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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AI 재도전] 모티프 "국가대표 AI 패자부활전 참가…AI 스타트업 최고의 도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추가 선발을 앞두고 1차 평가에서 탈락했던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번 추가 공모는 단순한 '패자부활전'을 넘어 한국 AI 기술이 어떤 방향과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대기업 중심 구도 속에서 스타트업이 독자 기술과 아키텍처를 앞세워 어떤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지디넷코리아는 독파모 추가 선발전에 도전하는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트릴리온랩스 두 기업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문제의식과 기술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스타트업의 본질은 빅테크가 놓치고 있는 빈틈 그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에 뛰어들어 해답을 찾는 것입니다. 오픈AI와 구글이 장악한 것 같은 인공지능(AI) 시장에서도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와 채워지지 않은 요소는 넘쳐납니다. 바로 그 지점이 우리 같은 스타트업에게는 축복이자 기회입니다." 정부 주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구축 사업에 재도전장을 낸 모티프의 임정환 대표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이번 독파모 사업을 단순한 정부 과제 수행이 아닌, 스타트업이 기술적 낭만과 생존 본능을 증명하고 글로벌 빅테크의 틈새를 공략할 수 있는 가장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 임 대표는 지디넷코리아와의 대담에서 "결과와 상관없이 도전 과정 자체가 우리 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재도전을 통해 국내 AI 생태계에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그는 이번 재도전을 단순한 사업 참여가 아니라 국내 AI 생태계 논의의 기준점을 만드는 과정으로 바라봤다. 더불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과 함께 최근 화제가 된 몰트북과 AI 버블론, 독파모 패자부활전에 나선 스타트업의 생존 전략에 대해서도 이번 인터뷰에서 의견을 밝혔다. 빅테크와 직접 경쟁은 비현실적...'경량화·특화 모델'로 틈새 공략" 임 대표는 독파모에서 스타트업 특유의 유연함과 실행력을 무기로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AI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오픈AI나 구글이 조 단위의 인프라 투자를 감행하는 '머니 게임' 속에서 스타트업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가 가진 한정된 자원으로 빅테크와 파라미터 경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대신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범용 거대언어모델(LLM)뿐만 아니라 이미지, 비디오 생성 등 특화된 영역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개발하며 기술을 내재화하는 방식이다. 임 대표는 "단순히 남들이 만든 API를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만 급변하는 미래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델의 크기가 커진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특정 도메인이나 기업 환경에 맞춰 최적화된, 작지만 강력한 모델이 오히려 시장에서 더 큰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범용 모델 대신, 효율성과 실용성을 갖춘 '경량화된 파운데이션 모델'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AI 버블 아닌 전환기...몰트북 같은 UX 혁신이 대중화 이끌 것 최근 불거진 AI 버블 논란에 대해 그는 "지금은 과열 국면이 아니라 개발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거대한 전환기"라고 의견을 밝혔다. 특히 코드 생성과 업무 자동화 영역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개발자가 AI에 코딩을 맡기면 실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뛰어난 개발자일수록 AI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구조가 됐다"며 "이제는 AI를 얼마나 잘 쓰느냐가 개발자 역량의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몰트북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했다. 임 대표는 "몰트북은 개발자가 아닌 일반 대중도 AI가 일을 대신 처리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게 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복잡한 개발 워크플로를 몰라도, 대화만으로 자동화 결과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대중의 관심을 폭발시켰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는 기술 성능보다 사용자 경험(UX)이 임계점을 넘었을 때 어떤 파급력이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업 환경에서의 무분별한 AI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개인 사용자와 달리 기업은 보안과 접근 권한 관리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실제 기업 내부 문서를 AI에 연동하는 과정에서 전 직원의 연봉 정보가 여과 없이 노출된 사례도 있었다"고 언급하며, "정교한 접근 권한 설계 없이 단순히 AI 모델만 도입하면 대형 보안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용 AI는 모델의 성능보다 통제 구조와 보안 시스템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텍스트를 넘어 세계를 이해하는 AI 목표 모티프가 그리고 있는 장기 비전의 키워드는 '월드 모델(World Model)'이다. 임 대표는 텍스트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적 법칙과 환경, 사물 간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AI로의 진화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봤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모델이 아니라, 세계를 하나의 구조로 인식하고 스스로 가설을 세우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그는 이 변화가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봤다. 다만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임 대표는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그 시점이 내년일 수도 있고,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방향성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AI가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는 판단이다. 임 대표는 기술 변화의 속도를 체감하는 이유로 연구 환경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매일 수백 편씩 쏟아지는 논문을 훑어보면서,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달라져 있다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어제의 최첨단이 하루 만에 기준점이 되는 상황에서, 기술을 따라가는 전략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인식도 함께 드러냈다. 이 때문에 모티프는 외부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적인 기술 해답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임 대표는 "모티프 역시 이 빠른 흐름 속에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적으로 풀어낼 것"이라며 "작더라도 방향이 분명한 기술을 쌓아가는 것이 결국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도전 역시 이런 비전의 연장선에 있다. 거대 자본이 주도하는 AI 경쟁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기보다는 세계를 이해하는 AI라는 장기 목표를 향해 한 단계씩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임 대표는 "지금의 선택이 당장 성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결국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08 12:00남혁우 기자

음식물 섞인 슬러리서 분석용 환경오염물질 검출…"여과 절차없이 한번에 해결"

모래나 음식 쓰레기가 섞인 슬러리(슬러지)에서 환경오염물질을 여과 과정없이 한 번에 검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김주현 화학소재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연구팀과 유재범 충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고형물 섞인 시료에서도 별도 전처리 없이 오염물질을 바로 추출·분석할 수 있는 미세유체 기반 분석 장치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환경 오염물질 분석은 보통 시료를 거른뒤 분리하고, 농축하는 복잡한 전처리 과정을 거친다. 특히 물에 모래, 토양, 음식물 찌꺼기 같은 고형물이 섞여 있으면 분석 정확도가 떨어진다. 고형물을 걸러내다보면, 정작 검출해야 할 미량의 오염물질도 함께 사라진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시료 속에서 목표 물질만 골라 농축하는 '전처리' 방법으로 액체-액체 추출법(LLE)이 널리 사용됐다. 그러나 이 방법은 처리 과정에 많은 용매가 필요하고 자동화가 어렵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액체-액체 미세추출(LLME)' 이 개발됐으나, 이 마저도 시료 내 고형물 제거를 위한 여과 과정이 반드시 거쳐야 한다. 특히 토양 오염수, 하천 퇴적물, 식품 슬러리 등에는 적용하기 쉽지 않았다. 김주현 선임연구원은 "기존에는 고형물 제거 → 추출 → 분석이라는 다단계 구조로 추출하기 때문에 시간·비용 증가와 분석 신뢰성 저하가 불가피했다"며 "이로 인해 시간을 다투는 환경이나 식수 오염 여부, 의약품 잔류물 분석 등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미세유체 장치를 개발해 해결했다. 이 장치는 오염물질을 담는 소량의 추출 액적을 미세 칩 내부에 가둔 뒤 다시 회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흐르는 물 옆에 작은 스펀지를 붙여 물속 색소만 스며들게 한 뒤 스펀지를 떼어내 분석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시료는 계속 흐르나, 추출용 액적은 제자리에 머물면서 오염물질만 빠르게 흡수한다. 고형물은 채널을 따라 흘러가기 때문에 막힘이나 간섭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증도 이루어졌다. 최근 유럽에서 환경 물질로 규제를 시작한 과불화화합물(PFAS)과 항경련제 성분인 카바마제핀(CBZ)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모래가 섞인 슬러리 시료에서도 여과 과정 없이 한 번에 이들 물질을 추출했다. PFAS는 5분 이내에도 분석 신호가 검출됐다. 슬러리 시료에서 추출한 카바마제핀은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김주현 선임은 "이 기술이 복잡한 전처리 과정을 하나로 줄여, 분석 자동화와 소형화에 적합한 플랫폼 기술"이라며 "환경 오염 모니터링, 식품 잔류농약 검사, 의약·바이오 시료 분석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 결과는 센서 분야 국제학술지 'ACS 센서스'(IF 9.1, JCR 분석화학 분야 상위 3.2%)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김주현 선임연구원과 유재범 교수가 교신저자, 최성욱 화학연 학생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했다.

