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윤리' 강조하더니 규모 줄인 빅테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윤리를 재차 강조했지만, 관련 팀 규모를 줄였다. 이에 따라 제품에 적용되는 AI 기술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은 자사 솔루션에 AI를 탑재해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 구글은 AI 챗봇 '바드'를 출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GPT 모델을 솔루션에 탑재해 제품 성능을 올렸다. 메타도 최근 초거대 언어 모델을 개발해 이에 동참했다. 해당 기업 모두 "안전한 제품 출시를 위해 AI 윤리와 안전성에 힘쓸 것이라"고 언론 보도와 컨퍼런스를 통해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AI윤리팀 규모를 축소하거나 해체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트위터, 아마존 등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윤리팀 자체를 지난달 말 해체했다. 해당 팀은 2020년 만들어졌으며 팀원은 총 30명이었다. 팀원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철학자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0월 이를 7명으로 줄이더니, 올해 3월 말 팀 전체를 해체한 셈이다. 해당 조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고, 검색 엔진 '빙'과 엣지 웹 브라우저에 GPT 모델을 탑재한 직후 이뤄졌다. 그동안 AI 윤리팀은 오픈AI 기술을 마이크로소프트 솔루션에 탑재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식별하고 이를 개발팀에 알렸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윤리팀을 신제품 출시를 막는 장애요인으로 여겼을 수 있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마이크로소프트 AI윤리팀 해고자가 최근 미국 IT 매체 플랫포머와의 인터뷰를 통해 "케빈 스콧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경쟁업체보다 AI 제품을 빨리 출시하는 데 혈안이다"며 "해당 성급함이 기술 윤리를 등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도 AI윤리팀 멤버 일부를 올해 초 해고했다. 지금까지 개발자를 포함해 직원 1만2천명을 해고했는데, 여기에 AI 윤리팀원도 속했다. 구글은 정확한 윤리팀 감축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구글 측은 "여전히 AI윤리팀은 구글 최우선 순위다"며 "해당 팀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대응했다. 트위터도 마찬가지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전체 인원 절반을 해고했다. 이중 AI 윤리팀도 포함됐다. 아마존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도 지난주 AI 윤리팀을 해체했다. 메타는 지난해 9월 만든 'AI 책임 혁신팀' 20명은 전원 해고했다. AI 윤리팀 축소 "심각한 상황" VS. "제품에 영향 없어" 일각에선 빅테크 AI윤리팀 감축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 사람들이 잠재적 AI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에이다 러브레이스 인스티튜드 앤드류 스트레잇 부소장은 "AI윤리팀이 줄어드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챗GPT 출현 후 윤리팀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시점이다"고 F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앤드류 스트레잇 부소장은 알파벳 자회사인 딥마인드에서 AI 윤리 정책을 연구한 바 있다. 스트레잇 부소장은 "AI 윤리·안전성 문제 발생은 수익화보다 덜 중요시 될 때 발생한다"며 "불행하게도 지금 보이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챗GPT 출현 후 AI 기술이 일상생활에 본격 들어서면서 윤리와 안전성이 중요해졌지만, 정작 AI 개발기업은 이를 소홀히한다는 의견이다. 런던 킹스컬리지 마이클 럭 AI 연구소장도 "인간은 AI로 인한 미래를 절대 예측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빅테크 측은 "AI윤리팀 축소를 심각한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며 "제품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윤리팀에서 해고 당한 직원 수는 겨우 수십 명에 불과하다"며 "AI 기술 개발자 해고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책임 있는 AI'팀에서 앞으로 윤리까지 담당할 방침이라고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전했다. 그러나 플랫포머와 인터뷰한 전 AI윤리팀 직원은 "책임있는 AI 팀이 내놓는 윤리 원칙이 과연 실효성 있을지 의문이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