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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유튜브 등에 공영방송 뉴스 '우선 노출' 방안 검토

영국 정부가 유튜브, 메타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영방송 뉴스 콘텐츠를 보다 눈에 띄게 노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BBC, ITV, 채널4 등 공영 방송의 뉴스 채널과 콘텐츠 노출을 확대하는 규정에 대한 의견 수렴을 이달 중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신뢰할 수 있는 영국 뉴스가 해외 기업의 알고리즘에 의해 가려지고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젊은 층이 TV 대신 SNS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만큼 허위 정보와 조작 확산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목적이다. 논의 중인 규정은 향후 중앙지(전국지)와 지역 신문에도 적용될 수 있다. 틱톡 피드 상단에 뉴스 콘텐츠를 우선 배치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영국 정부는 BBC 등 방송사들이 동영상·SNS 플랫폼으로 적극 진출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월드컵, 올림픽, 윔블던과 같은 주요 스포츠 행사의 주문형(VOD)·스트리밍 권리도 관련 규정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해당 중계권이 별도로 스트리밍 업체에 판매되지 않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빅테크 기업들은 '우선 노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용자 선호에 따라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 체계와 충돌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영국 정부는 디지털 TV 전환 계획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준비 중인 정책 보고에는 빠르면 2034년부터 지상파 방송 신호를 중단하고 인터넷 기반 TV로 전환하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많은 방송사들이 비용 부담이 큰 지상파 네트워크를 벗어나길 원하고 있어 2034년 전환을 선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필요할 경우 2044년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된다. 그러나 고령층, 취약계층이 지상파 방송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전환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디지털 접근성 확대 정책과 보편적이고 저렴한 광대역 인터넷 보급 방안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우선 국민들이 자국 뉴스 콘텐츠를 쉽게 찾고 시청할 수 있도록 플랫폼 규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렉스 마혼 전 채널4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방송업계 인사들은 신뢰할 수 있는 영국 뉴스가 플랫폼에서 노출이 제한되거나 사실상 '섀도 밴'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해오기도 했다. 이번 방안은 BBC, ITV, 채널4 등을 TV 프로그램 가이드와 스마트TV 첫 화면 상단에 배치하기로 한 기존 공영방송 우선 노출 정책과 유사하다. 영국 정부는 우선 법률 강제가 아닌 자율적 방식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효과가 없을 경우 법제화도 고려할 예정이다.

2026.06.21 19:30박서린 기자

"175% 인상은 폭리"...테스코, 가상 서버 4만 대서 VM웨어 걷어낸다

영국 유통 대기업 테스코가 브로드컴의 라이선스 정책 변화와 가격 인상에 반발하며 약 4만대 규모 서버 인프라에서 VM웨어를 전면 퇴출하기로 했다. 21일 더레지스터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스코는 브로드컴을 상대로 계약 위반과 반경쟁 행위를 주장하며 영국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테스코는 내부 인프라에서 운영 중인 약 4만개의 서버 워크로드(가상 서버)에서 VM웨어 가상화 플랫폼과 브로드컴 메인프레임 소프트웨어를 단계적으로 제거하고 대체 솔루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양측 갈등은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이후 시작됐다. 테스코는 지난 2021년 VM웨어와 영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지원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받아 왔다. 그러나 브로드컴은 VM웨어 인수 후 영구 라이선스 중심 사업 모델을 구독형 상품인 VM웨어 클라우드 파운데이션(VCF) 중심으로 재편했다.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지원 정책도 변경하면서 영구 라이선스 고객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테스코는 브로드컴이 기존 계약상 권리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계약 체계로 전환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 문건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올해 VCF와 메인프레임 소프트웨어 지원을 포함한 신규 계약을 제안했다. 테스코는 해당 제안이 기존 계약 기준 예상 비용보다 VM웨어 제품은 약 175%, 메인프레임 제품은 최대 350%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테스코는 이를 "명백히 불공정하고 과도한 가격"이라고 비판하며 브로드컴의 시장 지배력 남용과 계약 위반을 주장했다. 회사 측은 브로드컴의 정책 변화로 인해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과 사업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고 강조했다. 결국 테스코는 VM웨어를 완전히 걷어내기로 결정했다. 현재 제3자 유지보수 업체를 통해 기존 VM웨어 환경을 지원받고 있으며 2027년 말까지 전체 시스템 이전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전환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테스코는 법원 문건에서 "예외적으로 빠른 속도"의 마이그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핵심 업무 시스템 상당수가 VM웨어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전 과정에서 운영상·상업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특히 대체 가상화 플랫폼이 현재 사용 중인 백업·재해복구 솔루션인 빔(Veeam)과 젤토(Zerto)를 완전히 지원하지 않아 데이터 보호와 보안 측면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메인프레임 전환도 부담이다. 테스코는 브로드컴 메인프레임 소프트웨어를 상품 발주와 급여 처리 등 핵심 업무에 활용하고 있어 전환 과정에서 사업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브로드컴의 VM웨어 사업 전략 변화가 초래한 대표적인 고객 이탈 사례로 보고 있다. 실제로 웨스턴유니온, GEICO, 컴퓨터쉐어 등 글로벌 기업들도 VM웨어 의존도를 줄이거나 대체 플랫폼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이에 대해 구독형 VCF가 기존 환경보다 높은 자동화와 운영 효율성을 제공하며 장기적으로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이 개별 제품이 아닌 통합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더 큰 비즈니스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테스코와 브로드컴 간 소송은 2027년 11월부터 2028년 2월 사이 영국 고등법원에서 본격 심리될 예정이다. 이번 재판 결과는 브로드컴의 VM웨어 라이선스 정책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 고객들의 반발과 향후 유사 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6.06.21 16:00남혁우 기자

