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비핵심 사업' 매각…이차전지·水처리 사업에 방점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 돌파구를 찾고 있는 LG화학이 사업 체질 전환에 나섰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군을 매각하는 대신 이차전지 외에도 수처리 사업에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여수NCC(나프타 분해시설) 2공장과 디스플레이 필름을 생산하는 충북 청주공장, 오창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배경에는 석유화학 부문이 나프타(납사) 가격 하락 직격탄을 맞아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데 있다. 필름 사업 역시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이유다. 지난 7월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범용 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한계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 가동 중지, 사업 철수, 지분매각,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사업군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LG화학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사업인 이차전지 외에도 체질 전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달 LG화학은 현재 2천억원 수준인 RO멤브레인 사업 매출을 오는 2028년까지 2배 이상인 4천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RO멤브레인이란 역삼투압을 통해 해수를 담수, 공업용수 등으로 바꾸는 데 쓰이는 수처리 소재다. 즉 해수의 염분을 제거해 실생활에 사용 가능한 용수를 공급하는 데 필요하다. RO멤브레인 사업 매출 구상은 LG화학의 총 매출(지난해 기준 약 50조원) 대비 미미해 보이지만 이는 착시가 있다. RO멤브레인은 소모품으로 한 번 수주를 하게 되면 꾸준한 교체 수요가 있다. 통상 3년에서 5년 주기로 교체 해야한다. 담수 특성상 RO멤브레인을 첫 수주한 기업이 계속해서 교체를 맡게 돼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첫 가능성을 확인한 게 이스라엘 사례다. 회사는 지난 5월 이스라엘에서 연간 1억톤의 해수를 담수화로 바꿀 수 있는 규모의 RO필터 3만여개를 수주하며 수처리 사업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아프리카와 중동은 식수로 변환할 수 있는 수처리 시스템이 열악해 해수담수화 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2015년 양산을 시작한 청주 공장 확대 구상 역시 RO멤브레인 사업 강화의 일환이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1천246억원을 투입해 청주 공장 부지 내 연산 40만개 규모의 RO멤브레인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증설한다. 대단위 RO멤브레인 구축을 통해 국내 시장의 산업용수 제조, 하·폐수 재이용 등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사업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LG화학은 현재 세계 해수담수화 RO멤브레인 시장에서 점유율 2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