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엔총회 참석 이란 외교관에 '쇼핑 금지령' 내려
미국 정부가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는 이란 대표단에 대해 코스트코 등 대형 할인매장이나 명품을 구매할 때 사전 승인을 받도록 제한을 걸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란 외교관과 그 수행원들이 코스트코나 월마트 산하 샘스클럽 등 회원제 도매매장에서 쇼핑하거나 사치품을 사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연방관보에 게시된 문건을 통해 밝혔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란 국민이 빈곤과 무너진 사회기반시설, 심각한 물·전기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정권의 성직자 엘리트들이 뉴욕에서 쇼핑을 즐기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 대표단의 이동도 유엔 공식 업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역으로만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이란 대표단은 이미 과거부터 미국의 제재로 활동 반경이 뉴욕 콜럼버스 서클 반경 25마일(약 40km) 안으로 제한돼 있었다. 이는 쿠바나 베네수엘라 등 다른 제재 대상 국가 대표단에도 적용되는 규정이다. 그러나 이번 쇼핑 제한은 이란에만 적용되는 새로운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총회를 앞두고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이 같은 제약을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무드 아바스 의장의 경우 방미 비자 발급을 막아 유엔 총회에서 화상으로 발언해야 했다. 외신은 이와 더불어 이란 대표단이 뉴욕 체류 중에도 또 다른 제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지난 2015년 핵합의에 따라 일시 중단됐던 유엔 제재가 이달 말 복원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