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엽 "국내외 초거대AI 경쟁…카카오도 뒤지지 않겠다"
“지금 전 세계는 소리없는 인공지능(AI) 전쟁 중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갖고 있는 자본으로 거대 모델을 잘 만들어 왔으나, 챗GPT와 같이 이용 가능한 수준의 완성도로 기술을 공개하지 못했다는 것에 후회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경쟁에 뒤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8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제3차 인공지능 전략대화'에서 전 세계적으로 초거대AI 기술 고도화 경쟁이 분주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경쟁에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백 대표는 “넷플릭스도 100만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3년 이상 시간이 걸렸는데, 챗GPT는 5일이 걸렸다. 1천만 사용자 확보에는 40일,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억명 달성에는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챗GPT 열풍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모든 사람들이 웹3.0 시대에 어떤 기회가 올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간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이 논의돼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챗GPT가 나타나 웹3.0 시대의 한 요소로 서겠다는 것을 경험시켜주고 있다”며 “웹3.0시대에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AI를 어떤 식으로 잘 활용하고 산업에 응용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펼쳐질 디지털 경제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백 대표에 따르면, 글로벌 IT기업들은 현재 소리 없는 초거대 AI 개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챗GPT를 선보인 오픈AI는 유료 구독 '챗GPT 플러스'를 출시하고, 기존 GPT-3.5 모델 대비 10배 저렴한 API 'GPT-3.5 터보'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검색엔진 빙, 클라우드 애저, 협업툴 팀즈 등 자사 서비스에 GPT-3.5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구글도 초거대모델 람다 기반 대화형 AI '바드'를 공개한 한편, 메타도 초거대 언어모델 '라마'를 오픈소스 형식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도 초거대AI 개발에 적극 참여 중이나, 기술이 상용화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 백 대표의 지적이다. 백 대표는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AI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빨라, 카카오와 네이버, SKT, LG, KT 등 대기업들의 자본으로 거대 모델을 잘 만들어왔다”면서도 “아쉬운 점은 챗GPT와 같이 이용 가능한 상태 수준의 완성도로 공개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상당히 후회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 쫓아가 보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나아가 백 대표는 생성형 AI시대에서 필요한 네 요소를 언급하며, 정부에 지원 사업을 지속 확대해줄 것을 촉구했다. 백 대표가 밝힌 네 요소는 ▲데이터 ▲인프라 ▲AI 모델 ▲AI서비스다. 특히 그는 “대규모 GPU 학습 인프라에 대한 투자, 특히 국가 지원, 대기업 연계 등이 필요하다”면서 “벤처 기업처럼 예산, 자원이 부족한 이들이 어떻게 접근하게 해줄 것이냐에 대한 지원책을 많이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모델 관련해서는 숙련된 엔지니어에 대한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며 “이미 과기정통부에서 굉장히 많은 지원 정책이 있는데, 이를 확대하고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백 대표는 “우리가 국산 AI 반도체 회사들과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모델링 분야에서는 엔비디아를 따라가기 어렵지만, 서빙 분야에서는 상당한 속도로 완성도를 따라가고 있고 가격은 거의 10분의 1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를 가능하게 지원해준 과기정통부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이런 지원 정책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그는 “좋은 AI 모델 엔지니어들이 육성돼야 한다”며 “대학, 연구기관, 또는 예산이 부족한 AI 버티컬 서비스 개발 관련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많은 지원이 있기를 희망한다”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들에 대한) 투자 속도가 늦춰지거나 효율화되지 않아 시간을 허비한다면, 결국은 엄청난 자본력과 격차로 글로벌 기업들에 잠식당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던 이유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많은 국가의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있었기 떄문이다. AI도 우리나라 미래를 좌우할 부분이니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