[안광섭 AI 진테제] 소버린AI는?...'모델'보다 '공급망'을 봐야

지난 19일, 일본 정부가 17개 전략 분야에 2040년도까지 민관 합산 370조엔(약 35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닛케이와 NHK가 같은 날 보도한 숫자다. 규모만 보면 압도적이지만, 필자가 이 발표에서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액수가 아니라 '돈이 흘러가는 방향'이었다. 목록을 뜯어보면 흥미롭다. 가장 큰 단일 항목 중 하나인 피지컬 AI(physical AI, AI로 로봇·설비를 자율 제어하는 기술)에 10.5조엔(약 100조원)이 배정됐다. 그 외에 반도체, 차세대 통신, 소재, 양자, 콘텐츠가 줄줄이 들어 있다. 그런데 정작 '일본판 챗GPT를 만들겠다'는 식의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이 거대한 그림의 일부일 뿐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소버린(sovereign:주권) AI를 외친다는 나라가, 왜 모델이 아니라 '기반' 전체에 돈을 거는가. 1. '소버린 AI=자체 모델'이라는 1차원적 오해 소버린 AI라는 말이 퍼지면서 가장 흔하게 굳어진 통념이 있다. '우리도 우리만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통념은 문제의 절반만 본다. 모든 나라가 GPT급 모델을 직접 만들 수는 없다. 학습 비용도, 인재도, 데이터도 소수 기업에 쏠려 있다. 그런데도 각국 정부가 움직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프론티어 AI 모델이 더 이상 평범한 소프트웨어 제품이 아니라, 반도체에 준하는 전략자산으로 취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델 접근권은 통제될 수 있고, 특정 국가에만 허용될 수도 있다. 그 순간 정부와 기업은 똑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가 쓰는 AI는 내일도 켜져 있을까.“ 이 질문이 소버린 AI 논의를 한 단계 끌어내린다. 핵심은 '최고 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 모델을 학습·운영·검증·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어디까지 자국 또는 우방권 안에 두느냐'다. 그래서 필자는 소버린 AI를 이렇게 정의한다. 소버린 AI는 결국 두 가지의 결합이다. 하나는 AI를 국가 안보 자산으로 다루는 전략자산화, 다른 하나는 그 AI를 떠받치는 산업 기반 전체를 자국·우방권 안에 묶어두는 공급망 자산화다. 모델은 그 위에 얹히는 결과물일 뿐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다르게 읽힌다. 2. 미국, 정부가 직접 지분을 투자한다 미국을 보자. 자유시장의 본산이라는 나라가, 최근 1년 사이 기업 지분을 직접 사들이기 시작했다. 2025년 8월, 미국 정부는 인텔 지분 약 10%를 확보했다. 약 89억달러 규모로, 단숨에 최대주주가 됐다. 재원은 칩스법(CHIPS Act)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한 것이고, 일부는 국방부의 시큐어 인클레이브(Secure Enceval, 군용 반도체 공급망 확보 프로그램) 예산이었다. 보조금을 '주식'으로 바꿨다는 점이 핵심이다. 단순 지원이 아니라 소유다. 같은 해 7월에는 국방부가 희토류 기업 MP머티리얼즈의 전환우선주를 사들여 약 15%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10년간 자석 원료에 1㎏당 110달러의 가격 하한까지 보장했다. 또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 매출의 15%를 정부에 내는 조건으로 수출 라이선스를 받았다. 칩 판매 자체가 외교·안보 거래의 대상이 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흐름에서 마이크론은 오히려 빠졌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마이크론과 TSMC에는 지분 압박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즉 이건 무차별 국유화가 아니라, '전략자산으로 지정한 길목'에만 정부가 직접 들어가는 선별적 개입이다. 괜히 정부가 인텔과 희토류 기업에 지분을 박는 게 아니다. AI를 가능하게 하는 연산(반도체)과 소재(희토류·자석)를 국가 전략자산으로 다시 정의한 결과다. 3. 일본, 370조엔은 모델이 아니라 기반으로 간다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면 그림이 선명해진다.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내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이번 계획은, 정부 재정을 마중물 삼아 민간 투자를 끌어내는 구조다. 그리고 돈은 모델이 아니라 기반으로 흐른다. 피지컬 AI에 100조원을 넣는 이유는 분명하다. 일본 정부는 세계 AI 로봇 시장이 2040년 약 60조엔 규모로 커지고, 그중 30%를 자국이 가져가겠다고 본다. 저출산·고령화로 인력난을 겪는 제조·건설·물류 현장에 AI와 로봇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통신 인프라(차세대 무선통신·광통신·해저케이블)에도 대규모 예산이 배정됐다. AI가 돌아가려면 결국 전기와 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일본은 프랑스와 제1차 'AI 고위급 대화'를 열어 양국 AI 역량 강화와 안보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이것이 바로 '우방권 공급망'의 외교적 형태다. 혼자 다 만들 수 없다면, 믿을 수 있는 나라끼리 묶는다. 요컨대 일본의 370조엔은 '일본판 모델'을 만들겠다는 돈이 아니다. AI를 떠받치는 로봇·통신·소재·전력의 기반 전체를 자국 손에 두겠다는 공급망 자산화 선언에 가깝다. 4. 유럽과 중국, 다른 길, 같은 목적지 유럽과 중국은 방식은 다르지만 목적지는 같다. 유럽연합(EU)은 2025년 2월 파리 AI 액션 서밋에서 인베스트AI(InvestAI)를 발표하며 2000억유로 투자 동원을 내걸었다. 이 중 200억유로는 'AI 기가팩토리' 4~5곳에 투입된다. 각 시설은 차세대 AI 칩 10만 개를 갖춘 대규모 연산 단지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공공조달에 '유럽산 우선(European preference)' 원칙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AI 칩과 클라우드를 살 때 유럽 안에서 먼저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명백한 공급망 주권 정책이다. 중국은 가장 공격적이다. 미국의 수출통제는 역설적으로 중국의 자급을 가속시켰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의 AI 칩 자급률은 2023년 약 20%에서 2026년 41%를 넘어섰고, 2030년에는 8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와 SMIC가 그 중심에 있다.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서방 칩을 한 개 수입할 때마다 국산 칩 한 개를 배치하도록 하는 '병행 구매' 정책까지 밀어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 격차가 있어도 내수에서 국산을 채택하게 만드는, 가장 노골적인 공급망 자산화다. 미국·일본·유럽·중국. 정치 체제도, 방법도 다르다. 하지만 네 나라 모두 '모델 한 개'가 아니라 'AI를 가능하게 하는 공급망 전체'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 5. 그래서 한국은? 우리는 팔기만 하고, 정작 사오고 있다 여기서 한국을 보자. 그리고 필자가 이 글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여기 있다. 한국은 지금 '세계 AI 붐의 최고 납품업체'다. AI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미국에서 변압기가 모자라자,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같은 전력기기 기업들의 수주가 폭발했다. 국내 전력기기 '빅4'의 수주 잔고는 33조원을 넘어 5년치 일감을 확보했고, 미국 데이터센터向 초고압 변압기는 납기가 2년을 넘긴다. HBM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한다. 광통신, 기판, 메모리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소버린 AI를 짓겠다며 데이터센터를 세울 때,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한국이 댄다. 매출도 잘 나오고, 장사도 잘된다.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불편한 질문 하나가 남는다. 그럼 정작 우리 것은 어떤가. 2025년 10월, 엔비디아는 한국에 블랙웰 GPU 26만 장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5만 장은 정부가 사들여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쓰고, 20만 장은 삼성·SK·현대차·네이버가 가져간다. 정부는 이를 '주권형(소버린) AI'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 주권의 심장인 GPU 26만 장은, 단 한 장도 우리가 설계하거나 만든 것이 아니다. 전량 미국 기업에서 사온 것이다. 노광 장비는 네덜란드, 핵심 소재 상당수는 일본에서 들여온다. 정리하면 이렇다. 한국은 남의 AI 인프라에 들어갈 메모리와 전력기기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팔지만, 정작 자기 AI 인프라의 가장 비싼 길목인 연산·장비·핵심 소재는 외부에서 사온다. 파는 길목과 사는 길목이 정반대다. 확산과 시장 형성의 관점에서 보면, 이 둘은 전혀 다른 게임이다. 부품을 잘 파는 것은 '좋은 공급자(supplier)'의 조건이고,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것은 '주권 보유자(sovereign)'의 조건이다. 매출이 잘 나온다고 주권이 생기는 게 아니다. 변압기와 HBM이라는 '중간 길목'은 한국이 쥐었지만, GPU 설계와 노광 장비라는 '상류 길목', 그리고 자체 모델이라는 '하류 통제권'은 여전히 남의 손에 있다. 앞에서 미국이 인텔 지분을 사고, 일본이 소재·장비에 370조엔을 건 이유가 바로 이 '상류 길목'을 쥐기 위해서였다. 물론 26만 장 확보 자체는 한국에 큰 도약이다. 전 세계가 GPU 공급난을 겪는 상황에서 확정 물량을 받아낸 것은 분명한 성과다. 다만 그것이 곧 주권은 아니라는 점은 냉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370조엔, 2000억유로 같은 숫자는 '실적'이 아니라 '계획'이다. 닛케이조차 과거 일본의 국책 산업 정책에 실패가 많았다고 지적한다. 국책 펀드가 주도해 통합했던 엘피다 메모리는 2012년 4480억엔의 부채를 안고 파산했고, 역시 국책으로 출범한 재팬디스플레이(JDI)는 11년 연속 적자에 빠져 있다. 소버린 AI는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명분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매우 비싼 선택이라는 뜻이다. 명분과 성과는 다르다. AI를 둘러싼 질문은 계속 바뀌어 왔다. 처음에는 '어떤 모델이 가장 똑똑한가'였다. 모델이 전략자산이 되면서 '그 모델이 내일도 켜져 있는가'로 옮겨갔다. 그리고 지금, 질문은 한 번 더 내려간다. '그 모델을 가능하게 하는 공급망은 누구 손에 있는가.' 한국은 이 질문 앞에서 묘한 위치에 서 있다. 남의 공급망 길목에는 깊숙이 들어가 있으면서, 정작 자기 공급망의 가장 중요한 길목은 밖에서 사오고 있다. 소버린 AI를 자체 모델 개발로만 읽으면 이 모순이 보이지 않는다. 전략자산화와 공급망 자산화라는 두 축으로 봐야, 우리가 무엇을 쥐었고 무엇을 의존하는지가 비로소 드러난다. 한국이 답해야 할 질문도 정확히 여기에 있다.

