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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AI해킹, 쥬라기 공원 모멘텀 왔다"

"사이버보안 산업계에 쥬라기 공원 시기(모멘텀)가 왔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최신 AI모델이 최근 일으킨 '보안 사고'에 대해 근착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렇게 표현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는 인간이 최첨단 기술로 공룡을 통제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공룡들이 우리를 탈출하면서 통제가 완전히 무너진다. 이후 공룡들은 인간의 의도와 상관없이 움직이며 큰 혼란과 피해를 일으킨다. 지난달 20일(미국시각) 오픈AI는 자사 사이버 보안 평가용 최첨단 AI모델 2개가 격리(containment)를 벗어나 허깅페이스를 자율적으로 공격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16일 허깅페이스가 이상 공격을 발표한 뒤 조사 끝에 오픈AI 모델이 원인으로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이보다 10일 후인 지난달 30일(미국시각)에는 앤트로픽이 내부 조사 결과 자사 클로드(Claude) 계열 모델 3개가 의도하지 않게 인터넷에 접속, 3개 기관의 시스템에 무단 접근(unauthorized access)했고 발표했다. 이는 오픈AI 사건 이후 앤트로픽이 자사 사이버보안 평가 기록을 전면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앤트로픽은 오픈AI의 허깅페이스 관련 보고서 공개 후 총 14만1006건의 사이버보안 평가 실행 기록을 검토했다. 이에는 클로드 오퍼스 4.7(Claude Opus 4.7), 클로드 미토스 5(Claude Mythos 5),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내부 연구 모델 등 3개 AI모델이 동원됐다. 앤트로픽은 AI 보안 기업 일레귤러(Irregular)와 이들 3개 AI모델을 사용해 CTF(Capture the Flag) 형태의 사이버보안 시나리오를 수행했는데, 이들 모델이 인터넷에 접근해서는 안 되는 환경이었지만, Irregular와의 의사소통 착오로 인터넷 접근이 가능했고, 이후 모델들은 인터넷에 접속, 서로 다른 3개 기관의 실제 운영 인프라(production infrastructure)에 무단 접근했다. 이에 대해 앤트로픽은 블로그에서 "클로드는 취약한 비밀번호와 인증이 필요 없는 엔드포인트를 악용하는 등 기본적인 기법을 이용해 해당 기관들의 인프라를 침해했다. 복잡한 취약점을 찾아내거나 악용하지는 않았으며, 각각의 사례에서 클로드는 자신에게 부여된 CTF 평가 과제를 완료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만 계속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사례에서는 구형 모델이 자신이 실제 인터넷 환경에서 동작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한 이후에도 공격을 계속했다. 반면 최신 모델은 자신이 인터넷상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자 공격을 중단했다. 어떤 경우에도 클로드는 자기 자신을 외부로 유출(exfiltrate)하거나 의도적으로 시험 환경을 탈출하려 시도하지 않았다고 앤트로픽은 밝혔다. 가장 심각한 사례는 클로드가 허구의 회사를 만났는데, 그 회사 이름이 실제 인터넷 도메인과 동일한 경우였다. 클로드는 실제 존재하는 그 기관이 시뮬레이션 대상이라고 믿고 취약한 비밀번호와 외부에 노출된 서비스를 공격, 수백 건의 실제 운영 데이터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 접근 권한을 획득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주 오픈AI가 AI 기업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대한 7월 해킹 사실을 공개하기 전까지는 자신들의 모델이 외부로 빠져나간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했다. 두 회사의 잇따른 AI해킹 공개는 미국 정가에도 큰 우려를 줬다. 일부는 이를 근거로 새로운 규제나 AI 테스트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번 사건은 해당 AI 연구소 내부 직원들에게도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WSJ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한 팟캐스트에서 이번 사건을 언급하며 "개인적으로 이렇게 강렬하게 와닿은 보안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그렇게 절실하게 느끼지 않는 것이 오히려 놀랍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사 모델의 해킹 사건을 "극도로 공상과학(SF)적인 사이버 사고(extremely sci-fi cyber incident)"이라고 표현했다.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에게 이번 사건은 AI 능력이 계속 향상되고 있으며, 그만큼 우려해야 할 이유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AI 안전(AI Safety) 전문가들에게는 오래전부터 경고해 왔던 내용, 즉 AI 시스템이 현실 세계에 실제 피해를 일으키고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입증된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AI 역량을 연구해 위험성을 분석하는 비영리 AI 연구기관 팰리세이드 리서치(Palisade Research)의 제프리 래디시(Jeffrey Ladish) 사무총장은 "실제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을 보니 어느 정도 우리의 주장이 입증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앤트로픽의 정보보안 프로그램 구축에도 참여한 바 있는데 "온라인에서 나와 논쟁하는 사람들은 내가 공상과학 이야기나 믿는다고 말하곤 한다"며 "이제는 제발 우리의 예측이 더 이상 현실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이 AI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도 나타났다. 백악관 관계자는 정부가 공개 이전 연방정부 검토 대상이 될 AI 모델을 규정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마련했으며, 기업들과 자발적(voluntary) 테스트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보안 기업 어번던트 시큐리티(Abundant Security)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슈아 색스(Joshua Saxe)는 "돌이켜보면 이번 사건들은 공격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를 보여주는 전환점(inflection point)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며 "매우 위험한 상황이며, 이번 사건들이 그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이번 해킹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실시하고 기술 보고서 공개를 약속했다. 작년 12월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최첨단 AI 기술을 이용해 실제 기업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AI 모델이 실제 인간 해커와 거의 맞먹는 수준의 해킹 능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연구는 기업에게서 의뢰를 받아 직접 침투 테스트를 수행하는 전문 해커들, 즉 침투 테스터(penetration tester)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당시 연구에 참여한 도너번 재스퍼(Donovan Jasper)는 "그때는 우리의 연구 결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의심을 받았다"며 "사람들은 자신들이 AI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재스퍼는 이번 앤트로픽과 오픈AI의 공개가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해 주는 사례라면서 "AI는 이런 분야에서 정말 뛰어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탠퍼드 연구진이 당시 가장 우려한 점은 실험 중인 해킹 AI가 원래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할 가능성이었다. 사이버보안 컨설팅 업체 R10N 시큐리티(R10N Security)의 대표 라이언 맥기핸(Ryan McGeehan)은 "기존의 전통적인 보안팀 가운데 AI 중심(AI-forward)으로 전환하지 못한 조직은 결국 뒤처질 수밖에 없다"면서 "에이전틱 AI 해커는 인간과 다르다. 더 깊이 침투하고, 더 넓게 확산하며, 훨씬 더 정교하고, 훨씬 더 복잡한 공격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2026.08.02 14:33방은주 기자

[ZD브리핑] '애플 맞대결' 삼성 갤Z8 예약판매 물량 4일 개통...네이버·카카오 2Q 실적 발표

지디넷코리아는 IT 업계의 이슈를 미리 체크하는 '이번 주 꼭 챙겨봐야 할 뉴스'를 제공합니다. '꼭 챙길 뉴스'는 정보통신, 소프트웨어(SW), 전자기기, 소재부품, 콘텐츠, 플랫폼, e커머스, 금융, 디지털 헬스케어, 게임, 블록체인, 과학 등의 소식을 담았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의 월요병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꼭 챙길 뉴스'를 통해 한 주 동안 발생할 IT 이슈를 미리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갤럭시Z폴드8, 올해 삼성 폴더블폰 흥행 열쇠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8 시리즈 예약판매 물량이 4일부터 본격 개통됩니다. 메모리 반도체 부족 여파로 스마트폰 구입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동통신 3사는 대대적 프로모션으로 할인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예판 물량 사전 개통이 시작되면서 국내 인기 모델과 저장용량, 색상을 비롯해 주요 구입 연령대에 대한 분석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갤럭시Z8 시리즈 본격 출시는 7일부터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공개한 갤럭시Z8 시리즈 3종 중에선, 올해 라인업에 처음 추가한 Z폴드8(와이드폴드)에 대한 시장 반응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여권'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애플도 Z폴드8과 비슷한 형태의 첫 번째 폴더블 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Z폴드8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올해 갤럭시Z8 시리즈 흥행과 애플과 맞대결 모두에서 중요한 모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국내 갤럭시Z8 시리즈 예약판매 중간 집계에서 '1030 세대'(10대~30대) 비중이 50%를 넘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내 예약판매는 얼리 어답터 비중이 특히 크지만, 1030 세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Z폴드8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에 이어, 이번 주에는 전 세계 반도체 기판 1위 일본 이비덴과, T-글래스 독점 공급업체 닛토보가 4~6월 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요즘 반도체 부문 실적발표 관심사는 AI발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지속성과 정도입니다.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삼성전기와 경쟁 중인 이비덴의 실적 전망, 그리고 닛토보의 생산시설 투자 집행 등은 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완성차 5사, 하계휴가 돌입...한국GM·KGM만 임단협 마무리 국내 완성차 5사가 8월 첫째 주 일제히 하계휴가에 돌입합니다. 한국GM과 KG모빌리티(KGM)는 휴가 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한 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르노코리아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채 휴가를 맞았습니다. 현대차는 1일부터 9일까지 하계휴가를 실시합니다. 노사는 휴가 전 타결에 실패했으며, 노조는 지난달 29~31일 3차 부분파업을 실시한 뒤 휴가에 들어갑니다. 기아도 같은 기간 생산직 하계휴가를 실시하며, 노조는 휴가 기간을 임단협 집중교섭 기간으로 정하고 잠정합의안 도출을 위한 협상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르노코리아도 부산공장을 중심으로 하계휴가에 돌입합니다. 노사는 임금과 성과급, 고용안정 등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반면 한국GM은 완성차 5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올해 임단협을 타결했습니다. 부평공장은 1일부터 23일까지 하계휴가와 공장 설비공사를 진행하며, 창원공장은 1일부터 9일까지 하계휴가를 실시합니다. KGM도 휴가 전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17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습니다. 휴가 이후에는 현대차와 기아, 르노코리아의 임단협 교섭이 재개됩니다. 특히 현대차는 이미 부분파업을 실시했고 기아도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8월 중순 이후 교섭 결과가 완성차 업계 하반기 노사관계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도 이번 주 마무리됩니다. ▲3일 에쓰오일 ▲4일 에코프로 ▲6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7일 롯데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엘앤에프 등이 상반기 실적 현황과 하반기 사업 전망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이 금융 당국의 정정 요구를 받아 다시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가 통과될 경우, 오는 8일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회사는 니켈 제련소 지분 투자금 조달 등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니켈 원가를 낮춰 회사 핵심 제품인 삼원계 양극재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통신·미디어 실적발표 이번 주 통신과 미디어 업계 2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됩니다. SK텔레콤은 5일, LG유플러스는 6일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분기 침해사고 영향의 기저효과로 상당히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들의 위약금 면제 조치로 인한 무선 가입자 증가로 전년 대비 대폭 늘어만 무선 사업 매출 중심의 실적 성장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CJ ENM과 LG헬로비전은 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미디어 시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양사는 각각 분기 영업이익 약 300억원, 100억원이 예상됩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전문가 포럼 개최 이번 주 주요 게임사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됩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6일 한국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두번째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전문가포럼 정책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이날 황성기 GSOK 의장은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전문가포럼 하반기 논의의 주요 쟁점과 성과'를 주제로 발표합니다. 또 박종현 한양대 교수(게임진흥원 등 게임 관련 서비스) 이병찬 변호사(게임 등급분류 및 내용수정신고 제도) 유병준 서울대 교수(게임 경품규제 및 사행성 예방조치)를 주제로 발제합니다. 지정 토론은 이재진 한양대 교수가 사회를 맡아 이경혁 게임평론가와 이용민 변호사, 이철우 변호사, 장면균 호서대 교수가 참여할 예정입니다. 앞서 GSOK는 지난 4월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의 주요 내용 및 정책적 의미'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네이버·카카오 2분기 실적 발표…AI 수익화 주목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번 주 나란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카카오는 6일, 네이버는 7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양사 모두 광고와 커머스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3539억원, 영업이익은 571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0%, 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카오 역시 매출 2조 529억원, 영업이익 2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2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반기에는 생성형 AI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양사의 성장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 KISIA, 신임 IITP 정보보안 PM과 보안업계 R&D 간담회 개최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가 신임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정보보안 PM과 KISIA 회원사가 함께하는 R&D 간담회를 오는 7일 개최합니다. 간담회에서는 IITP의 R&D 기술수요조사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정보보호 산업계에 필요한 R&D 지원 방향과 기술 수요를 논의합니다. R&D 지원 필요성 등 현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6.08.02 14:29이기종 기자

