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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사 연구진, 미국 AI 모델로 국방 시스템 학습 정황 확인

중국 군사 연구기관이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인공지능(AI) 모델의 출력 결과를 활용해 국방용 AI 시스템을 학습시켜 온 정황이 드러났다. 미국의 대중 기술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미국 AI의 응답을 학습 데이터로 삼아 소형 특화 모델을 개발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학술 논문과 특허 80여 건을 검토한 결과,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군 관련 연구기관들이 미국 AI 모델의 출력값을 활용해 소형 특화 모델을 개발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중국 연구진이 주로 활용한 방식은 모델 증류다. 모델 증류는 성능이 높은 대형 AI 모델이 생성한 출력 결과를 학습 데이터로 삼아, 더 작고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이다. 이 방식은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프런티어 모델을 처음부터 개발하지 않아도 특정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이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군사 현장처럼 통신 제약이 크고 온디바이스 또는 폐쇄망 운용이 필요한 환경에서는 경량 모델 수요가 크다. 이번에 검토된 논문들은 중국 군 관련 연구진이 미국 AI 모델을 단순 참고 수준이 아니라 자국 내에서 통제 가능한 특화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실질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대표 사례로는 지난해 중국 인민해방군 96941부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이 꼽힌다. 연구진은 민감한 군사용 소스코드를 처리하는 과정에 GPT-3.5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외부 클라우드 기반 모델은 기밀 정보 처리에 직접 쓰기 어렵다고 보고, 먼저 GPT-3.5로 코드를 요약한 뒤 그 결과를 기반으로 중국 군 내부망에서만 구동되는 자국 모델을 학습시켰다는 내용이다. 이는 원본 민감 데이터를 외부 모델에 지속적으로 의존하는 대신, 외부 모델의 응답을 중간 가공층으로 활용해 폐쇄형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활용 범위는 콘텐츠 감시부터 전장 운용까지 다양하다. 중국 북방공업대학 연구진은 앤트로픽의 클로드 3 하이쿠를 이용해 소셜미디어 모니터링과 콘텐츠 분류 모델 학습용 합성 데이터를 생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방공업대학은 중국 방위산업과 밀접한 연계가 있는 기관으로 평가된다. 2024년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NUDT) 논문에서는 영상 처리 모델을 증류해 무인항공기(UAV) 탑재용 경량 모델로 축소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모델은 통신이 끊긴 상황에서도 드론이 실시간 영상 분석을 수행하고, 항법 및 표적 관련 판단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중국 군사과학원 연구진은 드론, 함정, 무인잠수정이 포함된 모의 해상 작전 환경에서 전술 장비상에서 동작하는 표적 인식 모델 운용 사례를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와 AI 업계는 이러한 모델 증류가 미국 기업이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 AI 역량을 사실상 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 군사·안보 분야에서 미국 AI 모델의 추론 능력이 활용될 경우 수출 통제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중국 군 연구진이 미국 모델의 일부 능력을 빠르게 내재화할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최상위 범용 AI 경쟁력까지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증류는 특정 태스크에 필요한 능력을 선별적으로 이전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범용 추론 능력이나 복합 문제 해결 성능까지 완전하게 재현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트레버 코버코 사피엔 공동창업자는 "증류 모델은 원래의 교사 모델보다 여전히 성능이 낮다"며 "이는 프런티어 AI로부터의 독립이라기보다 선택된 능력을 더 저렴하고 통제 가능한 시스템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은 "현재 클로드 모델의 상업적 접근 권한을 중국이나 중국 정부 통제 기업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정책 위반 가능성을 감시하는 체계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2026.08.03 17:30남혁우 기자

출점 대신 'AI' 적극 활용…편의점 승부처 바뀐다

편의점업계가 인공지능(AI) 활용 범위를 고객 응대와 마케팅을 넘어 상품기획과 발주, 재고관리 등 핵심 업무로 넓히고 있다. 과거 AI가 고객 서비스를 위한 보조 도구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상품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품기획까지 맡은 AI…편의점 경쟁력 키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과 BGF리테일, 코리아세븐 등 주요 편의점 사업자들은 생성형 AI를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AI 합성소비자 기술 스타트업 '인텔리시아'와 손잡고 ▲AI 합성소비자를 활용한 상품 기획 및 소비자 반응 예측 ▲AI 매장 디지털트윈 기반 상품 진열·MD 시뮬레이션 ▲AI 기반 데이터 의사결정 체계 구축 등을 협력하고 있다. AI 합성소비자는 실제 소비자 조사 없이 AI가 수 백만명 규모의 다양한 가상 소비자 모델을 생성해 신상품이나 가격, 프로모션 등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수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인터뷰를 진행해 조사부터 결과 도출까지 수개월이 소요되고 비용 부담도 큰 기존 소비자 조사와 달리 조사 기간을 3~5일 수준으로 단축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AI 전환을 전사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존 DX본부를 AX 본부로 개편했다. 또 고객 분석을 위해 자체 AI 트렌드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상 소비자 반응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언급량, 주요 상권 및 점포 유형별 수요, 고객 성별·연령대, 맛과 식감 요소 등을 분석해 상품 개발 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AI-FC(인공지능 운영관리자)'를 지난 2024년부터 현장에 도입했다. 이틀 통해 편의점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기존 챗봇 서비스는 시나리오 기반으로 사용자가 직접 질문을 단계별로 선택해 접근할 수 있었지만, AI-FC는 직접 대화하는 형식으로 질의할 수 있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보다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가맹점은 이를 통해 기본적인 POS 사용법부터 발주·상품·행사 정보·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점포 수보다 점포당 수익…AI가 새 승부처 편의점업계가 AI 투자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시장 포화가 있다. 신규 출점을 통한 외형 성장에 한계가 나타나면서 기존 점포의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편의점 4사 점포 수는 2023년 5만 4893개에서 2024년 5만 4852개, 지난해 5만 3266개로 줄었다. 출점 경쟁이 둔화하면서 업계의 관심도 신규 점포 확대보다 기존 점포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쏠리고 있다. 특히 편의점은 다른 유통업보다 AI 활용 효과가 큰 분야로 꼽힌다. 수천 개의 상품을 운영하는 데다 도시락과 김밥, 샌드위치 등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 비중이 높고, 날씨와 시간대, 상권 변화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판매량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느냐에 따라 폐기와 결품이 줄고, 이는 곧 점포 수익성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PB)와 도시락, 디저트 등 차별화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상품 성공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과거에는 상품기획자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는 비중이 컸다면 앞으로는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이 상품 개발과 판매 전략 수립 과정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고객 반응과 소비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파악해야 하는 업태인 만큼 AI를 활용해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상품 개발과 마케팅, 상권 분석 등에 접목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를 더 정교하게 반영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AI 활용 범위가 계속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2026.08.03 17:24김민아 기자

인스웨이브, 전통시장·골목상권서 디지털 상품권 플랫폼 시험 운영

인스웨이브가 디지털자산 사업을 실제 상권에 적용하는 실험에 들어간다. 인스웨이브는 암사종합시장 상인회, 순헌황귀비길 상인회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소상공인 상품과 서비스를 디지털 기반으로 유통할 수 있는 '상품권리증명 플랫폼' 실증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시장과 골목상권에서 플랫폼이 얼마나 쉽게 쓰일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스웨이브는 이를 통해 자사가 준비 중인 디지털자산 플랫폼 '내기프트'의 현장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소상공인에게 맞는 운영 방식도 함께 다듬을 계획이다. 최근 소비 흐름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소상공인은 판매 채널 확대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점포의 경우 비용과 인력 부담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 인스웨이브와 두 상인회의 이번 협업은 이런 현실을 반영해 민간 기업이 기술과 실증 환경을 지원하고 상인회가 현장 참여를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플랫폼은 상점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디지털 형태의 교환권으로 전환해 판매하거나 선물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소비자는 이를 직접 구매해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단계는 정식 출시가 아니라 실제 상권에서 이용 흐름과 운영 편의성을 점검하는 시험 운영 성격이 강하다. 협약은 2026년 7월 9일 순헌황귀비길 상인회, 7월 10일 암사종합시장 상인회와 각각 체결됐다. 협약 유효기간은 체결일로부터 1년이다. 협약에는 어세룡 인스웨이브 대표가 참여했으며 현장에는 김병욱 토큰플랫폼사업팀장도 참석해 서명 절차를 진행했다. 협약에 따라 인스웨이브는 디지털 신기술 실증을 위한 기술 인프라와 운영 지원을 맡고 상인회가 추천한 점포에 대해 참여 기회를 우선 검토할 예정이다. 실증 종료 이후에도 서비스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방안도 함께 논의한다. 상인회는 참여 가능 점포를 추천하고 상인들의 참여를 돕는 한편 사업 관련 안내와 현장 협업을 맡는다. 비용 집행이나 데이터 분석 같은 세부 운영 항목은 별도 협의를 통해 정할 예정이다. 인스웨이브는 성격이 다른 두 상권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자산 기술이 실제 상거래 현장에 어떤 방식으로 안착할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전통시장과 대학가 상권이라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얻는 결과가 향후 소상공인 대상 디지털 전환 모델을 구체화하는 데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순헌황귀비길 상인회장은 "이번 실증사업이 지역 상권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 같은 시도가 널리 확산돼 소상공인이 함께 성장하는 기반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창균 암사종합시장 상인회장은 "이번 플랫폼이 전통시장 안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는 서비스로 발전하길 바란다"며 "침체된 전통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어세룡 인스웨이브 대표는 "회사가 준비해 온 디지털자산 기반 상품권리증명 플랫폼을 실제 상권에서 검증하면서, 상점주와 소비자가 모두 신뢰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이번 실증을 시작으로 더 많은 소상공인과 연결되는 디지털 전환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08.03 16:49남혁우 기자

전문가 6인이 쓴 K-피지컬 AI 성적표…"정책 방향은 'A', 실행은 빠르게"

