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더 커진다…내년 'HBM3E' 반도체 양산 불꽃 경쟁
인공지능(AI)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내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차세대 제품인 'HBM3E'가 주류로 떠오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이끄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이 HBM3를 건너 뛰고 HBM3E를 출시해 경쟁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가속기 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메모리 제조업체는 내년에 새로운 HBM3E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HBM3과 HBM3E 제품은 내년에 시장에서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메모리 업체는 내년 1분기에 HBM3E 샘플을 출시하고 내년 하반기에 대량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1위를, 2위는 삼성전자(40%), 3위는 마이크론(10%)이 차지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3은 속도 기준으로 2가지 범주로 나뉜다. HBM3은 5.6~6.4Gbps(초당 기가비트)의 속도로 실행되고, HBM3E은 8Gbps 속도로 HBM3P, HBM3A, HBM3+, HBM3 2세대 등으로 세분화된다. 트렌드포스는 "이전 세대 HBM 제품은 8GB 용량을 기본으로 했지만, HBM3E부터는 24GB로 확대된다"라며 "HBM3E는 2025년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GB100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2024년 'HBM3E' 대량 양산 시작 현재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3대 제조사의 HBM 개발 현황은 차이를 보이지만, 내년에 모두 HBM3E 대량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는 동일하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제품 출시와 고객사 확보면에서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1세대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2021년 4세대 HBM 제품인 HBM3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2022년 6월 업계 최초로 HBM3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으로 적층한 24기가바이트(GB) HBM3 신제품을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업계가 양산하는 최선단 제품인 HBM3을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 A100·H100 GPU(그래픽처리장치)와 AMD 'MI300X'에는 SK하이닉스의 HBM3이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에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에 돌입하고, 2026년 6세대 제품인 HBM4를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공개한 HBM3을 올해 4분기에 16GB, 24GB 등 두 제품을 동시에 대량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또한 엔비디아와 AMD를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내년 하반기에 HBM3E 대량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6세대 HBM4 양산도 준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은 과감하게 HBM3 출시를 건너 띄고, 내년에 HBM3E 대량 양산체제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HBM 수요가 올해 보다 30%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에서 HBM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하반기에는 추가 수주에 대비해 공급 역량 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내년에 HBM 캐파는 증설 투자를 통해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보 중이고, 향후 수요 변화에 따라 추가 대응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며 "특히 HBM 양산 확대를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