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논의…방송업계 속탄다
유료방송업계와 홈쇼핑업계가 송출수수료를 두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 계약' 가이드라인 공개도 미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중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연내로 목표 시점을 수정하고 사업자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료방송업계는 송출수수료 협상을 두고 홈쇼핑업계와 갈등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해를 넘겼음에도 여전히 홈쇼핑사업자와 재계약 협상을 마치지 못했다. 유료방송업계와 홈쇼핑업계는 매년 반복되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사업자들의 의견을 고루 반영한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과기정통부도 이달 중 가이드라인 공개를 목표로 각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연구를 진행해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말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완성한 뒤 이를 토대로 각 사업자들의 의견을 한 차례 수렴했다. 유료방송업계와 홈쇼핑업계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이에 과기정통부는 각 업계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내용을 수정하기로 했다. 홈쇼핑업계 "송출수수료 부담 심화…인하 필요" 홈쇼핑 사업자가 유료방송 사업자에 지급하는 송출 수수료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홈쇼핑 사업자가 유료방송 사업자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017년 1조3천874억원에서 2021년 2조2천508억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홈쇼핑 사업자들의 매출은 대부분 정체됐다. 방송사업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2017년 39.3%에서 2021년 58.9%까지 높아졌다. 홈쇼핑업계는 특히 SO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홈쇼핑업계의 성장세도 줄어들고 있어 송출수수료 감액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SO 가입자수는 1천293만명으로 전년 대비 30만명 가량 줄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이제는 특수가 끝나고 경기 침체가 겹치며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송출수수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으며 생존을 위해서는 감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홈쇼핑업계는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말 선보인 가이드라인 초안에 홈쇼핑업계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수정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기울어진 균형을 바로잡으려는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가이드라인 초안은 그렇게 개선돼 보이지는 않는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업계 의견을 조금 더 반영해 개선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료방송업계 "송출수수료 기준 적정…통보식 협상 제재해야" IPTV 업계는 현재의 송출수수료 기준이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기준은 상당 기간 저평가돼 있었으나 최근에서야 정상화됐다"며 "IPTV 업계에서는 현재의 송출수수료 기준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블TV 업계는 홈쇼핑 사업자들이 협상 시기가 되면 일방적으로 송출수수료를 감액 지급해, 일방적으로 요구를 수용하게 만든다며 이를 제재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일부 홈쇼핑 사업자는 재계약 협상이 진행 중인데도 불구하고 SO에 일방적으로 송출수수료를 약 70% 감액 지급해 논란이 됐다. 또한 홈쇼핑 사업자들의 송출수수료 감액 지급이 현금흐름을 악화시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한 수신료 지급 여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매년 콘텐츠 재송신료 협상에서 PP업계는 콘텐츠 제작비 증가를 이유로 재송신료를 올리고 있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로 증가하는 재송신료를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인 송출수수료 감액은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 사업자의 일방적인 수수료 감액 지급으로 SO의 수익이 감소함에도 지상파 재송신료 등 비용은 절감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정상적인 사업 유지가 어렵다"며 "홈쇼핑 사업자들의 일방적인 송출수수료 감액 행위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