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다 비싼 유기 반도체 도핑 소재 새 제조법 발견
금보다 비싼 반도체 재료로 꼽히는 유기 p-도펀트를 제조할 새로운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소재 안정성을 높이고 시장 독점 구도를 깰 수 있으리란 기대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장재영 교수 연구팀이 기존 개발 전략의 한계를 극복하는 신규 유기 도펀트 소재군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도핑은 반도체에 불순물 원자를 첨가해 전기적·광학적·구조적 특성을 개선하는 공정이다. 가볍고 잘 휘어지는 유기 반도체를 만들 때엔 도핑에 원자가 아닌 분자 형태의 도펀트를 쓴다. 유기 도펀트는 OLED 발광을 돕는 핵심 기술이며,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다양한 전자소자에도 활용이 기대된다. 유기 도펀트 중 p형 반도체의 특성을 높이는 유기 p-도펀트는 안정성이 낮고, 그램당 가격이 수십만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또 특정 업체가 특허를 독점했다. 장재영 교수 연구팀은 안정성을 높이고 독점 기술을 회피할 새로운 화학적 구조를 찾았다. 도펀트 분자에 곁가지처럼 붙어 소재의 특성을 제어하는 전자 구인성 작용기에 변화를 주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전자 구인성 작용기인 시아노(CN)기 내 질소(N) 원자를 루이스 산과 반응시키면 강한 산화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지닌 유기 p-도펀트를 합성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루이스 산-염기 결합 후 시아노기의 전자 구인성은 두 배 가까이 향상돼 지금까지 알려진 유기 p-도펀트 중 가장 강력한 산화성을 보였다. 또 루이스 결합 과정에서 도펀트 크기가 늘어나면서 고정성이 높아져 도핑 안정성도 좋아졌다. 장재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유기 p-도펀트 소재군은 자유롭게 화학적 구조를 변형할 수 있어 다방면 활용이 가능하며, 합성 방법이 단순하고 저렴한 시약을 사용할 수 있어 가격을 수십 배 낮출 수 있는 등 잠재성이 매우 크다"라며 "전기적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공정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나노및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학술지 '안게반테 케미 인터내셔널 에디션(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최근 표지논문으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