2026.06.21 13:31안광섭 컬럼니스트

"CSOT, 모니터·노트북용 잉크젯 OLED 3분기 양산 계획"

CSOT가 올해 3분기부터 모니터와 노트북용 잉크젯 프린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양산할 것이라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최근 전망했다. CSOT가 모니터와 노트북용 잉크젯 프린팅 OLED를 공격적으로 판촉 중이라고 평가했다. CSOT는 지난 2024년 4분기부터 5.5세대 잉크젯 프린팅 OLED 라인에서 의료용 모니터를 양산 중이다. CSOT는 8.6세대 잉크젯 프린팅 OLED T8 라인도 구축 중이다. "CSOT, 3분기부터 모니터용 잉크젯 프린팅 OLED 양산" CSOT는 우선 5.5세대 라인에서 만든 27인치 모니터용 UHD(3840x2160) 해상도 잉크젯 프린팅 OLED로 전문가 모니터 시장을 노리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중국과 대만, 한국 모니터 업체가 잉크젯 프린팅 OLED를 평가 중이고, CSOT가 3분기부터 모니터용 잉크젯 프린팅 OLED를 양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모니터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이끌고 있다. 두 패널 업체는 대형 OLED 기술로 모니터 OLED를 만든다. 트렌드포스는 한국 두 패널 업체의 대형 OLED 생산능력이 제한적이어서, 모니터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은 올해 3.0%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 평가와 달리, 현재 전 세계 모니터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이 낮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모니터 OLED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기 어렵다. 두 업체가 각자 대형 OLED 라인에서 생산하는 TV용 OLED보다 모니터용 OLED 수익성이 높다. 트렌드포스는 CSOT의 8.6세대 잉크젯 프린팅 OLED T8 라인 투자로, 모니터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이 2026년 3.0% 내외에서 2030년 6.2%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렌드포스가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CSOT의 8.6세대 T8 라인 양산 목표시점은 2027년 하반기로 추정된다. "CSOT, 보급형 OLED 노트북 겨냥해 공격적 판촉" 트렌드포스는 CSOT가 노트북 잉크젯 프린팅 OLED를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양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초 예상했던 올해 4분기보다 빠르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중국과 대만 노트북 업체가 우선 채용할 수 있다. 주요 미국 노트북 업체 중 한 곳 이상이 잉크젯 프린팅 OLED 제품을 평가 중이다. CSOT는 14인치 WUXGA(1920x1200) 해상도 잉크젯 프린팅 OLED를 노트북용 제품으로 우선 낙점했다. 이 제품은 보급형 OLED 노트북 시장을 노리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노트북 제조원가가 상승해 CSOT의 공격적 가격 전략이 노트북 업체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트북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끌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사용하는 중소형 적녹청(RGB) OLED 기술로 노트북 OLED를 양산 중이다. 트렌드포스는 노트북 OLED 시장에서 에버디스플레이가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노트북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은 6.0%로 상승하고, 2030년 22.4%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BOE, 지난 17일 IT 8세대 OLED 양산 출하식 개최 BOE는 지난 17일 중국 청두에서 IT 8.6세대 OLED B16 라인 양산 출하식을 개최했다. 생산수율은 30% 이하로 낮지만, 'IT 8.6세대 OLED 세계 최초 양산' 타이틀은 얻었다. B16에선 FMM 방식 RGB OLED를 만든다. BOE가 양산 출하식에서 소개한 B16 라인 잠재 고객은 ▲레노버 ▲MSI ▲에이수스 ▲낫싱 ▲트랜션 ▲아너 ▲오포 ▲비보 ▲ZTE ▲샤오미 등이다. 우선 레노버에 14인치 노트북 OLED를 납품할 예정이다. BOE의 B16 라인 양산 출하식 개최로 IT 제품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이 올라갈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IT 8.6세대 OLED A6 라인 생산수율은 80~90%로 알려졌다. 다음달께 애플 맥북 프로용 OLED를 양산 출하할 예정이다. A6도 FMM 방식 RGB OLED를 제작한다. 잉크젯 프린팅 OLED는 잉크젯 헤드 노즐로 잉크를 떨어뜨려 RGB 서브픽셀을 형성한다. 잉크젯 프린팅 OLED는 이론상 낮은 수준 진공에서 만들 수 있고, FMM을 사용하는 기존 중소형 RGB OLED 기술보다 재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원하는 화소에만 유기재료를 적정량 주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명과 효율 등은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현재 상용화된 대형 OLED는 기술 방식이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 퀀텀닷(QD)-OLED는 청색 발광원이 QD 색변환층을 통과해 색을 구현하고, LG디스플레이 화이트(W)-OLED는 백색 발광원이 컬러필터를 통과해 색을 표현한다.

2026.06.21 11:00이기종 기자

[SW키트] AI 시대 가상화 시장도 진화…레드햇·수세 사업 전략은

가상머신(VM) 시장이 인공지능(AI) 시대 인프라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기업들이 기존 VM 환경을 유지하면서 AI 워크로드와 컨테이너까지 함께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업체들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21일 IT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가상머신(VM)을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차세대 인프라 운영 기반으로 보고 있다. 기존 VM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쿠버네티스, 컨테이너, 생성형 AI 서비스를 함께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 수요가 커지고 있다. 레드햇은 '오픈시프트 버추얼라이제이션(OpenShift Virtualization)'을 앞세워 VM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픈시프트 버추얼라이제이션은 기존 VM 환경을 쿠버네티스 기반 오픈시프트에서 실행하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레드햇이 이 가상화 플랫폼으로 내세우는 강점은 '통합'이다. 기존 가상화 환경은 VM 운영에만 초점 맞춰져 있었다. 컨테이너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쓰려면 별도 쿠버네티스 플랫폼이 필요했다. AI 워크로드를 운영하려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가속기 인프라와 별도 관리 체계도 추가해야 했다. 오픈시프트 버추얼라이제이션은 이 복잡한 구조를 하나로 묶는다. VM 생성과 배치, 스케줄링을 쿠버네티스 안에서 통합 처리할 수 있다. 같은 환경에서 컨테이너와 AI 워크로드도 함께 관리할 수 있다. 크리스 라이트 레드햇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지디넷코리아 인터뷰에서 오픈시프트 가상화 특장점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우리 가상화 플랫폼은 VM과 컨테이너, AI 인프라를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며 "개발자 환경과 자원 배분 방식도 하나로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에선 대형 공공기관이 레드햇 기반으로 인프라 현대화 성과를 낸 사례도 나왔다. 가장 대표 사례가 미국항공우주국(NASA)다. NASA 마셜 우주비행센터는 레드햇 플랫폼으로 기존 4천 개 레거시 VM을 약 2천 개 고성능 VM과 약 4천 개 컨테이너로 재편했다고 발표했다. NASA 관계자는 "레드햇 플랫폼 도입 후 인프라 운영 비용을 약 40% 줄였다"며 "기존 가상화 공급업체를 유지했을 때 예상됐던 200~300% 비용 증가도 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워크로드 배포 시간은 며칠에서 수분 단위로 줄었다"고 말했다. 레드햇은 가상화 사업 성과도 성장했다고 밝혔다. 올해 5월 기준 오픈시프트 연간반복매출(ARR)은 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이중 가상화 사업은 6억 달러로 집계됐다. 오픈시프트로 이전 가능성을 평가한 VM 수도 110만 대에서 150만 대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세, '개방성'으로 가상화 사업 공략 수세는 '개방성'을 가상화 사업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레드햇이 운영 환경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데 집중한다면, 수세는 고객이 원하는 인프라를 조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수세 대표 가상화 플랫폼은 '수세 버추얼라이제이션(SUSE Virtualization)'과 '수세 렌처 프라임(SUSE Rancher Prime)'이다. 수세 버추얼라이제이션은 VM 운영을 위한 가상화 플랫폼이고, 수세 렌처 프라임은 여러 클라우드와 쿠버네티스 환경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수세는 고객이 이미 사용 중인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필요한 기술을 단계적으로 추가하는 방식을 강조한다. 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 엣지 환경을 연결하고, 다양한 쿠버네티스 배포판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수세 버추얼라이제이션은 VM과 컨테이너를 같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인프라에서 운영하도록 돕는다. 수세 렌처 프라임과 연계하면 여러 가상화 클러스터와 쿠버네티스 환경을 중앙에서 관리할 수 있다. 최근 방한한 임란 칸 수세 최고고객책임자(CCO)는 "우리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선택권"이라며 "AI 시대 기업 인프라가 복잡해질수록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기술을 유연하게 조합하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26.06.21 09:10김미정 기자

"AI 수요, 대만 2선 OSAT 업체로 확산"

