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퀄컴·구글과 XR 개발 나선다...'언팩'서 깜짝 발표
삼성전자가 퀄컴,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XR(혼합현실) 폼팩터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XR 폼팩터를 개발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번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갤럭시S23시리즈와 갤럭시북3 시리즈를 공개한 이후 깜짝 발표다.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XR 폼팩터에는 퀄컴의 칩셋, 구글의 OS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XR 폼팩터를 출시한다면, 이는 메타버스 시장의 재도전이 되는 셈이다. 과거 삼성전자는 오큘러스 VR과 협력해 2014년부터 스마트폰을 연결(도킹)해서 사용하는 방식인 VR 헤드셋 '기어 VR'을 출시했지만, 2018년부터 신제품 출시를 중단한 상태다. 스마트폰 삽입형 VR은 화질과 성능면에서 독립형 VR 헤드셋과 비교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스마트폰 삽입형이 아닌 단독 XR 헤드셋을 개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태문 사장은 XR 협력 계획을 발표한 후, 갤럭시 언팩 관람석에 앉은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과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을 직접 소개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퀄컴과 삼성은 25년 이상의 파트너십으로 갤럭시 스마트폰뿐 아니라, 노트북, 태블릿 등에서 최고의 모바일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더 나아가 우리는 XR에서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XR 디지털 경험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은 "차세대 경험을 제공하려면 최첨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기에 삼성, 퀄컴과의 협업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구글은 2D 포맷과 AR(증강현실) 기술 개발에 투자한 결과 AR 코어를 10억개 이상의 모바일 안드로이드 기기로 확장했고, AR은 유튜브와 구글맵에 적용됐다고 말했다. 또 구글 렌즈는 매달 80억개 이상의 시각적 검색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구글로 향상시킬 새로운 폼팩터 XR 기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애플 또한 AR·VR(증강, 가상현실)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를 올해 출시할 전망인 가운데 XR 시장에서 양사의 경쟁이 주목된다. 애플은 '리얼리티 프로' AR·VR 헤드셋의 수익 구조를 다각화해서 장기적으로 아이폰 판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XR 헤드셋 출하량은 작년 1800만대를 기록한 뒤 올해 3600만대, 2024년 5700만대 등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2025년 1억1000만대, 2030년에는 10억대에 근접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버금가는 규모를 갖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