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오늘의집·숨고·집닥 등 인테리어 플랫폼 불공정 약관 시정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 주요 인테리어 플랫폼(오늘의집, 숨고, 집닥, 내드리오, 집꾸미기, 더공)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총 9개 유형의 84개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플랫폼의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는 조항, 이용자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삭제하거나 부당하게 사용하는 조항 등이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테리어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버티컬 플랫폼이 등장하여 인테리어 소품 등 관련 상품 판매를 중개하고, 온라인 견적 제공, 인테리어 사례 공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테리어 플랫폼들이 거래 과정에서 중개자로서의 지위를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6개 주요 인테리어 플랫폼의 이용약관상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약관조항이 있는지를 면밀히 심사했다. 그 결과,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고 이용자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이 곳곳에서 발견돼 이를 시정하게 됐다. 주요 불공정약관을 살펴보면, 우선 플랫폼의 중개 책임 및 법적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는 조항이 있었다. 오늘의집을 예를 들면, 이 회사는 이용자 및 파트너의 귀책사유로 서비스 이용에 장애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했다. 집닥의 경우 시공에 대한 모든 책임은 시공전문가에 있으며, 집닥 주식회사는 통신판매중개자로서 인테리어공사의 주 거래당사자가 아니며, 시공전문가가 제공한 견적 및 공사시공 서비스 대해 집닥주식회사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다.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을 운영·관리하는 주체로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하며, 이용자 간 분쟁 발생 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야 할 의무도 있다. 또한 사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행위로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사업자는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고, 고객이나 제3자의 고의·과실과 사업자의 고의·과실이 경합하는 경우에도 자신의 귀책 범위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민법의 기본원칙에도 부합한다. 그러나 해당 약관은 고의·과실을 불문하고 단순히 통신판매중개자라는 이유 등으로 사업자의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하고 있어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플랫폼들은 일괄 면책조항 대신 고의·(중)과실 범위 내에서 일정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약관을 시정하기로 했다. 또한 회원이 게시한 콘텐츠를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삭제하거나 부당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있었다. 숨고의 경우 회원이 작성한 게시물에 대한 모든 권리 및 책임은 이를 게시한 회원에게 있으며, 회사는 회원이 게시하거나 등록한 게시물이 다음 각 호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사전통지 없이 임시조치(해당 게시물에 대한 접근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의미)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집꾸미기 회원은 회사로 하여금 이 서비스 및 회사의 사업과 관련하여 자신이 제출한 콘텐츠를 이용, 복제, 배포,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하거나, 전시, 발표, 각색, 온라인에 제공하거나 전자적인 방법으로 전송하고, 공연(perform)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회원의 게시물이 법령에 반하는 불법행위임이 명백하거나, 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 명예훼손 등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존재하는 등의 경우가 아닌 이상 플랫폼 사업자가 사전통지를 생략하고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플랫폼은 회원의 게시물을 사용할 때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해야 하고, 회원이 자신의 게시물의 사용 중단 등을 언제든지 요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버티컬 플랫폼에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회원들이 모여 콘텐츠 등을 공유하고, 이러한 콘텐츠 등이 쌓여 플랫폼의 전문성과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플랫폼이 회원의 게시물을 사용함에 있어 합리적인 기준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해당 약관은 플랫폼이 사전통지 없이 회원이 게시한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임시 조치할 수 있도록 하고, 플랫폼에게 회원의 콘텐츠를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반면, 회원에게는 게시물의 사용 중단 요청 권리를 규정하지 않아 부당하다. 이에 대해 플랫폼들은 회원의 게시물을 삭제 또는 임시 조치할 때 회원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해당 조치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했으며, 회원 게시물의 이용 목적이나 방법 등을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로 한정하고, 회원이 언제든지 자신의 게시물의 사용 중단 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약관을 시정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회원의 작위 또는 부작위를 약관 변경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로 의제하는 조항, ▲회원에게 모든 손해를 배상시키는 조항,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하거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조항, ▲부당한 재판관할 조항이 있었으며 이에 대해 플랫폼들은 해당 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하기로 하여 불공정성을 해소했다. 이번 조치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인테리어 분야의 상품과 서비스 거래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주요 버티컬 플랫폼의 불공정 약관을 대대적으로 시정해 버티컬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공정위 측은 "특히 면책조항을 시정해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했고, 버티컬 플랫폼의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이용자 게시물의 이용과 관련한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아 건강한 생태계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의 불공정 약관을 지속 점검·시정해 왔으며, 앞으로도 버티컬 플랫폼 등을 통한 거래 환경에서 소비자, 입점업체 피해가 예방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