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스마트폰에 SMIC '7나노' 칩…中 반도체 굴기 지속
중국 화웨이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중국이 자체 개발 및 제조한 7나노미터(nm) 칩이 탑재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도체 전문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가 실시한 티어다운(기기 분해 뒤 내용물을 분석하는 것)에 따르면, 화웨이가 이달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 모델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는 '기린 9000(Kirin 9000s)'이 탑재됐다. 기린 9000은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관련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만든 반도체다. 이 칩의 생산은 중국 주요 파운드리인 SMIC가 맡고 있다. 제조 공정은 7나노 기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해당 조사 결과에 대해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를 회피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부터 현지 기업이 중국에 14나노 이하 시스템반도체,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제조장비를 사실상 공급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7nm 이하 공정 구현의 핵심으로 꼽히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도 중국은 수입이 불가하다. 전 세계 유일의 EUV 노광장비 생산업체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 정부가 2019년 미국의 뜻에 동참하면서다. 올해에는 장비 규제 범위를 EUV보다 한 단계 아래인 DUV(심자외선)까지 확대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최선단 반도체 공정 개발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순에도 SMIC가 중국 암호화폐 체굴업체에 7nm 공정 기반 칩을 공급한 사실이 테크인사이츠 조사로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업계는 중국이 가장 최신의 DUV 장비를 활용해 7nm 공정을 구현한 것으로 관측했다. DUV 장비로 단일 노광 공정을 거치면 선폭을 38nm까지 줄일 수 있으나, 노광 공정을 두 번 거치는 '더블 패터닝'을 활용하면 이를 7nm급으로 줄일 수 있다. 다만 EUV를 통한 단일 패터닝 대비 양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7nm 칩 생산량이 매우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최첨단 분야에서 약 5년 뒤쳐진 기술로 제한된 수량의 칩을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반도체 핵심 기술을 자급자족하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