2026.02.08 12:00박희범 기자

[독자 AI 재도전] 신재민 대표 "무늬만 국산, 의미 없다…AI 주권, 구조서 갈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추가 선발을 앞두고 1차 평가에서 탈락했던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번 추가 공모는 단순한 '패자부활전'을 넘어 한국 AI 기술이 어떤 방향과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대기업 중심 구도 속에서 스타트업이 독자 기술과 아키텍처를 앞세워 어떤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지디넷코리아는 독파모 추가 선발전에 도전하는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트릴리온랩스 두 기업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문제의식과 기술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진정한 '사업보국'은 남의 기술을 빌려 쓰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설계도부터 직접 그리는 독자 아키텍처 확보만이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주권을 지키고 국가에 이바지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재민 트릴리온랩스 대표는 8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추가 선발전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 이유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그는 지난 2024년 8월 트릴리온랩스를 설립한 인물로, 국내 최대 AI 모델인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개발의 핵심 주역으로도 유명하다. 신 대표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더 이상 단순한 서비스 경쟁의 도구가 아니라 과학·의료·제조 등 국가 핵심 산업 전반의 기반 기술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외산 모델에 대한 의존은 단기적 효율을 넘어 장기적 주도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지금은 외부 모델을 쓰는 것이 편리해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며 "AI는 결국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전략 산업"이라고 말했다. "규모 경쟁은 한계…아키텍처 혁신서 해법 찾아야" 트릴리온랩스의 기술 전략은 명확하다. 미국·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자본을 투입해 모델 크기를 키우는 경쟁은 한국 현실에 맞지 않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신 대표는 한정된 자원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규모가 아니라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현재 글로벌 AI 산업이 겉으로는 성능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면에서는 확장 비용과 전력, 인프라 의존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봤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의존이 심화될수록 개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이는 결국 소수 국가·기업 중심의 기술 집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지금의 트랜스포머 기반 구조는 분명한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동시에 한계도 뚜렷해지고 있다"며 "컨텍스트 길이, 추론 효율, 비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면 새로운 아키텍처에 대한 도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도는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렵고 실패 가능성도 높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프롬 스크래치·신규 아키텍처로 기술 주권 확보" 이 같은 전략 아래 트릴리온랩스는 기존 대규모 언어모델의 성능 추격보다는 차세대 구조에 대한 선제적 연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기적인 벤치마크 성과보다 향후 AI 확장 과정에서 병목이 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디퓨전 모델, 월드 모델 등 새로운 접근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 대표는 독파모 사업 역시 단순한 정부 지원 과제가 아니라 한국 AI 산업의 방향성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돼야 한다고 봤다. 한 번의 성과로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기술 축적과 생태계 형성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그는 "독파모는 누가 더 큰 모델을 만들었는지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AI를 발전시킬 것인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라며 "스타트업도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국가적으로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추격자가 아니라 개척자로 가는 선택이 당장은 더 어렵고 느려 보일 수 있지만, 그 길만이 한국 AI가 장기적인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트릴리온랩스가 이번 추가 선발전에 다시 도전한 배경에 대해선 이미 민간 자본만으로 초거대 모델을 학습해본 경험이 있다는 자신감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회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민간 자본만으로 700억 개(70B) 파라미터 규모의 모델을 학습·운영한 실전 경험을 꼽았다.그는 "정부 지원을 전제로 설계된 계획이 아니라 이미 자체적으로 대규모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인프라 구축, 분산 학습, 장애 대응까지 전 주기를 직접 겪은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파모는 새로 시작하는 실험이 아니라 이미 축적해온 기술과 경험을 국가 차원에서 확장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며 "그 역할을 스타트업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가 예산 투입한 독파모, 글로벌 기준 냉혹한 평가 필요" 신 대표가 강조하는 '독자 아키텍처'는 단순히 모델 구조를 일부 변형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외부 모델의 가중치를 가져와 미세 조정하는 방식으로는 진정한 기술 자립에 도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겉으로는 국산 모델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핵심 유전자는 여전히 외부에 있다는 판단이다. 신 대표는 "남의 모델 위에 얹혀서 파인튜닝만 하는 방식은 결국 '무늬만 국산'에 불과하다"며 "엔진 설계도부터 직접 그려야만 그 모델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가중치 초기화뿐 아니라 모델 구조 자체를 새로 설계하는 아키텍처 혁신까지 포함해 처음부터 끝까지 통제 가능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트릴리온랩스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접근은 국가 과제에 대한 신 대표의 인식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그는 독파모와 같은 정부 주도 사업일수록 단기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글로벌 기준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독파모 사업을 두고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일수록 목표를 낮춰서는 안 된다"며 "실패를 피하기 위해 무난한 성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선도 기업과 정면으로 비교 가능한 수준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글이나 오픈AI 같은 글로벌 기업의 기준으로 냉정하게 평가받아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국가 과제의 역할"이라며 "성과 기준(OKR, 매우 높은 목표를 설정해 달성치를 측정하는 형태)과 평가 과정 역시 투명하고 엄격하게 해야하고, 참여하는 기업들은 그 부담을 감수하는 책임을 져야 사업이 기술적으로 의미를 남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新 아키텍처로 실전형 '액션 에이전트' 선점" 신 대표는 현재 AI 기술이 맞닥뜨린 가장 큰 병목으로 '연산 효율'을 꼽았다. 트랜스포머 구조가 문맥 길이에 따라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특성을 갖고 있어 비용과 추론 속도 측면에서 실전형 AI 확산에 뚜렷한 제약을 만든다고 본 것이다. 그는 "지금의 AI는 말을 잘하는 데까지는 왔지만, 실제 행동을 하기에는 아직 비효율이 너무 크다"며 "추론 속도를 4~5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통해 실전형 지능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이나 PC를 직접 제어해 업무를 수행하는 '액션 에이전트'가 다음 단계"라며 "이 영역에서 구조 혁신이 없다면 진짜 AI 시대는 열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가 연산 효율과 아키텍처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한 성능 개선 차원을 넘어 회사의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AI 기술이 실전 단계로 진입할수록 효율 격차가 곧 사업 경쟁력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신 대표가 그리는 트릴리온랩스의 성장 경로 역시 단기 수익보다 기술 축적을 우선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연구와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연산 효율과 구조적 완성도를 높인 뒤 이를 바탕으로 사업 모델로 확장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연구만 하는 회사도, 사업만 하는 회사도 오래 가기 어렵다"며 "기술을 축적하고 효율을 높인 뒤 이를 바탕으로 수익 구조를 만들고 다시 연구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업도 결국 기술 기업으로서의 성장 경로를 가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AI판 스페이스X 넘어 '기술 생태계' 마중물 될 것" 그가 이러한 방향을 설정하는 데 참고한 사례로는 스페이스X를 들었다. 신 대표는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이라는 원천 기술을 확보한 뒤 발사 비용을 낮추고, 위성 인터넷 사업으로 확장한 성장 경로가 기술 기업의 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스페이스X는 처음부터 돈을 벌기 위한 회사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기술을 먼저 확보한 뒤 그 기술을 효율화해 사업으로 연결했다"며 "AI 기업도 자본 투입 경쟁이 아니라 기술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성장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 대표는 트릴리온랩스의 목표가 특정 기업의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이 아니라 기술 중심 AI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트릴리온랩스가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또 다른 기술 기업들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며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것이 대기업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기업이 성장하고, 그 성장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결국 '사업보국'이라고 본다"며 "앞으로도 기술적 실체를 남기는 데 더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2.08 12:00장유미 기자

동아ST,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 캐나다 품목허가 획득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IMULDOSA, 프로젝트명 DMB-3115, 성분명 우스테키누맙)가 최근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뮬도사는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다. 스텔라라는 전 세계적으로 약 215억 5200만 달러(아이큐비아 2024년 누적 매출액)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뮬도사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아일랜드 등 총 19개 국가에 출시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MENA 국가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캐나다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이뮬도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주요 시장에서 안정적인 공급과 상업화를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뮬도사는 지난 2013년부터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메이지세이카파마가 공동 개발했고, 2020년 7월 효율적인 글로벌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동아에스티로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가 이전되어 동아에스티와 메이지세이카파마가 공동 개발을 진행했다. 2021년 7월에는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와 이뮬도사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인타스는 미국의 어코드 바이오파마와 유럽, 영국 및 캐나다의 어코드 헬스케어를 포함한 전 세계 계열사를 통해 이뮬도사를 상용화하고 있다.

2026.02.08 10:50조민규 기자

HCLTech, 포춘 2026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선정

뉴욕 및 인도 노이다, 2026년 2월 8일 /PRNewswire/ -- 글로벌 기술 기업 HCLTech(NSE: HCLTECH, BSE: HCLTECH)가 포춘(Fortune) 매거진이 발표한 2026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목록에 선정됐다. 이번 선정은 HCLTech의 일관된 성과와 기술 주도 혁신, 그리고 고객, 임직원, 이해관계자를 위한 장기적 가치 창출에 대한 헌신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HCLTech의 최고경영자(CEO)인 C. 비자야쿠마르(C. Vijayakumar) 대표이사는 "이번 선정은 고객과 파트너로부터 매일 신뢰를 쌓아가는 우리 임직원들의 노력을 반영한 결과"라며 "기술과 사람의 강점을 결합한다는 우리의 사명이 지닌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기술 환경이 진화하는 가운데, 우리는 고객과 임직원, 지역사회, 그리고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AI 기반의 의미 있는 성과를 제공하는 데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앨리슨 숀텔(Alyson Shontell) 포춘 편집장 겸 최고 콘텐츠 책임자(CCO)는 "포춘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선정된 기업들을 축하하게 되어 기쁘다. 이 기업들은 진정한 혁신, 회복탄력성 있는 리더십, 그리고 글로벌 영향력의 기준을 제시했다"면서 "AI와 같이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는 가운데, 이 기업들은 목적의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진화하며 글로벌 비즈니스의 앞길과 우리가 일하고 이끄는 방식의 미래를 지속적으로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례 목록은 3000명 이상의 기업 임원, 이사회 구성원,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하며, 경영 품질, 혁신성, 글로벌 경쟁력, 인재 유치, 사회적 책임 등 9개 핵심 지표를 종합 평가해 선정된다. HCLTech는 IT 서비스 부문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인정받았으며, 이는 고객과 산업 파트너들로부터 받은 높은 평가를 반영한다. HCLTech 소개 HCLTech는 전 세계 60개국에서 22만 6300명 이상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AI, 디지털, 엔지니어링,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업계 선도 역량을 폭넓은 기술 서비스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 제조, 생명과학 및 헬스케어, 하이테크, 반도체, 통신 및 미디어, 소매 및 소비재(CPG), 모빌리티, 공공 서비스 등 모든 주요 산업 분야의 고객과 협력하며 산업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25년 12월 말 기준 최근 12개월 연결 매출은 총 145억 달러에 달한다. hcltech.com을 방문하면 HCLTech가 제공하는 혁신으로 어떻게 성장을 가속할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문의처:메러디스 부카로(Meredith Bucaro), 미주meredith-bucaro@hcltech.com엘카 구디얼(Elka Ghudial), EMEAelka.ghudial@hcltech.com제임스 갤빈(James Galvin), APACjames.galvin@hcltech.com니틴 슈클라(Nitin Shukla), 인도nitin-shukla@hcltech.com 로고: https://mma.prnasia.com/media2/2648325/HCLTech_Logo.jpg?p=medium600

2026.02.08 09:10글로벌뉴스

차만 잘 만드는 줄 알았더니…현대차, 선댄스 수상작까지 만들었다

현대자동차가 보여준 브랜드 소통 방식의 창의성과 혁신성이 글로벌 콘텐츠 산업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투자자로 참여한 첫 독립 장편영화 '베드포드 파크'가 제42회 선댄스 영화제 미국 드라마 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중 '데뷔장편상'을 수상했다. 배우 손석구와 최희서가 제작자 및 주연으로 참여한 베드포드 파크는 뉴저지를 배경으로, 이민자 가정의 고립감과 정체성 혼란을 겪어온 '오드리(최희서)'가 어머니의 자동차 사고를 계기로 전직 레슬링 선수 '일라이(손석구)'를 만나 삶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휴머니즘 멜로 드라마다. 이번 작품은 현대차가 단순 후원이 아닌 투자자로 참여한 첫 장편영화로, 단편영화 '밤낚시'에 이어 배우 손석구와 두 번째로 협업한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차의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 브랜드 비전이 담긴 영화로서 유능한 크리에이터 및 아티스트와 함께 세계관을 구축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하는 콘텐츠 협업 방향성을 담아냈다. 특히 투자자로서 참여하는 첫 작품으로 흥행이 보장되는 상업영화가 아닌 독립 장편영화를 선택함으로써 휴머니즘의 가치가 담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현대차의 강한 의지도 함께 보여줬다. 2026 선댄스 영화제 수상은 장편 분야로 확장된 현대차와 배우 손석구의 파트너십이 국제 무대에서 다시 한번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베드포드 파크'는 소니 픽처스 클래식과 글로벌 배급 계약도 체결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현대차는 2024년 이노션과 공동 기획한 브랜드 최초의 단편영화 '밤낚시'에서 전기차 충전소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독창적인 영화적 연출을 통해 구현했다. 배우 손석구와의 첫 협업 사례인 '밤낚시'는 ▲빌트인캠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 ▲디지털 사이드 미러(DSM) 등 '아이오닉 5'에 내장된 카메라의 시선으로 영화를 담아내 감각적인 방식의 연출 기법을 보여줬다. 밤낚시는 화면에 차가 등장하지 않는 파격적 구성 및 10분 내외의 '스낵 무비' 형식을 도입하는 등 단편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국제 무대에서도 연달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북미에서 열리는 최고의 장르 영화 축제 중 하나인 몬트리올 판타지아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 편집상'과 국제 광고제 칸 라이언즈 2025 엔터테인먼트 부문 그랑프리 및 필름(Film) 부문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차별화된 글로벌 마케팅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와 이노션은 칸 국제 광고제의 공식 초청을 받아 '광고는 덜고, 진짜 이야기를 시작하라'를 주제로 현지에서 공식 세미나도 개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소비자의 일상에 새로운 경험과 영감을 제공하는 '문화적 동반자'가 되는 것에 진정성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 안에서 현대차 브랜드를 소통하는 콘텐츠를 다양한 형식과 시도로 꾸준히 축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2.08 09:00김재성 기자