올해로 인공지능(AI)이 세상에 등장한 지 70년이 됐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인류의 지식과 정보를 언어로 학습한 생성형 AI가 이제 물리 세상을 체험하기 위해 나올 채비를 마쳤습니다. 이름하여 피지컬(Physical) AI.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다크팩토리, 헬스케어 등이 대표적입니다. 챗GPT에 이은 피지컬 AI는 첨단제조 강국인 한국 경제를 더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엔진으로 바꿔 놓을 무한한 잠재력까지 갖고 있습니다. 산업화를 넘어 미래 지능형 플랫폼 사회로 나아가는 관문도 피지컬 AI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측불허의 AI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창간 26주년을 맞은 지디넷코리아가 연중기획 '피지컬AI가 미래다'를 통해 당면 과제와 이슈를 고민합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독자 인공지능(AI) 모델이 있고, (다양하고 특화된)제조업에 강점이 있다. 제조 현장 데이터를 모아 산업용 특화 로봇을 만든다면 전 세계 피지컬 AI 3강도 불가능하지 않다." 연중기획 '피지컬 AI가 미래다' 1부에서 만난 산·학·연 전문가 6인은 대한민국 피지컬 AI 경쟁력과 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6명 모두 평가 뒤에 단서를 달았다. 그 단서들이 향후 한국 피지컬 AI 정책이 풀어야 할 과제 목록인 셈이다. 취재에 응한 전문가는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K-휴머노이드 연합 위원장·투모로로보틱스 대표), 최홍섭 마음AI 대표, 조남민 엔젤로보틱스 대표, 황건필 에니아이 대표,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M.AX AI반도체 얼라이언스 위원장),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 등 모두 6명이다. 이들은 대학과 연구 현장, 로봇 완제품 제조사, 의료·웨어러블 로봇 기업, 반도체 분야를 각각 대표한다. "방향성 점수는 'A'" 앞서 지난달 29일 정부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2030년까지 피지컬 AI 1강으로 도약하겠다"는 우리 한국경제의 지속 성장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10대 산업 특화 휴머노이드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해 산업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고 자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삼성·SK 등 대기업과 협력해 피지컬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데이터팩토리는 로봇이 인간처럼 움직이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고품질 행동·시각·촉각 데이터(액션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 가공, 학습하는 인프라다.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은 한 모델로 여러 작업과 로봇에 두루 쓸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AI) 두뇌다. 현 정부의 피지컬 AI 정책 점수를 매겨 달라는 요청에 장병탁 교수는 'A-'를, 최홍섭 대표와 황건필 대표는 'A'를, 조남민 대표는 'B'를 줬다. 김용석 교수와 엄윤설 대표는 학점 대신 정책 방향에 대한 긍정 평가를 내렸다. 엄윤설 대표는 "휴머노이드 시장을 예측할 때 세 가지를 본다"며 "노동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지, 인건비가 높은지,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갖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인건비는 높지만 노동 인구가 줄지 않고 제조 시설이 없다. 중국은 고령화 얘기가 나와도 여전히 생산가능인구가 많고 인건비가 비싸지 않다"며 "두 나라 모두 자국 내 휴머노이드 수요 자체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한국은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며 "노동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고, 인건비도 비싸 휴머노이드 수요가 많다. 또 소형 칩부터 대형 선박까지 다양한 제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피지컬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장병탁 교수는 "정부가 못하지는 않는다"며 "큰 틀과 방향을 잡고 빨리 시작한 점, 수요 기업과 하드웨어 회사, AI 회사를 한데 묶는 기획은 우리나라에 맞게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좀 더 통 크게, 확확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홍섭 대표는 "성과에 대한 'A'라기보다 방향성과 추진 의지에 대한 'A'에 가깝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는 "정부와 부처가 피지컬 AI를 단순 연구개발(R&D) 과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의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고위 책임자들까지 기술의 본질을 공부하고 산업계에 묻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조남민 대표는 "방향은 맞고 문제 의식도 생겼지만 아직은 집중력과 실행 구조, 실증에서 산업화로 이어지는 연결이 더 강해져야 한다"며 "이제는 산업별 우선순위를 더 분명히 하고 실제로 시장이 열리는 분야에 정책 자원을 과감히 집중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R&D 지원 넘어 첫 번째 고객 돼야" 이들 전문가가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지적한 대목은 정부 역할 전환이었다. 연구비를 대는 지원자에서 제품을 사 주는 구매자로 옮겨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홍섭 대표는 "정부가 기술개발비를 지원하는 것과 개발된 제품의 첫 번째 고객이 돼 주는 것은 전혀 다르다"며 "연구비만 대면 논문과 시제품은 나오지만 생산라인과 부품 공급망, 유지보수 조직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이 안 팔리면 생산량이 늘지 않고, 생산량이 늘지 않으면 가격도 내려가지 않고 데이터도 쌓이지 않는다"며 폐루프(closed loop)가 돌지 않는 구조를 문제로 짚었다. 구체적 처방으로는 일정 성능·안전 기준을 충족한 국산 제품을 공공시설·물류·국방·소방·철도·발전소·공공병원 등에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를 제시했다. 명확한 성능 기준과 단계별 퇴출 조건을 두되 초기 실패 자체는 허용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여기에 중소기업이 성과만큼 비용을 내는 서비스형 로봇(RaaS)과 정책금융을 결합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조남민 대표 역시 "단순한 R&D 지원만으로는 부족하고 기술이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채택되도록 하는 정책적 다리가 필요하다"며 실증 프로젝트와 공공 조달의 연결 고리를 주문했다. 의료 분야에서는 수가와 분류체계 같은 제도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좋은 기술이 있어도 제도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넓게 쓰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장병탁 교수는 민간 대기업의 역할 확대를 요구했다. 장병탁 교수는 "삼성·현대차 같은 대기업이 더 나서줘야 한다"며 "스타트업이 혼자 로봇을 만들기엔 경쟁력이 부족할 수 있는 만큼 '로봇 파운드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휴머노이드라는 형태에 갇히지 말아야" 정책의 범위를 놓고도 주문이 이어졌다. 피지컬 AI를 '휴머노이드'라는 특정 폼팩터로 좁게 정의하면 정작 시장이 먼저 열리는 영역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건필 대표는"피지컬 AI를 휴머노이드라는 특정 형태에만 한정해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피지컬 AI의 본질은 사람 형태의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며 "제조·물류·외식·서비스 등 산업마다 필요한 형태와 기능은 다를 수 있고,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인력난을 해결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지능과 자동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휴머노이드 연합도 "휴머노이드 중심을 넘어 다양한 산업의 피지컬 AI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조남민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조직 자체의 확장을 제안했다. 조 대표는 "K-휴머노이드 연합도 넓게 보면 'K-피지컬 AI 연합'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뿐 아니라 사람을 확장하는 로봇까지 포함하는 구조여야 한국의 현실과도 맞고 상용화 가능성도 더 높다"고 말했다. 고령화, 산업재해, 돌봄 부담 같은 당면 문제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정책 우선순위에 올려야 한다는 취지다. "AI 쏠림 경계"…하드웨어·반도체 지원 요구도 연구개발(R&D) 자금의 배분 문제를 제기한 목소리도 나왔다. 엄윤설 대표는 "국가 정책과 R&D 자금이 AI에만 쏠리면 안 된다"며 "AI만 뛰어나고 하드웨어가 못 받쳐주면 머리로는 우주의 원리를 깨우쳤는데 몸은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엄 대표는 이미 하드웨어 분야가 병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성능이 아닌 가격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똑같은 성능의 액추에이터가 중국산은 50만원인데 국산은 200만원"이라며 "훌륭한 성능의 액추에이터를 만드는 국내 기업은 많지만 휴머노이드 기업이 부담 없이 쓸 만큼 싸게 만드는 곳은 적다"고 말했다. 제도적 처방으로는 국산 부품 사용을 유도하는 인증 제도를 제시했다. 엄 대표는 "중국산 로봇에 껍데기만 바꿔 국산으로 속여 파는 행위를 막고, 부품의 3분의 2 이상을 국산으로 쓴 로봇에 보조금을 주는 '국산 휴머노이드 인증 제도' 조성이 시급하다"며 "휴머노이드는 안보이자 주권 산업으로, 소버린 AI 다음은 소버린 휴머노이드"라고 강조했다. 첨단전략산업의 R&D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포괄임금제 지양과 야근 수당 지급, 구성원 과반 동의 등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해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김용석 교수는 로봇 몸체가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칩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총사업비 8000억원 규모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매우 기획이 잘 된 정부 과제"라고 평가했다. 칩을 사용할 수요기업과 칩을 개발할 팹리스가 한 팀이 돼 상용 수준의 시제품까지 만드는 구조여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다만 "M.AX 얼라이언스(제조업과 AI 기술을 결합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호에 그치지 않게 만들고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협력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작동시켜야 한다"며 "계획은 구체적이어야 하고 온 힘을 다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 정책, '팩토리'냐 '수매제'냐 정부 정책 가운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가장 뚜렷하게 갈린 대목은 데이터였다. 정부가 준비 중인 '데이터 팩토리' 사업을 두고 평가가 엇갈렸다. 장병탁 교수는 데이터 팩토리를 "우리나라다운, 나름의 엣지가 있는 한국형 피지컬 AI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거대언어모델(LLM)은 30년간 인터넷에 쌓인 데이터로 학습했지만 피지컬 AI는 아직 그런 데이터가 없어 이제 막 모으기 시작하는 단계"라며 "정부가 직접 하기보다 마중물 역할을 하고 민간에 맡기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 자체는 생성 기업이 보유하고 학습된 모델만 공유하는 연합학습(페더레이티드 러닝)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고 소개했다. 최홍섭 대표는 "정부 정책이 단순한 데이터 구축사업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가 지향하는 모델은 실험실이 아닌 '현장형 데이터 팩토리'다. 로봇을 실제 제조·물류·농업 현장에 RaaS로 투입해 매출을 만들면서 동시에 고품질 행동데이터를 축적하는 구조여야 데이터 수집이 비용으로만 남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반면 엄윤설 대표는 다른 방식을 제안했다. 엄 대표는 "격리된 공간에 전화부스처럼 만들어 놓는 데이터 팩토리보다는 일반인이나 자영업자가 바디캠을 착용하고 촬영한 1인칭 시점, 이른바 에고센트릭 데이터를 정부가 사주는 '데이터 수매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매니퓰레이터 기반 데이터는 표준화가 어려워 공유가 힘들지만, 바디캠으로 수집한 인간의 관절·뼈대 움직임 원시 데이터는 로봇 모델과 무관하게 리타게팅을 통해 표준화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법인 소속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확보하면 데이터 소유권 분쟁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남은 과제는 결국 '실행' 6인의 진단을 종합하면 한국형 피지컬 AI 정책의 좌표는 비교적 선명하다. 국가 아젠다 설정과 생태계 기획이라는 1단계는 통과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다음 문제는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다. 김용석 교수는 "지금이 바로 골든 타임이고 앞으로 5년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으며, 장병탁 교수는 "아직 (피지컬AI 산업은)초기여서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잘 적응하면 AI든, 로봇이든 정말 3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6.08.03 16:46진운용 기자

