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 동탄에 1200억 투자…"삼성·SK, 증설 요청"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이 경기 화성시 동탄에 2025년까지 1억 달러(약 1천200억원)를 투자한다. 한국 연구·개발(R&D) 면적을 2배, 생산 공간을 3배로 키운다. ASM은 원자층증착(ALD) 장비 세계 1위 기업이다. 증착 공정은 반도체 실리콘 원판(Wafer·웨이퍼)이 전기적 특성을 갖도록 다양한 물질로 박막을 입히는 과정이다. 원자층증착 장비는 웨이퍼에 원자 단위 깊이 산화막을 증착하는 장비다. ASM은 네덜란드 노광 장비 기업 ASML의 모태가 된 회사다. 벤자민 로 ASM 최고경영자(CEO)는 동탄 제2제조연구혁신센터 기공식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역삼동 조선팰리스서울강남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SM이 진출한 15개 나라 가운데 한국에서만 플라즈마원자층증착(PEALD) 장비를 개발하고 만든다”며 “이번에 증설하는 동탄 시설도 PEALD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고객사가 증설을 요청하기도 했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교감했음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반도체 시장이 굉장히 중요하기에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10대 반도체 회사이면서 ASM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로 CEO는 “PEALD 장비는 D램과 낸드플래시뿐만 아니라 로직 칩 등 첨단 반도체에 두루 쓰인다”며 “ASM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비”라고 소개했다. ASM은 PEALD를 비롯한 ALD 세계 시장 규모가 2020년 15억 달러에서 2025년 31억~37억 달러로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ASM이 2025년 화성 제2제조연구혁신센터를 완공하면 8개층에 걸친 3만1천㎡(약 1만평)을 더 확보한다. 기존 동탄 시설 규모는 2만㎡다. 로 CEO는 “ASM이 화성시에 마련한 공간이 꽉 찼다”며 “한국에서 더 투자한다면 화성시에는 더 이상 자리가 없기에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ASM은 1989년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ASM의 화성 제1제조연구혁신센터에서는 460명이 일하고 있다. 두 번째 시설이 완성되면 3~5년 뒤 200명을 더 채용하기로 했다. 로 CEO는 “한국에는 숙련된 인재가 풍부하다”며 “ASM 한국지사 직원의 95% 이상이 한국인이고, 이 중 70% 이상이 기술자, 12%는 대학을 갓 졸업해 ASM을 첫 직장으로 택한 새내기”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직원 15%는 여성”이라며 “20% 이상을 여성 직원으로 뽑아 다양성을 추구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ASM은 20년 넘게 ALD 공정과 재료·설계 기술을 개선해온 시간을 자사 강점으로 꼽았다. 로 CEO는 “고객사가 ALD 장비를 새로운 방식으로 쓰고 싶다면 ASM에 제일 먼저 연락한다”며 “'ASM은 ALD로 새로운 경험을 했을 것'이라고 고객사가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ALD 시장에서 ASM이 압도적인 이유”라며 “오랫동안 쌓은 연구·개발 역량과 기술을 경쟁사가 몇 년 만에 따라잡기 힘들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