 온 몸으로 발산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이 통째로 빅데이터로 전변되는 공간이 바로 집인 것이다. 장차 집은 칩처럼 만들어질 것이다. 스마트 모듈러 주택은 칩을 쌓는 과정과 동일하다. 그리고 그 똑똑한 집과 집이 집적되어 있는 스마트시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센터가 되어갈 것이다. 칩의 집적 회로처럼 자율교통과 자율행정과 자율경제가 자연스럽게 작동하게 될 것이다. 하드웨어의 매커니즘과 소프트웨어의 알고리즘이 생명체의 오가니즘에 합치해 가는 천지인 합일의 미래도시가 21세기 한국의 최대 수출상품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삼성과 SK와 현대와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두 합작하여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신시'를 빚어낼 수 있는 것이다. 아테네와 로마, 피렌체와 뉴욕 이후에 도래할 넥스트 시티, 그 AI시대의 표준문명을 상징할 수 있는 표본 도시를 남해안 일대에서부터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래서 그 보편 도시의 새로운 거버넌스를 세계 만방에 일파만파 퍼뜨려 가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만국인들의 삶-데이터가 모여드는 허브국가이자 서버국가가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 정복도 하지 않고 점령도 하지 않으면서 반도국가에서 반도체국가로, 디지털 제국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즉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를 경영하는 딥마인드를 탑재해야 한다. 박정희가 세계 속의 한국을 만들었고, 김대중이 세계적인 한국을 만들었다면, 다음 번 리더십은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생성해내야 하는 것이다. 이제 그 조숙한 K형 세계경영의 원조, 김우중을 만날 차례이다. 세계는 여전히 드넓고, 할 일은 더더욱 많아졌다.

2025.12.08 13:42이병한 기자

MS365, 내년 7월 요금 인상…기업·기관 라이선스 비용 부담 우려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년 7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 365 상용과 공공 요금제를 인상한다. 이에 따라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들과 공공기관의 라이선스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8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내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 365 비즈니스, 오피스, 엔터프라이즈 제품군에 인공지능(AI), 보안, 관리 기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년 7월 1일부터 전 세계 상용 구독 기준가를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인상 폭은 요금제별로 다르다. 소기업용 마이크로소프트 365 비즈니스 베이직은 사용자당 월 6달러에서 7달러로 올라 인상률이 약 16.7%다. 비즈니스 스탠다드' 12.50달러에서 14달러로 약 12% 인상된다. 비즈니스 프리미엄은 월 22달러로 가격이 유지된다. 엔터프라이즈 플랜에서는 오피스 365 E3가 23달러에서 26달러로 약 13% 오르고 마이크로소프트 365 E3는 36달러에서 39달러로 약 8.3%, 마이크로소프트 365 E5는 57달러에서 60달러로 약 5.3% 인상된다. 오피스 365 E1은 월 10달러로 동결된다. 프론트라인 근로자용 마이크로소프트 365 F1은 월 2.25달러에서 3달러, F3는 8달러에서 10달러로 인상돼 일부 구간에서는 최대 33%에 이르는 인상률을 기록한다. 공공기관 및 비영리 단체 대상 요금도 오를 예정이다. 정부 및 공공기관용 요금제의 경우 정부용 '마이크로소프트 365 E3(G3)'는 약 8%, 정부용 '마이크로소프트 365 E5(G5)'는 약 5% 인상된다. 정부용 '오피스 365 E3(G3)'는 2026년 7월 1일 1차로 10% 인상된 뒤, 1년 뒤 3%를 추가 인상하는 단계적 방식으로 총 13% 인상이 적용될 예정이다. 비영리 단체 요금은 상용 가격과 일정 비율로 연동돼 있어 상용 가격 조정에 맞춰 동일한 비율로 인상된다. 반면 소비자용 개인 및 가정 구독은 이번 상용·공공용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내년 7월부터 적용될 가격 인상 폭이 상당한 만큼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의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프론트라인 근로자 비중이 높거나 중소기업 플랜을 사용하는 경우 인상 체감이 더 클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공·비영리 부문도 예산이 고정된 상태에서 단계적 인상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라이선스 정책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상이 지난 1년간 진행해온 기능 투자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365, 보안, 코파일럿, 셰어포인트 전반에 1천100개가 넘는 신규 기능을 추가하는 개편을 거쳤다. 개편의 핵심은 모든 조직 구성원에게 AI 기능을 넓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원노트에서 쓸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챗'을 제공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에서 공개한 계획에 따라 코파일럿 챗은 사용자의 메일함과 캘린더를 이해하고, 채팅과 오피스 앱 내 '에이전트 모드'로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을 반복적으로 고도화하는 기능을 지원하게 된다. IT 관리자를 위한 엔터프라이즈급 통합 제어 기능도 함께 제공해 코파일럿 사용을 보안과 규정 준수 관점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보안과 단말 관리 기능도 강화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디펜더 포 오피스 플랜 1'의 고급 이메일 보안 기능을 오피스 365 E3와 마이크로소프트 365 E3에 포함해 피싱, 악성코드, 악성 링크를 메일과 협업 환경에서 탐지·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피스 365 E1, 비즈니스 베이직, 비즈니스 스탠다드에는 URL 클릭 시 악성 사이트를 사전 차단하는 'URL 체크' 기능이 새로 들어간다. 엔드포인트 관리 측면에서는 인튠 리모트 헬프, 인튠 어드밴스드 애널리틱스, 인튠 플랜 2가 마이크로소프트 365 E3와 E5에 포함된다. E5 고객은 여기에 인튠 엔드포인트 프리빌리지 매니지먼트,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매니지먼트,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PKI까지 더해 AI 기반 보안과 규정 준수, 사용자 경험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보안 운영팀을 위한 '시큐리티 코파일럿'도 E5 전 고객으로 확장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디펜더, 엔트라, 인튠, 퍼뷰 등 보안 제품 흐름 속에 시큐리티 코파일럿 에이전트를 기본 내장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가 만든 70개 이상 에이전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E5와 시큐리티 코파일럿을 함께 사용 중인 고객에게 우선 제공되며 앞으로 몇 달에 걸쳐 모든 E5 고객으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쉐도우 AI 탐지를 위한 '클라우드 앱 디스커버리', 협업 도구 '마이크로소프트 루프', 오피스와 공간 정보를 결합한 '마이크로소프트 플레이시즈', 동영상 편집 도구 '클립챔프', 빠른 머신 복구와 양자 내성 암호 API를 포함한 '윈도우즈 레질리언시 이니셔티브' 등이 대표 사례로 제시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순히 비용 상승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추가되는 코파일럿 AI와 통합 보안 기능을 통해 별도로 지출하던 보안 솔루션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은 2026년 7월 전까지 도입 및 유지 비용 대비 효용성을 면밀히 분석해 라이선스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기능이 보안, 생산성, 관리 측면에서 인상한 비용보다 제품군 전체의 가치를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AI, 보안, 관리 기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반영한 것"이라며 "고객들이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1년 반 전에 미리 공지했으며, 추가되는 기능들을 통해 조직의 생산성과 보안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이어 "특히 코파일럿과 시큐리티 코파일럿, 고급 엔드포인트 관리 기능을 통합 제공함으로써 별도의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보다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더 효율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2.08 11:08남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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