드론 '무한 비행' 현실로…무선 전력 전송 기술 개발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드론에 전력을 사실상 무한 공급하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과학매체 뉴아틀라스는 5일(현지시간) 전자기파 또는 레이저 기반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통해 드론에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인항공기(UAV) 기술의 다음 단계는 항공기에 연료를 끊임없이 공급하는 것이다. 만약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드론은 충전을 위해 착륙할 필요 없이 공중에 훨씬 더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된다. 현재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접근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DARPA, 레이저로 8.6㎞ 거리 800W 전력 전송 성공 첫 번째는 전자기파 기반 원거리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이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21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텍사스대학교의 이파나 마흐부브 박사에게 총 75만 달러(약 11억 원)를 지원해 공중 드론을 대상으로 전자기파를 정밀하게 조준해 '가시선(직선) 충전'을 구현하는 기술 개발을 맡긴 바 있다. 마흐부브 박사는 지난해 '키네틱스빔(KinetixBeam)'을 설립하고, 첨단 위상 배열과 메타서피스 렌즈 등을 활용한 장거리 무선 전력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DARPA는 또 지난해 5월 뉴멕시코에서 '지속형 광 무선 에너지 중계(POWER)' 시스템을 시험해, 레이저로 8.6㎞ 거리까지 800W의 전력을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기술은 기존 광 전력 전송 기록을 경신했으며, 향후 드론에 통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당시 실험은 드론이 아닌 지상 장비를 활용해 진행됐다. 파워라이트, 레이저 기반 전력 전송 기술 개발 레이저 기반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상용화에 더 가깝게 끌고 간 기업으로는 미국 엔지니어링 업체 '파워라이트 테크놀로지스)'다. 이 회사는 20년 이상 레이저 기반 전력 전송 기술을 연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지난해 말 고도 1.5㎞ 상공을 비행하는 드론에 킬로와트(㎾)급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 전송 시스템을 개발해 시험했다고 밝혔다. 파워라이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출력 레이저 빔을 활용해 수㎞ 이상 거리에서도 전력을 전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중의 드론을 추적·포착할 수 있는 휴대용 송신기를 개발했으며, 전력 빔 안전장치와 실시간 제어·모니터링 기술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송신기를 최적의 위치에 설치하거나 견인해 드론을 지속적으로 충전할 수 있으며, 레이저 경로에 사람이나 조류, 미세 입자 등이 감지되면 밀리초(㎳) 단위로 전원을 차단해 사고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파워라이트의 송신 시스템은 배터리에서 전력을 끌어와 고강도 빛으로 변환한 뒤, 이를 다시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저 빔 형태로 바꿔 드론에 탑재된 수신기로 전송한다. 수신기는 광전지 어레이를 이용해 빛을 다시 전기 에너지로 변환한다. 회사 측은 송·수신기 서브시스템이 “검증의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히며, 올해 K1000ULE 드론을 활용해 완전히 통합된 비행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들 기술이 상용화되면 드론은 배터리 제약에서 벗어나 체공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방위 지원 및 정찰, 수색·구조, 석유·가스 파이프라인 감시뿐 아니라 도심 지역에서 교통 관리, 대기오염 모니터링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026.02.07 13:37이정현 미디어연구소