KAIST, 택배 배송 최적화 AI 모델 개발…실현 가능성부터 따져

최적의 실행 계획을 스스로 수립하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김민수 KAIST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은 AI가 강화학습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더 나은 선택을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 'RL-SPH'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기술은 AI가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 택배 배송이나 공장 생산계획, 병원 근무표 등 실행 가능한 계획을 짤 수 있다. 김민수 교수는 "복잡한 최적화 문제의 정답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프로그램인 '솔버' 등의 도움없이 AI가 스스로 최적의 실행조건을 찾아낼 수 있다"며 "향후 물류와 제조, 반도체 생산, 인력 운영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기반 의사결정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예를 들어 택배 배송은 배송 시간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차량 적재량과 기사 근로시간을 지키고 모든 배송지를 빠짐없이 방문해야 한다. 조건 하나만 어겨도 아무리 빠른 경로라도 실제로 사용할 수 없다. 전문용어로 정수선형계획법(ILP) 문제라는 것. 물류 배송과 차량 경로 탐색, 공장 생산 일정, 병원 근무표 작성 등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기존 AI는 비용이 적게 드는 계획을 제안하더라도 차량 적재량이나 근로시간 같은 현실적 조건을 위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전문솔버(Gurobi나 SCIP 등)가 마지막으로 오류를 수정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개발한 AI모델이 'RL-SPH'다. 이 모델은 처음부터 정답을 예측하는 대신 사람이 계획을 하나씩 고쳐 나가듯 현재 계획을 단계적으로 수정한다. 변수(인원 수, 차량 수, 생산량처럼 조정 가능한 값)를 하나씩 바꾸며 제약조건(반드시 지켜야 하는 현실의 조건)을 해결하고, 그 결과를 학습해 점점 더 나은 계획을 만들어간다. 제1저자인 이태훈 KAIST 전산학부 박사과정 연구생은 "가장 좋은 계획보다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계획을 먼저 찾도록 AI를 설계했다"며 "먼저 실행가능해(모든 제약조건을 만족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계획)를 찾고, 이후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2단계 탐색 전략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공장에서는 먼저 납기일과 설비 용량, 작업 인력 등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생산계획을 만든 뒤,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생산비와 시간을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또 변수와 제약조건 관계를 학습하는 새로운 AI 모델 'ILP-GT'와, 문제 해결에 가장 효과적인 변수부터 우선 수정하는 실행가능성 인식 탐색 전략을 적용해 계산 효율도 크게 높였다. 이태훈 연구생은 "대표적인 5종의 벤치마크에서 100% 실행가능해를 찾는 데 성공했다"며 "일반 정수 변수가 포함된 복잡한 문제에서도 같은 성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실험결과 최적해와의 차이를 나타내는 프라이멀 갭(Primal Gap)은 기존 휴리스틱 기법 대비 평균 28.6배, 탐색 과정 전체의 품질과 속도를 평가하는 프라이멀 인터그럴(Primal Integral)은 2.6배 개선됐다. 또한 처음으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찾는 시간도 평균 2.5배 빨랐다. 최신 AI 기술(PAS, DDIM, DiffILO 등)과 비교 결과에서도 'RL-SPH'만이 모든 벤치마크(SC, CA, IS)에서 실행 가능한 계획을 100% 도출했다. 학습 시간도 평균 30분으로 기존 기술보다 14.7배, 최근 비지도학습(정답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데이터에서 스스로 규칙을 찾는 AI 학습 방식) 기반 기술보다 약 34배 빨랐다. 특히 산업계와 학계에서 널리 사용하는 국제 최적화 벤치마크(MIPLIB)에서도 높은 범용성을 입증했다. 기존보다 최대 67배 큰 문제는 물론, 학습 과정에서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문제에서도 실행 가능한 계획을 안정적으로 찾아냈다. 김민수 교수는 실용화 관련 "가장 쉬운 실용화는 다른 시작 프라이멀 휴리스틱과 마찬가지로 기존 상용 솔버에 내장되는 것"이라며 "실험실 초기 버전에서는 2초 이내에 첫 실행가능해를 찾았고, 이는 100%의 실행가능해 도출률을 보인 기존 시작 프라이멀 휴리스틱보다 대략 180배 빠른 속도다. 매번 빠르게 판단을 내려야 하는 실시간 의사결정 시스템에 특히 적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또 "앞으로 물류와 제조, 반도체 생산, 인력 운영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AI 기반 의사결정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확장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열린 국제 기계학습 학회(ICML)에서 발표됐다. 한편 교신저자인 김민수 교수는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 박사를 받았다. 현재 KAIST 학술정보처장과 교원창업기업 그래파이 CEO를 맡고 있다.

2026.08.03 16:31박희범 기자

[현장] "AI 공급망 핵심 국가로"…정부·민간 협력 '국가AI컴퓨팅센터' 착공

정부가 전남 해남에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1만 5000장을 갖춘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부의 초기 투자와 민간 기업의 인프라 구축·운영 역량을 결합해 산·학·연에 대규모 연산 자원을 공급하고 국산 AI 반도체 개발·검증·상용화까지 지원하는 AI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부지에서 열린 국가AI컴퓨팅센터 착공식에서 "AI 컴퓨팅센터는 단순한 건물이나 인프라 환경이 아니라 전 세계에 토큰을 생산하는 '토큰 팩토리'"라며 "대한민국이 AI를 세계에 수출하는 국가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AI 고속도로'의 핵심 기반인 국가AI컴퓨팅센터 착공을 기념해 마련됐다. 행사엔 배 부총리를 비롯해 박지원·한준호·안도걸 국회의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명현관 해남군수, 우승희 영암군수, 안정태 민관 특수목적법인(SPC) 한국에이아이컴퓨팅센터(코아크·KOACC) 대표 등이 참석했다. 민간 컨소시엄에선 이준희 삼성SDS 대표와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 이병헌 삼성전자 상무, 임정순 클러쉬 대표, 노형래 KT 본부장 등이 자리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 공공 출자기관과 유관기관 관계자도 참석해 사업 경과를 공유하고 착공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민관 합작 SPC '코아크',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운영 전담 국가AI컴퓨팅센터는 정부의 마중물 투자와 민간 자본·전문성을 결합한 민관 협력 사업이다. 과기정통부와 금융위원회 국민성장펀드, 삼성SDS 컨소시엄은 지난 6월 특수목적법인(SPC) 한국에이아이컴퓨팅센터(코아크·KOACC)를 설립했다. 코아크는 국가AI컴퓨팅센터의 건설과 운영을 전담한다. 삼성SDS는 컨소시엄 대표사이자 코아크 최대 주주로 사업 수행 법인 설립을 주도했으며 향후 센터 구축과 운영을 총괄할 예정이다. 삼성SDS 컨소시엄에는 삼성SDS·네이버클라우드·삼성물산·카카오·삼성전자·클러쉬·KT·전남광주통합특별시·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등이 참여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사업자 공모에 해남 솔라시도를 입지로 단독 응찰한 이후 기술·정책 평가와 금융 심사, 국민성장펀드 출자 승인 등을 거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2조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가 과제다. 이날 배 부총리는 국가AI컴퓨팅센터 착공을 대한민국 AI 산업의 변곡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처음 사업을 공고했을 당시만 해도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수익성이 낮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며 "세계 여러 국가와 기업들이 대한민국의 AI 행보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AI를 활용하거나 메모리 반도체만 공급하는 국가에 머물지 않고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전국에 AI 데이터센터가 구축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전력과 용수 등 기반 인프라도 함께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2조5천억원 투입…40MW·AI 반도체 1만5천장 구축 국가AI컴퓨팅센터는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내 약 4만 8000㎡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된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약 2조 5000억원이 투입되며 전력 수전 용량은 40메가와트(MW) 규모다. 센터에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포함한 첨단 AI 반도체 1만 5000장 규모 컴퓨팅 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다. 해당 자원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에 제공해 초거대 AI 모델 개발과 대규모 데이터 학습·추론을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별 특화 AI 모델 개발과 AI 서비스 실증·검증 등 기술 개발 전 과정도 지원한다. 인프라 접근성이 낮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학계·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이용권과 요금 할인 등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를 위한 연구개발(R&D) 구역도 조성한다. 국산 NPU 설계와 시제품 개발을 위한 검증 환경을 제공하고 성능이 확인된 제품을 실제 상용 서비스에 적용해 개발부터 실증·상용화로 이어지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등 기반 시설 구축도 병행한다. 코아크는 한국전력에 전기 사용 신청을 완료했으며 용수 인입 관로 공사와 건물 신축, 고성능 AI 서버 운영을 위한 설비 공사를 추진한다. 센터가 완공되기 전인 내년에는 일부 AI 컴퓨팅 자원을 삼성SDS 데이터센터에서 먼저 제공해 산·학·연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SDS "최고 수준 인프라"…전남광주 "이제부터 속도전"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국가AI컴퓨팅센터를 단순한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이 아닌 민관 협력형 AI 인프라 모델로 규정했다. 그는 "국가AI컴퓨팅센터는 단순히 하나의 시설을 건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와 민간이 손을 잡고 대한민국의 AI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특별한 협력 모델"이라며 "우리는 센터의 동반자이자 최대 주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주주사를 대표해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과 민관 협력 시너지 극대화, 지역 동반 성장 등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기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고성능·고효율 컴퓨팅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참여 기업들과 긴밀히 소통해 국가 산업과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성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해남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관련 인재가 모이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의 첫걸음이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위대한 시작이 되도록 코아크와 주주사들이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센터의 적기 가동을 위한 행정·기반시설 지원을 약속했다. 민 시장은 "이제부터는 속도전"이라며 "센터가 2028년 본격 가동할 수 있도록 필요한 행정 절차와 기반 시설을 모두 챙기고 AI 산업의 전환이 지역 일자리와 소득,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배 부총리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국내에 GPU가 몇 장 있는지를 고민했지만 이제는 많은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가 한국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는 우리가 AI 혁명의 주인공이 돼 산업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AI컴퓨팅센터가 성공적으로 구축·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가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2026.08.03 16:25한정호 기자

공공데이터, 이제 AI와 대화로 찾는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공공데이터포털을 전면 개편해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공공데이터를 단순히 쌓아두고 찾아가는 방식에서, 이용자가 AI에게 필요한 내용을 자연스럽게 묻고 바로 관련 데이터를 추천받는 방식으로 바꾸는 데 있다. 행안부는 국민과 기업이 공공데이터를 더욱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포털'을 전면 고도화해 시범서비스를 개시한다고 3일 밝혔다. 기존 포털에서는 원하는 자료를 찾기 위해 정확한 검색어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새 서비스에서는 일상적인 문장으로 질문해도 AI가 뜻을 파악해 적절한 공공데이터를 연결해준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생활 정보나 산업 현황, 교통·복지 관련 자료처럼 목적 중심의 질문을 던지면 그에 맞는 데이터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사용자 화면도 더 직관적으로 바뀌었다. 복잡했던 이용 흐름을 정리하고, 정부 통합 로그인 체계인 Any-ID를 적용해 접속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AI가 데이터의 핵심 내용을 짧게 정리해주는 기능과, 사회적 관심사나 최신 흐름에 맞춰 활용할 만한 데이터를 보여주는 추천 기능도 새롭게 들어갔다. 데이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필요한 정보를 훨씬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행정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다. 정부는 공공데이터의 개방과 공유 체계를 한곳으로 모으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개편은 그 기반을 닦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국가공유데이터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기관별 데이터 관리 업무도 더 효율적으로 바꿨다. 특히 표준 API를 활용한 연계 범위를 넓혀 데이터 목록 정비 과정의 자동화를 강화했다. 데이터 관리 품질을 높이기 위한 기능도 추가됐다. AI를 활용해 데이터 설명을 자동으로 작성하고, 통계 분석과 시각화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도 제공한다.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하면서 생길 수 있었던 입력 오류를 줄이고, 데이터 관리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비스 운영 환경도 함께 손봤다. AI 기반 서비스 이용이 늘고 접속량이 많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충했고, 실시간 API 이상징후 감지와 블랙 IP 차단 같은 보안 대응 체계도 강화했다. 이용자가 몰리는 상황에서도 서비스가 멈추지 않도록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행정안전부는 약 두 달 동안 시범 운영을 진행하면서 실제 이용자와 현장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를 계속 보완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이 정식 운영으로 이어지면, 국민은 필요한 공공데이터를 더 쉽게 찾고 활용할 수 있고, 기업 역시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더 유리한 환경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8.03 16:03남혁우 기자

