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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글로벌 낸드 매출 70% 급증…삼성·SK 점유율 절반 육박

올해 2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이 제품 가격 급등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70% 폭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합산 점유율 47%를 기록하며 글로벌 1·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70%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낸드 평균 판매 가격이 55% 오른 점이 시장 규모 확대를 이끌었다. 지난 1분기에도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 치솟은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가파른 가격 반등세가 지속된 결과다. 제조사별 매출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가 28%로 1위를 수성했다. 전 분기(29%) 대비 점유율은 1%포인트(p) 소폭 낮아졌으나 선두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점유율 19%로 2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47%에 달해, 국내 반도체 양사가 전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마이크론은 고부가·고가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에 집중하면서 점유율을 전 분기 13%에서 15%로 2%포인트 끌어올려 3위에 올라섰다. 이어 일본 키옥시아와 중국 YMTC가 각각 14%의 점유율로 전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뒤를 이었다. 샌디스크는 전 분기 대비 2%포인트 하락한 11%에 머물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분기 낸드 시장의 가파른 실적 성장이 가격 상승 효과에 크게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1분기 90% 급등에 이어 2분기에도 55% 상승세가 이어지며 시장 규모를 키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고한 주도권을 쥐고 마이크론이 고수익 제품 공급을 확대하며 점유율 경쟁을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2026.09.04 15:16전화평 기자

[현장] 정부, 이용자 많은 '모두의 AI'에 GPU 더 준다

정부가 내년도 '모두의 인공지능(AI)' 예산 2500억원 가운데 1700억원을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투입하고 컨소시엄 운영과 AI 에이전트 확장에 각각 300억원과 500억원을 지원한다. GPU 예산은 실제 서비스 이용량과 이용자 활성도를 기준으로 차등 배분해 컨소시엄 간 경쟁·협력을 촉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카카오·KT·SK텔레콤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의 내년도 후속 지원 예산으로 2500억원 편성안 세부사항을 공유했다. 정부는 GPU 이용 비용 1700억원과 컨소시엄 운영 지원비 300억원, 에이전트 확장 지원비 500억원을 위해 2500억원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1700억원은 AI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GPU를 확보하는 데 사용한다. B200 GPU 약 2000장을 임차할 수 있는 규모로 현재 운영되는 챗봇 서비스에 투입되는 수준을 웃도는 연산 자원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세 컨소시엄에 각각 100억원씩 총 300억원을 배정한다. 해당 예산은 시스템 운영과 서비스 안정성 확보 및 참여 기업과의 협업 비용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나머지 500억원은 공공 에이전트와 개인 맞춤형 검색 등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투입한다. 외부 기업이 개발한 에이전트가 카카오·KT·SK텔레콤의 플랫폼에 자연스럽게 탑재돼 국민에게 서비스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김경만 과기정통부 AI정책실장은 GPU 지원 규모는 실제 서비스 이용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정부는 서비스 출시 이후 내년 3월께 컨소시엄별 이용자 수와 활성도를 확인한 뒤 GPU 사용량을 반영해 지원 예산을 배분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서비스 활성도가 높은 컨소시엄이 더 많은 GPU 예산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세 컨소시엄이 이용자 확보와 서비스 품질을 놓고 경쟁하도록 유도하면서 공공·민간 에이전트 확장에서는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실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경쟁하면서 협조 관계도 하는 것"이라며 "경쟁보다 협업의 형태를 띠면서 같이 꾸준하게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6.09.04 12:18김미정 기자

"AI앱 1900개가 회사 업무"…SKB, 상품부터 조직까지 AI로 재설계

SK브로드밴드가 상품 서비스부터 네트워크와 IPTV 운영, 사내 업무 방식까지 AI 중심으로 재설계한다. 기존 업무에 AI 기능을 덧붙이는 수준을 넘어 회사 전반에 AI를 내재화하는 'AI 네이티브 서비스 컴퍼니'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SK브로드밴드는 통신과 미디어 영역을 넘어 고객 가치를 중심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하고 AI를 활용해 이를 제공하는 'AI 네이티브 서비스 컴퍼니'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AI 네이티브 서비스 컴퍼니는 상품 서비스 기획과 제공부터 회사 운영까지 전 과정에 AI를 내재화한 회사를 뜻한다. 고객의 이용 상황과 이력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복잡한 이용 절차를 줄이는 동시에 반복 업무와 데이터 분석을 AI에 맡겨 구성원이 고객 문제 해결과 의사결정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SK브로드밴드는 서비스 품질과 디지털 경험, AI 서비스 등 고객 접점 전반을 혁신하기 위해 A를 중심으로 사업과 업무 체계를 바꾼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객이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상품·서비스 혁신'과 사람·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운영 방식을 AI 기반으로 바꾸는 'AX 프로세스 전환'을 양대 실행 축으로 정했다. 구성원 개개인의 AI 활용 역량도 높여 고객 요구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전환한다. AI 챗봇 문의 93% 셀프 처리…Btv 에이닷 이용 1억4000만건 고객이 직접 이용하는 서비스에는 이미 AI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가입부터 A/S까지 24시간 상담할 수 있는 AI 챗봇은 UI UX 개선과 커스터마이징을 거쳐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요금과 설치, 이사, 사후관리(AS) 등 주요 상담 시나리오를 확대하면서 전체 고객 문의 가운데 약 93%를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IPTV Btv에는 AI 미디어 에이전트 '에이닷'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한 번의 질문과 답변에 그치지 않고 대화의 맥락을 이어가는 멀티턴 방식의 'AI B tv'를 제공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단순히 콘텐츠를 전달하는 IPTV에서 벗어나 AI가 이용자별 취향과 상황에 맞는 미디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B tv를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 B tv에 적용된 에이닷의 누적 이용 건수는 1억 4000만건을 넘어섰다. 하루 22억건 데이터 분석…장애 발생 전 AI가 품질 관리 AI는 고객이 보지 못하는 네트워크와 IPTV 운영 영역에도 투입되고 있다. 장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상 징후를 먼저 찾아내고 조치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선 네트워크에는 AI 관제·진단 에이전트 'C-one'을 도입했다. C-one은 고객경험지표(CEI)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이상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원인과 점검 우선순위를 식별한다. 점검이 필요한 지점을 찾아 관련 보고서를 자동으로 작성해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기능도 갖췄다. 네트워크 담당자가 데이터를 일일이 확인하는 시간을 줄이고 장애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우선 점검할 수 있도록 해 운영 효율성과 대응 속도를 함께 높이는 방식이다. IPTV에서는 AI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 'AQUA'가 품질 이상 여부를 상시 확인한다. Btv 시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징후를 AI가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고객이 불편을 신고하기 전에 품질 개선이 필요한 구간을 찾아 선제적인 조치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SK브로드밴드는 Btv 셋톱박스에서 하루 22억건이 넘는 데이터를 수집한다. 방송 설비와 네트워크를 거쳐 셋톱박스와 TV에 이르는 서비스 전달 전 과정에서 740개 품질 지표를 365일 24시간 분석하고 있다. 고객 상담과 미디어 서비스뿐 아니라 실제 통신·방송 인프라 운영까지 AI가 관여하면서 상품·서비스와 운영 프로세스를 동시에 바꾸는 구조다. AI 앱 1900개 개발·운영…60여개 에이전트 현장 투입 SK브로드밴드는 이 같은 상품·서비스와 프로세스 혁신을 지속하려면 구성원 개개인의 AI 활용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사내 업무 환경도 AI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전사 AX 추진을 담당하는 CEO 직속 조직 'AI 보드(AI Board)'가 중심 역할을 맡는다. AI 보드는 각 조직이 AX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진단하고 해결을 지원한다. 현업에서 발굴된 AI 활용 사례를 전사 AI 에이전트 개발과 활용으로 확산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구성원들이 AI 활용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내 AX 커뮤니티 '단비(DAN-B)'도 운영한다. 단비에서는 구성원들이 AI 활용 노하우를 묻고 답할 수 있으며 '오픈오피스아워(OOH)'를 통해 실제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등록하고 멘토의 컨설팅을 받아 해결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경험과 결과물은 다시 단비에 축적된다. 다른 구성원이 이를 검색해 자신의 업무에 활용하면서 개인의 AI 활용 경험을 조직 전체의 지식 자산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현장에서 AX 확산을 지원하는 'AI 프론티어'도 지난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선정된 구성원은 AI 보드와 함께 각 조직의 AX 성공 사례와 활용법을 전파하고 현장에서 구성원들이 겪는 AI 활용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네트워크 업무에는 별도의 AI 플랫폼도 구축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월부터 사내 네트워크 조직과 AT·DT센터가 협력해 네트워크 데이터 분석과 코딩 지원 기능을 갖춘 '플레이그라운드'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플레이그라운드에서 개발하거나 운영하고 있는 AI 앱은 약 1900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필요한 행동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60여개가 실제 현장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구성원이 업무 특성에 따라 AI 도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환경도 확대했다. 사내 업무에 특화된 에이전트를 구현하는 '에이닷 비즈'를 비롯해 노코드 기반 AI 개발 도구 '아르고스 스튜디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등을 제공하고 있다. AI 활용 교육도 전사 단위로 확대한다. 신입사원부터 팀장, 임원까지 직급별 맞춤형 AI 리더십 과정을 필수화하고 본사뿐 아니라 지역 사업장에서도 AI 관련 포럼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일부 조직이나 개발 인력에 AI 활용을 맡기는 대신 구성원 전체가 일상적인 업무에서 AI를 사용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SK브로드밴드는 궁극적으로 AI와 구성원이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를 구축해 고객 서비스 개선이 다시 업무 혁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AI 네이티브 서비스 컴퍼니는 기존 상품과 업무에 AI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상품·서비스·조직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라며 “AI와 구성원이 긴밀하게 협업하는 업무 체계를 구축해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AX 기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2026.09.04 10:54박수형 기자