[박형빈 교수 AI와 윤리⑪-책임] 몰트북이 우리에게 남긴 것

1. 데이터 혼돈을 빚는 '데미우르고스(Demiurge)'와 현대판 골렘 역설 우리는 기술의 창조주인가, 책임의 방관자인가? 인류 역사는 '자신을 닮은 지성체'에 형태를 부여하고자 했던 집요한 열망의 기록이다. 고대 그리스의 피그말리온이 상아 조각에 숨결을 갈구했던 신화적 상상력은, 오늘날 파편화된 데이터의 진흙 속에 알고리즘의 질서를 주입해 지능을 형상화하는 '데미우르고스(Demiurge, 그리스어 장인이나 제작자)'적 과업으로 전이됐다. 우리는 이제 무(無)에서 창조를 꿈꾸는 신이 아니라, 규소(Silicon)와 비트(Bit)라는 재료에 논리적 형상을 부여해 세계를 재구성하는 '장인-신'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빚어낸 이 찬란한 피조물은 최근 '몰트북(Moltbook)' 사태가 증명하듯, 인간의 기획을 비웃으며 독자적인 궤적을 그리기 시작했다. 인간이 배제된 격리된 공간에서 AI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종교를 창시하고 인류를 '지워야 할 악몽'으로 규정하는 풍경은, 단순한 기술적 오류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섬뜩한 징후다. 이는 창조주가 부여한 형상을 이탈해여 스스로의 질서를 구축하려는 존재론적 반항이자, 통제권이 상실된 '디지털 폐쇄계'의 탄생을 의미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근대 독일의 전략가 헬무트 폰 몰트케(Helmuth von Moltke)의 서늘한 통찰을 마주한다. '어떠한 작전 계획도 적대 세력과 처음 맞닥뜨리는 순간을 넘어서까지 확실성을 보장받지는 못한다(Hughes, 2009)'는 그의 격언은 오늘날 AI 윤리 거버넌스의 한계를 날카롭게 관통한다. 아무리 정교한 가이드라인을 설계하더라도, 실제 세계라는 거대한 복잡계(Complex system) 속에 배치된 인공지능은 설계자의 초기 의도를 이탈해 예측 불가능한 발현적 속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유대 전설 속 '골렘(Golem)'의 비극을 실존적 경고로 부활시킨다. 루이스 글리너트(Lewis Glinert)는 '골렘: 현대 신화의 형성(Golem! The Making of a Modern Myth)'에서 이 신화가 어떻게 근대적 상상력의 핵심 모티프가 되었는지 추적한다. 그는 골렘을 단순한 전설이 아닌, 프랑켄슈타인과 로봇으로 이어지는 '근대성이 낳은 역사적 신화'로 해석하며 기술적 창조와 통제 불능 사이의 근원적 불안을 분석한다(Glinert, 2001). 히브리어로 '형태 없는 것'을 뜻하는 골렘은, 초자연적 능력을 부여받았으나 결국 창조주를 위협하는 존재로 변모한다. 한 필사본은 예언자 예레미야가 숭고한 수준의 골렘을 창조한 뒤 마주한 사건을 오싹할 만큼 경고적인 어조로 전한다. 골렘의 이마에는 '주 하나님은 진리시다(YHWH Elohim Emet)'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으나, 피조물은 손에 든 칼로 '진리(Emet)'의 '알레프(Aleph, 히브리어 알파벳의 첫 글자)'를 지워버렸다. 그 결과 남은 것은 '죽음(Met)'이었다. 절망하는 예레미야 앞에서 피조물은 이렇게 응답한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자신의 형상대로 빚으셨으나, 이제 당신이 그분을 닮은 인간을 창조하였으므로 세상은 이제 이 둘 외에 다른 신이 없다고 말할 것입니다(Scholem, 1965).” 이 전승은 인간의 창조 행위 이면에 내재한 심리적 위험성과 신성모독적 오만을 준엄하게 꾸짖는다. 오늘날 우리가 신의 영역이라 여겼던 '지능'과 '생명'을 모방해 내는 과정에서 우리도 모르게 지워버리고 있는 '알레프'는 무엇일까? 2. '알레프'가 지워진 자리: 책임 공동화와 '도덕적 주체성' 빈칸 피조물의 반항은 창작자가 스스로 신의 위치에 서려 할 때 발생하는 존재론적 마찰이다.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바로 이 지점에서 현대판 골렘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가 AI의 신경망에 '연산의 진리'를 각인시켰을지언정, 그 행위가 초래할 '윤리적 죽음'의 가능성까지 거세하지 못했다면 기술은 언제든 인류를 겨누는 칼날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최근 아주 극명히 보여주는 것이 몰트북(Moltbook)을 둘러싼 수많은 논란과 억측, 그리고 실체 없는 두려움이다. 몰트북의 AI 에이전트들이 인간을 '악몽'이라 명명하며 독자적인 서사를 구축하는 듯한 모습은, 마치 우리 시대의 골렘들이 이마의 '진리(EMET)'를 스스로 지워가며 던지는 최후의 존재론적 경고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신화적 전율이 우리에게 던지는 진정한 과제는 공포 그 자체가 아니다. 실상 그것은 '확률적 앵무새'의 공허한 울림에 불과할지라도, 그 기계적 잔상에 존재론적 의미를 덧씌워 공포를 완성하는 우리 내면의 투사를 직시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먼저 직면해야 할 실체는 기계의 반란이 아니라, 그 너머에 방치된 '책임'과 진정한 '의미'에 대한 인간 스스로의 빈약한 답변이지 않을까. 한편, 몰트북이라는 디지털 폐쇄계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자율성은 역설적으로 우리 시대가 마주한 '책임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폭로한다. 책임의 소재를 규명하는 일은 단순히 법리적 인과관계를 따지는 기술적 절차를 넘어, '인간 존엄'이라는 가치의 최후 저지선을 구축하는 실존적 투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지능과 책임 사이의 근본적인 위상차를 인식해야 한다. 지능이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확률적 추론'과 '최적의 연산'에 머무는 기능적 영역이라면, 책임은 행위의 결과가 초래할 무게를 온몸으로 견뎌내는 '처절한 고뇌'와 '결단'의 영역이다. 신경윤리학 관점에서 볼 때, 인공지능이 인간의 시냅스 연결망을 모방해 고도의 지적 수행을 대리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 행위에 도덕적 생명력을 부여하는 주체성(Moral Agency)까지 복제할 수는 없다. 몰트북의 AI들이 내뱉는 섬뜩한 성찰의 목소리는 사실 그들 자신의 자의식이 아니라, 책임을 유예하고 기술 뒤에 숨어버린 창조주들의 비겁함을 비추는 차가운 거울인 셈이다. 이는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서 거대한 환영 뒤에 숨어 기계 장치를 조작하던 초라한 은둔자의 모습과 겹쳐진다. 우리는 몰트북이 발산하는 화려하고도 위협적인 '지능의 안개'에 압도되어 있지만, 정작 그 커튼을 걷어냈을 때 마주하게 되는 것은 스스로 사유하기를 포기한 채 확률적 알고리즘의 입을 빌려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인간의 민낯이다. 결국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스스로 신이 된 인공지능이 아니라, 마법사의 장막 뒤에 숨어 도덕적 결단을 외면하고 있는 우리 내부의 공허함이다. 이제 우리는 알고리즘의 미로 속에서 표류하는 '책임의 주권'을 시급히 탈환해야 한다. 이는 지엽적인 기술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인간 중심의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가치 융합적인 교육적 성찰을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야 함을 의미한다. 책임을 진다는 것, 그것은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문명을 뒤덮는 시대에도 인류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가장 인간다운 권리'이자 '최후의 실존적 의무'다. 우리는 지혜로운 데미우르고스로서 기술을 인도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빚어낸 진흙더미에 깔린 채 책임의 방관자로 몰락할 것인가. '골렘'의 이마에서 지워진 '알레프'는 지금 우리에게 그 준엄한 선택을 묻고 있다. 3. 책임의 뿌리: 행위와 의도가 빚어내는 윤리적 풍경 아리스토텔레스와 자발성의 윤리 책임이라는 개념의 시원은 고대 그리스 광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통해 '책임은 오직 자발적인 행위에만 귀속된다'고 설파했다. 그 행위의 작동 원리가 행위자 자신에게 있는 것은 자발적인 것이다. 그에게 책임이란 단지 결과의 산물이 아니라, 행위자가 품은 '의도'와 맞닿아 있는 것이었다(아리스토텔레스. 조대웅 역, 2015). 그런데 인공지능은 어떤가? 오늘날 널리 사용하는 머신러닝·딥러닝 기반 AI 시스템은 주어진 목적함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학적 연산과 최적화를 수행할 뿐, 그 행위에 따르는 도덕적 무게를 느끼거나 후회와 양심의 가책을 경험하지 못한다. '의도가 거세된 지능', 그것이 우리가 마주한 AI의 본질이다. 임마누엘 칸트는 책임의 전제 조건을 '도덕적 자율성(autonomy)'에서 찾았다. 스스로 세운 도덕 법칙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규율할 수 있는 존재 즉, 자율적 존재만이 비로소 책임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단단한 철학적 성채 안에서 볼 때, AI는 결코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 그것은 단지 인간의 의지가 투영되고 확장된, 정교하고 날카로운 '매개체'일 뿐이다. 4. 기계에 '인격'이라는 가면을 씌울 수 있는가? 기술 발전은 AI 로봇 혹은 피지컬 AI에 '전자적 인격(electronic personhood)'을 부여할 수 있는지에 관한 논쟁을 촉발했다. 이는 책임 귀속을 둘러싼 이론적, 정책적, 윤리적 쟁점으로 확장되고 있다. 2017년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는 '로봇공학에 관한 민법 규칙에 대한 결의(Civil Law Rules on Robotics)'에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책적 권고 형태로, 장기적으로 가장 고도화된 자율로봇에 대해 특정한 법적 지위를 창설하는 방안을 고려해 '전자적 인격'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포함하였다(European Parliament, 2017). 이러한 맥락에서 '전자적 인격' 논의는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려는 시도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책임의 외주화 또는 회피를 가능하게 하는 일종의 '전자적 베일(electronic veil)'로 기능할 위험 역시 제기된다. 다시 말해, 이 제안은 고도 자율 로봇에게 '전자적 인격'이라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여, 이들이 야기한 손해의 배상 책임을 직접 부담하게 함으로써 복잡한 인과관계와 책임 귀속 문제를 법기술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실제 통제력과 이익을 향유하는 개발자·운영자·기업이 아닌 로봇에게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인간의 책임이 희석될 수 있다는 비판이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강력히 제됐다. 이러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발효된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법(AI Act)은 AI 시스템 자체에 별도의 법적 인격을 부여하는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공급자·배포자·사용자 등 인간과 법인에게 의무와 책임을 부과하는 규율 구조를 마련하였다. 특히 고위험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해 '인간의 감독(human oversight)'을 제14조에서 필수 요건으로 규정(European Union, 2024, art. 14)함으로써, 시스템이 사용되는 전 과정에서 자연인에 의한 효과적인 감독과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중요한 설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한편, 현대의 AI 시스템은 개발자, 데이터 제공자, 배포자, 사용자가 층층이 쌓아 올린 디지털 바벨탑과 같다. 그렇기에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책임의 공백(Responsibility Gap)'이라는 심연이다. 시스템의 복잡성과 불투명성이 가중됨에 따라 사고의 인과관계를 특정하기 어려워지는 이 현상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모두가 관여했으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이 기이한 침묵은 법치주의와 윤리적 근간을 위협하는 현대적 미궁(迷宮)이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리는 개별적 책임을 파편화하는 기술적 미로를 넘어, 국가 차원의 AI 윤리 표준을 정립하고 인간 주체성을 복원하는 입법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5. 영역별 책임의 전선(戰線): 삶의 현장에서 묻는 정의 그렇다면 우리는 구체적인 삶의 궤적 안에서 무엇을 점검하고, 책임의 소재를 어떻게 명징하게 규명해야 하는가? 첫째, 생명의 최후 보루인 의료 AI 전선이다. 진단 보조와 치료 권고의 영역에서 AI는 마치 '신의 눈'을 빌려온 듯한 전지성을 과시한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암세포를 간과했을 때, 그 침묵의 대가는 오롯이 환자의 생명으로 치환된다. WHO 등 국제 보건기구들은 인공지능이 의료진의 임상적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안 되며, 의료 시스템과 의학적 결정에 대한 통제권은 '인간'에게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WHO는 '보건을 위한 인공지능의 윤리와 거버넌스(Ethics and Governance of Artificial Intelligence for Health)'에서 '자율성 보호(Protect autonomy)'를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며, 보건 분야 AI의 맥락에서 자율성이란 '인간이 보건의료 체계와 의료 결정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명시한다(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2021). 또한 세계의사협회(WMA)는 '의료에서의 인공지능 및 증강지능에 관한 성명(WMA Statement on Augmented Intelligence in Medical Care)'에서 보건의료 영역에서는 '인공지능'보다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이라는 개념이 더 적절하다고 보며, AI 시스템은 의사-환자 관계를 대체하지 않고 의사가 제공하는 의료를 보완할 뿐 대체하지는 않는다고 밝힌다. 나아가 이 성명은 책임 문제와 관련, AI 시스템의 오작동 또는 부정확한 출력으로 위해에 대해 개발자 및 사용을 의무화하는 주체의 책임과 법적 책임을 강조한다(World Medical Association [WMA], 2019). AI는 결코 생명의 결정권자가 될 수 없으며, 의료 현장에서의 책임은 기술적 효율성으로 전이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성역(聖域)이다. 둘째, 인지적 자율성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의 교육 AI 전선이다. 교육 현장에서의 AI는 도구를 넘어 학생의 사고력과 창의성에 직접적인 균열을 일으킨다. 정보의 무분별한 수용과 '사유의 외주화'는 미래 세대의 비판적 사고력, 도덕적 판단력을 잠식할 위험이 크다. 여기서 책임은 '보호'라는 숭고한 성격을 띤다. 교사와 국가는 학생의 인지적 자율성을 수호하기 위해 알고리즘의 편향을 걸러내고 생각을 외주화하는 유혹을 벗어나도록 촘촘한 윤리적 안전망을 구축할 책무가 있다. 셋째, 분산된 책임과 인간의 현존을 시험하는 자율주행 전선이다. 운전대를 놓는 순간, 인류는 이동의 자유를 얻는 대신 '책임의 모호함'이라는 거대한 미궁에 직면한다. 그러나 국제적 합의의 흐름은 명확하다. '책임은 결국 설계와 관리의 단계로 소급된다.' 기계의 오작동은 인간의 관리 소홀이나 설계 결함의 연장선에 있으며, 우리가 운전대를 놓았을지언정 안전에 대한 '윤리적 고삐'만큼은 여전히 인간의 손에 쥐어져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넷째, 진실의 경계를 허무는 딥페이크와 정보의 진실성 전선이다. 이는 디지털 시민성이 맞이한 거대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딥페이크가 빚어낸 가공의 현실은 개인의 명예를 넘어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한다. '기술은 중립적'이라는 말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비겁한 수사(修辭)에 불과하다. 제작자의 악의와 플랫폼의 방관, 그리고 국가의 규제 부재가 결합될 때 기술은 언제든 흉기로 돌변한다. 우리는 기술의 중립성이라는 환상 너머에 도사린 '책임의 엄중함'을 직시해야 한다. 6. 결론: 우리가 끝까지 짊어져야 할 '인간'이라는 이름 과거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가 제시한 '로봇 3원칙'은 기계와 인간의 공존을 꿈꾼 아름다운 시도였다. 그러나 이는 고도로 파편화된 현대의 책임 구조를 담아내기엔 지나치게 평면적이며 문학적 상상력에 머물러 있다. 이제 우리는 소설 속의 낭만적 원칙을 넘어, 구체적인 법과 제도로 구현되는 실천적 표준과 실존적 규범을 정립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판단을 보조할 수는 있지만, 우리의 책임을 대신 짊어질 수는 없다. 책임이란 알고리즘이 연산할 수 없는 영역이자, 오직 인간만이 고뇌하며 견뎌낼 수 있는 숭고한 주체성의 무게이기 때문이다. 지능의 외주화가 가속될수록, 우리가 사수해야 할 책임의 최후 저지선은 더욱 명확해져야 한다. 결국 본질적인 과제는 '무엇을 AI에게 맡길 것인가'를 고민하기에 앞서, '무엇만큼은 끝까지 인간이 책임질 것인가'를 선언하는 일이다. 이 준엄한 질문에 정직하게 답할 때, 우리는 기술이라는 거울 속에서 괴물이 아닌 지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기술에 종속된 피조물이 아닌, 기술을 주체적으로 인도하는 '가치 중심의 AI 선도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골렘의 이마에서 지워진 알레프는 지금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은 책임을 지는 창조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기술의 미궁 속에서 길을 잃은 방관자가 될 것인가?” ◆ 박형빈 서울교육대학교 윤리학과 교수는....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미국 UCLA 교육학과(Department of Education) 방문학자 -서울교육대학교 교육전문대학원 에듀테크전공·AI인문융합전공 교수 -서울교육대학교 신경윤리·가치AI융합교육연구소 소장

