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 벽 못 넘는 中 스마트폰...고용량 램 승부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1, 2위를 굳건히 지키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벽을 넘지 못하자 고용량 램(RAM)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고용량 램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앞다퉈 선보인다. 최근 유명 IT 팁스터 디지털챗스테이션이 웨이보에 올린 글에 따르면 현재 일부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서 32GB 램을 갖춘 스마트폰을 테스트 중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24GB 램 용량을 지닌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국 원플러스가 지난달 선보인 에이스2프로는 세계 최초 24GB 램을 장착한 스마트폰이다. 같은 BBK그룹 산하 오포와 비보도 32GB 램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샤오미 서브 브랜드 홍미(레드미)는 지난달 24GB 램 탑재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중국 브랜드가 이처럼 램 용량을 공격적으로 높이는 것은 선발 주자들을 따라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이 고용량 램을 탑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원가 절감 차원에서 갤럭시S21부터 가장 최신 제품인 갤럭시S23까지 8GB 램을 탑재했다. 갤럭시S23 시리즈 중에서는 최상위 모델 울트라만 12GB 램을 제공한다. 삼성전자가 내년 선보일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12GB 램을 도입하고 울트라에 16GB 램을 채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24GB까지 올릴 가능성은 적다. 애플 역시 곧 선보일 아이폰15 시리즈 상위 모델에 8GB 램을 탑재할 전망이다. ■ 내수 만족 못 하는 중국…돈 되는 프리미엄폰 시장 노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더 이상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만 주력하지 않는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인구가 많은 신흥국에서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가 중요하긴 하지만 평균판매단가(ASP)가 낮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판매량에서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지만 판매액 기준으로는 애플에 밀린다. 프리미엄폰은 적게 팔아도 더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도 등 신흥국에서도 ASP가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놓칠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실제로 중국 브랜드들은 중저가와 프리미엄 시장을 동시 공략한 결과 중국 스마트폰 ASP가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 제품은 내구성이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한계점을 안고 있다. 최근 선보인 폴더블폰만 해도 테크 유튜버들이 진행한 신제품 내구성 테스트에서 삼성전자 제품에 밀리는 결과가 나오며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중국 스마트폰은 내구성이 뒤떨어지는 대신 칩 사양과 램 용량, 고속 충전 기능 등 다른 스펙을 올려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과 애플이 제공하지 않는 125W, 150W 고속충전 기능 역시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차별점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용량 램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배터리를 더 많이 소모할 수 있기에 일반 유저들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램 용량이 많으면 물론 고사양 게임 등 퍼포먼스가 좋은 것은 맞다'며 "하지만 스마트폰은 PC와 달라 램 용량이 높은 것이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으며, 고용량 램은 전력 소모가 많은 만큼 다양한 밸런스를 고려해야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