인공지능(AI) 낙수효과로 2군 반도체 후공정 업체(OSAT)가 수혜를 입고 있다. 그동안 첨단 반도체 패키징은 TSMC와 ASE가 장악했으나, 수요 폭증으로 대만 시거드 등 2선 업체도 수요가 늘었다. 21일 대만 공상시보에 따르면 ASE 등 첨단 패키징 라인이 완전가동 수준을 유지하면서 일부 물량이 시거드·KYEC·그레이텍·칩본드·아덴텍 등 2군 후공정 업체로 흘러가고 있다. TSMC는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라 불리는 패키징 기술로 엔비디아, AMD, 구글 등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며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TSMC만으론 물량 감당이 어려워지면서 ASE가 CoWoS 공정에서 파생되는 외주 패키징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그래도 공급이 부족해 중소 패키징 업체들에도 수혜가 돌아가고 있다고 공상시보는 설명했다. 첨단 패키징 풀가동에 '후방 이전' 첨단 패키징 라인이 풀가동하면서 본래 대형 업체가 담당하던 성숙 공정 제품과 주변 응용 분야 일부가 다른 후공정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 AI 수요가 후방으로 확산했다. 지난 2년간 후공정 업체 가운데 사실상 ASE만 첨단 패키징 공급망에 진입했다. 매체는 "파워텍은 연구개발 속도가 뒤처지지는 않았지만 뚜렷한 실적 기여가 없었다"며 "다수의 전통 후공정 업체는 소비가전과 산업·차량용 제품을 주요 매출원으로 삼아 AI 산업과 연결고리가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분위기가 달라졌다. AI 서버, 네트워크 통신, 고속 전송, 전력 관리 관련 칩 출하가 늘면서 여러 2군 후공정 업체가 AI 공급망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공상시보는 "이들이 AI 관련 제품의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며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KYEC, 시거드, 그레이텍, 칩본드, 아덴텍 등 후공정 업체의 영업 모멘텀이 당초 예상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AI 관련 테스트·패키징 수요가 늘어난 데다, 대형 후공정 업체의 생산능력 배분 조정으로 더 많은 주문이 다른 업체로 옮겨간 영향 때문이다. 공상시보는 "기관 투자자들은 이를 단기적 주문 이전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해석한다"며 "AI 산업 규모가 계속 커지고, 전체 패키징 수요가 함께 성장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한다"고 전했다. 하나마이크론, 국내외 고객사 3곳과 연구개발 공상시보가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내 하나마이크론도 첨단 패키징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현재 국내 고객사 2곳, 북미 고객사 1곳과 손잡고 2.5D 패키징을 개발하고 있다. 관련 패키징 파일럿 라인도 이미 구축했다. 2.5D 패키징은 첨단 패키징 공정 중 하나로, 인터포저로 칩 간 데이터 전송속도를 끌어올린다.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이 공정을 거친다. 하나마이크론은 차세대 광 패키징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공동패키징광학(CPO)' 공정을 개발 중이다. CPO는 빛(광신호)을 활용해 칩 간 데이터 이동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AI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모와 통신 병목을 해소할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6.06.21 09:00진운용 기자

캐나다, 수입 통조림 채소에 10% 관세…자국 농가 보호

캐나다가 자국 농가와 식품 가공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 통조림 채소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재무부는 19일부터 수입 통조림 채소에 10%의 수입세를 즉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최장 200일 동안 적용되는 한시적 긴급수입제한조치다. 캐나다 정부가 올해 초 다른 국가로 향하던 저가 수입품이 자국 시장으로 몰리는 이른바 무역 전환 현상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데 따른 것이다. 캐나다 재무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수입 증가가 국내 생산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을 경우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캐나다의 국제무역 의무에 따라 미국과 멕시코, 이스라엘, 칠레, 개발도상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는 이번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가잔 사타나탄 매카시테트로 무역 전문 변호사는 지난 4월 블룸버그에 이 같은 긴급수입제한조치가 역사적으로는 상당히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세계 무역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슷한 조사가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최근 다른 국가들도 채소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월 통조림 형태로 주로 판매되는 중국산 스위트콘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2026.06.21 08:47류승현 기자

"삼성 등 사용 미국 포티넷 보안장비 해킹당했다"

우리나라 삼성을 포함해 세계 주요 기업들이 사용하는 미국 대형 보안기업 포티넷(Fortinet)의 방화벽과 VPN 장비 수만 대가 해킹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사이버보안기업 허드슨록과 소크레이더(SOCRadar) 분석을 인용, 이 같이 보도했다. 허드슨록에 따르면 피해를 입은 기업에는 액센추어, 컴캐스트, 폭스콘, 레노버, 오라클, 삼성, 지멘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등이 포함됐다. 허드슨록은 7만3000개가 넘는 고유한 포티넷 URL이 침해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며, 소크레이더는 실제 해킹된 장비 수가 3만 대를 넘는다고 추정했다. 이번 해킹 사고는 '포티블리드(FortiBleed)'라 명명됐다. 또 다른 외신은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국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 포티넷의 '포티게이트(FortiGate)' 방화벽 장비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수천 대의 인터넷 연결 장비를 겨냥한 대규모 악성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보안 조치를 즉시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19일 현재 8만6천644대의 장비가 침해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탈취당한 정보는 사용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 평문(암호화되지 않은 상태)의 비밀번호 등이다. 소크레이더에 따르면, 탈취된 계정 가운데 35%는 일반 관리자 계정이었고, 28.3%는 포티넷이 기본으로 제공하는 시스템 계정이었다. 나머지 36.7%는 각 기관이나 기업이 자체적으로 생성한 계정이었다. 이는 많은 조직이 기본 계정 이름을 변경하지 않거나 초기 비밀번호를 교체하지 않은 채 사용해 왔음을 보여준다. 또 조직이 직접 만든 계정마저 과거 유출 사고 등을 통해 비밀번호가 노출됐고, 이후에도 변경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소크레이더는 분석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대규모 공격은, 새로운 취약점을 악용한 것이 아니라 '기본'을 지키지 않아 일어났다. 즉, 침해당한 기업들이 방화벽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거나, 인터넷에 노출된 중요 시스템의 계정 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일어났다. '포티블리드(FortiBleed)'로 명명된 이번 공격은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해킹을 처음 알린 두 회사는 밝혔다. 해커들(공격자들)은 먼저 자동화 도구를 이용해 인터넷에 노출된 포티넷 방화벽과 VPN 장비를 탐색한 뒤, 과거 유출된 비밀번호 목록을 이용해 장비에 침투했다. 침입에 성공한 후에는 피해 기업에서 더 민감한 데이터를 탈취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고 두 회사는 짚었다. SOCRadar는 "공격자들은 장비를 장악한 뒤 이를 일종의 감청 거점으로 활용해 통신 트래픽을 감시하고,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계정 정보를 수집한다"면서 "새롭게 확보한 비밀번호는 다시 자동화된 스캐너에 입력돼 더 많은 장비를 침해하는 데 사용되며, 공격 체계가 스스로 확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는 이번 포티블리드 공격이 인터넷에 노출된 포티넷 방화벽과 VPN 게이트웨이를 대상으로 무차별 대입 공격(brute-force), 사전 공격(dictionary attack), 크리덴셜 스터핑(credential stuffing) 기법을 사용한 전 세계적 공격 이라고 설명했다. 포티넷 대변인 티파니 커시는 테크크런치에 "포티넷 방화벽과 VPN 게이트웨이를 겨냥한 제3자 계정 정보 공격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티넷은 자체 분석 결과, 이번에 사용된 데이터는 과거 사건에서 유출된 정보를 다시 공유한 것과 무차별 대입(brute force) 공격에 의한 것이며, 최근 발생한 새로운 보안 사고나 보안 권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해킹과 관련해 레노버는 테크크런치 질의서를 받았다고 확인했지만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나머지 기업들도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테크크런치는 밝혔다. 피해 장비가 가장 많이 발견된 국가는 인도, 미국, 대만, 멕시코, 콜롬비아, 태국이다. 하지만 피해는 세계적이라고 두 회사는 진단했다. 산업별로는 IT 서비스, 건축 자재, 통신 분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았으며, 정부 기관도 피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두 보안업체는 이번 공격 배후 세력에 러시아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보고서는 포티넷 장비와 관련 기업들의 계정 정보 목록이 발견된 데서 비롯됐다. 지난 주말 보안 연구원 밥 디아첸코(Bob Diachenko, 사진)가 처음 공개했다. 밥 디아첸코는 데이터 유출과 노출된 데이터베이스를 찾아내는데 국제적으로 이름있는 사이버보안 연구자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여러 차례 발견, 언론과 보안업계에서 널리 인용됐다.'시큐리티 디스커버리'는 보안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또 다른 독립 보안 연구원 케빈 보몬트도 지난 수요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정보는 실제 유효한 데이터"라고 확인한 바 있다. 외신은 보안 전문가들을 인용, 포티넷 장비에 의존하는 기업은 즉각적인 우선순위로 관리 접근 권한을 잠그고, 자격 증명을 재설정하며, 노출된 장치가 이미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가정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포티넷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서니베일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보안기업이다. 2000년 설립됐다. 한국에도 2002년 진출했다. 특히 한국은 포티넷이 미국 이외에 제품을 판 첫번째 나라다. 2024년 매출은 8조7000억(59억 6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한국 SW시장은 미국 기업 본사의 연간 매출에서 1% 정도를 차지한다. 이로 추정하면 포티넷의 한국 연간 매출은 8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2026.06.20 20:13방은주 기자