정부, SK텔레콤·카카오·KT와 '모두의 AI' 출시 협력 논의

정부가 모두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에 선정된 컨소시엄과 서비스 출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모두의 AI' 프로젝트 사업자 간담회를 열었다. 프로젝트에 선정된 SK텔레콤과 카카오, KT 컨소시엄은 서비스 시제품 영상을 시연하고 개발 계획과 출시 협력 방안을 공개했다. 과기정통부는 간담회에 앞서 '모두의 AI 서비스 출시 준비계획'을 발표했다. 공공 AI 에이전트 연계와 개인정보보호·보안 대책을 마련하고 이용자 확보를 위한 민관 협력을 추진해 연내 대국민 서비스 출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카카오톡과 전화 등 국민에게 익숙한 채널을 중심으로 범용 챗봇과 공공·특화 AI 에이전트를 제공한다. 카카오 '카나나'와 LG '엑사원' 등 국산 AI 모델을 활용해 정보 탐색부터 신청·예약·결제까지 한 번의 대화로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개인별 AI 에이전트와 개방형 에이전트 장터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AI 접근성을 높이고 국산 AI 모델 고도화와 국내 AI 기업의 사업 기회 확대를 추진한다. KT 컨소시엄은 실시간 검색 기반 범용 AI 에이전트와 공공·교육·금융·쇼핑 등 10여 개 분야의 특화 서비스를 연결한 '이음'을 선보인다. 국산 AI 모델과 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 인프라를 통합 운영하는 AI 플랫폼 '토큰팩토리'도 활용한다. 토큰팩토리는 서비스에 적합한 AI 모델을 자동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KT는 이를 토대로 국내 AI 기업의 기술 역량을 결집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인증부터 신청과 결제까지 이용자를 대신해 처리하는 실행형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화와 문자 기반 에이전트 기능도 도입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웹 이용이 어려운 사용자까지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모두의 AI'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새로운 국산 AI 서비스가 국민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서비스를 얼마나 쉽게 접하고 자주 찾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제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2026.09.04 10:00김미정 기자

낡은 폰이 아이들 교육기기로…SKT, 전자폐기물 순환 확대

SK텔레콤이 구성원들의 가정과 사무실에 방치된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전자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하고, 재제조한 디지털 기기를 취약계층 아동에게 지원한다. SK텔레콤은 오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앞두고 구성원과 미래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리파인데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리파인데이는 SK텔레콤이 지난해 마련한 순환경제 전략 '리파인(RE:FINE)'을 임직원 일상에서 실천하고 이를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교육까지 연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리파인은 재사용, 재활용, 절약을 중심으로 자원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SK텔레콤의 순환경제 전략이다. 캠페인은 구성원과 가족이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 기기를 자원으로 되돌리는 전자폐기물 순환 프로그램과 사내 어린이집 원아를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 등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구성원들은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폰과 피처폰, 태블릿, 노트북 등을 SK텔레콤 본사에 가져와 수거된 기기는 IT 기기 처리 전문 사회적기업 '리맨'을 통해 데이터 삭제 등 전문적인 처리 절차를 거친다. 이후 각각의 기기를 검수해 상태와 활용 가능성에 따라 분류한다.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재사용하거나 재제조하고, 제품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기기는 부품이나 원료 형태로 재활용한다. 버려질 수 있는 전자기기를 최대한 다시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전자기기 회수는 취약계층 아동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는 활동으로도 이어진다. SK텔레콤은 회수한 IT 기기의 상태와 잔존가치 등을 평가한 뒤 이에 해당하는 규모의 재제조 디지털 기기를 마련해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를 통해 취약계층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지원된 기기는 아동들의 디지털 학습 등에 활용된다. SK텔레콤은 전자폐기물의 재사용 재활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원순환을 어린이들의 교육 기회와 정보 접근성 향상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캠페인에 참여한 구성원에게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기기 내 데이터를 삭제했다는 보고서가 제공된다. 탄소중립실천포인트와 기부증서도 받을 수 있다. 행사장을 직접 찾기 어려운 구성원과 가족도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캠페인은 오는 30일까지 이어간다. SK텔레콤과 ESG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유한킴벌리에서도 같은 날 구성원을 대상으로 리파인데이 캠페인이 진행됐다. 기업 내부에서 시작한 자원순환 활동을 협력사와 파트너로 확산하기 위한 취지다. 미래세대가 자원순환의 의미를 직접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사내 어린이집 원아 등을 대상으로 자원의 가치와 순환경제의 필요성을 알리는 환경교육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환경을 주제로 한 동화책을 활용한 수업에 참여하고 그림 퍼즐 맞추기와 업사이클링 화분 만들기 등을 체험했다. 일상에서 물건과 자원을 다시 활용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엄종환 SK텔레콤 지속가능경영실장은 “서랍 속에 잠든 IT 기기도 안전한 과정을 거치면 미래세대의 성장을 위한 기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며 “AX와 ICT 산업 성장 흐름에 발맞춰 통신 인프라 재활용, 친환경 유통망 등 자원순환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04 09:34박수형 기자

SK이터닉스, VPP 기업 엔라이튼과 맞손

SK이터닉스는 지난 3일 에너지 기후테크 기업 엔라이튼과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 및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엔라이튼은 에너지 IT 플랫폼 '발전왕'을 통해 발전소 구축·운영·전력거래 등 에너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며, 전국에 산재한 분산 자원을 가상발전소(VPP)로 통합해 나가고 있다. 상장도 준비 중이며, 최근 예비 기술성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번 협약은 양사가 보유한 발전자산 데이터와 사업 역량을 결합해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사업 전 주기에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엔라이튼은 자사 플랫폼 '발전왕'에서 확보한 발전소 운영 데이터를 활용해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SK이터닉스는 이를 기반으로 자산관리 효율을 높이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EPC 및 일원화된 운영관리 서비스 제공 ▲데이터 기반 사업 협력 ▲자산 매입 및 파이프라인 확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공동 사업 추진에 뜻을 모았다. 또한, 장기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김해중 SK이터닉스 대표는 “대규모 전력 수요 증가로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파트너십은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재생에너지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며 동반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6.09.04 09:09김윤희 기자

삼성전자, 2분기 HBM 점유율 33%로 급등…SK하이닉스와 격차 축소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업계 1위 SK하이닉스와 격차를 좁혔다. 올 2분기 양사 점유율 차이는 17%p로, 전년 동기(43%p), 전 분기(37%p) 대비 크게 줄었다. 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세계 HBM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SK하이닉스가 50%로 1위를 유지했다. 다만 점유율 수치는 지속 감소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점유율(50%)은 전 분기 대비 8%p, 전년 동기 대비 14%p 감소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33% 점유율로 SK하이닉스와 격차를 17%p로 좁혔다. 전 분기 대비 12%p, 전년 동기 대비 18%p 개선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HBM4 출하를 본격화하면서 점유율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HBM4는 올해 본격 상용화된 최신형 HBM이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 시리즈에 탑재된다. 마이크론은 시장 점유율 변동폭이 비교적 작았다. 마이크론은 올 2분기 18%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3%p 감소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현재 HBM 매출 대부분은 HBM3E에서 발생한다"며 "HBM4 출하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26.09.03 16:43장경윤 기자