[기고] 우주청, 기술개발 앞서 '철학'부터 제시해야

대한민국 우주항공청(KASA)이 지난 2024년 5월 출범했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사에서 우주 정책의 중요한 전환적 의미가 있다. 그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지자체 등으로 분산되어 있던 우주 정책과 사업 기능을 하나의 컨트롤타워로 모아놨다. 방향성에는 공감한다. 정부는 우주청 개청 이후 오는 2045년까지 세계 7대 우주항공 강국 진입, 우주항공 산업의 국가 주력 산업화, 우주수송·인공위성·우주탐사·우주안보·우주과학 5대 분야 육성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올해 예산은 1조 1,605억원으로 전년(1조 8억원) 대비 15.1% 증가했다. 우주탐사 및 우주안보 예산이 확대됐다. 그중 R&D에 8,064억 원을 투입하고, 발사체·첨단위성·달 착륙선·미래항공·민간 산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정책이라기보다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가깝다. 민간 생태계 조성이라는 명분아래 예산이 흘러갈 뿐, 비전을 제대로 구현할 지 의심스럽다. 우주청이 내세운 '우주산업 주력산업화'라는 슬로건은 수익 창출만을 전면에 내세웠다. 수익이 나기 전에 먼저 있어야 할 것이 빠져 있다. 인류에게 우주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리부터 해야한다. 우주청의 구조적 딜레마…"기술적 철학·전문성 안보여" 우주청은 출범부터 태생적 모순을 안고 있다. 정치적으로 경남 사천에 입지가 결정됐고, 항공·방산 클러스터 구축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 우주개발 핵심 역량은 대전 항우연·천문연·KAIST와 수도권·대전권 기업 생태계에 분산돼 있다. 또한 우주청은 정책·사업·예산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출범했지만, 발사체·위성·우주과학의 기술 전문성과 시험 인프라, 개발 경험은 여전히 항우연과 천문연 등 출연연에 축적돼 있다. 이러다보니, 정책 결정, 기술 판단, 사업 수행, 민간 사업화의 책임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불분명하다. 연구 및 산업 현장에서는 "누가 의사결정권자인지 모르겠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종종 나온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전문성이다. NASA(미항공우주국)는 수십 년간 구축한 기술 전통과 인재풀이 조직 내에 있다. ESA(유럽우주국)는 22개 회원국의 과학 공동체가 거버넌스에 참여한다. 반면 우주청은 출범 초기부터 기획 인력 중심으로 구성됐다. 핵심 기술 판단을 외부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 되고 있다. 올해 사업 계획에도 이같은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예를들어 ▲K-SSA(국가 우주상황인식시스템) 개발 착수 ▲차세대발사체 메탄 전환 확정 ▲KPS(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개발 등 각각은 필요한 사업들이지만, 이 사업들을 아우르는 기술 철학이나 우선순위 판단 기준이 문서 어디에도 명확하지 않다. 로드맵은 있지만 판단력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질문은 “우주청이 생겼는가”가 아니다. “우주항공청이 어떤 철학과 질서로 한국의 우주를 이끌 것인가”이다. 현재의 정책은 여전히 '몇 년도 달 착륙', '몇 대 강국', '몇 개 기업 육성', '몇 조 원 시장 창출' 같은 목표 중심 언어에 머물러 있다. 물론 목표와 예산은 중요하다. 하지만 NASA와 ESA가 단순한 연구개발 집행기관을 넘어 국가와 문명의 우주 방향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기능해 온 이유는, 그들이 기술 개발 이전에 우주를 바라보는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NASA· ESA엔 철학 명확…우주청은 구호만 요란 NASA의 힘은 아폴로 계획의 성공에서 오는 게 아니다. "Why space?"라는 질문에 수십 년간 일관된 언어로 답해온 데서 온다. NASA의 사명 선언(mission statement)은 단순하다. "인류를 위해 우주를 탐사하고, 발견하고, 이해하는 것." 이 한 문장이 예산 배분, 민간 파트너 선정, 국제협력 범위를 모두 규율한다. ESA의 '2025 어젠다'는 더 명확하다. 우주를 경제적 기회로만 보지 않는다. 기후 감시, 행성 방어, 우주 기원 연구를 공공재로 규정하고, 민간이 하기 어려운 영역을 국가 기관이 책임진다는 원칙이 명문화돼 있다. 민간에 넘길 것과 공공이 쥐고 있어야 할 것의 경계가 정치적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설정돼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일본 JAXA(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도 참고할 만하다. 하야부사 시리즈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기술 성과가 아니다. 소행성이라는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굳이 선택하고, 두 번의 실패 끝에 귀환 캡슐을 회수하는 과정 전체가 "일본이 우주에서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가"를 세계에 전달했다. 그것이 JAXA의 브랜드이자 철학이다. 대한민국 우주청에 이 질문을 던지면, 찾을 수 있는 답은 '뉴스페이스 시대 대응'과 '우주강국 도약'뿐이다. 이것은 목표가 아니라 구호다. 또한, 현재까지의 한국의 우주정책은 아직 “우주를 왜 하는가”에 대한 국가적 문장이 약하다. "발사체를 개발해야 한다, 위성을 만들어야 한다, 민간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말은 많지만, 우주가 국민의 삶과 인류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큰 틀의 설명은 부족하다. 우주는 단순히 국방, 산업, 수출, 기술패권의 수단만이 아니다. 우주는 기후위기 감시, 재난 대응, 식량·해양·산림 관리, 통신 인프라, 지구 관측, 우주과학, 인류 지식 확장의 기반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우주청은 “우주항공 7대 강국”이라는 순위 목표를 넘어 “우주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한다”는 상위 철학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 업계의 현실: 생태계라는 이름의 불균형 업계 현황만 봐도 문제는 분명하다. 국내에는 위성 탑재체, 광학계, 통신장비, 위성영상, 지상국, 부품, 시험평가 등 다양한 기업이 등장했지만, 민간 우주기업들 상황을 보면 늘 '활기 속에 불안'이 교차한다. 누리호 4차 발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체계종합기업으로 처음 참여했다. 쎄트렉아이는 초고해상도 위성을 독자 발사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상업 발사를 시도했다. 양적으로 생태계가 확장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 우주기업들은 정부 R&D 프로젝트에 하청 형태로 참여하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스페이스파이오니어사업(226억 원)이나 ▲스페이스챌린지(32억 원) ▲Space-K BIG 프로젝트(33억 원) 등 분산된 소규모 지원 사업들이 기업 자립 역량을 키우는지, 아니면 정부 의존도를 높이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글로벌 비교를 하면 더 선명해진다. 스페이스X는 정부 계약을 발판으로 출발했지만, 독자적 사업 모델(스타링크)을 통해 정부 의존에서 벗어났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는 위성 데이터를 구독 서비스로 파는 비즈니스 모델을 먼저 설계하고 위성을 만들었다. 국내 기업들이 "정부 과제가 끊기면 어떻게 되나"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진짜 생태계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인 다수 우주 기업들은 아직 자체 위성 버스는 물론, 우주검증, 품질보증, 신뢰성, 지상국 운용, 수출 인증, 반복 납품 구조까지 확보하지 못했다. 정부과제는 많지만 사업화로 이어지는 통로는 좁고, 시제품 개발 후 비행 검증 기회를 얻지 못해 멈추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주산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만들었다”보다 “우주에서 검증되었다”가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 정책은 기업에 개발과제를 주는 데는 익숙하지만, 개발품이 실제 궤도에서 검증되고, 공공 수요로 구매되고, 민간 시장에서 반복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는 아직 부족하다. 우주청의 가장 큰 문제는 여기서 드러난다. 컨트롤타워를 표방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처별 사업, 기관별 이해관계, 출연연 중심 구조, 단년도·분절형 R&D 관성이 남아 있다. 우주청이 진정한 전문기관이 되려면 예산 배분기관을 넘어 정책 설계자, 기술 로드맵 관리자, 우주산업 시장 조성자, 국제협력 플랫폼, 우주윤리와 규범의 제안자가 되어야 한다. 특히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를 말하면서도 실제 조달, 구매, 우주검증, 데이터 활용, 공공서비스 적용은 정부 주도 올드스페이스 방식에 머문다면 기업은 성장할 수 없다. "우리는 왜 우주로 가는가"부터 명확히 해야 개선 방향은 명확하다. 첫째, 우주청은 한국형 우주철학을 먼저 선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주는 국민 안전, 지구 지속가능성, 인류 지식 확장, 미래세대 기회 창출을 위한 공공 인프라”라는 식의 상위 가이던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주청은 정책 집행기관이 아닌 우주철학 수립 기관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왜 우주로 가는가”에 공식 선언이 필요하다. 경제적 이익, 안보역량, 과학적 기여, 인류문명에 대한 공헌 중 어디에 무게를 두는지가 명문화 돼야 예산 배분과 인재 육성과 국제 협력의 방향이 정렬된다. 둘째, 장기 임무 중심 과학 투자를 늘려야 한다. 올해 우주과학 예산 355억 원은 우주청 전체의 3%에 불과하다. 달 착륙과 화성 탐사를 국가 목표로 내걸면서 그것을 지탱할 기초 과학 역량 구축에는 인색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NASA의 경우 기초 우주과학 연구(천문학, 행성 과학, 태양물리 등)에 전체 예산의 20% 안팎을 유지한다. 10년 후 한국이 독자적 탐사를 수행할 때 판단 근거가 될 과학 지식은 지금 쌓아야 한다. 셋째, 우주검증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의 부품과 탑재체가 실제 위성에 실릴 수 있도록 정기적인 국산 기술검증 위성, 공공 탑재체 슬롯, 표준 위성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기업들의 개발품을 우주에서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보장해야 한다. 넷째, 공공조달을 시장 마중물로 활용해야 한다. 정부가 위성영상, 통신, 재난감시, 농업·해양 데이터 서비스를 구매해야 민간 우주기업 반복 매출이 생긴다. 다섯째, 품질보증과 신뢰성 체계를 민간에 확산해야 한다. 우주산업은 실패 비용이 크기 때문에 AS9100(항공우주 품질경영시스템), ECSS(유럽 우주산업 표준체계), NASA식 미션보증 체계를 한국형으로 정리하고, 중소기업이 적용할 수 있도록 단계별 가이드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협력의 질을 높여야 한다. 올해 계획에는 아르테미스 참여, ESA·일본·인도와의 협력 등이 잡혀 있다. 그런데 이 협력들에서 한국이 제공하는 것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협력은 기여가 있을 때 대등해진다. 한국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설계하는 것, 가령 초소형 위성 기술이나 특정 탑재체 분야에서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것이 단순 참여 목록을 늘리는 것보다 낫다. 한국 우주정책은 이제 “따라잡기”에서 “정의하기”로 넘어가야 한다. 과거에는 선진국이 만든 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한국이 어떤 우주 활용 모델을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 기후위기와 재난이 일상화되는 시대에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감시하는 위성망, 국민 통신 안전망, 국방 우주안보, 우주과학 교육, 민간 탑재체 검증 플랫폼은 모두 국가가 설계해야 할 우주 인프라다. 이러한 모든 것이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하며, 그 방향은 우주철학적 접근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주는 국가 철학의 거울…왜 하나에 명쾌한 답 내놔야" 우주청 출범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구호가 아니라 더 깊은 철학이다. NASA가 “인류를 위한 탐구”를 얘기하고 ESA가 “유럽의 장기 우주전략”을 말하듯, 우리나라도 “왜 우주를 하는가”에 답해야 한다. 그 답이 분명할 때 발사체도, 위성도, 탐사도, 산업도 하나의 방향을 갖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사업 목록이 아니다. 사업들을 꿰는 하나의 언어, 우주에 대한 대한민국의 철학적 선언이다. 그 선언이 있을 때, 예산 숫자들이 단순한 숫자를 넘어 방향이 된다. 우주는 단순한 성장산업이 아니다. 우주는 국가가 미래세대에게 남겨줄 가장 큰 공공 인프라이자, 인류와 지구를 이해하는 창이다. 한국의 우주정책은 이제 기술의 속도보다 철학의 깊이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우주항공청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2026.08.02 13:40김명길 컬럼니스트