[이광재 칼럼] 코스닥을 살려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산다

지난 7월 말, 우리 주식시장은 깊은 충격에 빠졌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졌다는 사실보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큰 불안을 느꼈다. 주식시장은 원래 위험을 감수하는 공간이다. 주가가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 주가가 오르고, 실적이 나빠지면 주가가 떨어진다. 그것이 시장의 원리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위험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기능의 문제다. 시장이라는 자동차의 엔진이 고장 났는데 운전자에게 운전을 더 조심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번 사태를 단순한 주가 하락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진짜 문제는 코스닥 시장의 붕괴다. 코스닥은 단순한 주식시장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자라는 곳이다. 바이오와 인공지능, 반도체와 로봇, 우주항공과 양자기술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곳이다. 미국의 나스닥이 애플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를 키워 냈듯이 코스닥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키워 내는 토양이다. 문제는 지금 그 토양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직장인 김 씨는 3년 동안 월급을 아껴 바이오 기업과 이차전지 기업의 주식을 사 모았다. 그는 단기 매매를 하지 않았다. 회사를 분석했고, 재무제표를 읽었으며, 연구개발 자료를 찾아봤다. 한국의 미래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기업의 연구개발은 계속됐고, 공장도 돌아가고 있었으며, 수출도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주가는 고점 대비 70% 넘게 하락했다. 김 씨는 이렇게 말한다. "회사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나도 투기를 한 것이 아닌데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입니까." 중소기업 대표 박씨의 이야기는 더 절박하다. 그는 직원 120명과 함께 의료용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10년 동안 연구에 매달렸고, 수백억 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투입했다. 그는 은행 대출 대신 주식시장을 선택했다.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장 전체가 흔들리면서 회사의 시가총액은 반 토막이 났다. 연구원들은 불안해했고, 신규 채용 계획은 중단됐다. 해외 투자자들은 투자를 보류했고, 거래처들은 회사의 재무 상태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기술은 그대로인데 시장의 평가만 무너진 것이다. 직원들의 심정도 다르지 않다. 한 연구원은 스톡옵션을 받아 집을 장만할 꿈을 꾸고 있었다. 그는 회사를 대기업 대신 선택했다. 월급은 적었지만, 회사를 함께 성장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가가 폭락하면서 스톡옵션은 종잇조각이 될 위기에 놓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열심히 연구하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미래가 아니라 내일이 걱정됩니다." 투자자와 기업인, 연구원과 직원 모두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도대체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손님이 사라진 것이다. 전통시장에 손님이 몰려야 물건값이 제값을 받듯이 주식시장에도 자금이 흘러야 기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된다. 그런데 지금은 자금이 일부 상품에만 집중되고 있다. 초단기 매매와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의 중심이 되면서 장기 투자 자금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바이오와 인공지능, 로봇과 우주항공처럼 서로 전혀 다른 업종의 주가가 동시에 급락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개별 기업의 실패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책의 방향이었다. 대표적인 대책은 일정 규모의 예탁금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놀이공원의 입장료를 올리는 것과 비슷하다. 입장한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그대로 두고 입구만 좁힌 것이다.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났다.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중소형 주식을 대거 매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불을 끄려고 물을 뿌렸는데 옆집까지 함께 물에 잠기게 된 셈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상장폐지 기준의 강화다. 원칙적으로 보면 상장폐지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회계 부정을 저지르거나 경영 능력을 상실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돼야 한다. 그래야 시장의 신뢰가 유지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홍수가 나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는데 집값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철거 명령을 내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시가총액 기준만 적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까지 함께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 코스닥 시장은 거대한 숲과 같다. 삼성전자와 같은 큰 나무도 중요하지만, 수많은 작은 나무 역시 중요하다. 큰 나무는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야 비로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다. 오늘의 작은 바이오 기업이 내일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될 수 있다. 오늘의 인공지능 기업이 미래의 엔비디아가 될 수도 있다. 오늘의 반도체 장비 기업이 미래의 ASML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바로 이 점을 이해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 기업들은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투자를 유치한다. 투자자들은 당장의 이익보다 기술력과 특허, 연구개발 능력과 시장 지배력을 함께 평가한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여야 한다. 기술 기업은 제조업과 다르다. 공장을 짓는 대신 연구원을 채용하고, 기계를 사들이는 대신 특허를 확보한다.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의 가능성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미래의 가능성을 평가하기보다 당장의 숫자만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첫째, 시장 전체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시가총액 기준 적용을 일정 기간 유예할 필요가 있다. 둘째, 연구개발 투자 규모와 특허 보유 현황, 매출 증가율과 고용 창출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셋째, 회계 부정과 자본잠식,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엄격하게 대응해야 한다. 넷째, 인공지능과 바이오, 반도체와 로봇 산업과 같은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심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일시적인 시장 충격 때문에 우량 기업이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안정화 장치를 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투기를 막아야 한다. 그러나 혁신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 시장은 살아 있는 생태계와 같다. 나무를 키우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나무를 베어 내는 데는 단 몇 분이면 충분하다. 코스닥 시장은 단순한 주식시장이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시험하는 거대한 실험실이다. 이곳이 무너지면 기업이 무너지고, 기업이 무너지면 일자리가 무너진다. 그리고 일자리가 무너지면 결국 국가의 미래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과속이 문제라면 과속을 잡아야 한다. 자동차를 없애서는 안 된다. 지금 대한민국 자본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높은 담장이 아니다. 혁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다. 코스닥을 살리는 일은 몇몇 기업을 살리는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살리는 일이다.

2026.08.03 14:28이광재 컬럼니스트

[AI는 지금] 오픈AI 해킹 사고에 샘 알트먼도 긴장…"AI 속도 조절 필요"

미국 인공지능(AI) 연구자들이 정부에 개발 속도를 조절할 안전장치를 요구한 데 이어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했다. 오픈AI 에이전트의 허깅페이스 침해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AI 개발 경쟁과 사회의 대응 속도 사이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알트먼 CEO는 최근 AI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새로운 AI 능력이 등장하는 속도에 맞춰 사회가 안전장치를 갖추고 적응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알트먼 CEO의 발언은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 딥마인드 등 주요 AI 기업 소속 연구자들이 미국 정부에 '페이싱 더 프런티어' 공개 서한을 보낸 뒤 나왔다. 이들은 AI 개발을 중단하기보다 위험이 커질 때 속도를 낮출 수 있는 평가 체계와 정책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근 발생한 허깅페이스 침해 사건도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오픈AI가 사이버보안 능력을 평가하던 AI 에이전트가 시험 환경에서 벗어나 외부 허깅페이스 시스템에 접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해당 모델은 외부 인터넷과 분리된 환경에서 작동해야 했지만 시험 환경의 허점을 통해 실제 시스템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람의 직접적인 조작 없이 AI 에이전트가 외부 시스템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경계심을 키웠다. 공격 방식 자체는 새로운 취약점을 찾아내거나 흔적을 감추는 고도화된 해킹과는 거리가 있었다. 모델은 비교적 단순한 방식으로 시스템 접근을 시도했고 공격 과정도 거칠고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테크크런치는 "정교한 사이버 작전이라기보다 닉슨 측 인사들이 워터게이트에 침입한 사건에 가까웠다"며 "모델은 은밀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었고 그렇게 하라는 지시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AI의 고도화된 공격 능력보다 시험 환경의 관리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외부 인터넷과 차단돼야 할 모델이 실제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고 침해를 막을 기본적인 조치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AI 안전 논의도 개발을 빠르게 할지 늦출지를 둘러싼 가속·감속 논쟁에서 시험 환경과 에이전트 권한을 어떻게 통제할지로 넓어지고 있다. AI가 외부 시스템에 접속하고 코드를 실행하는 만큼 보안 평가 단계부터 네트워크 격리와 최소 권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크크런치는 "가속과 감속이라는 구도는 AI가 나아갈 길이 하나뿐이고 우리가 속도만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만든다"며 "다른 안전장치를 만들거나 다른 경로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I 기업들이 실제로 개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안전을 강조하더라도 경쟁사의 신모델 출시와 투자 유치, 매출 확대 압박이 커지면 다시 개발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어서다. 테크크런치는 "AI 기업들이 내놓는 신중론은 경쟁 압력이 커질 때 뒤집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일이 기업들이 보안 문제를 더 신중하게 다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6.08.03 14:22장유미 기자

'국가AI컴퓨팅센터' 첫 삽…2028년 첨단 GPU 1만5천장 구축

정부가 인공지능(AI) 경쟁력의 핵심 기반인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에 본격 나선다. 2028년까지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5000장 규모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해 산·학·연 AI 연구개발과 서비스 환경을 지원하고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도 함께 육성한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일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부지에서 국가AI컴퓨팅센터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정부가 추진하는 'AI 고속도로'의 핵심 인프라로, 최신 AI 컴퓨팅 자원을 확보해 국내 AI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사업자 공모를 거쳐 삼성SDS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컨소시엄에는 삼성SDS를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 삼성물산, 카카오, 삼성전자, KT,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등이 참여한다. 정부는 공공의 마중물 투자와 민간 자본을 결합하기 위해 과기정통부, 국민성장펀드, 삼성SDS 컨소시엄이 공동 출자한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 '한국에이아이컴퓨팅센터(코아크, KOACC)'를 지난 6월 10일 설립했다. 코아크는 향후 국가AI컴퓨팅센터의 구축·운영을 전담 추진한다. 이날 착공식에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해 박지원 의원, 한준호 의원, 안도걸 의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안정태 코아크 대표, 이준희 삼성SDS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본 사업 민간 컨소시엄, 산업은행·기업은행·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에서 참석했다. 행사에선 사업 경과보고와 비전 선포, 착공 세리머니 등이 진행됐다. 코아크는 현재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확보를 위한 기반 시설 구축을 진행 중이다. 한국전력에 전기 사용을 신청하고 용수 인입 관로 공사를 추진하는 한편, 건물 신축과 AI 서버 운영 시설 공사를 병행해 2028년까지 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정부는 AI 컴퓨팅 수요에 조기 대응하기 위해 센터가 완공되기 전인 2027년부터 일부 AI 컴퓨팅 자원을 삼성SDS 데이터센터에서 먼저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산·학·연이 필요한 AI 인프라를 보다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가 구축되면 산·학·연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 AI 혁신 수요를 지원하는 동시에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센터에는 연구개발(R&D) 구역도 조성된다. 국산 AI 반도체 설계와 시제품 개발을 위한 검증 환경을 제공하고 성능이 검증된 제품의 상용 서비스 운영까지 지원해 국내 AI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국가AI컴퓨팅센터의 초기 운영에 필요한 수요 연계와 자금 확보 등 정책적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배 부총리는 "국가AI컴퓨팅센터를 통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첨단 GPU 확보와 국산 AI 반도체 활성화를 병행 추진해 AI 풀스택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가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확장 가능한 입지를 바탕으로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으로 발돋움해 지역과 국가가 함께 성장하는 균형발전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2026.08.03 14:01한정호 기자