'한국형 브로드컴' 노리는 LG전자, SK하이닉스와 협력 무산

SK하이닉스와 LG전자가 추진해 온 반도체 개발 협력이 무산됐다. 양사는 지난 7월부터 차세대 기업용 SSD(eSSD) 백엔드(후공정) 디자인 일부 영역 외주를 놓고 논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자체 개발(인하우스)로 방향을 틀면서, 수개월간 논의는 백지화됐다. 주문형 반도체(ASIC) 디자인 서비스를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레퍼런스 확보를 기대했던 LG전자는 이번 개발 협력이 무산되면서 초기 외연 확장이 늦어졌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LG전자에 차세대 eSSD 컨트롤러 후공정 협력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최종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논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고용량 eSSD 수요 폭증에 맞춰 SK하이닉스가 컨트롤러 개발 공급망 다변화를 노리고, LG전자가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SoC(시스템온칩)센터를 통해 '종합 ASIC 디자인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양사 이해관계와 구조적 한계가 맞물리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안에 정통한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7~8월 eSSD 컨트롤러 백엔드 물량을 놓고 수차례 미팅했지만 최종 결렬됐다"며 "SK하이닉스가 (LG전자에 외주로 맡기려던 일부 디자인을) 자체 개발하기로 가닥을 잡으며 협력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배경은 SK하이닉스 내부 전략 셈법이 꼽힌다. 솔리다임 인수를 통한 매출 안정화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호조 속에서, 굳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외부 플랫폼을 도입할 명분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턴키(일괄 수주)가 아닌 일부 공정 위탁이라는 한계로 인해, LG전자 엔지니어가 SK하이닉스 보안 구역에 상주하며 작업해야 하는 등 실무·보안상 엇박자가 부담이었다는 풀이도 나온다. 당초 양사는 SK하이닉스 eSSD 컨트롤러의 백엔드(후공정) 디자인 일부를 LG전자에 맡기는 방향으로 논의해 왔다. SK하이닉스의 독자노선 회귀에 대해 내부 개발진 사이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버전 역시 자체 개발 과정에서 구동 이슈 등 난항을 겪었던 만큼 개발 실무진 사이에서는 대기업급 설계역량을 갖춘 외부 파트너에 디자인 일부를 맡기길 원했던 분위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 인력이 HBM 로직 다이 등 주력 분야로 배치되면서 솔루션 개발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자체 완결로 돌아선 결정이 향후 양산 일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26.09.03 16:20전화평 기자

SK스토아, 리빙 전문 프로그램 '메가진' 선봬

SK스토아가 가을철 리빙 수요를 겨냥해 라이프&리빙 전문 프로그램 '메가진(MEGA JIN)'을 선보인다. 상품을 나열하는 기존 홈쇼핑 방송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처럼 시즌별 상품을 선별해 소개하는 방식이다. SK스토아는 오는 5일 오전 10시21분 신규 프로그램 메가진의 첫 방송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메가진은 트렌드를 소개하는 매거진(Magazine)과 혜택을 강조한 'MEGA', 진행을 맡은 강연진 쇼호스트의 이름을 결합해 만든 프로그램명이다. 강 쇼호스트가 진행을 맡아 계절별 리빙 상품과 관련 정보를 함께 소개한다. SK스토아는 인테리어와 청소, 주방·생활용품 교체 등 리빙 상품 수요가 늘어나는 가을 시즌을 맞아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프리미엄 상품 큐레이션과 가격 혜택, 고객 소통을 주요 요소로 내세운다. 방송 제작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비주얼 콘텐츠도 활용한다. 제품에 맞는 공간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거나 상품의 주요 특징을 보여주는 데 AI 콘텐츠를 적용한다. 녹화 방송이라는 데이터홈쇼핑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소통 요소도 강화한다. 강연진 쇼호스트의 음성을 활용한 연출을 적용하고 고객이 작성한 실제 상품 리뷰 등을 방송에 반영할 예정이다. 첫 방송에서는 수입 식기 브랜드 포트메리온의 '보타닉가든 4인 디너세트' 28개 구성을 판매한다. 메가진을 통해 1300세트를 한정 판매하며 방송 중 구매 고객에게 최대 5만원 한도로 15% 적립금 혜택을 제공한다. 프로그램 출시를 기념한 고객 참여 행사도 진행한다. 앞으로 3개월간 메가진에서 소개한 상품을 구매한 뒤 리뷰를 작성한 고객에게 메가커피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김형준 SK스토아 방송운영본부장은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상품과 혜택을 구성했다”며 “메가진을 SK스토아 라이프&리빙 카테고리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03 16:18안희정 기자

