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AI·빅블러 시대…최태원·지드래곤도 CES 삼매경
[라스베이거스(미국)=김성현 기자]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 9일(미국 현지 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 CES는 미래 먹거리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등 분야에 방점을 둔 동시에, 전통 유통 업체 수장들이 키노트 연설에 나서며 함께 기술 활성화에 이바지하자는 슬로건에 걸맞게 '빅 블러(Big Blur 산업·서비스 경계가 급격히 무너지는 현상)'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오전 8시께 구글이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 인근에서 무대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12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CES2024에는 전 세계 4천200여개 기업이 참석했으며, 13만명을 웃돈 미디어·관람객이 참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LG전자, SK, HD현대 등을 필두로 한 국내 참여 기업은 772곳으로 역대 최대규모다. 미국(1천148개), 중국(1천104개)에 이어 세 번째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를 표명하며, LVCC 업체 중 가장 가장 3934㎡(약 1192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CES에서 ▲지속가능성 ▲스마트싱스 에코시스템을 강조하면서, AI 기반 신제품과 기술을 선보인다. LG전자는 전시관에 가사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와 미래 모빌리티 제품 '알파블' 등을 전시했다. SK도 SK하이닉스·텔레콤을 앞세워 AI에 힘을 줬다. HD현대의 경우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육상 혁신 비전을 공개한다. 가로 18m, 세로 4.5m 규모 LED 화면에는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토대로 현장 정보를 분석해 작업 계획을 수립하고 장비 운용과 안전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무인 자율화 건설현장을 보여준다. 개막을 맞아 삼성전자, LG전자, SK 부스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지드래곤 등이 방문해 전시물을 둘러봤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역시 CES에서 HD현대 부스를 찾아 신기술 동향을 유심히 살폈다. CES 주최자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측은 "전 세계가 한 데 모여 미래 기술과 혁신을 선보이고,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게 돼 기쁘다"며 "CES는 비즈니스와 정책을 아우르고,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연결을 구축할 만한 최적의 장소"라고 했다. 개막 첫날 키노트 기조 연설자로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최고경영자(CEO)가 무대에 올랐다.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CEO는 CES2024에서 혁신상을 받은 '에어라이트 프로'를 소개하며, 앞으로 뷰티 시장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강자 월마트가 뒤를 이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는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팔라조 볼룸 5층에서 이에로니무스 CEO에 이어 강단에 선다. 이례적으로 유통업체 대표들이 연달아 CES 키노트 무대에 오른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산업과 서비스 별 경계가 더욱 모호해질 전망이다. 특히,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 연설 도중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대표가 깜짝 등장해 좌중을 장악했다. 다음 날 오전 9시 같은 장소에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기조 연설을 진행한다. 국내 중소 벤처기업 전시관이 주를 이룬 베네시안 엑스포 내 테크 웨스트·이스트(WEST·EAST) 1층도 이른 아침부터 발 디딜 틈이 없이 사람들로 가득찼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테크 웨스트 내 유레카파크관에 26개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 다양한 참여기관들과 협업해 'K-스타트업' 통합관을 운영한다. 이날 오전 11시께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레카파크관에 마련된 부스에서 기술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베네시안 엑스포 2층 테크 웨스트 홀에는 'CES 혁신상' 수상작들이 전시됐다. 국내 수상 기업은 143곳으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