메모리 시장, 올해 4배 성장 전망...AI 수요가 견인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올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버용 메모리가 전체 메모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메모리 시장은 전년(360조원) 대비 4배 증가한 1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큰 요인은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다. 전체 메모리 제품에서 서버용 제품 비중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56%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로 인한 수급 불균형 심화가 메모리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승세는 2027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범용 D램의 기가비트(Gb) 당 가격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상회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HBM의 경우, 통상 연간 단위로 고객사와 공급량 및 가격을 논의하기 때문에 업황에 비교적 둔감하다. 다만 내년에는 HBM 가격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공정이 더 복잡하고 제조비용이 높은 HBM도 향후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서 메모리 시장의 추가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2026.06.20 14:00장경윤 기자

우주청, 우주신기술로 비츠로·페리지·파이버·두시텍 등 8건 선정

스페이스X의 나스닥 진입으로 우주분야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우주항공청이 2차로 지정한 우주 신기술 8곤에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위성 분야 경쟁이 치열했다. 선정된 8건은 발사체 분야 4건, 위성분야 4건이 각각 선정됐다. 우주관측탐사 및 기타분야에선 6건이 접수됐으나, 선정된 기술은 나오지 않았다. 발사체 분야 응모는 총 5건, 경쟁률은 1.25대 1이었다. 선정 기술은 주로 엔진 성능 향상과 제조 기술로 신청했다. 4건은 ▲비츠로넥스텍 '액체로켓 엔진용 금속 발화방지 내산화 코팅 기술' ▲한양이엔지 '우주발사체용 고압 및 극저온 단간 연결 엄빌리칼 기술'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액체로켓엔진 재생냉각 연소기 제작을 위한 전기성형 공정 기술' ▲이노스페이스 '이원추진제 재생냉각 메탄엔진 연소기' 등이다. 위성분야는 경쟁이 치열했다. 19건 지원, 4.7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선정된 기술은 ▲파이버프로 '저궤도 위성용 광섬유 자이로' ▲두시텍 '정지궤도 위성용 GNSS 수신기' ▲코스모비 '저궤도 소형위성용 10 mN급 홀추력기 및 할로우 음극' ▲엠아이디 '우주 등급 고신뢰성 메모리(SRAM)' 등 4건이다. 선정된 기술에 대해선 과기정통부 혁신제품 혜택과 유사한 정도의 우주청 시험지원 및 R&D 과제 선정 때 가점을 부여하거나, 관련부처 협의를 거쳐 조달청 우선 선정 등을 위한 검토를 추진 중이다. 우주 신기술 지정제는 지난 해 처음 도입돼 △센소허브 △아이쓰리시스템 △엔디티엔지니어링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등 5개업체 신기술이 위성, 발사체, 우주관측 탐사 분야에서 각각 선정된바 있다.

2026.06.20 13:49박희범 기자

선크림 언제 덧발라야 할까…스마트 펜던트가 알려준다

자외선 노출량을 측정해주는 스마트 펜던트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IT매체 폰아레나는 18일(현지시간) 자외선 측정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펜던트 '젬(Gem)'을 소개했다. 젬은 웨어러블 기기 업체 더 나인티(The90)이 선보인 제품이다. 세련된 디자인 덕분에 겉보기에는 일반 액세서리나 보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티타늄 소재 본체 내부에는 피부가 흡수하는 자외선 A(UVA)와 자외선 B(UVB) 양을 측정하는 센서가 내장됐다. 골드와 실버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생활 방수 기능도 지원한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약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완전 충전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사용자는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 자외선 노출량을 확인할 수 있다. 앱은 UVA와 UVB 노출량을 각각 구분해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UVA는 피부 노화와 관련이 깊고, UVB는 일광화상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앱은 센서 데이터와 함께 사용자의 피부 유형, 자외선 차단제 사용 여부, 보호 의류 착용 여부, 햇볕 노출 습관 등을 종합 분석해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피부가 화상을 입기까지 예상 시간, 일일 UVA•UVB 누적 노출량, 자외선 차단제를 다시 발라야 하는 시점, 개인별 권장 노출 기준 등이 포함된다. 젬의 프로모션 판매 가격은 199달러(약 30만원)이며, 4주간의 프로모션 종료 후에는 299달러(약 46만원)로 인상될 예정이다. 폰아레나는 자외선 센서 자체는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액세서리 형태의 디자인과 전용 앱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은 차별화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어 혈압이나 혈당 측정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워치가 등장한 상황에서 자외선 노출 관리에 초점을 맞춘 웨어러블 기기는 흥미로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2026.06.20 10:57이정현 미디어연구소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설…투자자는 뭘 봐야 하나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설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피터 디아만디스 등 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두 회사 합병설을 연이어 제기하면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19일(현지시간)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쟁점을 정리해 보도했다. 스페이스X·테슬라, 이미 다양한 분야서 협력 두 회사가 공유하는 핵심 목표 중 하나는 인공지능(AI) 프로세서 개발이다. 현재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인텔과 협력해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용 AI 프로세서를 설계•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세서는 스페이스X가 추진 중인 궤도 데이터센터와 테슬라의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트럭 등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초 스페이스X에 합병된 xAI와 테슬라는 AI 에이전트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매크로하드(Macrohard)'를 공동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의 메가팩 배터리를 약 6억9700만 달러 규모로 구매한 바 있다. 테슬라는 xAI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스페이스X 지분 약 1%를 확보한 상태다. 두 회사는 또 엔지니어 인력도 공유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다양한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다. 테슬라는 지난 2016년 머스크가 설립한 태양광 에너지 기업 솔라시티를 약 26억 달러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위터를 인수한 뒤 사명을 엑스(X)로 변경했다. 머스크는 이후 엑스를 자신의 AI 기업 xAI와 합병했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이 방안이 "일론의 삶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사회·주주 승인 넘어야 머스크가 원한다고 해서 합병이 즉시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머스크는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이사회 구성원이지만, 양사 이사회와 주주들의 승인 없이 단독으로 합병을 추진할 수는 없다. 특히 테슬라 주주들은 합병 과정에서 충분한 주식 전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급격히 상승한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와 높은 주가 수준, 지속적인 손실 규모 역시 주요 검토 대상이 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테슬라의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상황이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합병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인정한 셈이다. 정부 규제 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규제 승인이 결정적인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수 있지만, 당국이 합병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경우 절차가 지연되거나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다. 합병 현실화까지는 상당한 시간 필요 모틀리풀은 AI와 로봇, 우주 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의 CEO를 한 사람이 맡는 것이 반드시 효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테슬라가 단순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AI·로봇 기업으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스페이스X가 추구하는 AI 사업과 상당한 접점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머스크가 보다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할 수 있고,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시너지가 창출될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모닝스타 분석가들은 약 1년 내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스페이스X는 여전히 시장에서 입증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현재 스페이스X의 주가매출비율(PSR)은 약 130배로, 기술주 평균인 약 10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모틀리풀은 합병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프리미엄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026.06.20 08:37이정현 미디어연구소