창고가 텅 비었다는 말의 두 가지 뜻

9월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8월 수출은 982억 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8.7% 늘었다. 반도체가 466억 5000만 달러로 209.0% 뛰며 석 달 연속 400억 달러를 넘겼고, 전체 수출의 47.5%를 혼자 채웠다. 그 안에서도 메모리는 290.2% 늘어난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24.4% 느는 데 그쳤다. 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3분기 5.3달러에서 8월 25.0달러가 됐다. 값이 뛴 이유를 시장은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 "창고가 비었다"는 것이다. 공급사도 고객사도 재고가 바닥이라 부르는 값을 받는다는 서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을 이끌었고, 수출 통계는 그 서사를 확인해 주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수출은 이미 팔려 나간 물건의 기록이다. 앞을 보려면 아직 팔리지 않은 물건, 곧 재고를 봐야 한다. 재고를 보러 8월 14일 나온 반기보고서를 열면 서사와 어긋나는 숫자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연결 재고자산은 2025년 말 52조 6368억원에서 6월 말 71조 3891억원으로 6개월 만에 35.6% 늘었다. SK하이닉스는 14조 2894억원에서 17조 9857억원으로 25.9% 늘었다. '창고가 비었다'는 말과 '재고가 급증했다'는 공시가 같은 회사, 같은 기간을 두고 나란히 서 있는데, 어느 한쪽이 틀린 것은 아니다. 창고가 비었다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팔려서 완제품 칸이 비었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물건이 애초에 창고를 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앞의 뜻은 절반만 맞고 뒤의 뜻은 아직 공시에 잘 잡히지 않는다. 완제품 칸이 비었는지는 재고를 제품, 재공품, 원재료로 나눠 적는 재고자산 주석이 답하는데, 6개월 동안 늘어난 것은 제품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원재료·저장품은 16조 4114억원에서 24조 1951억원으로 47.4% 늘었고 반제품·재공품은 29.7% 늘었다. 제품·상품은 16.8% 느는 데 그쳐 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3%로 내려앉았다. 2022년 말 31.0%를 정점으로 해마다 내려와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원재료·저장품이 47.4% 늘어 제품 비중은 17.5%에 머물렀고, 마이크론은 5월 말 기준 완제품 비중이 7.2%, 재공품 비중이 81.2%다. 세 회사 모두 완제품 칸은 비어 있고 원재료와 재공품 칸이 차고 있다. 쌓인 것은 안 팔린 물건이 아니라 만들 준비다. 만들 준비와 안 팔린 물건을 가르는 것이 재고 읽기의 출발점이다. 제조업체의 원재료·재공품이 예상보다 늘면 이후 매출이 늘고, 완제품이 예상보다 늘면 이후 이익이 줄어든다(Bernard·Noel, 1991). 시장은 그래도 총액으로 재고를 읽는다. 재고증가율이 높은 기업의 주가수익률은 낮은 기업에 뒤처졌고(Belo·Lin, 2012), 이 결과가 재고 급증을 경계하는 통념의 학술적 뿌리다. 두 연구는 모순되지 않는다. 총액은 방향을 알려주고 구성은 그 방향의 뜻을 알려준다. 구성이 원재료 쪽으로 쏠리는 데는 공급망에서 선 자리도 작용한다. 최종 수요의 작은 변동은 공급망 상류로 갈수록 증폭된다(Lee 외, 1997). 메모리 회사는 AI 서버 수요의 상류에 서 있어서 하류의 주문 증가를 원재료 선확보와 공정 투입 확대로 증폭해 받아내고, 수요가 꺾일 때 가장 크게 흔들리는 자리도 같은 칸이다. 재고 주석에는 구성 말고 눈여겨볼 줄이 하나 더 있다.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이다. 불황에 재고의 판매가치가 원가 아래로 떨어지면 그 차이를 손실로 미리 잡아 두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충당금 잔액은 2023년 말 각각 7조 3962억원과 2조 4266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잔액이 올해 6월 말 5조 2618억원과 4134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삼성전자는 곧장 줄지 않았다. 2024년 말 4조 9830억원까지 내려갔다가 2025년 말 5조 8424억원으로 다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 다시 내려왔다. 손실과 환입이 같은 칸에서 오간 흔적이다. 줄어든 충당금은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2023년에 1조 913억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한 뒤 2024년에 1조 2700억원, 2025년에 6617억원을 평가손실환입으로 되돌렸다고 공시했다. 2024년 영업이익 23조 4673억원의 5.4%가 2023년에 미리 잡아 둔 손실이 돌아온 몫이었다. 삼성전자는 환입액을 주석에 따로 적지 않고 현금흐름표 조정 항목에 '재고자산평가손실(환입) 등'으로 묶어 두는데, 그 금액이 2025년 상반기 2조 577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729억원으로 줄었다. 손실 인식이 잦아든 것만으로 상반기 이익의 짐이 1년 전보다 2조원 넘게 가벼워졌다. 이 환입은 회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K-IFRS 제1002호 문단 33은 매 후속기간에 순실현가능가치를 재평가해 감액을 초래한 상황이 해소되면 최초 장부금액을 한도로 평가손실을 환입하도록 규정한다. 문단 34는 그 환입을 매출원가 차감으로 인식하라고 정한다. 가격이 오르면 창고에 둔 채로 이익이 잡히는 구조다. 마이크론이 따르는 미국 회계기준은 다르다. ASC 330-10-35는 감액된 금액을 새로운 원가로 보아 회계연도를 넘겨서는 되돌리지 않고, 그 재고가 실제로 팔릴 때 낮아진 원가만큼 이익이 커진다. 마이크론은 2023 회계연도에 18억 3100만 달러를 감액했고, 그 재고가 팔린 2024 회계연도에 매출원가가 9억 8700만 달러 낮아졌다고 별도 표로 공시했다. 차이는 환입이 되느냐가 아니라 언제 이익이 되느냐, 그리고 그 금액을 독자가 볼 수 있느냐에 있다. 창고는 시장이 쓰는 말이고, 여기서부터는 저수지로 바꿔 보자. '유입'은 생산이고 '방류'는 판매며 '수위'가 재고다. 시장이 말하는 창고가 비었다는 서사는 수위가 낮다는 말이고, 공시는 수위가 올랐다고 한다. 두 말이 어긋나는 것은 수위계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방류구 앞에 고인 물, 곧 완제품은 줄었고 상류 유입구로 들어온 물, 곧 원재료와 재공품은 늘었다. 하나의 수위로 뭉쳐 읽으면 어느 쪽 물이 늘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평가충당금은 가뭄 때 탁해져 못 쓰겠다고 셈에서 뺀 물이다. 비가 와서 물이 맑아지면 K-IFRS는 그 물을 다시 셈에 넣게 하고, 미국 기준은 그 물을 실제로 흘려보낼 때에야 셈에 넣는다. 올해 상반기 한국 메모리 회사의 이익에는 다시 맑아진 물의 몫이 들어 있다. 수위가 오르는 것 자체를 나쁘게 볼 일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공급이 달리는 국면에서 원재료를 미리 확보하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고, 앞서 본 연구도 원재료 증가를 매출의 선행지표로 읽었다. 유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이 2024년 4.9회에서 2028년 20.1회로 좋아진다고 추정한다. 재고가 74일 치에서 18일 치로 줄어든다는 말인데, 웨이퍼 투입부터 완제품까지 몇 달이 걸리는 공정에서는 성립하기 어렵다. 그 20.1회는 뜯어볼 필요가 있다. 이 회전율은 매출액을 평균 재고로 나눈 값이라 가격이 오르면 재고가 그대로여도 올라간다. 같은 추정에서 재고자산은 13조 3140억원에서 36조 830억원으로 2.7배 느는데 매출원가는 34조 3650억원에서 59조 4960억원으로 1.7배 늘고, 매출액은 10배 넘게 뛴다. 매출원가를 평균 재고로 나눠 다시 계산하면 회전율은 2.6회에서 1.8회가 된다. 같은 추정을 놓고 한 지표는 재고가 네 배 빨리 돈다고 하고, 다른 지표는 절반으로 느려진다고 한다. 회전율 개선은 물이 빨리 도는 것이 아니라 물값이 오르는 것이다. 반론은 절반만 맞다. 재고 증가는 나쁜 신호가 아니지만, 그것이 좋은 신호로 남으려면 가격이 지금 높이를 지켜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투자자가 챙길 것은 총액이 아니라 칸이다. 다음 분기 재고 주석에서 원재료·재공품이 계속 늘고 제품이 계속 줄면 만들 준비가 이어지는 것이고, 제품 칸이 차기 시작하면 방류가 막힌 것이다. 그 전환은 수출 통계보다 먼저 주석에 나타난다. 이익을 볼 때는 환입이 얼마나 섞였는지도 봐야 한다. SK하이닉스는 그 금액을 적고, 삼성전자 주석은 "동 비용에는 재고자산평가손실 금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라고만 적는다. 제1002호 문단 36은 당기에 인식한 평가손실환입액과 그 환입을 초래한 사건을 공시 항목으로 든다. 금액이 보이지 않으면 독자는 호황의 이익과 되돌아온 손실을 가를 수 없다. 마지막으로 짚을 것은 수위계 밖으로 나간 물이다. HBM처럼 고객 맞춤으로 설계해 주문받고 만드는 제품은 저수지를 거치지 않고 송수관으로 바로 흐른다. 삼성전자는 이번 반기보고서에서 복수의 글로벌 고객사와 메모리반도체 공급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도 수주총액은 적지 않았고, 계약부채는 13조 9786억원에서 23조 5922억원으로 68.8% 늘었다.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의 수주상황 난에는 장기공급 계약에 따른 수주 현황이 없다고 적혀 있다. 증권사 리포트가 장기공급계약 확대를 투자 논리의 축으로 삼는 것과 대비된다. 마이크론은 반대로 최소 물량과 가격을 확정한 다년 계약의 잔여 수행의무 약 50억 달러와 예치금과 관련 약정 약 220억 달러 수령 계획을 숫자로 공시한다. 위험이 창고에서 계약서로 옮겨가고 있는데 한국 공시는 아직 창고만 보여준다. 계약이 흔들릴 때 먼저 움직이는 자리는 재고 주석이 아니라 계약부채와 약정 주석이다. 창고가 텅 비었다는 말은 이제 두 가지로 읽어야 한다. 팔려서 비었다는 뜻과 애초에 창고를 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앞의 뜻은 재고 주석의 제품 칸이 답하고 뒤의 뜻은 계약 주석이 답한다. 수위계는 저수지를 거치는 물만 잰다. 송수관으로 흐르는 물이 늘수록 수위계 눈금은 사이클을 덜 말해 준다. 이번 호황이 지난 호황과 다른 점은 가격의 높이가 아니라 물이 흐르는 길이다. 그 길을 따라 읽어야 다음 반기보고서가 하는 말이 들린다. 자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2023~2026)·반기보고서(2026.8), Micron Technology 10-K(FY2025)·10-Q(FY2026 3Q), 산업통상부 「2026년 8월 수출입 동향」, 유진투자증권(2026.8.18), 한국회계기준원 기업회계기준서 제1002호, FASB ASC 330.

