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뷰티컬리 힘주는 컬리...수익개선 이룰까
올해 초 상장 철회를 공식화한 컬리가 '새 물류센터 가동'·'뷰티컬리 강화' 전략을 앞세워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이달 창원·다음 달 평택 물류센터를 가동하면 물류 처리 역량도 높아지고, 신선식품보다 객단가가 높은 뷰티컬리 매출이 늘면 수익성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란 계산이다. 다만 업계 일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컬리가 이미 치열한 온라인 뷰티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 입점을 늘려야 하고, 아직 수익성 개선보다는 투자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는 이유에서다. 컬리·SSG닷컴·오아시스마켓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왔으나, 악화된 증시 상황 속에서 목표했던 몸값으로 평가받지 못하자 한걸음 물러선 상태다. 한 때 컬리는 4조원대 기업가치로 평가됐나 현재는 2조원대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컬리는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우선 수익성 개선이 가장 주효하다. 그간 꾸준한 매출 상승에도 적자 폭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 컬리의 발목을 잡아 왔기 때문이다. 컬리 매출은 ▲2020년 9천531억원 ▲2021년 1조5614억원 ▲지난해 2조372억원으로 매년 가파르게 상승했다. 반면 영업손실도 ▲2020년 1천163억원 ▲2021년 2천177억원 ▲지난해 2천33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는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상승한 것에 대비해, 적자 폭은 비교적 소폭 증가에 그쳤다. 컬리는 “매출액 대비 손실 비중은 11.5%로, 전년 13.9%보다 2.5% 줄어 들었다. 테크, 물류 등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이익률 측면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원·평택 물류센터 가동으로 샛별배송 권역↑·뷰티컬리로 매출 성장 컬리는 IPO 재추진에 앞서 올해 창원·평택 물류센터 가동, 뷰티컬리로 그간 투자해온 작업의 결실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컬리 샛별 배송은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서만 '오후 11시 전 주문 다음 날 오전 7시 전 배송'이 가능하다. ▲대구는 오후 8시 주문 시 다음 날 오전 8시 전 도착 ▲부산과 울산 지역은 오후 6시 전 주문 시 다음 날 오전 8시 도착, 오후 10시~12시 사이 주문하면 모레 오전 8시 전 도착이 가능하다. 그 외 지역은 택배 배송만 제공된다. 이번 창원 물류센터 가동으로 대구·부산·울산 지역도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오후 11시 이전까지 주문 시 샛별배송이 가능해져,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뷰티컬리의 경우 실제 컬리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 신선식품보다 부피도 작고 보관도 쉬워 물류 효율성이 높고, 고객 평균 구매 금액도 크기 때문이다. 컬리 메이크업 카테고리의 올해 1월부터 3월10일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4% 증가했고, 구매 고객 수도 2.4배 늘었다. 뷰티컬리 오픈 당시 랑콤·라 메르·논픽션·꼬달리 등이 입점한 데 이어, 산타마리아노벨라·케라스타즈·헤라·르네휘테르·아틀리에 코롱 브랜드도 들어왔다. 최근에는 키엘·아워글래스·로라 메르시에·후 등 럭셔리 브랜드를 추가하며 제품군을 강화 중이다.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는 뷰티컬리의 성공적 출시를 비롯한 사업 확대와 물류·테크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성장세를 업계 평균 대비 높게 유지했고, 동시에 유의미한 수익성 개선도 함께 이룰 수 있었다"며 "올해는 더욱 안정된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컬리만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며 건강한 성장세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뷰티 시장 이미 치열...투자 더 필요한 시기" 의견도 다만 업계에서는 컬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똑똑한 전략을 취했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뷰티 시장이 이미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아직 투자가 더 필요하다는 우려도 있다. 또 검증된 유통 채널을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들의 입점을 늘려나야가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추가 확보로 인해 컬리가 처리할 수 있는 배송 주문 건수가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거래액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또 뷰티 상품은 신선식품 대비 폐기율이 낮고 마진율도 높은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뷰티컬리가 잘 정착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컬리는 통상 식품을 사러 오는 플랫폼이었는데, 당장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굳이 컬리를 고를지는 미지수다. 이미 뷰티 쪽은 롯데온, SSG닷컴, CJ올리브영 등 경쟁자들이 강력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분야를 꽉 잡고 있는 CJ올리브영이 오늘드림 전국구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컬리도 경쟁을 위해서는 아직 투자가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는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곳에서 판매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컬리는 아직 신선식품 이미지가 강해, 브랜드사에서 입점에 대한 부담감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뷰티 하나만으로 신선식품 판매로 나고 있는 적자 폭을 메우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