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새해에도 'RISC-V' 생태계 구축 활발
Arm 기반 CPU 아키텍처의 강력한 대항마로 주목 받는 RISC-V 시장이 최근까지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중반 구글, 인텔, 삼성전자 등이 대규모 협력 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연말에도 주요 기업들의 합작사 설립 인수가 진행됐다. 이같은 기조는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RISC-V 시장 확대를 위한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RISC-V는 지난 2010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CPU용 명령어 집합 구조(ISA)다. ISA는 CPU 내 코어가 특정 기능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언어를 체계화한 것으로, 일종의 설계도(아키텍처)다. RISC-V의 가장 큰 특징은 '오픈소스'다. 기존 CPU용 아키텍처 시장을 주도해 온 인텔, Arm이 라이센스 비용을 받는 것과 달리, RISC-V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덕분에 개발자들이 더 자유롭게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특히 RISC-V는 Arm의 강력한 대체재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Arm이 RISC-V와 마찬가지로 저전력 연산에 특화된 RISC(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 기반의 아키텍처를 개발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RISC-V 생태계 확장을 위한 대규모 협력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구글, 인텔, 미디어텍, 엔비디아, 퀄컴, 이매지네이션, 사이파이브 등은 RISC-V 중심의 협력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RISC-V 소프트웨어 에코시스템(RISE)'를 설립했다. 삼성전자 역시 RISE 출범 직후 이사회 멤버로 참여했다. 지난 10월에는 퀄컴이 구글과의 RISC-V 분야 협력을 발표했다. 구글의 스마트워치용 운영 체제인 '웨어 OS'에 호환되는 RISC-V 기반의 웨어러블 솔루션을 퀄컴이 상용화하는 것이 주 골자다. 연말에도 RISC-V와 관련한 주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퀄컴, 인피니언, NXP, 노르딕세미컨덕터, 보쉬 등 5개 기업은 독일 뮌헨에 RISC-V 아키텍처 기반 칩을 개발하기 위한 '퀸터리스(Quintauris)'를 공식 설립했다. 지난 8월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지 4개월 만이다. 퀸터리스는 초기 자동차 산업을 시작으로 모바일, IoT(사물인터넷)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초대 최고경영자(CEO)로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일렉트로비트에서 CEO를 역임한 알렉산더 코처(Alexander Kocher)가 선임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업체 시높시스도 지난 21일 임페라스(Imperas)를 인수했다. 임페라스는 RISC-V 기반 칩의 검증 및 시뮬레이션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기업이다. 시높시스는 구체적인 인수 조건 등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번 인수로 RISC-V 기반의 고급 칩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기능 검증을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