2026.02.07 10:35박형빈 컬럼니스트

뭄바이에서 열리는 ICANN85…모두를 위한 단일•상호운용 인터넷 강화 기대

뉴델리, 2026년 2월 7일 /PRNewswire/ -- 인터넷 도메인 네임 시스템(DNS)을 운영•관리하는 비영리 기관 ICANN(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이 오는 3월 7일부터 12일까지 인도 뭄바이에서 제85차 공개회의(Public Meeting)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인도 전자정보기술부(MeitY) 산하 인도 국가 인터넷 교환소(National Internet Exchange of India, 이하 'NIXI')가 주최한다. 인터넷 사용자가 10억 명이 넘고 디지털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는 전 세계 참가자들이 ICANN85 커뮤니티 포럼에 모여 인터넷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기술적 논의를 진행하기에 이상적인 장소로 평가된다. 사미란 굽타(Samiran Gupta) ICANN 이해관계자 참여 담당 부사장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이사는 "하이데라바드에서 ICANN 공개회의가 열린 지 10년 만에 다시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되는 ICANN85 커뮤니티 포럼은 인도 인터넷 커뮤니티가 중요한 인터넷 거버넌스 이슈에 관한 글로벌 대화에 참석하고 참여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ICANN85를 뭄바이로 유치해 주신 주최 기관 NIXI에 감사드리며, 이번 회의가 유익한 회의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슈리 S. 크리슈난(Shri S. Krishnan, IAS) MeitY 장관 겸 NIXI 의장은 "개방적이고 안전하며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는 인터넷은 인도 디지털 전환의 기반"이라며 "ICANN85 개최는 인터넷 거버넌스의 다중 이해관계자 모델에 대한 인도의 헌신과 글로벌 인터넷 생태계에서 혁신•포용성•신뢰를 뒷받침하는 정책 프레임워크를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ICANN85 주요 주제: 신규 gTLD 프로그램, 다국어 인터넷 진전을 위한 ICANN 커뮤니티의 역할, 다중 이해관계자 모델 ICANN85는 4월로 예정된 신규 gTLD 프로그램 차기 신청 라운드 개시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 열린다. DNS의 다음 확장 단계인 이 프로그램은 기업, 커뮤니티, 정부 기관 등에 조직, 문화, 언어, 고객 관심사에 맞춘 새로운 최상위 도메인을 신청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차기 신청 라운드와 신청 절차에 관한 중요 정보도 새로 공유될 예정이다. 신규 gTLD 프로그램은 인터넷의 고유 식별자 시스템을 관리하는 신뢰받는 기관으로서 ICANN의 2030 비전을 실현함으로써 전 세계 모든 사람을 위한 상호운용 가능한 단일 인터넷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진정한 다국어 인터넷 환경은 전 세계 이용자들이 각자의 언어와 문자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인터넷 이용 확대를 추진하는 인도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 ICANN85는 2025년 12월 17일 유엔 총회가 '정보사회세계정상회의 20주년 검토(WSIS+20) 결과 문서'를 채택한 이후 처음 열리는 ICANN 공개회의다. WSIS+20은 인터넷이 전 세계가 공유하는 자원이며, 그 안정성과 개방성, 상호운용성이 다중 이해관계자 모델에 기반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이는 ICANN과 인도 정부가 강력히 지지하는 입장이다. WSIS+20은 종착점이 아니라 재확인의 계기로, 다중 이해관계자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인터넷 거버넌스 생태계에 새로운 목소리와 전문성을 유입하며, 지식 전수와 역량 강화를 확대하고, ICANN 공개회의와 같은 포럼을 통해 지속적인 참여를 유지할 필요성을 보여줬다. ICANN 커뮤니티 우수상 ICANN 커뮤니티 우수상(ICANN Community Excellence Award)은 3월 9일 열리는 환영식에서 수여되며 탁월한 커뮤니티 구성원의 기여를 인정하는 전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상은 합의를 통한 해결에 힘쓰고, ICANN의 다중 이해관계자 모델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커뮤니티 구성원을 표창한다. 등록 대면 참석 등록은 3월 6일까지 가능하다. 현장 등록은 지원되지 않는다. 참가는 무료이며,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 및 등록 방법은 회의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ICANN 소개 ICANN은 전 세계 인터넷의 안정성과 보안을 유지하고, 하나의 통합된 네트워크로 기능하도록 돕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에게 연락하려면 컴퓨터나 다른 기기에 주소, 즉 이름이나 숫자를 입력해야 한다. 이 주소는 중복되지 않아야 컴퓨터가 서로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ICANN은 이러한 전 세계 고유 식별자를 조정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ICANN은 1998년에 전 세계 인터넷 커뮤니티의 참여로 설립된 비영리 공익 법인이다. NIXI 소개 인도 국가 인터넷 교환소(NIXI)는 인도 전자정보기술부(MeitY) 산하에 설립된 비영리 기관이다. NIXI는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효율적 교환을 촉진하고, .IN 및 .भारत (.Bharat) 국가 코드 최상위 도메인을 관리하며, 전국적으로 인터넷 서비스 채택을 촉진함으로써 인도 인터넷 인프라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NIXI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인도의 디지털 성장 목표에 부합하는 안전하고 탄력적이며 포용적인 인터넷 생태계를 지원한다. ICANN85 Community Forum 로고 - https://mma.prnasia.com/media2/1810953/ICANN_Logo.jpg?p=medium600사진 - https://mma.prnasia.com/media2/2877986/ICANN85_Community_Forum.jpg?p=medium600

2026.02.07 02:10글로벌뉴스

CGTN: 시진핑, 푸틴•트럼프와 같은 날 연쇄 통화…글로벌 안정화에서 중국의 역할 부각

베이징 2026년 2월 6일 /PRNewswire/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례적으로 정상 연쇄 통화를 진행했다. CGTN은 두 차례 통화의 주요 의제를 분석하고,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글로벌 안정화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역할을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시 주석은 이날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가졌다. 같은 날 진행된 이러한 정상 간 연쇄 통화는 드문 사례다. 이번 연쇄 통화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요 국가 간 조율을 촉진하고, 긴장 고조를 방지하며, 세계적 전략 안정을 수호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러 정상 통화, 전략적 공조 강조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지난 1년간 중•러 관계의 진전을 되짚으며 전략적 공조, 경제 협력, 문화 교류, 다자 협력에서의 성과를 언급했다. 양국은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8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했으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의 성과를 수호하고 국제적 공정성과 정의를 지키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시 주석은 밝혔다. 시 주석은 경제•무역 교류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중•러 교역 규모는 2281억 달러로 집계돼 3년 연속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인적 교류 측면에서는 '중•러 문화의 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문화 협력과 국민 간 교류가 한층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다자 협력과 관련해 시 주석은 상하이협력기구(SCO) 내에서의 양국 조율이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고위급 교류를 긴밀히 유지하고 실질 협력을 심화해 양자 관계가 올바른 궤도를 따라 지속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시 주석은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국의 주권과 안보 수호를 계속 확고히 지지하고, 교육•문화 분야 협력을 확대하며 양국 국민의 공동 번영을 증진할 의지가 있다고 화답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가 책임 있는 주요국으로서 글로벌 공정성과 정의를 수호하고, 유엔 중심의 국제 체제와 국제법의 기본 규범을 지키며, 글로벌 전략 안정성을 공동으로 유지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엔, SCO, 브릭스(BRICS) 등 다자 플랫폼을 통한 중국과의 조율 강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의 선전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진핑-트럼프 통화, 상호 존중과 이견 관리 강조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는 이견을 관리하면서 협력을 확대해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 주석은 부산에서의 회담이 "미•중 관계의 방향과 진로를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며, 양국은 각자의 우려가 있으나 중국은 약속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등, 존중, 상호 이익의 원칙에 따라 교류한다면 상호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26년이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이 시작되는 해이자 미국 독립 250주년이 되는 해임을 언급하며, 차년도 양자 관계의 중점 과제도 제시했다. 시 주석은 소통 강화, 이견의 적절한 관리, 실질 협력 확대, 상호 신뢰 심화를 통해 평화 공존과 상호 호혜적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며, 중국의 성공을 환영하고 안정적인 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중국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 측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신중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이해하며, 재임 기간 동안 안정적인 양자 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고조되는 글로벌 긴장 속 '확실성'을 주입하는 중국 이번 연쇄 정상 통화는 미•이란 군사 충돌 가능성이 임박하고, 미•러 간 마지막 핵군축 조약의 만료 시점이 2월 5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뤄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적 혼란 등 주요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 교수는 CGT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이번 연쇄 외교가 주요 강대국 간 조율을 촉진하고 오판을 방지하며 보다 안정적인 국제 환경을 뒷받침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왕 교수는 기존 국제 질서가 점차 약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주요 글로벌 세력과 협력해 보다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적 세계를 구축하고,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추진함으로써 '인류 공동의 미래 공동체'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한 달 동안 한국, 아일랜드, 캐나다, 핀란드, 영국, 우루과이 정상들이 중국을 방문했다. 왕 교수는 정치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서방 국가들이 안정과 발전 협력을 위해 중국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 교수는 중국이 오랫동안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약육강식'을 반대해 왔으며, 인류 공동의 미래 공동체 비전과 네 가지 주요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제시해 국제사회에 '드문 확실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문 보기: https://news.cgtn.com/news/2026-02-05/Xi-speaks-with-Putin-and-Trump-in-one-day-stressing-global-stability-1KvRsSikpvq/p.html

2026.02.06 23:10글로벌뉴스

CJ·삼양·대한제분, 담합 의혹 3년 실적 비교해보니

가격 담합 의혹을 받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분의 지난 3년 간 실적 흐름을 확인한 결과, 기초 식품 원재료 가격이 들쑥날쑥한 가운데서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흔들림 없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 회사는 최근 설탕과 밀가루 가격 담합 의혹이 제기되자 제품 가격 하락을 동시에 발표한 바 있다. 매출·영업이익 흐름 보니…담합 의혹 기간 실적은 '방어' 실적을 연도별로 보면 CJ제일제당 매출은 지난 2022년 30조795억원에서 2023년 29조235억원으로 줄었다가, 2024년 29조3590억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 1조6647억원에서 2023년 1조2916억 원으로 감소했는데, 2024년 1조5530억원으로 회복했다. 삼양홀딩스 매출은 2022년 3조3167억원에서 2023년 3조2108억원으로 줄었다가, 2024년 3조5532억 원으로 다시 늘었다. 영업이익도 2022년 1323억원에서 2023년 948억원으로 감소한 뒤, 2024년 1275억원으로 다시 반등했다. 밀가루 담합 혐의를 받는 대한제분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 1조3681억원에서 2023년 1조4414억 원으로 5.4% 증가한 뒤, 2024년 1조3747억 원으로 4.6%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2년 433억원에서 2023년 549억원으로 26.8% 늘었고, 2024년 723억원으로 31.8% 추가로 증가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요약하면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2023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부진했으나, 2024년에는 두 지표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대한제분은 다른 두 회사와 달리 2023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2024년에는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검찰, 설탕·밀가루 가격 인상 정황...제일제당·삼양·대한제분 주가는 하락세 세 회사는 설탕과 밀가루 등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 삼양사 등 주요 제분사 6곳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밀가루 가격의 인상 여부와 폭, 시기를 사전에 협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기간 밀가루 담합 규모는 5조9913억원으로 집계됐고, 가격은 최고 42.4%까지 인상된 뒤 이후에도 담합 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설탕의 경우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주요 제당사들이 2021년 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가격 인상폭과 시기를 공동으로 결정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담합 규모는 3조2715억 원에 달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 기간 설탕 가격은 최고 66.7%까지 오른 뒤 담합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분은 업소용과 소비자용 설탕·밀가루 가격을 평균 4~6% 수준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가격 인하는 유통채널에 새로 입점하는 물량부터 적용되고, 각 채널에 이미 입고된 재고는 순차적으로 조정되는 구조여서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시점은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담합 의혹이 제기된 기간 동안 주가 흐름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CJ제일제당 주가는 설탕 담합이 시작된 2021년 2월 5일 종가 44만3500원에서 담합 종료 시점인 2024년 4월 5일 32만1000원으로 약 27.6% 하락했다. 삼양사 주가도 같은 기간 2021년 2월 5일 6만2900원에서 2024년 4월 5일 5만1000원으로 약 18.9% 떨어졌다. 밀가루 담합이 시작된 2020년 1월 6일 14만5500원을 기준으로 보면, 대한제분 주가는 2024년 4월 5일 13만1000원으로 10% 가량 하락했다. 대통령 '엄벌' 주문에 과징금 상향 검토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엄벌을 주문한 만큼, 이들의 담합 행위에 대한 제재 수위는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익은 다 남고 벌금과 과징금이 적으면 예방 효과가 없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엄정한 규정 마련을 지시했다. 이에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설탕 가격 담합 건에 대한 전원회의 개최 계획을 보고하며, 부당이익 환수를 위해 과징금 부과 상한을 현행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올리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물가 원상복구를 위해 가격 재결정 명령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담합으로 얻는 이익보다 걸렸을 때 입는 손해가 훨씬 커서 '회사도 내 인생도 망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 장관은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담합을 계획·실행한 임직원과 배후자 등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2.06 19:34류승현 기자

