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4대 그룹 신입 채용 시작...총 4만명 넘을 듯
상반기 채용 시즌이 시작되면서 주요 그룹들이 신입사원 모집에 나섰다. 4대그룹에서 창출하게 될 올해 일자리 규모만 총 4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그룹 계열사들이 최근 신입사원 수시 채용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도 이르면 이번주 신입사원 공채 공고를 올릴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6일 신입사원 상시 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아는 6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 소재 13곳의 대학교를 찾아가 오프라인 채용 설명회를 진행한다. 10일, 17일 양일간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온라인 채용 설명회도 개최할 방침이다.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어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많지만,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상·하반기에 나눠 실시하던 공채도 대부분 사라진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매출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54.8%)은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신규채용 계획 미수립 기업은 39.7%, 신규채용이 없는 기업은 15.1%였다. 전경련은 고물가·고금리 기조 지속, 공급망 불안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신규채용 규모 축소 또는 채용 중단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주요 그룹들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을 유지하며 일자리 창출에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LG그룹은 공채를 없애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대신 지원자들이 채용 시점을 예측할 수 있도록 매년 3월, 5월, 7월, 9월을 집중 채용기간으로 선정했다. 현재 LG전자, LG CNS, LG마그나, LG화학, LG유플러스 등 계열사가 신입사원을 모집 중이다. LG그룹은 지난해 전자, 화학, 통신 등 주력사업을 고도화하고, AI,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미래성장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5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총 5만명 채용은 계획대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며, 올해 약 1만명 수준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SK그룹 역시 지난해부터 계열사별로 자율적으로 채용 공고를 게시하는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이달에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가 신입 채용을 진행한다. SK그룹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SK그룹 채용규모는 1만명 수준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10년 만에 생산직 채용을 실시해 주목을 받았다. 연봉이 높다보니 공고 첫날 지원자가 몰려 접속이 마비될 정도로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4대그룹 중 유일하게 공개채용 제도를 유지하는 삼성그룹은 아직 상반기 공채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예년처럼 3월 중순쯤 공고를 올릴 예정이다. 올해는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는 삼성그룹의 채용 규모가 1만명 이상일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채용규모 계획에 대해 묻자 "채용 규모는 공개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용춘 전경련 고용정책팀장은 "삼성과 같은 주요 그룹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대기업 중에서도 현재 업황이 어려운 기업이 꽤 많은데다, 게임과 금융 업계도 지난해보다 채용을 줄이는 분위기라 전반적인 채용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