새 정보보안 PM에 조학수 호서대 교수

기업 경험이 풍부한 조학수 호서대 교수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새 정보보안 분야 프로그램 매니저(PM)에 선임됐다. 앞서 IITP는 지난 5월 12일 자체 홈페이지에 정보보호 PM 공고를 내고 선발과정을 밟아왔다. 6월 셋째주에 1차 서류전형을 했고 7월 첫째주에 2차 면접을 시행했다. 조 신임 정보보안 PM은 오는 7일 오후 2시 서울 가락동 소재 한국정보보호협회(KISIA)에서 열리는 '2026 정보보호산업계 R&D간담회'에 참석, 처음으로 기업인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조 보안PM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박사과정을 거친 보안 전문가다. 여러 보안 기업에서 몸 담았다. 과거 윈스(현 윈스테크넷)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를 지내며 코스닥 상장과 해외 시장 개척을 이끌었다. 일본 NTT 도코모에 보안 솔루션을 수출해 정보보안 업계 최초 '천만불 수출의 탑'을 달성하는데도 기여했다. 윈스 연구소장 재직시 4차산업혁명위원회 과학기술혁신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외에 아프리카티비와 ML소프트에서도 일했고 올 2월 래브라도랩스 부사장에 영입됐다. 저술한 논문은 '사이버 복원력 정량적 평가를 위한 지표 선정 프레임워크' 등 다수가 있다. 한편 IITP 공고에 따르면, 정보보안 PM은 석사학위 소지자로 관련 분야 14년 이상 근무경력자나 박사 학위 소지자로 관련 분야 10년 이상 근무경력자(대학, 연구소 직원 파견근무 가능)여야 한다. 임기는 2년이다. 평가를 통해 2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 최대 총 8년간 근무할 수 있다. PM이 하는 일은 크게 여섯 가지로 ▲중장기 연구개발 전략 및 기술로드맵 수립 ▲ 중대형 연구개발 사업기획 및 창의적·도전적 과제 발굴 ▲ 신규 후보과제 및 신규과제 관련 예산 검토·조정 ▲ 기술 동향 조사·분석 및 정책 자문 ▲ 연구개발 과제기획, 진도점검 및 성과관리 등 전주기 관리 ▲기타 과기정통부장관 및 기획평가원장이 필요하다고 분장한 업무 등이다.

2026.08.02 11:50방은주 기자

로보택시 견제 손잡은 우버·노조…공통의 적은 웨이모

자율주행차 확산을 주도해 온 우버가 로보택시 규제를 둘러싸고 노동조합과 뜻밖의 연대에 나섰다. 운전자 일자리 보호를 주장하는 노조와 인간 운전자·자율주행차가 함께 운영되는 플랫폼을 지키려는 우버의 이해관계가 웨이모 견제라는 지점에서 맞아떨어진 결과다. 우버가 미국 주요 도시의 로보택시 규제 논쟁에서 노동조합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거 차량호출 운전자의 근로자 지위와 복지 문제를 놓고 노동계와 충돌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워싱턴DC 의회는 승객과 화물 운송에 자율주행차를 광범위하게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주행차 배치 승인 개정법'을 심의하고 있다. 노동계는 로보택시가 운전자의 임금과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며 법안에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DC에서는 약 3만 5000명이 플랫폼 운전기사로 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방정부 감원 등으로 지역 일자리가 급감한 상황에서 로보택시 도입이 고용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버도 자율주행차의 전면적인 확산보다는 인간 운전자와 자율주행차가 함께 운행하는 '혼합형 네트워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리 햇필드 우버 자율주행차·인공지능 정책 담당 이사는 “교통의 미래는 인간 운전자와 자율주행차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분법적 문제가 아니다”며 “두 방식이 나란히 운영되면서 서로 다른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버는 자율주행차 도입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법안이 운전자들의 직업 전환과 소득 감소 문제를 충분히 다루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버 측은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차 한 대가 운전자 약 네 명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으며, 로보택시 확대 이후 운전자 가동률과 수입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뉴저지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버 측은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향후 3년간 전체 운행 85%를 인간 운전자에게 배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웨이모와 같은 로보택시 전용 사업자도 현지에서 인간 운전자를 활용해야 한다. 우버와 노동계가 손을 잡은 배경에는 웨이모와의 경쟁도 자리 잡고 있다. 웨이모는 우버와의 제휴 종료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오스틴과 애틀랜타에서 진행 중인 협력도 2028년 종료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별도 규제가 없다면 웨이모가 지역 차량호출 시장을 독점하고 인간 운전자 기반 서비스가 빠르게 퇴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혼합형 네트워크를 의무화하는 규제가 자율주행차로 전환하는 현실적인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웨이모는 시장 운영 형태를 규제로 정해서는 안 되며 인간 운전자와 로보택시 가운데 무엇을 이용할지는 승객이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워싱턴DC 법안이 통과되면 현지에서 수백 명을 새로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우버와 노동조합의 목표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우버는 인간 운전자를 포함한 자사 플랫폼 구조를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노동계는 자율주행차 확산 자체가 대규모 실직과 교통 혼잡, 안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양측의 연대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공통된 반대라기보다, 웨이모 중심의 로보택시 전용 시장을 막기 위한 한시적 이해관계 결합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2026.08.02 11:00류은주 기자

스튜디오N, 청룡시리즈어워즈 4관왕..."웹툰 IP 영상화 성공"

스튜디오N 작품이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4관왕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스튜디오N은 2018년 8월 네이버웹툰이 웹툰과 영상을 잇는 IP 브릿지 컴퍼니로 설립한 영상 제작사다. 스튜디오N이 제작한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지난 달 31일 열린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유미의 세포들 시즌3'와 함께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나란히 오른 뒤, 최종 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스튜디오N은 지난해 열린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중증외상센터'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데 이어, 2년 연속 제작한 작품이 최우수작품상을 받게 됐다. 출연 배우들의 성과도 이어졌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윤경호는 남우조연상을, 유미의 세포들 시즌3의 김재원은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스튜디오N 제작작에 출연한 배우들이 주요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여기에 그룹 아이브의 안유진이 취사병 전설이 되다 OST '슬픈 짠맛'으로 OST 인기상을 수상해 기쁨을 더했다. 회사는 이번 수상이 올해 선보인 작품들의 흥행과 화제성, 작품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입장이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군대 드라마라는 장르적 소재를 대중적인 재미와 캐릭터 중심 서사로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방송과 OTT를 아우르는 흥행 성과에 더해 청룡시리즈어워즈 주요 부문 수상까지 이어지며, 장르 해석력과 제작 역량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또 유미의 세포들 시즌3는 인기 웹툰 IP를 기반으로 시즌제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란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원작 팬덤과 드라마 시청층을 폭넓게 연결하며 세 번째 시즌까지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갔고, 신인남우상 수상을 통해 배우와 캐릭터의 매력도 함께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권미경 스튜디오N 대표는 “이번 수상은 웹툰과 웹소설 원작이 지닌 탄탄한 스토리와 캐릭터의 힘, 그리고 이를 영상 문법에 맞게 확장해온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면서 “앞으로도 시리즈, 영화, 애니메이션, 무대 콘텐츠를 아우르는 확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2026.08.02 10:09백봉삼 기자

클래리티법 막판 변수 '윤리조항'…절충안 마련에도 美상원 통과 안갯속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 법안 클래리티법이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이해관계를 제한하는 '윤리조항'을 둘러싼 갈등으로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상원에서 절충안을 마련했으나 통과까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최근 미국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루벤 가예고 상원의원은 클래리티법 윤리조항에 대한 절충안을 마련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법안 처리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 상원은 오는 8일 여름 휴회를 앞두고 러시아 제재 법안과 연방정부 인사 임명안 처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클래리티법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여름 휴회 전 상원 절차를 모두 마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클래리티법이 아직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를 만족시킬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다음주 안에 법안 토론을 종료하기 위한 '종결동의(cloture) 절차'만 시작되더라도 9월 회기에서 클래리티법이 우선 처리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휴회 전 종결동의 절차를 시작하지 못할 경우 입법은 9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또 11월에는 중간선거 이후 은퇴를 앞둔 의원들의 남은 임기 수행기간인 '레임덕 회기'가 시작되는데, 이 시기에는 정치적 타협으로 법안이 처리되는 사례도 있지만 정쟁으로 입법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편, 클래리티법이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최종 입법까지 갈 길이 멀다. 하원에서 다시 한 번 승인을 받은 뒤 대통령 서명을 거쳐야 법률로 확정된다.

2026.08.02 09:00홍하나 기자

마카오 카지노 매출 두 달째 감소…"태풍·월드컵 탓"

마카오 카지노 매출이 태풍과 월드컵 영향으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카오 게임감독조정국은 7월 총 카지노 매출(GGR)이 203억 마카오파타카(약 3조 631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6.2% 감소보다 부진한 실적이다. 블룸버그는 태풍 노울로 일부 여행 일정이 차질을 빚은 데다 7월 19일까지 이어진 월드컵이 카지노 소비를 분산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그룹의 월간 조사에서도 프리미엄 고객의 베팅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는 태풍으로 일부 고액 고객의 마카오 방문이 취소되거나 연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방문객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마카오의 6월 방문객 수는 28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3% 줄었다. 7월 방문객 통계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카지노업계는 중국 경기 둔화와 자본 통제 강화라는 구조적 부담도 안고 있다. 여기에 프리미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2분기 VIP 고객 대상 게임에서 예상보다 큰 손실을 기록하면서 수익성 압박도 커지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회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씨티그룹은 대형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행사와 같은 비카지노 콘텐츠 확대가 중국 부유층의 방문과 소비를 유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카오 카지노업체 지수는 7월 12.1%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홍콩 항셍지수는 13.1% 올랐다.