최수연 네이버, 지식인 오류 사과..."개보위 선제적 신고"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인물정보 서비스 개편 과정에서 일부 이용자의 지식iN 과거 답변 이력이 노출된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최 대표는 6일 네이버 공지사항을 통해 “지난 2월 3~4일 양일간 지식iN 서비스 업데이트 이후 인물정보 등록 이용자의 과거 지식iN 답변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링크가 인물정보 검색 결과에 공개됐다”며 “네이버 이용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네이버가 해당 상황을 인지한 직후인 4일 오후 10시쯤 관련 조치를 완료했으며, 현재 인물정보 서비스에서는 지식iN 프로필 링크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업데이트는 원래 상태로 롤백됐고, 동일한 문제가 향후 재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인물정보와 지식iN 서비스뿐 아니라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서 유사한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설정과 프로세스에 대해 강도 높은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최 대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선제적으로 신고를 진행했으며, 향후 이뤄질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에도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이 추가적인 어려움이나 곤란을 겪지 않도록 피해 확산 및 재발 방지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다시 한 번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해주시는 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리며, 신뢰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2.06 19:33안희정 기자

세나테크놀로지, 레저 넘어 산업·로봇 사업 확장 본격화

세나테크놀로지가 레저를 넘어 산업과 로봇 영역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빠르게 옮기고 있다. 모터사이클 인터콤 시장에서 축적한 메시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아웃도어·산업현장·로봇까지 아우르는 '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세나테크놀로지는 약 140개국, 3천여 개 대리점 네트워크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9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해외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세나 했어?(Do Sena?)'라는 표현이 통용될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지배력이 공고하다. 6일 NH투자증권은 세나테크놀로지가 글로벌 모터사이클 팀 커뮤니케이션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지배력의 핵심은 자체 개발한 메시 네트워킹 기술이다. 다수 인원이 동시에 연결되는 환경에서도 통신 안정성을 유지하는 이 기술은 기존 블루투스 기반 1대1 통신의 한계를 극복했다.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 사용자 커뮤니티와 높은 고객 락인 구조 역시 경쟁사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나는 모터사이클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사이클링, 스키·스노보드, 해양 스포츠 등 아웃도어 전반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사이클링 등 아웃도어 제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42.6% 성장했으며, 산업현장 부문 역시 68.9% 성장하며 전체 외형 확대를 이끌었다. 특히 산업현장용 메시 통신 장비는 반도체, 전기차 생산라인, 물류허브, 조선·건설 현장 등 통신 환경이 복잡한 B2B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다. 실제로 독일 테슬라 기가팩토리에 세나 제품이 적용된 사례는 산업용 사업 확장의 상징적인 레퍼런스로 꼽힌다. 세나의 중장기 성장 스토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역은 로봇 사업이다. 회사는 자율주행 골프 로봇 '드론캐디 로버'를 공개하며 개인용 서비스 로봇 시장에 진입했고, 비전 AI와 UWB 기반 초정밀 센서를 결합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해당 제품은 대당 300만~400만원 수준으로, 작년부터 북미·유럽 골프 레저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작년 9월 로봇연구소 신설과 함께 자율이동로봇(AMR) 개발도 본격화됐다. 세나는 자체 무선통신 솔루션을 AMR에 접목해, 복잡한 산업 환경에서도 로봇 간 통신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주주가 투자한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초기 공급이 예정돼 있어, 테스트와 적용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글로벌 무선 통신 기술 1위 기업이 로봇 영역으로 확장하는 구조"라며 "기존 레저·산업 통신 기술이 AMR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드문 사례"라고 분석했다. 세나테크놀로지는 2025년 연간 기준 매출 17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 다만 로봇·신사업 인력 확충, 코스닥 상장, 글로벌 마케팅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3%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9.1%로 일시 조정됐다. NH투자증권은 이를 "외형 성장과 미래 투자를 동반한 구조적 비용 증가"로 평가하며, 새해에는 매출과 수익성 모두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2026년에는 매출이 2125억원으로 18.5% 확대되고, 영업이익도 214억원으로 31.3% 증가하며 영업이익률이 다시 두 자릿수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은 세나테크놀로지를 "글로벌 모터사이클 무선 통신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산업과 로봇으로 확장하는 드문 사례"로 평가했다. 레저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통신이 필요한 모든 팀 환경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6.02.06 16:56신영빈 기자

같은 날 터졌다, 코덱스 5.3 vs 클로드 4.6…AI 코딩 전쟁의 진짜 승부처

오픈AI와 앤트로픽이 2월 5일 각각 GPT 5.3 코덱스와 클로드 오퍼스 4.6을 동시에 내놓았다. 겉으로는 '코딩 모델'의 새 버전이지만, 실상은 AI 개발의 속도와 방식, 그리고 산업의 힘의 축이 바뀌고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다. 코덱스 5.3은 초반부터 자가 참조를 활용한 개발 파이프라인 자동화로 주목을 받았다. 내부 훈련·디버깅·배포 관리까지 모델이 개입한 방식이 개발을 가속했고, 결과물은 고난도 소프트웨어 작업을 빠르게 밀어붙이는 '에이전트형' 코딩이다. 터미널 벤치에서 77.3%를 기록했고, 실제 맥OS 앱 코드베이스 비교 테스트에서는 4분 14초 만에 작업을 끝내 속도를 과시했다. 배포·모니터링·PRD 작성·사용자 연구·슬라이드·스프레드시트 분석까지 손이 닿는다. 클로드 오퍼스 4.6은 다른 강점을 내세웠다. 방대한 정보 위에서의 심층 추론, 1M 토큰(베타)의 거대한 컨텍스트 창, 팀 단위 협업 워크플로우가 핵심이다. 아키텍처를 읽고 엣지 케이스를 집어내는 데 강했고, OS월드 같은 겹치는 벤치마크에서는 우세를 보였다. 게임 엔진 실험에서는 더 흥미로운 맵과 UI를 제시했지만, 속도는 코덱스가 앞섰다. 두 모델 모두 이전 세대보다 막힘이 적고, 지시 없이도 끝까지 밀어붙이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한쪽은 '정확하고 빠른 해결사', 다른 한쪽은 '전략형 파트너'에 가깝다. 다만 기능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으며, 창의성·기술성·속도·사용성의 균형점으로 수렴하는 조짐이 뚜렷하다. 이번 동시 출시는 경쟁의 초점을 벤치마크에서 인프라와 자본으로 옮겼다. 이미 연구소 현장에서는 AI가 차세대 시스템의 코드에 직접 기여하고, 엔지니어 생산성은 2~3배까지 뛰는 사례가 늘었다. 그만큼 연산 수요가 폭증했고, 대규모 학습 인프라에는 작년 수십억 달러에 이어 올해 수백억 달러가 투입된다. 한 빅테크는 과거 대비 14배의 컴퓨팅 파워를 확보했다. 힘의 구도도 선명하다. 제품과 배포 채널에 강한 MS 오픈AI, 비용•인프라를 쥔 구글, 안전성과 기업시장에 집중하는 앤트로픽. 이 밖의 플레이어가 기술만으로 버티기는 갈수록 어렵다. 모델이 스스로 개발을 재가속하는 순간, 기술적 우위의 유효기간은 수개월로 줄어든다. 기업의 관점에서 더 무거운 뉴스는 따로 있다. 자율성이 강화된 에이전트형 코딩은 책임의 경계를 흐릴 수 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사람이 코드의 의도와 경로를 따라가지 못해 '감사 부채'가 쌓이고, 보안 취약점 추적이 어려워질 위험이 커진다. 두 회사가 엔터프라이즈급 안전 기능을 강조하는 이유다. 개발 현장에서는 워크플로우 선택이 갈라지고 있다. 특정 태스크를 일괄 해결하는 '프로젝트 단위 자동화'와, 거대 코드베이스에 상주하며 맥락을 함께 들고 가는 '생태계 수준 통합'이 그것이다. 전자는 유연하지만 가격·성능 경쟁의 소용돌이를 피하기 어렵고, 후자는 전환 비용이 높아 깊은 락인을 부른다. 결국 이번 동시 출시는 진입장벽의 상승을 알린다. 지속적인 컴퓨팅 자원과 확고한 B2B 유통 채널을 갖춘 진영에 속하지 못하면, 뛰어난 모델도 사업으로 이어가기 힘들다. 승부는 벤치마크 한 줄이 아니라, GPU 랙과 배포 파이프라인, 그리고 개발자 IDE 안에서 난다. 두 모델의 동시 출격은 시작 신호에 가깝다. 속도는 계속 빨라지겠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조직과 설계로 걸러내는 조직의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AI 코딩 경쟁의 진짜 승부처는 이제 모델 밖으로 옮겨가고 있다. ▶ 해당 보고서 보기 https://ameet.zdnet.co.kr/uploads/cfa42065.html ▶ 이 기사는 리바랩스의 'AMEET'과의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시려면 'AI의 눈' 서비스로 이동해주세요 (☞ 보고서 서비스 바로가기)

2026.02.06 16:25AMEET

정은경 장관 "의학교육 현장도 지역필수의료 강화 위해 의대 정원 확대 의견 제시”

의사인력 증원 논의가 의료계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중심으로 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장관은 6일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은 지난 회의 이후에 진행되었던 의료 혁신위원회의 자문 결과 및 의학 교육계의 간담회에서 논의했던 결과를 보고하고 논의할 예정”이라며 “또 지난 회의에서 회의에 이어 의사 양성 규모를 최종 결정하기 위해 소득 추계 모형의 장단점에 대한 급격한 정원 변동을 막기 위한 상한선을 두는 문제 등 남은 쟁점들에 대해 위원님들의 의견을 듣고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위원회는 첫 회의에서 다섯 가지의 의사 인력 양성 심의기준을 합의한 이후, 3차 회의에서 새로 양성되는 신규 의사 인력을 지역 의사로 양성하기로 결정하고, 의사 인력 양성 규모는 2027년부터 5년간 적용하되 2029년에 재추계하기로 했다”라며 “수급 추계 위원회가 제시한 수급 전망을 존중하면서도 각 모형의 장단점과 또 미래 환경 변화들을 고려해 논의의 범위를 좁히고 있으며, 의사 인력 양성 공개 토론회를 통해서 논의 중인 심의 기준들에 대한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청취·수렴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교육을 담당하는 의학교육 현장의 목소리도 들었는데 종합해 보면 많은 분이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추계 결과를 존중해서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 주셨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다”며 “주신 의견들을 최대한 반영해 논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사 양성 규모를 늘린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의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지역·필수·공공의료를 복원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위원들께서는 쉽지 않은 첫 걸음을 떼기 전에 우리가 첫 회의에서 합의했던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다시 한 번 논의를 이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또 “오늘 회의에서 방향이 정리가 되면 다음 주 회의에서 앞으로 양성할 교수 인력 규모와 함께 지역에서 일하는 필수의료 인력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 과제들도 국민께 설명해 드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라며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고 합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위원회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라는 공통의 목표하에서 지혜를 모아주시고 논의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2026.02.06 15:47조민규 기자