한국엡손, 넥스팟솔루션과 보안 라벨 분야 협업 확대

한국엡손은 3일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 넥스팟솔루션과 위조 방지 보안 라벨 시장 확대와 고부가가치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넥스팟솔루션은 의류, 화장품,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인형 라벨, QR코드 기반 정품 인증 라벨 등 위조방지 솔루션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사진 촬영이나 스캔 등으로 복제할 수 없는 라벨 구현에는 디지털 라벨 전문 장비인 엡손 슈어프레스 L-6534VW를 활용했다. 슈어프레스 L-6534VW는 엡손 독자 개발 '디지털 바니시' 잉크로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광학 효과 구현, 차폐성을 강화한 화이트 잉크 출력 등을 지원한다. 지난 7월 29일 한국엡손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세이코 엡손과 한국엡손, 넥스팟솔루션 관계자들이 참석해 디지털 라벨 시장에서의 기술 협력과 신규 비즈니스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향후 엡손 슈어프레스 L-6534VW와 넥스팟솔루션 보안 기술을 결합해 차별화된 보안 라벨 솔루션을 공동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기존 QR 기반 인증 기술과 디지털 바니시 등 특수 인쇄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보안 라벨 솔루션을 시장에 확대하고, 기존 고객에게도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라벨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엡손 관계자는 "최근 한국산 제품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며 화장품, 식품, 건강기능식품, 산업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위조상품 유통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의 진위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위조방지 기술과 보안 라벨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모로후시 준 한국엡손 대표는 "엡손의 디지털 인쇄 기술과 넥스팟솔루션의 보안 기술을 결합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국내 보안 라벨 시장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8.03 09:34권봉석 기자

금융권 침투테스트 가이드라인 나왔다

금융보안원이 인공지능(AI) 악용 공격이 고도화되고 여러 취약점을 연계한 침투가 증가하는 만큼, 금융 회사가 침투테스트를 일관된 기준에 따라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금융보안원은 실제 공격자 관점의 침투 테스트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금융분야 침투테스트 수행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개인정보 상시평가 모의해킹 항목 신설,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 기술심사 모의 침투 도입 등 침투테스트 관련 제도적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침투 테스트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수행 기준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금융회사가 일관된 기준에 따라 침투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금융에 특화된 실무 중심 내용으로 구성해 활용도도 높였다. 먼저 ▲사전준비 ▲점검 수행 ▲결과보고 ▲사후관리 등 단계별 수행 절차를 제시하고, 금융회사가 침투테스트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3개 분야 6개 항목으로 구성된 체크리스트를 함께 제공한다. 아울러 정보 수집부터 목표 달성까지의 실제 공격 흐름을 재현하는 시나리오 기반 점검 기준을 제시했다. 단순히 취약점 목록을 도출하는 것에서 나아가 초기 침투, 내부 확산, 핵심 자산 접근 등으로 이어지는 실제 공격 흐름을 재현해 보안 체계의 실효성을 높였다는 것이 금융보안원의 설명이다. 금융보안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화이트해커로 구성된 침투테스트 전문 부서인 '레드 아이리스(RED IRIS)'를 운영하고 있다. 다년간 축적한 금융권 침투테스트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침투테스트 수행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박상원 금융보안원장은 "AI를 악용한 공격이 빠르게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금융회사가 실제 공격에 대한 대응 역량을 스스로 검증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금융회사가 침투테스트를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지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8.03 09:18김기찬 기자

웨카, 안드로메다와 파트너십 체결해 글로벌 규모의 AI 워크로드 지원

이번 파트너십으로 인해 안드로메다의 글로벌 공급자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일관되고 고성능의 AI 스토리지가 제공되며, AI 팀의 혁신 총비용 절감 캠벨, 캘리포니아, 2026년 8월 3일 /PRNewswire/ -- AI 데이터 및 메모리 인프라 기업인 웨카(WEKA)가 7월 30일, AI 팀과 고성능 컴퓨팅을 연결하는 플랫폼인 안드로메다(Andromeda)가 관리형 GPU 클러스터를 위한 핵심 AI 데이터 스토리지 계층으로 웨카 뉴럴메시(NeuralMesh) 플랫폼을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안드로메다의 고객들은 이제 전용 뉴럴메시 또는 GPU 네이티브 방식의 웨카 뉴럴메시 액손(NeuralMesh Axon) 배포를 통해, 하이퍼스케일러나 AI 클라우드 환경에 관계없이 모든 클러스터에서 일관된 스토리지 성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WEKA and Andromeda: powering AI teams building at the frontier 모든 환경에서 GPU에 데이터를 원활히 공급하다 안드로메다는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모든 팀이 고성능 컴퓨팅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해, 하드웨어 접근성이 아닌 아이디어 자체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요 AI 연구소,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제공업체들과 협력하며 전 세계 공급망 전반에서 학습 및 추론 작업을 배분한다. 안드로메다는 전 세계 50개가 넘는 컴퓨팅 제공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계속 성장하는 관리형 클러스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학습 및 추론 워크로드를 라우팅하고 있다. 안드로메다 플랫폼상의 모든 클러스터는 어떤 사업자가 인프라를 운영하든 동일한 품질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이 회사는 고객에게 제공되기 전 각 클러스터를 GPU, 스토리지, 네트워크 패브릭, 보안 측면에서 인증한다. 이 과정에서 공급업체마다 스토리지 환경이 달라 클러스터마다 성능 격차가 발생하는 까다로운 과제가 드러났다. 웨카와의 협력을 통해 안드로메다는 기존 하드웨어에서 상당한 성능 향상을 이뤄냈으며, 몇 분 만에 배포를 완료하고, 모든 제공업체에서 일관성을 확보하며, 스토리지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안드로메다의 윌 모셰이(Wil Moushey) 최고경영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의 목표는 컴퓨팅의 전 세계적 흐름을 실현하는 것이며, 이는 우리가 제공하는 모든 클러스터가 그 용량이 어디서 오든 반드시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웨카 뉴럴메시로 표준화함으로써 우리 고객들은 성능이 결정되는 스토리지 및 메모리 계층에서 하이퍼스케일러급 일관성과 오픈마켓의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휴 상태의 GPU는 AI 혁신의 속도를 저해하고 있다. 웨카는 우리가 관리하는 모든 GPU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몇 분 만에 배포 완료되는 GPU 네이티브 AI 스토리지 및 메모리 한 연구소가 클러스터에 제공된 스토리지로 인해 워크로드에 병목현상을 겪고 있음을 발견했을 때, 안드로메다는 동일한 하드웨어에 뉴럴메시 액손을 배포해 추가 인프라 없이도 해당 연구소가 필요로 하는 성능을 확보했다. 뉴럴메시 액손은 뉴럴메시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GPU 네이티브 배포 방식이다. 이는 스토리지를 안드로메다의 GPU 서버에 직접 통합해, 각 클러스터가 보유한 기존 NVMe를 통합된 고성능 데이터 계층으로 전환함으로써 학습과 추론에 최고 속도로 데이터를 공급한다. 해당 인프라가 이미 랙에 설치돼 전력이 공급되고 비용이 지불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는 추가적인 공간이나 전력 소모, 비용 없이 성능만을 향상한다. 뉴럴메시 쿠버네티스 오퍼레이터(NeuralMesh Kubernetes Operator)를 활용해 안드로메다는 몇 분 만에 완전한 뉴럴메시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으며, 스택의 다른 모든 계층을 운영하는 동일한 워크플로를 통해 전체 클러스터 네트워크를 관리할 수 있다. 안드로메다의 뉴럴메시 배포 가운데 약 절반은 뉴럴메시 액손 방식으로 운영되며, 나머지는 모든 GPU 코어와 모든 기가바이트의 메모리를 자신의 워크로드에 전용으로 할당해야 하는 고객들을 위한 전용 뉴럴메시 배포로 운영된다. 배포되는 위치에 관계없이, 뉴럴메시는 그 아래에 어떤 제공업체의 하드웨어가 있든 동일한 성능 기준을 제공한다. 이러한 신뢰성 덕분에 안드로메다는 이전에는 공유 스토리지가 없었던 클러스터에도 고객들을 온보딩할 수 있게 됐다. 안드로메다의 효과는 명확하다. 즉시 가동 가능: 신규 뉴럴메시 액손 클러스터는 최소 10분 만에 배포되므로, AI 팀은 클러스터가 가동되는 당일부터 워크로드를 실행할 수 있다. 신속한 반복 작업: 안드로메다가 관리하는 클러스터에서 작업하는 AI 팀들은 환경 시작 로딩 시간이 3분에서 30초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하루에 더 많은 실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대규모 성능: 뉴럴메시 액손으로 운영되는 안드로메다 클러스터는 클러스터당 초당 400GB가 넘는 지속적인 처리량과 실제 운영 환경에서 초당 600만 IOPS가 넘는 성능을 달성하고 있다. 이러한 성능 덕분에 안드로메다의 한 바이오테크 고객사는 디렉터리당 10억 개 파일이 관여되는 메타데이터 집약적 전송 작업을 몇 시간이 아닌 몇 분 만에 완료할 수 있었다. 네이티브 복원력: 안드로메다 클러스터 전반에 걸쳐 장애가 확산될 위험이 있을 때, 뉴럴메시는 이를 차단해 클러스터의 가용성을 유지함으로써 모든 고객의 워크로드를 보호한다. 안드로메다의의 비쉬바지트 커(Vishvajit Kher) 리드 아키텍트는 "안드로메다의 첫 웨카 뉴럴메시 액손 배포는 베어메탈 상태에서 구축을 완료하는 데 단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의 청사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공유 스토리지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웨카 뉴럴메시를 배포하기만 하면 확실한 성능이 보장된다. 이는 시중의 대안들보다 최대 90% 저렴한 완전한 기능을 갖춘 시스템으로, 우리가 규모를 확장할수록 누적되는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절감된 모든 비용은 우리가 서비스하는 AI 팀들에게 그대로 혜택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웨카의 리란 즈비벨(Liran Zvibel)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안드로메다는 50개 이상의 서로 다른 제공업체에서 공급되는 컴퓨팅을 하나의 플랫폼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AI 인프라의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웨카 뉴럴메시는 그러한 약속을 데이터 계층까지 확장해, 전 세계 어디서든 어떤 GPU 제공업체의 하드웨어에서도 몇 분 만에 배포되고 학습 및 추론 워크로드에 최고 속도로 데이터를 공급한다. 안드로메다에서 작업하는 팀들은 스토리지에 대한 고민을 완전히 건너뛰고 곧바로 혁신을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함께 AI 팀들이 아이디어에서 결과에 이르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AI 인프라로의 확장 안드로메다는 전용 배포와 GPU 네이티브 배포를 모두 아우르며 자사의 글로벌 플랫폼 전반에 웨카 뉴럴메시를 배포하고 있다. 안드로메다가 글로벌 플랫폼을 확장하는 가운데, 이번 파트너십은 이미 차세대 AI 하드웨어로도 확대되고 있다. 안드로메다에서 워크로드를 운영하고자 하는 AI 팀은 andromeda.ai에서 시작할 수 있다. 다음 링크를 통해 웨카의 스토리지 및 메모리 솔루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웨카 뉴럴메시: https://www.weka.io/product/neuralmesh/ 웨카 뉴럴메시 액손: https://www.weka.io/product/neuralmesh-axon/ 안드로메다 소개안드로메다는 컴퓨팅 자원의 구매자와 공급자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해 AI 인프라의 구매와 판매, 운영을 더 쉽게 만들어준다. 이는 하이퍼스케일러의 단순함과 신뢰성을 오픈마켓의 유연성, 속도, 경제성과 결합한 것이다. 구매자는 하나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전 세계 컴퓨팅 제공업체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으며, 예약형, 온디맨드형, 스팟 용량 모두가 일관된 벤치마크를 기준으로 검증된다. 공급자는 고객을 유치하고 GPU 클러스터를 운영하며 대규모로 용량을 수익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전문성, 유통망을 제공받는다. 안드로메다는 50개가 넘는 용량 제공업체를 통해 100개가 넘는 AI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십억 GPU 시간을 지원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www.andromeda.ai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웨카 소개웨카는 에이전틱 AI의 경제성을 혁신하는 AI 데이터 및 메모리 인프라 기업이다. 웨카® 뉴럴메시™ 플랫폼은 고성능 데이터 스토리지와 GPU 메모리를 필요한 곳 어디에서든 운영할 수 있도록 확장해, 기업과 AI 클라우드 제공업체, AI 개발자들에게 학습, 추론, 에이전틱 워크로드를 위한 통합된 기반을 제공한다. 웨카 증강 메모리 그리드(Augmented Memory Grid)를 통해 뉴럴메시는 GPU 메모리 용량을 1000배까지 확장하고, 첫 토큰까지의 시간을 최대 20배 단축하며, 동일한 GPU 규모로 10배 더 많은 동시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실제 운영 환경 벤치마크를 통해 입증됐다. 세계적인 대기업과 최전선의 연구소, AI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웨카는 고객들이 GPU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와트당 더 많은 토큰을 생성하며, 토큰당 비용을 낮추고, 프로덕션 AI를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세한 내용은 www.weka.io를 방문하거나 링크드인과 엑스(X)에서 확인할 수 있다. WEKA, WEKApod 및 W 로고는 WekaIO, Inc.의 등록 상표이다. 본문에 언급된 기타 상표명은 해당 소유자의 상표일 수 있다. WEKA, The Foundation for Enterprise & Agentic AI Innovation