엔비디아 성공 공식, 구글이 따라 쓴다…TPU로 'GPU 장벽' 넘을까

구글이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 사업을 앞세워 엔비디아 중심 AI 컴퓨팅 시장에서 영역 확장에 본격 나섰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 확대에 활용해온 데이터센터 금융 지원 방식을 본격 적용하며 외부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뉴욕주 서부 온타리오호 인근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레이크 매리너' 프로젝트에 32억 달러(약 4조9000억원) 규모 금융보증을 제공했다. 이 프로젝트는 AI 인프라 기업 테라울프와 구글이 투자한 클라우드 업체 플루이드스택이 추진 중이다. 해당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자원은 앤트로픽에 임대될 예정이다. 이 같은 구글의 전략은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 지배력을 키울 때 활용한 방식과 유사하다.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 자금이 다시 칩 구매와 컴퓨팅 임대 계약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구조다. 구글은 TPU 공급과 클라우드 계약, 대형 AI 고객 수요를 함께 묶어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AI 경쟁 축이 모델 개발에서 컴퓨팅 자원 확보로 이동하면서 자체 칩을 보유한 빅테크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구글은 검색과 AI 서비스 운영을 위해 TPU를 장기간 내부적으로 사용해 왔다. 이후 생성형 AI 수요가 급증하자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외부 기업에 TPU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TPU 사업을 더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TPU를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AI 추론에 특화한 첫 TPU도 공개했다. 추론은 이용자 질의에 AI 모델이 답변을 생성하는 과정으로,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에 따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GPU 성능에 더해 쿠다(CUDA) 소프트웨어 생태계, 네트워킹 장비, 서버 시스템을 결합한 전체 하드웨어 스택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또 AI 클라우드 업체들이 엔비디아 제품 배정 물량을 의식해 경쟁사 칩 도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여기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TPU의 경쟁력을 낮게 보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엔비디아가 구글과 ASIC 업체보다 훨씬 넓은 시장 접근성을 갖췄다고 말했다. 앤트로픽 외에 TPU의 의미 있는 외부 고객이 많지 않다는 취지의 언급도 내놨다. 황 CEO는 "TPU가 비용 우위를 갖췄다는 점을 입증해 보였으면 한다"며 "엔비디아는 구글 TPU나 주문형 반도체(ASIC)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구글은 자금력을 앞세워 엔비디아에 맞설 기반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이달에는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850억 달러 규모 자본 조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 인근 70억 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리버 벤드'에도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텍사스주 콜로라도시티 AI 컴퓨팅 임대 프로젝트에는 14억 달러 규모 금융보증을 제공 중이다. 더불어 구글은 블랙스톤과 50억 달러 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합작법인 설립 계약도 체결했다. 이 법인은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성장한 코어위브, 네비우스 등 AI 클라우드 업체와 경쟁한다. 아민 바흐다트 구글 AI 인프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엔비디아와의 경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구글과 고객을 위한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19 17:45장유미 기자

"냉동면이 생면보다 낫다"…면사랑, B2C 시장 본격 공략한다

기업 간 거래(B2B)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면사랑이 냉동면을 앞세워 소비자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회사는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소비자 대상 매출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만큼, 제품군과 유통망을 확대해 자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면사랑 미디어데이 현장. 테이블에는 100% 메밀면으로 만든 냉면부터 회냉면, 냉우동, 콩국수, 잔치국수까지 면 요리가 차례로 올랐다. 회사 연구진은 면의 식감과 소스 제조 방식, 원재료 차이를 직접 설명하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회사가 가장 강조한 제품은 냉동면이었다. 소비자 사이에 냉장면이 냉동면보다 신선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생산 직후 가장 맛있는 상태에서 급속 냉동한 면이 오히려 식감과 품질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근석 면사랑 연구소장은 “소비자들에게 냉장면과 냉동면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대부분 냉장면을 선택할 것”이라며 “하지만 냉동면은 가장 맛있는 상태에서 바로 얼리기 때문에 생면보다 훨씬 뛰어난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면사랑은 이날 냉동면을 앞세워 기업 간 거래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B2C 매출 10%도 안 돼…자체 브랜드 키운다” 면사랑은 1993년 건면 생산을 시작해 생면과 냉동면, 소스, 고명 등을 생산해온 면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지만 소비자 대상 제품 매출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면사랑 관계자는 “B2C 매출은 아직 전체 매출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면사랑은 올해 30~40대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정하고 체험형 마케팅을 확대한다. 회사 측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맛본 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만큼, 시식과 요리 도전 행사 등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유통망도 넓힌다. 그동안 소비자용 제품은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았지만 올해 여름면 제품을 롯데마트에 입점시켰다.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할인점과도 입점을 논의하고 있다. 오뚜기와의 거래는 기존 수준을 유지하되 자체 브랜드 사업에 더 힘을 싣는다. 면사랑 측은 오뚜기 거래와 향후 사업 방향을 묻는 질문에 “오뚜기와는 기존에 해오던 수준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면사랑 자체 브랜드를 더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냉동 우동면 매출 131% 증가…“냉동이란 편견 깰 것” 면사랑이 소비자시장 공략의 중심에 세운 품목은 냉동면이다. 올해 처음 TV 광고를 선보인 것도 냉동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다. 김미라 면사랑 커뮤니케이션 부문장은 “냉동면이라고 하면 해동해야 할 것 같고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면서 “냉동은 단순히 보관을 위한 방식이 아니라 면의 맛과 품질을 완성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면사랑에 따르면 대표 제품인 사누키 우동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는 냉동면을 연간 약 1억5000만개 판매하고 있다. 강 소장은 냉장 생면과 냉동면의 원재료 차이를 직접 비교했다. 그는 “냉장 생면은 한 달가량 유통해야 해 주정이나 산미료 등 보존을 위한 원료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사누키 우동면은 밀가루와 전분, 소금, 물 외에는 들어가는 것이 없다”고 짚었다. 이어 “냉동면에 대한 소비자 편견을 깨는 것이 과제”라며 “기업 간 거래 시장은 이미 냉동면 중심으로 바뀌었고, 소비자시장도 느리지만 결국 같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면사랑은 이날 100% 메밀면과 저당·저나트륨 소스, 냉우동, 냉메밀, 회냉면 등을 공개했다. 저당 소스는 기존 제품보다 나트륨을 25%, 당류를 90% 줄였다. 건면의 쫄깃함과 생면의 부드러움을 결합한 반생 메밀소바도 새로 선보였다. 회사는 앞으로 반생면 제품군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출에도 박차,..“미국 코스트코 계속 두드리는 중”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면사랑은 일본 현지 법인을 통해 자체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트레이더조와 코스트코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면사랑 관계자는 “미국 유통업체에 샘플을 계속 보내며 입점을 논의하고 있다”며 “진출 계획은 명확하게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사업팀은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와 동남아시아, 중동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최근에는 두바이 식품 전시회에 참가해 현지 업체들과 사업 협의를 진행했다. 다만 소비자시장에서 면사랑을 대표할 만한 제품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과제로 꼽히는 상황이다. 면사랑 관계자는 “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쌓은 냉동면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용 제품과 해외 유통망을 함께 확대할 계획”이라며 “오프라인 판매처를 넓히고 자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B2C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자신했다.

2026.06.19 17:39류승현 기자

[AI는 지금] 퍼플렉시티, '브레인'으로 기업 시장 정조준

인공지능(AI) 검색업체 퍼플렉시티가 에이전트용 자기개선형 메모리 시스템을 앞세워 기업용 업무 AI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는 2028년 기업공개(IPO) 추진을 앞두고 검색 중심 서비스에서 기업용 업무 AI 플랫폼으로 사업 축을 넓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퍼플렉시티는 18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AI 메모리 시스템 '브레인(Brain)'을 공개했다. 브레인은 퍼플렉시티의 업무형 AI 에이전트 '컴퓨터(Computer)'가 수행한 작업 맥락을 그래프 형태로 구축하고, 이를 정해진 주기마다 검토해 다음 작업에 반영하는 기능이다. 기존 AI 메모리가 사용자 선호도, 역할, 업무 스타일 등을 기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브레인은 에이전트가 실제로 수행한 업무 이력에 초점을 둔다. 어떤 접근이 효과적이었는지, 어떤 소스가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 사용자가 어떤 수정을 가했는지를 저장해 다음 업무의 출발점을 개선하는 구조다. 또 브레인은 세션, 커넥터 결과, 소스 문서 변경 사항, 수정 이력을 종합해 '거대언어모델(LLM) 위키' 형태의 컨텍스트 계층을 만든다. 이 위키는 에이전트 샌드박스에 자동으로 로드돼 사용자의 프로젝트, 인물, 아이디어, 문서 관계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퍼플렉시티는 초기 성능 지표도 공개했다. 브레인을 적용한 컴퓨터가 과거에 본 적 있는 작업에서 정답 정확도를 25%, 재현율을 16% 높였고 과거 맥락이 필요한 작업 비용은 13%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퍼플렉시티는 브레인을 에이전트 성능 개선을 위한 업무 메모리로 제시했다. 사용자가 더 많은 작업을 맡길수록 컴퓨터가 이전 결과와 시행착오를 반영해 더 빠르게 답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퍼플렉시티는 "브레인은 컴퓨터가 수행한 작업의 컨텍스트 그래프를 구축한다"며 "이를 주기적으로 검토해 더 나은 작업 방식을 학습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퍼플렉시티의 기업용 AI 전략과도 연결된다. 퍼플렉시티는 그동안 AI 검색 서비스로 구글, 오픈AI와 경쟁해 왔지만, 최근에는 복수의 AI 모델과 데이터 커넥터를 활용해 리서치, 분석, 문서 작성 등 업무를 처리하는 컴퓨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브레인은 여기에 반복 학습 구조를 더한 기능이다. 업계에선 브레인을 퍼플렉시티의 에이전트 전략 강화 사례로 보고 있다. 브레인이 사용자 이름이나 취향을 기억하는 기존 메모리와 달리 작업 자체를 기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기반 모델 자체를 재학습시키는 기술은 아니어서 이전 작업 맥락을 정리해 다음 실행에 반영하는 메모리 계층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선 브레인이 퍼플렉시티의 고가 구독 전략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퍼플렉시티는 브레인을 맥스(Max)와 엔터프라이즈 맥스(Enterprise Max) 구독자 대상으로 리서치 프리뷰 형태로 순차 제공키로 했다. 이에 반복 리서치, 경쟁사 모니터링,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처럼 과거 작업 흐름이 중요한 업무에서 활용 여지가 커졌다. 이번 브레인 발표가 퍼플렉시티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핵심 무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앞서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28년에 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2026.06.19 17:00장유미 기자

