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전종목 입상 e스포츠, 인기 스포츠 자리잡을까
한국 e스포츠 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면서 e스포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스포츠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2, 은메달 1, 동메달 1개를 따내면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 분야에서 한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되면서 게임에 대한 산업적·사회적 인식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탄력을 받은 e스포츠가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선 세부 종목 구성을 비롯해 개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 정치권에서도 "지원 방안 찾겠다" 격려 e스포츠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세부 종목은 7개로 구성됐다. 한국은 이 중 왕자영요·몽삼국2·도타2을 제외한 FC 온라인, 스트리트 파이터5,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4개 종목에 출전했다. 한국은 스트리트파이터5 김관우가 첫 금메달을 따냈고 리그오브레전드 대표팀은 전승 우승을 달성했으며, FC온라인 김관우가 동메달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대표팀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치권에서도 e스포츠 대표팀 이룬 성취를 축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국내 e스포츠 환경이 열악함에도 거둔 성과이기에 선수들이 만들어 준 결과에 기뻐하며 적극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은 단순한 흥미 위주의 오락이 아닌 프로그래밍,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작가의 창작(스토리), 음악과 함께 과학, 문화, 이제는 스포츠까지 융합된 4차 산업"이라며 "우리나라 게임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며 적극적으로 도움이 되는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편입되기 위해 선결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e스포츠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세부종목 채택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분야는 ▲LOL ▲FC 온라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파이터5 ▲도타2 ▲몽삼국 ▲왕자영요 등 7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종목 채택은 대회 개최국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관이다. 지난 2021년 아시아 e스포츠연맹(AESF)은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을 발표하며 "OCA가 정한 올림픽 가치를 포함해 선정 기준에 따라 종목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아시안게임의 e스포츠 종목 구성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몽삼국과 왕자영요는 중국 이용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종목이기 때문이다.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영향력을 키워나가기 위해선 대중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세부 종목 정확한 룰 지정 등도 과제로 세부 종목에 대한 룰을 정확히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LOL종목은 개막 전부터 편파 운영 논란에 휩싸였다. LOL은 패치가 진행될 때마다 160여종에 이르는 '챔피언', 즉 선수들이 판마다 고르는 캐릭터의 성능을 비롯한 전반적인 게임 밸런스가 대폭 조정된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6월 도입된 13.12 버전이 적용됐다. 이 때문에 우리 대표 팀은 대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패치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중국은 자국 리그를 끝마친 직후 곧바로 합숙에 들어가 13.12버전으로 한 달 전부터 미리 연습을 해왔다는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룰 변경이 잦은 e스포츠 종목 특성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기존 배틀로얄 대신 특별히 제작된 아시안게임 버전으로 진행됐다. 스카이다이빙, 오프로드레이싱, 사격 등 현대 스포츠를 혼합한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재미 요소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으로 e스포츠가 대중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은 고무적이지만, 고쳐나가야 할 사안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며 "현재는 게임을 보유한 종목사의 입김도 매우 큰데,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조율할 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세부 종목을 선정할 때도 세심한 논의가 필요하다. 더 많은 대중이 거부감 없이 볼 수 있는 종목을 우선적으로 선정해서 e스포츠를 알리고 긍정적적인 인상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