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디스플레이 1위 탈환"…삼성·LGD 5년간 65兆 투자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함께 2027년까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민간이 5년간 65조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하고, 정부는 세액공제 확대·특화단지 지정·규제 해소와 1조원 이상의 R&D 자금 등 제도적 지원을 추진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우리 기업들이 2004년부터 17년간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2021년 전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어줬다. 특히 LCD의 경우 이미 중국과의 격차가 사실상 없어졌다. 고부가가치 OLED 분야에서는 한국이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OLED 지원을 이어가고 있기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2027년 1위 탈환을 비전으로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목표는 ▲지난해 37%이던 디스플레이 점유율을 2027년 50%로 확대 ▲경쟁국과 기술격차를(현재 3년) 5년 이상으로 확대 ▲소·부·장 자립화율 현재 65%에서 2027년 80%로 확대 ▲디스플레이 전문 인력을 2032년까지 9000명을 양성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2027년 한국이 디스플레이 점유율이 50% 이상을 확보할 경우, 국내 기업 매출이 700억 달러(약 93조7천억 원)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향후 5년간 약 65조원의 설비·R&D 투자가 실행되면,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에게는 109조원의 연관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LG디스플레이 등 민간 65조원 투자…특화단지 추진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패널 업체는 IT용 OLED 생산라인 증설,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 등에 2027년까지 65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기업별 투자 규모는 비공개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8.6세대 IT용 OLED 생산시설에 4조1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또한 올해와 내년 스마트폰 및 IT용 OLED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지속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정부는 민간 투자가 적기에 이행될 수 있도록 세제 혜택, 정책금융을 지원한다. 지난 2월 조세특례제한법 상 디스플레이 핵심기술(OLED, 퀀텀닷(QD), 마이크로LED, 관련 소부장 2개 기술) 5개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기업의 투자 부담을 대폭 낮췄다. 아울러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주요 금융기관은 신규 패널시설 투자, 디스플레이 장비 제작자금 등에 약 9천억 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한다. 또 국가첨단산업법에 따른 디스플레이 특화단지 지정을 적극 검토해 전력·용수·폐수처리·도로 등 인프라 지원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XR·투명·차량용 디스플레이 3대 신시장 창출 차세대 기술을 위해 투명·XR·차량용 등 3대 디스플레이 신사업을 집중 육성해 OLED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한다. 정부는 3대 융복합 시장의 매출은 2022년 9억 달러(약 1조2천억원)에서 2027년 150억 달러(약 20조85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시장 육성에 향후 5년간 약 6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중 투명 디스플레이를 다양한 산업과 접목하는 실증 R&D에 약 100억원을 투자한다. 박물관, 지하철 스크린도어 등에 실증해 전시·광고 등 새로운 비즈니스 수요를 발굴하는 한편 성능·내구성 등을 지속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메타버스 시대에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XR 기기용 초소형(패널 크기 0.3인치 이하) 디스플레이에는 성능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 조성, 실증 R&D 등에 약 300억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정부, 패널, 소부장, 콘텐츠, 세트 기업의 협력을 위해 '민관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또 정부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제품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실증센터 구축에 약 200억원을 투자한다. 또 자동차․디스플레이 업계 간 협력을 통해 관련 국제표준․안전기준 등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 R&D에 4200억원 지원..."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선점 목표" 정부는 디스플레이 경쟁국과 기술격차 5년 이상 확대를 위해 R&D에 약 4천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먼저, IT용 8세대, TV용 10세대 장비·공정 등 대량 양산기술을 고도화해 생산원가를 낮추고, 신축성, 발광효율 등 OLED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유기물 기반의 OLED가 갖는 한계를 뛰어넘어 더 밝고, 수명이 길고, 더 큰 화면 구현이 가능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iLED) 기술에서 선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불어 사용자에게 초실감 영상을 제공하는 입체구현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소재·부품부터 공정, 인프라, 제품 양산기술까지 전 주기에 걸쳐 국내 생산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대규모 예타사업을 올해 하반기에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예타 규모는 9천500억원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소부장 생태계 위해 5202억원 투자…'OLED 혁신공정센터' 충남에 구축 디스플레이 소부장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5천200억원 규모의 정부 R&D를 투자한다. 이를 통해 소부장 자립화율을 65%에서 2027년까지 8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기술 난이도로 인해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FMM, 노광기, 봉지장비 등 주요 품목과 고투명 전극소재, LED 에피 성장장비 등 80개 품목에 대해 본격적인 기술 자립화에 나선다. 국산화에 성공한 품목은 수요기업과 연계해 성능평가, 사업화까지 전 주기에 걸쳐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에 퀀텀닷 등 차세대 기술을 추가하고, 핵심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으뜸기업으로 지정해 기술개발-사업화-규제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또 디스플레이 소부장 으뜸기업을 현재 6개사에서 20개사로 확대하고,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을 8개사에서 15개사로 확대한다. 국내 패널 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공동 시험생산 장비(OLED 2세대급, 유리 기판 크기: 370×470mm) 65종과 클린룸 등이 설치되는 OLED 혁신공정센터를 충남에 구축해서, 내년 상반기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또 무기발광(마이크로·나노 LED 등) 화소 제조공정 연구와 패널 적용평가 등을 위한 무기발광 스마트 모듈러 센터 조성도 추진한다. 전문인력 10년간 9천명 양성…'디스플레이 전문 교육센터' 개소 민·관이 함께 향후 10년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도할 우수 인력 9천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인력은 약 8만7천명 정도다. 정부는 특성화대학원 개설, 산학 R&D 등을 지원해 석·박사급 인력을 양성하고, 학부 전공트랙 신설도 추진해 나간다. OLED 혁신공정센터에서 미취업 학부생,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제조·공정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지식을 쌓는 현장 중심 디스플레이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패널 기업은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를 통해 기업 수요에 맞는 인력을 육성한다. 디스플레이 퇴직 인력을 OLED 혁신공정센터 교수, 실습 강사 등으로 채용해 업계 노하우가 계승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오후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 원탁회의'를 개최하고 업계 대표 및 산업 관계자들과 함께 디스플레이산업의 발전방향과 전략을 논의했다. 더불어 차세대 무기발광(i-LED) 디스플레이 산업육성을 위한 얼라이언스도 함께 출범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CTO, 윤수영 LG디스플레이 CTO, 김용재 삼성전자 부사장, 박원환 한솔케미칼 대표이사, 이상선 주성엔지니어링 부회장, 김영주 AP시스템 부회장 등 패널, 세트, 소부장 업체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오늘 발표한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은 우리 디스플레이 업계가 당면한 과제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고민한 결과이자 세계 1위 탈환을 위한 여정의 첫 걸음이라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무기발광산업 육성 얼라이언스 출범을 축하하며 "얼라이언스가 산학연 역량을 결집해 OLED를 넘어 차세대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