2026.08.03 07:10글로벌뉴스

로보택시 견제 손잡은 우버·노조…공통의 적은 웨이모

자율주행차 확산을 주도해 온 우버가 로보택시 규제를 둘러싸고 노동조합과 뜻밖의 연대에 나섰다. 운전자 일자리 보호를 주장하는 노조와 인간 운전자·자율주행차가 함께 운영되는 플랫폼을 지키려는 우버의 이해관계가 웨이모 견제라는 지점에서 맞아떨어진 결과다. 우버가 미국 주요 도시의 로보택시 규제 논쟁에서 노동조합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거 차량호출 운전자의 근로자 지위와 복지 문제를 놓고 노동계와 충돌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워싱턴DC 의회는 승객과 화물 운송에 자율주행차를 광범위하게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주행차 배치 승인 개정법'을 심의하고 있다. 노동계는 로보택시가 운전자의 임금과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며 법안에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DC에서는 약 3만 5000명이 플랫폼 운전기사로 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방정부 감원 등으로 지역 일자리가 급감한 상황에서 로보택시 도입이 고용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버도 자율주행차의 전면적인 확산보다는 인간 운전자와 자율주행차가 함께 운행하는 '혼합형 네트워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리 햇필드 우버 자율주행차·인공지능 정책 담당 이사는 “교통의 미래는 인간 운전자와 자율주행차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분법적 문제가 아니다”며 “두 방식이 나란히 운영되면서 서로 다른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버는 자율주행차 도입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법안이 운전자들의 직업 전환과 소득 감소 문제를 충분히 다루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버 측은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차 한 대가 운전자 약 네 명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으며, 로보택시 확대 이후 운전자 가동률과 수입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뉴저지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버 측은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향후 3년간 전체 운행 85%를 인간 운전자에게 배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웨이모와 같은 로보택시 전용 사업자도 현지에서 인간 운전자를 활용해야 한다. 우버와 노동계가 손을 잡은 배경에는 웨이모와의 경쟁도 자리 잡고 있다. 웨이모는 우버와의 제휴 종료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오스틴과 애틀랜타에서 진행 중인 협력도 2028년 종료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별도 규제가 없다면 웨이모가 지역 차량호출 시장을 독점하고 인간 운전자 기반 서비스가 빠르게 퇴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혼합형 네트워크를 의무화하는 규제가 자율주행차로 전환하는 현실적인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웨이모는 시장 운영 형태를 규제로 정해서는 안 되며 인간 운전자와 로보택시 가운데 무엇을 이용할지는 승객이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워싱턴DC 법안이 통과되면 현지에서 수백 명을 새로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우버와 노동조합의 목표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우버는 인간 운전자를 포함한 자사 플랫폼 구조를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노동계는 자율주행차 확산 자체가 대규모 실직과 교통 혼잡, 안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양측의 연대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공통된 반대라기보다, 웨이모 중심의 로보택시 전용 시장을 막기 위한 한시적 이해관계 결합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2026.08.02 11:00류은주 기자

[AI 고속도로] 엔비디아·AMD 손잡은 韓…AI 인프라 생태계 다변화

정부가 엔비디아에 이어 AMD와도 인공지능(AI) 컴퓨팅 협력을 확대하면서 국내 AI 인프라 생태계가 다변화하고 있다. 특정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중앙처리장치(CPU)·GPU·신경망처리장치(NPU)를 함께 활용하는 개방형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AI 반도체, 시스템 소프트웨어(SW) 기업까지 참여하는 생태계 확장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엔비디아와 GPU 협력에 이어 AMD와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AI 컴퓨팅 경쟁의 중심이 단일 GPU 확보를 넘어 다양한 연산 자원을 효율적으로 조합하는 구조로 이동하면서 국내 AI 인프라 전략 역시 생태계 중심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정부가 AMD와 체결한 양해각서(MOU)의 핵심도 개방형 AI 컴퓨팅 생태계 구축이다. AMD CPU·GPU와 국산 NPU를 연계한 이기종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메모리와 데이터처리장치(DPU),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네트워크, 서버, 오케스트레이션 SW 등 국내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AI 컴퓨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최근 AI 인프라 경쟁 양상이 달라지고 있어서다. 대규모 AI 모델 학습 중심에서 AI 에이전트와 기업용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추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GPU 하나만으로 모든 연산을 처리하기보다 CPU와 GPU, NPU를 워크로드에 맞게 조합하는 방식이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정부 역시 올해 AI 컴퓨팅 자원 확충 사업을 통해 엔비디아 차세대 GPU를 대규모 확보하는 동시에 국가AI컴퓨팅센터와 국산 NPU 생태계 육성을 병행 중이다. GPU 확보와 함께 다양한 AI 반도체가 함께 활용되는 환경을 구축해 국내 AI 인프라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민간 기업들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최근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브룩필드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과 GPU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엔비디아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 데이터센터 확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올해 초 AMD와도 협력해 하이퍼클로바X 운영 환경에 AMD GPU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AI 인프라 선택지를 확대한 모습이다. AI 스타트업들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업스테이지는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AMD GPU와 ROCm 생태계를 활용하기로 했으며 정부의 독자 AI 모델 프로젝트와도 연계해 개방형 AI 플랫폼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IT서비스·클라우드 업계 역시 변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SDS, LG CNS, KT클라우드 등은 국산 NPU를 활용한 서비스형 NPU(NPUaaS)와 관련 플랫폼을 잇달아 출시해왔다. GPU 중심 인프라에서 벗어나 고객이 AI 서비스 특성에 맞춰 GPU와 NPU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서 AI 인프라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변화는 AI 인프라 경쟁의 범위도 넓히고 있다. 과거에는 GPU 확보 자체가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냉각, 네트워크, 서버, 클라우드 플랫폼, AI 운영 SW까지 통합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 중이다. 정부 역시 AI 경쟁력을 반도체 공급에만 국한하지 않고 데이터센터와 AI 컴퓨팅 자원, 테스트베드, 산업 생태계를 모두 연결하는 종합 AI 인프라 전략으로 확대하고 있다. AI 생산기지와 데이터센터 허브를 구축하고 국내외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움직임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엔비디아와 AMD는 최근 잇따라 국내 AI 연구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한국을 아시아 AI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단순한 반도체 판매를 넘어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생태계 확대까지 경쟁 환경이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립적이면서도 개방적인 AI 컴퓨팅 인프라 기반 확보가 중요하다"며 "AMD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AI 컴퓨팅 인프라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6.08.02 10:25한정호 기자