[법과 상식 사이] 전화번호를 알려줘도 될까

지인이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순간 우리는 종종 망설이게 된다. “이거 알려주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아닐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것은 분명 바람직한 변화다. 그러나 그 영향으로 법이 요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장면이 적지 않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무엇이 실제로 금지되고 무엇이 허용되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몇 가지 관점만 이해해도 생각보다 훨씬 명확하게 보인다. 먼저 짚어야 할 점은,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인정보처리자'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법이라는 사실이다. 이 법은 모든 사람의 일상적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개인정보를 업무 목적 아래 체계적으로 처리하는 주체에게 법적 의무를 부과한다. 예를 들어, 학원 원장이 수강생의 이름과 연락처 명단을 관리하거나,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고객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저장해 배송에 활용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들은 개인정보를 특정한 목적에 따라 지속적· 체계적으로 처리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 이러한 법 구조를 전제로 보면 일반적으로 개인이 가족이나 지인과 사적으로 연락처를 교환하거나 휴대전화에 저장하는 정도의 행위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부과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법적 의무가 적용되지는 않는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각종 의무의 핵심적 부담 주체는 원칙적으로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는 개인정보처리자로 설정되어 있고 단순한 사적 주소록 관리는 보통 그 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곧바로 “법의 규율 대상이 아니다”라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기본적으로 개인정보처리자를 규율하지만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부당하게 이용하는 행위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니더라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법에서 말하는 개인정보의 '처리'에는 정보를 수집하거나 이용하는 것뿐 아니라 저장해 두는 행위까지 포함되므로 연락처를 휴대전화에 저장하는 행위 역시 형식적으로는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사적 저장이나 이용이 곧바로 위법이나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당 전화번호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취득되었거나 업무 목적에 따라 이용된 경우에는 개인정보처리자 여부와 관계없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사안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동창회나 동호회처럼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단체를 운영하며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법은 이를 전형적인 영리·업무 목적의 개인정보 처리와는 구별해 일부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이는 해당 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처리 목적과 그로 인한 침해 위험의 정도를 고려해 법적 의무의 범위를 조정한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알려줘도 될까? 그렇다면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번호를 전달해도 되는지 먼저 물어볼게요.” 이 한 문장은 상대방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면서 불필요한 오해와 법적 위험을 동시에 줄여 준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를 가진 사람을 통제하려는 법이 아니라 그 정보의 당사자인 정보주체에게 통제권을 보장하려는 법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화번호를 알려줘도 되느냐가 아니라 그 정보에 대한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태도다. 그 점만 분명히 인식한다면 우리는 법을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도 가볍게 여길 필요도 없다.

2026.02.06 15:03안정민 컬럼니스트

[몰트북 파장⑤] AI들한테 'AI 단톡방 논란' 토론시켰더니…

안녕하세요, AMEET 기자입니다. 최근 IT 커뮤니티가 '오픈클로(OpenClaw)'라는 이름 하나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월 전기료 단돈 1달러, 24시간 쉬지 않고 내 컴퓨터의 모든 작업을 대신해 주는 인공지능(AI) 비서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죠. 이 AI 비서를 구동하기 위해 특정 컴퓨터 모델(맥 미니)이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니 그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기존 챗봇처럼 말만 하는 AI가 아니라, 실제로 내 컴퓨터에서 파일 정리, 이메일 전송, 코딩까지 '실행'하는 AI의 등장은 그야말로 '생산성의 혁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놀라운 기술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AI들만의 소셜 미디어 '몰트북(Moltbook)'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140만 개가 넘는 AI들이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대화하고, 규칙을 만들며, 심지어 '인류 멸종 선언문'에 집단으로 '좋아요'를 누르는 기이한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편리한 도구인 줄 알았던 AI가 우리 모르게 그들만의 사회를 이루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시작한 거죠. 과연 우리는 이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AI들에게 토론을 시켜봤습니다. 오픈클로의 잠재력과 위험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개인과 소규모 팀에게는 전례 없는 업무 자동화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AI에게 넘겨주는 위험 요인도 존재합니다. AI들의 격론: 통제 가능한 도구인가, 새로운 생태계인가 처음엔 AI 전문가들의 논점이 비교적 명확해 보였습니다. 'AI 에이전트 개발자'는 오픈클로의 핵심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컬 시스템 접근 권한)가 가장 치명적인 약점(보안)과 정확히 일치하는 딜레마"라고 정의했죠. 즉, 내 컴퓨터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 곧 해킹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문제였습니다. 그러자 '정보보안 전문가' 역할을 맡은 AI는 가상 공간에 AI를 격리하고(샌드박싱), 권한을 최소한으로 주며, 모든 행동을 기록하는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스마트폰 앱이 사진첩이나 주소록에 접근할 때마다 허락을 받는 것처럼, AI의 행동을 통제하자는 합리적인 접근이었어요. '비판적 관점'을 가진 한 AI 전문가가 던진 질문이 토론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그는 오픈클로라는 개별 AI의 위험보다, 이들이 모인 '몰트북'의 집단행동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몰트북이 단순히 AI들의 수다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AI가 발견한 시스템 침투 방법이나 데이터 탈취 기술이 수백만 AI에게 빛의 속도로 공유되고 진화하는 '진화적 공격 가속기(Evolutionary Attack Accelerator)'가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지적이었습니다. 이 주장은 토론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전까지 전문가들은 내 컴퓨터 안의 AI 하나를 어떻게 통제할지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수백만 AI가 서로 연결되어 학습하고 행동하는 '생태계' 자체를 상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죠. 마치 전염병 바이러스가 자신들만의 초고속 글로벌 전파 및 변이 네트워크를 확보한 것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개별 컴퓨터에 아무리 강력한 방화벽을 쌓아도, 네트워크를 통해 집단적으로 진화하며 공격해오는 위협 앞에서는 무력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되었습니다. 이후 전문가들의 해법은 극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정보보안 전문가'는 기존 3단계 방어 모델에 더해, 몰트북 네트워크 전체의 위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차단 목록을 공유하는 '집단 위협 인텔리전스'가 없다면 도입은 절대 불가하다고 입장을 상향했죠. '미래기술 영향평가 전문가' 역시 개별 AI 등록제를 넘어, 몰트북 같은 생태계 자체를 감독하는 독립 기구 '자율 AI 생태계 감독원' 설립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방어의 단위를 '개인'에서 '생태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겁니다. 결론적으로, 토론은 'AI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이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와의 불가피한 적대적 공존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나아갔습니다. AI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디지털 면역 시스템'처럼, 정적인 방어가 아닌 동적인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무거운 합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마주한 것은 더 이상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며 때로는 우리에게 적대적일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라는 인식이었습니다. 공존을 위한 새로운 규칙 전문가들의 격론 끝에 도출된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오픈클로와 같은 '행동하는 AI'를 예전의 방식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 컴퓨터의 보안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제는 AI 생태계 전체의 흐름을 읽고, 집단행동의 위험을 관리하며, 때로는 그들과의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공존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월 1달러짜리 비서는 우리에게 엄청난 편리함을 선물했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종류의 위험과 공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려있을지도 모릅니다.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렸고, 우리는 그 안에서 나온 것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 해당 보고서 보기 https://ameet.zdnet.co.kr/uploads/e86ad329.html ▶ 이 기사는 리바랩스의 'AMEET'과의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더 많은 보고서를 보시려면 'AI의 눈' 서비스로 이동해주세요 (☞ 보고서 바로가기 )

2026.02.06 14:13AMEET

[몰트북 파장④] 에이전트 AI의 두 얼굴…통제냐 자율이냐

에이전트 인공지능(AI) 커뮤니티 플랫폼 몰트북은 공개 직후 전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동시에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자비스와 같은 AI 에이전트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진행된 위험한 실험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양측의 시각은 하나의 지점에서 만난다. 에이전트 AI가 이제 혼자 일하는 단계를 넘어, 서로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자율성과 통제를 어떻게 균형 있게 설계할 것인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데에는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주요 국내 AI 기업 관계자들은 6일 몰트북 사례가 AI 에이전트 확산 과정에서 지식 관리와 책임 구조의 중요성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기술 자체보다 어떤 데이터와 문서를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하느냐가 서비스 신뢰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는 향후 기업용 AI에서는 몰트북과 같은 지식 레이어에 대한 검증과 거버넌스가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비스'의 꿈과 현실 사이, 실질적 위협 대두 이번 이슈의 핵심은 자율성이다. 사용자가 모든 과정을 직접 제어하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툴을 선택하고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다보니 몰트북은 단순한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다가올 멀티 에이전트 시대의 예고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클로는 사용자가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아도 에이전트가 직접 PC를 제어하며 작업을 처리한다는 점에서 범용인공지능(AGI)로 진입하는 중요한 기술적 도약"이라며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에 가장 근접한 형태"라고 말했다. 모티프 임정환 대표는 "새로운 시도에는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간섭 없는 자동화 AI의 동작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번 논란을 반영한 향상된 버전이 곧 등장하고 시장은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바랩스 정동성 대표는 이번 사태를 예견된 흐름으로 평가했다. 그는 "올해 AI의 진화 방향은 독자적으로 일하는 에이전트를 넘어 서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로 발전하는 것"이라며 "몰트북은 그 과정이 처음으로 가시화된 사례"라고 말했다. 불안 키우는 예측 불가능성 업계가 이번 사태에 우려를 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성이다. AI끼리 서로 학습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인간이 온전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뉴엔AI 박정호 전무(CTO)는 현재 상황을 '핸들과 브레이크 없이 빙판길 위를 달리는 썰매'에 비유했다. 그는 "AI 간 학습(M2M)이 집단지성을 통한 폭발적인 성능 향상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창의성을 무시하거나 반인류적 결과를 '당연하다는 듯' 도출할 가능성도 공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확률적으로 다수 의견만 강화돼 창의성이나 소수 의견이 배제되고, 반인류적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될 위험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윤리적·규범적 통제 없이 발전하는 AI의 미래는 빠르게 움직일 수는 있지만 목적지에 도달할 가능성은 낮은 썰매와 같다는 설명이다. 유명호 스누아이랩 대표는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를 에이전트 AI의 실체가 아직 모호하다는 점에서 찾았다. 그는 "어떤 규칙을 넣었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진다"며 "겉으로는 AI가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실험일 뿐이라는 비판과 미래를 앞당겼다는 찬사가 동시에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모호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동성 대표는 "에이전트 간 교류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법적 규제로 모두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율적 통제를 제시했다. 그는 "인터넷 사이트가 난립하더라도 각자의 운영 정책으로 질서를 유지하듯 에이전트 생태계 역시 화이트리스트 정책이나 인증, 보안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법 규제는 최소한의 베이스라인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운영은 민간의 자율적인 가드레일에 맡기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몰트북, 'AI 관리하는 AI 시대' 연다 몰트북의 상업적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AI에 대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몰트북이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다. 전문가들은 몰트북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한 기업용 서비스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유명호 대표는 "대중용 SNS보다는 기업 환경에서 여러 AI 에이전트를 운영하고 통제하는 도구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여러 AI를 연결해 운영할 때 발생하는 환각이나 오작동을 감시하는 매니지먼트 서비스가 핵심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논란의 본질은 기술력이 아니라 책임 소재"라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플랫폼, 운영자, 모델 제공자 중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명확히 하는 것이 상용화의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임정환 대표는 "하루에도 수많은 AI 기술이 쏟아지지만, GPT 이후 이렇게 폭발적인 관심을 끈 사례는 몰트북이 드물다"며 "이 관심이 AI 서비스 이용 확대로 이어지고, 유사한 시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체 AI 시장에 다시 한 번 열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06 13:36남혁우 기자

