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8조 적자?...삼성 DS·SK하이닉스, 1분기 동반 '어닝 쇼크' 전망
메모리 반도체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에 수조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전망이 맞아 떨어진다면, 삼성전자 DS 부문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4년만에 적자이고,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증권가는 1분기 메모리 업계의 '어닝쇼크'를 예상했다. 삼성전자 DS부문, 14년만에 적자 전망…자연 감산 불가피 27일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매출은 64조6천억원으로 전년(77조7천억 원)보다 16.8% 감소, 영업이익은 1조5천억원으로 전년(14조1천억원)보다 89.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달 초 전망치인 매출 64조8천억원, 영업이익 1조9천억원에서 하향 조정된 전망치다. 또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2009년 1분기 5천930억원 이후 최저치다. 삼성전자 실적 감소 원인은 반도체 사업 부진의 영향이 가장 크다. 1분기 DS 부문 실적 전망치는 최소 1조9천60억원(현대차증권), 4조1천250억원(다올투자증권), 최대 4조4천710억원(대신증권) 영업 적자가 관측된다. 증권사마다 DS 부문 전망치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기조는 동일하다. 반도체 업황 불황으로 올 1분기 메모리 성장률 지표인 비트그로스(반도체 출하량 증가율)도 하락이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1분기 삼성전자의 D램 비트그로스가 전분기보다 15% 감소, 평균판매가격(ASP)은 28% 감소하고, 낸드 비트그로스는 10% 감소, ASP는 2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DS 부문은 D램과 낸드의 재고가 전분기보다 증가하고, 비트 출하량도 기존 가이던스를 하회하면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파운드리, 시스템LSI 고객사 수요 감소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메모리 감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업계는 감산과 투자 축소를 결정했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말 컨퍼런스콜에서 감산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요 성장에 대해 낙관은 삼성전자의 실제 전망보다는 경쟁사의 추가적인 투자 축소를 유도하기 위한 '블러핑'으로 판단된다"라며 "D램 수익성이 역대 최악까지 감소한 상태에서 더 이상의 블러핑은 설득력이 없으며, 삼성전자 역시 감산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유학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기존 공장의 효율화 작업을 통해 마이너스 7% 수준의 자연 감산 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평택 3공장 및 기존 공장들의 가동률 상승 영향으로 인해서 재차 상승 전환될 전망이다"며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 SK하이닉스, 2분기 연속 적자…적자폭 커져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영업손실 1조7천12억원은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분기 적자 전환이었다.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5조907억원으로 전년(7조6천720억 원)보다 33.6% 감소, 영업손실은 최소 3조2천억원에서 최대 4조원대가 예상된다. 이달 발표된 보고서에서는 3조2천310억원(IBK증권), 3조7천3억원(현대차증권), 4조2천280억원(대신증권) 적자를 예상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비중이 90%에 달해 메모리 불황에 따라 적자 폭은 작년 4분기 보다 커졌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D램 매출은 전분기보다 40.6% 감소가 전망되고, D램 비트그로스는 전분기보다 21%, 평균판매가격은 25%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 1분기 낸드 매출은 전분기보다 18.4%, 비트그로스 9%, ASP 15% 각각 감소가 예상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계는 지난 하락 사이클이었던 2008~2009년에 비해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생산 비트그로스와 출하 비트그로스가 이 정도 차이를 보인 해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재고 증가에 따른 재고자산평가손 확대로 기존 추정치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라며 "현재 스마트폰용 메모리 고객사의 경우 정상 대비 2~3주 많지만 낮은 수요 가시성으로 인해 재고 축적에 보수적인 상황이고, 서버 고객사인 AWS, 애저 등의 재고는 16주 수준으로 정상 재고 대비 2배 이상 많은 상태다"고 말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적자는 2분기에 절반 가량 축소될 전망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제품 가격 하락은 지속되나, 가격 하락폭 완화로 재고평가손실 규모가 축소되며 영업손익은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손실은 2조9천억원으로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중 웨이퍼 투입량 약 30%를 감소시킬 것"이라며 "현 시점부터 업황이 추가로 악화되는 만큼 감산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