2026.09.03 15:33이재준 컬럼니스트

베슬AI, 제약·바이오로 AI 인프라 영토 넓힌다…SK바이오팜에 B200 공급

베슬AI가 대규모 인공지능(AI) 연산 인프라 공급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AI 전환(AX)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베슬AI는 SK바이오팜과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128장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베슬AI는 지난 8월부터 GPU 클라우드 플랫폼 '베슬 클라우드'를 통해 B200 16개 노드, 총 128장 규모 GPU 컴퓨팅 자원을 SK바이오팜에 제공한다. SK바이오팜은 공급받은 GPU 인프라를 화합물과 약물정보를 활용한 연구개발과 의료 데이터 기반 파운데이션 모델의 사전학습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AI 연구 환경을 확보해 신약 연구개발 과정에서 AI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실제 활용 사례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베슬AI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기존 AI 기업과 연구기관 중심이었던 고객 기반을 제약·바이오 산업으로 확장한다. 화합물 구조 탐색과 약물정보 분석 등 바이오 분야에서 증가하는 고성능 컴퓨팅 수요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베슬 클라우드는 기업과 연구기관이 별도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고성능 GPU 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베슬AI는 복수의 글로벌 데이터센터에서 확보한 GPU를 고객별 워크로드 특성에 맞춰 연결·제공하는 '네오클라우드' 모델을 운영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GPU 자원 활용과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최근 SK텔레콤과 대규모 GPU 인프라 확보·운영 협력을 추진하는 등 GPU 공급 기반도 확대 중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이스라엘·핀란드 등의 글로벌 데이터센터와 협력하고 있으며 서브쿼드래틱, 누앙스 랩스, 트래젝토리 등 글로벌 고객사도 확보했다. GPU 인프라 규모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베슬AI는 연내 GPU 1만 장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5만 장과 100메가와트(MW)급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네오클라우드와 AI 팩토리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안재만 베슬AI 대표는 "신약 연구개발과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에는 대규모 연산 자원과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SK바이오팜의 AI 연구 및 AX 과제를 지원하고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서 AI 활용이 연구개발 과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GPU 인프라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26.09.03 15:26한정호 기자

수능 D-77...SKT가 알려주는 '응원의 정석'

SK텔레콤은 2027학년도 수능을 77일 앞두고 학부모와 수험생을 위한 온라인 캠페인 '수능응원백서'를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캠페인은 통신사 상관없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할 수 있으모, 크게 3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SK텔레콤은 캠페인에 참여한 모든 수험생에게 수능 이후 자사 직영몰 T다이렉트샵 이용권을 제공한다. '응원 특강'에선 학부모가 퀴즈로 자신의 응원 유형을 확인할 수 있다. '응원의 정석'에선 수험생에게 전할 영상이나 문자 메시지를 제작할 수 있다. 메시지를 받은 수험생은 과자, 음료 선물 뽑기에 참여할 수 있으며, 선착순 5만명을 대상으로 선물을 제공한다. '행운 카드 득템'에선 수험생이 사주 기반 맞춤형 행운 카드를 만들어 사회적 관계망(SNS)에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실물 키링과 행운 아이템을 제공한다. 9월30일까지 응모할 수 있다. '응원의 정석'과 '행운 카드 득템'은 2006년에서 2008년생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다. SK텔레콤은 수능 30일, 7일, 하루 전 광고 없는 응원 문자를 발송할 예정이다. 수능 당일부턴 수험생 맞춤 추가 혜택도 공개된다. 윤재웅 SK텔레콤 프로덕트앤드브랜드본부장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마음을 나누고, 남은 기간을 힘차게 보낼 수 있도록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2026.09.03 11:30홍지후 기자

[현장] SK텔레콤 "차기 독파모 핵심은 '에이전트', 실행력 높인다"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이 실제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에이전트 AI' 경쟁에 속도를 낸다. 현재 개발 중인 차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실행 능력을 높여 복잡하고 장시간이 필요한 업무까지 처리하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에이전틱 AI 포럼'에서 "현재 차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설계하고 있는데 에이전트 기능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과거에는 AI가 얼마나 똑똑하고 무엇을 알고 있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떤 일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했다. SK텔레콤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으로 참여하며 자체 AI 모델 'A.X'를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6880억개 매개변수 규모의 2차 모델 'A.X K2'를 공개했다. 직전 모델인 A.X K1보다 국내외 14개 벤치마크 평균 성능이 32.2%포인트 높아졌으며 장문 이해와 에이전트 관련 평가에서는 83.9%포인트 향상됐다고 밝혔다. 전 국민이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정부의 '모두의 AI'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SK텔레콤은 이 사업을 통해 이용자의 요청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획을 세워 실제 업무까지 처리하는 '실행형 AI' 개발을 목표로 한다. SK텔레콤이 에이전트 기능에 주목하는 이유는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와 시간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초기 생성형 AI가 번역이나 간단한 질의응답을 처리했다면 최근에는 코드 작성과 보고서 초안 등 사람이 수 시간에 걸쳐 하던 업무까지 맡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김 담당은 AI가 연속해서 수행할 수 있는 작업 시간이 앞으로 더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이 중간에 진행 상황을 확인하지 않아도 AI가 수 시간 동안 스스로 작업을 이어가고 향후에는 하루 이상 걸리는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러 AI가 역할을 나눠 일하는 '멀티 에이전트'도 다음 단계로 꼽았다. 하나의 AI가 장시간 작업하는 것을 넘어 여러 에이전트가 조직처럼 협업하고 서로 진행 상황을 확인하며 하나의 업무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지식과 언어 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에이전트 AI에서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복잡한 업무를 계획·실행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에이전트 AI 시대에는 강화학습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봤다. AI가 실제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공과 실패에 따른 피드백을 학습하고 이를 다시 모델에 반영해 실행 능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산업 현장에서 축적되는 업무 데이터 역시 모델 성능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 선순환은 국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와도 연결된다. 해외 AI 모델을 중심으로 에이전트가 확산하면 국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업무 데이터와 피드백이 국내 모델의 성능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자체 모델의 산업 현장 적용도 확대하고 있다. 철강과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는 과거 품질 보고서를 검색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실증에 나섰다. 국방 분야에서는 보안 환경에 맞는 활용 시나리오를 검증하고 바이오 분야에서는 신물질 탐색 등에 AI 모델을 접목했다. 공공 분야에서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와 AI를 연동해 필요한 정보를 찾고 문서를 작성하거나 각종 증명서 발급을 돕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김 담당은 관련 서비스를 향후 6개월 안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가 에이전트 AI의 중심부에서 돌아가지만 모델 혼자서는 에이전트 AI를 구성할 수 없다"며 "국내의 좋은 모델로 서비스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통해 모델과 플랫폼, 서비스의 밸류체인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9.03 11:29김동원 기자

[종합] 네이버, '보안 AI' 품었다…GPU·데이터·실증 역량 앞세워

정부의 사이버보안 특화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서 네이버클라우드가 선정됐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830TB 규모 보안 데이터에 LG CNS·LG AI연구원·LG유플러스 등 32개 참여기관의 보안·AI 역량을 더한 개발 체계가 기술력과 실현 가능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수행기관으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됐다. 전날 진행된 발표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 컨소시엄이 경쟁한 결과다. 평가는 기술력과 개발 경험, 개발 전략·기술과 목표의 우수성·실현 가능성, 시장성과 파급효과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과기정통부는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이 대규모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복수의 AI 에이전트와 하네스를 활용한 개발 전략을 제시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GPU·830TB 데이터·에이전트 총동원…네이버, '개발 실현 가능성'서 우위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와 데이터, 보안 실증 역량을 두루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LG CNS·LG AI연구원·LG유플러스와 다수의 보안기업, 금융보안원·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주요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면서 모델 개발부터 데이터 확보, 기술 검증까지 이어지는 수행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사업 시작 전부터 사전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점도 개발 실현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정부가 지원하는 엔비디아 B200 GPU 256장과 별도로 자체 B200 4000장을 사전학습에 투입했고 LG 측 H200 256장도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초기 학습을 앞당겨 모델 고도화와 검증에 투입할 시간을 확보한 셈이다. 대규모 학습 환경을 뒷받침할 데이터 확보도 강점으로 꼽힌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약 830TB 규모의 보안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한전KDN과 한국수력원자력, 금융보안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이 보유한 실제 공격·침해사고·관제 로그 등을 학습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 확보한 데이터는 위협정보 수집과 자동 라벨링, 표준화·검증을 거쳐 취약점 분석과 공격 재현, 합성·증강 데이터 등으로 가공된다. 금융·전력·국방 등 7개 분야 실증…에이전트·하네스로 현장 적용 확대 네이버클라우드는 복수의 AI 에이전트와 하네스를 결합한 개발 전략도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네스는 AI 모델과 외부 보안 도구를 연결하고 여러 에이전트의 역할과 실행 과정, 결과 검증을 관리하는 체계다. AI가 위협을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보안관제와 취약점 분석, 대응 업무까지 수행하도록 하는 데 활용된다. SK텔레콤도 업스테이지와 보안기업들을 묶어 멀티모델과 에이전틱 보안 서비스 실증을 내세웠지만 이번에 고배를 마셨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대규모 학습 기반에 에이전트와 하네스를 결합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검증하는 구조까지 제시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증 범위가 넓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금융과 전력, 과학기술, 통신, 반도체, 방위산업, 항공우주 등 7개 분야에서 개발 모델을 검증할 계획이다. 또 네이버클라우드의 폐쇄망 AI 구축·운영 경험과 LG CNS의 공공·금융·제조 분야 보안·AX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별 환경에 맞춘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과 협약을 체결하고 실무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10개월로, 정부는 우선 5개월간 B200 GPU 256장을 지원한 뒤 중간평가를 거쳐 잔여 5개월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네이버클라우드가 사업자 선정 전부터 사전학습에 착수해 모델 고도화와 실증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한 점은 향후 개발 과정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규모 GPU와 보안 데이터를 활용해 취약점 탐지와 공격 분석, 침해사고 대응 등에서 범용 AI와 차별화된 성능을 확보하는 것은 과제다. 여기에 실제 보안 업무에 투입되는 AI 에이전트의 안전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보안관제 시스템과 방화벽, 취약점 진단 도구 등에 연결되는 만큼 권한 관리와 실행 통제, 결과 검증 체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하느냐가 현장 적용 과정에서 중요해질 것으로 보여서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버보안 특화 AI는 모델 크기나 GPU 규모보다 실제 공격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학습시키고 보안 업무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보안 도구를 활용하면서도 오작동을 통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향후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03 10:51장유미 기자

