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 돈 된다…T커머스도 'PB'·'LB' 강화
홈쇼핑 업계에서 패션 카테고리가 매출 상승을 꾀할 수 있는 효자 카테고리로 꼽히는 가운데, T커머스 업계도 패션 자체 브랜드(PB)와 라이선스 브랜드(LB) 발굴에 한창이다. 타사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기보다는, 자체 기획하고 단독으로 판매하는 브랜드 상품을 확대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알파 쇼핑은 최근 신규 브랜드를 발굴하고, 브랜드 사업을 확대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선보인 PB '르투아'는 클래식한 디자인과 천연소재로 인기를 끌며 첫 방송에서부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첫 방송에서는 목표 대비 388% 달성률과 5억원에 달하는 판매고를 기록했고, 출시 두 달여 만에 주문액 130억원을 돌파했다. 회사는 최근에 르투아 2023년 봄/여름 시즌 라인업을 출시하고, 12일 22시대부터 르투아 케이블니트 4종과 르투아 링클프리 팬츠 1+1을 연속해 특별 방송할 예정이다. LB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KT알파쇼핑은 영국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헨리로이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요트웨어 기반의 스포츠 패션 브랜드로 고기능성 소재와 데일리룩으로 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이 기대를 모은다. 라이선스 브랜드는 잘 알려진 해외 유명 브랜드 파워로 브랜드 정체성(아이덴티티)을 구축할 수 있고,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들 또한 기존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하던 브랜드 제품을, 라이선스 브랜드로 빠르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회사는 최근 골프 브랜드 '젝시오'와 어패럴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했다. 내년 초 젝시오의 골프웨어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기도 하다. 골프 인구가 매년 늘고 있고, 젝시오가 프로골퍼는 물론 대중의 선호도도 높은 브랜드파워를 지닌 만큼, 젝시오도 프리미엄 골프웨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KT알파 쇼핑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 사업자로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단독 프리미엄 브랜드를 기획하고, 커머스 밸류체인 최전방에 위치한 상품의 차별화된 라인업 구축으로 본격적인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스토아, 신세계라이브쇼핑 또한 패션 PB를 선보인 바 있다. SK스토아는 2019년과 2021년 각각 여성 패션 PB '헬렌카렌'과 남녀 일상 패션 PB '인디코드'를 출시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해 신세계인터네셔널과 첫 패션 PB '에디티드'를 만들고 판매를 시작했다. 이같은 T커머스사의 행보는 당연한 수순으로 읽힌다. 이미 홈쇼핑에서 패션 카테고리 성공은 입증됐기 때문이다. 매년 말 집계되는 홈쇼핑 히트상품, 베스트상품에 패션 상품은 항상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GS샵은 독점 브랜드를 담당하는 오운브랜드팀을 운영하며 모르간, 라삐아프, 브리엘 등 패션 LB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11월까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상품 데이터 분석 결과 '모르간'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롯데홈쇼핑은 주문 수량 기준으로 2022년 히트상품을 집계한 결과, 1위 롯데홈쇼핑 첫 단독 패션 LB '조르쥬 레쉬', 2위 40년 전통 독일 패션 브랜드 '라우렐', 3위 프랑스 패션 브랜드 '폴앤조'가 차지했으며, 홈쇼핑에서 성공한 패션PB로 꼽히는 'LBL'이 4위로 올랐다. 현대홈쇼핑 또한 2022년 베스트 상품을 집계한 결과, LB, PB 상품을 포함해 톱5 모두 패션상품이 차지했다. 1위는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과 손잡고 단독으로 선보인 '이상봉에디션', 2위는 정구호 디자이너와 협업한 '제이바이(JBY)', 3위는 현대홈쇼핑 첫 프리미엄 패션PB '라씨엔토', 5위는 몽골 캐시미어 브랜드 '고비'가 순위에 올랐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패션시장이 대표적인 레드오션으로 꼽히기 때문에 상품 차별화나 소재의 고급화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 때문에 소재사와의 협력이나 단독상품 출시 등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패션 분야는 유행이 빠르고, 반품률이 높아 쉬운 시장은 아니다"라며 "스타일이 세분화되고 있어 예전처럼 저렴한 가격에 묶음으로 파는 게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