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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못 맡긴다"...유럽, 독자 위성망 구축에 27조원 투입

유럽이 국방과 안보, 재난 대응에 필요한 위성통신을 스타링크와 같은 미국 사업자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156억 유로(약 27조원)를 들여 독자 위성망을 구축한다. 위성 제작부터 발사체와 위성 탑재 통신장비, 지상망까지 유럽 중심으로 꾸린다. RCR와이어리스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위성통신 프로젝트 IRIS2에 들어갈 위성 348기의 주요 제작사로 에어버스, 에어로스페이스랩, OHB 등으로 구성됐다. IRIS2는 EU와 민간 컨소시엄 스페이스라이즈가 추진하는 유럽 자체 위성통신망이다. 저궤도 위성 330기와 중궤도 위성 18기를 서로 다른 고도에 배치해 정부와 국방, 안보, 재난 대응 등에 필요한 보안 통신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체 사업의 예상 투자 규모는 156억 유로다. 2024년 마련된 사업 구조에 따르면 EU가 60억 유로, 민간 부문이 40억 유로 이상을 부담하고 ESA가 12년에 걸쳐 5억 5000만유로를 투입한다. 위성 제작, 위성망 구축...모두 유럽 기업에 맡긴다 첫 위성 제작은 에어버스가 맡는다. 에어버스는 2029년 발사를 목표로 저궤도위성 66기를 제작한다. 에어버스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나머지 저궤도위성 264기는 벨기에 에어로스페이스랩이 제작해 2030년부터 배치한다. 계약 규모는 24억 유로로, 현재 금액이 공개된 IRIS2 위성 제작 계약 가운데 가장 크다. 탈레스알레니아스페이스는 저궤도위성 330기에 통신장비를 공급한다. 우선 5억 유로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으며 향후 계약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중궤도에 배치되는 위성 18기는 독일 OHB가 제작한다. 계약 규모는 약 10억 유로다. 위성망 구축은 저궤도의 경우 유텔샛, 중궤도는 SES가 맡는다. 우주에 띄운 위성을 유럽의 실제 통신망과 연결하는 시설도 새로 구축한다. 스페인의 히스파샛이 16억 유로 이상 규모의 사업을 맡아 위성과 신호를 주고받는 안테나와 위성을 관리하는 관제시설, 지상 통신망과 연결하는 설비 등을 구축한다. IRIS2가 완성되기 전까지 필요한 위성통신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별도 투자도 이뤄진다. 유텔샛은 에어버스에서 원웹 저궤도 위성 229기를 추가로 구매한다. 이 물량은 IRIS2 348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RCR와이어리스는 이를 두고 “유럽의 기존 위성 인프라와 새 IRIS2 통신망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별도 조달”이라고 설명했다. 위성 발사도 미국 사업자에 맡기지 않는다. 비용과 발사 능력에서 강점을 가진 스페이스X의 팰컨9 대신 유럽 로켓을 이용한다. IRIS2 계획에는 위성을 유럽 로켓으로 발사한다는 방침이 명시됐다. 유럽이 새롭게 개발한 대형 발사체 아리안6가 주요 발사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다. 차세대 위성통신 기술 검증도 유럽 자산으로 RCR와이어리스는 IRIS2를 두고 “스타링크와 소비자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위성망보다 유럽이 정부 국방 등 핵심 통신을 미국 사업자에 의존하지 않기 위한 인프라”라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이미 약 1만기 위성을 운용하고 있지만 유럽이 별도로 자체 위성망에 156억 유로를 투입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인프라 구축과 함께 차세대 위성통신 기술 시험도 IRIS2 계획에 따라 이뤄진다. ESA는 약 80개 기업과 18개 기술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모두 약 2000만 유로다. 시험 대상에는 고도 750km 이하에서 운용하는 위성을 이용해 일반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 포함됐다. 지상 이동통신 기지국이 없는 지역이나 재난으로 통신망이 끊긴 곳에서도 스마트폰이 위성과 직접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IoT 기기를 위성에 연결하는 기술과 드론 통신도 개발한다. 항공기 선박 통신과 양자통신 등도 시험 대상이다. ESA는 단순 연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위성을 띄워 서비스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우주에서 기술을 검증할 예정이다. 탈레스알레니아스페이스는 위성과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하는 기술을 비롯한 2개 사업에 참여한다. 사텔리엇과 인드라, GMV, OHB이탈리아 등도 각각 위성 IoT와 통신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 히스파샛은 이들 차세대 저궤도 위성 기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RCR와이어리스는 “국방과 정부, 재난 대응처럼 국가 운영에 필수적인 통신을 미국 기업에 계속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이 IRIS2의 출발점”이라고 전했다.

2026.09.20 08:10박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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