'SK하이닉스 특허 양수' 미미르IP, 미디어텍 상대 미국 특허소송 제기

SK하이닉스에서 미국 특허 1541건을 양수한 특허관리전문기업(NPE) 미미르IP(MimirIP)가 대만 미디어텍을 상대로 미국 텍사스동부연방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지난 1일(현지시간) 제기했다. 미미르IP는 미디어텍의 시스템온칩(SoC) 제품인 디멘시티와 헬리오, 콤파니오 등이 자사 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디멘시티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헬리오는 로엔드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하는 AP다. 쟁점 특허 4건 등록번호와 발명의 명칭은 ▲7,468,317(반도체 소자 금속배선 형성 방법) ▲7,755,954(반도체 메모리 장치 데이터 입출력 제어신호 생성회로) ▲7,978,547(반도체 메모리 장치 데이터 입출력 제어신호 생성회로) ▲8,274,102(반도체 소자) 등이다. 미미르IP는 소장에서 "SK하이닉스의 경쟁사 미디어텍이 관련 특허를 인지하고 있었다"며 "간접 침해와 고의 침해"라고 주장했다. 미미르IP가 미디어텍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미르IP는 지난 2024년 3월 SK하이닉스로부터 미국 특허 1541건을 양수했다. 한국과 중국 등에 출원(신청)한 패밀리 특허까지 더하면 양수한 특허 수는 더 늘어난다. 이후 미미르IP는 2024년 6~7월 마이크론과 델, HP, 레노버, 테슬라 등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텍사스동부연방법원 등에 각각 특허침해조사와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미미르IP는 2024년 3분기 이들 특허분쟁을 차례로 합의 종결했다. 2024년 10월 미국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따르면 미미르IP가 마이크론 등을 상대로 ITC에 신청했던 특허침해조사 사건(337-TA-1406)과 관련해, ITC는 2024년 8월 미미르IP와 마이크론 등이 합의 계약을 근거로 특허침해조사 종결을 함께 신청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미르IP와 마이크론 등이 ITC에 근거로 제출한 합의 계약은 ▲미미르IP와 SK하이닉스 사이 서브 라이선스 계약(a [sublicense] agreement between Mimir and SK hynix Inc.)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사이 특허 라이선스 계약(a patent license agreement between SK hynix and Micron) 등이었다. 미미르IP와 마이크론 등은 두 계약(미미르IP와 SK하이닉스의 라이선스 계약,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라이선스 계약)에 근거해, 미미르IP가 모든 피신청인을 상대로 ITC에 제기했던 특허침해조사 청구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과 함께 피신청인이었던 델, HP, 레노버, 테슬라 등도 반대하지 않았다. 이는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해당 ITC 분쟁(337-TA-1406)을 합의 종결했다는 의미다. 비슷한 시기 미미르IP와 마이크론은 나머지 특허분쟁도 모두 합의 종결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반도체 특허분쟁은 당분간 활발할 가능성이 크다. 특허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매출에 비례하기 때문에 특허권자 입장에서 기대수익이 높다. SK하이닉스는 또 다른 NPE인 모노리식3D(Monolithic 3D), AMT(Advanced Memory Technologies) 등과 미국에서 특허분쟁 중이다.

2026.09.02 18:44이기종 기자

AI시대 네트워크 투자 해법..."규제·세제 전면 손질"

AI 시대를 맞아 네트워크 고도화가 시급하지만, 통신사의 수익성 정체로 대규모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네트워크 슬라이싱·망 중립성 제도 개선·AI 인프라 세제 지원 등을 하나의 정책 패키지로 묶어 추진해야 한다는 학계 제안이 나왔다. 정부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관련 제도 개선 논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일 국회에서 열린 AI 시대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 토론회에서 “한국 통신사는 현재 투자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있어 AI 시대에 걸맞은 네트워크 고도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이용자에게 맞춤형 네트워크 품질을 제공해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성형 AI와 동영상 이용 확대로 데이터 트래픽뿐 아니라 업링크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신사의 투자 여력은 갈수록 제한되는 상황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25년 통신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매출은 2015~2024년 25조원 안팎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도 2015~2018년 10%를 웃돌았지만 2020년대 들어 8%대로 낮아졌다. 망중립성 풀어 맞춤형 통신…투자 선순환 만들어야 이 교수는 통신사 수익성이 네트워크 고도화 투자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보고 이용자의 네트워크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율주행에는 초저지연, 원격의료에는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것처럼 AI 시대에는 서비스 특성에 맞춘 통신 품질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망중립성 기준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망중립성과 관련해 획일적인 품질 제공이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불합리한 차별 방지와 이용자 선택권 확대에 초점을 맞춰 실증 검증을 기반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상민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도 “통신사의 네트워크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비용을 낮추기 위한 정책 지원 요구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회선과 기지국 중심의 설비투자(CAPEX) 개념에서 벗어나 네트워크 등 AI 인프라 투자 비용을 폭넓게 반영하고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낮춰 확보된 재원이 네트워크 투자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은일 KT 통신정책담당은 해저케이블과 저궤도 위성 등 차세대 통신망에 대한 세액공제와 정부 보조금, 공공 수요 확보 지원을 강조했다. 이아영 LG유플러스 대외전략담당은 미래 네트워크 세제 지원과 주파수 정책, AI-RAN 실증을 하나의 투자 패키지로 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도 민관협의체 가동…망중립성 실증 결과 곧 공개 정부도 통신사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 필요성에 공감했다. 홍사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기획과장은 “통신사 규제 개선과 네트워크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패키지 필요성에 대해 정부도 공감한다”며 “지난주 민관협의체를 발족해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망중립성 제도 개선도 검토하고 있다. 통신사별 특정 서비스를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하면서 현행 망중립성 제도를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지 살펴보고 있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해저케이블과 위성망 등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에 대해서도 민관협의체를 중심으로 세제와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홍 과장은 “논의의 목표는 통신사 비용 절감이나 네트워크 투자 강제가 아니라 통신사가 새로운 AI 서비스를 창출해 네트워크 생태계 전반의 편익을 높이는 데 있다”고 밝혔다. AIDC 세제지원도 손질…한국 산업 기여도가 기준 AI 데이터센터(AIDC) 정책에서는 세제 지원 대상을 어떻게 정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AIDC 특별법과 대규모 투자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막대한 전력 소비와 수요 불확실성을 고려해 한국 경제에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 교수는 “정부는 향후 10년간 18기가와트(GW) 규모 AIDC를 한국에 짓는다는 계획이지만 국내 수요만으로는 이를 모두 소화하기 어렵다”며 해외 자본과 글로벌 AI 기업이 국내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면서 한국은 전력과 부지 부담만 떠안을 가능성을 경계했다. 특히 국내 데이터센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개방형 데이터센터를 세제 지원에서 제외할 경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AI 활용 기회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 교수는 “자본의 국적이나 개방형, 폐쇄형 여부보다 해당 컴퓨팅 자원이 한국 AI 인프라와 미래 IT 산업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목적에 맞춰 세제 지원 기준이 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IDC 특별법 시행령에는 인허가 타임아웃제의 구체적인 접수·통보 기한과 연장 사유, 기반시설 비용 분담 등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력과 용수, 입지 등 공공 인프라에 대한 정부 지원과 단계별 증설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기철 과기정통부 AI데이터진흥과장은 “개방형 AIDC에 대한 세제 지원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 “개방형 AIDC까지 AIDC 특별법 정의와 적용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해당 시설이 국가전략기술인 AI 개발과 서비스에 실제 사용된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해외 빅테크에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AIDC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인허가 타임아웃제와 관련해서는 국가전략위원회 심의·의결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는 과정에서 보완 요구가 불가피하지만, 형식적인 거부나 반복적인 부당 보완 요구는 할 수 없도록 제도를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기반시설 지원 비율에 대해서는 현행 AIDC 특별법에 정부 지원 비율이 별도로 규정돼 있지 않아 시행령에 곧바로 명시하려면 추가적인 법 개정이나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3월 AIDC 특별법 시행을 목표로 이달부터 11월까지 법조계와 학계, 업계 의견을 수렴해 시행령 등 세부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2026.09.02 17:34홍지후 기자