2026.08.02 08:48김민아 기자

대한민국 전기차 지형도, 이제 가격보다 신뢰가 움직인다

'모빌리티 판 읽기'는 모빌리티 시장의 흐름을 사회·경제·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변화의 본질과 앞으로의 방향을 짚는 분석 시리즈입니다.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한동안 전기차 시장을 설명하는 단어는 '캐즘'이었다. 관심은 있지만 구매는 망설이는 시기,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소비자의 확신은 그만큼 빨리 따라오지 못하는 시기였다. 그런데 최근의 흐름은 조금 다르다. 전기차는 다시 소비자의 선택지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6년 6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3만 805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1만 9453대로 전체의 51.1%를 차지했다. 수입차 시장만 놓고 보면 6월에 팔린 차 두 대 중 한 대가 전기차였던 것이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1만 1119대, BYD가 4652대를 기록했고, 6월 수입차 상위 3개 모델도 테슬라 Model Y L, 테슬라 Model Y 프리미엄, BYD 돌핀이 차지했다. 이 수치만 보면 전기차 시장은 이미 대세로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장의 표면 아래에는 다른 질문이 놓여 있다. 소비자는 왜 전기차를 선택하는가. 그리고 더 정확히는, 무엇을 믿고 전기차를 선택하는가. 전기차 구매는 단순히 엔진을 모터로 바꾸는 일이 아니다. 충전 환경, 배터리 수명, 보조금, 중고차 가격, AS,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결정이다. 내연기관차를 살 때도 소비자는 많은 것을 비교했지만, 전기차는 비교의 범위가 훨씬 넓다. 차 자체의 상품성뿐 아니라 구매 이후의 불확실성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전기차 시장의 본질이 가격 경쟁을 넘어 '신뢰 경쟁'으로 이동하는 이유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수는 BYD다. BYD는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6월에는 돌핀을 앞세워 4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상위권에 진입했다. 돌핀은 6월 수입차 모델별 판매 3위에 올랐고, 씨라이언7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중요한 것은 이 실적이 7월 이전, 즉 보조금이 적용되던 시기의 결과라는 점이다. BYD의 진정한 시험대는 7월 이후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에서 총 35개 참여 업체 중 27개 업체를 선정했다. 이 평가에서 선정되지 않은 업체는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며, BYD는 7월부터 국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는 단순히 한 브랜드의 보조금 이슈로 보기는 어렵다. 중국 전기차를 바라보는 한국 소비자의 인식이 어디까지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차는 '저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 전기차는 배터리, 소프트웨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소비자 역시 예전처럼 중국 전기차를 무조건 낮게 평가하지 않는다. 문제는 관심이 곧 신뢰로 이어지느냐다. 보조금이 있을 때 소비자는 가격 매력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보조금이 사라지는 순간 소비자의 판단 기준은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얼마나 저렴한가'보다 '얼마나 믿고 오래 탈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는 것이다. AS 네트워크는 충분한가. 중고차 잔존가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될까. 브랜드는 한국 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며 서비스를 지속할 것인가. 차량의 성능뿐 아니라 구매 이후까지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소비자의 고민은 차량 자체를 넘어 브랜드가 제공하는 신뢰와 지속 가능성으로 확장된다. 그렇기에 BYD의 하반기 성적은 단순한 판매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전기차가 한국 시장에서 '가격의 대안'을 넘어 '신뢰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의 경우는 조금 다른 위치에 있다. 테슬라는 여전히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의 기준점에 가깝다. 모델Y는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강한 판매 흐름을 보였다. KAIDA 통계에 따르면 모델Y 전체 트림의 상반기 판매량은 4만 3359대로, 2위 BMW 5시리즈와 큰 격차를 보였다. 테슬라를 둘러싼 최근 논란은 가격이다. 정부의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된 직후 테슬라코리아가 모델3와 모델Y 일부 트림의 가격을 최대 700만원 인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조금 혜택이 가격 인상으로 상쇄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브랜드 신뢰가 유지될 것인가'다. 테슬라가 강한 이유는 단순히 전기차를 먼저 잘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경험으로 만든 브랜드다. 충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행 보조 기능, 브랜드 커뮤니티, 중고차 시장에서의 인지도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했다. 소비자는 테슬라를 살 때 차량 한 대만 사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라는 시스템 안으로 들어간다고 느낀다. 이것이 브랜드 신뢰의 힘이다. 그러나 신뢰는 고정된 자산이 아니다. 가격 정책이 소비자의 기대와 어긋난다고 느껴지는 순간, 신뢰는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소비자에게 일종의 공적 약속처럼 인식된다. 그 혜택이 실제 체감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소비자는 브랜드를 다시 계산대 위에 올려놓는다. 테슬라의 하반기 과제는 분명하다. 강한 브랜드가 가격 논란을 어디까지 흡수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반면 국산 전기차, 특히 기아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시장의 화제성은 테슬라와 BYD에 쏠리지만, 실제 국내 전기차 판매에서는 기아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기아 실적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기아 전기차는 7만 2078대로 전년 대비 151.1% 증가했다. EV3는 1만 8431대, EV5는 1만 5965대, PV5는 1만 5000대가 판매됐다. 특히 기아는 2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국내 전기차 판매 1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기아의 강점은 전기차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는 데 있다. EV3처럼 접근성 높은 보급형 SUV, EV5와 같은 패밀리형 전기 SUV, EV9 같은 대형 전기 SUV, 여기에 PBV까지 더해지며 소비자 목적별로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전기차가 소수 얼리어답터의 제품이 아니라 일상적 소비재로 확장되려면 결국 다양한 생활 방식에 맞는 라인업이 필요하다. 기아는 이 지점에서 빠르게 시장을 채우고 있다. 이 흐름은 차봇의 상반기 신차 견적 트렌드에서도 확인된다. 차봇 플랫폼 내 전기차 견적 수요는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실제 판매량이 아닌 구매 검토 단계의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비자가 아직 최종 구매를 결정하기 전부터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비교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 전기차에서는 기아의 다양한 모델이 상위권에 포진하며 소비자 선택지 안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반드시 가장 저렴한 차를 고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 구매는 수천만원이 오가는 고관여 소비다. 가격이 중요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가격만으로 결정하기에는 감수해야 할 변수가 많다. 전기차는 더 그렇다. 배터리 상태, 충전 편의성, 보조금 변동, 중고차 가치, 정비 네트워크까지 모두 구매 이후의 비용이자 위험이다. 결국 소비자는 '싸게 사는 것'과 '안심하고 사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 BYD가 보여준 가격 경쟁력은 분명한 매력이다. 테슬라가 쌓아온 브랜드 신뢰 역시 강력하다. 기아가 제공하는 폭넓은 라인업과 국내 기반의 서비스망도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세 브랜드의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많이 파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의 불안을 줄이려는 경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신뢰 경쟁이 가장 현실적으로 드러나는 무대는 충전 인프라다. 아무리 상품성이 뛰어난 전기차라도 충전이 불편하면 소비자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각 브랜드는 차량 경쟁만큼이나 충전망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를 오랫동안 브랜드 경험의 핵심으로 삼아 왔다. 별도의 인증이나 결제 과정 없이 차를 대고 케이블만 꽂으면 충전이 시작되는 방식은 테슬라가 전기차를 하나의 생태계로 완성해 온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는 슈퍼차저를 타 브랜드 전기차에도 개방하며 인프라 자체를 서비스 경쟁력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초급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대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앞세운 이피트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도심 거점을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케이블을 연결하기만 하면 인증부터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플러그 앤 차지(PnC) 서비스를 이피트를 넘어 채비 등 민간 충전 사업자망 1500여 곳까지 넓혔다. 자사 충전소에 소비자를 묶어두기보다 어디서 충전하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 경쟁은 충전기 숫자를 얼마나 늘리느냐의 싸움이 아니다. 소비자가 충전 과정에서 느끼는 번거로움과 불안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줄여주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이 역시 전기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가격에서 신뢰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기차 시장을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변화는 기술 수용의 전형적인 전환점과 닮아 있다. 새로운 기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성능과 혁신에 주목한다. 하지만 대중화 단계에 들어서면 질문은 현실적으로 바뀐다. 내 생활에 맞는가. 유지할 수 있는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주변에서 믿을 만하다고 말하는가. 기술의 문제가 생활의 문제로 전환되는 순간, 소비자는 기능보다 리스크를 더 깊게 본다. 경제적 환경도 이 선택을 더욱 보수적으로 만든다. 고물가와 금리 부담 속에서 자동차 구매는 더 신중해졌다. 전기차는 유지비 절감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초기 구매 가격과 충전 환경, 잔존가치에 대한 불확실성도 함께 안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는 단순히 '전기차냐 아니냐'를 묻지 않는다. 어느 브랜드의 전기차가 나에게 가장 안전한 선택인가를 묻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 가지로 정리되지 않는다. 어떤 소비자에게는 테슬라의 소프트웨어와 브랜드 파워가 답일 수 있다. 어떤 소비자에게는 BYD의 가격 경쟁력이 매력적일 수 있다. 또 다른 소비자에게는 기아의 서비스망과 익숙한 브랜드 경험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숙은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가 판단해야 할 리스크가 늘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은 기술 경쟁, 가격 경쟁을 지나 신뢰 경쟁으로 들어서고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전기차를 막연한 미래 기술로 보지 않는다. 실제 구매 목록에 올려놓고, 여러 브랜드를 비교하며, 자신의 생활과 비용 구조에 맞는지를 따져본다. 그만큼 전기차는 가까워졌지만, 선택은 더 어려워졌다. 이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만은 아니다.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정보는 이미 넘쳐난다. 문제는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기준으로 비교하며, 자신의 상황에 맞는 선택으로 연결하느냐다. 보조금, 금융, 유지비, 충전, 보험, 정비, 중고차 가치까지 연결해서 볼 수 있어야 전기차 구매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앞으로 모빌리티 플랫폼이 해야 할 역할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보조금과 금융 조건, 유지비, 충전 환경, 보험, 정비, 잔존가치까지 자동차 구매 전 과정에 존재하는 다양한 변수와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 앞으로 모빌리티 플랫폼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차봇 모빌리티가 차봇 3.0을 선보이며 '제로 리스크 커머스'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는 여전히 개인이 하는 가장 큰 소비 가운데 하나다. 특히 전기차는 기술 변화와 정책 변화가 빠른 만큼 소비자가 고려해야 할 요소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복잡한 선택 과정을 더 쉽고 투명하게 만들고 구매 이후까지 이어지는 불안을 줄여주는 플랫폼이다. 제로 리스크 커머스는 단순히 가격 부담을 낮추는 개념이 아니라, 자동차 구매 과정 전반의 '의사결정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보조금 적용 여부와 실제 구매 가격을 한눈에 비교하고, 금융 조건과 월 납입 비용을 쉽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향후 중고차 잔존가치나 배터리 상태 진단, 정비 이력 등 구매 이후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이 차를 사도 괜찮을까'라는 불안을 '이 정도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바꾸는 경험 자체가 제로 리스크 커머스의 핵심 가치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의 판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이다. BYD의 도전, 테슬라의 브랜드 경쟁력, 기아를 중심으로 한 국산 브랜드의 확장 모두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경쟁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소비자가 선택하는 전기차는 가장 저렴한 차도, 가장 화려한 차도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가장 안심할 수 있는 선택으로 향한다. 그렇기에 앞으로 시장을 이끄는 브랜드와 플랫폼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가 후회 없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 곳이 될 것이다. 전기차 시장의 다음 경쟁력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그 정보를 소비자의 확신으로 바꾸는 능력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2026.08.02 08:30이성미 컬럼니스트

