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더 힘들다"…홈쇼핑, 수장 교체로 위기 돌파할까
TV시청률 감소로 인한 매출과 영업이익 하락, 송출수수료 협상 난항 등 힘든 한 해를 보낸 홈쇼핑업계가 수장 교체에 나섰다. 분위기 쇄신을 통해 내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다만 내년에도 쉽지 않은 환경이 예상돼, 대표 교체 카드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 9월 20일 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업계 중에서는 가장 먼저 대표 교체를 진행했다. 새 대표로는 신세계그룹에서 관리통으로 불리는 이석구 대표를 선임했다. 이석구 대표는 백화점 상무, 이마트 부사장, 조선호텔 대표, 스타벅스 대표를 역임한 바 있으며, 올해 신세계 신성장추진위원회 대표로 근무했다. 취임 후 임직원들과 가깝게 소통하며 홈쇼핑 관련 업무를 익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해 이마트에서 신세계그룹으로 편입된 바 있다. 계열사 시너지를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상품 차별화에 나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3년만에 대표를 교체했다. 한광영 신임 대표는 현대백화점에 입사 후 2016년부터 현대홈쇼핑에서 근무한 영업통이다. 한 대표는 취임 후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홈쇼핑 시장 환경의 어려움과 계속기업으로서의 전략을 발표했다. 5년만에 매출이 역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영업이익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기업으로 포지션을 전환하고 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한 해를 보내자고 강조하면서다. 업계에서는 한광영 대표가 타운홀 미팅 때 강조했던 "우리는 이제 성장하는 회사가 아니다"라는 말이 시장의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봤다. 대표가 직접 성장하는 회사가 아니라고 언급하며 현재 규모를 유지하자고 하는 것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는 반응이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초부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도 진행하고 조직도 바꾸며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한 대표는 타운홀 자리에서 임직원들의 공감과 소통을 통해 신사업을 함께 발굴해나가자는 메시지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현대홈쇼핑은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새 먹거리 발굴에 방점을 두고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며 "재핑에 의존해 시청자를 기다리는 방송보다는, 고객이 찾아오게 만드는 채널로 거듭나기 위해 신규 진행자를 발굴하거나 색다른 특화 방송 기획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설 예정"이라면서 "라이브커머스 쇼라를 업그레이드하고, 공식 온라인몰인 현대H몰은 특화 카테고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S그룹은 11월 29일 GS샵을 맡았던 GS리테일 김호성 대표의 정년퇴임으로 홈쇼핑 BU장에 박솔잎 전무를 선임했다. 박 BU장은 베인앰컴퍼니, 이베이코리아, GS홈쇼핑, 삼성물산을 거쳤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 합병 이후 전략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아직 대표로 선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이렇다할 목표나 계획은 공개된 게 없다. 다만 회사는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를 타계할만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스토아는 윤석암 대표 후임으로 박정민 SK엠앤서비스 대표를 선임했다. 박 대표는 SK텔레콤 T스토어 사업팀장, SK플래닛 마케팅 플랫폼 부문장,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SK엠앤서비스 대표를 지냈다. 회사는 박 대표의 커머스, 마케팅, 플랫폼 경험이 T커머스 업계에서 두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KT알파는 조성수 대표의 임기가 끝나감에 따라 새 대표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승표 CJ온스타일 TV커머스사업부장이 거론되고 있으며, 조만간 이뤄질 KT 계열사 인사에 따라 정식 발표될 예정이다. 홈쇼핑과 T커머스 업계 모두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낸 만큼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성장을 위한 뾰족한 수를 찾는 것은 힘들다고 보고 있다. TV시청자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유료방송 플랫폼사와의 송출수수료 갈등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장 환경이 더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들이 신사업 발굴로 위기를 벗어나고자 하지만 전체적인 커머스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송출수수료 이슈 또한 내년에 절정을 보일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