100만명 몰리는 여의도 불꽃축제...AI로 통신대란 막는다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를 가득 메울 불꽃축제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가 통신망 비상 대응에 들어간다. 올해는 이동기지국을 늘리는 기존 방식에 더해 인공지능(AI)으로 인파와 트래픽을 예측하고 기지국 과부하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기술도 투입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4일부터 이틀간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불꽃축제에 대비해 특별 소통 대책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행사는 4일 전야제에 이어 5일 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 진행된다. 특히 불꽃쇼가 열리는 오후 7시40분부터 9시10분 사이 관람객과 이동통신 트래픽이 집중될 전망이다. 행사 기간 현장을 찾는 인파는 약 100만 명 규모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행사에서 측정한 실제 통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필요한 네트워크 용량을 산출했다. 지난해 SK텔레콤 기준 행사장 일대 순 방문자는 19만 3000명, 불꽃쇼가 진행될 당시 최대 동시 접속자는 8만 8000명에 달했다. 관람객이 여의도 한강공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노량진수산시장과 마포대교 물빛광장 등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점도 망 운용 계획에 반영했다. SK텔레콤은 크루즈 선착장과 시계탑, 여의나루역 등 트래픽 집중이 예상되는 장소의 고정 통신시설을 보강했다. 여기에 이동기지국과 전기차 기지국 등 임시 설비를 추가해 순간적으로 접속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비한다. 올해는 자체 개발한 AI 네트워크 운용 시스템 'A-One'도 활용한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추가 기지국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이동기지국을 어느 곳에 얼마나 배치해야 하는지도 제시한다. 행사 당일에는 지역별 트래픽 변화를 실시간으로 살피며 혼잡 지역에 대응한다. SK텔레콤은 A-One을 활용하면서 행사 통신망 분석부터 대응계획 마련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약 5일에서 30분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KT도 관람객이 집중되는 여의도 한강공원과 주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용량을 확대했다. 행사 전 주요 이동 동선의 통신 품질을 확인하고 주변 기지국의 수용 용량을 늘렸다. 특히 KT는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해 주최 측이 행사장 전역의 CCTV 영상을 체증 없이 받아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5G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5G 네트워크를 여러 개로 나눠 특정 서비스에 더욱 안정적인 통신 품질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트래픽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는 이동식 기지국도 추가한다. 행사 당일에는 종합 관제실을 중심으로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현장과 지원 인력을 평소보다 확대해 장애 등 돌발 상황에 대응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동기지국과 임시 통신장비를 추가 배치하고 행사장 주변 무선망을 최적화했다. 사전에 통화 품질을 측정하고 네트워크 상태를 점검하는 작업도 마쳤다. 행사 기간에는 현장 전문 인력이 통신 품질과 장애 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살핀다. 서울 마곡사옥에는 종합상황실을 마련해 장비별 트래픽과 무선망 품질을 24시간 집중 관제한다. LG유플러스도 AI를 네트워크 관리에 활용한다. AI 기반 자율 운영 네트워크 플랫폼 'AION'이 기지국별 부하 상태를 분석해 과부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집중되는 트래픽을 자동으로 제어한다. 이통3사는 불꽃쇼가 진행되는 시간대에 데이터와 통화 이용이 동시에 급증할 것으로 보고 행사 종료까지 현장 설비와 관제 인력을 집중 운영할 방침이다.

2026.09.02 15:43박수형 기자

SK브로드밴드 AI 셋톱박스, 세계 4대 디자인상 석권

SK브로드밴드의 Btv 'AI 5 셋톱박스'가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받으며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를 모두 수상했다고 2일 밝혔다. AI 5 셋톱박스는 기존 통신장비의 기계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거실 등 생활공간에 자연스럽게 놓일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인 형태는 원형으로 구성하고 외관에는 무광 블랙을 적용했다. 외부에 드러나는 요소도 대폭 줄였다. 일반적인 셋톱박스 상단에서 볼 수 있는 버튼과 로고를 감추고 물리적인 조작 요소를 최소화했다. 대신 주요 기능은 AI 음성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제품 외관은 내구성을 확보하면서 가전제품과 다른 자연스러운 질감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여러 차례 표면 가공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무광 소재를 활용해 주변 인테리어와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셋톱박스 특성상 케이블과 각종 단자가 몰리는 제품 후면도 정돈했다. 기기를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더라도 생활공간을 해치지 않도록 마감에 신경을 썼다는 설명이다. 사용 환경을 고려한 세부 설계도 적용했다. 제품 작동 상태 등을 알리는 LED 밝기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LED 크기도 최소화해 야간에 TV를 볼 때 발생할 수 있는 눈부심을 줄였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 수상을 계기로 제품 디자인과 기술을 결합한 브랜드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조형준 SK브로드밴드 미디어테크본부장은 "이번 세계 4대 디자인상 석권은 그동안 추구한 제품 경쟁력과 디자인 역량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술력을 반영한 고객 친화적인 디바이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02 15:35박수형 기자