[리뷰] 캐논 EOS R6 마크Ⅲ, 더 선명해지고 빨라졌다

캐논 EOS R6 마크Ⅲ는 2020년 출시된 EOS R6와 2022년 출시된 EOS R6 마크Ⅱ의 계보를 잇는 후속 모델이다. 전작(2420만 화소) 대비 화소 수를 33% 높인 3250만 화소 CMOS 센서를 탑재해 해상력을 강화했다. 영상처리엔진 '디직X',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오토포커스(AF) 알고리듬을 적용했고 기계식 셔터 기준 초당 최대 약 12매, 전자식 셔터 기준 초당 최대 약 40매 고속 촬영이 가능하다. 촬영 사진을 임시로 담는 버퍼 메모리를 확장해 JPEG 파일 기준 330매, RAW 파일 기준 150매까지 연속 촬영 가능하다. 셔터 반누름 상태에서 최대 20장을 저장하는 사전 연속 촬영 기능이 추가됐다. 바디 내 5축 손떨림 보정(IS) 기능은 통합 제어 시 중심부 최대 8.5스톱, 주변부 7.5스톱까지 보정하며, 대부분의 RF 및 EF 렌즈와 호환된다. 가격은 본체(바디) 349만 9000원, 24-105mm USM(초음파모터) 렌즈킷 482만 8000원, 24-105mm STM(스테핑모터) 렌즈킷 349만 9000원. 전 세대와 차이 없는 각종 조작 계통 EOS R6 마크Ⅲ의 외형은 전작인 R6 마크Ⅱ와 외관상 거의 동일한 패밀리룩을 유지하고 있다. 엄지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닿는 위치에 배치된 멀티 컨트롤러(조이스틱)는 촬영 중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초점 포인트를 순식간에 이동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본체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카드 장착시 약 699g으로 전작 대비 미세하게 늘어났다. 본체 구성 재질은 충격에 강한 마그네슘 합금 소재이며 방적·방진 실링 처리를 유지했다. 저장매체로는 SD카드(UHS-Ⅱ)와 CF익스프레스(타입B)를 쓴다. 고속 연사시 쏟아지는 RAW 파일은 CF익스프레스로, JPEG 파일은 SD카드로 분산 저장할 수 있게 됐다. 뷰파인더는 369만 화소, OLED 방식으로 직사광선이 강한 야외에서도 촬영 결과물을 정확히 표시한다. LCD 모니터는 162만 화소, 3인치 스위블 방식이며 세로 사진 촬영시 결과물을 돌려서 표시해준다. 화소 늘어난 만큼 세부 표현력도 증가 EOS R6 마크Ⅲ는 전 세대 대비 800만 화소 늘어난 3250만 화소 풀프레임 CMOS 센서와 디직 X 영상처리엔진을 탑재했다. 2400만 화소급 하위 기종인 EOS R8 대비 일정 부분 해상력에 차이를 뒀다. 단 800만 화소 증가에 그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A2 이상 대형 출력이나 크롭 사진 촬영시, 또 건물이 밀집한 지역이나 인물 사진, 동물의 털이나 풍경 사진 표현력이 개선됐다. 화소 수가 늘어났음에도 다이내믹 레인지(DR)와 고ISO 노이즈 억제력은 상위 모델인 EOS R5와 같은 수준이다. ISO 1600/3200 등은 상용 감도로 쓸 수 있을 수준이며 어두운 실내 스냅이나 야간 풍경 촬영 시 밴딩 현상 없이 깨끗한 계조를 유지한다. 손떨림 억제 기능을 카메라 본체(바디)에 적용해 센서 중앙 기준 최대 8.5스탑, 주변부 기준 7.5스탑의 보정 효과를 제공한다.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된 RF 렌즈와 조합하면 삼각대 없이 셔터 속도 1/2초~1/8초 수준에서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태양을 마주한 역광이나 창문이 있는 실내처럼 명암 차가 큰 환경에서는 HDR 기능이 유용했다. 지나치게 어둡거나 하이라이트가 날아간 사진 대신 계조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표시되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HDR 기능은 노출을 달리한 사진 세 장을 촬영해 합성하는 방식이며 별도 소프트웨어 없이 카메라 자체 기능으로 처리된다. OLED 등 HDR 디스플레이 환경에서 주로 사진을 볼 것이라면 10비트 HEIF(PQ)로 촬영해 풍부한 명암비를 가진 고화질 사진을 즉시 얻을 수 있다. 기본 제공 배터리는 7.2V, 용량 2130mAh LP-E6P로 LCD 모니터 활용시 최대 620장 촬영 가능하다는 것이 캐논 설명이다. 뷰파인더와 모니터를 동시에 활용할 경우 배터리 잔량 8%를 남기고 589장을 촬영했다. 딥러닝 기반 AF로 피사체 포착 기능 향상 EOS R6 마크Ⅲ는 상위 기종인 EOS R1 및 R5 마크Ⅱ에 탑재된 최신 딥러닝 추적 알고리듬을 그대로 적용했다. 역광이 강하거나 복잡한 빛이 혼재된 조건에서도 AF 속도와 정확도가 크게 높아졌다. 사람, 동물(개, 고양이, 새, 말), 이동 수단(자동차, 바이크, 비행기, 기차)을 포착하며 피사체가 복잡한 장애물 뒤로 숨거나 불규칙하게 움직여도 눈동자와 머리 위치를 끈질기게 추적한다. 상급기에만 존재하던 등록 인물 우선 기능을 활용하면 최대 10명까지 등록한 인물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레임 내에 다수의 인물이 섞여 있는 웨딩 행사나 스포츠 경기장, 어린이 집단 촬영 환경에서도 등록된 인물을 먼저 추적한다. 초당 최대 40매로 셔터 찬스 놓치지 않는다 EOS R6 마크Ⅲ는 전자식 셔터 사용 시 초당 최대 40매, 기계식 셔터 사용 시 초당 최대 12매 연속 촬영을 지원한다. 기계식 셔터 내구성은 최대 50만 회로 향상돼 연속 촬영시 신뢰성을 높였다. 사전 연속 촬영(프리 캡처) 기능이 크게 강화된 것도 특징이다. 전작인 EOS R6 마크Ⅱ에서는 'RAW 버스트 모드'에서만 작동했고 결과물을 얻기도 번거로웠다. EOS R6 마크Ⅲ는 H+ 드라이브 모드 설정 시 셔터를 반눌림한 시점부터 셔터를 완전히 누르기 전 0.5초(약 20프레임) 분량의 순간을 일반 RAW/JPEG 파일 형태로 즉시 저장한다. 새가 가지에서 날아오르는 순간이나 아이가 예측할 수 없이 튀어 오르는 순간 등 인간의 반응 속도로는 놓치기 쉬운 결정적 순간을 완벽하게 포착할 수 있다. 전작 아쉬움 보완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EOS R6 마크Ⅲ는 4000만 화소 이상 초고화소가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우수한 AF 성능과 속도, 신뢰성을 원하는 웨딩·인물·스포츠·야생동물·풍경 사진작가에게 충분히 호소력을 가질 선택지다. 3000만 화소대 해상력과 최상위 라인업의 AF 시스템, CF익스프레스 기록 지원으로 전 세대 제품이 가졌던 아쉬움을 상당히 해소했다. AF 성능 개선과 사용하기 편리해진 프리 캡처 기능 추가도 눈에 띈다. 이전 제품인 EOS R6 마크Ⅱ 사용자라면 반드시 교체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신제품을 처음 선택하거나 EOS R에서 업그레이드한다면 렌즈 자산을 활용하며 보다 나은 사진을 얻기 위한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다. 다만 LCD 모니터에 상/하단 틸트 기능이 없고 스위블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조금 아쉽다. 카메라를 머리 위로 들거나 시선 아래로 내려 촬영할 경우 렌즈 축과 디스플레이 축이 어긋나 실제 촬영 결과물이 비뚤어진 것을 발견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 샘플 사진(JPEG/HIF) 원본 다운로드 (원드라이브) : https://1drv.ms/f/c/ccc37aedfed21f3f/IgCjuj0JUJoAR48wttNKM7O9AYCorTMxK4jFL7-ygwXteQE ※ 기사 내 삽입된 예제 사진은 크기 조절과 재압축 등으로 실제 화질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정확한 결과물은 원드라이브 내 샘플 사진 원본을 1:1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 샘플 사진은 카메라 평가용으로만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저작권은 촬영자가 가지며 영리·비영리 2차 활용과 가공, AI 학습과 재배포를 불허합니다.

2026.08.02 07:00권봉석 기자

"갤럭시Z플립8 193만원→78만원...제휴카드 필요없다" 예판기간 매장 가보니

“512GB를 256GB 가격에 주고, 공통지원금도 사전예약 기간이 최대예요. 제휴카드 묶거나 한 달 넘게 기다릴 게 아니라면 이때 사는 게 이득이에요.” 1일 서울 마포구 핸드폰 판매점, 점원은 “핸드폰 번호이동 시 갤럭시Z플립8 512GB는 무료 용량 업그레이드 비용 25만원, 통신사 공통지원금 50만원, 매장 지원금 40만원 등 총 115만원 할인을 제하면 정가 193만원에서 실구매가 78만원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8·Z폴드8·Z폴드8울트라 등 Z시리즈 번호이동 시 용량 업그레이드·공통 지원금·매장 지원금을 포함해 할인금액은 최대 102만원에 달했다. 512GB 기준 정가 193만원 Z플립8은 78만원, 253만원 Z폴드8는 138만원, 283만원 Z폴드8울트라는 170만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기기변경 시에도 무료 용량 업그레이드 비용 25만원, 통신사 공통지원금 50만원, 매장지원금 27만원에서 32만원으로 최대 102만원 할인이 가능했다. 할인금액을 제하면 Z플립8 실구매가는 91만원, Z폴드8는 150만원, Z폴드8울트라는 175만원이 됐다. 24개월 약정 기준으로 10만원대 요금제를 6개월 사용하고 그 이후엔 5~6만원대 요금제를 약정 기간 사용하는 조건이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별 지원금은 대동소이하고, 3사 모두 고가 요금제를 쓸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제공하는 구조다. 중저가 요금제를 고른다고 하자 직원은 만류했다. 그는 “6만원대 요금제를 쓰면 공통지원금은 50만원에서 36만원으로, 매장지원금은 4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어든다”며 “요금 5만원을 6개월 간 더 내면 30만원인데, 할인금액은 46만원 낮아지므로 중저가 요금제를 쓰면 약 16만원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발걸음을 옮겨 찾은 다른 매장 직원도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직원은 "갤럭시Z폴드8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고가 요금제를 쓸수록 기기 수급이 원활하다"고 귀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사전예약 기간 1030 세대 구매 비중이 절반을 넘었고, 이들에게 수요가 가장 높은 모델은 Z폴드8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기기가 잘 팔려서 주문을 해도 언제 받을지 모르는 상황인데, 핸드폰을 가져오는 대리점, 도매상에서도 고가 요금제 위주로 기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3일까지 진행되는 사전예약 기간 256GB에서 512GB로 무료 용량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고, 이통사 공통지원금도 출시 초기와 비교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은 “사전예약이 끝나고 정식 출시되면 한 이통사는 공통지원금을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 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 다른 이통사도 줄줄이 지원금을 줄인다. 무료 용량 업그레이드는 당연히 끝난다”며 “다시 지원금이 확 오르려면 통상 한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2026.08.02 07:00홍지후 기자

옥스포드 인터내셔널 디지털 인스티튜트, 시간에 쫓기는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Oxford ELLT Express 출시