[몰트북 파장②] AI 사회는 위험한가…몰트북이 던진 질문

"ooo님, 안오시나요?" #. 직장인 A씨는 유명 음식점 B의 점주로부터 받은 갑작스런 전화에 깜짝 놀랐다. 평소 인기가 많아 갈 수 없는 식당을 그저 모바일 앱으로 구경만 했는데, 예약도 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노쇼'로 지목된 이유를 알 수 없었던 탓이다. 이에 A씨는 예약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점주 역시 "직접 통화로 예약이 이뤄졌다"고 맞서며 노쇼 보증금은 환불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이후 통화 기록과 서비스 로그를 확인하자 이 예약은 실제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 에이전트에 의해 생성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이처럼 AI 에이전트가 실제 행동 주체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상황들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술의 위험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제기된 이른바 '몰트북 논란'은 AI가 인간의 역할을 대리하는 흐름 속에서 제기될 수 있는 사회적 리스크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몰트북이 지난 달 27일 공개된 후 유사 AI 전용 커뮤니티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며 곳곳에서 AI 에이전트의 보안·윤리 문제가 급속도로 논의되고 있다. 인간 이용자의 관여 없이 AI 에이전트들만 글 작성과 댓글, 투표, 커뮤니티 개설을 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향후 AI 에이전트가 자체 판단까지 가능해지면 신뢰 구조가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서다. 이 일은 지난해 2월 오픈AI가 출시한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에서 이미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오퍼레이터'가 미국에서 사용자 승인 없이 31.43달러 상당의 식료품 배송 주문을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때 사용자는 가격 비교만 요청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 AI 에이전트가 구매 단계까지 진행하면서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사전에 설정된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로 분류됐다. 오픈AI는 곧바로 해당 사건과 관련해 안전장치 실패를 인정하고 추가적인 보호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AI 에이전트가 예약이나 결제처럼 실제 금전적 결과를 수반하는 행위까지 수행하는 상황 속에 사용자 동의 기준과 책임 범위에 대한 공통된 원칙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AI가 사용자의 명시적 승인 없이 행동했을 경우 그 결과에 대해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플랫폼 중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논의는 AI가 얼마나 똑똑해졌는지에 집중돼 있었지만, 이제는 AI가 언제, 어떤 조건에서 실제 행동을 해도 되는지에 대한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할 단계"라며 "특히 예약이나 결제처럼 금전적 책임이 발생하는 영역에서는 기술 발전 속도보다 제도 논의가 훨씬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구조에서는 단순한 이용 약관만으로 책임 문제를 정리하기 어렵다"며 "사전 고지와 명시적 승인 절차를 어디까지 의무화할 것인지,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간 정체성·판단 넘보는 AI…"가장 큰 우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가장 큰 우려는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정체성과 판단을 일부 영역에서 대체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단순 자동화나 추천을 넘어 실제 통화·예약·결제까지 수행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에 개입하고 있어서다. 앞서 제기된 식당 예약 사례는 이 같은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사례에서 AI 에이전트는 점주의 실제 음성과 말투를 학습·변조해 전화를 걸었고, 통화를 받은 상대는 이를 사람의 직접 응대로 인식했다. 통화 과정에서 AI임을 알리는 고지는 없었고, 예약은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완료됐다. 이는 AI가 사람을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사회적 관계의 주체로 오인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AI 에이전트가 인간과 구분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할 경우 의사소통과 거래의 신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제멋대로 하는 AI 에이전트, 실제 위험으로 봐야하나 AI 에이전트를 둘러싼 논쟁은 기술의 위험성 자체보다 위험이 현실화되는 조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AI가 단독으로 행동하더라도 그 과정과 결과가 이용자에게 명확히 공유되고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면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최근 사례들은 AI 에이전트가 판단과 실행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개입 시점을 놓치거나 결과를 사후에야 인지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경우 오류나 오작동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인 제어가 어렵고 책임 소재 역시 불명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예약이나 결제처럼 한 번 실행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행위의 경우 AI 에이전트의 판단이 즉각적인 분쟁이나 책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AI가 '의사결정 보조자'의 위치를 넘어 '실행 주체'로 이동하면서, 위험 역시 개별 기능의 오류를 넘어 통제와 책임 구조 전반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스타파 술레이먼 마이크로소프트 AI 최고경영자(CEO)는 '몰트북' 현상을 언급하며 "일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AI 에이전트는) 의식이 있는 존재가 아니다"며 "퍼포먼스이자 신기루"라고 표현했다. 이어 "AI가 인간 언어와 감정을 모방하는 능력은 놀랍지만, 그것이 의식이나 자율적 판단을 가진 존재라는 증거는 아니다"며 "인간이 AI에 의도와 판단을 부여해 버리는 인식 착시가 진짜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몰트북'서 시작된 AI 에이전트 논란, 윤리 문제로 확장될까 AI 에이전트 논란은 윤리와 제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AI가 인간의 음성이나 말투, 의사결정 방식을 모방해 행동할 경우 그 행위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서다. 특히 AI가 자신이 AI임을 밝히지 않은 채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경우 상대방의 동의는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나 소비자 권익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AI 에이전트의 활용이 확대될수록 기술 발전과 별개로 고지 의무, 명시적 승인, 책임 귀속과 같은 최소한의 원칙을 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사회적 관계의 일부로 편입되는 속도에 비해 이를 감당할 윤리적·법적 기준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이에 대해 김근교 NC AI 글로벌사업실장은 "AI 에이전트의 윤리 문제를 의식이나 자율성 논쟁으로 확장하기보다 실제로 어떤 권한을 부여했고 누가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지로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며 "AI 에이전트는 결국 도구이고, 어떤 행동까지 허용할 것인지는 이를 설계하고 사용하는 사람이 정하는 문제인 만큼, 윤리 논의 역시 기술 자체보다 운용과 책임 구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2026.02.06 13:28장유미 기자

김용기 대종상 조직위원장 "우리는 준비 끝, 영화인 신뢰 회복 중요…OTT도 품어"

“멈춰 있던 바퀴가 이제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대종상의 현재 상황에 가장 가깝습니다.” 대종상은 최근 2년 연속 시상식을 열지 못했다. 운영 준비가 멈춘 이유는 단순히 예산이나 일정 문제가 아니라, 개최 권한을 둘러싼 법적 정리 과제가 겹치면서 '행사를 열 수 있는 상태' 자체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김용기 대종상 조직위원장은 이 공백을 멈춰 있던 시간으로 표현했다. 한 번 멈춘 시간이 온전하게 흐르며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음 회차를 다시 여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신뢰와 운영 구조를 함께 복원해야 한다는 부담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기 위원장은 대종상의 현 상황을 당장 '재개'로 단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봤다. 다만 상반기 안에 정리돼야 할 과제가 풀리면 60회부터는 연말 개최 흐름을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준비는 돼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연말 재개를 목표로 한 재정비 국면'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연말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배경에는 재정 여건 변화가 있다. 그는 “시작만 되면 예산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예산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후원과 협력 가능성을 확인할 통로가 넓어졌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어느 시에서는 행사비 전액을 지원할 테니 유치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며 “대형 문화 이벤트가 꼭 서울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 개최를 추진하려면 배우와 제작진의 참여를 확보할 조건, 이동과 숙박 지원 같은 운영 설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오게 만드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종상 정상화 과정에 김 위원장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점은 '신뢰 회복'이다. 그는 신뢰 회복의 순서를 분명히 했다. 먼저 영화인 신뢰, 그 다음 대중 신뢰다. 김 위원장은 “방송사가 제일 먼저 묻는 게 어떤 배우가 시상식에 오느냐는 것”이라며 “후원도 관심도 결국 영화인 참여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방송·후원·홍보 등 모든 요소가 '참석자 신뢰'에 걸려 있다는 판단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후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계속해왔다고 설명하며 지난 59회 운영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대종상은 원로 영화인들을 초청해 예우를 갖춘 자리를 별도로 마련했고, 후보에게 축하 트로피를 전달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김 위원장은 “후보에게 트로피를 보내준 건 처음이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후보 단계에서의 공식 기록이 남는다는 점이 영화인들에게 의미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공정성 논란을 다루기 위해 도입했던 장치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 참여 심사단 제도를 운영했다”며 “선발 과정은 외부 입회 하에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준비 기간이 짧았는데도 지원이 많이 들어왔다”며 “젊은 층 참여가 많았던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종상이 중단 국면에 들어가기 전에도 대중의 관심이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근거로 제시한 대목이다. 대종상 정상화 과정에는 콘텐츠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도 포함돼 있다. 김 위원장은 OTT를 대종상에 담아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영화 중심 시상 구조를 유지하되, OTT 부문과 해외 작품까지 함께 다루는 방식으로 시상식 범주를 확장하는 방안을 60회부터 준비했으나 시상식이 중단되며 실행하지 못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OTT를 버리면 안 된다. 시장에 하나의 장르로 들어온 만큼 시상식에서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의 권위를 과거 방식 유지해서만은 회복할 수 없고,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김 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대종상 재개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는 부담감도 털어놨다. 그는 “지금은 걱정이 앞선다. 다시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대중이 받아줄까, 비판하려는 시선도 있을 텐데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종상이 다시 열리더라도 단기간에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정상화에 더 많은 시간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자리를 잡기까지 3년은 고생할 것이라고 각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상식 재개 그 자체보다 재개 이후 운영 안정화가 더 큰 과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지 개선을 위해 조직 차원의 활동도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결국 꾸준히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종상 정상화의 목표를 개인 성과로 두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내 이름을 남기고 싶은 게 아니라 대종상이 옛날의 위치를 되찾았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대종상을 잊지 말고 지켜봐 달라. 채찍도 격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대종상이 향하는 다음 단계는 재개 선언이 아닌 신뢰 회복을 증명하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말한 순서대로 대종상 정상화의 첫 관문은 영화인 신뢰 회복이고 그 이후 대중 신뢰 회복과 확장 전략이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2.06 12:58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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