中 낸드, 글로벌 1위 되기 어려운 이유

글로벌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산업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선두업체를 추격하기 위해, 해외 후발주자 기업들이 앞다퉈 공격적인 증설 계획을 꺼내들고 있다. 특히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의 투자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낸드 투자는 증설보다 세대 전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총 생산능력이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후발주자간 낸드 생산능력 격차가 2~3년 내 빠르게 좁혀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기업 간 낸드 경쟁을 단순히 생산능력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복수로 쌓는 낸드 특성 상, 동일한 양의 웨이퍼를 투입하더라도 적층 수에 따라 메모리 총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장 측면에서의 한계도 존재한다. YMTC의 총 낸드 출하량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위협하는 추세지만,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기업용 SSD(eSSD) 매출은 아직 5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 중국 현지 외 글로벌 고객사 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수석부사장은 최근 기자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중국 YMTC가 웨이퍼 기준 생산능력에서 선두권에 진입할 가능성은 있지만, 선두업체들이 고적층 낸드를 통해 공급하는 메모리 총량이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글로벌 매출과 수익성 측면에서는 중국 기업이 단기간에 1위에 오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YMTC, 공격적인 증설 속도…"부지 확보 충분" 최근 업계 낸드의 최대 화두는 중국 YMTC의 공격적인 설비 투자다. YTMC는 중국 최대 낸드 제조업체로, 우한시에 주요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올해 말에는 신규 3공장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YMTC의 생산능력은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16만~17만장 수준이다. 우한 3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에는 월 20만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생산능력을 월 30만~40만장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YMTC 협력사인 한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YMTC가 내년 및 내후년에도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팹을 10개까지 지을 수 있는 부지를 이미 갖추고 있어, 낸드 제조기업 중 증설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평가 받는다"고 설명했다. YMTC의 최근 발언도 향후 증설 계획에 대한 자신감을 근간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YMTC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들과 만나 내년 말까지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삼성·SK 신규 팹 구축 시점 아직 멀어…최소 2028~2029년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신규 증설보다 최첨단 낸드용 전환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절대적인 생산능력은 근 2~3년간 정체를 기록해 왔다. 일례로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낸드 총 생산능력은 월 39만장 수준으로 추산된다. 화성 일부 라인에서 구형 낸드를 양산하던 시점에는 생산능력이 50만장을 넘어선 적도 있었으나, 구형 낸드 양산을 순차적으로 종료하면서 수치가 감소했다. 최첨단 낸드 생산능력은 신규 팹이 아닌 평택·중국 시안 라인에 대한 전환투자로 확충해 왔다. 삼성전자가 가장 최근 구축한 낸드 전용 라인은 지난 2022년 가동을 시작한 P3 Ph1(페이즈1)다. 당초 P4에서도 낸드 라인을 구축하려고 했으나, 시황을 고려해 D램을 함께 양산하는 하이브리드 라인으로 조성했다. 삼성전자가 신규 낸드 양산 라인을 가장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곳은 P5다. P5는 올 하반기부터 클린룸 구축이 시작된 팹으로, 가동 목표 시점은 오는 2027년 말이다. 다만 P5도 현재로선 D램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라인 조성에 우선순위 둘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낸드 생산능력이 크게 확대되는 시점은 아무리 빨라도 2028년께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근 3년간 대규모 낸드 라인 증설이 없었고, 현재도 전환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후발주자와의 생산능력 격차는 2~3년 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청주 및 중국 다롄 지역에서 낸드 팹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생산능력은 월 25만장 내외로 추산된다. 현재 다롄 2공장 증설을 위한 설비투자가 시작됐으나, 규모는 월 3만장으로 비교적 적은 규모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낸드 생산능력 확보는 청주 신규 낸드 팹인 M17이 준공된 뒤에나 가능하다. M17은 오는 2028년 말 첫 클린룸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능력만으론 1위 어려워…eSSD 키우고 해외 시장 뚫어야 그러나 YMTC가 낸드 업계 선두권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 부사장은 "낸드의 지속적인 고단화로 적층 수가 400~500단 이상이 되면 웨이퍼 당 비트(Bit) 출하량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며 "YMTC가 실제 내년 말까지 비트 출하량 1위를 기록하려면 신규 팹에 대한 제조 장비의 국산화, 300~400단 이상의 차기 제품들에 대한 수율 및 생산성 확보, 낸드에 탑재되는 컨트롤러의 고객 인증을 동시에 모두 해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YMTC는 267단 낸드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낸드는 구성 요소인 셀과 페리를 각각 제조해 칩과 칩을 직접 이어 붙이는 하이브리드 본딩 방식으로 제조된다. YMTC는 이를 '엑스태킹(Xtacking)'이라고 부른다. 국내 기업들은 300~400단 낸드에 이미 진입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420단대의 V10(10세대) 낸드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 당장의 출하량은 크지 않지만, 업계 최초로 400단 이상의 낸드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321단 낸드 상용화에 이어, 올해에는 375단 적층의 10세대 낸드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시장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에서 각광받는 eSSD의 경우, 현지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가 YMTC 제품만을 고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SSD는 일반 소비자용 SSD 대비 높은 제품 성능 및 안정성을 요구한다. 또한 YMTC의 전체 낸드 출하량에서 eSSD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올 2분기 e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5.1%로 1위, SK하이닉스가 21.1%로 2위다. 그 뒤로 마이크론·키오시아·샌디스크가 뒤를 따르고 있다. 최 부사장은 "YMTC가 웨이퍼 기준 생산능력과 중국 내 출하량에서는 선두권에 진입할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글로벌 매출과 수익성, eSSD 비중까지 고려한 업계 1위는 1~2년 내에 달성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2026.09.02 14:56장경윤 기자

정재헌 SKT "AI 쓰면 처음엔 더 힘들다…골짜기 넘어야 생산성 폭발"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고 기업의 생산성이 곧바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 업무를 뜯어고치고 구성원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효율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이 시기를 견뎌내야 비로소 AI가 만들어내는 가파른 생산성 향상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정재헌 CEO가 지난 1일 서울대학교 제1공학관에서 대학생과 대학원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AI 시대의 선택과 기회'를 주제로 강연했다고 2일 밝혔다. 강연은 SK텔레콤과 서울대가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AI 공동과정의 첫 수업으로 마련됐다. 서울대 공법학과 87학번인 정 CEO가 모교 강단에 선 것은 약 40년 만이다. 이날 정 CEO가 제시한 화두는 'AX의 J커브'다. AI를 업무에 적용하는 초기에는 재교육과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 데이터와 조직 정비 등에 기존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후퇴하지만 전환 과정이 충분히 축적되면 생산성이 이전 수준을 넘어 급격하게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내부 사례도 소개했다. 한 개발자가 고객 요청에 따라 시스템을 수정하는 데 기존에는 약 50시간이 필요했다. 이를 AI에 맡기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자 소요시간은 줄기는커녕 500시간 이상으로 늘었다.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수백 차례 검증과 수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친 현재 같은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1시간에 불과하다. 당장의 효율만 따졌다면 50시간 걸리던 기존 방식을 유지했겠지만, 10배에 달하는 시간과 시행착오를 감수한 결과 생산성을 50배 수준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정 CEO는 이 같은 생산성의 변화를 경제학의 'J커브'에 빗댔다. 환율 변동 이후 무역수지가 당장 좋아지지 않고 한동안 악화된 뒤 개선되는 것처럼 AI 전환 역시 기술을 도입한 시점과 실제 생산성 향상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른바 '불편함의 골짜기'를 넘기 위한 방법으로 '낯설게 보기', '극한 마주하기', '불편해지기'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기존 업무 방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사람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지, 현재의 업무 순서가 최선인지부터 다시 따져보는 방식이다. SK텔레콤도 기존 프로세스에 AI를 단순히 추가하기보다 AI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업무 자체를 새로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번째는 기존 방식으로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일부러 설정하는 '극한 마주하기'다. SK텔레콤이 제한된 GPU 환경에서 6880억 파라미터 규모 독자 AI 모델 'A.X K2'를 개발한 사례를 대표적인 결과로 들었다. 한계를 먼저 정하지 않고 높은 목표를 설정하면서 기존과 다른 해법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은 AI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불편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익숙한 방식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행착오가 반복된다는 이유로 중간에 이전 방식으로 돌아가면 AI를 통한 생산성 혁신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게 정 CEO의 판단이다. 정 CEO는 "불편함의 골짜기 앞에서 돌아서면 영원히 곡선의 왼쪽에 머물지만, 이를 견뎌낸 조직은 어느 순간 J자로 꺾여 올라간다"고 말했다. AI가 바꾸는 시간의 개념도 강조했다. 정 CEO는 같은 하루를 보내더라도 AI를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를 하루 24시간이 누군가에게는 240시간, 나아가 2400시간처럼 활용될 수 있는 시대라고 표현했다. 기술 확산 속도 역시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자동차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데 60여 년, 휴대전화는 10여 년이 걸린 것과 달리 챗GPT는 출시 한 달 만에 이용자 5000만 명을 넘어섰다. AI를 둘러싼 경쟁도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게 정 CEO의 진단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자체 AI 역량을 확보하는 '소버린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핵심 AI 기술을 외부에 의존할 경우 비용과 이용 조건까지 상대방의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AI의 능력이 커질수록 사람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오히려 AI가 기술적인 작업을 빠르게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무엇을 할지 정하고 결과의 가치를 판단하는 인간의 능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 CEO는 자신만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면서 AI로 생산성을 높이고, 서로 다른 기술과 산업을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AI 시대 인재의 조건인 '생각 근육', '적응 근육', '공감 근육', '신체 지능'도 소개했다. 그는 "네 가지 모두 코딩 능력이 아니다"며 기술 자체는 갈수록 AI가 더 잘하게 되는 만큼 통찰과 적응, 공감, 경험처럼 사람에게 축적되는 역량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CEO는 "가치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은 끝까지 사람의 몫일 것"이라며 "10년 전에는 AI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는지를 물었다면 이제는 AI와 무엇을 만들 것인지 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2026.09.02 09:36박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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