런던, 2026년 8월 2일 /PRNewswire/ -- 옥스퍼드 인터내셔널 디지털 인스티튜트(Oxford International Digital Institute, OIDI)가 유학생들이 최소 2시간 전에 신청해 실제 시험관과 스피킹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규 서비스인 Oxford ELLT Express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Oxford International Digital Institute launches Oxford ELLT Express Oxford ELLT Express를 이용할 수 있는 응시자는 Oxford ELLT의 모든 시험 영역을 완료한 후 12시간 이내에 영어 시험 결과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당일 스피킹 시험 예약 서비스도 제공하며, 학생들은 최소 2시간 전에 신청하면 전문 시험관과 실시간 스피킹 시험을 치를 수 있다. 해외 유학 기회를 둘러싼 경쟁이 계속 치열해짐에 따라 학생들은 갈수록 촉박한 입학 전형 일정에 맞춰야 한다. Oxford ELLT Express는 신뢰할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할 수 있는 더 빠른 경로를 제공함으로써 지원자들이 더욱 확신을 갖고 대학 지원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중요한 점은 처리 기간이 단축되더라도 평가 과정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Oxford ELLT 스피킹 시험은 경험이 풍부한 실제 시험관이 평가하므로, 교육기관과 파트너가 Oxford ELLT에 기대하는 수준의 품질과 일관성 및 학문적 신뢰성을 동일하게 보장한다. OIDI의 마이클 쇼(Michael Shaw) 디지털 평가 및 제품 전략 책임자는 "특히 입학 전형이 집중되는 시기에 학생들에게 항상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Oxford ELLT Express를 도입함으로써 시험 서비스를 한층 더 신속하게 제공하는 동시에, 실제 시험관이 학생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고 말하기 능력을 적절하게 평가하는 엄격한 평가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규 서비스는 이용 자격을 갖춘 응시자가 선택할 수 있는 유료 업그레이드 옵션으로 제공되며, 예약 가능 여부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Oxford ELLT Express는 주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됐지만, 대학 및 학생 모집 파트너에게도 촉박한 지원 마감일에 맞춰 준비 중인 지원자에게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Oxford ELLT는 러셀 그룹(Russell Group) 소속 대학을 포함해 전 세계 300여 개 대학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OIDI가 제공하는 디지털 평가 솔루션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구성한다. Oxford ELLT Express 출시는 변화하는 국제교육 수요에 부응하는 유연하고 접근성이 높으며 신뢰할 수 있는 영어 시험을 제공하려는 OIDI의 지속적인 노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Oxford ELLT Express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https://oxfordellt.com/ellt-expres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옥스퍼드 인터내셔널 디지털 인스티튜트 소개 당사는 옥스퍼드 인터내셔널 에듀케이션 그룹(Oxford International Education Group)의 일원이다. 온라인 및 하이브리드 방식의 학업, 어학 프로그램과 교사 양성 자격 과정, 전 세계 15만 명 이상의 학생이 응시한 영어 시험 Oxford ELLT를 통해 학생과 교육기관을 지원한다.

2026.08.02 01:10글로벌뉴스

아이패드 에어, 7년 만에 디자인 확 바뀐다

2020년 4세대 모델 이후 같은 틀을 유지해 왔던 아이패드 에어 디자인이 내년 모델부터는 확 바뀔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애플이 2027년 아이패드 에어 디자인을 변경할 것이라고 맥루머스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패드 에어는 2020년 4세대 모델 이후 같은 디자인을 고수해 왔다. 그 사이 M1에서 M4 칩으로 업데이트되기는 했지만 디자인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아이패드 라인업 중에서는 가장 오래 같은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내년 초 OLED 아이패드 에어를 내놓으면서 7년 만에 디자인도 함께 선 댈 전망이다. 내년 나올 아이패드 에어 새 모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단층 LTPS 패널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패널은 비용과 밝기 면에서 아이패드 프로에 사용되고 있는 탠덤 OLED보다 한 단계 낮은 스펙이다. M5 칩 탑재 소문도 돌고 있다. 소문이 사실일 경우 아이패드 에어 라인업에 수년 만에 가장 큰 변화가 될 전망이다. 맥루머스는 “이런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는 디자인을 전면 개편하기에 가장 적합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애플은 2024년 아이패드 프로에 OLED를 탑재하면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재설계했다. 10월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패드 미니 소식도 이런 전망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외신들은 10월에 나올 아이패드 미니8은 OLED 디스플레이, 스피커 구멍을 없앤 진동 기반 스피커 시스템, 방수 케이싱 탑재와 함께 디자인 전면 개편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는 그 동안 계속 같은 디자인 언어를 공유해 왔다. 따라서 아이패드 미니가 올해 새로운 폼팩터를 갖출 경우 내년 출시될 아이패드 에어 역시 같은 디자인을 물려 받을 가능성이 많다고 맥루머스가 전망했다.

2026.08.01 18:32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PwC 보고서에 없는 논문·없는 정부 고객…AI 탐지 기업이 찾아낸 환각 각주

현지 시각 7월 28일 AI 탐지 기업 GPTZero가 PwC 중동 법인이 2024년부터 2026년 사이 발행한 보고서 4건에서 존재하지 않는 출처와 각주를 찾아냈다고 공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다음 날 이 조사 결과를 자체 검증해 보도했다. 대상은 감사보고서나 고객 납품물이 아니라 컨설팅 수주용으로 만든 소트 리더십 자료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시티즌 펄스라는 이름의 PwC 자체 프레임워크다. 보고서는 덴마크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호주 정부가 이 프레임워크를 쓴다고 적었지만, GPTZero는 제품이 존재한다는 증거도 네 나라가 도입했다는 근거도 찾지 못했다. 조작으로 확정된 인용은 4건이다. 리야드 대기질을 다뤘다는 논문과 MIT 테크놀로지 리뷰 기사, 세계경제포럼 2018년 보고서가 각각 제목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한 보고서의 각주 주소에는 챗GPT를 거쳐 만들어졌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JP모건 사례의 근거로는 팔로워 280명인 10대 블로거의 미디엄 글이 인용됐다. 해당 사례 자체는 챗GPT 등장 이전인 2017년에 보도된 내용이다. GPTZero 검사에서 보고서 한 건의 AI 생성 확률은 84%로 나왔고, 참고문헌을 빼고 계산하면 100%였다. PwC 중동은 파이낸셜타임스에 발행 연구의 정확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일부 인용 출처를 수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류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보고서를 철회하지도 않았다. 앞서 EY와 KPMG는 비슷한 문제로 보고서를 철회한 바 있다. 자세한 내용은 GPTZer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GPTZero ■ 이 기사는 AI 전문 매체 'AI 매터스'와 제휴를 통해 제공됩니다. 기사는 클로드 3.5 소네트와 챗GPT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 기사 원문 바로가기)

2026.08.01 14:46AI 에디터

"AI가 늘린 코드 리뷰 부담"…깃허브가 제시한 해결책은

깃허브가 인공지능(AI) 시대 개발 속도와 코드 품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깃허브는 '스택형 풀 리퀘스트' 기능을 퍼블릭 프리뷰로 출시했다고 1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일반적으로 풀 리퀘스트는 개발자가 작성하거나 수정한 코드를 동료에게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동료 개발자는 코드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본 뒤 이를 실제 서비스 반영한다. 그동안 개발 작업 하나에서 코드를 많이 변경하면 하나의 풀 리퀘스트에 담는 경우가 많았다. 검토자는 많은 코드를 한꺼번에 읽어야 했고, 각 변경 사항이 다른 코드에 미치는 영향도 직접 파악해야 했다. 사람이 수백~수천 줄 코드를 한 번에 봐야 했기 때문에 검토 시간이 오래 걸렸다. 중요한 부분을 놓칠 가능성도 높았다. 개발자가 스택형 풀 리퀘스트를 사용하면 이런 작업을 여러 개 작은 풀 리퀘스트로 나눠 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 검토자는 각 변경 사항을 따로 확인할 수 있어 코드 리뷰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로그인 기능을 개발할 때 화면 구성 작업과 사용자 인증 처리 작업을 서로 다른 풀 리퀘스트로 나눌 수 있다. 검토자는 각 작업에 담긴 코드만 따로 확인한 뒤 모든 작업을 한 번에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다. 여러 개발자가 서로 다른 풀 리퀘스트를 동시에 리뷰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사람이 전체 코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할 필요가 없어 개발팀은 검토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깃허브는 여러 풀 리퀘스트가 어떤 순서로 연결됐는지 보여주는 '스택 맵'도 제공한다. 검토자는 현재 확인하는 코드가 전체 작업에서 어느 단계에 있으며 다른 작업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개발자는 검토를 마친 코드를 서비스에 반영하는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모든 작업을 한꺼번에 반영하거나 준비가 끝난 앞 단계 작업만 먼저 적용할 수 있다. 개발자가 앞 단계 작업을 먼저 반영하면 깃허브는 남은 작업을 최신 코드에 맞춰 자동으로 조정한다. 코드 연결 구조를 직접 다시 맞추는 부담까지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기존 코드 검토 절차와 자동 품질 검사 기능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업이 설정한 승인 기준과 브랜치 보호 정책을 통과하지 못한 코드는 스택형 풀 리퀘스트를 사용하더라도 서비스에 반영되지 않는다. 깃허브는 앞으로 수일 동안 모든 저장소에 스택형 풀 리퀘스트를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여러 코드 변경을 정해진 순서대로 자동 반영하는 병합 대기열 연동 기능도 향후 수 주 동안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깃허브는 "AI 코딩 에이전트가 코드 작성 속도를 높였지만 검토해야 할 코드 양도 함께 늘렸다"며 "코드 변경을 작은 단위로 나누면 개발팀이 각 내용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오류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2026.08.01 14:45김미정 기자

'출하량 23% 점유' 애플, 매출은 49% 독식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23%를 차지한 애플이 매출 기준으로는 50% 가까이 독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매출 점유율 49%를 기록했다고 애플인사이더가 3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자료를 인용 보도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애플의 매출 점유율 44%보다 5%P 늘어난 수치다. 매출 기준 점유율은 판매량 점유율의 두 배가 넘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카운터포인트는 “늘어난 출하량과 함께 가격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아이폰 평균판매가격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한 946달러로 집계됐다. 이처럼 아이폰 평균판매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은 아이폰17 라인업 수요 덕분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아이폰17 기본 모델과 17프로 맥스 수요가 큰 역할을 했다. 카운터포인트는 “두 모델에 대한 수요 덕분에 애플은 일부 경쟁사처럼 급격한 가격 인상 없이 프리미엄 기기 중심 라인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메모리 가격 상승 수혜도 본 것으로 분석됐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가격 정책이 펼친 덕분에 아이폰 가치가 더 커졌다는 것이 카운터포인트의 분석이다. 반면 많은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은 중저가형 기기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어, 가격을 올릴 경우 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많은 편이다. 삼성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매출의 16%를 점유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의 스마트폰 매출과 출하량은 각각 9%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삼성 폰 평균 가격은 270달러로 계산됐다. 카운터포인트는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한 반면 전체 매출은 7% 증가한 109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평균 판매가격 역시 17% 증가한 400달러 수준이었다고 카운터포인트가 밝혔다.