메타, AI 인프라 확보 속도…크루소와 1.6GW 공급 계약

메타플랫폼스가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크루소와 신규 인공지능(AI) 컴퓨팅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메타는 두 곳의 데이터센터에서 합산 약 1.6기가와트(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며 AI 인프라 확장 기반을 추가로 마련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미국 텍사스주 차일드리스와 미주리주 워렌턴에 위치한 크루소 데이터센터 두 곳의 용량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금액과 컴퓨팅 용량 공급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메타는 두 지역에서 합산 약 1.6GW 규모의 용량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1GW는 미국 가정 최대 75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메타는 실리콘밸리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AI 컴퓨팅 용량 확보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타의 최대 규모 사업은 루이지애나주에 조성 중인 약 4000에이커 규모 캠퍼스로 최대 5GW 용량을 제공할 예정이다. 크루소는 2018년 설립된 기업으로 AI 작업용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을 전문으로 한다. 크루소는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산하 구글과 별도 데이터센터 캠퍼스 3곳에 대한 계약을 맺고 있다. 크루소는 이달 초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부문을 합쳐 4.9GW 규모의 계약을 확보했으며 전체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은 40GW 이상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향후 수년간 AI 인프라에 최소 600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운영사인 메타는 최근 처음으로 AI 챗봇 구독 서비스 판매를 시작하며 수익 사업 구축에 나섰다.

2026.06.19 16:56이나연 기자

문서 넘어 업무까지…포시에스, 전자문서 AI 에이전트 공개

포시에스가 전자문서 업계 최초로 완성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플랫폼을 공개하며 문서 작성·관리를 넘어 기업 데이터·지식관리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포시에스는 전날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솔루션 컨퍼런스(EBSC) 2026'에 키노트와 트랙 세션에 참가해 완성형 AI에이전트 플랫폼을 공개했다고 19일 밝혔다. EBSC 2026은 영림원소프트랩이 'AI 시대,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을 주제로 마련한 기업 컨퍼런스로,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연계 가능한 주요 기업용 솔루션 업체들이 참여했다. 오전 키노트에서는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가 AI 페이퍼리스 활용 사례와 함께 전자계약 서비스 '이폼사인'의 AI 에이전트 기능을 소개했다. 오후 트랙 세션에서는 기업 데이터와 문서를 일상 언어로 활용할 수 있는 AI에이전트 플랫폼 'AIOZ EKA'를 처음 공개 시연했다. EKA는 '기업형 지식 에이전트(Enterprise Knowledge Agent)' 약자로, 사용자 질문을 분석해 스스로 도구를 선택하고 근거와 함께 답변하는 기업용 AI에이전트다. 포시에스는 자사 제품 간 순환 체계를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이폼사인에서 작성·완료된 전자문서와 데이터가 자동으로 모여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되고, AIOZ EKA를 통해 일상 언어로 검색·근거 확인이 가능한 조직 내 자산으로 쌓인다. 이렇게 쌓인 지식은 오즈리포트 및 뷰어를 통해 보고서·서식으로 만들어져 문서 작성부터 관리·활용·업무 수행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뤄진다.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는 "30년 이상 쌓아온 전자문서 기술력과 AI를 결합해 기업이 가진 데이터와 문서를 진정한 기업 자산으로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며 "공공·민간·글로벌로 성장 기반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2026.06.19 15:54이나연 기자

[디엘지 law 인사이트] 누가 근로자인가?

'크루', '매니저', '파트너' 등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서 정한 호칭이 법의 세계에서는 '근로자' 하나로 통일된다. 사업주와 근로자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근로자인지 인식하고 그 사람의 지위에 맞는 처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로자에 해당한다면 노동법에서 정한 권리 및 규제가 전면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사람이 근로자인가? 근로자의 정의 근로기준법에서는 '근로자'를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대법원도 기본적인 정의는 법조문과 대체로 유사하게 내리고 있고, 다만 주요 판단 기준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아래 네 가지 기준이다. ▲취업규칙 등 사내 규정의 적용을 받는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작업도구, 비품, 원자재 등을 누구의 비용으로 구매하고 누가 소유하는지 ▲이윤 창출, 손실 부담 등 손익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등이다. 다만 여전히 잘 와닿지 않고, 실제 노동위원회나 법원 역시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심급별로 결론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처럼 근로자로 인정하는 기준을 사전에 일률적으로 확정하기는 어렵다. 근로자 vs 임원 회사는 해당자가 임원 직함을 사용하고 있고, 급여도 다른 사람보다 높으며, 연령이나 사회적 지위가 있다면 근로자가 아닌 임원이라고 주장하고 싶어한다. 반대로 임원은 직함과 별개로 실질적으로 대표이사의 개별적인 지시감독을 받았고, 급여도 본질적인 차이는 없으며, 근태관리를 비롯한 사내 규정의 적용을 모두 받는 근로자라고 주장하기를 희망한다. 이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임원에 가까워지려면 몇 가지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형식의 측면에서 근로계약서가 아닌 임원계약서를 작성하였고, 4대보험 중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가입하지 않은 경우다. 또한, 연차 및 출퇴근시간 관리 등 취업규칙상 제반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면 근로자가 아니라는 쪽에 좀더 가까워진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질이다. 해당 임원에게 특정 분야에 대한 전결권, 팀원들에 대한 인사관리 등 권한이 있었는지, 대표이사에 대한 보고 외에 업무상 본인의 재량이 어느 정도 있었는지, 경영진회의 등 통상의 근로자와 구별되게 회사의 경영과 운영에 관여하였는지 등 실제 해당 임원이 일반 근로자와 구별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가 결국 핵심이다. 근로자에서 승진해서 임원이 되었다면 임원이 될 때 퇴직금을 정산하고 새로 임원계약을 체결하였는지도 의외로 중요한 고려 요소 중 하나다. 해당 임원이 회사의 주식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다만, 초기 창업자 중 한 사람이었고 회사의 의사결정을 좌우할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면, 투자계약서 등에 이해관계인으로 포함될 정도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로 보기는 어렵다. 근로자 vs 용역(프리랜서) 실무에서 혼선이 있는 부분 중 하나가 프리랜서 용역이다. 용역은 특정한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이나 혹은 일정 범위 업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는 위임의 형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통상 상당한 자율성이 보장돼 있다. 외부 업체에 개발을 의뢰할 때 '다른 사업장 일을 받지 마세요'라고 요청하지 않듯 전속적 관계가 아닌 경우가 많고, 용역 대가 역시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처리하거나 세금계산서를 교부한다. 이때 프리랜서 수행 업무가 회사 고유 업무이고 사업장에 출근해 회사 관리 하에 업무를 수행한다면 계약 형식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외주 용역에 대한 업무 의뢰 및 피드백과 사용자로서의 지시감독이 현실에서 잘 구별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 관계의 전속성 여부가 실무에서는 의외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의 지위가 사후적으로 변경된다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연장근로수당이나 연차수당 등 제반 수당 정산, 4대보험 소급 가입에 따른 보험료 정산, 통상임금/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 등 당장의 비용 지출을 포함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구성원을 들일 때 미리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2026.06.19 15:51최영재 컬럼니스트

