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AI, 혁신 도구 아니라 현장 돕는 조력자"
“AI가 모든 산업을 뒤흔들고 있지만 스포츠 행정은 여전히 '사람과 현장'이 중심이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김재윤 매니저는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HR테크 리더스 데이 현장에 강연자로 나서 이렇게 말했다. 'AI시대의 스포츠 행정, 대한축구협회의 비전'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김 매니저는 “AI를 활용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지만 축구 행정처럼 현장 중심의 조직은 기술보다 관계와 경험의 가치가 더 크다”며 “AI는 혁신의 도구가 아니라 현장을 돕는 조력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먼저 스포츠 행정의 특성을 사람과 관계로 움직이는 구조라고 정의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운영뿐 아니라 전국 15만 명의 등록 선수를 관리하고, 1년에 200개가 넘는 대회를 주관한다”며 “이 과정에서 모든 행정이 사람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AI를 무조건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의 구조적 특징도 언급했다. 김재윤 매니저는 “대한축구협회는 공공 조직으로서 근속연수가 15년을 넘고, 순환보직 중심의 행정체계로 운영된다”며 “조직 평균 연령이 높고 혁신을 강하게 요구받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급격한 기술 도입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협회는 통제되고 점진적인 AI 도입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 김 매니저는 “AI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서류 중심의 보고·승인 절차를 자동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시작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대회 운영 현장의 애로사항을 예로 들었다. 그는 “협회는 연간 50개 이상 전국대회를 주관하지만 이를 준비하고 정산하는 과정에 방대한 문서 절차가 뒤따른다”며 “AI 어시스턴트를 통해 사업계획서 작성, 예산 보고, 결과 정산 등을 자동화하면 담당자는 현장 운영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활용 방안으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제시했다. 김 매니저는 “축구협회에는 20여 년간 축적된 대회·사업 데이터가 존재하지만, 이를 전략적으로 분석해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체계는 부족하다”고 말하고 “AI 분석 리포트를 통해 각 사업의 추이와 성과를 평가해 리더가 더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청소년 육성사업 '골든에이지(Golden Age)'를 예로 들며 “13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하면 한국 축구의 DNA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선수 발굴 전략까지 가능할 것이라 본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매니저는 AI 활용 이전에 먼저 조직문화의 수용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도 짚고 넢어갔다. 그는 “무분별한 AI 사용을 막기 위해 AI 위원회와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데이터 활용 범위와 교육 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윤 매니저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AI는 행정의 효율성을 높여 더 많은 인력이 현장으로 향하도록 돕는 보조 장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AI를 통해 대한축구협회가 더 많은 현장을 더 깊이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기술보다 사람, 시스템보다 현장이 중심이 되는 AI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