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태리서 정주영 회장 '포니 쿠페' 계승한 콘셉車 전시
현대자동차가 이탈리아에서 고성능 N브랜드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전 세계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현대 헤리티지' 알리기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열린 세계적인 클래식카·콘셉트카 전시회인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2023'에서 고성능 N브랜드의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인 'N 비전 74'를 전시했다고 21일 밝혔다. 롤링랩은 모터스포츠 노하우가 적용된 고성능 기술을 양산 모델에 반영하기에 앞서 연구개발 및 검증하는 차량을 의미한다. 빌라 데스테에서 열리는 우아함의 경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는 지난 1929년 처음 시작돼 매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유서 깊은 클래식카·콘셉트카 전시회다. ▲클래식카 ▲콘셉트카 ▲이륜차 등 부문별 전시 및 경연이 진행된다. 현대차는 이번이 첫 참가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에센시아 콘셉트'가 전시된 바 있다. N 비전 74는 현대차가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국내 최초의 콘셉트카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됐다. 이 차에는 포니 쿠페 콘셉트를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던 당시 정주영 현대차 선대회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의 열정과 '대담한 정신'을 계승한 기술, 디자인, 고성능 감성이 총망라됐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N 비전 74는 배터리 모터와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가장 특징적이다. 모터스포츠 환경에서도 출력 저하가 없으며 5분 수준의 짧은 충전 시간을 자랑한다. 차량 전면에는 85kW급 수소연료전지 스택이 자리하며, 운전자와 조수석 사이에는 62kWh 리튬이온 배터리, 후면에는 용량 2.1kg의 수소탱크 2개가 장착됐다. 후륜에 장착된 좌우 독립형 듀얼 모터는 680마력의 출력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초 이하 수준이다. 주행 거리는 600km에 육박한다. N 비전 74의 디자인은 쐐기 모양의 노즈(nose)와 종이접기를 연상하는 기하학적 선을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포니 쿠페 콘셉트 특유의 순수한 면(面), 역동적인 비례감, B필러 디자인도 계승했다. 고성능 차량답게 바디는 공기역학적으로 재해석됐다. 전용 고성능 휠도 적용됐다. 이외에도 전조등과 후미등에 적용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한 파라메트릭 픽셀(Parametric Pixel) 디자인은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현대차의 디자인 여정을 상징한다고 현대차는 덧붙였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CO 사장은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데스테에 참가한 것은 대단한 영광이며 현대차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거쳐온 놀라운 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자동차는 단순 이동 수단에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고, 과거에는 상상에 그쳤던 것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고유의 유산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새로운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길을 열어 디자인 혁신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부사장은 " N 비전 74는 과거의 노력에 대한 헌사이자 미래를 향한 우리의 선언이며, 포니 쿠페 컨셉트의 대담한 정신을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계승하여 한국 최초의 스포츠카를 만들고자 했던 엔지니어들의 꿈을 실현한 모델”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레이크 코모에서 고유의 헤리티지와 미래 비전을 소개하기 위한 현대 리유니온 행사를 처음으로 열고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한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