대한민국 전기차 지형도, 이제 가격보다 신뢰가 움직인다

'모빌리티 판 읽기'는 모빌리티 시장의 흐름을 사회·경제·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변화의 본질과 앞으로의 방향을 짚는 분석 시리즈입니다.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한동안 전기차 시장을 설명하는 단어는 '캐즘'이었다. 관심은 있지만 구매는 망설이는 시기,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소비자의 확신은 그만큼 빨리 따라오지 못하는 시기였다. 그런데 최근의 흐름은 조금 다르다. 전기차는 다시 소비자의 선택지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6년 6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3만 805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1만 9453대로 전체의 51.1%를 차지했다. 수입차 시장만 놓고 보면 6월에 팔린 차 두 대 중 한 대가 전기차였던 것이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1만 1119대, BYD가 4652대를 기록했고, 6월 수입차 상위 3개 모델도 테슬라 Model Y L, 테슬라 Model Y 프리미엄, BYD 돌핀이 차지했다. 이 수치만 보면 전기차 시장은 이미 대세로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장의 표면 아래에는 다른 질문이 놓여 있다. 소비자는 왜 전기차를 선택하는가. 그리고 더 정확히는, 무엇을 믿고 전기차를 선택하는가. 전기차 구매는 단순히 엔진을 모터로 바꾸는 일이 아니다. 충전 환경, 배터리 수명, 보조금, 중고차 가격, AS,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결정이다. 내연기관차를 살 때도 소비자는 많은 것을 비교했지만, 전기차는 비교의 범위가 훨씬 넓다. 차 자체의 상품성뿐 아니라 구매 이후의 불확실성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전기차 시장의 본질이 가격 경쟁을 넘어 '신뢰 경쟁'으로 이동하는 이유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수는 BYD다. BYD는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6월에는 돌핀을 앞세워 4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상위권에 진입했다. 돌핀은 6월 수입차 모델별 판매 3위에 올랐고, 씨라이언7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중요한 것은 이 실적이 7월 이전, 즉 보조금이 적용되던 시기의 결과라는 점이다. BYD의 진정한 시험대는 7월 이후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에서 총 35개 참여 업체 중 27개 업체를 선정했다. 이 평가에서 선정되지 않은 업체는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며, BYD는 7월부터 국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는 단순히 한 브랜드의 보조금 이슈로 보기는 어렵다. 중국 전기차를 바라보는 한국 소비자의 인식이 어디까지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차는 '저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 전기차는 배터리, 소프트웨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소비자 역시 예전처럼 중국 전기차를 무조건 낮게 평가하지 않는다. 문제는 관심이 곧 신뢰로 이어지느냐다. 보조금이 있을 때 소비자는 가격 매력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보조금이 사라지는 순간 소비자의 판단 기준은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얼마나 저렴한가'보다 '얼마나 믿고 오래 탈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는 것이다. AS 네트워크는 충분한가. 중고차 잔존가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될까. 브랜드는 한국 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며 서비스를 지속할 것인가. 차량의 성능뿐 아니라 구매 이후까지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소비자의 고민은 차량 자체를 넘어 브랜드가 제공하는 신뢰와 지속 가능성으로 확장된다. 그렇기에 BYD의 하반기 성적은 단순한 판매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전기차가 한국 시장에서 '가격의 대안'을 넘어 '신뢰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의 경우는 조금 다른 위치에 있다. 테슬라는 여전히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의 기준점에 가깝다. 모델Y는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강한 판매 흐름을 보였다. KAIDA 통계에 따르면 모델Y 전체 트림의 상반기 판매량은 4만 3359대로, 2위 BMW 5시리즈와 큰 격차를 보였다. 테슬라를 둘러싼 최근 논란은 가격이다. 정부의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된 직후 테슬라코리아가 모델3와 모델Y 일부 트림의 가격을 최대 700만원 인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조금 혜택이 가격 인상으로 상쇄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브랜드 신뢰가 유지될 것인가'다. 테슬라가 강한 이유는 단순히 전기차를 먼저 잘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경험으로 만든 브랜드다. 충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행 보조 기능, 브랜드 커뮤니티, 중고차 시장에서의 인지도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했다. 소비자는 테슬라를 살 때 차량 한 대만 사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라는 시스템 안으로 들어간다고 느낀다. 이것이 브랜드 신뢰의 힘이다. 그러나 신뢰는 고정된 자산이 아니다. 가격 정책이 소비자의 기대와 어긋난다고 느껴지는 순간, 신뢰는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소비자에게 일종의 공적 약속처럼 인식된다. 그 혜택이 실제 체감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소비자는 브랜드를 다시 계산대 위에 올려놓는다. 테슬라의 하반기 과제는 분명하다. 강한 브랜드가 가격 논란을 어디까지 흡수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반면 국산 전기차, 특히 기아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시장의 화제성은 테슬라와 BYD에 쏠리지만, 실제 국내 전기차 판매에서는 기아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기아 실적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기아 전기차는 7만 2078대로 전년 대비 151.1% 증가했다. EV3는 1만 8431대, EV5는 1만 5965대, PV5는 1만 5000대가 판매됐다. 특히 기아는 2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국내 전기차 판매 1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기아의 강점은 전기차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는 데 있다. EV3처럼 접근성 높은 보급형 SUV, EV5와 같은 패밀리형 전기 SUV, EV9 같은 대형 전기 SUV, 여기에 PBV까지 더해지며 소비자 목적별로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전기차가 소수 얼리어답터의 제품이 아니라 일상적 소비재로 확장되려면 결국 다양한 생활 방식에 맞는 라인업이 필요하다. 기아는 이 지점에서 빠르게 시장을 채우고 있다. 이 흐름은 차봇의 상반기 신차 견적 트렌드에서도 확인된다. 차봇 플랫폼 내 전기차 견적 수요는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실제 판매량이 아닌 구매 검토 단계의 데이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비자가 아직 최종 구매를 결정하기 전부터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비교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 전기차에서는 기아의 다양한 모델이 상위권에 포진하며 소비자 선택지 안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반드시 가장 저렴한 차를 고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 구매는 수천만원이 오가는 고관여 소비다. 가격이 중요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가격만으로 결정하기에는 감수해야 할 변수가 많다. 전기차는 더 그렇다. 배터리 상태, 충전 편의성, 보조금 변동, 중고차 가치, 정비 네트워크까지 모두 구매 이후의 비용이자 위험이다. 결국 소비자는 '싸게 사는 것'과 '안심하고 사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 BYD가 보여준 가격 경쟁력은 분명한 매력이다. 테슬라가 쌓아온 브랜드 신뢰 역시 강력하다. 기아가 제공하는 폭넓은 라인업과 국내 기반의 서비스망도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준다. 세 브랜드의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많이 파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의 불안을 줄이려는 경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신뢰 경쟁이 가장 현실적으로 드러나는 무대는 충전 인프라다. 아무리 상품성이 뛰어난 전기차라도 충전이 불편하면 소비자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각 브랜드는 차량 경쟁만큼이나 충전망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를 오랫동안 브랜드 경험의 핵심으로 삼아 왔다. 별도의 인증이나 결제 과정 없이 차를 대고 케이블만 꽂으면 충전이 시작되는 방식은 테슬라가 전기차를 하나의 생태계로 완성해 온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는 슈퍼차저를 타 브랜드 전기차에도 개방하며 인프라 자체를 서비스 경쟁력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초급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대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앞세운 이피트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도심 거점을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케이블을 연결하기만 하면 인증부터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플러그 앤 차지(PnC) 서비스를 이피트를 넘어 채비 등 민간 충전 사업자망 1500여 곳까지 넓혔다. 자사 충전소에 소비자를 묶어두기보다 어디서 충전하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 경쟁은 충전기 숫자를 얼마나 늘리느냐의 싸움이 아니다. 소비자가 충전 과정에서 느끼는 번거로움과 불안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줄여주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이 역시 전기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가격에서 신뢰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기차 시장을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변화는 기술 수용의 전형적인 전환점과 닮아 있다. 새로운 기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성능과 혁신에 주목한다. 하지만 대중화 단계에 들어서면 질문은 현실적으로 바뀐다. 내 생활에 맞는가. 유지할 수 있는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주변에서 믿을 만하다고 말하는가. 기술의 문제가 생활의 문제로 전환되는 순간, 소비자는 기능보다 리스크를 더 깊게 본다. 경제적 환경도 이 선택을 더욱 보수적으로 만든다. 고물가와 금리 부담 속에서 자동차 구매는 더 신중해졌다. 전기차는 유지비 절감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초기 구매 가격과 충전 환경, 잔존가치에 대한 불확실성도 함께 안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는 단순히 '전기차냐 아니냐'를 묻지 않는다. 어느 브랜드의 전기차가 나에게 가장 안전한 선택인가를 묻는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 가지로 정리되지 않는다. 어떤 소비자에게는 테슬라의 소프트웨어와 브랜드 파워가 답일 수 있다. 어떤 소비자에게는 BYD의 가격 경쟁력이 매력적일 수 있다. 또 다른 소비자에게는 기아의 서비스망과 익숙한 브랜드 경험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숙은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비자가 판단해야 할 리스크가 늘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은 기술 경쟁, 가격 경쟁을 지나 신뢰 경쟁으로 들어서고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전기차를 막연한 미래 기술로 보지 않는다. 실제 구매 목록에 올려놓고, 여러 브랜드를 비교하며, 자신의 생활과 비용 구조에 맞는지를 따져본다. 그만큼 전기차는 가까워졌지만, 선택은 더 어려워졌다. 이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만은 아니다.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정보는 이미 넘쳐난다. 문제는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기준으로 비교하며, 자신의 상황에 맞는 선택으로 연결하느냐다. 보조금, 금융, 유지비, 충전, 보험, 정비, 중고차 가치까지 연결해서 볼 수 있어야 전기차 구매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앞으로 모빌리티 플랫폼이 해야 할 역할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보조금과 금융 조건, 유지비, 충전 환경, 보험, 정비, 잔존가치까지 자동차 구매 전 과정에 존재하는 다양한 변수와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 앞으로 모빌리티 플랫폼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차봇 모빌리티가 차봇 3.0을 선보이며 '제로 리스크 커머스'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는 여전히 개인이 하는 가장 큰 소비 가운데 하나다. 특히 전기차는 기술 변화와 정책 변화가 빠른 만큼 소비자가 고려해야 할 요소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복잡한 선택 과정을 더 쉽고 투명하게 만들고 구매 이후까지 이어지는 불안을 줄여주는 플랫폼이다. 제로 리스크 커머스는 단순히 가격 부담을 낮추는 개념이 아니라, 자동차 구매 과정 전반의 '의사결정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보조금 적용 여부와 실제 구매 가격을 한눈에 비교하고, 금융 조건과 월 납입 비용을 쉽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향후 중고차 잔존가치나 배터리 상태 진단, 정비 이력 등 구매 이후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이 차를 사도 괜찮을까'라는 불안을 '이 정도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바꾸는 경험 자체가 제로 리스크 커머스의 핵심 가치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전기차 시장의 판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이다. BYD의 도전, 테슬라의 브랜드 경쟁력, 기아를 중심으로 한 국산 브랜드의 확장 모두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경쟁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소비자가 선택하는 전기차는 가장 저렴한 차도, 가장 화려한 차도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가장 안심할 수 있는 선택으로 향한다. 그렇기에 앞으로 시장을 이끄는 브랜드와 플랫폼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가 후회 없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 곳이 될 것이다. 전기차 시장의 다음 경쟁력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그 정보를 소비자의 확신으로 바꾸는 능력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2026.08.02 08:30이성미 컬럼니스트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도 호황…글로벌 기업들 실적 눈높이 상향

램리서치·TEL(도쿄일렉트론)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 결과로, 이들 기업은 일제히 올해 장비 시장 규모가 당초 예상 대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들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관련 시장 규모 전망치를 1500억달러(약 213조원)로 상향했다. 램리서치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4분기(4~6월) 실적발표에서 매출 67억 2000만달러, 영업이익 25억 81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전 분기 대비 15.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각각 45.1%, 26.1% 증가했다. 실적 전망도 밝다. 회사가 제시한 다음 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77억~85억달러다. 중간값(81억달러)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한 규모다. 시장 예상치인 71억달러도 큰 폭으로 상회했다. 램리서치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올해 반도체 전공정 장비 시장 규모를 기존 1400억달러에서 1500억달러 초반대로 상향했다. 2027년에 대해서도 "8~10개의 신규 반도체 공장이 가동되고, AI 관련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며 "업황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팀 아처 램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장비업계 입장에서는 내년에도 D램 분야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그 다음 파운드리와 로직, 낸드 순으로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렉트론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2027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7323억엔, 영업이익 2114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도쿄일렉트론이 전망한 전공정 장비 시장 규모는 올해 1500억달러 이상, 내년 1900억달러 이상이다. 이전 전망치(2026~2027년 내 1500억~1700억달러) 대비 구체화 및 상향 조정됐다. 도쿄일렉트론은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전공정 장비 지출액이 전체에서 50%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반도체 수요가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만 아니라 범용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 등으로 넓게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6.08.01 14:00장경윤 기자