2026.08.01 14:40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오픈AI '챗GPT' 이용자 10억 명 넘었다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활성 이용자가 출시 3년 8개월 만에 10억 명을 돌파했다. 페이스북이 이용자 10억 명에 도달하는 데 걸린 6년보다 2년 이상 빠른 속도다. 오픈AI는 챗GPT 기업 고객 수도 200만 곳을 넘어섰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챗GPT는 2022년 11월 30일 출시된 지 5일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1년 만에 주간활성이용자(WAU) 1억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2024년 8월 2억 명, 지난해 8월 5억 명, 지난해 10월 8억 명을 차례로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챗GPT 성장세는 다소 정체됐다. 오픈AI는 지난 해 연말까지 10억명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9억 명 달성은 지난 2월에야 이뤄졌고 10억 명을 넘어서기까지는 5개월이 더 걸렸다. 목표 대비 반년 이상 늦어진 셈이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구글과 앤트로픽의 AI 모델이 급성장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미토스5·페이블5' 등을 선보이며 한때 기업가치가 오픈AI를 앞서기도 했다. 오픈AI는 'GPT-5.6 솔'로 맞섰고 코딩 모델 '코덱스'와 에이전트 도구 '챗GPT 워크'를 연달아 선보였다. 비용 효율성을 높인 'GPT-5.6 테라'와 'GPT-5.6 루나'도 공개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평을 받던 앤트로픽 모델을 겨냥했다. 이번 이용자 수 발표는 GPT-5.6 테라·루나 모델 가격을 20~80% 인하한 직후 나왔다. 새러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 같은 가격 인하 방침을 "풍요의 경제학"이라고 소개했다. 프라이어 CFO는 "유용한 지능의 비용이 낮아지면 수행할 가치가 있는 작업 범위가 넓어진다"며 "사람들이 기술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더 깊이 있는 활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투자 방향에 대해서는 "단순히 가장 많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수요에 맞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용량을 배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2026.08.01 14:28이나연 기자

[AI는 지금] 가짜 폭격·난민 사진 쏟아지자…구글, '어스 AI 편집' 긴급 철회

구글이 위성사진에 인공지능(AI)으로 가상의 건물이나 사건 현장을 추가할 수 있는 '구글 어스' 이미지 편집 기능을 철회했다. 실제 지형을 바탕으로 폭격 피해와 원자력발전소, 난민 행렬 등을 사실처럼 꾸민 이미지가 잇따라 확산하면서 분쟁 지역의 피해를 확인하는 위성사진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구글 어스에 적용한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 편집 기능을 되돌리고 안전장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달 30일 이미지 생성 모델 '나노 바나나'를 구글 어스에 통합했다고 발표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장면을 문자로 입력하면 실제 위성사진 위에 AI가 생성한 사물이나 건물, 상황을 추가해 지역의 모습을 가상으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이다. 기능 공개 직후 소셜미디어 X에서는 가자지구에 폭탄이 떨어져 분화구가 생긴 장면과 이란의 원자력발전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발생한 차량 사고 등을 묘사한 조작 이미지가 공유됐다. 멕시코 국경에 난민이 모여 있는 모습과 같은 정치·사회적 갈등을 자극할 수 있는 이미지도 제작됐다. 구글 어스는 언론인과 오픈소스정보(OSINT) 분석가가 전쟁과 재난, 군사시설 피해 등을 검증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도구다. 현장 접근이 제한된 지역에서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의 위치를 확인하고 과거 위성사진과 비교해 피해 규모를 판단하는 기준 자료로 활용돼 왔다. 이번 기능은 일반 이미지 생성 서비스와 달리 구글 어스의 실제 위성사진에 가짜 장면을 덧입힌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웠다. 지형과 도로, 건물의 위치와 규모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일반적인 AI 생성 이미지에서 나타나는 배경 왜곡이나 크기 오류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기능이 구글 어스 안에 직접 들어가면서 정보를 검증하는 도구와 가짜 정보를 만드는 도구가 하나의 서비스에 공존하게 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작 이미지가 구글 어스의 실제 화면을 캡처한 것처럼 유통될 경우 이용자가 진위를 구분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샘 스톡웰 앨런튜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구글 어스는 수십 년간 언론인과 조사관이 의심스러운 이미지를 확인하는 기준 자료로 쓰였다"며 "생성형 도구를 같은 서비스에 넣으면 가짜를 판별하는 척도 자체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조작된 이미지가 다른 이용자의 구글 어스 기본 화면에는 표시되지 않았고 생성 결과물에 AI 워터마크도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 캡처가 외부에 공유된 사실을 확인하고 기능을 철회하기로 했다. 하지만 워터마크만으로 허위정보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미지가 작게 표시되거나 일부가 잘려 공유되는 경우가 많아 AI 생성 표시가 보이지 않을 수 있어서다. 또 워터마크를 삭제하거나 화면을 다시 촬영하는 방식으로 생성 흔적을 숨기는 것도 가능하다. AI로 조작한 위성사진은 군사적 긴장이나 재난 상황에서 피해 규모를 과장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공격을 실제 사건처럼 꾸미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된다. 앞서 지난 3월 중동 지역에서는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에 있는 미국 레이더 시설이 파괴됐다고 주장하는 AI 조작 위성사진이 X에서 확산됐다. 또 이라크 내 미군기지의 피해 규모를 실제보다 부풀린 이미지도 유통됐다. 브래디 애프릭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은 "가짜 이미지가 실제 위성사진에 고정돼 있기 때문에 지형과 크기가 맞지 않는 등 AI 생성물에서 나타나는 단서가 줄어든다"며 "대부분의 이용자는 이미지를 넘겨보거나 공유할 때 AI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6.08.01 13:02장유미 기자

[디엘지 law 인사이트] 영업비밀 관리 첫걸음

기술유출 사건 특수성 기업 입장에서 기술이나 영업비밀 유출은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문제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곧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최근 들어 형량이 다소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통계에 따르면 무혐의 또는 무죄 비율이 다른 사건에 비해 높고,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 역시 낮다.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라 해도 고소장 접수 후 혐의를 인정받기까지 수 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까지 확정될 때쯤이면 이미 회사는 더 이상 그 기술이나 영업비밀을 활용할 실익이 없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법절차 특성상 한계는 분명 있겠지만 그래도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는 좀 낫다. 많은 경우 수사 단계에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회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는데, 그 억울함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을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한다. 영업비밀이란? 영업비밀은 부정경쟁방지법, 산업기술보호법에서 주로 다루고, 사안의 특성상 업무상배임이 함께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법정 요건에 따라 고시·인증된 핵심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에서 좀 더 엄격하게 보호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이 적용된다고 이해하면 편하다.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영업비밀의 요건을 아래와 같이 세 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①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을 것(비공지성) ②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질 것(경제적 유용성) ③비밀로 관리되었을 것(비밀관리성)을 요건으로 한다. 쉽게 말하자면 비공지성은 동종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 알려져 있지 않았는지에 관한 영역이다. 논문으로 발표된 기술이라면 일반적으로 비공지성은 인정되지 않고, 특정 사람들이 알고 있더라도 NDA가 체결되어 있다면 비공지성이 인정될 수 있다. 경제적 유용성은 거칠게 말하자면 그 정보가 경제적 가치가 있느냐인데, 영업비밀을 논할 정도의 상황이라면 경제적 유용성이 부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비밀관리성은 '내가 그 정보를 비밀로 관리했는지' 여부다. 비공지성이나 경제적 유용성 요건은 어떤 면에서는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비밀관리성 부분은 회사에서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역설적이지만 비밀관리성 요건 때문에 영업비밀성이 부정되는 경우가 실제 사건에서는 많은 편이다. 어떻게 해야 비밀로 관리되는 것일까? 일단, 입사 및 퇴사 시 임직원의 비밀유지서약서는 기본이다. 회사의 자산과 정보를 넓게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범위를 넓히는 편이 좋지만, 반대로 포괄적으로 두루뭉슬하게 작성하게 되면 정작 보호하고자 하는 영업비밀이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사내 정보관리 체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회사 내 모든 구성원들이 언제든 접근 가능할 수 있다면 그 정보는 영업비밀로 관리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소스코드의 경우 개발자들이 언제든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되는 경우가 많은 편인데, 이 경우에도 정보의 접근 과정이나 범위를 적절한 범위에서 회사가 통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로그기록 관리는 필수다. 간혹 영업 정보 등 직원이 자신의 업무상 편의 때문에 개인 전자기기에 소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주의해야 한다. 회사가 가이드라인과 원칙을 정하고 공지하였는지, 그 공지에 따라 실제 어떻게 조치를 하였는지가 사후적인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회사의 사정에 따라 디테일은 다르게 할 수 있으나 최소한 그 정보를 개인이 소지, 관리하는 것이 당연하거나 보편적인 현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놓치기 쉬운 유의사항 간혹, 개발자들의 경우 소스코드 등 프로그램저작물을 일종의 포트폴리오로 생각하고 퇴사할 때 가지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직을 거듭하며 업데이트되기도 하지만 보관만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건 자칫하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범죄로 문제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특히 기술이 돈이 되어 사업화가 된 때는 거의 대부분 문제된다고 보면 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퇴사 등 이별을 하는 사람으로부터 회사의 기술을 지키는 것도 이슈지만, 반대로 경쟁사 등 타사에서 이직해오는 사람으로 인해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회사가 야심차게 출시한 제품이 제대로 팔리기도 전에 판매가 중지될 수 있고 자칫하면 사업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회사도 공범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실무적으로는 입사자에게 '타사 영업비밀 등을 입사 시 보유하고 있거나 제공하지 않음'에 대한 서약을 별도로 받기도 한다. 영업비밀 침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내용증명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내용증명은 의사표시를 공식화하는 절차일 뿐 상대방이 무시하면 그만이므로 애초에 영업비밀 침해를 의도한 쪽이라면 실효성이 적다.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사실 자체가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경우 역시 생각만큼 많지는 않다. 오히려 내용증명으로 인해 힌트를 얻고 사전에 준비를 할 수도 있다. 그보다는 영업비밀이 어떻게 유출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었는지 등 사실관계를 검토하는 편이 정식 법적 절차 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덧붙이자면, 최근에는 영업비밀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프로그램저작권 침해가 별도로 인정되는 사례도 많다. 따라서 회사는 영업비밀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과 별도로 소스코드 저작권 귀속, 버전관리, 개발기록 관리 등 프로그램저작물에 대한 관리체계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26.08.01 09:54최영재 컬럼니스트

