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美 IRA뿐 아니라 EU TCTF 적극 활용해야"
유럽연합(EU)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해 핵심원자재법(CRMA), EU 배터리법으로 맞불을 놓은 가운데 국내 기업이 유럽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시적 위기 및 전환 프레임워크'(TCTF)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현수 법무법인 광장 통상팀 변호사는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6일 서울 전경련 회관에서 개최한 'EU 배터리 정책 기업 활용 세미나'에서 TCTF제도를에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제언했다. TCTF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EU의 보조금 제도였던 에너지 관련 보조금 정책(TCF)을 개정·수정한 정책이다. 2025년 말까지 시행되며 EU 회원국의 보조금 지급 규정을 대폭 완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 변호사는 기존 TCF와 달리 TCTF는 '탄소중립 경제 전환을 위한 전략적 분야 투자 촉진 보조금'에 주목했다. 그는 "TCTF 보조금은 위기 유형의 5가지와 전환 부문의 3가지가 있는데 국내 기업의 경우 전환 유형의 보조금이 주효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위기 유형의 보조금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장기화로 파생된 문제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면 전환 유형의 경우 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보급, 산업공정 탈탄소화 등 국내 기업 상황에 걸맞는 제도가 포함돼 있다. 주 변호사는 "전환 분야는 국내 배터리 기업에 보조금이 가능하다"면서 "실제 전환 분야의 경우 유럽 역내에서 4개의 보조금 승인이 완료됐고 배터리, 태양전지, 동 장비 생산 등 친환경 분야 제조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EU는 역외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지급할 수 있는 매칭보조금도 신설했다. 주 변호사는 "사실상 EU가 미국의 IRA에 대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칭보조금은 EU역외 외 제3국으로부터 수령할 수 있는 보조금과 동일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TCTF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통신문 형태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띄지 않는다. EU 자체에서 집행하는 예산도 없을 뿐더러 각 국가별 예산에 따라 보조금 지급 규정을 대폭 완화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재정이 넉넉한 국가의 경우 보조금을 대폭 지급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재정 여력이 없는 국가는 보조금 지급이 어려울 수 있다. 주 변호사는 "프랑스의 경우 향후 5년간 500억 유로의 보조금 지급이 예정돼 있다"면서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 국가 외에는 보조금 지급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국내 배터리 기업의 경우 유럽 현지에 폴란드, 헝가리 등에 배터리 생산 공장이 집중돼 있다. 신설 역시 해당 지역 중심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