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MR헤드셋 '비전 프로' 직접 써 봤더니
애플이 'WWDC23'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하며 새롭게 가상현실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WWDC 행사에서 비전 프로의 데모 시연에 참여해 기기를 써본 후 느낀 점을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부피 다소 크지만, 세련된 디자인 갖춰 씨넷은 "비전 프로가 작지 않은 크기로, 애플이 디자인한 메타 퀘스트 프로를 연상케 한다"고 평가했다. 뒷면 스트랩 핏은 편안하고 신축성이 좋았고 헤드셋의 세련된 디자인과 빛나는 전면 플레이트도 마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나오는 헤드셋 같은 느낌을 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데모 시연 중 안경을 착용할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안경이 필요한 사용자의 경우 시력 교정을 위해 맞춤형 광학 인서트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내 시력에 잘 맞는 렌즈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 시선추적·손추적 기능 “매끄러워” 기기 상단의 디지털 크라운을 누르면 떠 있는 앱들이 화면 중앙으로 자동 정렬된다. 시선추적 기능을 사용했는데 이를 통한 인터페이스가 놀랍도록 유동적이었다고 평했다. 사용자가 아이콘 또는 인터페이스 옵션을 응시하면 아이콘이 약간 확대되거나 강조돼 표시되고 무언가를 보면서 손가락으로 탭하면 앱이 열리는 방식이다. 홀로렌즈2, 메타 퀘스트2 같은 헤드셋의 손 추적 기능은 보통 손 동작이 많이 필요한데, 애플 헤드셋에서는 손을 무릎에 얹고 있는 동안에도 손가락을 꼬집어 아이콘을 쉽게 열었고 작동했다고 평했다. 화면 스크롤링에는 손가락으로 꼬집고 당기는 작업이 필요한 데 이 역시 쉬었다고 밝혔다. 사파리, 메시지, 사진 등 여러 앱을 한꺼번에 열기도 했는데 스크롤하기는 쉬웠지만 때때로 시선 추적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약간의 집중이 필요하긴 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헤드셋은 시선 추적 기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데 이는 퀘스트 프로나 플레이스테이션 VR2에서도 채택하지 않은 기능이다. 이는 외부 배터리 팩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씨넷은 전했다. 시선추적을 인터페이스의 주요 부분으로 강조하는 것이 혁신적으로 느껴졌는데 장시간 사용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 디스플레이 해상도와 밝기, 너무 뛰어나 씨넷 스콧 스테인 기자는 대부분 앉은 상태에서 데모를 시연했고, 전체적으로 패스스루 동영상 품질이 너무 좋았다는 점, 렌즈를 통해 실제 세계를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며 디스플레이와 카메라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사진 앨범에 있는 일부 사진과 비전 프로의 3D 카메라로 촬영한 몇 개의 3D 사진과 영상을 감상했는데 모든 이미지가 선명하게 보였고, 내 주변에 펼쳐진 파노라마 사진은 마치 창 너머로 펼쳐진 풍경처럼 보였다며, 이는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때문이라고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영화 '아바타: 물의 길' 3D판을 포함해 다양한 3D 클럽과 영화를 체험했는데 영화 아바타의 장면이 너무 생생해 약간 오싹했다며, 다른 VR 헤드셋에서는 그런 느낌이 받지 못했다고 평했다. 또, 애플은 애플TV 플러스 확장 기능으로 제공되는 몰입형 영상 형식을 시연했는데, 이 역시 해상도와 비디오 품질이 정말 뛰어났다고 평했다. 비전 프로는 사용자 얼굴을 스캔해 3D 스캔 아바타를 생성하는데 페이스타임 채팅에 표시되는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고 OLED 디스플레이 외부에 이를 표시할 수도 있다. 시연과정에서 페이스타임을 했는데 이 역시 좋았다고 평했다. ■ 별도 배터리 팩 가지고 다녀야 해 다소 불편 애플 헤드셋의 경우 타 헤드셋과 달리 배터리 팩을 기기에 내장하지 않고 별도로 소지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했다며, 이는 이번 데모 시연 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던 이유일 것이라고 평했다. 애플은 이번 공개에서 피트니스 기능을 그다지 강조하지 않았다. VR은 피트니스를 위한 훌륭한 플랫폼인데, 배터리 팩을 가지고 있으면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애플은 건강 웰빙 관련 다양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제품이 출시될 2024년은 아직 좀 남은 상태고 3천499달러(약 450만원)라는 가격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예상 범위를 벗어난 가격이다. 또, 스콧 스테인 기자는 일상 업무를 할 때 이 헤드셋이 얼마나 기능적으로 느껴질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씨넷은 "애플이 기대보다 훨씬 나은 디스플레이와 인터페이스를 선보였고, 이를 기반으로 MR 기술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