[르포] 제조 AX로 홈헬스케어 혁신...세라젬, 천안 스마트팩토리 가보니

충남 천안시 성거읍에 위치한 세라젬 천안타운 본관 2층.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100m 길이의 라인은 생산 기지 특유의 활기나 북적임 대신, 고요함에 가까운 황량함이 감돌았다. 넓은 공간을 채운 것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대형 로봇 팔과 컨베이어 벨트의 기계음뿐, 작업복을 입은 직원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현장을 안내한 고현준 세라젬 생산팀 팀장은 "이 황량함이야말로 공장 자동화가 완성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운을 뗐다. 과거 수동 방식으로 운영될 때는 라인당 55명이 넘는 인원이 빽빽하게 매달려야 했지만, 스마트팩토리 전환 이후 공정 전체에 필요한 인원은 단 27명으로 줄었다. 작업자들은 100% 자동화된 컨베이어 벨트 사이에서 기계를 중간중간 조작하거나 모니터링하는 역할만 수행하고 있었다. 투입부터 포장까지 '사람 손 안 타는' 100% 물류 자동화 인력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수동 방식 대비 약 48% 급증했다. 현재 천안 스마트팩토리 라인 1개당 일일 최대 생산량은 550대에 달한다. 공장 내 총 3개의 라인이 가동 중이다. 세라젬은 국내 생산거점에서 연간 최대 37만 대를 쏟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산술적으로 120초(2분)에 1대꼴로 프리미엄 의료기기가 양산되는 셈이다. 실제로 라인 위를 이동하는 제품들은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았다. 약 15kg에 달하는 하단의 베이스 프레임이 투입되자 협업 로봇이 이를 그리핑 방식으로 정밀하게 집어 올려 컨베이어 벨트에 안착시켰다. 조립이 완료되면 완제품 무게가 92kg(포장 포함 약 100kg)에 육박하는 '마스터 V9' 등의 중량 가전이지만, 직원이 이를 들거나 미는 공정은 전혀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100% 설비가 이송을 전담하면서 현장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위험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있었다. 철저한 자동화 덕분에 공정 불량률은 1% 수준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라인 내부에서 100% 걸러진다. 고 팀장은 "중국 등 수동 라인에서는 작업자의 컨디션에 따라 스크루 조립이 누락되는 실수가 생길 수 있지만, 이곳은 전동 토출기와 체결기가 센싱을 통해 필요한 개수만큼만 나사를 배출한다"며 "정해진 토크(체결력) 스펙 값대로 완벽히 조립돼 카운터기가 찍혀야만 다음 공정으로 셔틀이 이동하는 실수 방지 시스템을 갖춰 조립 누락률 0%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세라젬 천안 공장의 스마트 품질 관리 레벨은 '고도화 중간 1단계'로, 전산 제조실행시스템(MES)망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한다. 세라젬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설비 제어까지 완벽히 자동화되는 고도화 2~3단계를 준비 중이며, 궁극적으로 AI를 접목한 인공지능 전환(AX) 가동을 위한 선행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신차 '페이스리프트' 닮은 차세대 라인업 테스트 현장 단조로운 자동화 라인 중간쯤 이르자, 수십 명의 연구원과 유관 부서 직원들이 모여 분주하게 움직이는 구역이 나타났다. 혼류 생산 시스템을 활용해 차세대 신제품을 라인에서 테스트하는 현장이었다. 혼류 생산은 셔틀 위 블록만 간단히 바꿔주면, 하나의 라인에서 마스터 V5, V7, V9 등 주력 제품군을 유연하게 교차 양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다만 체어 타입인 마스터 V11은 별도의 특화 라인에서 제작된다. 고 팀장은 "마치 완성차 업체가 신차를 출시한 뒤 지속해서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하나의 라인업이 완성됐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 체험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소 3회 이상(TP 1·2차, PP)의 혹독한 현장 라인 테스트를 1년 넘게 거치며 끊임없이 제품을 업그레이드한다"고 설명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고수, 글로벌 리스크 넘는 돌파구 최근 국내외 수많은 가전·의료기기 업체들이 인건비와 원가 절감을 이유로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 등지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고 있다. 하지만 세라젬은 천안 공장에 지난 3년간 약 200억원을 투자하며 '메이드 인 코리아'를 고집스럽게 고수하고 있다. 세라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 생산 시 당장의 인건비는 낮출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품질 리소스를 제어하고 유연하게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세라젬은 국내 공장의 가파른 스마트팩토리 자동화를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기술력으로 상쇄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완제품을 들여올 때 발생하는 고질적인 해상 운송 리드 타임과 통관 지연에 따른 재고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국내 생산의 막강한 리턴이다. 세라젬은 천안 생산 기지를 축으로 용인(상행)과 양산(하행)에 메인 물류 허브 타워를 운영하며 전국 고객에게 주문 즉시 제품을 빠르게 배송·설치하는 유통 안정성을 확보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메이드 인 코리아' 수요도 국내 생산 기지를 유지하는 주요 요인이다. 세라젬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70여 개국의 바이어들은 중국산 제품 대신 한국에서 생산된 의료기기 공급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라젬은 내수 시장이 큰 중국 물량만 현지 공장(톈진·옌지)에서 소화하고, 그 외 글로벌 수출 물량은 전량 천안 스마트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이원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세라젬은 자동화된 천안 공장을 통해 고객 신뢰성을 한층 더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는 “세라젬의 목적 선언문 핵심은 고객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있다”며 “이번에 구축한 고도화 중간 1단계를 넘어 설비 제어와 AI를 접목한 차세대 AX(인공지능 전환) 단계로 나아가는 이유도 결국 글로벌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품질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안 스마트팩토리는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전 세계 70여 개국 소비자들에게 균일한 품질의 홈 헬스케어 가치를 전파하는 글로벌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6.19 15:22전화평 기자

뉴로메카, 국내 로봇 업체에 AMR 샘플 공급...로봇 파운드리 가속화

로봇 기업 뉴로메카가 국내 자율이동로봇(AMR) 공급업체에 로봇 샘플을 공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고객 요구 사항에 맞는 제품을 제작하는 것으로, 로봇 파운드리 사업 일환이다. 뉴로메카는 의료용 로봇, 이동로봇, 협동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각 기업에 맞게 맞춤 제작하는 로봇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19일 뉴로메카 관계자는 "고객 요구사항을 충족한 AMR 로봇 3대를 샘플로 공급했다"며 "테스트를 통과하면 3~4분기 양산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로메카는 맞춤형 제작 로봇을 생산하는 로봇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앞서 뉴로메카는 의료기기 기업 큐렉소에 무릎 수술 로봇을 공급하며 맞춤 제작 사업을 시작했다. 뉴로메카는 액추에이터(구동기) 등 핵심 부품을 내재화한 만큼 외부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해 생산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뉴로메카 자회사 로볼루션도 로봇 파운드리 사업 중이다. 이미 여러 건의 산업용 로봇을 제작했으며, 추가 고객들과 공급을 논의 중이다. 뉴로메카는 포항에 신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부지도 확보했다. 올해 하반기 착공한다. 신공장에선 뉴로메카 자체 제품은 물론 외부 고객 로봇도 생산할 방침이다. 또 다른 뉴로메카 관계자는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뉴로메카의 로봇 파운드리 매출은 40~50억원 수준이다. 회사 총 매출은 190억원이다. 지난 2~3년 사이 매출이 정체 중이나, 생산능력을 우선 늘려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유증으로 1200억원 실탄 확보…무상증자도 병행 뉴로메카는 신공장 설립 및 신사업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당초 올해 4월 15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발행가가 5만 300원에서 3만 8350원으로 낮아지면서 규모가 축소됐다. 뉴로메카는 오는 8월 4일 납입을 목표로 1226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발행되는 주식수는 319만 6465주다. 뉴로메카는 조달자금 중 800억원을 포항 신공장 신설에 활용한다. 366억원은 신공장 운영에 필요한 신규 인력 고용과 연구개발 투자 등에 사용하고, 100억원은 기존 채무 상환에 쓸 예정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협동로봇을 고도화하고, 로봇 파운드리와 휴머노이드 사업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유상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무상증자를 병행한다. 유증 이후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에게는 보통주 1주당 0.5주 신주를 배정한다. 무상증자의 신주배정기준일은 8월 6일, 상장 예정일은 8월 28일이다.

2026.06.19 14:39진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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