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고 유용해~"…하나은행 '아이부자' 흥행 성공
국내 금융사들이 디지털에 익숙한 고객을 대상으로 게임 요소를 접목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는 가운데,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흥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하나은행은 금융플랫폼 '아이부자'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누적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최근 1년 간 아이부자 앱을 통해 용돈을 받는 자녀가 약 3배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이부자는 부모와 자녀가 각각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용돈을 주고 받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주 콘셉트다. 아이는 용돈을 모을 수 있는 계획을 미리 세울 수도 있고 아이가 쓴 용돈을 부모가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또, 매일 금융이나 사자성어, 속담 등 다양한 주제로 퀴즈를 풀 수 있게 하면서 교육적인 부분도 담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금융의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의 성공사례로 보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임의 메커니즘·사고방식·디자인 요소 등을 적용해 사용자에게 재미와 보상을 제공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이 기법은 특히 모바일 기기와 게임에 익숙한 세대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많이 활용되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게이미피케이션은 고객의 금융 지식과 역량을 향상시키는 교육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 RBC은행의 '마이도(Mydoh)' 자녀 용돈 관리 앱으로 금융 교육에 앞장 서고 있다. 부모와 자녀의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자녀의 용돈 관리 및 저축 습관을 형성하고 올바른 금융 지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게임 형식의 금융 교육 콘텐츠인 '마이도 플레이'는 짧은 수업과 퀴즈 형식의 게임으로 자녀들이 세금·저축·투자 등의 내용을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지만 무분별하게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할 경우 서비스의 실제 위험성을 감추거나 본질을 왜곡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는 진단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 오상엽 연구원은 "미국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주식 거래를 할 때 마다 화면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등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을 이용해 젊은 투자 초심자들을 유혹했다는 등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며 "고객의 요구와 가치에 부합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