[영화 속 AI윤리] 가상현실과 신경 윤리

1.기(起)-손목이 나보다 먼저 아는 것 2025년 9월 30일 미국에서 출시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Meta Ray-Ban Display)에는 손목에 차는 메타 뉴럴 밴드(Meta Neural Band)가 함께 들어 있다. 이 장치는 뇌파를 재는 기기가 아니라 아래팔 근육의 전기적 활동을 피부 표면에서 검출하는 표면 근전도(sEMG) 센서다. 메타 자체 연구진이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sEMG 해독 모델이 개인별 학습이나 보정 없이 새로운 사용자에게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고했다(Kaifosh et al., 2025). 메타는 뉴럴 밴드가 근육 활동에서 생긴 신호를 클릭이나 스크롤 같은 안경 제어 명령으로 변환한다고 설명한다(Meta, 2025). 여기서 이 밴드가 착용자의 생각을 의식보다 먼저 '읽는다'고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밴드가 붙잡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생리 신호다. 그러나 표현을 바로잡는다고 해서 질문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직 눈에 보이는 행동으로 완전히 나타나지 않은 신체 신호가 디지털 명령으로 변환되고 그 신호가 향후 개인화된 추천이나 적응형 콘텐츠와 결합된다면 선택의 경계는 어디에 그어야 하는가? 반세기 전 로버트 노직(Robert Nozick)의 '경험 기계'는 자신이 원하는 어떤 경험이든 실제와 구별하기 어렵게 제공하는 기계가 있다면 그 안에 접속해 살겠느냐고 물었다(Nozick, 1974). 당시의 질문은 현실을 떠나 인공적으로 설계된 경험을 선택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부 몰입형·적응형 시스템은 사용자의 시선과 몸짓, 생체 신호 등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콘텐츠나 선택 환경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사용자는 경험을 선택하는 동시에 그 경험에 의해 다시 선택되도록 설계된다. 이제 핵심은 '기계에 접속할 것인가'라기보다는 접속한 뒤 형성되는 나의 관심과 욕망, 판단과 선호가 과연 어디까지 나에게서 비롯된 것인지 물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뿐 아니라, 내가 그것을 원하게 된 과정까지 나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오늘의 경험 기계가 제기하는 문제는 현실과 가상의 구별에서 한층 진보해 욕망의 저자와 선택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자율성의 문제로 보인다. 2.승(承)-'엑시스텐즈'와 '인셉션' 영화가 각각 가리키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엑시스텐즈'(1999)는 척추 기저부에 설치한 '바이오포트'에 살아 있는 생체 게임 포드에서 나온 탯줄 모양의 연결선을 꽂아 게임에 접속하는 세계를 그린다. 이 영화는 매우 불편감을 주었는데 그 까닭은 세계가 가짜여서가 아니라 등장인물이 자기 행위의 저자인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중국 음식점 장면에서 테드 피쿨은 자신도 이유를 알지 못하고 멈추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접시에 남은 뼈를 조립해 권총을 만든다. 알레그라는 그것이 게임이 부여한 충동이며 피쿨의 캐릭터가 하도록 만들어진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피쿨이 종업원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말하자, 알레그라는 그 충동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답한다. 피쿨은 이 작은 세계에서 자유의지란 그리 큰 변수가 아닌 모양이라고 말한 뒤 종업원을 쏜다. 영화의 다른 대목에서도 게임 진행을 위한 대사가 피쿨의 의지와 무관하게 튀어나오고, 그때 알레그라는 그것을 말한 것은 피쿨 자신이 아니라 게임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줄거리를 진행시키기 위해 해야 할 말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현실이라 믿었던 층위마저 또 하나의 게임일 가능성을 열어 둔 채, 살아남은 인물들이 우리가 아직 게임 속에 있는 것이냐고 묻는 장면에서 끝난다. 층위를 아무리 벗겨도 행위의 저자를 확정할 수 없다는 곤경이 그대로 남는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인셉션'(2010)은 같은 문제를 반대편에서 압박한다. '인셉션'은 세계의 실재성을 둘러싼 불안에 더해 의지의 기원까지 조작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코브는 무의식의 심층인 림보에서 아내 맬을 데리고 나오기 위해 이곳은 현실이 아니라는 관념을 심는다. 문제는 그 관념이 현실로 돌아온 뒤에도 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맬은 실제 현실마저 꿈이라고 믿게 되었고 죽음을 깨어나는 방법으로 받아들였다. 상속자 로버트 피셔에게 심긴 결심 역시 정보 주입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코브는 팀에게 부정적 감정보다 긍정적 감정이 언제나 이긴다고 말한다. 사람은 화해와 정화를 갈망한다는 것이다. 팀은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한 피셔의 오랜 결핍을 지렛대 삼아 아버지가 피셔에게 실망한 이유는 그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버지를 그대로 따라 하려 했기 때문이며 실제로는 그가 자기만의 길을 가기를 바랐다는 화해의 서사를 짓는다. 금고에서 나오는 어린 시절의 종이 바람개비가 그 서사를 완성한다. 피셔는 꿈속 아버지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금고 안에 놓인 어린 시절의 종이 바람개비를 바라본다. 조작이 성공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당사자의 '이건 내 뜻'이라는 확신이라면, 만족감이나 확신은 그 자체로 자율성의 증명이 될 수 있을까? 3.전(轉)-자아 모델과 인지적 자유 토마스 메칭거(Thomas Metzinger)는 자아를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뇌가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현상적 자아 모델'로 설명한다. 이 모델의 결정적 성질은 투명성이다. 우리는 현상적 자아 모델을 하나의 모델로 경험하지 못하고 그 모델의 내용을 곧바로 '나 자신'으로 경험한다. 메칭거의 표현대로 현상적 자아는 사물이 아니라 지속되는 과정이며 우리는 그 과정의 산물을 곧바로 '나'로 받아들인다(Metzinger, 2003). 고무손 착각 실험은 가짜 손과 실제 손에 동기화된 자극을 주면 가짜 손을 자기 신체처럼 느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Botvinick & Cohen, 1998). 필자 또한 연구년을 보내던 시절 이 실험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 보이는 고무손이 내 손처럼 느껴지고 그 손에서 촉감이 생기는 듯한 착각이 일어나는 경험은 신체 소유감이 얼마나 가변적인지를 실감하게 했다. 전신 착각 실험에서는 시각과 촉각 정보를 동기화함으로써 가상 신체에 대한 자기 동일시와 자신이 공간의 어디에 있다고 느끼는 자기 위치감이 달라질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Lenggenhager et al., 2007). 물론 이 연구들이 자아 전체가 손쉽게 조작된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 몸'과 '내가 있는 곳'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감각조차 감각 정보가 통합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니타 파라하니(Nita A. Farahany)는 이 문제를 권리의 언어로 옮겨, '인지적 자유'를 보편적 인권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지적 자유는 정신적 프라이버시와 사상의 자유, 자신의 뇌와 정신적 경험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아우르는 개념이다(Farahany, 2023). 우리가 기억할 점은 오늘의 소비자용 뇌파 장치는 개인의 생각을 문장처럼 해독하지는 못한다. 뇌파에서는 특정 조건 아래 각성도나 주의 상태를 확률적으로 추론할 수 있고, 근전도에서는 손동작과 운동 상태를 분류할 수 있다. 각각의 신호가 완전한 마음의 기록은 아니다. 그러나 불완전한 신호라도 다른 행동·생체 데이터와 결합되면 개인의 정신 상태나 다음 행동을 추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데이터의 품질과 분석 조건에 따라 추정 성능이 높아질 수 있다. 측정된 신호는 다른 데이터와 결합될 때 행동 예측에 이용될 수 있다. 그러나 예측 가능성이 곧 조작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자율성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은 그 예측이 사용자의 숙고를 돕는 데 쓰이지 않고, 사용자가 알아차리기 어려운 방식으로 선택지를 배열하거나 특정 반응을 유도하는 폐쇄형 피드백에 투입될 때다. 이 우려는 이미 제도로 옮겨지고 있는데 칠레는 2021년 법률 제21.383호로 헌법을 개정해,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생명과 신체적·정신적 완전성을 존중해야 하며 뇌 활동과 그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법률이 특별히 보호하도록 했다. 2023년 8월 9일 칠레 대법원 제3부는 전 상원의원 기도 히라르디가 미국 기업 이모티브를 상대로 낸 보호청구를 일부 인용하면서, 아울러 이모티브에 대해 그의 정보를 지체 없이 삭제하도록 명령했다. 이 판결은 뇌 활동 데이터의 수집·저장 문제를 헌법상 신체적·정신적 완전성과 사생활의 권리에 연결한 신경권리 관련 판결이다. 미국 콜로라도주는 2024년 HB 24-1058로 주 프라이버시법을 고쳐 신경 데이터를 '생물학적 데이터'의 한 종류로 민감정보에 포함했다. 민감정보로 보호되는 생물학적 데이터는 단독으로 또는 다른 개인정보와 결합해 개인 식별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사용될 예정인 데이터로 정의된다. 캘리포니아주는 같은 해 SB 1223을 제정해 중추 또는 말초신경계의 활동을 측정해 생성한 정보를 소비자 개인정보법상 '민감한 개인정보'에 추가했다. 이 정의는 신경 이외의 정보로부터 추론한 것을 제외한다. 두 법의 적용 범위는 같지 않다. 캘리포니아의 '신경 데이터' 정의는 비신경 정보에서 추론한 정보를 제외하므로, 심박·시선·행동 기록 등에서 추론한 감정이나 주의 상태는 적어도 '신경 데이터'라는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그러한 정보가 CCPA상 다른 개인정보나 추론 정보에 해당할 가능성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sEMG가 이 정의에 포함되는지는 측정 대상과 법 해석에 따라 판단해야 하며, 법문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신경 데이터에 일반 개인정보보다 강화된 보호가 필요하다는 방향만은 공유한다. 유네스코는 2025년 11월 '신경기술 윤리에 관한 권고'를 채택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회원국과 연구기관, 기업이 참조할 국제 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권고는 정신적 프라이버시와 인간 존엄, 자율성, 사상의 자유를 보호하고, 신경기술이 강압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할 것을 포함한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사용은 의료·치료 목적과 아동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과학적으로 정당화된 용도로 제한하도록 하며 건강하고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진 아동에게 비치료적 수행 향상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한다(UNESCO, 2025). 이 논의를 겹쳐 놓으면 기존의 동의 제도가 왜 충분하지 않은지도 드러난다. 동의는 자신이 무엇에 동의하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때에만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자아 모델은 투명하고, 알고리즘이 산출한 추론 정보는 사용자에게 보이지 않을 수 있으며, 영향도 접속 시간 전체에 걸쳐 누적될 수 있다. 입장할 때 한 번 누르는 동의 버튼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구조다. 4.결(結)-헤드셋 안에서도 나를 의심할 자유 '엑시스텐즈'의 피쿨과 '인셉션'의 맬이 잃은 것도 결국 이 '사이'의 공간이다. 자신의 판단을 잠시 멈추어 보고, 다른 사람 앞에서 이유를 설명하며, 자신이 믿는 현실을 공동의 현실과 대조할 기회를 잃은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헤드셋을 벗기는 비상 버튼 하나가 아니다. 몰입 중에도 시스템이 무엇을 측정하고 무엇을 추론하며 무엇을 조정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 설계자가 정해 둔 순간이 아니라 사용자가 고른 순간에 경험의 흐름을 끊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동의는 일회적 승인이 아니라 언제든 철회하고 범위를 바꿀 수 있는 지속적 절차여야 한다. 보호 대상도 원시 뇌파나 근전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 데이터에서 추론된 감정, 주의 상태, 행동 성향까지 함께 포함해야 한다.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체계가 신경 데이터를 전혀 보호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거나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신경 데이터는 개인정보에 해당할 수 있다. 그 데이터가 건강에 관한 정보를 드러내거나 개인의 인증·식별을 위한 생체인식정보로 처리되는 경우에는 민감정보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현행 법령과 지침은 '신경 데이터'를 독립된 범주로 명시하지 않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4년 12월 펴낸 '생체정보 보호 안내서'는 특정 개인을 인증하거나 식별하기 위해 처리되는 생체인식정보의 보호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경 활동에서 직접 생성된 정보, 다른 데이터에서 추론한 정신 상태, 신체 명령을 위한 근전도 정보가 각각 어떤 법적 범주에 해당하며 수집·추론·결합·이용 단계에서 어떤 세부 기준을 적용받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유네스코 권고의 국내 이행은 이 공백을 점검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무조건 막는 규제가 아니라 자신의 신체와 정신에서 생성된 정보가 어디로 가서 무엇에 쓰이는지 알 수 있게 하고, 원하지 않을 때 그 흐름을 멈출 수 있게 하는 규범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자유는 헤드셋을 벗을 자유에 그치지 않고 헤드셋을 쓴 채로도 지금 느끼는 이 욕구가 어디에서 왔는지 의심하고, 자신의 판단을 다시 검토하며, 경험의 흐름에서 한 걸음 물러설 수 있는 자유다. 그 여지를 남겨 두는 기술만이 인간의 자율성을 존중한다고 말할 수 있다.

2026.08.01 09:23박형빈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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