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확대되면 국제유가 불확실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국제유가 불확실성도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69%(58센트) 떨어진 배럴당 83.54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2월 브렌트유는 0.20%(18센트) 오른 배럴당 8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WTI와 브랜트유가 소폭 조정된 건 국제 에너지기구가 오는 2024년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종전 100만 배럴 증가에서 88만 배럴 증가로 낮춰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향후 국제유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수준이 현재 상황에서 전선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란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는 유대교 안식일인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대대적인 로켓포 공격을 감행했다. 그러자 이스라엘도 곧바로 대응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겨냥해 4천톤 규모의 폭탄 6천발을 투하했다”며 “하마스를 겨냥한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이란의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안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에게 가자지구 폭격 중단을 요구하면서, “폭격이 계속될 경우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드 맥켄지의 앨런 겔더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이 큰 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밥 맥널리 래피던에너지그룹 회장은 “만약 이란으로 전선이 확산되면 유가가 배럴당 5~10달러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 직후였던 지난 9일 하루에만 WTI가 전 거래일 대비 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를 기록했는데, 전쟁 규모 확장되고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연중 고점인 배럴당 93.68달러를 웃돌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키움증권 심수빈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슈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오일 쇼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973년 10월 6일부터 10월 25일까지 이집트와 시리아 군대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욤 키푸르 전쟁 당시에도 산유국들이 강력한 석유 감산책을 내놓으며 1차 오일쇼크가 터진 바 있다. 심 연구원은 “만약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이 전쟁 이슈가 장기화된다면, 중동 지역의 원유 생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실제 공급 차질로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란, 레바논 등 전쟁에 개입된 당사자들이 빠른 시일 안에 평화적인 방향으로 협상을 한다면, 국제유가 공급 차질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있다. 마이크 로스만 코너스톤애널리틱스 설립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원유 가격 상승 리스크는 제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