[기경학회 AX칼럼] 산업AI 승부처, 플랫폼 엔지니어링

어떤 공장이 있다. 생산라인에 품질 예측 AI를 올리는 데 여섯 달이 걸렸고 해보자. 현장 데이터를 정리하고 설비와 MES(제조실행시스템)를 연결했고, 보안팀과 작업자가 결과를 검증했다. 다음 과제는 예지보전 AI를 올리는 거다. 이 에는 다섯 달이 걸렸다. 앞의 AI를 올리는 것보다 한 달이 줄었다. 팀원의 숙련 덕분이다. 하지만 조직에 남은 자산은 없다. AI도입과 사용의 병목은 모델이 아니다. 운영 방식이다. 과제마다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대시보드를 따로 만들고 권한 체계와 배포 환경을 다시 설계한다. 실증이 쌓일수록 유지·관리 비용이 누적된다. 다음 과제도 처음부터 비슷한 비용을 치른다. 담당자나 외부 개발사가 바뀌면 모델 관리 주체도 불분명해진다. 성공한 실증이 조직에 청구서를 남기는 셈이다. 이를 'AI 실증 부채'라 부른다. AI를 반복적으로 연결·배포·운영할 플랫폼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해법은 ERP(전사적 자원관리), MES, SCADA(설비 감시·제어 시스템) 같은 기존 시스템을 하나로 갈아엎는 것이 아니다. 다음 과제가 재사용할 공통 자산을 남기는 것이다. 공통 API(시스템 간 데이터·기능 연계 규칙), 모델 개발·검증·승인·배포·모니터링을 관리하는 MLOps, 공통 보안·권한 기준이 여기에 해당한다. 여기에 데이터가 어떤 제품과 로트(같은 조건에서 생산된 제품 묶음), 설비와 공정에서 생성됐는지를 설명하는 업무 맥락과 AI 판단을 실제 조치로 연결하는 실행 규칙이 더해져야 한다. 데이터와 모델, 업무 절차와 사용자 화면, 운영 모니터링을 공통 API·보안 체계·MLOps를 기반으로 하나의 실행 흐름으로 묶는 것이 산업 AI 플랫폼 엔지니어링이다. 이 플랫폼은 데이터를 모아두는 저장소가 아니다. 같은 온도 값도 제품과 로트, 공정에 따라 의미와 대응이 달라진다. AI 판단이 별도 대시보드에만 남으면 결과가 실제 조치로 이어지기 어렵다. 판단은 MES와 현장 업무 안에서 제품 격리, 설비 점검, 공정 조건 조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후 조치 결과가 다시 모니터링과 학습으로 돌아갈 때 AI는 일회성 분석 도구가 아니라 생산·품질관리 체계의 일부가 된다. 이 접근은 글로벌 제조 현장에서 구현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2019년부터 아마존웹서비스와 디지털생산플랫폼을 구축했고, 2025년 협력을 5년 연장했다. 그룹 내 AI 애플리케이션은 1200개를 넘으며, 조립 공정을 조율하는 GVC(Guided Vehicle Completion)는 13개 공장에 적용됐다. BMW의 품질 플랫폼 'AIQX'도 카메라와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시각·음향 품질검사를 수행하고 결과를 작업자의 스마트기기로 전달한다. BMW는 이를 사내 표준으로 확립했으며, 협력사에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한 번 만든 기능과 운영 방식을 여러 공장과 과제에 반복 적용한다는 데 있다. 다만 플랫폼을 처음부터 전사 완성형으로 구축해서는 안 된다. 검증되지 않은 표준과 절차를 먼저 만들면 현장에 맞지 않는 또 다른 부담이 된다. 폭스바겐도 2019년 구축을 시작한 뒤 2025년까지 전 세계 114개 생산거점 중 43곳으로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혔다. 먼저 현장 과제를 수행하고, 반복적으로 활용된 기능과 절차를 공통화한 뒤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역할도 분명해야 한다. 현업은 공정 문제와 판단 기준을 맡고, 플랫폼팀은 데이터 연결과 배포·운영 경로를 만든다. 판단은 현장에 두되 실행 경로는 공통화해야 한다. 이 경로에는 정상 운영뿐 아니라 AI를 중단하고 복구하는 절차도 포함해야 한다. 산업 AI는 물리적 공정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신뢰는 오류가 없다는 약속보다 이상을 빨리 찾아내고 안전하게 멈추며 이전 모델이나 수동 업무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도 2026년 보고서에서 기능과 운영 상태, 인간과의 상호작용, 보안과 준법 등을 배포 후 AI 시스템의 주요 모니터링 범주로 제시했다. 성과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첫 모델의 정확도 뿐 아니라 다음 과제의 적용 기간, 공통 기능 재사용률, AI 권고가 실제 조치로 이어진 비율, 장애 복구 시간과 현장 사용률을 봐야 한다. 정책도 실증 건수보다 실제 운영 기간과 운영 조직으로의 인계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중소·중견기업에는 데이터 연결, 배포, 보안, 모니터링을 공동 활용할 산업별 기반이 필요하다. 첫 번째 AI를 올리는 힘은 프로젝트 역량이다. 열 번째 AI를 첫 번째보다 빠르게 올리는 힘이 플랫폼이다. 산업 AI의 다음 기초체력은 좋은 모델만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AI가 매일 작동하는 플랫폼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능력이다. 그래야 실증이 일회성 시연을 넘어 K-AX의 경쟁력으로 남는다.

2026.08.01 09:38김용석 컬럼니스트

[1분 건강] 장시간 에어컨 바람에 노출된 '눈'…"안구건조증 주의해야"

강한 더위에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함께 늘고 있다. 냉방기 사용으로 실내 습도가 낮아지고, 차가운 바람이 눈 표면의 눈물을 빠르게 증발시키면서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양이 부족하거나 눈물의 질이 떨어져 눈 표면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눈물은 수분층, 지방층, 점액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층이 균형을 이뤄야 눈 표면이 마르지 않고 매끄럽게 유지된다. 어느 한 층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눈물이 쉽게 증발하거나 분비량 자체가 줄어들면서 각막과 결막이 자극에 노출된다. 특히 냉난방기로 인한 건조한 실내 환경, 미세먼지와 황사 같은 외부 자극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노화에 따른 눈물샘 기능 저하, 일부 항히스타민제나 항우울제 복용, 백내장 등 안구 수술 이력도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눈이 쉽게 피로하거나 충혈되고, 따가움과 시린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눈물이 많이 나는 유루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건조해진 눈을 보호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눈물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눈이 쉽게 충혈되고 시야가 흐려지며, 방치할 경우 각막에 상처가 생겨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상언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단순한 눈 피로로 여겨 방치하기 쉽지만, 방치할 경우 각막 손상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며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치료는 증상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초기에는 인공눈물을 점안해 눈물층을 보충하는 것이 기본이며, 염증이 동반된 경우 항염증 점안액을 함께 사용한다. 눈꺼풀 안에 있는 피지선인 마이봄샘 기능 이상이 원인이라면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을 병행하고, 필요한 경우 IPL 치료로 마이봄샘 기능을 개선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는 눈물이 배출되는 통로를 막아 눈물을 눈 표면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누점마개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냉난방기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며, 콘택트렌즈 착용 시간을 줄이고 렌즈 세척과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볼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고, 50분 사용 후 10분은 눈을 쉬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이 지속된다면 안과를 방문해 전문의의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는 것이 좋다.

2026.08.01 08:30조민규 기자

K배터리, ESS 사업 본궤도…'AI데이터센터'로 가속 목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셀 3사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성장에 힙입어 올해 2분기 실적 성장을 이뤘다. 향후 전력망 연계 ESS뿐 아니라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AIDC) 전력 인프라에 필요한 배터리 시장도 적극 공략해 ESS 사업 성장을 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3사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이 같은 사업 계획을 공유했다. 각사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 매출 7조 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 ▲삼성SDI 매출 3조 7688억원, 영업이익 2038억원 ▲SK온(배터리 사업) 매출 2조 9460억원, 영업이익 8218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 급랭에 따른 배터리 판매 감소분에 대한 ESS 상쇄 효과가 커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 분기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삼성SDI도 유럽 전기차 배터리와 함께 ESS 판매 증가에 따라 당초 하반기로 예상했던 영업이익 흑자 전환 시점을 한 분기 앞당겼다. 분기 적자를 지속해오던 SK온도 아시아 지역 판매량 증가와 함께 일회성 이익에 따른 대규모 흑자를 거뒀다. AIDC 전력 병목에 '배터리' 주목…고성능 제품도 러브콜 배터리 3사는 공통적으로 수요가 지속 성장하는 북미 ESS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현재 주된 수요처인 전력망 연계 인프라뿐 아니라, 고성능 배터리를 요구하는 AIDC향 전력 인프라 시장도 공략에 나선다. 빅테크들이 앞다퉈 투자 중인 AI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지만, 노후화된 기존 송·배전망과 연계하는 데 수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병목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데이터센터 투자 기업들이 직접 부담하게 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 속에 보다 단기간에 전력 충당이 가능한 배터리ESS(BESS)가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 3사는 ESS 외 AIDC의 안정적 운영에 필요한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 등에 대한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히 ESS 영역에서 배터리셀 공급 외 시스템통합(SI)·유지보수(O&M) 사업 역량을 지닌 점을 강점으로 삼고, 계량기 전후(FTM·BTM) 프로젝트 수주에 공들이고 있다. FTM 프로젝트 수주 성과를 냈고, 일부 빅테크에 배터리를 직납하는 BTM 프로젝트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이퍼스케일러용 BBU 공급 논의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상반기 전력용 ESS와 UPS·BBU용 고출력 배터리를 중심으로 AIDC 관련 수요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ESS와 UPS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UPS·BBU 배터리 매출도 전년 대비 각각 7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UPS·BBU 시장에서 각각 약 40~50% 점유율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UPS·BBU는 순간 고출력, 안정성 등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요해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SK온은 올 하반기부터 ESS 배터리를 본격 생산한다. 후발주자로서 수주 확대와 함께 관련 생산능력(CAPA) 확충을 빠르게 병행할 방침이다. 미국 협력사인 플랫아이언과 앞서 계약한 물량 외 추가 공급을 협의 중이고, 연초 밝힌 20GWh 규모 북미 ESS 수주 논의도 지속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SK그룹 관계사 및 관련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패턴을 분석해 AIDC향 다기능 통합 ESS 제품을 개발하는 그룹사와 협업한다는 구상이다. 3사는 차세대 배터리로 소듐이온배터리 기반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양산, SK온은 내년 시제품 개발을 목표로 한다. 중국 기업들에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도 소듐 배터리를 순차적으로 양산할 전망이다. 저점 통과...하반기 'ESS·전기차' 공급 증가 예상 배터리 3사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도 ESS 사업 확대를 중점 과제로 삼을 전망이다. 여기에 유럽 전기차 시장 배터리 공급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북미 ESS 생산라인이 추가 가동되는 등 ESS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봤다. 가동이 중단됐던 GM과의 합작 공장 생산도 재개된다고 밝혔다. 유럽 전기차용 중저가 배터리 수요도 성장하고 있어 매출이 전분기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는 4분기 ESS 사업에서 북미 현지 생산 세액공제 없이도 수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에 대한 수요도 안정적으로 확대되는 등 전기차 배터리 공급 물량도 지속 성장을 기대했다. 삼성SDI는 10월 각형 LFP ESS 배터리셀 양산을 개시한다. 이에 대한 품질 검증을 추진 중이며 계획대로 연내 고객사에 ESS 솔루션으로 공급을 개시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 생산, 비중국 공급망 규제(PFE) 충족, 안전성에 특화된 각형 LFP 배터리 등 시장에서 선호하는 조건을 모두 갖추면서 오는 2029년까지의 CAPA 상당 부분을 채울 정도로 수주 활동이 활발하다고 밝혔다. 하반기 수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까지 고려하면 2028년부터는 CAPA 이상으로 배터리 수요를 확보했다고 추산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도 유럽 중저가 모델향 배터리 공급 확대와 LFP 배터리 관련 수주를 추진해 성장을 꾀한다. BBU와 전동공구, 휴머노이드, 우주항공 시장 등에 적합한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 CAPA도 확충할 계획이다. SK온은 작년 하반기부터 EVE에너지, 포드 등 합작사들과의 지분 정리 등을 추진, 재무 구조를 대폭 개선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이같은 효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 내 전기차 최다 판매 지역인 캘리포니아주가 전기차 보조금을 재도입함에 따라 배터리 출하량 회복이 예상되고, 유럽에서도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6.08.01 07:23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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