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P1 낸드라인 일부 가동 중단…감산·원가절감 초강수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초강수 전략을 꺼내 들었다. 최근 구세대 낸드를 생산하는 평택캠퍼스 제1공장(P1) 내 일부 설비 가동을 멈추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요가 부진한 구세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 효과를 더하고, 동시에 원가를 크게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P1 내 낸드플래시 제조라인의 일부 설비 가동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P1 낸드 라인은 V6 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라인이다. V6은 6세대를 의미하며, 셀(데이터가 저장되는 단위) 적층 수는 128단이다. 낸드는 셀을 수직으로 더 많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현재 삼성전자는 이 P1 낸드라인의 일부 설비 가동을 멈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장비 가동이 중단되는 기간은 최소 한 달에서 길게는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반도체 공장은 제품 생산량을 줄일 때 웨이퍼를 투입하지 않고 장비만을 가동하는 '비가동' 방식을 진행한다. 장비 가동을 완전히 멈추게 되면 재생산 시 공정 수율을 처음부터 다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추가적으로 투입된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일부 장비의 가동을 멈추는 배경에는 감산과 원가절감 등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메모리 감산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어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올 하반기 낸드 위주의 생산량 하향 조정폭을 크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낸드 주요 생산거점인 평택, 화성, 중국 시안 등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전반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추정한 삼성전자의 낸드 감산 폭은 10% 내외다. V6 라인은 삼성전자의 낸드 제품군 중에서도 구세대에 속해, 감산의 직접적인 대상이 된다. 현재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낸드는 176단 V7, 236단 V8 낸드다. 특히 V8 낸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가장 최신 제품이다. 원가절감도 주요 요소 중 하나다. 현재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설정한 MBO(목표관리)는 원가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올 상반기 누적 적자 8조9천4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가 예산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어, P1의 설비 가동을 아예 멈추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에 관련 인력들이 설비 전원을 내리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고, P1 내 설비 일부는 다른 팹으로 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있는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